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올투자증권 겨냥 슈퍼개미의 도전

갈등 키우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양동주 기자 = 다올투자증권 주요 주주 사이에서 경영권 갈등이 부각되고 있다. 순식간에 지배력을 끌어올린 2대 주주가 압박 수위를 높여 최대주주를 견제하는 구도가 만들어진 모양새다. 현 시점에서는 어떤 식으로 결론 날지 예측하기 힘들다. 2대 주주의 진짜 노림수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프레스토투자자문은 지난 12월19일, 보도자료를 통해 김기수 프레스토투자자문 대표와 아내 최순자씨가 다올투자증권에 주주서한을 발송했다고 밝혔다. 주주서한에서 가장 핵심이 되는 사안은 이병철 다올금융그룹 회장이 받은 성과보수액 중 일부에 대한 삭감 요구다. 

전면전 수순?

김 대표 측은 “다올투자증권은 2022년 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하는 등 회사의 손실 규모가 급격히 심화하고 있다”며 “책임 경영의 일환으로 이 회장의 보수액을 삭감해 주주들과 임직원의 고통을 분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이 7년 전부터 올해까지 받은 급여 총액은 128억6900만원이다. 성과급을 제외한 이 회장이 수령한 기본급과 업무추진비는 지난해 22개 증권사 개별 연봉 공개 대상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 대표 측은 이 회장의 연봉 삭감을 주장하면서 지배구조 및 보수체계 연차보고서, 회사의 이연된 보수액 또는 지급된 보수액에 대한 조정·환수정책을 근거로 삼았다. 임원과 금융투자 업무 담당자의 비윤리적 행위, 법률 위반, 손실 발생 등의 경우 성과보수액을 환수할 수 있도록 한 부분이다.


유상증자 등을 통한 자본확충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대표 측은 “만기 연장된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익스포저에 대한 만기 시점이 다시 도래하는 등 유동성 관련 위험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최대주주가 참여하는 유상증자 등의 방법을 통해 자본을 확충할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다올투자증권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순자본비율은 274.33%로, 국내 27개 증권사 중 최하위권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자본확충과 리스크 관리 강화를 통한 자본적정성지표 개선이 필요하다는 언급과 함께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 및 무보증사채 등급과 전망을 기존 ‘A(안정적)’에서 ‘A(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다만 관련 업계에서는 김 대표 측이 발송한 주주서한을 단순한 경영상 요구가 아니라, 경영권 분쟁을 의식한 행보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현 경영진과 김 대표 측 사이에 대립구도가 명확해졌다는 것이다.

이 회장은 2017년 다올투자증권의 전신인 KTB투자증권의 지분을 14%가량 확보하면서 2대 주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듬해에는 권성문 전 회장의 지분 전량을 넘겨받으며 최대주주로 등극했다.

부실 경영 오너 책임 부각
경영권 VS 차익 진짜 의도는? 

이 회장이 지배하는 구도로 5년간 이어졌던 다올투자증권 주주 명부에 김 대표가 등장한 건 지난해 4월경이다. 다올투자증권 지분 5% 미만을 보유하고 있던 김 대표 측은 이 무렵 라덕연 일당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으로 다올투자증권 주가가 급락하자 집중적으로 주식 저가 매수에 나섰고, 급기야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김 대표 측 합산 지분율은 14.34%다. 김 대표(7.07%), 최순자씨(6.40%), 김 대표의 가족회사인 순수에셋(0.87%) 등이 지분을 나눠 갖고 있다.

김 대표는 다올투자증권 주식을 최초 취득할 당시만 해도 보유 목적을 ‘일반 투자’로 기재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주주활동을 적극적으로 수행할 계획을 밝히며 ‘경영권 영향’으로 목적을 변경했고, 이 무렵부터 경영권 분쟁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 대표 측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지난해 11월 다올투자증권을 상대로 회계장부·이사회의사록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당시 김 대표 측은 가처분 신청 이유로 주주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회사의 경영 상태를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일각에서는 김 대표가 가처분 신청을 통해 다올투자증권의 재무·회계 상태를 구체적으로 확인한 뒤 추가 지분매입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고 보기도 한다. 다올투자증권은 부동산 경기침체에 따른 PF 리스크가 불거지면서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순손실 667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 회장 측이 확실히 유리한 국면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합산 지분율에서 11%p 가까이 열세에 놓인 김 대표 측이 격차를 좁히는 건 그리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 대표 측이 본격적으로 매수에 나서려면 만만치 않은 자금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속내는?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김 대표 측이 적당한 시점에 차익을 남기고 지분을 청산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기도 한다. 경영권 확보를 위해 최소 수백억원 이상 자금을 투입하는 것보다 투자에 따른 차익 실현을 추구하는 게 현실적이란 판단이다.

