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수완박 VS 검수원복 ‘수사권 파워게임’ 막전막후

거대 야당이냐 산 권력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본격화됐다. 검찰 수사권을 축소하는 법안과 그 틈새를 이용한 시행령이 맞부딪치는 모양새다. 이번 갈등은 야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회와 정부의 기싸움 이상의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검찰의 칼이 겨누는 곳에는 야당 대표가 있다. 

문재인정부와 윤석열정부를 거치면서 검찰 관련 신조어가 늘고 있다. ‘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을 의미하는 검수완박에 이어 ‘검찰 수사권 원상복구’를 뜻하는 검수원복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 정반대의 의미를 가진 두 단어가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과 법무부‧검찰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 

수사권 전쟁
정치권으로

윤정부가 출범한 지 4개월이 지났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의 탄생으로 검찰은 4개월 내내 논란의 중심에 섰다. 대통령 인사 과정에서 검찰 출신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고 검찰인사와 검찰총장 지명 등에 관심이 집중됐다. 이달 들어서는 검찰 수사권을 둘러싼 갈등이 임계점까지 치솟는 모양새다. 

검수원복 시행령(7일), 검수완박 법안 시행(10일) 등 검찰 수사권 관련 굵직한 이슈가 집중됐기 때문. 법안이든 시행령이든 한 번 처리되면 번복은 어렵다. 국회와 법무부·검찰이 첨예하게 대립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특히 검찰이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이후부터는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직후부터 검수완박 법안 관련 권한쟁의심판을 위한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직접 챙겨왔다. 권한쟁의심판은 헌법상의 국가기관 사이에 권한의 존재 여부와 범위에 관해 다툼이 발생한 경우 헌법재판소가 유권 판단을 내리는 절차다.

헌재 재판관 전원(9명)이 심리하고 과반(5명 이상)의 찬성이 있으면 인용·기각·각하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법무부와 검찰이 국회를 상대로 제기한 권한쟁의심판은 구두변론을 거쳐 심리하도록 헌법재판소법에 규정돼있다. 청구인 대표인 한 장관은 공개변론 때 헌재에 직접 출석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법무부가 검수완박 법안 시행을 저지하는 데 사활을 걸었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권한쟁의심판의 쟁점은 지난 4월 개정된 검수완박 법안 이른바 검찰청법‧행사소송법 개정안이 처리된 과정과 그 내용이다.

법안으로 통제 ‘장군’
시행령으로 확대 ‘멍군’

법무부와 검찰은 국회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민주당이 입법 추진 과정에서 ‘의원 위장 탈당’(민형배 의원)과 ‘회기 쪼개기’ 등의 꼼수를 사용해 합리적 토론 기회가 봉쇄됐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기소 기능을 제한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반헌법적 법률이 만들어졌다고 강조했다. 

그에 반해 국회는 헌법에는 검사에게 수사권을 부여한다는 규정이 없고 수사권이 어느 기관에 속하는지는 시대 상황에 따라 법률로서 결정할 문제라는 입장이다. 입법 과정에서도 절차를 제대로 지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권한쟁의심판으로 고조된 갈등은 법무부가 검수완박 법안 시행령인 ‘검사의 수사 개시 범죄 범위에 관한 규정’ 개정안을 들고 나오면서 최고조에 달했다.

검수원복 시행령은 지난 1일 차관회의를 통과한 데 이어 7일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의결됐다. 시행령은 검수완박 법안으로 2대 범죄(부패·경제범죄)로 줄어든 검찰 수사권에 관해 포괄적 정의를 새로 제시한 게 골자다. 수사 가능 범죄의 죄목을 추가하는 방법으로 검찰 수사권을 넓히는 방안을 담았다. 

검수완박 법안이 시행되면 검사가 직접수사에 착수할 수 있는 범죄가 현행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에서 ‘부패범죄, 경제범죄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 범죄’로 축소되는 데 대한 대응이다. 

민주당 VS
법무부·검찰

예를 들어 공직자 범죄 중 ‘직권남용’ ‘허위공문서 작성’ 등은 뇌물 등과 함께 부패범죄의 전형적인 유형이고, 선거범죄 중 ‘매수 및 이해유도’ ‘기부행위’ 등은 금권선거의 대표 유형이라 부패범죄로 규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마약류 유통 관련 범죄’와 서민을 갈취하는 폭력 조직·기업형 조폭‧보이스피싱 등 ‘경제범죄를 목적으로 하는 조직범죄’를 경제범죄로 정의해 검찰이 수사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사법질서 저해 범죄와 개별 법률이 검사에게 고발·수사 의뢰하도록 한 범죄도 ‘중요범죄’로 지정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게 했다.

‘직접 관련성’과 연관해서는 입법예고안보다 더 확대되는 형태로 변했다.

입법예고안은 경찰 송치사건 중 검사가 보완수사할 수 있는 범위를 ‘직접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제한됐던 시행령 규정에 대해 ‘범인, 범죄 사실 또는 증거가 공통되는 경우’에는 수사를 허용하는 식으로 그 범위를 넓혔는데, 의결안에는 ‘직접 관련성’ 관련 조항이 아예 삭제됐다. 

