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항’ 평촌 재개발 현주소

9부 능선 넘었는데…고지 앞에서 올스톱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안양 평촌동 지역주택조합 사업이 조합 측과 조합원 사이의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조합 측이 갖은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비상대책위원회를 만들어 조합에 대항했다. 조합 측은 “말도 안 된다”며 비리 주장에 대해 일축했다. 조합 측은 비대위 뒤에 조합에 앙심을 품은 누군가가 있다고 추측한다. 그가 이 모든 사건의 중심이라는 것. 지금 평촌동 재개발 조합에선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 평촌동지역주택조합 공동주택 조감도

조합 측과 비대위 측의 갈등과 대립 속에서 6개동 472세대로 건립될 예정인 힐스테이트 아파트는 12월 착공 예정으로 알려졌다. 대도아파트, 서안빌라, 성우연립주택 등 평촌동 일원 2만4797.40㎡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하지만, 조합 측과 비대위 측의 갈등이 나날이 첨예화되는 속에서 12월 착공이 가능할지는 불투명해졌다. 

비대위 반발
착공 불투명

애초 이 사업은 지난 2017년 6월27일 설립된 평촌동지역주택조합은 성우 연립주택 40세대가 단독으로 재개발을 추진하던 26002년부터 진행됐다. 2006년에 추진위가 설립된 후에는 주택조합이 설립됐다.

평촌동지역주택조합은 지난해 2019년 여름부터 토지보상비를 지급하기 시작해 99.64%의 토지를 확보했다. 조합원의 92.86%가 이주를 마친 상태며, 아직 매입하지 못한 토지에 대해서는 협의 매수 등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평촌동 재개발은 순항하며 마지막 총회만을 앞두고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현 조합의 방식에 반대하는 세력이 생겼다. 이들은 150명 정도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합에 정면 반박했다.

현재 총회는 계속해 무산되고 있다. 지난달 23일 안양시 평촌동 55-1 현장 사업부지에서 제2차 임시총회를 개최했지만, 경기도 안양 평촌동 지역주택조합 비대위는 임시총회 개최에 맞서 임시총회 개최 저지에 나섰다. 

비대위는 임시총회 직전 기자회견을 갖고 “업무대행사 임원과 조합장 및 일부 조합 임원의 비리 즉 배임수재 및 배임증재에 연루된 증거가 포착돼 조사 중인 가운데 이뤄지는 이날 임시총회는 무효”라고 주장했다. 

자칭 내부고발자 J씨 “임원에 뇌물” 주장 
조합 “계약서 작성된 투명한 거래” 반박

조합 측은 이날 임시총회 안건으로 네 가지를 상정했다.

1호 안건은 시공사(공동사업자) 선정과 계약체결 업무 위임의 건이다. 2호는 자금 차입(브릿지론, PF대출) 및 중도금 대출 승인과 관련 업무 위임의 건, 3호는 조합사업비 예산(안) 변경 및 조합원 분담금 의결의 건, 4호는 선순위 대출 기한이익상실에 대한 기한이익부활 조건 수용에 대한 추인의 건이다.

비대위 반발은 심했다. 오전부터 손팻말을 비롯해 집회 차량을 동원하며 조합 측의 임시총회를 저지하기 위해 조합 측과 대치를 이어갔다. 위태로운 대치 상황을 이어가다 이들이 임시총회장으로 물리적으로 진입하면서 강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몇몇 조합원이 쓰러지면서 119 구급대에 의해 실려 가고 경찰 1개 중대가 더 이상의 물리적 충돌을 막기 위해 양 측을 갈라놓기도 했다.  

순항하던 조합의 상황이 이렇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조합 측의 주장은 비대위의 주장과는 달랐다. 조합에 따르면 비대위가 만들어진 계기는 따로 있었다. 모든 상황이 J씨로부터 시작됐다는 것.

조합 관계자는 “P업체를 운영하는 분양업자 J씨가 조합에 앙심을 품고 자신을 내부고발자라 칭하며 ‘조합에 비리기 있다’며 조합원들을 선동했다“고 주장했다. 

