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05.03 15:3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구 중구 소재 우손갤러리에서 안창홍 작가의 개인전 ‘미완의 리허설’을 준비했다. 안창홍의 화업 초기부터 최근까지 50년의 궤적을 담은 작품을 파노라마로 선보인다. 그의 전환기적 작품을 중심으로 사유적 변천사를 되돌아보는 회고전 형식으로 기획됐다. 2012년 봄, 대구 봉산 문화의 거리에 우손갤러리가 문을 열었다. 510㎡에 달하는 전시공간에는 일체의 창문이 없는 2개 전시실을 포함해 총 3개의 전시실이 있다. 우손갤러리는 현대미술 작품의 전시를 위한 이상적인 공간, 다채로운 복합 전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미술기관을 지향하고 있다. 사유의 질주 안창홍 작가의 개인전 ‘미완의 리허설’은 1970년대 초기작부터 본격적으로 화가로 활동하기 시작한 이후 그가 펼쳐온 작품세계를 연표적으로 조명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글의 시놉시스면서 영화의 트레일러 같은 성격을 띤다. 우손갤러리는 안창홍의 작품세계를 관류하고 있는 변화무쌍한 주제의식, 환상과 무의식의 영토에서 캐낸 일탈적 시선, 인간세태에 관한 통렬한 발언, 허구와 비극미 사이에서 전율할 듯 흐르고 있는 인간의 에로스적 욕망, 그러면서도 버리지 않는 자연과 식물에 대한 애잔한 경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매년 10월이면 전남 여수와 순천에 슬픔이 내려앉는다. 지금껏 아무도 희생자와 그 가족의 눈물을 닦아주지 않았다. 70여년, 세대가 두 번 바뀔 만큼의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정부가 손을 내밀었다. 지난 19일은 여순사건이 일어난 지 74주년 되는 날이었다. 여순사건은 정부 수립 초기인 1948년 10월19일 전남 여수·순천 지역에 주둔하고 있던 국방경비대 제14연대 소속 군인들이 제주 4·3사건 진압 명령을 거부하면서 일으킨 반란을 정부군이 진압하는 과정에서 벌어진 일이다. 군대서 촉발 여수·순천 등 전남과 전북, 경남 일부 지역에서 무력 충돌‧진압 과정에서 다수의 민간인이 억울하게 죽임을 당했다. 오랜 시간 사건에 대한 진상규명과 명예 회복에 대한 요구가 있어왔지만 정부는 큰 움직임이 없었다. ‘74년 눈물, 우리가 닦아줘야 합니다’. 지난 19일 전남 광양시에서 여순사건 74주기 합동추념식이 정부 주최로 열렸다. 여순사건 추념식이 정부 주도로 진행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추념식에는 정부 대표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해 김영록 전남지사, 여수·순천·광양·고흥·구례·보성 등 전남 6개 시·군 단체장과 부단체장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도스에서 윤미란·윤향로·김지민·김보경 작가의 단체전 ‘여성, 또 다른 추상’ 전시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에서 소개되는 여성미술가의 추상회화는 개인적인 독백과 내러티브를 담고 있다. 정연심 홍익대 교수는 갤러리도스에서 진행하는 ‘여성, 또 다른 추상’ 전시에 대해 “일종의 선언문처럼 혹은 여성미술가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목적으로 기획된 (전시)”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큰 주제에 비해 공간 등이 제한돼있기 때문에 세대별로 여성미술가의 추상화를 추적할 순 없지만 4명의 작가는 추상을 다루는 작가적 ‘특이성’과 ‘독자성’으로 선정됐다”고 덧붙였다. 특이하고 ▲윤미란 = 홍대 서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와 버클리의 KALA 인스티튜트를 거쳐 홍대 교수로 재직했다. 윤미란의 작업은 한지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수한 물성에의 집착을 특징으로 한다. 한지라는 매체가 지닌 부드러움과 아름다움, 찢어지기 쉬운 연약함, 찢어진 후의 예상치 못한 결과의 대담함 등이 윤미란의 사각공간 안에 담겨있다. 모시, 삼베, 노방과 같은 천 위에 몇 겹의 한지를 배접한 후 그 위에 한지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금융범죄가 일어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로 향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법의 철퇴를 맞아도 피해 복구는 요원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규모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사태도 마찬가지다. 관계자에게는 법의 심판이 내려질 예정이지만 그 뒤로 소비자만 덩그러니 남는 모양새다.