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성남FC 후원금 의혹’ 의문의 시민단체 추적

희망살림? 롤링주빌리? 주빌리은행?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의 칼끝이 매섭다. 성남FC에 후원금을 낸 기업을 발판 삼아 ‘윗선’을 겨누고 있다. 2018년 고발-경찰의 불송치-고발인의 이의신청-수사무마 의혹-재수사 등 우여곡절을 겪은 사건이 검찰에 이르러 마치 쾌속열차를 탄 듯 질주하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방탄조끼에 균열이 가고 있다. 이 대표는 대선 패배 이후 3개월도 안 돼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대선에서 진 후보는 일정 시간 정치권에서 사라진다는 일종의 관행을 뛰어넘은 행보였다. 당 대표 선거에도 나서 투표율은 낮았지만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당선됐다. 

갑옷 입고
방어했지만…

금배지와 당 대표 간판, 여기에 민주당에서 밀어붙인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은 대선후보 시절부터 숱한 의혹을 받아온 이 대표를 지킬 최후의 보루처럼 여겨졌다. 하지만 한동훈 법무부 장관 취임 이후 조직 정비를 마친 검찰이 수사 속도를 높이면서 이 대표는 벼랑으로 몰리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으로 쌍방울그룹이 수사 선상에 올랐고 최근에는 이 대표의 측근인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가 뇌물 수수 혐의로 구속됐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쌍방울그룹의 전환사채 등을 활용해 거액의 수임료가 대납됐다는 내용이다.

쌍방울그룹 수사 과정에서 이 전 부지사의 뇌물 수수 의혹이 불거졌고 결국 그가 구속되면서 변호사비 대납 의혹 사건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여기에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 수사가 급물살을 타는 중이다.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임 중이던 2015~2017년 두산건설, 네이버 등 6개 기업이 성남FC에 후원금을 내고 민원을 해결했다는 내용이다. 

앞서 검찰은 두산건설 전 대표를 뇌물공여 혐의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을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 위반(제3자 뇌물수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두산건설은 성남FC에 55억원 상당의 광고 후원금을 내고 그 대가로 2015년 두산그룹이 소유한 분당구 정자동 병원 부지 3000여평을 상업용지로 용도변경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다. 

검찰은 이들을 기소하면서 전 성남시 전략추진팀장이 당시 성남시장이던 이 대표, 정책실장이었던 민주당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과 공모했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그러면서 두산건설 외의 5개 기업으로 수사를 확대했다.

당초 경찰은 두산건설 외에 5개 기업에 대해서는 ‘혐의 없음’ 처분한 바 있다. 

두산건설 전 대표 기소
검, 네이버로 수사 확대

5개 기업 중 주목도가 높은 곳은 네이버다. 다른 기업과 달리 ‘우회 지원’이라는 독특한 방식을 통해 성남FC에 후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사단법인 희망살림’에 40억원의 후원금을 냈고, 희망살림은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으로 39억원을 지급했다.

이후 네이버는 정자동에 제2사옥 신축 허가권을 따냈다. 대가성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2015년 5월19일 성남시와 네이버, 희망살림과 성남FC는 ‘빚 탕감 프로젝트 참여와 확대를 위한 협약’을 맺었다. 이날 4자협약식에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과 김진희 당시 네이버 I&S 대표, 곽선우 당시 성남FC 대표, 그리고 민주당 제윤경 전 의원이 희망살림 상임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협약의 골자는 ▲네이버가 희망살림에 2015~2016년 2년간 4회에 걸쳐 10억원씩 총 40억원의 후원금 지급 ▲희망살림이 성남FC에 19억5000만원씩 2년간 39억원을 메인 스폰서 광고비로 지급 ▲성남FC가 ‘롤링주빌리’ 로고를 메인스폰서 광고로 표출 등이다.

