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조’ 광주 광천동 재개발 현주소

8년 동안 제자리…서막 오르나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광주서 예산규모 1조원에 총 5600여세대가 들어서는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이 진행 중이다. 2012년 시작된 이 사업은 전임 조합장과의 마찰, 비대위의 방해 공작 등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 하지만 최근 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이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오면서, 8년 넘게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전망이다.
 

▲ ▲ 최근 ‘광주시 서구가 인가한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결로 8년 동안 답보상태에 있다가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보이는 광주 광천동 재개발 사업

광주시 서구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사업은 사업예산만 1조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 최대 규모 재개발사업이다. 2012년 시작됐지만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했던 재개발사업이었다. 최근 ‘광주시 서구가 인가한 광천동 주택재개발사업 시행계획은 적법하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법원이 재개발사업의 무효를 주장했던 일부 주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8년 넘게 속도를 내지 못했던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게 된 것이다.

2012년 시작
숨통 트이나?

광주지법 행정 1부(부장판사 염기창)는 광천동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을 상대로 제기된 ‘총회결의 무효확인’ 소송서 원고패소 판결을 했다. 광주방송 등 21명은 지난해 8월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시행계획은 무효이고 해당 사업시행계획을 취소해야 한다’는 취지로 소송을 냈다. 이들은 광천동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이른바 ‘5단지 구역’ 토지 소유자들로, 크게 3가지를 주장하며 관련 소송을 진행 중이다.

요약하면 1∼5단지 가운데 5단지 구역 내 노후·불량건축물 비율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 해당 사업시행계획은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만을 공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위법하다는 것이다. 소유 토지에 단순히 공동주택과 근린생활시설을 건축한다는 사업시행계획도 관련법과 재산권의 본질을 침해한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재판부는 ‘이유 없다’며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우선 ‘노후·불량 건축물 비율 충족 여부’의 경우 노후·불량건축물에 해당하는 건축물 수가 대상구역 안의 건축물 총수의 40% 이상이면 정비구역 지정요건을 갖췄다고 할 수 있는데, 해당 정비구역 전체를 기준으로 3067동 중 1834동(59.80%)이 노후·불량 건축물로 40% 이상에 해당해 지정 요건을 충족했다는 게 재판부 판단이다.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만을 공급하도록 규정한 사업시행계획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규정을 위반한 것이라는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단했다.

일부 주민 ‘재개발사업 무효 소송’에 발목
법원 “재개발사업 적법하다”…본격화 물살

재판부는 ‘해당 정비사업의 경우 지난 2017년 개정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적용하는데, 개정 규정의 취지가 공급할 수 있는 건축물을 주택, 부대·복리시설 및 오피스텔 등으로 그 종류를 한정하지 않겠다는 것일 뿐’이라며 ‘사업시행자가 주택, 복리시설 및 오피스텔 외 건축물도 반드시 포함해 건설·공급해야 한다는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지구단위계획수립 지침에 위배되고 재산권 본질을 침해한다는 광주방송 등 토지소유자들의 주장도 “재개발사업은 소유자들의 개별적이고 구체적 이익 전부를 만족시킬 수 없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적법하게 인가된 사업시행계획이 다소 불균형을 초래한다고 하더라도 그런 사정만으로 재산권의 본질적 부분을 침해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 광천동 배치도

조합 측은 법원 결정으로 사업 본격화에 호재를 맞았다고 반기는 모양새다. 특히 지난 2012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점을 고려하면 8년 가까이 노후화된 주거지 개선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업의 탄력을 기대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다만, 항소심·상고심 등이 남아있다는 점에서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조합 측은 그러나 1심 판결을 계기로 올해 관리처분 인가를 받아낸 뒤 내년 말부터 이주를 시작, 이듬해 본격 착공하는 계획을 현실화하는 데 총력을 다한다는 입장이다.

비대위의 주장
조합 측 “황당”

하지만 아직 낙관하긴 이르다. 비상대책위원회(조합장 해임총회 발의자, 이하 비대위)에선 현 조합장 직무대행 해임을 주장하고 있다. 비대위는 현 조합장 직무대행인 박모씨의 자격에 결격사유가 있다는 것.