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J씨는 “조합장과 조합 임원들에게 뇌물을 줬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이때 J씨가 밝힌 뇌물의 금액은 조합장에게 690만원, 총무에게 480만원, 감사에게 230만원으로 총 1400만원이다. 이를 주장하며 조합원들을 선동했고 비대위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사건의 중심
한사람의 복수?

조합 관계자는 “J씨 혼자 이런 일을 벌이기엔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전국지역주택연합회’라는 단체를 끌어들여 함께 움직였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전국지역주택엽합회에 대해 알아본 결과 업무대행사 ‘D사’를 만들어 전국 지역주택조합을 찾아다닌다”면서 “비대위를 만들어 조합을 전복시키고 새로운 집행부를 만들어 자신들이 장악하는 행각을 지속적으로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J씨가 주장하는 뇌물과 관련해서 조합에 따르면 분양업자인 J씨는 소유주들에게 소유권 이전을 할 수 있도록 등기권리증을 받아야 하는데 난항을 겪고 있었다. 이를 조합원들과 수년째 함께해온 조합 임원들에게 도움을 청해 온 것이다.
 

▲ 일요시사가 입수한 조합과 J씨가 작성한 용역계약서

조합에 따르면 J씨는 “등기권리증을 대신 받아주면 수수료 30만원에서 20만원을 상품권으로 주겠다”고 제안했고 조합 임원들은 이를 받아들였다. 조합장과 조합 임원들, 직원들은 소유주들을 밤낮으로 설득해 등기권리증을 받아줬다.

이와 관련한 계약서도 존재했다. 조합은 이사회 회의록을 만들어 J씨와 용역계약서를 작성했다. 서류에는 ‘소유권 이전 서류를 작성하면 인센티브를 주겠다’는 내용도 적시돼있었다.

조합은 이사회 의결도 받아놨다. OS업체를 쓰자는 의견도 나왔지만 그렇게 된다면 한 달에 지출되는 금액이 7억원에 달했기 때문에 직원들이 직접 움직이는 것으로 결정됐다.

총회 무산
피해 누적

관계자에 따르면 J씨와 비대위는 조합과 업무대행사에서 토지대금 대출금 1440억을 착복했다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조합 측이 제시한 수입지출내역을 확인한 결과 토지매입비로 1050억원, 1년치 이자 수수료 136억원, 업무대행사 수수료와 분양대행사 수료, 광고비 등 사업비로 282억원이 집행됐다.

조합 측 관계자는 “이 네 가지만 합쳐도 1440억원이 넘어가는데 비대위는 업무대행사에서 착복했다고 중상모략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비대위의 뒤에 있는 전국지역주택연합은 금융감독원에 “메리츠화재, 부국증권이 조합 측에 대출을 해주면서 비싼 이자를 줬다”고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합 측은 “금감원 조사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심지어 타 사업장과 비교해 저금리로 인정을 받기까지 했다”고 전했다.

현재 조합은 현대건설과 MOU를 맺은 상태다. 조합에 따르면 비대위 측에서는 현대건설 담당자까지 “조합에서 뇌물을 받았다”고 현대건설 감사실에 허위 신고하기도 했다.

현대건설의 조사 결과 뇌물을 받지 않았다고 판단했지만 감사가 들어온 이상 담당자는 해임할 수 밖에 없었다.

J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고 한다. J씨의 고발로 인해 조합장, 임원들은 경찰 조사까지 받게 됐다.

조합 측은 대질조사 과정에서 J씨는 조합장과 임원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조합장이 모두 시인했다” “수백억을 편취했다” “조합장이 조만간 구속될 것이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고 전했다. 

그렇다면 조합 측이 주장하는 ‘J씨가 조합에 품은 앙심’은 무엇일까? 조합에 따르면 J씨가 가지고 있는 P업체는 목적법인이다. J씨가 60%, 20%, 20%의 지분을 나눠서 소유하고 있다.

