‘답 없는’ 이준석 대권 방정식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04.14 11:17:09
  • 호수 152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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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일화 딜레마 어떻게 풀까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의 거듭된 부정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이 계속 거론되고 있다. 현재의 생존과 미래 가능성까지 걸린 조기 대선서 이 후보와 개혁신당은 단일화 딜레마와 대권 방정식을 어떻게 풀어나갈까?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후보가 지난 2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후 국민의힘 대선후보와의 단일화 가능성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2월 <일요시사>와 만나 “국민의힘과 합당·단일화를 할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그들을 안 겪어본 것도 아니고, 그게 싫어서 나온 건데, 합당·단일화를 왜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혼자서는…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4일 파면된 이후 단일화 가능성은 더 구체적으로 거론되고 있다. 이 후보는 지난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를 방문해 예비후보로 등록한 후 “국민의힘이 모욕적으로 저를 내쫓았기 때문에, 그에 대한 반성·사과의 기미가 없는 상황서 단일화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지난 9일 YTN 라디오 <뉴스파이팅>에 출연해서도 “당시 저를 성 상납 의혹 등으로 정치적으로 매장하려 했던 기득권 세력이 지금에 와서 미안하다고 하는 것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진정한 사과와 함께 책임 있는 조치가 없다면 단일화는 무의미하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의힘 일각에선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구체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은 지난 7일, 온라인 소통 플랫폼 ‘청년의 꿈’서 이 후보와의 단일화 관련 질문을 받자 “이 후보는 결국 우리 쪽으로 와야 한다”고 답변했다.


국민의힘서 대선 출마를 선언한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도 지난 9일 KBS 광주 1라디오 <출발 무등의 아침>서 “어떤 형태로든 모시고 와야 한다”며 “우리 내부서 같이 경쟁하고, 그분도 커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후보의 행적도 의미심장한 여운을 남긴다.

이 후보는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 전 시장을 연이어 만났다. 다만 이 후보는 평소 두 사람과의 친분은 공개적으로 밝혔던 적이 있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이 후보의 단일화 여부는 ▲이 후보의 지지율 ▲국민의힘이 선출하는 대선후보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를 두둔하는 강경 보수·친윤(친 윤석열) 성향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이 대선후보로 선출되면 사실상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국힘과 합칠 계획 없다지만…
지지율 따라 결정 가능성도

다만 ▲홍 전 시장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 등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에 반대했거나 정치적 융통성을 인정받는 주자라면 단일화 여부를 명확하게 단정 지어 결론 내기 어렵다. 짧은 기간 동안 빠르게 진행될 조기 대선 특성상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만약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를 한다면, 가장 먼저 부딪칠 벽은 개혁신당 당원들과 지지자들이다. 이들은 이 후보가 국민의힘 당 대표직서 물러나 개혁신당을 창당한 후 원내 정당이 되기까지 늘 이 후보를 지지했다.

개혁신당 허은아 전 대표와의 갈등 상황서도 이들은 이 후보를 지지하면서 당원투표제를 통해 허 전 대표를 사실상 축출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따라서 이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한다면, 이들에게도 자기부정이 될 가능성이 있다. 이 후보로선 국민의힘서부터 모아왔던 지지 그룹을 한순간에 다 잃을 위험을 감수해야 할 수도 있는 셈이다. 이들은 국민의힘에 대한 거부감이 여전히 강하다.

물론 선례도 존재한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지난 2022년 대선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합당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안 의원은 약 3년 동안 이렇다 할 당내 기반을 만들지 못했고, 지난해 12월7일 진행된 윤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 당시 모두 퇴장한 다른 국민의힘 의원들과는 달리 홀로 회의장에 남아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 사례는 정의당 심상정 전 대선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와의 단일화를 거부한 채 독자노선을 고집했던 것이 있다. 심 전 후보는 약 80만표를 득표했고, 이 전 후보는 불과 24만여표 차이로 윤 전 대통령에게 패배했다.