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사무실이 몰려든 사람으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이들은 관계자를 향해 고성을 질렀고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사무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갑작스레 포인트 운영이 중단되고 사용처가 대폭 축소되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이 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벌써 1년 머지포인트는 모바일 플랫폼 업체 머지플러스가 ‘무제한 20% 할인’을 내건 선불 할인 서비스다. 예를 들어 e커머스 등에서 8만원어치 포인트를 사면 제휴사에서 10만원어치를 쓸 수 있는 구조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200여개에서 300억~400억원 규모의 거래를 해왔다. 큰 폭의 할인율 때문에 대량의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던 고객은 ‘뒤통수를 맞은’ 상황에 처했다.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매섭다.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기업을 발판 삼아 ‘윗선’을 겨누고 있다. 2018년 고발-경찰의 불송치-고발인의 이의신청-수사무마 의혹-재수사 등 우여곡절을 겪은 사건이 검찰에 이르러 마치 쾌속열차를 탄 듯 질주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탄조끼에 균열이 가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3개월도 안 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대선에서 진 후보는 일정 시간 정치권에서 사라진다는 일종의 관행을 뛰어넘은 행보였다. 당 대표 선거에도 나서 투표율은 낮았지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갑옷 입고 방어했지만… 금배지와 당 대표 간판, 여기에 민주당에서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숱한 의혹을 받아온 이 대표를 지킬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조직 정비를 마친 검찰이 수사 속도를 높이면서 이 대표는 벼랑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으로 쌍방울그룹이 수사 선상에 올랐고 최근에는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뇌물 수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이천시립월전미술관에서 ‘빛과 넋: 장상의 60년’ 전시를 준비했다. ‘2022년 가을 기획전’으로 선보이는 이번 전시는 근현대 원로 작가를 조명하는 이천시립월전미술관의 기획에서 시작됐다. 관람객은 장상의의 작품 40여점을 감상할 수 있다. ‘빛과 넋: 장상의 60년’ 전시는 우리나라 대표적 추상화가인 장상의의 작품세계를 아우르는 회고전으로 기획됐다. 전통성과 현대성, 문인화와 추상미술의 미감을 융합해 독자적인 길을 개척한 장상의의 작품세계 전반을 망라, 조명한다. 어두운 화면 먹과 채색, 종이와 비단을 비롯한 다양한 재료를 탁월한 조형의식으로 다뤘던 작가의 60여년에 걸친 작품세계를 감상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 빛과 넋은 장상의의 작품세계를 관통하는 키워드다. 장상의는 오랜 시간 동안 작품의 지향점이나 표현 방식에 있어서는 변화를 줘왔지만 빛과 넋이라는 주제의식만큼은 고집스레 고수해왔다. 이번 전시는 빛과 넋에 초점을 맞춰 장상의의 작품을 돌아볼 수 있도록 기획됐다. 장상의는 화력 초기에 해당하는 1960~1970년대, 추상을 지향했다. 그리는 재료로 먹을 중점적으로 활용하고 바탕재로는 독특한 효과를 내는 마포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감사원이 연일 논란의 중심에 서고 있다. 윤석열정부 들어 검찰과 함께 정치권, 언론의 주목을 한껏 받는 중이다. 정치적 중립성·표적 감사 등 <일요시사>가 감사원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짚어봤다.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된 문자메시지가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과 윤석열 대통령이 주고받은 텔레그램 메시지가 보도를 통해 알려지면서 여당의 내홍이 급속화됐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송주범 전 서울시 부시장에게 서울시가 동교동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저를 매입해달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내는 모습이 <일요시사>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독립기관 실제론? 지난 5일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의 휴대폰 화면이 통신사 <뉴스1> 카메라에 잡혔다. 