비대위 “법 어기고 개최한 임시총회 무효” 주장
조합 “원한에 의한 선동”… 목표는 조합 전복?

이렇다 보니 조합 측에서 받은 수수료 18억원은 J씨의 개인 돈이나 마찬가지였다. J씨는 수억원의 고급 외제차를 구입하고 심지어 회계정보 열람도 무시하며 돈을 쓰고 다녔다는 게 조합 측의 주장이다. 

이후 J씨는 조합에 12억을 더 요구했고 모든 사실을 알아챈 조합 측은 지급을 해주지 않았다고 한다.

조합에 따르면 심지어 일전에 지급했던 2억4000만원도 부당이익으로 확인돼 돌려달라고 말했지만 J씨는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J씨는 2015년부터 준비해왔던 임웜들과의 녹취록으로 12억원을 내놓으라고 협박했지만 이것마저 자신의 뜻대로 되지 않았다.

조합은 이렇게 J씨와 조합의 사이는 크게 틀어지게 됐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비대위의 방해로 총회가 계속 무산돼 조합의 피해는 계속 쌓이는 중”이라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금융비 1200억원에 대한 만기가 끝났지만 시공사 선정이 미뤄지는 탓에 연체이자와 위약금 수수료는 계속 늘어나고 있다.

조합 측이 주장하는 비대위의 목적은 현 집행부를 쫓아내고 자신들 입맛에 맞는 집행부를 만들어 업무대행사 DHA와 시공사 서희건설을 들이겠다는 것이다. 

조합 관계자는 “총회를 방해할 때 홍보차량까지 동원했다. 사무실도 차리고 사람을 동원하는 비용도 있을텐데 그 돈이 다 어디서 나오는지 궁금하다”며 “J씨가 뒤에서 돈을 대는 것 아닌가 하는 추측을 할 뿐”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J씨가 조합과 함께 일할 때 했던 행동들을 봤을 때 현재 비대위 임원들에게도 빠져나가지 못할 무언가를 제시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비선 의혹
연락 두절