이후 정의당과 심 전 후보는 야권서 “국민의힘을 집권시킨 원흉”이란 비난을 들었고, 지난 2024년 총선서 단 한 석도 얻지 못하는 대패를 당했다.

하지만 현 상황은 이 전 대표가 압도적으로 야권 후보들을 앞서고 있으므로 단순히 직접 비교할 수 있는 사례는 아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 중 양자 대결서 이 전 대표를 이길 수 있단 여론조사 지표를 기록한 사람은 아직 아무도 없으며, 격차도 작지 않다.

여론조사회사 메타보이스가 JTBC 의뢰로 지난 5일부터 6일까지 전국 성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가상 3자 대결 여론조사 결과서도, 국민의힘 후보와 이 후보와의 단일화에 큰 의미를 두기 어렵단 수치가 나왔다.

거듭 부정에도 계속 거론
당원·지지자 뻔한 반발

이에 따르면, 3자 대결에선 이 후보가 7~9%의 지지를 얻는 것으로 확인됐다. 반면, 국민의힘 대선주자들은 이 후보에게 21~24% 차이로 열세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추세가 변함없이 이어진다면, 이 후보와 단일화한다고 해도 결정적인 영향을 주긴 어렵다.

하지만 이 후보는 낙선하더라도 독자 기반을 굳혀야 할 필요가 있다. 국민의힘이 이 후보와의 단일화를 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지분을 제시해야 한다. 이 후보가 향후 대권 행보서 현재와 같은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열세에 처해진다면 단일화를 해야만 할 수도 있다.

이 후보가 단일화 여부를 결정할 기준은 제19대 대선서 바른정당 유승민 전 후보와 심 전 후보가 각각 얻은 220만여표(6.76%)와 201만여표(6.17%)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이에 미달하는 추세가 한동안 이어진다면, 대선을 이어갈 동력도 함께 잃을 위험이 있다.

19대 대선은 주요 대선주자 5명이 각축했던 다자 구도였기 때문에 직접 비교 사례가 되긴 어렵다. 하지만 이 후보의 행보를 좌우할 최저한도를 제시하는 역할은 할 수 있다. 200만표 혹은 6%라는 수치는 이 후보와 개혁신당의 향후 생존·성장 가능성을 좌우할 마지노선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후보는 일관적으로 “당선 외 목표는 없다는 생각으로 선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밝히고 있다.


이 후보는 <일요시사>와의 만남서 지난 지난해 22대 총선 경기 화성을에 출마해 당선한 경험을 설명하면서 승리를 자신했다. 당시 이 후보는 “사표 방지 심리를 돌파하는 게 힘들었다”며 “당시 선거와 같은 삼파전으로 가면, 어느 순간부터 파격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 모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200만표·6%

