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신세계건설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올해 들어 적자가 계속되면서 수익구조에 빨간불이 켜졌고, 덩달아 재무구조 역시 나빠진 상태다.
신세계건설은 올해 3분기 연결기준 누적 매출 1조160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9949억원) 대비 14.24% 증가한 수치다. 건설부문 매출이 1조961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의 94.49%를 차지했다. 매출은 늘었지만 수익성은 나빠졌다. 누적 영업손실은 9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곳곳에 구멍
높은 매출원가 비중이 수익성 뒷걸음질로 연결된 모양새다.
신세계건설이 겪는 어려움은 주택 경기침체에서 비롯된 것이다. 2017년 주택 브랜드 ‘빌리브(VILLIV)’를 선보이면서 주택 공급시장에 힘을 주고자 했지만, 부동산 경기침체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면서 재무구조에 악영향이 생겼다.
외부에서 자금을 수혈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재무상태 역시 눈에 띄게 나빠졌다. 올해 3분기 기준 총차입금은 3785억원으로 늘었고, 부채비율은 470%까지 올랐다. 부채비율의 경우 전년(265%) 대비 200%p 이상 상승했다.
신세계건설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와의 합병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에 나선 상태다. 신세계건설 최대주주는 지분 42.7%를 보유한 이마트이고, 신세계영랑호리조트는 이마트의 완전 자회사다.
실적·재정 악화일로
경기 침체 여파
신세계건설은 신세계영랑호리조트 합병으로 자본 확충과 유동성 확보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신세계건설의 부채비율은 350%대, 차입금의존도는 30% 이하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재무구조 개선 작업이 예고됐음에도 한국기업평가와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16일 신세계건설에 대한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신용등급은 A를 유지했다. ‘신용등급 A, 등급 전망 부정적’은 ‘지금은 신용등급 A를 부여하지만 앞으로 상황에 따라 하향 조정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기업평가는 등급 전망을 바꾼 이유로 ▲미수금에 대한 대손인식이 커지면서 영업 적자가 지속되고 있는 점 ▲현금흐름 저하, 당기순손실에 따른 자본 감소 등 재무 부담 확대 ▲재무구조 개선에 시간이 걸리는 점 등을 제시했다.
실적 부진
실적 부진과 재무상태 악화가 계속되면서, 정두영 신세계건설 대표의 어깨는 나날이 무거워지고 있다. 건설·부동산 경기침체와 기존 진행사업장 수익성 저하 등으로 반전을 도모하기는 쉽지 않은 분위기다.
정 대표는 회사 내에서 26년 동안 근무하면서 각종 프로젝트와 공사 현장, 영업 업무 등을 넘나든 ‘건설통’으로 알려진 인사다. 지난해 10월 이마트 출신인 윤명규 전 대표로부터 신세계건설 대표이사직을 넘겨받은 바 있다.
<heaty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