비대위는 “박씨는 재개발사업구역에 자리한 한 교회의 장로로 교회 대표자로부터 대리권을 위임받아 조합의 이사 역할을 하다가, 지난 3월 조합장 자리가 공석이 되자 대의원 회의를 거쳐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고 주장했다.

조합장 직무대행인 박씨에 대한 해임총회를 발의한 이모씨는 이와 관련해 “도시정비법은 조합원 및 조합의 임원이 되는 자는 조합원 자격이 있는 자여야만 하고 대리권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비대위는 이 같은 문제점에 대해 국토교통부에 유권해석을 의뢰하고 답변을 기다리는 중이다.

비대위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박씨는 “지난해 9월부터 현 광천동에 소재한 빌라로 주민등록 거주지를 옮겼기 때문에 실제 광천동에 거주하지 않더라도 법적인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조합정관 2조에 의해 법인인 교회서 장로들에게 추대됐으며, 임원회의서 정당한 절차를 걸쳐 직무대행으로 선출됐다”며 법적인 하자가 없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또 “시민아파트존치로 조합이 손해를 본다” “우리 조합은 이편한세상, 롯데캐슬, 아이파크, 어울림 같은 시공사 브랜드를 쓰지 못하기 때문에 우리조합의 아파트 가치는 하락할 것”이라는 등의 주장들을 내놓고 있다.

또 다른 집단
다시 먹으려고?

이에 대해 조합 측은 “조합은 사업시행인가를 취득한 후 광주시 서구청으로부터 시민아파트를 존치해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가에 대해 검토해줄 것을 요청받은 바 있다”며 “이에 조합은 ▲기인가된 사업계획의 기본적인 사항이 변경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합의 일정이 지연되지 않으면서 ▲조합(원)의 이익이 추가적으로 발생하는 정비 계획 변경이나 설계변경안이 도출되고▲ 시민아파트소유조합원이 일반조합원으로서의 자격이나 권리가 변동되지 않고 그대로 유지될 수 있고 ▲그 방안이 최종적으로 조합총회서 인준되는 경우에 한해 해당 방안을 정비계획변경(사업시행인가변경)에 포함시킬 수 있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조합 측은 “만일 위 다섯 가지 조건이 충족된다면 조합서도 부득불 그 방안을 채택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해당 관청은 이러한 조합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고 모든 조건이 모두 충족되는 방안서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중 단 한 가지라도 충족되지 않는다면 조합은 시민아파트에 대해 기존 방식(시민아파트 존치 없이 전체를 철거 후 재개발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조합은 “조합 발목을 잡는 비대위는 조합장이 없는 틈을 타 외부 재개발전문반대세력(신가동재개발조합을 전복하려다 실패한 후 우리 광천동재개발조합 쪽으로 방향을 선회한 세력으로 추정)과 결탁해 현 조합과 현 조합임원 전체가 문제가 있는 것처럼 선동하며 조합 흔들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말했다.

비대위·전 조합 세력 방해공작 극심 
“굴하지 않겠다” 2026년 마무리 계획

조합 입장서 비대위도 골칫거리지만 전 조합장 박모씨도 광천동 재개발 조합을 방해하고 있다. 박씨는 대법원서 유죄판단으로 조합장 자격을 상실했다. 대법원은 유죄판단의 근거로 시공회사 선정 용역계약 10억원에 대해 조합원 총회의 의결 없이 계약을 체결하고 용역비를 지급했다고 판단했다.

박씨와 함께하고 있는 인물은 또 다른 박모씨와 서모씨. 박씨는 조합의 임원으로 있으면서 조합비리로 구속돼 보석금을 내고 석방돼 재판을 받고 있다. 조합에 따르면 박씨는 조합 내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 조합의 용역업체들에게 수억원에 달하는 금품을 수년간 지속적으로 편취했다. 보석으로 석방되고 나서도 조합에 다시 들어오고자 현 조합을 흔들고 있다.

현 조합 직무대행 박씨를 회유하기 위해 세 번이나 편지를 보내기도 했다.

