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광주 광천동 재개발 현주소

8년 동안 제자리…서막 오르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광주서 예산규모 1조원에 총 5600여세대가 들어서는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2년 시작된 이 사업은 전임 조합장과의 마찰, 비대위의 방해 공작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8년 넘게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 ▲ 최근 ‘광주시 서구가 인가한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로 8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다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광주 광천동 재개발 사업

광주시 서구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사업예산만 1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이다. 2012년 시작됐지만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재개발사업이었다. 최근 ‘광주시 서구가 인가한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재개발사업의 무효를 주장했던 일부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8년 넘게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2012년 시작
숨통 트이나?

광주지법 행정 1부(부장판사 염기창)는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된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광주방송 등 21명은 지난해 8월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행계획은 무효이고 해당 사업시행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이른바 ‘5단지 구역’ 토지 소유자들로, 크게 3가지를 주장하며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요약하면 1∼5단지 가운데 5단지 구역 내 노후·불량건축물 비율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 해당 사업시행계획은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만을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위법하다는 것이다. 소유 토지에 단순히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건축한다는 사업시행계획도 관련법과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이유 없다’며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 충족 여부’의 경우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 건축물 수가 대상구역 안의 건축물 총수의 40% 이상이면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데, 해당 정비구역 전체를 기준으로 3067동 중 1834동(59.80%)이 노후·불량 건축물로 40% 이상에 해당해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만을 공급하도록 규정한 사업시행계획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주민 ‘재개발사업 무효 소송’에 발목
법원 “재개발사업 적법하다”…본격화 물살

재판부는 ‘해당 정비사업의 경우 지난 2017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적용하는데, 개정 규정의 취지가 공급할 수 있는 건축물을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 등으로 그 종류를 한정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사업시행자가 주택, 복리시설 및 오피스텔 외 건축물도 반드시 포함해 건설·공급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지구단위계획수립 지침에 위배되고 재산권 본질을 침해한다는 광주방송 등 토지소유자들의 주장도 “재개발사업은 소유자들의 개별적이고 구체적 이익 전부를 만족시킬 수 없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인가된 사업시행계획이 다소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 광천동 배치도

조합 측은 법원 결정으로 사업 본격화에 호재를 맞았다고 반기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012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점을 고려하면 8년 가까이 노후화된 주거지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탄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항소심·상고심 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조합 측은 그러나 1심 판결을 계기로 올해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낸 뒤 내년 말부터 이주를 시작, 이듬해 본격 착공하는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의 주장
조합 측 “황당”


하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비상대책위원회(조합장 해임총회 발의자, 이하 비대위)에선 현 조합장 직무대행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 조합장 직무대행인 박모씨의 자격에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

비대위는 “박씨는 재개발사업구역에 자리한 한 교회의 장로로 교회 대표자로부터 대리권을 위임받아 조합의 이사 역할을 하다가, 지난 3월 조합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대의원 회의를 거쳐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고 주장했다.

조합장 직무대행인 박씨에 대한 해임총회를 발의한 이모씨는 이와 관련해 “도시정비법은 조합원 및 조합의 임원이 되는 자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 자여야만 하고 대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비대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박씨는 “지난해 9월부터 현 광천동에 소재한 빌라로 주민등록 거주지를 옮겼기 때문에 실제 광천동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합정관 2조에 의해 법인인 교회서 장로들에게 추대됐으며, 임원회의서 정당한 절차를 걸쳐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며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 “시민아파트존치로 조합이 손해를 본다” “우리 조합은 이편한세상, 롯데캐슬, 아이파크, 어울림 같은 시공사 브랜드를 쓰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조합의 아파트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는 등의 주장들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집단
다시 먹으려고?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한 후 광주시 서구청으로부터 시민아파트를 존치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에 대해 검토해줄 것을 요청받은 바 있다”며 “이에 조합은 ▲기인가된 사업계획의 기본적인 사항이 변경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합의 일정이 지연되지 않으면서 ▲조합(원)의 이익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정비 계획 변경이나 설계변경안이 도출되고▲ 시민아파트소유조합원이 일반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이나 권리가 변동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수 있고 ▲그 방안이 최종적으로 조합총회서 인준되는 경우에 한해 해당 방안을 정비계획변경(사업시행인가변경)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합 측은 “만일 위 다섯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조합서도 부득불 그 방안을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해당 관청은 이러한 조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모든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방안서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단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조합은 시민아파트에 대해 기존 방식(시민아파트 존치 없이 전체를 철거 후 재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조합 발목을 잡는 비대위는 조합장이 없는 틈을 타 외부 재개발전문반대세력(신가동재개발조합을 전복하려다 실패한 후 우리 광천동재개발조합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세력으로 추정)과 결탁해 현 조합과 현 조합임원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선동하며 조합 흔들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전 조합 세력 방해공작 극심 
“굴하지 않겠다” 2026년 마무리 계획


