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서울대 연구요원의 은밀한 이중생활

  • 김민주 기자 alswn@ilyosisa.co.kr
  • 등록 2024.03.25 11:07:00
  • 호수 147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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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혜 과학자들의 과감한 투잡

[일요시사 취재1팀] 김민주 기자 = 가정과 사회를 떠나는 1년6개월. 청년들이 현역 군인이 돼 나라를 지키는 기간이다. 이들 중 과학 전문가는 전문연구요원으로 빠진다. 나라를 지키는 대신 국가경쟁력을 높이라는 이유다. 그런데 이들은 이 시간을 이용해 코인 사업을 했다.

전문연구요원은 대체복무제도 중 하나로,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병역의무가 있는 사람 중 일부를 선발해서 현역이 아닌, 연구기관에 대체 복무하도록 하는 제도다. 이 중 자연계 박사 과정 전문연구요원은 매년 4월과 9월에 뽑는다. 주로 서울대, 카이스트, 포항공대에 있는 자연계 석·박사 과정 학생이 이용한다.

한눈판
박사님

이들은 현역으로 입대하는 대신 4주 기초군사훈련이 끝나면 36개월 동안 연구활동을 수행한다. 가장 큰 이점은 일반인들의 생활과 완전히 동일하다는 점이다. 또 박사 과정은 졸업까지 대부분 4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자연스럽게 병역 문제가 해결되는 장점이 있다. 

이렇듯 전문연구요원은 군 복무 기간임에도 일반인과 똑같은 생활을 할 수 있기에 ‘전문연구요원 및 산업기능요원의 관리 규정’으로 관리한다. 

해당 규정에는 “전문연구요원은 연구 및 제조·생산 분야에 성실히 복무해야 하며, 편입 당시 연구 분야와 제조·생산 분야가 아닌 사무관리, 영업업무 등을 겸직할 수 없다” “근로시간(연장·야간·휴일근로시간 포함) 중 연구 또는 제조·생산활동과 관련이 없는 개인적인 영리 추구 활동 등을 하지 않도록 관리한다” “연구 업무나 제조·생산활동에 지장이 없는 근로시간 후에 다른 업무에 복무하는 경우는 겸직으로 보지 않는다. 대학이나 학원강사로 근로시간 후에 출강하는 것을 포함한다”고 기재돼있다.


즉, 전문연구요원은 군 복무 기간을 연구로 대체하는 것이기에, 연구업무 중에는 겸직하면 안 된다. 그렇다고 업무시간 외에 하는 일이 무조건 괜찮은 것도 아니다.

조문상에는 ‘연구업무 등에 지장이 없는 범위’라고 기재돼있다. 특히 똑같은 군 대체복무인 사회복무요원 역시 겸직이 허용되지 않는데, “본인이나 가족의 생계유지를 위해 겸직이 필요한 경우 직무수행에 지장을 주는지 종합적인 판단하에 허가할 수 있다”고 예외 규정을 두고 있다.

한국의 남성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19~21세 사이에 1년6개월 동안 군 복무를 하며, 사회와 격리된다. 당연히 겸직은 불가능하며 이는 군 대체복무 요원의 겸직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이유 중 하나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틈새’는 항상 존재하기 마련이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의 박사 과정 전문연구요원 두 명이 군 대체복무 기간 중 코인 사업을 한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군대서 보낼 시간 빼 줬더니…
전문연구요원이 ‘코인 사업’

두 학생은 다른 과로, 함께 코인 사업을 하지는 않았다. 2022년부터 NFT 코인 사업으로 수익을 올렸던 A씨는 그해 6월13일 코인 플랫폼서 판매를 진행해 1만개를 당일에 완판했다.

이날 코인 사업 투자를 설명하는 소셜미디어(SNS)에는 “어려운 장에서도 많은 성원을 해주셔서 감사드린다. 모든 민팅(발행)들이 1초, 수초 이내에 1만개의 ○○○○가 완판됐다. 전 세계 10위를 기록했고, ○○○○ 유저들의 사랑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기록돼있다.


이어 “또한 현재 오픈 때 24시간 기준, 그리고 일주일 기준 모두 1위 거래량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더욱 노력하며 Move To Earn(M2E)을 넘어 다양한 랜드의 연계 등을 통해 글로벌 M2E 서비스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남겨놨다.