<일요시사>는 비대위 측의 입장과 J씨와의 관계를 묻기 위해 비대위원장에게 연락을 취했지만 수차례의 문자메시지 및 전화에도 “다시 연락을 주겠다”는 말을 끝으로 더 이상의 연락은 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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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단독] 진주교대 교수 논문 표절 의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학의 교수 수준은 강의의 질과 비례한다. 학교는 학생에게 양질의 교육을 제공해야 할 의무를 지고 있다. 과거와 비교해 그 의미가 많이 퇴색했지만 ‘상아탑’으로 불리는 대학의 본질은 여전히 유효하다. 사회에 보탬이 되는 인재 양성, 특히 초등학생을 가르칠 선생님을 배출하는 ‘교대’라면 그 본질을 향해 한 발 더 나아가야 한다. 진주교육대학교(이하 진주교대)에서 2020년 시작된 교수 채용 논란이 6년이 지난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다. 1932년 공립사범학교로 시작해 100여년 동안 초등교육 발전에 힘을 보태 온 학교로서는 불명예스러운 논란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진주교대가 마치 ‘제3자’인 것처럼 멀찍이서 논란을 지켜만 보고 있다는 점이다. 첫 단추 잘못 끼웠나 2020년 10월 진주교대는 미술교육과, 수학교육과 등에 각 1명씩 총 4명의 교수를 채용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했다. 2021년 1학기 임용을 목표로 같은 해 11월부터 채용 절차가 시작됐다. 교육공무원법에 명시된 결격사유가 없어야 한다는 일반 요건과 함께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소지자’라는 자격 요건이 붙었다. 전형은 ▲자격 심사 ▲전공 적부 및 전공 심사 ▲경력 심사 ▲면접 심사(심화 과정) ▲면접 심사(최종) 등으로 이뤄졌다. 논란은 미술교육과 교수 채용 과정에서 불거졌다. 진주교대는 채용 계획에서 미술교육과 전공 분야를 ‘도자공예 또는 미술교육(도자공예)’으로 정했다. 도자공예 교수가 정년 퇴임을 앞두고 있어 그 후임자를 뽑기 위한 채용이었다. 문제는 미술교육과에 최종 합격한 A 교수가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A 교수는 진주교대에서 초등교육을 전공(학사)했고, 석사 학위는 초등미술 교육(진주교대), 박사학위는 디자인학(광주대) 전공으로 받았다. 미술교육과 채용에 지원하려면 ‘전공 분야별 박사학위’ 즉, 도자 관련 전공 박사학위가 있어야 하는데 그가 자격 요건에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A 교수의 전공 적부 논란은 면접 심사 과정에서 언급됐다. 면접에 들어간 한 심사위원이 A 교수의 전공이 채용 분야와 맞지 않는다고 이의를 제기한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면접 심사(5배수) 대상자 명단’ 자료에 따르면 A 교수를 제외한 4명의 지원자는 학사, 석사, 박사 과정 등에 도자 관련 전공을 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 당시 면접 심사위원으로 참여했던 미술교육과 B 교수는 “전공 적부와 관련해 다시 심사해야 한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재심사가 이뤄지긴 했다”며 “그런데 첫 번째 전공 적부 전형에 참여했던 위원들이 재심사를 담당했다. 결과가 바뀔 리가 있겠나”라고 한탄했다. A 교수는 2021년 2월 최종 임용됐다. A 교수를 둘러싼 논란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그가 쓴 <프리미티비즘의 조형 표현 요소 및 특성을 통한 현대 도자 작품 연구> 논문이 표절 시비에 휘말린 것이다. 광주대학교 대학원 디자인학 전공으로 박사 과정을 밟은 A 교수의 학위 논문이다. 2020년 6월경 논문 심사를 통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진주교대 교수 채용공고가 뜨기 3~4개월 전이다. 채용 과정에서 전공 적부 논란 임용 이후 추가 문제 제기됐다 2021년 3월, B 교수는 A 교수의 연구 부정행위(표절)를 광주대에 제보했다. A 교수가 해당 논문으로 광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기에 검증도 광주대에서 진행해야 했다. 교육부 훈령 제449호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18조(연구부정행위 검증 절차)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를 검증하려면 예비조사와 본조사, 판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절차를 총괄하는 게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위한 위원회 구성과 운영에 대한 심의, 의결 권한을 갖는다. 또 예비조사와 본조사에서 나온 결과를 승인한다. 제보를 받은 광주대는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를 소집했다. 황당한 지점은 광주대에서 A 교수의 논문을 두고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수차례 반복했다는 사실이다. B 교수가 마지막에 나온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결과를 두고 민사소송을 제기한 시점은 2024년 8월로, 처음 제보했던 2021년 3월 이후 무려 3년5개월이나 걸렸다. 