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80억 먹튀 노량진 조합장, 그 후···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4.05.20 10:43:07
  • 호수 1480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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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집에 55명 떼거리 등기, 왜?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한강을 바라보는 노른자 입지인 노량진본동 주택건설사업이 20년째 얼어붙은 상태다. 앞서 2013년 수백억대 조합비를 횡령한 조합장이 구속되면서 노량진본동 지역주택조합은 암초를 만났다. 남은 지주택 조합원 일부는 구역 내에 자리한 빌라 한 채에 최대 55명씩 가등기를 설정하면서 사업주체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달 초 주식회사 로쿠스는 서울 동작구본동 일대에 주택건설사업을 추진하는 회사의 자격으로 노량진 본동 지역주택조합원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 일부를 고소했다. 고소 취지는 ‘재보연이 허위가등기를 이용한 위계를 행사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을 위반하고 고소인의 사업업무를 방해했다’는 것이다.

꿈의 한강뷰
악몽 현실로

노량진 본동 지주택은 2007년 본동 441일대에 368가구 규모의 아파트를 짓기 위해 토지 매입비 목적으로 총 1400억원을 모아 조합을 결성하고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이어 대우건설의 보증으로 금융권서 자금을 빌려 사업을 진행했다. 이듬해인 2008년 조합설립인가를 받고 2010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지만, 서울시와 동작구가 재개발사업 기준을 강화하면서 사업이 지연되기 시작했다.

결국 2012년 3월 PF 대출금 2700억원을 갚지 못한 조합은 파산했다. 당시 조합 측은 공사를 맡은 대우건설이 사업승인과 착공서 늑장을 부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우건설은 지급보증으로 빚을 대신 갚았기에 피해자 입장이라고 주장해 왔다.

대우건설 측은 언론과 인터뷰서 “PF 대출을 갚지 못해 대위변제로 2700억원의 빚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우건설은 “토지 소유권을 얻는다고 해도 600억원의 손실을 감수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게다가 전 조합장 최모씨가 분담금 가운데 180억여원을 빼돌린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최씨는 조합원 40여명에게 프리미엄 명목으로 웃돈 20억원을 가로채기도 했다. 결국 투자금 4100억원을 허공에 날리게 되면서 지주택 사업의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손꼽힌다.

앞서 2012년 10월12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는 전 조합장 최씨가 이사장으로 재직 중인 서울 영등포구 소재 재단법인 사무실과 지방 거주지 등 2~3곳을 압수수색했다. 이 과정서 검찰은 최씨가 수백억원을 횡령한 단서를 잡았다.

재산보호연대 일부 허위 가등기 의혹
부동산실권리자명의법 위반·업무방해

특히  최씨가 빼돌린 돈의 사용처를 확인하는 과정서 일부가 동작구 공무원과 시공사인 대우건설 임원, 경찰 간부 등에게 흘러들어갔다는 첩보를 입수했다.

당시 최씨는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자 잠적했다. 이에 법무부는 3000만원의 현상금을 걸고 최씨를 공개수배한 끝에 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노량진 재개발 조합비 1500여억원 중 180여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구속 기소된 최씨의 정치권 로비 의혹을 파헤치다가 더불어민주당 중진 의원의 전직 비서관에게 흘러간 정황도 포착했다.

이에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박찬호)는 최씨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이모 전 비서관도 구속 기소했다.

전 조합장 최씨가 2012년 3월10일 구속 수감되면서 기존 지주택 조합원 중 156명은 조합에 대한 반환금 채권+변호사비+기타 비용 명목으로 조합과 860억원의 금전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그대로 인정한다면 조합원 1인당 평균 2억5000만원을 부담하게 된다.


결국, 대우건설도 2012년 3월24일 PF 연장을 포기했다. 조합 부도 이후 대우건설은 2012년 4월10일까지 2700억원을 대위변제하고 처분권 취득한 사업부지는 공매하겠다고 코람코자산신탁을 통해 조합에 통지했다. 그러면서 로쿠스 시행사로 소유권이전 등기되는 동시에 하나자산신탁으로 신탁등기(공매대금 2100억, 신탁등기비 100억)가 이뤄졌다. 

당시 로쿠스 측은 채권자 지위를 가진 지주택 조합원 156명에게 내용증명을 발송해 3차례 총회를 거쳐 156명 중 34명은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것으로 전해진다. 나머지 122명에 대해서는 제명 조치했다. 최종 388명이 현재 유효한 조합원이고, 조합 이사 A씨를 포함한 122명은 2012년 말 제명되면서 재보연을 꾸렸다. 