여기서 말하는 Move To Earn은 이용자가 운동하면서 돈을 벌 수 있는 앱을 말한다. 걷는 행위 자체로 코인을 채굴할 수 있다. NFT 운동화를 신은 이용자가 걷거나 달리면서 가상자산을 얻는 방식이다. 판매대금은 코인 기준으로 292만4000개(당일 기준 시가 11억6960만원)였다.

해당 코인 사업은 투자자 대상 NFT 판매 외에도 ㈜위메이드서 위믹스 130만개 상당을 투자받기도 했다. 

한편, 해당 코인 사업은 초기 완판됐던 것과는 다르게 현재는 환불이 진행되고 있다. 지난달에 환불을 약속했지만 계속 미뤄지고 있다.

“대표에 이름
실수로 올려”

지난 1일에는 “먼저 ○○○○랜드 환불에 대한 조치가 지연되고 있는 점에 대해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 ○○○○팀은 재원 확보를 위한 협의를 지속해서 진행 중이다. 안내해 드린 것과 같이 지난달 내 환불을 목표로 했으나, 협상이 늦어지고 있다”고 고지했다.

환불에 대해서는 “이달 29일 전까지 환불에 대해 자세한 내용과 일정을 안내하겠다. 또 금액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환불 방안에 대한 투표를 진행하겠다”고 알렸다.

코인 사업은 프로젝트 이름만 내세우고 사업자들의 실명을 밝히지 않는 특징이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팀 멤버의 영어 이니셜과 학력을 기재해 홍보했다. 여기에 서울대학교 공대 전문연구요원 A씨가 있고, A씨는 이니셜 이름과 함께 ‘Seoul National Univercity, Full Stack Engineer’라고 소개해놨다.

단순히 프로젝트 팀원이 아니었다. A씨는 해당 프로젝트를 포함해서 코인 사업을 하는 기업의 등기 대표이사로 등재돼있다. 이는 전문연구요원 A씨가 박사 과정 전문연구요원으로 복무 중인 기간에 코인 사업을 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서울대학교 공대의 B씨는 코인 관련 리서치를 올리는 인플루언서다. 주 활동 무대는 트위터와 텔레그램 채널이다. B씨는 전문연구요원 중에 회사를 창업했다. 이 회사는 코인을 분석한 리포트를 제공했고, 해당 코인 발행 사업자로부터 작성 대가를 받는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1월14일에 7억원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보도되기도 했다. 투자 회사는 카카오벤처스, 해시드, 베이스인베스트먼트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가 펜실베이니아주립대, 카이스트, 서울대 출신의 프로토콜 전문가를 주축으로 구성된 팀이라고 설명하며, 이들은 국내 블록체인 기업과 대기업 등에서 리서치 경력을 쌓은 후 회사를 설립했다.

B씨는 자신의 SNS서 이니셜 이름으로 해당 사업을 설명했다. 본인의 텔레그램 채널을 통해 창업 사실을 공지하기도 했다.


병무청 
조사 중

지난해 5월12일에 올린 창업 게시물에는 “항상 한 달에 3~4개 정도의 글을 작성했는데, 최근엔 글을 쓰지 않아서 죄송하다. 제 근황을 공유하면, 현재 마음이 맞는 동료와 함께 새로운 글로벌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를 준비하고 있다”며 “곧 랜딩 페이지가 출시될 예정이다. 앞으로 양질의 리서치 및 저희의 소식을 듣고 싶으신 분은 아래 채널을 구독해 달라”고 홍보했다.

다음 날에는 블록체인 리서치 회사를 창립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유는 ▲블록체인 시장이 너무 빠르게 변하고 ▲블록체인은 기술적 복잡도가 높아서 정보의 불균형이 심각하기 때문에 ▲시장 참여자들이 효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기를 원해서였다.

그는 일반적인 근로시간인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SNS에 글을 자주 올렸다. 

B씨는 “내일은(당시 기준) 오랜만에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가 예정돼있다. 참고로 금리선물 시장은 이번에 25bp 인상 가능성을 99% 이상으로 보고 있으며, 시장의 평가는 앞으로 2~3회 금리인상 후 동결 기조를 예측하고 있다. 어차피 시장은 25bp를 유력하게 보고 있으니, 금융권서 주시하는 내일의 관전 포인트는 파월의 발언으로, 얼마나 매파적인 스탠스를 가져갈지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 비트코인 커뮤니티에선 Oridnals라는 NFT 프로젝트가 갑자기 유행하고 있는데, 2월1일에 Taproot Wizards라는 JPEG가 담긴 블록이 무려 3.96MB(비트코인 최대 크기는 4MB)에 채굴되며 역사상 가장 큰 용량의 블록을 기록했다. 참고로 비트코인 커뮤니티는 현재 내분돼 ‘비트코인 네트워크에 쓰레기 같은 이미지를 넣으면 안 된다’ VS ‘비트코인은 공공재적 네크워크다. 거기서 금융을 하든, 이미지를 저장하든 상관없다’로 싸우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겸직 허용 안 되는데…
“돈은 벌지 않아” 해명