사진으로 확인된 메시지 화면에는 “오늘 또 제대로 해명자료가 나갈 겁니다. 무식한 소리 말라는 취지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겼다. 유 사무총장이 보낸 메시지로 수신인은 ‘이관섭 수석’으로 돼있다. 이관섭 대통령실 국정기획수석으로 추정된다. 문자 내용보다는 수신인과 발신인이 관심을 끌었다. 현직 감사원 사무총장과 대통령실 관계자가 개인적으로 소통하는 것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인간으로서 마땅해 해야 할 도리에 어그러진 행동을 하면 ‘패륜을 저질렀다’고 한다. 패륜을 저지른 사람은 ‘패륜아’라고 칭한다. 한국 사회에서 패륜아는 부모에게 못된 짓을 하는 자녀를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부모와 자녀의 관계는 천륜이라고 했다. 인위적인 것이 아니라 하늘의 도리로 맺은 인연이기 때문에 끊으려 해도 끊을 수 없다는 뜻이다. 천륜을 어기면 즉, 부모-자녀 간에 도리를 어긋나는 일을 했을 때 많은 사람이 손가락질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끊어진 천륜 최근 자녀에게 ‘남보다도 못하게’ 구는 부모가 종종 나타나고 있다. 자녀가 부모에게 폭언을 내뱉거나 폭행을 저지르는 사건만큼이나 여론이 좋지 않다. 듣기만 해도 눈살이 찌푸려질 정도로 충격적인 사건도 왕왕 일어난다. 방송인 박수홍의 가정사가 만천하에 드러났다. 처음에는 형과의 문제로만 알려진 사안이 부모 등 가족 전체로 번지는 모양새다. 박수홍은 형 부부와 법정 공방을 벌이고 있다. 여기에 검찰 대질조사 과정에서 박수홍이 아버지에게 폭행을 당하는 등 말 그대로 가족이 쑥대밭이 된 상황이다. 앞서 박수홍은 형 부부를 계약료·출연료 횡령 혐의로 고발했다. 형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단법인 한원미술관에서 진민욱 작가의 초대전 ‘어제 걸은 길(The road that I walked yesterday)’을 준비했다. 진민욱은 현대미술의 범주 안에서 동양화의 현대성을 추구하며 전통 채색화의 명맥을 계승해나가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재단법인 한원미술관은 한국 미술계의 허리 격인 기성작가의 재발견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수년간 창작활동에 매진해온 이들이 저마다 각자의 작업에 몰두하며 작가로서의 긴 호흡을 위해 예술적 역량을 완성해나가는 점에 주목하는 것이다. 느린 발걸음 한원미술관은 다양한 장르 속에서 매체에 대한 고민과 다변적 실험을 거듭하는 작가의 행보를 중시하고 지금까지의 변천 과정을 살펴보는 계기를 마련코자 했다. 진민욱의 이번 전시는 예비 중견작가의 도약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한원미술관의 설립 취지와 맞닿아 있다. 진민욱은 2019년 한원미술관에서 개최한 제10회 화가 ‘화첩: 심상공간’에 참여했다. 당시 전통회화의 이동 시점에 따른 대상과 배경의 경계가 도식적으로 구분된 화면을 선보인 바 있다. 그의 투명하고 담백한 색채와 풍부한 조형미에서 발현되는 노련함은 작업의 무게감을 더한다. 이는 성실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수사기관이 지난해부터 쫓던 ‘윗선’의 꼬리가 희끄무레 드러나고 있다. 그 꼬리는 아예 감춰져 있던 것도 아니고, 드러나 있던 것도 아닌 상태였다. 포위망이 좁혀 오자 주변 인물이 꼬리를 언급하고 있다. 꼬리를 잡으면 다음에 드러나는 것은 몸통이다. 검찰이 던진 그물망에 대어들이 속속 걸려들고 있다. ‘지지부진’ ‘늑장 수사’ 등의 비판을 받았던 지난해와는 아예 딴판인 모습이다. 조직을 재정비한 이후 전선을 넓히더니 단숨에 중심을 겨냥하는 모양새다. 지난해부터 입길에 오르내렸던 ‘윗선’의 턱밑까지 다가섰다. 주변부터 조여간다 최근 검찰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등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관련된 사건을 유심히 들여다보고 있다. 지난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불거진 사건의 결과를 속속 내놓는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대선 과정에서 허위 발언을 한 혐의로 이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공소시효 만료를 하루 앞둔 지난달 8일이었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22일 방송 인터뷰에서 김문기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명확한 기준은 신뢰와 맞닿아 있다. 사안이나 상황에 따라 바뀌는 기준은 혼란을 가중시킨다. 국가기관에서 진행하는 일이라면 두 말할 것도 없다. 국가가 정한 기준은 국민의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국가에 대한 국민의 믿음은 공정한 잣대에서 나온다고 봐도 과언이 아닌 셈이다. 