박씨는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자 비대위서 주장한 ‘현 조합장 직무대행에 대해 조합장 자격이 없다’는 주장을 그대로 이어받아 현 조합장 직무대행은 조합장 자격이 없으며 현재 진행된 조합장 입후보 등록 절차는 무효인 만큼, 다시 입후보등록절차를 진행해 조합장 자격이 없는 현 직무대행을 몰아내고 새로운 조합장 후보를 등록시켜야 한다며 논란을 키우고 있다.

서씨는 조합 측이 지목한 가장 문제가 되는 인물이다. 서씨가 전 조합장 박씨와 전 임원 박씨를 설득해 일을 진행하고 있다는 것이다. 서씨는 H사의 대표로 광주지역 재개발 지역서 불법사항이 적발돼 집행유예를 받았다.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직폭력배들도 개입해서 일을 방해하는 실정이다.

조합 측은 “이들의 속내는 7월에 있는 조합장 선거에 참여해 다시 조합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굴하지 않고
2026년 마무리

조합 측은 어떤 방해에도 굴하지 않고 사업을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광천동 재개발사업은 광천동 일대 42만5984㎡에 5개 단지 총 5600여세대 아파트를 지을 예정이다. 대림건설·롯데건설·현대산업개발·금호건설 등 프리미엄사업단이 시공사로 선정된 상태다. 조합 측은 올 상반기 조합원 분양을 하고 2021년 하반기께 일반 분양을 실시할 계획이고 2026년에는 사업이 마무리될 전망이다.


<ktikti@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임동2구역 20억 먹으려다…

광주광역시 북구 임동2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은 임동로13 일대 3만6395.3㎡(1만2000여평)에 9개 동(지하 2층, 지상 24층) 654세대(조합원 분양 161, 일반분양 437, 임대 56) 규모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시공사는 중흥건설, 고운시티아이로 2006년 5월 조합설립준비위원회를 시작으로 재개발에 나서 2018년 공사를 시작해 지난해 분양을 완료하고 2021년 6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최근 임동2구역 재개발조합 및 일부 조합원들에 따르면 임동2구역 재개발 조합은 지난 2월18일 조합원 정기총회를 개최해 재개발 시공비 예산서 발생한 잉여금 이른바 ‘성과급’ 20억원에 대해 조합장과 총무이사는 4억원 상당의 상가를, 이사 및 감사 6명에는 5800여만원을, 그리고 대의원 18명에게 각각 3500여만원을 배분하는 안건을 통과시켰다.

이에 대해 당시 총회 과정에서 일부 조합원들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이후 ‘조합재산 지킴이’를 구성해 임시총회를 통해 현 조합장 등 집행부에 대해 불신임을 의결한 데 이어 고소 고발 등과 함께 현 조합장 및 집행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문제의 ‘성과급 20억원’은 조합원 153명에게 각각 1500만∼2000만원을 공평하게 배분하는 안건을 통과시키며 백지화했다.

집행부는 급여와 상여금 규모가 적다”면서도 “지난 2월 28일 통과시킨 성과급 배분은 실수였고, 결론적으로 잘못했다”고 과오를 인정했다.