이들이 퇴근 시간 이후에 SNS 활동을 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근무시간에 글을 올렸던 만큼 겸직 규정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 또 근무시간 외에 SNS를 하더라도 근무시간에 지장이 생기면 안 되는데, 새벽 늦은 시간에도 SNS에 글을 올렸다.

병무청은 사회복지요원이나 전문연구요원이 SNS를 하는 것에 대해 ‘비영리적인 SNS 활동과 커뮤니티에 글쓰기’ 정도만 괜찮고, 업무에 지장이 있거나, 수익 활동과 연결이 돼선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서울대학교 전문연구요원 담당자에게 ▲이들이 담당 지도교수에게 허락을 받고 사업을 했는지 ▲해당 사업이 기업으로부터 투자금을 받은 사실을 알고 있는지 ▲(허락한 사업이라면)개인이 수익 사업을 하면 전문연구요원 업무에 무리가 가지 않는지 ▲전문연구요원 복무관리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서울대서 여태까지 이런 사례가 있었는지 등을 질의했다.

서울대학교 담당 관계자는 “해당 질의서는 규정을 통해서 학과장에게 보냈다. 두 명의 학생을 조사했지만 ‘학생들이 돈을 벌지 않았다’고 들었다”고 답했다. 이후 B씨는 돌연 자신의 SNS 게시물을 삭제했고, 담당 교수들은 어떠한 답변도 하지 않았다.

해당 사안을 병무청에 고발한 경제민주주의21 금융사기감시센터 예자선 변호사는 “병무청이 조사하고 있는데 A씨는 등기상으로만 대표다. 코인 프로젝트에 이니셜이 들어간 건 그쪽 실수고, B씨도 돈을 번 적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관리규정에 따르면 대학은 지도교수를 통해 복무관리를 해야 하므로 겸직 관리 절차가 전무하다면 운영책임을 다했다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예 변호사는 “누가 봐도 주도적으로 창업했는데 조사받으면 ‘근무시간 외에 했다는 증거를 대라고 주장하면 끝’이라니 말이 되지 않는다. 사회복무요원은 겸직 허가 사유와 절차를 구체적으로 정해놓고 있는 반면, 전문연구요원은 다소 추상적이고 기관에 관리를 맡기고 있는 형태”라며 “차별 이유가 있어서 그렇게 한 것이 아니라면 규정 자체를 통일해 빠져나갈 빌미를 차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허점 투성이
대체복무제도