스타트업 업체를 운영하고 있는 A 대표는 최근 국가기관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는 경험을 했다고 토로했다. 한 직원의 퇴사를 두고 갈등을 빚는 과정에서 서울지방노동위원회(이하 서울지노위)와 중앙노동위원회(이하 중노위)가 보인 모습에 큰 실망감을 느낀 것. 기관 맞아? A 대표는 “국가기관의 태도에 당황스러움을 넘어 화가 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A 대표가 운영하는 업체에서 일하던 B씨는 회사를 떠나는 과정에서 ‘부당해고’를 당했다고 서울지노위에 제소했다. A 대표는 B씨의 퇴사 과정에서 어떤 부당한 부분도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지만 서울지노위와 중노위는 B씨의 손을 들어줬다. A 대표가 B씨를 부당해고 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그러면서 B씨에게 일정 기간 동안의 급여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다. 서울지노위가 A 대표에게 부과한 이행강제금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 소재 페리지갤러리에서 함진 작가의 개인전 ‘엄마’를 준비했다. 경원대학교에서 조소를 전공한 그는 초소형 미니어처 조각을 만드는 작가로 알려져 있다. 미니어처를 실제 사물과 함께 배치해 현실을 풍자하는 작품을 만든다. 함진 작가는 초기 작업에서 초소형 인물을 실제 사물과 함께 배치해 우리가 살아가는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했다. 이후 검정의 단색으로 이뤄진 추상적인 형상으로 자신만의 조형감각을 보여주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러다 최근에는 색이 다채롭게 드러나는 작업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 개인전 ‘엄마’에서는 여러 형태와 색을 가진 입체 작업을 소개한다. 단어 그대로 함진이 작업을 만들어 가는 방식은 단순하다. 색깔 점토(폴리머클레이)를 주재료로 사용하는 그는 특별한 도구 없이 손으로 작업한다. 점토는 손으로 온전히 다루기 용이한 재료이기 때문. 함진은 이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세밀한 작업을 위해 손을 사용해왔다. 정확하게는 손바닥이나 손가락이 아닌 손끝이 그의 도구다. 우선 다양한 색의 점토를 조금씩 떠내서 두 손가락으로 비벼 뒤섞는다. 그리고 이를 넓게 펼쳐서 가느다란 철사 혹은 나무 꼬챙이와 같은 기본 뼈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코로나19가 국내에 상륙한 이후 2년8개월이 흘렀다. 정부와 국민은 코로나와의 공존, ‘위드 코로나’를 받아들였다. 하지만 일부 국민은 여전히 코로나와의 공존을 거부하고 있다. 파헤치고 뜯어봐야 할 진상규명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이다. 그 선봉에 선 김두천 코로나 진상규명 시민연대 상임회장을 만났다. 경마 경기처럼 전해지던 코로나19 확진자 수, 사망자 수 보도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확진자와 사망자 수 변화에 따라 널을 뛰던 정부 정책도 잠잠해졌다. 2020년 1월 코로나 창궐 이후 국가 전체가 들썩였던 게 오래전 일처럼 느껴질 정도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도 코로나 확진자, 사망자, 백신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누군가는… 2020년 본격적으로 코로나 확진자 수가 증가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 등 정부 정책이 쏟아졌다. 정부 정책은 국민 통제를 통한 확진자 수 억제를 목표로 시행됐다. 하지만 대유행이 반복되면서 힘을 잃었고 국민은 피로감을 호소했다. 결국 정부는 코로나와의 공존을 택했다. 현재 우리가 ‘위드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이유다. 김두천 코로나 진상규명 시민연대(이하 코진연) 상임회장은 “국민이 품고 있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표류하고 있다. 내부의 불만, 외부의 불신이 겹치면서 구성원의 사기가 크게 떨어진 모양새다. 전열을 가다듬은 검찰이 주요 인사를 겨냥하고 있는 것과 크게 대조된다는 분석이다. 계륵, 큰 쓸모나 이익은 없으나 버리기는 아까운 것.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계륵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야심차게 시작한 초기와 비교해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갈수록 존재감이 옅어지는 상황이다. 처음부터 불안불안 공수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설치및운영에관한법률’에 따라 지난해 1월21일 출범했다. 