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불 대란’ 머지포인트 사태 최후

대표는 법으로, 피해 해소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금융범죄가 일어나면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로 향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 법의 철퇴를 맞아도 피해 복구는 요원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규모 환불 대란’을 일으킨 머지포인트 판매 중단 사태도 마찬가지다. 관계자에게는 법의 심판이 내려질 예정이지만 그 뒤로 소비자만 덩그러니 남는 모양새다.

지난해 8월 서울 영등포구에 있는 한 사무실이 몰려든 사람으로 발 디딜 틈 없이 꽉 찼다. 이들은 관계자를 향해 고성을 질렀고 욕설이 오가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계속됐다. 머지포인트 운영사 머지플러스 본사 사무실에서 일어난 일이다. 갑작스레 포인트 운영이 중단되고 사용처가 대폭 축소되자 환불을 요구하는 고객이 사무실을 찾은 것이다.

벌써 1년

머지포인트는 모바일 플랫폼 업체 머지플러스가 ‘무제한 20% 할인’을 내건 선불 할인 서비스다. 예를 들어 e커머스 등에서 8만원어치 포인트를 사면 제휴사에서 10만원어치를 쓸 수 있는 구조다. 대형마트와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200여개에서 300억~400억원 규모의 거래를 해왔다. 

큰 폭의 할인율 때문에 대량의 머지포인트를 구매했던 고객은 ‘뒤통수를 맞은’ 상황에 처했다. 전액 환불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졌지만 머지플러스에서는 이렇다 할 답변을 내놓지 못한 채 시간만 흘렀다. 한국소비자원이 나섰지만 피해 규모가 커 결국 해를 넘기고 말았다. 그마저도 만족스러운 결과는 아니었다.

검찰은 지난 11일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 11부 심리로 열린 사기,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권보군 머지플러스 최고전략책임자에게 징역 14년을 구형했다. 같은 혐의를 받는 권남희 머지플러스 대표에게는 징역 6년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상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권모 머지서포터 대표이사에게는 징역 3년을 선고해달라고 요청했다.


또 권 최고전략책임자에 대해 53억3165만5903원을, 권 머지서포터 대표에게는 7억1615만7563원을 추징해달라고 했다. 

이들은 2020년 5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머니머지 20% 할인 판매로 고액 적자가 누적돼 정상적인 사업운영이 어려워졌음에도 57만명에 달하는 피해자에게 고지하지 않고 2521억원의 머지머니를 판매해 편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8월 환불 대란
검찰 6~14년 중형 구형

또 전자금융업자 등록요건을 갖추지 못해 사업 중단 위기를 맞고 누적적자를 감당할 재원이 없는 와중에도 ‘돌려막기’식으로 머지포인트 결제대금을 지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과정에서 이들은 금융위원회에 등록하지 않고 선불 전자 지급수단 머지머니의 발행·관리업을 영위하고, 20% 할인결제를 제공하는 ‘VIP 구독서비스’ 이용자에게 결제대금을 정산해주는 전자지급결제대행업을 영위한 혐의도 받고 있다. 

권 최고전략책임자는 남매인 권 대표와 공모해 2019년 8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머지오피스 법인자금을 신용카드 대금이나 가족생활비, 주식투자, 생활비, 교회헌금, 차량 리스비 등을 사용해 67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도 받는다. 검찰은 머지포인트 매수자의 실피해액을 751억원, 제휴사 피해액을 253억원으로 산정했다. 

문제는 피해자에 대한 피해 복구다. 지난해 9월 한국소비자원은 머지포인트로 집단분쟁조정 신청을 받았다. 집단분쟁조정은 한국소비자원이 다수의 소비자가 유사한 피해를 겪었을 경우 신속한 구제를 위해 조정위원회에 일괄적으로 분쟁조정을 신청할 수 있는 제도다.


올해 6월에야 환급 조정 결정이 나왔는데 이를 통보받은 사건 분쟁조정 당사자인 18개 사업자 모두 조정안을 거절했다. 

한국소비자원 소비자분쟁조정위원회는 머지포인트를 판매한 머지플러스의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하고 권 대표이사와 권 최고전략책임자, 머지서포터가 연대 책임을 지도록 결정했다. 이어 통신판매업자, 위메프·티몬·11번가·롯데쇼핑·인터파크·지마켓·글로벌 등 통신판매중개업자, GS리테일과 BGF리테일 등 오프라인 판매업자에도 일부 책임을 부담하도록 했다. 