하지만 3석 규모의 작은 원내 정당이기 때문에 현실적인 한계가 있는 것은 명백하다.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출 등 현실적 흐름과 대선후보 토론 등 상황에 따라 판세는 얼마든지 바뀔 수 있다. 현실과 미래를 담보로 한 조기 대선서, 이 후보와 개혁신당은 이 복잡한 대권 방정식을 어떻게 풀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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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단독] 캄보디아 주범 ‘리광호’ 정보기관 추적, 왜?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캄보디아를 향한 정부의 압박이 매섭다. 피해자이자 피의자인 한국인 수십명을 발 빠르게 송환한 데 이어 캄보디아에 대한 경제적 지원도 옥죌 계획이다. 정보·수사기관은 제일 먼저 대학생 피살 사건 핵심 인물인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리광호는 이미 캄보디아를 떠나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파악됐다. “리광호는 지난주에 이미 떴어요.” 리광호에게 대포통장을 만들어준 보이스피싱 조직원 A씨가 <일요시사>와의 연락에서 한 말이다. 리광호는 캄보디아 대학생 박모씨 피살 사건 주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이미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 밀입국했다. 정보·수사기관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이다. “지난주에 이미 떴다” 리광호의 신상은 이미 이달 중순부터 텔레그램과 SNS 등을 통해 공개됐다. 1991년생인 리광호는 중국 길림성 훈춘시 출신이다. 키는 160㎝로 단신이며 각진 턱과 짧은 머리가 특징이다. 최종 학력은 초등학교(소학교) 졸업인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수사당국은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중국 국적 조직원 3명을 체포했다. 앞서 박씨는 지난 7월17일 “현지 박람회에 다녀오겠다”고 한 뒤 캄보디아로 출국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가 3주 뒤 깜폿 보코산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캄보디아 캄폿지방검찰청은 지난 10일 박씨를 살해한 혐의 등으로 이들을 재판에 넘겼으나 핵심 인물은 따로 있다. 이들 조직원 3명은 박씨의 시신을 옮길 때 현장에 있었을 뿐이었다. A씨는 “캄보디아 경찰이 박씨를 살해한 혐의로 리광호를 잡기 위해 지난 8월 그의 은신처를 급습했었는데 리광호가 몇 시간 전에 미리 알고 도주했다”고 말했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국내 인터폴, 경찰, 국정원 등 정보·수사기관도 캄보디아와의 공조를 통해 리광호를 추적 중이다. 그는 이달 초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에서 라오스로 밀입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라오스로 넘어갈 때 캄보디아 국경을 관리하는 공무원들에게 수천만원을 줬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넘어가기 직전에 대포 통장과 핸드폰을 급하게 만들어달라고 한 이후에 연락이 끊겼다. 지금은 미얀마로 넘어갈 준비라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수사기관 관계자도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추적 중인 건 맞다”며 “현지 경찰과도 공조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리광호는 5년 전 베트남 하노이에서 보이스피싱 조직의 중간 관리자였다고 한다. 조직 내 수익을 빼돌리려는 계획이 탄로나자 잠시 한국에 들어왔다가 지난해 7월 캄보디아 프놈펜으로 출국해 자신과 친분을 쌓은 이들을 모아 시아누크빌에 자리 잡았다. 리광호와 친분을 쌓은 인물 대부분은 조선족인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리광호는 조직에서 간부급은 아니었다. 납치 담당, 고문·협박 담당 등 맡는 일이 다 다른데 리광호는 가리지 않았다. 