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 먼데…’ 집안싸움으로 바람 잘 날 없는 개혁신당

허은아 VS 이준석계 동상이몽
‘당원소환 투표’서 압도적 찬성

[일요시사 정치팀] 박 일 기자 = 지난 3일, 개혁신당 홈페이지엔 ‘개혁신당 채용공고 관련 안내’라는 팝업창이 걸렸다. 내용은즉슨, 개혁신당 사무처의 당직자 채용 권한은 당헌에 따라 최고위원회에 있으며 인사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고위 의결을 통해서만 진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철근 사무총장은 이날 공지를 통해 “현재 개혁신당은 채용을 진행하지 않고, ‘개혁신당 채용공고’로 돌아다니고 있는 공고는 정식 공고가 아님을 안내드린다”며 “비공식 채용공고를 통한 채용은 모두 효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불법적인 채용으로 당의 혼란을 가중한 자에 대해선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공지했다. 김 사무총장은 이준석 의원의 최측근으로 통하는 인사 중 한 명이다.

앞서 개혁신당은 당 차원서 구인·구직 사이트 ‘사람인’에 신입 및 경력직 사무처 직원 채용공고를 냈던 바 있다.

최근 개혁신당 내에서 허은아 대표와 이준석 의원의 집안싸움이 격화되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달 26일, 허 대표는 이 의원계 지도부가 실시한 당원소환 투표서 찬성 91.93%, 반대 8.07%의 결과가 나오면서 대표직을 상실했다. 허 대표에 대한 당원소환 투표서 압도적 찬성표가 나오자 천하람 원내대표는 이날, 당 대표 권한대행을 맡겠다고 발표했다.

허 대표는 “불법으로 점철된 원천 무효”라며 당원소환 투표와 권한대행 체제에 대해 정면 부정하는 등 내홍이 심화되고 있다.


천 원내대표에 따르면 당원소환 투표엔 으뜸당원 2만4672명 중 2만1751명이 참여해 1만9943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는 1751표에 그쳤다.

천 원내대표는 “당원소환 투표는 전체 으뜸당원 1/3 이상 투표와 유효투표의 과반수 찬성으로 확정된다”며 “으뜸당원 1/3 이상의 투표가 있었고 유효투표 과반수를 넘는 1만9943표의 찬성이 있었으므로, 허은아는 당 대표직을 당연 상실했음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이어 “조대원 최고위원에 대한 찬반투표도 찬성 2만140표(92.48%), 반대 1554표(7.16%)로 최고위원직의 당연 상실했음을 선포한다”고 설명했다.

같은 달 21일, 허 대표의 부재 속 천 원내대표, 이주영 정책위의장, 이기인·전성균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허 대표와 조 최고위원에 대한 당원소환 실시의 건을 의결 처리했던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의원은 “이제 우린 과거의 갈등과 혼란을 딛고 더욱 단단해진 마음가짐으로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오늘의 당원소환 투표 결과는 당내 갈등이 더 이상 논쟁으로 남아있지 않음을 분명히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과정은 개혁신당 구성원 모두에게 힘겨운 시간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고, 특히 지난 몇 주간의 혼란은 당원 및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 일이었다”며 “진심으로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이번 일을 교훈 삼아 더 성숙한 정당이 될 것을 약속드리겠다”고 말했다.

반면 당사자인 허 대표는 천 원내대표가 소집한 최고위원회 자체가 위법하며 의결사항 모두가 원천 무효라는 입장이다. 그는 이들을 상대로 당원소환 투표 및 허 대표 직무 정지의 건에 대한 효력정치가처분 신청도 냈다.


그는 페이스북에 ‘당 대표 호소인 천하람 국회의원께 드리는 말씀’을 통해 “우리 당은 ‘이준석당’이 맞다. 그러나 ‘이준석만을 위한 정당’이 돼선 안 된다고 수차례 말씀드렸다”고 호소했다. 이어 “왜냐하면 개혁신당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당이기 때문”이라며 “정당 보조금을 받는 이상, 사당이 돼선 안 되는 것이고, 당을 사유화하려면 사비를 들여 개인 조직을 운영하면 될 일”이라고 이 의원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당헌·당규를 위반하며 개인적으로 추진한 당원소환제 투표도 모든 비용을 사비로 충당하셨으리라 믿는다. 공당이라면 기본 원칙과 민주적 운영 방식을 지켜야 한다. 법률과 당헌·당규를 어기면서까지 공당을 특정 개인의 이익에 좌지우지하려는 시도는 결코 용납될 수 없으며, 입법기관인 국회의원답게 법과 절차를 지켜라”고 촉구했다.

