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좌초 위기’ 신도림 293번지 재개발 속사정

3조 초대형 프로젝트 백지화?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은 2000년대 들어 눈부신 발전을 거듭했다. 공업지역이 아파트 단지로 변모하고 대형 상업시설이 들어오면서 구로구서 가장 ‘비싼’ 동네가 됐다. 이제 남은 곳은 ‘신도림동 293번지 일대’. 신도림동의 마지막 불모지로 불리는 지역이다.

지하철 1·2호선이 지나가는 신도림역은 ‘환승지옥’이라고 불릴 만큼 혼잡도가 높다. 신도림역을 이용하진 않아도 이름은 알 정도로 악명이 높은 환승역이다. 과거에는 환승 승객이 대다수를 차지했지만 역 주변이 발전하면서 승·하차 인구도 크게 늘었다. 

하나 남은
낙후 지역

신도림동은 신도림역을 중심으로 크게 성장했다. 대단지 아파트를 비롯해 현대백화점 디큐브시티 등 상업시설이 들어서면서 구로구서 가장 발전한 지역으로 성장했다. 반면 준공업지역인 신도림동 293번지 일대는 여전히 낙후된 상태다. 소규모 공장과 연립주택 등이 많아 잘 정비된 지역과 비교해 유독 이질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신도림동 293번지 일대는 2009년 서울시가 마련한 ‘준공업지역 종합발전계획’에 따라 2012년 우선정비대상구역으로 지정됐다. 지하철 2호선 도림천역 일대 19만6648㎡ 규모의 낙후 지역에 아파트, 지식산업센터 등을 짓는 공사비 3조원의 초대형 사업으로 정식 명칭은 ‘신도림 도시환경정비사업’이다.

2006년부터 추진위원회, (가칭)조합설립 추진위원회, 주민대표회의 등 여러 단체들이 난립하다가 현재 ‘신도림 도시환경정비사업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가 사업 진행을 주도하고 있다. 눈여겨볼 부분은 조합이 아닌 ‘토지등소유자’ 방식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구로구청은 주민을 상대로 사업방식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 토지등소유자 방식이 가장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 방식은 별도의 조합 설립 없이 토지등소유자가 주체가 돼 사업을 이끄는 것으로, 조합 방식에 비해 신속하게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토지등소유자가 재개발사업을 시행하려는 경우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기 전 사업시행계획서에 대해 토지등소유자의 75% 이상, 토지 면적의 50% 이상 토지소유자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추진위에 따르면 2019년 전체 토지등소유자(965명) 가운데 3분의2 이상(685명)의 동의를 받아 건축심의를 완료했다. 이후 2021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이 반려된 끝에 토지등소유자 4분의3 이상(728명)의 동의를 받아 지난해 9월 다시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공사비 3조원, 6만평 규모
아파트·지식산업센터 예정

문제는 최근 추진위와 구로구청 사이에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빚어지면서 사업이 ‘올스톱’ 상태에 빠졌다는 점이다. 교육환경평가를 두고 추진위와 구로구청의 입장이 크게 엇갈리고 있는 것.

교육환경평가는 교육환경의 근본적인 확보와 학생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학교 예정지나 기존 학교 일대의 위치, 교통, 일조, 지형, 환경, 위험시설, 공공시설 등의 항목을 평가해 위해성이 있는 환경은 사전에 배제하거나 최소화하기 위한 제도다. 개발사업을 진행할 경우 교육환경평가서를 관할 교육감에 제출하고 승인을 받아야 한다. 

추진위는 아직 교육환경평가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구로구청은 추진위가 교육환경평가서를 승인받지 못한 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한 부분이 ‘절차상 하자’라고 보고 신청서를 반려하겠다는 입장을 통지했다. 교육환경평가를 완료하고 토지등소유자의 동의서를 다시 받아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신청하라는 입장이다. 


구로구청은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과 시행령, ‘교육환경보호에관한법률’(교육환경법) 시행령 등에 의거해 “사업시행자는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 전에 사업시행계획서 작성 시 교육환경평가 결과 및 교육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계획 등을 포함해 작성하고 토지등소유자 동의서를 징구하도록 규정함”이라고 설명했다.

다시 말해 현재 추진위가 제출한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서는 교육환경평가에 대한 내용 없이 토지등소유자의 동의를 받았기 때문에 무효라는 것이다.

재수 끝에
3차 신청

한복순 추진위원장은 “55개 유관 부서 중 53개 기관과 인가 협의를 완료하고 교육환경평가를 비롯한 국토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이하 중토위) 절차만 남겨두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 중 중토위 절차는 구로구청서 진행하는 것이라 실질적으로는 교육환경평가만 남은 셈”이라고 설명했다. 

추진위는 교육환경평가에 대해 할 말이 많다는 입장이다. 2017년 2월 교육환경법이 시행되면서 학교나 교육환경보호구역이 재건축‧재개발 정비구역에 포함된 경우 반드시 교육환경평가서 승인을 받도록 했다. 법이 시행되기 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경우에도 예외는 없었다. 