피해자 구제 전혀 안 돼
절반 가까이 소송 포기

그러나 관련된 16개 사업자와 권 대표, 권 최고전략책임자 등은 모두 이 같은 조정 결정 수용을 거부했다. 분쟁조정위의 조정 결정은 당사자가 수락하면 재판상의 화해 효력을 발휘하지만 불성립으로 종결되면 피해자는 별도 민사소송이나 소액사건 심판제도 등을 이용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피해자 입장에서는 피해 해소에 더 많은 힘을 쏟아야 하고 동시에 언제 환급이 가능할지 알 수 없다는 뜻이다. 

실제 머지포인트 사태가 일어난 지 1년이 넘었지만 피해 복구가 이뤄진 피해자는 단 한 명도 없는 상황이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머지포인트 사태와 관련해 한국소비자원에 집단분쟁조정을 신청해 배상 대상이 된 피해자는 5467명으로 피해액은 21억8000만원 정도다. 

박 의원은 “피해자들은 머지포인트 사태 이후 1년 넘게 피해 금액을 환급받으려고 노력했지만 여전히 단 1원의 금액조차 환급받지 못한 채 기나긴 싸움을 지속하고 있다”며 “피해자들이 하루빨리 고통 속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한국소비자원의 빠른 대처 방안과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더 큰 문제는 집단분쟁조정 신청인의 절반 가까이가 한국소비자원의 소송 지원을 포기했다는 점이다. 국회 정무위 소속 국민의힘 유의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 제출한 국감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마감된 소송 지원에 2886명만이 신청했다. 2581명(47%)은 소송 지원을 포기한 것이다.

소송 지원은 기존의 집단분쟁에 신청했던 피해자를 대상으로 한다. 5467명 가운데 절반 정도는 환급을 포기한 셈이다.

포기한다?