가상자산근절센터 변창호 대표는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는 국방의 의무를 좀 더 좋은 방향으로 지우고자 하는 제도인데 특혜를 이용해 익명으로 코인 사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 안타깝다”면서도 “이런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는데 병무청, 서울대는 감시도 제대로 하지 않고 관련 규정도 없는 것이 더 문제다. 서울대는 10억 위믹스를 팔 궁리를 하고 있고, 블록체인 학회도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alsw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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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민주당 쪼개는 민주당발 음모론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을 둘러싼 ‘공소 취소’ 논란이 뜨겁다. 진위는 사라지고 무수히 많은 뒷말과 갈라치기만 남았다. 단순 해프닝으로 끝내기엔 “도를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정청 모두 “황당하다”는 입장이지만 ‘스피커’로 불리는 외부 인사가 계속해서 당을 흔든다면 그 목적을 두고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우려가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대형 폭탄이 떨어졌다. 소위 말하는 ‘정부 고위 관계자’가 ‘고위급 검사’ 다수에게 “내 말이 곧 대통령의 뜻이다. 나는 대통령이 시키는 것만 한다. 공소 취소해 줘라”라고 주장했다는 것.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저널리스트’를 운영하는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는 친청(친 정청래)·친문(친 문재인) 성향으로 알려진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단독”이라고 강조하며 이같이 말했다. 안으로 겨눈 칼날 왜? 장씨는 “검찰은 이 메시지를 ‘아, 이재명정부가 우리랑 거래하고 싶어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것)”이라며 “여기까지는 팩트”라고 부연했다. 검찰과 정부가 보완수사권·검찰개혁 수위 등을 놓고 일종의 ‘거래’를 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이재명 대통령은 ▲대장동·위례·백현동 개발 및 성남FC 후원금 ▲쌍방울 대북 송금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위증교사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 5개 재판을 받았으나 대통령 당선 뒤 중단됐다. 장씨는 “이미 검찰은 이재명정부 말기 혹은 퇴임 후에 이 대통령을 털 생각을 하고 있다. 직권남용이라는 죄목까지 정해놨다”며 “이 대통령의 업무보고나 국무회의 생중계에서 지시하는 사안들을 직권남용으로 걸 생각”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이 임은정 동부지검장의 인천세관 마약 사건 수사팀에 백해룡 경정을 배치하라고 지시한 일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자 김어준씨는 “대통령의 뜻이라는 건 사실이 아닐 것이라 본다. 이 대통령이 법률가이기 때문에 법무부 장관을 통해 절차대로 하면 되는 것이지, 누굴 만나서 부탁할 일은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다)”면서도 “어떤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거나 메시지를 보냈다면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방송 직후 해당 발언은 ‘공소 취소 거래설’로 압축돼 여의도 전역에 퍼졌다. 코너에 몰렸던 국민의힘은 이를 ‘공소 취소 거래 게이트’로 규정하고 이 대통령에 대한 특검을 요구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특검을 통해 이 추악한 뒷거래 시도의 실체를 낱낱이 밝혀낼 것”이라며 “이 황당한 ‘사법 거래설’이 세간에 설득력을 얻는 이유는 명백하다. 최근 친명(친 이재명)계 주도로 이른바 ‘대통령 공소 취소 모임’이 결성됐고, 심지어 민주당은 오늘 그 빌드업의 일환으로 억지스러운 ‘국정조사 요구서’까지 제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민주당과 친명계는 아수라장”이라며 “정권의 사법 거래 의혹을 두고 여권 내부에서 서로 삿대질해대는 참담한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혹평했다. 정부 고위급 관계자의 수상한 거래? “사법 농단 탄핵감” 국민의힘 맹공 국민의힘 박성훈 수석대변인 역시 “대통령 사건의 공소 취소와 검찰 수사권 문제를 맞바꾸려 했다면 이는 헌정질서를 뒤흔드는 중대한 범죄”라며 “관련자 처벌은 물론이고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 정도에 따라 대통령 탄핵까지 가능한 사안”이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민주당은 곧바로 받아쳤다. 대표 친명계인 한준호 의원은 자신의 SNS에 ‘음모론도 모자라 탄핵까지, 정말 선을 넘었다. 참담하다’는 제목의 게시글을 통해 “확인되지 않은 음모론을 근거로 대통령 탄핵까지 입에 올리는 발언이 아무렇지 않게 방송에서 흘러나온다”며 “사실 확인도 없는 이야기로 음모론을 키우고 급기야 탄핵까지 거론하는 행위는 국정을 흔드는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언주 의원은 직접적으로 여권 세력을 지적하고 나섰다. 