조합 입장서 비대위도 골칫거리지만 전 조합장 박모씨도 광천동 재개발 조합을 방해하고 있다. 박씨는 대법원서 유죄판단으로 조합장 자격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유죄판단의 근거로 시공회사 선정 용역계약 10억원에 대해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용역비를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박씨와 함께하고 있는 인물은 또 다른 박모씨와 서모씨. 박씨는 조합의 임원으로 있으면서 조합비리로 구속돼 보석금을 내고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박씨는 조합 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조합의 용역업체들에게 수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편취했다. 보석으로 석방되고 나서도 조합에 다시 들어오고자 현 조합을 흔들고 있다.

현 조합 직무대행 박씨를 회유하기 위해 세 번이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비대위서 주장한 ‘현 조합장 직무대행에 대해 조합장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현 조합장 직무대행은 조합장 자격이 없으며 현재 진행된 조합장 입후보 등록 절차는 무효인 만큼, 다시 입후보등록절차를 진행해 조합장 자격이 없는 현 직무대행을 몰아내고 새로운 조합장 후보를 등록시켜야 한다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서씨는 조합 측이 지목한 가장 문제가 되는 인물이다. 서씨가 전 조합장 박씨와 전 임원 박씨를 설득해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씨는 H사의 대표로 광주지역 재개발 지역서 불법사항이 적발돼 집행유예를 받았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폭력배들도 개입해서 일을 방해하는 실정이다.

조합 측은 “이들의 속내는 7월에 있는 조합장 선거에 참여해 다시 조합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굴하지 않고
2026년 마무리

조합 측은 어떤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천동 재개발사업은 광천동 일대 42만5984㎡에 5개 단지 총 5600여세대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대림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금호건설 등 프리미엄사업단이 시공사로 선정된 상태다. 조합 측은 올 상반기 조합원 분양을 하고 2021년 하반기께 일반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고 2026년에는 사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임동2구역 20억 먹으려다…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임동로13 일대 3만6395.3㎡(1만2000여평)에 9개 동(지하 2층, 지상 24층) 654세대(조합원 분양 161, 일반분양 437, 임대 56) 규모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중흥건설, 고운시티아이로 2006년 5월 조합설립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재개발에 나서 2018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분양을 완료하고 2021년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최근 임동2구역 재개발조합 및 일부 조합원들에 따르면 임동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월18일 조합원 정기총회를 개최해 재개발 시공비 예산서 발생한 잉여금 이른바 ‘성과급’ 20억원에 대해 조합장과 총무이사는 4억원 상당의 상가를, 이사 및 감사 6명에는 5800여만원을, 그리고 대의원 18명에게 각각 3500여만원을 배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당시 총회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이후 ‘조합재산 지킴이’를 구성해 임시총회를 통해 현 조합장 등 집행부에 대해 불신임을 의결한 데 이어 고소 고발 등과 함께 현 조합장 및 집행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문제의 ‘성과급 20억원’은 조합원 153명에게 각각 1500만∼2000만원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백지화했다.

집행부는 급여와 상여금 규모가 적다”면서도 “지난 2월 28일 통과시킨 성과급 배분은 실수였고, 결론적으로 잘못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그러나 광주 북구 임동2구역 재개발 과정과 ‘성과급 20억원’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난 현 조합 집행부에 대한 불신여론은 현 조합장 등이 공개사과와 성과급 공평배분 등으로 가라앉은 듯 했으나 법적분쟁이라는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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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