유 의원은 “환불 등 적극적 피해보상을 기대했던 피해자 입장에서 보면 희망고문의 연속일 뿐”이라면서 “변호사 수임료 일부를 지원하는 현재의 소송 지원제도를 실효성 있는 구제방안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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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변곡점’ 의정 갈등 엔드게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구성원의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수장이 반년 만에 끌려 내려왔다. 막말에 가까운 강한 발언과 제멋대로인 행보가 탄핵을 불렀다. 강성 수장이 물러나면서 변화를 기대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대화의 문이 열릴 것인가, 더 높은 벽이 쌓일 것인가.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전 회장이 3년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하고 탄핵당했다. 지난 5월 취임 이후 6개월 만으로 의협 역사상 2번째, 최단기간 내 불명예 퇴진한 회장이 됐다. 첫 번째는 2014년 4월 임기 1년여를 앞두고 탄핵당한 노환규 전 회장이다. 두 번째 최단기간 의협은 지난 10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서 임시대의원총회를 열고 임 전 회장의 불신임안을 처리했다. 참석 의원 224명 가운데 170명(75.9%)이 찬성했다. 반대는 50명, 기권 4명이다. 전체 대의원 249명 가운데 224명(91.1%)이 표결에 참여했다. 의협 정관에 따르면, 회장 불신임안은 제적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하고, 출석 대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지난 3월 임 전 회장은 선거서 유효 투표수 3만3084표 중 2만1646표를 받아 당선됐다. 65.43%의 압도적인 지지다. 의협 회장 선거는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발표로 의정 갈등 수위가 높아지고 있을 무렵에 치러졌다. 전공의가 병원을 떠났고 정부가 ‘2000명’을 강조하던 시기였다. 의협 회원들은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분류되는 임 전 회장에게 힘을 실었다. 임 전 회장의 어깨에 너무 힘이 들어갔던 것일까? 임 전 회장의 언행은 사사건건 도마 위에 올랐다. SNS에 올린 글, 공식 석상서 했던 발언 등이 막말 논란으로 번졌고, 단식투쟁 등의 행보는 ‘쇼’라는 비판을 받았다. 무엇보다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 비대위원장과 갈등을 빚으면서 의료계 내부 분열을 조장한다는 지적이 뼈아팠다. 임 전 회장이 8개월 동안 보여준 모습은 고스란히 탄핵 사유가 됐다. 의협 회원 사이에서는 임 전 회장이 SNS로 막말과 실언을 해 의사단체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또 ‘임 회장이 전공의 지원금을 빼돌렸다’는 허위 비방 글을 올린 시도의사회 임원에게 고소 취하 대가로 1억원을 요구한 사실이 녹취록을 통해 알려져 논란이 불거졌다. 특정 인물에 대한 수위 높은 비판은 여론의 역풍을 불렀다.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겨냥해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개소리”라고 비난하는 글을 올렸다가 환자를 비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임현택, 6개월 만에 탄핵당해 막말 논란·의대 증원 못 막아 또 2021년 한 의사가 80대 환자에게 ‘맥페란’ 주사제를 투여한 뒤 부작용이 나타나 기소된 재판에 대해서도 도 넘는 발언을 쏟아냈다. 이른바 ‘맥페란 재판’ 항소심서 판사가 1심의 금고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해당 의사의 항소를 기각하자 “이 여자 제정신입니까?”라는 글을 SNS에 올린 것이다. 임 전 회장의 발언에 법원은 이례적으로 “재판장의 인격에 대한 심각한 모욕일 뿐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크게 훼손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공개적으로 유감을 표명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와 관련해 기각·각하 결정을 내린 재판장이 ‘회유’받았을 것이라는 주장으로도 입길에 올랐다. 서울고등법원 재판부가 결정을 내린 다음 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재판장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지난 정권에서는 고법 판사들이 차후 승진으로 법원장으로 갈 수 있는 그런 길이 있었는데 제도가 바뀐 다음에는 그런 통로가 막혀서 이분이 아마 어느 정도 대법관에 대한 회유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있다” 말했다. 서울고법은 법원 명의로 입장문을 내고 “해당 단체장의 아무런 객관적 근거가 없는 추측성 발언은 재판장의 명예와 인격에 대한 심대한 모욕”이라면서 “사법부 독립에 관한 국민의 신뢰를 현저히 침해할 수 있는 매우 부적절한 언사다.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여기에 결정적으로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점, 간호법 제정을 저지하지 못한 점이 탄핵 사유로 꼽혔다. 임 전 회장은 총회를 앞두고 의사 회원들에게 사과하고 페이스북 계정을 삭제하는 등 재신임을 호소했지만 반전은 없었다. 회장을 탄핵한 의협은 비대위원회 체제로 전환하고 지난 13일 새로운 회장 선거 전까지 단체를 이끌 비대위원장을 뽑았다. 그 결과 박형욱 대한의학회 부회장이 1차 투표서 총 유효 투표수 233표 중 123표(52.8%)를 얻어 과반으로 당선이 확정됐다. 임기는 내년 1월 차기 회장이 선출될 때까지다. 뒤늦게 호소했지만…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정부는 의료 파탄이란 시한폭탄을 장착해놨다”며 “정말 대화를 원한다면 정부는 먼저 시한폭탄을 멈춰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대위원들의 합의에 기초해 입장과 행동을 결정할 것”이라며 “비대위 운영서 소외돼왔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의 견해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게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전 회장이 물러나고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등장하면서 의협의 투쟁 방향에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커졌다. 일각에서는 의협의 이번 행보를 의정 갈등의 중요한 변곡점으로 보고 있다. 