이 의원은 “검찰개혁에 대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는 사람이라면 공소 취소 거래설 자체를 감히 꺼낼 수 없다”며 “이 대통령에 대한 부당한 공소가 취소되기를 바라지 않는 이들이 많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이어 “윤석열 검찰 세력도, 국민의힘 윤 어게인 세력도 그렇지만 우리 내부에서도 대통령을 쥐고 흔들려는 이들이 많은 모양”이라고 비판했다. 이번 공소 취소 사건의 고위급 검사로 지목된 이들이 직접 해명에 나서기도 했다. 고위급 검사 중 한 명으로 지목된 임은정 서울동부지검장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주고받은 문자 내역을 공개하며 “장관님께 문자메시지와 이메일로 종종 건의사항을 보내고 있는데, 가장 최근 문자를 받은 것은 지난 12월”이라고 밝혔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검사들에게 특정 사건 관련 공소 취소에 대해 말한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정 장관은 “최근 제기된 황당한 음모론으로 인해 진지하게 숙의돼야 할 검찰개혁 논의가 소모적 논쟁에 휩싸이고 있다”며 “다시 건설적인 개혁의 논의에 집중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분명히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의혹이 제기된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냐’는 질문에는 “어디서 문제가 됐는지 조사한다는 게 불가능하고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중요한 검찰개혁 문제가 엉뚱한 데로 빠지지 않았으면 좋겠고, 제 말씀을 국민이 합리적으로 잘 판단해 주시길 바란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치명타 여권 인사들은 불씨를 댕긴 장씨를 향해 “출처를 밝히라”며 근거 제시를 요구했다. 이에 장씨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긴급 라이브’ 공지를 띄우고 “방송 후 한준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저잣거리 소문만도 못한 근거 없는 음모론’이라고 표현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누가 뭐라고 하든 제 취재 내용은 이미 벌어진 일이고 흔들릴 수 없는 팩트”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의원은 ‘누가 말했는지, 어떤 방식으로 전달됐는지 무슨 근거로 확인했는지 하나도 빠짐없이 공개하라’고 하는데 고민해 보겠다”며 “공개할 경우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다만 이날 라이브 방송에서 “죄송하지만 출처를 밝힐 수 없다. 출처를 밝히지 않기로 약속하고 취재했다”며 한 발 물러섰다. 공소 취소를 지시한 정부 고위 관계자의 신원도 “그 사람을 저격하기 위해 해당 취재 내용을 밝힌 것이 아니”라며 공개를 거부했다. 결국 공소 취소에 대한 사실관계는 사라지고 진영 논리와 경쟁구도만 남았다. 또다시 ‘정청래 VS 청와대’ ‘친명 VS 친청’ 프레임이 굳어지면서 오는 8월 치러질 전당대회를 향한 당권 경쟁이 벌써 과열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는 평소 김씨가 운영하는 인터넷 커뮤니티 ‘딴지일보’를 “민심의 척도”로 강조하는 등 김씨와 우호적인 관계였던 만큼 친청·친문계의 모든 행동이 ‘김민석 총리 당대표 차출설에 대응했다’는 주장으로 귀결된다는 해석이다. 그동안 ‘김어준의 뉴스공장’은 김 총리를 견제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서울시장 선거 여론조사에 이름을 넣지 말아달라”는 총리실의 요청이 있었음에도 “내가 알아서 하겠다”며 거부하거나 이 대통령의 순방 기간에 벌어진 중동 사태에 대한 국무총리실의 대응을 두고 “국무회의도 없었다”며 국정 공백을 지적했다. 이에 총리실은 “대통령 순방 중에 정부는 중동 상황 발발 직후부터 매일 오후 비상 점검을 위한 관계 장관회의를 개최했다. 회의 후에는 대국민 브리핑을 진행해 왔다”고 직접 해명하기도 했다. 검찰개혁 뒷다리만 최근에는 ‘KTV 이매진(KTV의 유튜브 채널)’에 공개된 이재명 대통령의 싱가포르·필리핀 국빈 방문 출국길 영상을 논란 삼으면서 직접적으로 정부와 각을 세웠다. 해당 영상에 이 대통령과 정 대표가 악수하는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발견한 정 대표 지지자들이 ‘딴지일보’ 게시판을 통해 “의도적 삭제”라고 반발한 것. 김씨는 자신의 방송을 통해 “대통령과 당 대표자의 악수 장면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실수일 수 있다”면서도 “그런 실수가 민주정부 정권 재창출을 막으려는 악의적인 시도에 이용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몇 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않았다. 조금씩 갈라지던 민주당 지지층이 이번 사태를 통해 정면으로 충돌하면서 누적된 갈등이 분출된 것으로 보인다. 공소 취소라는 민감한 소재에 대통령을 엮었다는 점이 도화선으로 작용한 것이다. 김씨와 정 대표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민주 진영에 내분을 일으켜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는다는 게 이 대통령 지지자들의 설명이다. 기존 지지자와 더불어 ‘뉴이재명’으로 분류되는 이들은 전통 민주당 당권파와 다른 양상을 띠면서 표심이 어디를 향할지 예측할 수 없다는 특징을 지녔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권 투쟁 전선이 넓어진 것 역시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과 ‘당심(당원의 의중)’이 대척점에 서면서 모든 사안이 권력투쟁으로 흘러가기 때문이다. 