허 대표는 ‘단순히 나이에 의한 세대교체가 아니다. 반헌법적인 행보를 보이며 구습과 구태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번(20대) 대선서 국민 여러분이 반드시 걸러내야 한다’는 이 의원의 인터뷰를 인용하면서 “그렇다면 대선주자로서 스스로 모범을 보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그는 “정치개혁을 외치며 창당한 우리 당에서 구태 정치를 답습해선 안 된다. 과거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과 다수 당원이 이준석 (국민의힘)대표를 정치적으로 제거하려 할 때 마녀사냥이라며 끝까지 저항하지 않으셨느냐”며 “그때의 개혁가는, 과거의 이 의원이 외쳤던 공정과 상식은 어디로 갔느냐”고 호소했다.

앞서 지난 2022년 8월,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던 이 의원의 기자회견 발언을 소환한 것이다.

허 대표의 주장은 과연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통상 국내 정당의 존립 목적은 정권 획득으로 통한다. 즉, 자당의 대선후보를 배출하고 대통령으로 당선시킨 뒤 당의 정책이나 기조를 국정 철학에 녹이는 게 정당이다. 실제로 이 의원의 경우, 비교적 젊은 나이(39)에도 불구하고 대선 출마를 다수의 채널을 통해 천명해 왔다.

허 대표 주장처럼 그의 대선 출마가 단순히 개인으로의 욕심으로도 비춰질 수도 있지만, 정치공학적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대선을 진두지휘해야 할 당 대표가 유력 정치인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자당 후보를 오히려 깎아내리는 듯한 뉘앙스의 발언들을 일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논란이 일자 허 대표는 지난달 2일 “조기 대선에 대표직을 걸고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 발 물러섰다.

다만, 천 원내대표의 최고위원회의 개최 문제는 다소 논란의 여지가 있어 보인다. 개혁신당 당헌 제23조(당 대표의 지위와 권한) 2항에 따르면, 당 대표는 당내 소통 확대와 원활한 업무 수행을 위해 정례적으로 최고위원회의, 주요 당직자 및 확대당직자회의, 원외당원협의회 운영위원장회의 등을 개최할 수 있다. 의장은 당 대표로 한다.

제27조(권한대행)엔 당 대표가 궐위된 경우, 선출 전까지 원내대표, 최고위원 중 선출 시 득표순으로 권한을 대행하도록 하고 있다. 단 허 대표의 직무가 상실(궐위)된 시점이 지난달 26일이었고, 천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를 개최했던 게 닷새 전이었던 만큼 전후 관계가 바뀐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원내대표의 권한을 다룬 제59조(지위)엔 ‘국회 운영에 관한 책임과 최고 권한을 갖는다’고, 제61조엔 ‘의원총회 주재, 소속 국회의원의 상임위원회 등에 대한 배정, 원내수석부대표 및 원내부대표의 추천·임명, 기타 국회 운영에 필요한 사항 처리’가 명시돼있을 뿐, 최고위원회 개최 권한은 찾아볼 수 없다.

이 같은 당헌 당규에 따라 천 원내대표가 최고위원회를 개최한 것 역시 절차적 하자 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허 대표도 “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하며 원내대표는 의총을 주재한다. 최고위원회 소집 권한은 제게 있다”며 위법성을 주장했다.

그러자 천 원내대표도 “당헌 제57조 제4항 ‘의결사항과 이해관계가 있는 자는 그 회의체서 당연 제척된다’는 규정을 근거로 주재 권한대행으로써 회의를 진행한 것”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이후 개혁신당은 허 대표와 천 원내대표의 ‘한지붕 두 가족’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허 대표 및 조 최고위원 등 지도부는 지난달 31일 최고위원회의서 이준석계 지도부가 실시했던 당원소환 투표에 대해 ‘정치적 쇼’로 치부하면서 “정당 민주주의를 끝까지 지킬 것”이라고 천명했다.

허 대표는 “당 대표 호소인이 가짜 최고위를 구성해 대표 직무를 정지시키더니 이젠 명분도 절차도 무시한 당원소환이라는 자극적 프레임을 빌미로 지도부를 강제로 몰아내려 하고 있다”며 “절차적 정당성을 전혀 갖추지 못한 정치적 쇼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더 심각한 문제는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다수의 요구’라는 명분을 내세우고 있다는 점”이라며 “다수의 목소리가 항상 정의로운 것은 아니다. 과거 국민의힘서 이준석 전 대표를 축출한 것도 다수의 선택이었다. 그렇다면 그것도 정당한 일이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설 연휴 기간 동안, 이 의원이 대선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보도가 이어졌는데, 지도부를 무너뜨리고 개혁신당을 자신의 정치적 도구로 만들려는 의도가 아니었는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며 “국민과 함께, 원칙과 상식이 바로 선 나라와 정당을 만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다짐했다.