<heaty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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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단독] ‘구로발’ 국민의힘 당원 명부 유출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의 한 지역구에서 특정 당의 당원 명부가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총선, 지방선거 등을 치르는 과정에서 일어난 일로, 당 관계자의 업무용 노트북에 담겨있던 정보가 뒤늦게 드러난 것이다. 올림픽 육상 100m 경기를 생각해 보자. 8개 레인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선다. 이 선수들은 국내 선발전에서 1등을 차지했을 것이다. 국가대표로 뽑힌 선수는 올림픽에 출전해 예선을 치르고 결승에서 금메달을 다툰다. 0.01초 차이로 메달 색깔이 달라지는 경기에서 승자는 늘 단 1명뿐이다. 치열한 공천 경쟁 선거는 올림픽보다도 더 확고한 ‘승자 독식’ 구조다. 올림픽에선 2등에게 은메달, 3등에게 동메달이라도 주지만 선거에서 2등은 꼴찌와 같다. 당선자는 후보자에서 국회의원, 시·군·구의원, 구청장·군수, 시·도지사 등으로 신분 상승이 이뤄진다. 명예와 권력을 동시에 거머쥘 수 있는 자리로 순식간에 올라가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선거에 출마하려는 후보들은 당선 가능성이 큰 자리로 몰린다. 어떤 경기든 일단 출발선에 서야 경쟁을 할 수 있듯, 선거에서 공천은 본선으로 가기 위한 1차 관문이 된다. 자리는 하나, 후보는 여럿이니 경쟁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일례로 최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서 불거진 공천 헌금 의혹은 자리를 돈으로 사려 했다는 내용으로, 관련자는 구속됐다. 최근 서울 구로구에서 일어난 당원 명부 유출 의혹도 공천 경쟁 과정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졌다. 당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수십개의 엑셀 파일이 발견됐는데 그중 일부가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였고 이름, 연락처, 거주지 등이 포함된 이 파일이 상대 당의 후보 경선에 사용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2020년 21대 총선 당시 서울 구로을 지역구에서 거물급 인사가 후보로 맞붙었다. 구로을 지역은 서울에서 민주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곳이다. 17대(2004년)부터 지난 22대(2024년) 총선까지 20여년간 민주당이 이겼다. 민주당(당시 통합민주당)이 사상 최악의 패배를 당한 18대 총선에서도 구로을 지역은 넉넉하게 수성한 바 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 발견 이름·연락처·거주지 담겨 구로에서만 평생 살았다는 한 시민은 “선거 때마다 텃밭, 험지 이런 말을 많이 쓰지 않나. 구로는 국민의힘 입장에서 ‘사지’다. 민주당이 아주 꽉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 보니 총선 등에서 민주당 후보가 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몇몇 인사들은 바닥부터 훑어가며 선거를 준비한다. 민주당은 21대 총선 때 구로을 지역 후보로 윤건영 의원을 전략공천 형태로 낙점했다. 윤 의원은 당시 문재인정부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을 맡고 있었다. 현재까지도 문재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자 복심으로 불린다. 국민의힘은 서울 양천을 지역에서 내리 3선을 지낸 김용태 전 의원을 ‘자객’ 공천했다. 민주당의 독식으로 관심 지역에서 벗어나 있던 구로을이 순식간에 ‘격전지’로 떠올랐다. 문제는 구로을 지역 총선 출마를 준비하던 예비후보들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가운데 민주당 조규영 전 서울시의원의 반발이 거셌다. 조 전 시의원은 2006년 지방선거에서 서울 비례대표로 정치권에 입성, 이후 구로2선거구에서 서울시의원으로 재선했다. 조 전 시의원은 최소한 경선은 치를 수 있게 해달라며 민주당의 전략 공천을 비판했다. 당시 조 전 시의원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기존 지역 당원 수보다 더 많은 권리당원을 모았다. 열심히 뛰었다. 누구와 경쟁하든 경선에서 이길 자신이 있었다”며 “그러나 결과는 낙하산 공천이었다. 저는 특혜나 찬스를 원하지 않았다. 공정한 경선만을 바랐다. 낙하산 공천은 공정하지도 않고 본선 경쟁력도 없다”고 강조했다. 어디에 사용했나 조 전 시의원은 노숙 단식까지 해가며 경선을 촉구했지만 결국 낙천했다. 이후 다른 선거에도 출마하지 않았다. 잊히는 듯했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최근 다시 거론되고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업무용 노트북에서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표기된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발견된 것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국민의힘 당원들의 이름과 연락처, 행정동 등이 기재된 엑셀 파일은 ‘(보안철저)저쪽디비’ 폴더에 담겨있었다. 