한마음 55명
누군가 보니… 

현재 재보연은 법적 토지 소유권을 놓고 강하게 반발하면서 로쿠스와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실제로 재보연 관계자들은 2013년 7월부터 사업구역 내에 위치한 B 빌라와 C 빌라 각각 한 채에 가등기 및 공유지분 관계를 설정해 로쿠스의 업무를 방해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현재 로쿠스 측이 확보한 주택건설 대지면적은 95% 이상이며, 이 중 B와 C 빌라는 1% 미만에 해당한다. 그러나 B 빌라 502호는 55명, C 빌라 202호는 11명의 가등기권자 등으로 설정돼있다. 

로쿠스 측은 “수십명에게 각각 가등기말소 소송을 제기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 경우 사전 협의기간만 3개월 이상이 걸리고 과도한 금융비용이 발생한다”며 가등기권자들을 상대로 고소장을 제출한 이유를 밝혔다.

현재 주택법 제22조에 따라 주택건설 대지면적의 95% 이상의 사용권원을 확보한 경우, 사용권원을 확보하지 못한 대지의 모든 소유자에게 매도청구가 가능하다. 다만, 가등기말소 또는 근저당권 말소 등을 강제로 청구할 수 있는 법률 규정은 없다. 이에 따라 등기 또는 근저당권이 말소되지 않는 이상 사업을 추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로쿠스 측은 재보연이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관한법률을 위반했다는 주장이다. 고소장에 따르면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 명의로 등기해서는 안되는데도 불구하고 (가등기권자들이)재산보호연대의 비용 9억6000만원으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가등기권자들이)이 사건 사업 진행을 방해할 목적으로 사업 부지 내의 서울 동작구 본동 2필지에 허위의 가등기를 설정했다”며 “위계 또는 위력으로써 고소인 회사의 이 사건 사업업무를 방해했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선 재보연 일부가 지분 쪼개기를 통해 소유자를 늘려 사업주체의 업무를 방해하는 행위에 대해 “주택공급 지연과 공사 현장 방치로 인한 슬럼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또, 총회를 거쳐 조합원 지위를 회복한 이들은 재보연 일부의 지분 쪼개기 등으로 착공이 지연되면서 보상이 지연되는 등의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처럼 지인들에게 정비사업 구역 내 토지 및 건축물의 지분을 작게 나누어 소유권을 넘겨주는 ‘지분 쪼개기’는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되고 있다.

지분 쪼개기
알박기 의혹


법조계에 따르면 지난해 9월11일 대법원 2부는 서울 성북구 장위3동 일대(장위3구역) 토지 등 소유자 D씨 등이 성북구청을 상대로 낸 ‘주택재개발정비사업 조합설립인가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상고심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지분 쪼개기는 도시정비법 적용을 배제하거나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지분 쪼개기에 해당하는 토지등소유자들은 조합설립인가를 위한 동의정족수 산정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도시정비법상 재개발정비사업 추진위원회는 조합설립을 위해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 및 토지면적의 2분의 1 이상의 토지소유자 동의를 받아 지자체에 제출해야 한다. 조합설립 인가를 마치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2003년 말부터 장위3구역 일대 부동산을 매입해 온 대명종합건설은 이곳에 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657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었다. 대명종합건설은 2008년 7월부터 같은 해 11월까지 장위3구역서 보유한 토지 및 건축물의 지분을 임직원과 지인 등 총 209명에게 매매·증여했다.

이 중 194명이 취득한 토지의 지분은 모두 1㎡ 이하였다. 대명종합건설로부터 넘겨받은 건축물 지분이 0.4㎡ 이하인 사람도 40여명에 달했다. 대명종합건설은 2019년 5월 장위3구역 토지등소유자 512명 중 391명의 동의(동의율 76.37%)를 받아 성북구청의 조합설립 인가를 받아냈다.

이에 원고들은 “토지등소유자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지 못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1심 재판부는 “대명종합건설이 지분 쪼개기 방식을 사용했다고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하지만 2심서 판결이 뒤집혔다. 2심 재판부는 대명종합건설이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토지등소유자 수를 인위적으로 늘렸고, 그들에게 조합설립에 동의하는 의사표시를 하도록 했다고 봤다.