머리가 좋지 않아서 몸으로 하는 일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 라오스 북부 통해 미얀마 밀입국 준비 다른 주범 김, 강남 마약 음료 총책 이어 “조직 간부인 중국인들에게 무시당할 때마다 구금된 여자를 강간하거나 남자들에게 강제로 마약을 먹이고 폭행한다. 이건 리광호만 그런 게 아니다. 그러다가 구금된 이들이 죽으면 시신을 태운다”고 주장했다. 리광호는 현재 영등포경찰서와 인천지검의 수배 대상자다. 인터폴에서도 적색수배 상태로 확인됐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중국에서도 마약 밀수 혐의로 수배에 오른 인물이다. 중국에 다시는 못 들어간다. 들어갔다가 걸리면 사형”이라고 말했다. 국내 정보·수사기관은 리광호 외에 김모씨도 추적 중이다. 김씨는 리광호와 함께 박씨 사건 주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다. 특히 리광호와 김씨는 2년 전 강남 대치동에서 발생했던 마약 음료 사건의 유통책으로 확인됐다. 마약 음료 사건은 지난 2023년 이모씨 등이 필로폰과 우유를 섞어 만든 음료를 강남 대치동 학원가에서 미성년자에게 제공하고 마시게 했던 사건이다. 당시 이씨 일당은 마약 음료 수백병을 만든 뒤 2023년 4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집중력 강화 음료’ 시음 행사라며 미성년자 13명에게 제공하고 실제 9명이 마시게 했다. 이후 음료를 마신 학생의 부모에게 연락해 “당신 자녀가 마약 음료를 마셨으니,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품을 뜯으려고 시도했다. 불특정 다수의 미성년자를 속여 급성 중독성 마약을 투약하고 부모까지 노린 신종 보이스피싱 범죄라는 점에서 사회적 파장을 불렀다. 중국에 있던 주범 이씨는 사건 발생 50여일 만인 2023년 5월 중국 지린성 내 은신처에서 중국 공안에 검거돼 강제로 송환됐다. 대법원은 지난 4월 이씨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마약 음료 제조자 길모씨는 징역 18년, 마약 공급책 박모씨는 징역 7년이 확정됐다. 진짜 두목 따로 있다 당시 필로폰을 공급한 중국 국적 총책은 검거돼 캄보디아 법원에서 26년형을 선고받았다. 정보기관 관계자는 “리광호와 김씨는 수사를 통해 추적해 왔던 인물이다. 필로폰 4kg 이상을 밀반입하는 걸 주도했고 그걸 이씨와 박씨가 국내에 뿌렸던 사건으로 파악됐다”고 전했다. 리광호가 속한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웹사이트 중 일부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구축한다는 게 <일요시사>와 접촉한 이들의 설명이다. 또 다른 조직원 B씨는 “전부 다 북한 애들이 하진 않는다. 허술한 웹사이트는 북한 전문가들의 작품이 아니다. 한국인 범죄자들은 피싱으로 중국 조직에 1억원의 수익을 안겨주면 수수료로 7~10%의 수고비를 받는다. 북한과 조선족은 더욱 싸다. 3~5% 정도면 굉장히 열심히 한다”며 “중국 조직 입장에서는 한국인들보단 북한이나 조선족을 동원하는 경우를 선호한다”고 했다. 최근 정부는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을 단장으로 정부 합동 대응팀을 캄보디아에 파견했는데 여기에는 경찰청, 국정원 등이 참여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캄보디아 스캠 범죄를 매우 심각하게 여기고 국정원에 “발본색원해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조직의 사활을 걸고 확실하게 해결해 국민 걱정을 덜어드려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 정도로 정보기관 내부에서는 리광호와 김씨와 같은 조직원들 추적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국정원은 캄보디아 스캠 범죄조직은 중국 등 다국적 범죄조직이 캄보디아로 침투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프놈펜, 시아누크빌을 비롯해 총 50여곳에 약 20만명의 조직원이 있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 조직들의 범죄수익은 2023년 기준 125억 달러(약 18조원)로 캄보디아의 국내 총 GDP의 절반 수준에 달했다. 다국적 범죄조직 이들 조직은 과거 카지노 자금 세탁 등을 했던 조직으로 코로나 팬데믹 이후 국경이 폐쇄되면서 캄보디아로 침투해 스캠 범죄로 범죄를 변경했다. 이들 조직은 자체적으로 무장경비원까지 배치하고 있다. 비정부 무장단체가 장악한 지역이나 경제특구 등 캄보디아의 다양한 지역에 분포돼있어서 캄보디아 정부도 단속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정원은 한국인들의 현지 방문 인원과 스캠 단지(웬치) 인근 한식당 이용 현황 등을 통해 스캠 단지에 있는 한국인 범죄 가담자를 1000~2000명가량으로 추산했다. 