해당 파일의 ‘구분’ 부분에 ‘조규영 일반 당원’이라고 표기돼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가 맞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에 민주당 구로을 국회의원 예비후보였던 조 전 시의원의 이름이 기재돼있다는 점에서 의심이 촉발됐다. 동시에 누가 노트북에 해당 파일을 옮겼는지도 관심사로 떠올랐다. 문서가 발견된 노트북은 2020년 총선 과정에서 당원협의회에 업무용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만 사용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비례대표로 구로구의회에 입성한 A 구의원이 해당 노트북을 사용했다. A 구의원은 2022년 국민의힘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을 받아 당선됐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여성부장을 맡은 이력도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문제의 노트북은 A 구의원이 여성부장으로 활동할 무렵 사용했다가 후임자에게 넘겼다. 그는 “이후 여성부장이 바뀔 때까지 쭉 A 구의원이 가지고 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쉬쉬하다 이제서야 눈여겨볼 대목은 A 구의원의 이력이다. 그는 2022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비례대표 순번을 받아 당선됐지만, 2020년 총선 때까지만 해도 민주당 조 전 시의원을 보좌하는 수행비서 역할을 했다. 실제 조 전 시의원이 예비후보로 선거운동을 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 곳곳에서 A 구의원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A 구의원은 조 전 시의원 낙천 이후 김용태 전 의원 배우자의 수행비서로 발탁됐다. 김 전 의원의 측근이 A 구의원을 추천한 것으로 안다”며 “2020년 총선에서 김 전 의원이 낙선하고 당협위원장으로 있을 당시 A 구의원이 비례대표로 공천받았다”고 설명했다. 민주당 측 정치인을 수행했던 인사가 국민의힘 소속으로 선거에 출마한 데 이어, 그가 직접 사용한 노트북에서 자신이 보좌했던 사람의 이름으로 파일명이 기재된 국민의힘 당원 명부가 발견된 셈이다. A 구의원이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 명부를 민주당 측에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대목이다.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A 구의원이 조 전 시의원을 수행할 당시 지역구 경선을 대비해 당원 명부를 입수한 게 아닌가 싶다”며 “당시 경선까지 진행되지 않았기에 당원 명부가 실제 사용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 문서를 가지고 있었다는 자체만으로도 의아한 점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 관계자는 “사실 이 문제는 올해 1월경에 처음 드러났다. A 구의원이 당원협의회에 노트북을 반납하고 확인하는 과정에서 해당 폴더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동안 ‘쉬쉬’하다가 최근에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왔다”고 설명했다. 당협 회의에서 논의 A 구의원 “문제없다” <일요시사> 취재 결과, A 구의원의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지난 1월 국민의힘 구로구 당원협의회에서 논의됐다. 해당 의혹이 구로 지역에서 확산하자 A 구의원이 먼저 이 문제를 먼저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당원협의회 회의에 참석했던 관계자에 따르면 대부분 위원은 ‘덮고 가자’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문제가 불거지면 지방선거를 망칠 수 있다는 주장이었다. 일부 관계자가 “심각한 개인정보 유출” “해당 행위”라고 주장하면서 조사를 요청했지만 그 수가 많지 않아 관철되지 않았다. 회의에 참석한 한 위원은 “선거를 치르다 보면 당원 명단이 일부 흘러 다니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렇게 명부가 통째로 유출되는 건 심각한 일”이라며 “명백한 해당 행위다. 자체 조사를 통해 징계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윤리위원회 규정 제20조(징계사유)에 따르면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를 했을 때 ▲현행 법령 및 당헌·당규·윤리 규칙을 위반해 당 발전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그 행위의 결과로 민심을 이탈케 했을 때 등의 사유로 징계할 수 있다고 돼있다. 해당 관계자는 A 구의원의 행위가 당에 극히 유해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나오고 있다. 해당 행위? 징계 가능성? A 구의원은 해당 의혹은 전부 해명됐다는 입장이다. 그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당협 회의에서 이 문제가 논의됐는데 문제없다고 결론 났다. (당원 명부 유출 의혹은) 일고의 논의 가치도 없는 주장”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당 의혹을 언급한 제보자에게 허위사실 유포, 명예훼손 등으로 조치할 수 있다는 점을 전해 달라”고 말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