네이버의 후원금이 희망살림을 거쳐 성남FC의 광고비로 가는 구조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네이버와 성남FC 사이에 있던 희망살림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국민의힘 김웅 의원이 “저소득층 경제자립을 위한 법인이 갑자기 2년간 네이버로부터 40억원을 후원받았다”며 “네이버가 희망살림을 이용해 성남시에 뇌물을 줬다는 걸 누가 반박하겠는가. 희망살림은 뇌물 퀵배송업체 아닌가 싶다”고 지적하면서 크게 부각됐다. 

두산 잡고
그 다음은?

여기에 오세훈 서울시장은 희망살림이 네이버로부터 후원금을 받아 성남FC 광고비로 사용한 것을 두고 “누가 봐도 정상적이라고 생각하기 어렵다”며 “국감 이후에 자세히 들여다보고 필요하면 감사도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네이버에 집중됐던 의심의 눈초리가 희망살림으로까지 확대되는 모양새다. 

2012년 6월21일 설립된 희망살림은 ‘복지제도에서 소외된 저소득 가구의 경제적 자립과 기부문화 확산을 통한 공동체 의식 함양에 이바지함’을 사업 목적으로 삼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저소득 취약계층 대상 금융복지상담 사업 ▲저소득 취약계층을 위한 기부금 사업 ▲그 밖의 법인의 목적 달성에 필요한 사업 등을 영위하겠다고 명시했다. 2019년 12월 롤링주빌리로 법인명을 변경 등기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에서 희망살림이 부각되는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다. 성남FC에 광고비 명목으로 39억원을 지급한 게 본래의 사업 목적과 전혀 결이 다르다는 것.

2015년 언론 보도에 따르면 희망살림은 2014년 4월부터 2015년 1월까지 대부업체 기부 등으로 51억여원어치의 부실채권을 소각했고 이로 인해 약 800명이 빚에서 벗어났다.

다시 말하면 네이버가 낸 후원금을 원래 목적에 따라 사용했다면 최소 수십명에서 수천명이 ‘빚 탕감’의 혜택을 볼 수 있었다는 뜻이다. 희망살림이 목적 사업을 뒤로하고 성남FC 유니폼에 ‘롤링주빌리’ 로고를 노출하는 데 2년간 39억원을 쓴 것을 두고 끊임없이 뒷말이 나오는 이유다. 

석연치 않은 점은 홍보를 위해 광고비를 들여놓고 ‘기부금품 모집등록’은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기부금품의모집및사용에관한법률 4조(기부금품의 모집등록)에 따르면 1000만원 이상 기부금품을 모집하기 위해선 행정안전부 장관 또는 지자체장에게 모집·사용계획서를 등록해야 한다. 10억원을 기준으로 그 이상은 행안부, 이하는 지자체에 등록하도록 돼있다.


목적 잊고
다른 용도?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희망살림은 2012년 설립 이후 2019년까지 2015년을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지 않았다. 2015년은 희망살림이 성남시·네이버·성남FC 등과 4자협약을 맺은 해다. 그마저도 네이버로부터 받은 돈은 후원금이 아니라 ‘법인회비’ 명목으로 처리됐다. 

당시 희망살림 대표였던 이헌욱 전 GH(경기주택도시공사) 사장은 2015년 3월4일부터 그해 말까지 기부금품을 모집하겠다고 신청했다. 그리고 같은 해 4월7일 사임했다. 이 전 사장이 사임한 날 희망살림 대표로 취임한 김재욱 목사는 대표자만 바꿔 다시 신청했다. 

희망살림이 2016년 4월 서울시에 제출한 ‘기부금품 모집 및 사용명세 보고서’에 따르면 모집금액은 4180만원으로 확인된다. 2015년 3월부터 그해 말까지 약 9개월 동안 기부받은 금액이다. 희망살림은 이 중 ▲부실채권 매입 2266만원 ▲채무자 상담 및 교육 1225만원 ▲제도개선 운동 및 캠페인 598만원 ▲모집비용(운영·관리비 등) 91만5200원을 사용했다.

흥미로운 점은 그 시기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한 또 다른 ‘롤링주빌리’가 있다는 사실이다. 2015년 8월27일 설립된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다. 사단법인 희망살림, 바뀐 이름인 사단법인 롤링주빌리와는 별개의 조직으로, 세간에는 ‘주빌리은행’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명예은행장을 맡은 적이 있고, 현재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원장이 명예은행장으로 돼있다. 