경찰 송치사건 중 검찰이 보완수사할 수 있는 범위가 더 늘어나는 셈이다. 법무부는 구체적인 실무 사례와 판례를 통해 관련성에 대한 합리적 기준을 마련해나가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에 삭제된 조항이 무분별한 별건 수사를 막기 위한 취지로 도입됐던 내용이어서 전문 삭제에 대한 비판이 나올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검수원복 시행령이 검수완박 법안 시행일인 10일부터 시행되면서 민주당과 경찰, 시민단체 등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반발에도
강행 기류

지난 6일 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윤석열정부 검찰이 정치보복·야당 탄압에 앞장서는 마당에 위법한 시행령까지 통과된다면 역사는 다시금 거꾸로 돌아갈 것이다. 국민의 인권은 권력 앞에 쉽게 짓밟히고 진실과 상관없는 표적수사 혹은 은폐수사가 언제라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반발했다.

이어 “국민 삶은 제대로 돌보지 못하면서 검찰의 무한 권력만 되찾겠다는 윤석열정부의 아집은 국민에 대한 배신행위”라고 강조했다.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는 검수완박 법안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전 서면 답변에서 “절차상‧내용상의 문제가 있어 시행된다면 범죄 대응 역량 약화로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호하기 어려운 결과로 돌아갈 것”이라고 검수완박 법안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이 시행된다면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하는 범죄나 내부 고발 등 공익신고 사건 등에 대해 국민의 재판 절차 진술권이 침해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자는 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참사 범죄 등 국민의 생명과 신체, 안전에 직결되는 범죄를 검찰이 수사하지 못하게 되면 국민의 기본권을 충실히 보호하지 못하는 결과에 이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검수완박 법안 중 수사 검사와 기소 검사를 분리하는 조항에 대해서도 수사와 기소는 유기적으로 결합해 있어 실무상 분리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검수원복 시행령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지지 의사를 보였다. 이 후보자는 시행령이 위임 범위를 벗어난 법률 위반이라는 지적에 “법률이 위임한 범위 내에서 개정한 것”이라며 “검찰청법은 일반적인 수사 개시 범위를 규정하되, 구체적·개별적 범위는 대통령령에 위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권한쟁의심판 이어
한날한시에 시행돼

그러면서 지난해 수사권 조정 이후 1년8개월 동안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에서 범죄 대응에 문제점이 확인됐고 실무상 문제점에 대해서는 시행령 소관 부처인 법무부에 의견을 개진했다고 밝혔다. 검수완박과 검수원복에 대한 검찰총장 후보자의 확실한 입장 표명으로 민주당과 법무부·검찰의 전선은 확대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검수완박 법안 시행으로 좁혀놓은 검찰 수사권 범위가 검수원복 시행령으로 다시 넓어지면서 검찰은 한창 벼르던 칼을 쥘 수 있게 됐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향한 검찰의 칼끝이 한층 날카로워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실제 이 대표는 검찰의 수사에 벼랑 끝까지 떠밀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성남시 백현동 특혜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자택 옆집 경기주택도시공사(GH) 합숙소 비선캠프 의혹 등을 받고 있고 이 대표의 아내 김혜경 여사는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에 휘말려 있다.

이 대표의 장남도 ▲불법 도박 및 성매매 의혹으로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이다.

이 대표는 검찰의 소환 조사에 불응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상태다. 지난 6일 민주당 안호영 수석대변인은 “이 대표는 검찰의 서면조사 요구를 받아들여 서면진술 답변을 했으므로 출석 요구 사유가 소멸돼 출석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의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고발사건과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출석을 요구한 바 있다. 

그 너머
노린다?

이 후보자는 “(이 대표에게)충분히 진술할 기회를 드린 것”이라며 “서면질의서에 대한 답변을 요청했는데 기한이 지난 이후에도 아무런 말씀이 없어서 불가피하게 소환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정치적 의도는 없다는 입장이다. 한 장관 역시 민주당이 이 대표 소환 통보를 ‘전쟁’에 빗댄 것을 두고 “이건 전쟁이 아니라 범죄수사”라고 맞받았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 ‘이재명 VS 김건희 공방전’

지난 5일 열린 이원석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검찰 수사,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 수사에 대한 공방전이었다. 

민주당 측은 윤석열정부 검찰이 과거 정권에 대한 먼지털이식 수사를 하고 있다며 날을 세웠고 국민의힘은 정당한 수사에 대해 야당이 정치적 공세를 펴고 있다고 대응했다. 

이 후보자는 ‘윤석열 사단’으로 분류되면서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휘말렸다.

그는 “밖에서 염려하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면서 “검찰의 중립성은 국민 신뢰의 밑바탕이자 뿌리로, 검찰 구성원 모두 중립성이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만큼 이 가치를 소중하게 지키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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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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