천 원내대표도 같은 날, 이기인·천성균 최고위원, 이 정책위의장이 참석한 가운데 별도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했다.

그는 “민주적 절차를 통해 당원들의 목소리가 확인됐기 때문에 (허 대표의 당원소환 투표 효력정지)가처분 등 후속 절차는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저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최고위원회의 직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선 “허 전 대표는 당원소환 투표에 따라 당 대표직이 상실된 자다. 여기에 대해 불복하면서 가처분 신청을 내고 당직자들을 징계하겠다고 하는 마당인데, 이런 절차 자체가 원천 무효”라며 “정치적 도의에도 심하게 어긋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허 대표의 가처분신청 인용 시 대응법’에 대해선 “압도적 다수의 당원들뿐만 아니라 사무처 당직자 거의 전원 및 주요 정치인들을 모두 적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허 전 대표가 당으로 복귀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라고 잘라 말했다.

개혁신당 내홍의 발단은 지난 12월17일, 허 대표가 김 사무총장, 정재준 전략기획부총장, 이경선 조직부총장을 전격 경질하면서 시작됐다. 김 사무총장과 이 부총장은 이 의원의 창당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던 개국공신으로 알려져 있다.

같은 해 11월28일, 김 사무총장이 당헌·당규 개정 의견을 허 대표에게 사전 보고하자, 이 내용이 비공개 회의서 질타되면서 급속도로 사이가 틀어졌다.

개혁신당 당직자 노동조합은 “허은아 대표가 자신을 띄우기 위해 당과 사무처 당직자들을 동원하고 7개월간 광주광역시를 4번이나 방문하는 등 쓸모없는 지역 순회 및 보여주기식 간담회를 가졌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도 “고립무원의 지위에 놓인 사람이 결자해지하라. 단시간에 당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배척당한 것이 문제고, 사무처 당직자들이 오죽 열받았겠느냐”며 공개 저격했다.

구혁모 화성시 병 당협위원장도 지난 12월18일에 “2~3주 전부터 허은아 대표가 듣기 싫은 쓴소리한다는 이유로 김철근 사무총장을 경질한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당직자들 사이서도 ‘이준석 측근인데 그렇게까지 하겠느냐’는 반응이 많았지만 기우가 현실이 됐다”고 안타까워했다.

이어 “문제의 핵심은 허은아 대표의 리더십과 역할로 이준석을 띄우지 않고 ‘자기 정치’를 일삼은 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허 대표는 이튿날 페이스북에 “이번 논란은 김철근 사무총장과 몇몇 사무처 직원들이 사무총장 권한을 기형적으로 확대하는 내용의 당헌·당규 수정안을 논의한 것이 발단”이라며 “최고위원회서 한번 의결된 사항을 최고위 소속도 아닌 일부 당직자들이 수정하려 한 점에 절차적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사무총장에게 경고했고, 이후 여러 사정으로 경질이 불가피했다”고 반박했다.

이날 허 대표는 문병호 전 개혁신당 의원을 사무총장에 앉히려다가 당내 반대로 실패했다.

현재 개혁신당 홈페이지 상 대표는 ‘허은아’로 명시돼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서 탈당한 이 의원의 주도로 지난해 1월15일 정식으로 창당됐다. 제3지대 보수세력을 표방하며, 양향자 전 의원을 중심으로 창당했던 한국의희망과 합당해 현재에 이르고 있다.

여의도 정가에선 허 대표와 이 의원계 지도부의 불편한 동침이 결국은 공멸을 가져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정계 관계자는 “당원들에 의해 선출된 대표가 당원소환 투표서 압도적으로 찬성표가 나왔다는 점이 시사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법원에 낸 당원소환 투표 가처분 신청도 별 다른 실익이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허 대표가 이 의원에게 ‘상왕 정치’ 프레임을 씌우는 것 같은데 공당 대표가 대권주자로 나서겠다는 자당 의원을 깎아내리는 행태는 그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짚었다.

이 의원의 대선 출마는 가시화된 형국이다.

현재 ‘내란 혐의’로 탄핵 심판을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헌법재판소 판단이 아직 나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선에 출마하기 위해선 40세 이상이어야 하는데, 이 의원은 1985년 3월31일생이다. 통상 대선 일자는 대통령직의 상실이 확정된 날로부터 60일 이후에 치러지는 만큼 걸림돌로 여겨졌던 나이 제한 문제는 해소됐다.

<par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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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