국정원은 이들에 대해 “100%는 아니지만, 피해자라기보다는 범죄에 가담한 사람들이라고 보는 게 더 정확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캄보디아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의 자금을 관리하는 배후로는 프린스그룹과 후이원이라는 현지 기업이 언급된다. 이 두 기업은 웬치에서 감금, 사기 행각을 벌이거나 북한 해킹 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는 등 전방위 범죄를 저지르며 천문학적 수익을 벌어들였다. 프린스그룹은 캄보디아 최대 범죄 거점으로 지목된 ‘태자 단지’를 운영하는 등 조직적 인신매매와 불법 감금, 사기 등의 배후로 알려졌다. 중국에서도 불법 도박이나 성매매 등으로 범죄 자금을 벌어들였다. 베트남 국경 지역에 있는 진베이 단지는 중국 9개 성의 법원에서 심리된 83건의 형사사건에 연루된 상황이다. 천즈 프린스그룹 회장이 기업을 성장시킬 수 있었던 배경에는 훈 센 전 총리 등 캄보디아 고위층과 긴밀한 유착 관계를 형성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천즈는 수많은 논란에도 훈 센 전 총리 정권에 막대한 자금을 바치며 캄보디아의 최고위층 귀족 칭호인 ‘옥냐’를 캄보디아 국왕으로부터 수여받았다. 국내 은행사가 이들의 범죄 자금을 유통·세탁하는 데 이용됐을 우려도 나온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국민은행·전북은행·우리은행·신한은행·IM뱅크 등 국내 금융사의 캄보디아 현지 법인 5곳은 프린스그룹과 총 52건의 거래를 진행했다. 거래액은 1970억4500만원에 달한다. 아직 9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여전히 현지에 남아 있다. 보이스피싱·스캠 조직 웹사이트 서버 북한이? 국정원·정보사 해외 파트·대북팀 동원해 추적 후이원은 범죄조직의 자금을 세탁하며 회사의 규모를 키웠다. 후이원은 ‘캄보디아의 알리페이’라고 불리는 후이원페이를 가지고 있는 금융, 결제, 정보기술(IT) 서비스 복합 기업이다. 이들은 자사의 기술력을 활용해 국제 해킹 조직이 사이버 사기, 랜섬웨어 등으로 얻은 범죄수익을 세탁해 왔다. 후이원페이는 훈 센 전 총리의 조카인 훈 토가 주요 주주로 등록된 회사이기도 하다. 정보기관에 따르면 이 기업은 북한 정찰총국 산하 해킹 그룹 ‘라자루스’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다. 후이원은 공개·비공개 텔레그램 등 채팅방을 이용해 사기 조직과 자금 세탁범을 연결하고 범죄수익을 해외로 유출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2021년 이후 700억~890억 달러 규모의 가상화폐 거래를 중개했고 일부는 라자루스로 흘러 들어갔다. A씨는 “북한 IT 전문가들이 피싱·스캠 관련 웹사이트를 제작하기 시작한 건 4~5년 전부터”라며 “북한이 제작한 사이트의 경우 퀄리티가 상당하다. 그 대가로 후이원이 스테이블코인을 만들어 북한 쪽에 수익을 전달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원 해외 파트인 해외정보국과 대북 업무 담당자 상당수는 이미 캄보디아를 포함한 동남아 곳곳에서 관련 첩보를 입수 중이다. 국정원은 1차장이 해외 파트, 2차장이 대북·대공 업무를 담당한다. 2차장은 특히 북한 정보수집·분석 등 국정원의 대북 분야 실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이외에도 국군정보사령부 동남아팀 휴민트(HUMINT·인간정보)들도 현지서 국정원과 정보를 공유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정보사 출신 한 군 고위 관계자는 “캄보디아 수도권에 대남공작원들이 많긴 하지만 웬치에 북한 대사관 관계자나 공작원들이 있진 않다. 그건 말도 안 되는 소리고, 단지 대가를 받고 캄보디아 범죄조직 사이트를 만들어주거나 불법적으로 벌어들인 자금으로 세탁해 주는 게 북한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김정은 배후? 북한 연루설 다른 정보기관 관계자도 “국정원을 비롯한 정보사가 이번 캄보디아 사건에서 할 수 있는 건 보이스피싱·스캠 조직으로 인해 우리 국민이 피해를 본 금액이 얼마나 많은지와 북한에도 그 금액이 흘러 들어갔는지, 북한과 관련된 인물들이 얼마나 있는지 등이다. 캄보디아에서의 대남 관련자들은 절대로 개인적으로 특정 행위를 하지 않는다. 예시로 캄보디아 무역 또는 사업가, 식당을 운영하는 인물 등이 대남공작원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