그러나 광주 북구 임동2구역 재개발 과정과 ‘성과급 20억원’을 통해 공개적으로 드러난 현 조합 집행부에 대한 불신여론은 현 조합장 등이 공개사과와 성과급 공평배분 등으로 가라앉은 듯 했으나 법적분쟁이라는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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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단독] ‘BBQ 정보 유출 사건’ 위증 재판으로 확대⋯박현종 목줄 잡혔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대법원에서 집행유예로 확정된 사건이 다시 법정으로 끌려 나왔다. ‘BBQ 내부망 불법 접속’ 사건의 핵심 증거였던 ‘ID·비밀번호 메모장’을 둘러싼 위증 여부를 다투는 후속 재판이다. 박현종 전 bhc 회장의 집행유예가 확정된 사건임에도 검찰은 관련 증인들을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했다. 핵심은 과연 BBQ 직원의 ID와 비밀번호가 적힌 그 메모장은 어떻게 만들어졌고, 유창성 전 bhc 정보전략팀장의 손을 어떻게 거쳐 전달됐는가다. 그리고 그 과정을 둘러싼 법정 진술의 신빙성이다. 검찰은 최근 공판에서 “피고인(박현종 등)에게 유리한 허위 증언이 반복됐다”는 판단 아래 유 전 팀장 등 관련자 3명을 위증 혐의로 고발했다. 메모장 전달자 통상 위증 여부는 재판부 판단 이후 별도 절차로 넘겨지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처럼 검찰이 직접 칼을 빼든 것은 이례적이다. 그만큼 단순한 진술 번복이나 기억 착오 수준이 아닌 사건의 본질을 뒤흔들 수 있는 중대한 허위 진술이 있었다고 본 셈이다. 이번 공판의 중심에는 ‘메모장 전달자’로 지목된 유 전 bhc 정보전략팀장이 있다. 그는 과거 재판에서 결정적 증거로 채택된 BBQ 직원들의 아이디와 비밀번호가 적힌 메모를 박현종 전 bhc 회장에게 전달한 인물이다. 이 메모장은 박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입증하는 핵심축이었다. 이 메모장의 출처와 작성 경위가 흔들리면, 사건 전체의 구조도 다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건넨 메모장의 내용 자체를 문제 삼았다. 메모장에 기재된 임직원 계정 정보 뒤에는 ‘퇴사자 임시’라는 내용이 덧붙어 있었다. 이는 BBQ 내부망에서만 확인 가능한 정보라는 점을 강조했다. 외부에서 추정이나 기억만으로 재구성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주장이다. 더 나아가 성명불상자가 BBQ 내부망에 관리자 권한으로 접속해 계정을 취득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이를 유 정보팀장을 거쳐 박 전 회장에게 전달했다는 구체적 시나리오까지 제시했다. 재판부 역시 “기억과 추리로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떠올렸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며 검찰 주장에 일정 부분 무게를 싣는 듯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재판부는 “특정한 심증을 가진 것은 아니”라며 추가 심리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피고인 측은 거칠게 반격했다. 변호인은 검찰 주장을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bhc와 BBQ가 극도로 적대적인 관계였던 상황에서, bhc 소속 직원이 BBQ 내부 직원과 접촉해 계정 정보를 빼냈다는 가정 자체가 성립할 수 없다는 논리다. 나아가 검찰이 실제 내부망 침입을 입증하지 못한 채 추측만을 쌓고 있다고 공격했다. 60억원대 횡령·배임 혐의에 리스크 추가 ‘BBQ 직원 ID·비밀번호 유출’ 둘러싼 공방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피고인 측은 기존 재판에서 채택된 증거와 증인 진술 전반에 대해 신빙성을 문제 삼으며, 데이터베이스(DB) 조작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사실상 1·2심은 물론 대법원 판단의 기초 자체를 뒤흔드는 주장이다. 확정 판결 이후 재판에서 “증거 자체가 위조됐다”는 취지의 주장을 반복하는 것은 법조계에서도 보기 드문 강수로 평가된다. 유 전 팀장은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근무하다가 bhc 매각과 함께 bhc 정보전략팀장으로 이직한 인물이다. 이후 그는 박 전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적은 쪽지를 전달했다. 개인정보가 유출된 인물은 BBQ 재무임원과 재무 실무진이다. 2021년 11월3일 서울동부지방법원에서 열린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유 전 팀장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유 전 팀장은 박 회장에게 BBQ 직원의 개인정보를 건넨 이유에 대해 “박현종 회장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소송 때문에 BBQ 직원들의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했다”며 “해당 직원들의 개인정보가 업무 수첩에 적혀있어 이를 그대로 전달했다. 