그나마도 표절 여부는 여전히 판명 나지 않았다. 교육부의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제25조(판정)에 따르면 예비조사 착수 이후 판정까지의 모든 조사는 6개월 이내에 종료해야 한다고 돼있다. 물론 이 기간 안에 조사가 이뤄지기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연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광주대의 경우는 ‘절차상 하자’가 연이어 발생했다. 제보자나 피조사자 양측에서 이의를 제기하고 재조사하는 일이 반복됐다. 2021년 8월 광주대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에 대해 만장일치로 표절 판정을 내렸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A 교수에게 의견 진술권을 부여하지 않은 점이 문제로 떠올랐다. 다시 말해 A 교수가 자신의 논문이 표절이 아니라고 반론할 기회를 주지 않은 것이다. 결국 모든 조사는 원점으로 되돌아갔다. 2022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가 재구성됐는데 5월 예비조사와 8월 본조사에서 정반대의 결론이 나왔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 논문의 총 1234개 문장 중 425개(34.4%)가 표절로 의심되며 ▲특정인의 논문을 몇 페이지에 걸쳐 연속적으로 사용했고 ▲독창적인 부분을 적시해 달라는 요청에 피조사자가 답변을 회피하며 적극적 방어를 하지 않아 비교 대조표를 그대로 인정할 수밖에 없는 점 등을 근거로 표절로 판정했다. 거듭된 하자 조사만 4번 반면 본조사위원회는 “이 사건 논문은 ‘작품 논문’이라는 특성상 다른 분야와 같은 기준으로 표절 여부를 판단하기 쉽지 않다”며 “작품 논문의 특수성을 감안할 때 논문의 핵심 부분인 작품 그 자체에는 독창성이 인정되므로 논문 자체를 표절이라고 판정할 수 없다”고 했다. 두 번째 조사에서도 또다시 ‘하자’가 발견되면서 판정이 무효로 돌아갔다. B 교수는 피조사자인 A 교수가 심사위원 제척 여부를 이유로 외부위원 명단을 요청했고 실제 공개된 점, 제보자에게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지 않은 점 등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다. 또 본조사위원회 보고서에 각 당사자의 진술 요지와 조사 결과 등이 반드시 포함돼야 하는데도 이 부분을 빠뜨리면서 실체상 하자도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 이의를 제기하면서 동시에 법원에 본조사위원회 판정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 건은 피고(광주대 측)가 “원고 측 이의를 받아들이고 기존 본조사 판정을 무효화하고 다시 본조사위원회를 소집하겠다”고 약속하고 B 교수가 소를 취하하는 것으로 일단락됐다. 2023년 세 번째로 소집된 본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을 표절로 판정했다. 의견서에는 ▲전체 1200여개 문장 중 출처 표시 없이 인용된 문장이 360여개로 과도하게 많은 점 ▲저자의 독창성을 보여주는 부분이 많지 않은 점 ▲논문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제4장과 결론에서도 타인의 학술 논문과 내용이 유사하거나 출처 표시가 없는 문장이 다수인 점 등이 근거로 기재됐다. 하지만 이 결과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구성 문제가 대두되면서 전면 무효화됐다. ‘광주대학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설치 운영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학장, 교무처장 및 산학협력단장은 당연직으로 하고 교무처장이 위원장이 된다’는 조항이 있는데 이를 일부 준수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다시 해를 넘겨 2024년 6월 예비조사위원회는 표절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놨다. 예비조사위원회는 A 교수의 논문이 박사학위 논문 심사를 통과했고, A교수가 KCI 논문 유사도 검사에서 1%의 유사도를 보인 결과서를 제출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저작위원회 “유사성 인정” 또 A 교수가 인용 표시를 하지 않은 부분이 타인의 아이디어나 창작물을 침해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다른 저자의 논문 역시 다른 논문이나 저서를 그대로 따른 것으로 ‘독창적인 아이디어나 창작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표절이 아니라고 판정한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에서 승인했다는 점이다.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본조사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는 판정을 내리고 결론을 확정했다. 3년5개월여 동안 진행된 조사에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의 판정 승인이 떨어진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최종 결론이 난 셈이다. 