강성 회장을 필두로 정부와 강하게 대립했던 이전 모습서 벗어나 대화에 참여할 것이라는 의견과 이전보다 더 수위 높은 대정부 투쟁이 예상된다는 의견으로 갈리는 중이다. 후자의 배경에는 대전협이 있다. 앞서 박단 비대위원장 등 전공의 70여명은 전날 의협 대의원들에게 “비대위원장으로 박형욱 교수를 추천한다”는 메시지를 보내 공개 지지 의사를 드러냈다. 대의원회서도 박단 비대위원장의 공개 지지에 대해 경고하는 등 잡음이 일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대전협의 지지를 등에 업은 박형욱 비대위원장이 당선되면서 전공의의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의협과 대전협의 공조가 본격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문제는 양측의 교류가 정부와의 대화로까지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박형욱 비대위원장은 당선 소감부터 정부의 태도 변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변화도 필요하다고 언급했다. 의정 갈등서 줄곧 선봉에 선 전공의들은 ‘의대 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요구사항서 앞으로도 뒤로도 움직인 적이 없다. 전공의의 행보는 의대생, 의대 교수 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영향력 커진 전공의 단체 의료계가 전공의 중심으로 굴러가고 있는 셈이다. 실제 대전협은 지난 11일 출범했던 여야의정협의체(이하 협의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태도를 보인다. 협의체는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불참하고 의료계에서는 학술 단체인 대한의학회와 의대 학장 모임인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만 참석하는 등 ‘반쪽 출범’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협의체의 운영 기한은 올해 말까지로, 다음 달 22~23일 전에 의미 있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태도다. 하지만 박단 비대위원장은 협의체에 대해 ‘무의미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협의체가 첫발을 뗀 11일 SNS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는 전공의와 의대생, 당사자 없이 대화나 하겠다는 한가한 소리를 하고 있다”며 “한 대표는 2025년 의대 모집 정지와 업무개시명령 폐지에 대한 입장부터 명확히 밝히시길 바란다”고 일갈했다. 이어 “눈치만 보며 뭐라도 하는 척만 하겠다면 한동훈의 ‘여야의정 협의체’ 역시 임현택 전 의협 회장의 ‘올바른 의료를 위한 특별위원회(올특위)’와 결국 같은 결말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올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을 하나로 모으기 위해 의협 주도로 구성한 범의료계 특별위원회다. 전공의와 의대생이 해당 위원회에 불참하면서 파행 운영되다 지난 7월 해체됐다. 정부는 협의체서 의료계가 제안한 내용에 대해 “진정성 있게 검토하겠다”는 견해를 밝혔다. 지난 11일 협의체서 의료계는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자율성 보장, 추가 합격 제한 등을 통한 2025학년도 의대 선발 인원 축소 등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윤순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지난 14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면서 “마주 앉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활발한 대화와 소통을 통해 누적된 갈등을 해소하고 신뢰를 회복해 국민이 원하는 결과를 끌어낼 수 있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협과 전공의 등 다른 의료계 단체의 참여를 호소했다. 박단 공개 지지 새 비대위원장 강경 투쟁이냐 VS 노선 변화냐 의료계 내부 상황은 크게 바뀌었지만 향후 상황은 여전히 ‘시계 제로(0)’ 상태다. 임 전 회장과 박단 비대위원장 간 갈등의 불씨도 여전히 살아있다.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요청하는 등 ‘(임 전 회장과)같이 갈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바 있다. 실제 대전협은 임 전 회장의 탄핵을 요청하면서 “이해와 소통이 가능한 새로운 회장을 필두로 의협과 대전협 두 단체가 향후 상호 연대를 구축할 수 있길 기대한다”는 입장문까지 냈다. 임 전 회장의 탄핵안 가결 직후 박 비대위원장이 “결국 모든 길은 바른 길로”라는 내용의 SNS 글을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임 전 회장이 박단 비대위원장을 상대로 반격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임 전 회장은 탄핵 사흘 만에 닫았던 페이스북 계정을 다시 열고 “박단과 그 뒤에서 박단을 배후 조종해 왔던 자들이 무슨 일을 해왔는지 전 의사 회원들에게 아주 상세히 밝히겠다”며 박단 비대위원장을 저격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면서 “의협 대의원회 비대위원장과 의협 회장 선거가 더 이상 왜 필요한가”라면서 “박단이 의협 회장 겸 비대위원장을 맡아 모든 권한과 책임하에 의료 농단을 해결하면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지해주셨던 모든 분에게 우선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이유가 어떻든 회장 취임 전부터 탄핵하겠다고 마음먹고 있던 자들에게 빌미를 주어 넘어간 것 자체가 제 잘못”이라고 주장했다. 또 의협의 근본적인 개혁의 첫걸음으로 의협 대의원회 폐지 등을 내용으로 하는 민법상의 사원총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사원총회는 민법에 규정된 사단법인의 최고의사결정 기관이다. 의협 최고의결기구로 알려진 대의원총회보다 상위에 있고 정관의 규정으로 폐지할 수 없다. 사원총회는 이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나 총 사원 5분의 1 이상이 회의의 목적 사항을 제시해 청구하는 경우 소집될 수 있다. 반격 시작 내부 갈등? 올해 2월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이 10개월째로 접어들었다. 온갖 말이 오갔지만 되짚어보면 조금도 좁혀지지 않은 평행선 상황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정부와 의료계의 대치 상황이 길어질수록 ‘의료 붕괴’는 가시화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이렇게 말했다. “이제는 정말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