당시 위법성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와 비밀번호가 있으면 좋겠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과 증인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는 데 대해 묻는 검찰 질문에 유 전 팀장은 “박 전 회장의 진술은 모르겠고 아이디만 필요하다고 말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말했다. 유 전 팀장은 BBQ와 bhc의 ICC 중재 소송에 대해 자세히 알지도 못하고 소송에 관여하지도 않았다고 증언했다. BBQ 직원들의 개인정보 취득 경위와 관련해서는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BBQ 재무임원이 그룹 전산망의 데이터가 다르다고 확인 문의가 왔다”며 “당시 물류 전산망이 바뀐 지 얼마 안 돼 시스템에 익숙하지 않아 문제 해결을 위해 임원에게 개인정보를 요청해 받은 뒤 이를 업무 수첩에 적은 이후 가지고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이 개인정보를 받았다고 지목한 BBQ 재무임원은 앞서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개인정보를 아무에게도 전달한 적 없다”며 “업무 처리도 유씨가 아닌 다른 직원과 했다”고 증언했다. 또한 검찰은 유 전 팀장이 그룹 전산망에 접근할 모든 권한을 가지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내부 정보 취득 시점이… 유 전 팀장은 재무임원의 개인정보를 취득한 시점에 대해서도 그간 검찰 조사에서 했던 진술을 번복했다. 그는 2011년~2012년 즈음에서 2013년 1월로 시점을 바꿨다. 검찰은 증인에게 진술을 번복한 이유가 물류 전산망이 바뀐 시점으로 맞추기 위함이냐고 묻자 유 전 팀장은 “단순 착오”라고 답했다.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으로 일할 당시 BBQ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알 수 있냐는 검찰 질문에 “자신이 BBQ 정보전략팀장으로 일할 당시 퇴사자의 개인정보를 어떻게 다루는지 알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추측해 박 회장에게 전달했다”고 답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의 증언에 BBQ가 퇴사자에게 부여하는 임시 비밀번호를 줄 때 증인이 말한 방식을 쓴 것은 증인 퇴사 이후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유 전 팀장이 박 전 회장에게 BBQ 전·현직 직원들의 정확한 개인정보를 전달할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bhc가 BBQ의 데이터베이스(DB)를 모조리 빼내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박 전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BBQ 허락하에 BBQ DB를 모두 가져왔다”고 진술했다. 박 전 회장 진술 이외에 검찰 판단을 뒷받침하는 정황도 있다. 2013년 6월 말 bhc 매각 이후 bhc는 자체 전산망 구축을 위해 BBQ와 bhc 전산망 분리 작업이 필요했다. 그해 7월2일 외부 업체는 해당 작업이 최소 한달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유 전 팀장과 부하 직원 한 명, 그리고 한달 이상이 걸릴 것으로 판단했던 외부업체는 2013년 7월5일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오전 9시까지 불과 12시간 만에 BBQ로부터 분리된 bhc 전산망을 구축했다. 이와 관련해 유 전 팀장은 “bhc 직원이 100명 남짓에 불과해 수작업으로 데이터를 옮겨 가능했다”며 “BBQ DB는 가져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BBQ DB 관련 박 회장과 유씨의 진술이 배치되는 데 대해 유 전 팀장에게 묻자 “자신은 박 회장에게 BBQ DB를 가져왔다고 말한 적 없다”며 “박 회장이 검찰에서 왜 그리 말했는지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유 전 팀장은 노트북 하드 교체 관련 재판 과정에서도 말이 일치하지 않았다. 뻔히 보이는 해킹의 목적 첫 증언에서는 bhc 매각 시기인 2013년 이후 노트북 감가상각 5년을 계산해 2018년에 바꿨다고 했지만 이후 2017년으로 고쳤다. 기존 사건이 ‘불법 접속이 있었느냐’는 사실관계 다툼이었다면, 이번 후속 재판은 ‘그 사실을 둘러싸고 법정에서 거짓말이 있었느냐’는 문제로 이동했다. 그리고 그 거짓말이 조직적으로 이뤄졌는지 여부가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월, 박 전 회장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이 BBQ 직원 계정을 정상적인 방법으로 취득할 수 없었고, 불법적 경로일 가능성을 인식했을 것으로 판단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는 무죄였지만, 정보통신망법 위반은 명확히 유죄로 못 박았다. 