첫 채용 공고 시기로 따지면 4년 가까이 이어진 논란은 B 교수의 반발로 법정에 가게 됐다. B 교수는 2024년 7월 광주대가 자신의 이의 신청을 기각하자 같은 해 8월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학교법인 호심학원을 상대로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 판정 무효확인 등’의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예비조사위원회의 결론을 승인한 부분과 본조사위원회가 불필요하다고 한 부분을 무효로 판단해 달라는 취지였다. 이 과정에서도 절차상 하자가 언급됐다. B 교수는 “광주대 연구윤리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연구 부정행위에 대한 충분한 혐의를 인지했을 경우에 예비조사를 생략할 수 있고, 피조사자가 연구 부정행위 사실을 모두 인정할 경우 본조사를 생략하고 바로 판정을 내릴 수 있다”며 “또 연구윤리진실성위원회는 예비조사 결과를 확정해 판정할 근거가 없다. 본조사 결과만 승인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A 교수 논문에 대한 표절 여부도 제대로 다시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치는 과정에서 표절 판정이 엇갈린 만큼 저작권법, 연구윤리 확보를 위한 지침 및 한국연구재단이 제시하는 인용 방법 및 논문 표절 기준 등에 따라 A 교수의 논문을 구체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실제 B 교수는 A 교수의 논문을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감정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한국저작권위원회는 저작권법 제112조에 따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법원이 B 교수의 요청을 받아들이면서 한국저작권위원회는 A 교수가 박사학위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12편의 논문을 비교, 감정했다. 반복된 조사 엇갈린 판정 결국 법정 공방으로 번져 <일요시사>가 입수한 감정 결과서에 따르면 A 교수의 논문은 총 12편의 비교 대상 논문 중 총 11편에 대해 저작권법상 보호를 받는 창작적인 표현 형식을 상당 부분 복제하고 있다며 저작권법상 실질적인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했다. 또 ‘단순히 학술적 아이디어나 이론적 사실을 공유하는 수준을 넘어 선행 저작자들이 자신의 학문적 관점과 예술적 주관에 따라 논리적으로 체계화한 문장 구조, 단어 선택, 서술 방식 등을 그대로 사용했다’ ‘외국 문헌을 연구자 본인의 시각으로 재해석해 요약하거나 번역한 문장의 경우에도 원저작자의 창작적 개성이 반영돼 저작권법의 보호 범위에 포함됨에도 불구하고 A 교수의 논문은 이를 무단으로 복제해 논문에 활용했다’ 등의 감정 결과를 내놨다. B 교수는 “저작권법 위반 여부는 표절보다 그 인정 범위가 좁다. 논문의 독창성을 저작권으로 인정해 그 부분을 침해했는지를 살펴보는 것이다. 한국저작권위원회의 결론은 A 교수가 다른 사람이 쓴 논문의 독창성을 인용 없이 가져다 썼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광주대의 운영 주체인 호심학원 관계자는 “소송 중인 사안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는 답변을 해왔다. 문제는 상황이 여기까지 흘러오는 동안 손 놓고 있는 진주교대의 태도다. A 교수의 박사학위 논문 표절 여부는 진주교대의 교수 채용과 밀접하게 얽혀있다. 채용 공고에서 지원 자격으로 박사학위 소지자가 명시됐던 만큼 논문 표절 여부는 이번 논란의 중요한 요소다. 표절로 판명되면 학위 자체가 취소되는 사례도 있어 A 교수가 진주교대 교수 채용에 아예 지원조차 할 수 없었을 가능성도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진주교대는 ‘강 건너 불구경 하듯’ 광주대와 B 교수 간의 소송 결과가 나오고 그에 따라 광주대가 조치한 뒤에야 행동을 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주교대 교무처 관계자는 “(학교가) 손 놓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소송이 진행 중인 만큼 결과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법률 검토 등 내부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B 교수는 “학교는 학생들의 수업권에는 조금도 관심이 없다. 그저 누가 학교에 책임을 물을까 봐 전전긍긍할 뿐이다. 학교 측에서 했다는 법률 검토도 현재 손 놓고 있는 학교의 행보가 나중에 직무유기로 문제가 될까 알아본 것이라고 한다. 교대는 학생들이 커리큘럼에 따라 수업을 신청해야 하는 구조라 교수에게 문제가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수업을 들을 수밖에 없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학생들만 뒷전 됐다 그러면서 “광주대와의 소송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면 그 결과가 나올 때까지만이라도 A 교수가 수업을 하지 못하도록 제한해야 한다. 공무원의 경우 문제가 발생하면 일단 ‘직위해제’ 조치를 하지 않나. 그런 조치가 필요하다. 초등학교 교사를 길러내는 대학이다. 학교가 그 이름에 걸맞은 행보를 보여야 한다”고 거듭 주장했다. 한편, A 교수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드릴 말씀이 없다”고 답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