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군부대원들의 단체 식사 예약이 취소된 한 자영업자의 하소연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4일 자신을 자영업자라고 밝힌 A씨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에 ‘하, 자영업자들은 여러 가지로 힘드네’라는 제목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교육받는 군인들이 한 달에 한번 단체 예약으로 40명이 식사하러 오는데, 계엄령 때문에 부대 복귀 하달이 와서 밤에 취소 가능하냐는 문자메시지가 왔다”며 운을 뗐다.
A씨는 해당 글에 식당을 예약했던 모 공군부대 대위 B씨와의 문자 대화 내역을 함께 첨부했다.
B씨는 계엄 선포 2시간 정도 지난 오전 12시35분 “사장님, 밤 늦게 죄송하다. 내일 점심 예약 드린 공군부대 B 대위다. 현재 계엄령 관련해서 부대 긴급 복귀 지시가 하달돼 정말 죄송하지만 내일 식사하기 힘들 것 같다”며 다급하게 취소를 부탁했다.
그러면서 “휴일임에도 불구하고 미리 준비해 주셨을 텐데 너무나 죄송하다”며 “다음에 다시 교육 올 때 꼭 들릴 수 있도록 연락드리겠다”며 거듭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에 A씨는 “군필자면 당연히 이해하는 부분이다. 개인 하나로 인한 단체가 욕 보는 장면이 씁쓸할 뿐…밤늦게 고생 많으시다”며 예약 취소를 받아들였다.
그는 “준비 다 해놨는데 상황을 알고 있으니 물어달라고 하기도 그렇고 얘네가 무슨 죄냐”며 “준비해놓은 재료 절반은 다 버려야 된다. 진짜 몇몇 사람 때문에 여러 사람 개고생하는 거 극혐”이라고 착잡한 심경을 토로했다.
글을 접한 누리꾼들은 “가뜩이나 요즘 자영업자 힘든데 진짜 마음고생 심하시겠다” “글 쓴 사람이랑 식사하기로 한 군인들은 무슨 죄냐” “그래도 책임감 있는 군인이네. 아무 연락 없는 사람들도 많은데…” “저 군인도 진짜 저 급박한 상황에서 사장님 생각 먼저 한 게 한편으로는 대단하기도 하다” “애먼 자영업자분까지 피해를 보는구나, 안타깝다” 등의 반응으로 A씨를 위로했다.
일부 누리꾼들은 “우리가 가서 대신 사 먹어 주겠다” “쪽지로 계좌 보내달라. 1인분 결제해주겠다” 등의 댓글을 달며 도움의 손길을 내밀기도 했다.
이에 A씨는 “마음만 감사하게 받겠다. 만약 가게 오면 1인당 수육 한 접시씩 무료로 대접하겠다” 답글로 화답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3일 오후 10시26분쯤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상계엄을 선포했다. 그러나 다음날인 4일 오전 1시 비상계엄 해제요구안이 본회의에 상정돼 국회의원 190명 참석에 전원 찬성으로 가결됐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전 4시27분경 용산 대통령실 생중계서 비상계엄 선포 해제를 선언했다.
이번 비상계엄 선포는 1979년 10·26 사건 이후 45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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