이미 민주당 몇몇 의원들은 ‘공취모(이재명 공소 취소와 국정조사 추진을 위한 의원 모임)’를 중심으로 움직임에 나섰지만, 외부에서 여론을 흔드는 식으로 접근해서는 현 정부에 오히려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대통령의 뜻’인지 ‘참칭’인지조차 불분명한 상황에서 대통령 직접 개입이라는 최대 해석을 전제로 했다는 점에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며 “정치적 파장이 큰 주장일수록 더 엄격한 증거 기준이 요구된다는 것을 잘 알면서 이렇게 음모론적으로 접근하는 이유는 대체 무엇 때문이냐”고 되묻기도 했다. ‘김어준 VS 청와대’ 유튜버에 휘청 8월 전대 앞두고 사방서 권력투쟁 정 대표는 “당에서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며 갈등 진화에 나섰다. 그는 “윤석열 검찰 독재정권 치하도 아니고 가장 민주적인 이정부에서 이런 일은 상상할 수 없다”며 “있을 수도 없는 일이지만, 있어서도 안 되는 일이고 실제로 있는 일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소 취소는 거래로 될 일이 아니”라며 “합법적인 방법인 국정조사와 특검으로 윤석열 정권 치하에서 벌어진 조작 기소 사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조치와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대표와 김씨가 친분이 두터운 사이이나 강경 대응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자 수습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갈등 진화에도 민주 진영 커뮤니티는 이미 격양된 사용자들의 게시글로 도배가 됐다. “이 대통령이 보완수사권을 갖고 거래를 시도했다”는 주장이 있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유튜버가 정부를 흔드는 게 말이 되느냐”며 비대해진 유튜브 권력을 규탄하기도 했다. 정부의 검찰개혁인 이른바 ‘정부안’에 반대하는 세력이 의도적으로 공소 취소 거래설을 퍼뜨린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빛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친명·친청계 유튜버들이 이번 사태에 대거 참전해 분석에 나섰고, 해당 주장은 게시글로 가공돼 또다시 커뮤니티로 퍼지는 순환이 이어졌다. 청와대는 이번 논란에 대해 공식 대응을 삼가고 있다. 해명할 가치가 없을뿐더러 사사건건 대응한다면 오히려 국정 운영에 힘만 빠진다는 점에서다. 일각에서는 이번 사태가 일종의 ‘프레임 작전’이라며 상대방에 휘둘려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민주당 노종면 의원은 “‘거래설 제기’가 정말인지부터 확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별도 방송을 확인한 결과 어디에서도 ‘우리 정부 고위 관계자가 검찰과 공소 취소로 거래를 시도했다’는 말은 없었다”고 밝혔다. 노 의원은 ‘검찰개혁-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를 추적했다. 노 의원은 “네이버 기사 검색 결과에 따르면 가장 먼저 거래설을 띄운 건 <조선일보>”라며 “장씨의 주장 전체를 거래설 제기로 인식케 하는 교묘한 프레임이라 할 만하다. 이후 나온 보도들에서는 대놓고 거래설 제기로 규정했다”고 말했다. 배후는 누구? 이어 “장씨가 거론한 ‘거래’는 ‘우리랑 거래하자는 거구나’라는 검찰의 일방적 반응을 전하면서 말한 게 전부”라고 말했다. 논란의 문장 자체를 ‘거래 시도’로 해석한다면 해석하는 쪽과 다퉈야 할 문제라는 것이다. 아울러 장씨를 향해 “섣부르고 무책임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다”면서도 “프레임에 갇혀 지금처럼 우리끼리 싸우면 별것도 아닌 것만 나와도 수습하기 어렵다. 잠시 숨을 고르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칼 빼든 민주당 “법적 조치 나서겠다” 더불어민주당이 공소 취소설을 제기한 MBC 기자 출신 장인수씨를 고발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공소 취소 거래설에 대해 강력 대응 방침을 밝힌 데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12일 민주당 국민소통위원장인 김현 의원과 허위조작 정보 대응 특별위원회 부위원장인 김동아 의원은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씨를 정보통신망법 제70조 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혐의로 고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논란이 된 발언이 ‘대통령과 정부의 명예를 훼손하는 허위 주장’이라는 게 주요 골자다. 앞서 시민단체인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은 장씨와 더불어 김어준씨를 정보통신망법상 허위사실적시 명예훼손과 형법상 위계에 의한 업무방해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사세행은 “김씨는 장씨 발언 내용에 대해 방송 이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장씨의 발언을 사전에 승인하고 그대로 방송에 출연시켰다”며 “장씨와 함께 공동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 정 장관의 검찰개혁 업무 특히 공소청법 및 중수청법 입법 추진을 심대하게 방해했다”고 설명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