문재인정부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만들어진 공수처는 출범까지 지독한 산통을 겪었다. 60년 넘게 유지된 검찰 권력에 균열을 내는 작업이라 안팎으로 장애물이 많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공수처 출범을 1호 공약으로 내세웠고 당시 여당이었던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법안 발의로 힘을 실었다. 2019년 12월30일 공수처법이 국회 패스트트랙에 오른 지 8개월여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65년 동안 이어진 검찰의 기소독점주의가 깨진 순간이다. 공수처법 통과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김남표 작가의 개인전 ‘Origin-Instant Landscape’를 준비했다. 2020년 11월 개인전 ‘검질’ 이후 호리아트스페이스에서 진행하는 김남표의 두 번째 전시다. 김남표 작가는 2020년 개인전을 가진 이후 2년여 만에 다시 호리아트스페이스로 돌아왔다. 이번 전시는 새롭게 확장된 그의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는 15점의 작품으로 구성됐다. 인조모 바늘을 이용한 스크래칭 기법으로 제작된 작품은 관람객의 눈을 의심케 할 정도로 섬세함의 극치에 이르렀다는 평이다. 바늘로 김남표가 인조모 스크래치 기법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26년 전. 인조모 스크래치 기법으로 1점의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개월간의 긴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수만 혹은 수십만번의 미세한 터치를 가해야 원하는 장면을 얻어낼 수 있는 회화는 경이롭기까지 하다. 이진명 미술평론가는 “김남표는 종교적 차원을 말하지 않는다. 그러나 회화에서 숭고는 영원해야 한다고 믿는 점에서 그는 본질주의자이며 진정한 회화주의자”라며 “현실에서 숭고를 느끼고 찾아야 한다고 믿는 부분에서 수평적 숭고의 실천자”라고 설명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작가는 시종일관 신중했다. 대화 도중 뜸을 들여 단어를 골랐다. 한 줄의 ‘작가 소개’를 고치는 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거침없이 자신의 생각을 내뱉는 작품 속 무명작가인 ‘나’와는 달랐다. 김영권 작가가 ‘문제작’ <대통령의 뒷모습>을 들고 <일요시사>를 찾아왔다. 큰 키에 구부정한 자세를 한 남성이 <일요시사> 편집국으로 들어왔다. 그는 모자를 한 손에 쥐고 가방을 옆으로 맨 채로 연신 물을 마셨다. 가방 안에는 손바닥만한 수첩과 볼펜, 최근에 나왔다는 신작, 그리고 초고 한 묶음이 들어 있었다.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던 지난 14일 오후였다. 과거와 현재 실제 일어난 사건을 바탕으로 글을 쓴다는 건 작가 입장에서 큰 모험이다. 독자에게 배경 설명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내는 대신 ‘이미 잘 알고 있다’는 인식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치적 사건을 다룰 때는 그 민감함의 수준이 끝없이 높아지곤 한다. 김영권 작가가 내민 원고지 1200장 분량의 시사 에세이 <대통령의 뒷모습>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재임 시절을 다룬 작품이다. 서울 해방촌에 자리한 무지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무엇이든 뚫을 수 있는 창, 무엇이든 막을 수 있는 방패. 어느 쪽이 더 강한 지는 맞부딪쳐 봐야 알 수 있다. 그동안 각자의 무기를 들고 변죽만 울리던 검찰과 거대 야당이 제대로 맞붙는 모양새다. 선공은 검찰이다. 전초전이 길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부터 감돌기 시작한 전운이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칼끝을 다듬었고 민주당은 방패로 삼을 법안을 만들었다. 검찰의 최종 목표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국회의원, 당 대표, 개딸(개혁의 딸) 등 여러 겹의 방패를 둘러 입었다. 변죽만 울리다 처음에는 집안싸움이었다. ‘이재명 사법리스크’의 시발점이 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은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불거졌다.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진행할 당시 특정 업체에 이익금이 집중된 것을 두고 특혜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면서 개발 이익금이 정관계 유력 인사에게 흘러 들어갔다는 로비 의혹도 함께 부상했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일 무렵 추진된 사업이었다. 