한 위원장은 “2019년 7월 서울남부교육청에 교육환경평가서를 제출하고 한국교육환경보호원과 협의하는 과정서 지난해 3월 공문 한 건을 발견했다”며 “2011년 구로구청과 서울남부교육청이 협의한 내용이 담긴 문서였다”고 설명했다.

추진위에 따르면 공문에 담긴 협의 내용에는 교육환경평가에 대한 내용이 정확하게 명시돼있지 않았다. 

추진위는 해당 공문을 근거로 이의 신청을 진행했고 교육부는 지난 5월 신도림 정비사업이 교육환경평가 대상인지 법제처에 질의했다. 법제처는 교육환경법이 시행되기 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정비사업 역시 교육환경평가서를 제출하고 승인받아야 한다는 유권해석을 내놨다.

구로구청은 법제처의 답변을 근거로 추진위의 사업시행계획 인가를 반려하겠다는 입장이다.

반려하면
백지화?

추진위 측은 교육환경평가를 받지 않겠다는 것도 아니고 이미 진행 중인 사안인데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을 반려하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구로구청서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서를 되돌려 보내면 총회를 열 수 없는 토지등소유자 방식의 특성상 모든 절차를 원점서 다시 시작해야 한다고 항변했다. 

한 위원장은 “구로구청의 결정에 따라 건축심의를 위한 동의서(전체 토지등소유자의 3분의2 이상), 사업시행계획 동의서(전체 토지등소유자의 4분의3 이상)가 무용지물이 되는 것은 물론 200억원 이상 사용한 사업비 손실도 불가피하다”며 “사업 자체가 좌초될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추진위는 ‘윤석열 대통령님께 호소합니다. 구로구청의 부당한 행정처리를 막아주십시오!’라는 제목의 광고를 일간지에 게재했다. 동의서를 받은 이후 사업시행계획이 변경됐다는 것을 이유로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의사 표시를 무효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위험하고 낙후된 환경서 벗어나 새로운 안전한 보금자리에 안착할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또 구로구청의 사전통지에 법무법인의 의견서를 받아 회신했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의견서에 따르면 “제출된 사업시행계획서에 교육환경 영향평가 결과 및 교육환경 보호를 위한 조치계획 등 내용을 포함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현 상황서 곧바로 반려하는 것은 인가권자의 재량권 남용에 해당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또 다른 법무법인은 “추진위가 교육환경평가서를 제출해 사업시행계획안이 일부 변경된다고 해도 정비 사업비를 10% 범위서 변경하는 경우, 대지면적을 10% 범위서 변경하는 경우 ‘경미한 변경사항’으로 정하고 있다”며 “교육환경평가서의 제출로 인한 사업시행계획 변경은 경미한 변경사항에 준한다고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교육환경평가’ 쟁점으로
떼쓰기냐, 직권남용이냐

다시 말해 사업시행계획안이 일부 변경되더라도 기존 토지등소유자의 동의 의사표시가 무효가 되는 게 아니니 동의서를 새로 받을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추진위서 신문광고, 소식지 배포 등 사업 관련 정보를 전달하면서 구로구민 사이에서는 갑론을박이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구로구민은 “지자체에서는 허가권자가 말 그대로 왕이다. 구로구에서는 구청장이 왕인 셈이다. 선거 기간에는 신도림동 293번지 재개발을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여러 차례 강조하더니 지금에 와서 사업을 백지화하려 든다”며 “이것이야 말로 ‘말바꾸기’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구로구민은 “추진위는 법을 위반한 상태다. 법률에 명시된 대로 진행해야지, 떼를 쓰고 우긴다고 들어주는 게 말이 되나. 추진위에서는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서를 반려하면 사업 자체가 백지화될 것이라고 겁을 주는데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다. 제대로 진행하면 충분히 금방 삽을 뜰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장은 “추진위는 현행법에 명시된 교육환경평가를 피하려는 게 아니다. 구로구청은 추진위가 아예 교육환경평가를 받지 않으려 한다면서 주민에게 잘못된 정보를 전하고 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토지등소유자 방식에 대한 법이 제대로 정비되지 않은 상황서 여러 잣대를 맞추다 보니 벌어진 것이다. 2006년부터 진행돼온 정비사업이 좌초되지 않도록 중지를 모아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누가 맞나
진실공방

구로구청 관계자는 “추진위서 낸 신문광고는 일방적인 주장만 담긴 것”이라며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서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 상태서 인가를 내줄 수 없다는 게 구로구의 입장이다. 구청도 변호사 자문을 받고 있는 중”이라고 답변했다. 

‘문헌일 구청장이 선거 때와 말이 달라졌다’는 일부 주민의 주장에 대해서는 “전혀 아니다. 신도림동 293번지 재개발사업은 구청장의 공약 사업이다. 구청도 사업이 잘 진행돼 좋은 방향으로 가길 원한다”며 “사업시행계획 인가 신청서의 반려 시기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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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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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