그러나 사건은 집행유예 판결로 끝나지 않았다. 검찰이 위증을 별도의 범죄로 끌어올린 이상, 수사는 ‘위증교사’를 밝히는 단계로 향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법원이 관련자들의 위증을 인정할 경우, 그 진술을 누가, 어떤 방식으로 유도했는지가 핵심 수사 대상이 된다. 화살이 결국 박 전 회장을 향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위증교사는 기존 사건과는 별개의 범죄로, 추가 기소로 이어질 경우, 사법 리스크도 한층 더 커진다. 문제는 입증이다. 위증교사는 단순한 정황만으로는 성립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지시나 교감, 사전 조율 정황이 확인돼야 한다. 하지만 검찰이 이미 “유리한 허위 증언 반복”이라는 판단을 내리고 고발까지 단행한 점을 감안하면, 단순한 가능성 제기를 넘어선 그림을 그리고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BBQ 출신 정보전략팀장 진술 번복 검, 증인들 위증 혐의로 직접 고발 이 사건을 관통하는 또 하나의 축은 bhc와 BBQ 사이의 오랜 분쟁이다. 박 전 회장은 삼성전자와 삼성에버랜드에서 근무하다가 2012년 BBQ 글로벌 대표로 영입됐다. 이어 2013년 BBQ 자회사 bhc가 미국계 사모펀드에 팔린 뒤 bhc 대표로 옮겨가며 양사 갈등의 중심에 섰다. 2018년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 등과 함께 bhc를 사들여 오너 경영자가 된 동시에 각종 소송과 형사적 리스크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다. 이번 사건 역시 단순한 개인 비위가 아니라, 기업 간 치열한 법적 분쟁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무게가 다르다. 검찰에 의하면 박 전 회장은 2015년 7월3일 서울 송파구 신천동 bhc 본사에서 BBQ 직원 2명의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무단 도용해 BBQ 전산망에 접속한 뒤 bhc와 BBQ가 연루된 국제 중재 소송 관련 자료들을 살펴봤다. 이로 인해 박 전 회장은 2020년 11월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박 전 회장은 유 정보팀장으로부터 BBQ 직원 이메일 아이디, 비밀번호, 전산망 주소가 적힌 메모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6월 1심 재판부는 박 전 회장의 정보통신망법 위반 혐의를 인정해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에 대해선 입증이 부족하다며 무죄 판결을 내렸다. 사건은 항소심으로 넘어갔다. 항소심 3차 공판 때 검찰과 변호인은 파워포인트(PPT)를 통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먼저 의견 개진 기회를 얻은 변호인은 “BBQ가 여러 차례 박현종 회장을 영업비밀 침해 등의 이유로 고소했지만 계속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그런데 검찰이 정보통신망법을 무리하게 적용해 박현종 회장을 기소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변호인은 “검찰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혐의를 입증한 것도 아니”며 “왜곡 가능성이 큰 간접 증거만 제시됐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박현종 회장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에 참석해 BBQ 전산망에 접속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부연했다. 반면 검찰은 “bhc가 2013년부터 BBQ 전산망에 무단 접속한 횟수가 236회에 달하지만 행위자가 드러나지 않아 기소하지 못했다”며 “박현종 회장은 무단 접속이 명백해 기소했다”고 반박했다. 지시했나 사면초가 검찰은 박 전 회장의 범행 동기에 대해 “2015년 BBQ 직원들이 박현종 회장이 bhc 매각을 총괄했다”는 진술서를 국제 중재 법원에 냈다. 국제 중재 소송에서 질 경우 지위가 불안정해질 수 있었던 박 전 회장은 “해당 진술서를 검토하고 반박해야만 했다”고 했다. 이어 “박현종 회장 휴대전화에서 BBQ 직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적은 메모 사진이 나왔다. BBQ 전산망 접속 데이터 분석 결과, 박현종 회장이 BBQ 사내 메일을 포워딩(전달)한 개인 메일을 2년 만에 열람한 기록도 있다”며 혐의를 입증할 물적 증거가 많다고 했다. 검찰은 “2015년 7월3일 순댓국 프랜차이즈 인수 회의 참석자 2명은 박현종 회장을 회의에서 보지 못했다고 했다”며 박 전 회장의 알리바이를 부인하기도 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