대장동 사건에 연루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언론인 출신 김만배씨(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남욱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부산 수영구에 위치한 갤러리이배에서 박효진과 배상순의 ‘예술의 품격(The Dignity of Art)’ 전시를 준비했다. 두 작가는 영국(박효진)과 일본(배상순)을 오가며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미술에서 품격은 작품의 진정한 가치나 그 작품이 지니는 위엄을 뜻한다. 미술작품이 품격을 갖춘다는 것은 공감을 통해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고무시키는 데 있다. 매개체 이런 점에서 화려하고 강렬한 색채로 얼룩진 박효진의 조각은 인간의 욕망과 그로 인한 공허함을 역설적으로 표현한다. 동시에 삶의 방향성에 대해 우아하게 설득하는 매우 품위 있는 매개체의 역할을 하고 있다. 배상순의 벨벳회화는 흑백의 단색과 무수한 선으로 구성된다. 시간의 축적과 함께 인간관계에서 생기는 파장과 깊이를 표현한다. 이는 작가 자신뿐만 아니라 관람객으로 하여금 인간 내면의 성찰을 유도하기에 충분하다. 미술작품은 형태, 색채, 재료, 기술 등에 의해 만들어진 작가의 정신적이고 철학적인 산물이다. 인간으로서 작가의 영혼이 스며든 미술작품은 품격을 지닌다. 작가는 창작한 작품에 품격을 부여하고 관람객은 그 품격을 공유한다. 인간의 욕망 공허의 역설 작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악마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 10여명의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성범죄자가 다음 달 사회로 돌아온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또 다른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이 출소한 지 2년 만이다. 출소 일자가 다가오면서 범행 지역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그의 신상이 공개되는 성범죄자 알림e도 못 믿겠다는 반응이다. 2017년 12월 아동 성범죄자 조두순의 출소를 막아달라는 내용의 청원글이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왔다. 조두순은 2008년 8세 여자아이를 잔혹하게 성폭력한 혐의로 징역 12년을 선고받았다. 당초 징역 15년의 징역이 심신미약을 이유로 감형되면서 국민적 비난이 빗발쳤다. 또 다른 악마 해당 청원에는 무려 61만5000명의 국민이 동의를 표했다. 청원에 20만명 이상의 국민이 동의하면 청와대 혹은 정부 관계자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은 “조두순에 대해 무기징역으로 처벌을 강화해달라는 재심 청구는 불가능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두순 사건 때문에 성폭력특례법이 강화됐고 ‘음주 또는 약물로 인한 심신장애 상태’에서 성범죄를 저지를 경우 감경 규정을 적용하지 않을 수 있도록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법안과 그 틈새를 이용한 시행령이 맞부딪치는 모양새다. 이번 갈등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와 정부의 기싸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칼이 겨누는 곳에는 야당 대표가 있다.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를 거치면서 검찰 관련 신조어가 늘고 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의미하는 검수완박에 이어 ‘검찰 수사권 원상복구’를 뜻하는 검수원복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두 단어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법무부‧검찰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수사권 전쟁 정치권으로 윤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탄생으로 검찰은 4개월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 인사 과정에서 검찰 출신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고 검찰인사와 검찰총장 지명 등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달 들어서는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까지 치솟는 모양새다. 검수원복 시행령(7일), 검수완박 법안 시행(10일) 등 검찰 수사권 관련 굵직한 이슈가 집중됐기 때문. 법안이든 시행령이든 한 번 처리되면 번복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