<일요시사>가 단독으로 입수한 ‘롤링주빌리 서울시 기부금품 모집 등록 내역(2015~2021)’에 따르면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는 2015년(10월30일) 제윤경 전 의원, 2017년(1월25일)과 2018년(2월22일), 2019년(2월25일) 유종일 원장을 대표자로 기부금품을 모집하겠다고 등록했다.

4자 협약 후 우회지원
비영리단체 또 있다?

2020년(2월21일)과 지난해(2월25일)는 설은주 현 희망살림 대표가 대표자로 명시됐다.

<일요시사>가 확인한 ‘2015년, 2017~2021년(2016년은 모집기간이 겹쳐 없는 것으로 추정) 모집등록증·사용계획서·사용명세서’ 등을 보면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는 기부금품을 꾸준히 모집한 것으로 확인된다. 모집 목적은 ‘장기연체 부실채권을 매입해 채무자 구제, 채무자 중심의 금융 환경을 위한 토론회, 캠페인, 금융소비자 교육 등을 추진’으로 돼있다. 

2015년(10월30일~2016년 10월29일) 3억7754만7288원, 2017년(1월25일~2018년 1월24일) 1억4661만2534원, 2018년(2월22일~2018년 12월31일) 5650만4263원, 2019년(2월25일~2020년 2월24일) 7166만9178원 등을 모았다. 지난해에는 2월25일부터 올해 2월24일까지 8억7000만원을 모집하겠다고 목표액으로 등록하면서 모집비용으로 1억2600만원을 사용하겠다고 기재했다. 

사단법인 희망살림(롤링주빌리)이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같은 이름의 비영리단체가 만들어진 점, 비슷한 일을 하고 있는데 사단법인은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지 않고 비영리단체는 진행한 점 등에서 의문이 제기됐다. 특히 희망살림의 경우 2015년에만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신청한 점이 의아하다는 반응도 나왔다. 

희망살림과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의 상임이사를 맡고 있는 유순덕씨는 “가계부채의 심각성과 부실채권 시장의 문제가 있다는 걸 알고 희망살림에서 먼저 부실채권 소각운동을 시작했다”며 “하지만 (일처리를 위해서는)이사들이 계속 모여서 승인을 받아야 하는 점 때문에 사단법인에서 하기에는 힘들었다. 그래서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를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당시 교수님들께 금융시장이 잘못됐다는 걸 알리면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리고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이거는 필요한 것이다’라고 하면서 우선 성남시민을 상대로 부실채권 소각 운동을 시작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과정에서 유종일 원장과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명예은행장을 맡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2015년 12월1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제가 유종일 박사님과 주빌리 은행 공동은행장인 거 아시죠?”라는 글을 올린 적 있다. 유 이사는 “명예은행장은 명예직일 뿐 운영에 관여하거나 이사회에 참석하는 등의 권한은 없었다”고 말했다.

기부금품 모집등록과 관련해서는 “서울시에 확인해본 결과 희망살림의 경우 2012~2014년, 2016~2019년 기부금품 모집등록을 하지 않은 게 맞다. 2020년부터 다시 등록했다”며 “2015년에는 따로 사업을 하겠다고 신고한 걸로 알고 있다. 그 당시 일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네이버 때문에 한 게 아니라 사업계획서를 따로 낸 것 같다”고 밝혔다.

같은 이름
다른 목적?

성남공정포럼 관계자는 “사단법인과 비영리단체는 설립 과정이나 운영 방식, 비용 처리 등에 있어서 큰 차이를 보인다. 일반적으로 사단법인이 비영리단체에 비해 엄격한 관리를 받는다는 것”이라며 “사단법인이 있는데도 굳이 비영리단체를 만들어 기부금품을 모집한 이유에 대해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영리단체 롤링주빌리의 경우 롤링주빌리로 고유번호증을 받아놓고 주빌리 은행이라는 실체 없는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며 “수사당국의 철저한 수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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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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