속 타는 시공사 진땀
1400억 날린 조합원들

항소심 재판부는 “지분 쪼개기 방식으로 늘어난 토지등소유자들은 재개발사업에 대한 자유로운 의사결정권을 행사할 수 있는 토지등소유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그 토지등소유자들은 재개발조합설립에 관한 동의율 요건을 산정하면서 전체 토지등소유자의 수 및 동의자 수에서 각각 제외함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대법원도 원심 판단이 정당하다고 보고 판결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정비구역으로 지정·고시된 이후로도 토지 및 건축물의 지분 양도체가 법적으로 막혀 있진 않다”며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사건서 지분 쪼개기는 탈법행위고, 조합설립을 위한 동의정족수 산정서 제외해야 한다는 것을 최초로 판결했다”고 밝혔다.

한편, 재보연은 2017년 집회를 통해 억울함을 호소했다. 노량진 본동 재보연 측은 2020년 6월 동작구청 앞에서 집회를 열고 “동작구청의 잘못으로 대우건설에 재산 1400억원을 빼앗기는 손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2011년 조합이 채무를 갚지 못할 시 사업부지 처분권을 대우건설에 넘겨주기로 결정한 총회를 열었을 때 조합장 최씨에게 조합원 자격이 없었던 것으로 밝혀져 논란이 가중됐다. 

지주택 조합원은 조합설립인가 신청일부터 해당 조합주택 입주일까지 소유한 주택이 없거나 전유면적 기준 60㎡ 이하의 주택 1채를 소유한 경우에만 그 자격이 있다. 그러나 최씨는 2008년 6월 조합설립인가 신청을 한 뒤 10개월 뒤인 2009년 4월 전유면적 67.75㎡인 빌라를 구매해 조합원 자격을 잃었다.

하지만 2011년 9월 동작구청이 법령과 국토부 회신을 이용해 최씨가 구입한 빌라의 전유면적을 67.75㎡서 57.03㎡로 건축물대장에 축소 표시해주면서 최씨는 조합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었다.

해당 빌라의 전유면적이 축소된 다음 날 열린 총회서 최씨와 조합은 채무를 이행하지 못할 시 대우건설에 사업부지 처분권을 넘겨주기로 결정한다. 2012년 조합은 채무를 갚지 못했고 대우건설은 조합으로부터 넘겨받은 처분권을 바탕으로 사업부지를 대우건설 전 직원이 세운 시행사 로쿠스에 매매할 수 있었다. 

계속되는
진흙탕 싸움

일부 조합원은 빌라 건축물 변경 민원을 제기한 사람이 대우건설 북부사업소장의 부인 김씨라는 것과 동작구청이 편법으로 최씨가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도록 도와준 사실을 바탕으로 최씨와 대우건설, 동작구청이 서로 유리하게 입장을 맞춘 게 아닌가 의심했다.

결과적으로 동작구청이 최씨의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지 않게 했다면 조합원들이 1400억원을 날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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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공수처 내부 대혼란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내부가 혼란스럽다. 소속 수사관들이 디지털 포렌식 장비를 도입하는 과정에서 비위를 저지른 정황이 포착됐다. 공수처의 자체적인 감찰을 통해 확인된 사안이다. 수사관 4명 중 3명은 인사혁신처에 중징계 의결을 요구한 상태다. 이들 중 일부는 보복성 징계라는 입장을 내놨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내부 감찰을 통해 수사관 4명의 비위 정황을 확인해 발표한 건 지난 6일이다. 3명은 수사기관에 고발 조치됐고 1명은 경징계 대상이다. 징계 대상자였던 한 수사관은 채 해병 특별검사팀에 오동운 공수처장에 관해 참고인 신분으로 진술했다. 공수처는 별개의 건으로 이번 징계와는 무관하다고 밝힌 상태다. 출장 중 비위 정황? 징계를 받은 수사관들은 공수처가 발주한 디지털 포렌식 관련 사업 담당자들이었다. 이 사업을 수주한 업체와 수사관들 사이에 사적인 친분이나 유착이 있었는지가 핵심 감찰 대상이었다. 지난 6일 공수처는 언론 공지를 통해 “최근 내부 감찰 과정에서 일부 직원의 비위 정황을 확인했다”며 “수사관 4명 중 3명에 대해서는 금일 인사처 중앙징계위원회에 중징계 의결 요구를, 1명에 대해서는 경징계 의결 요구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중징계 요구를 한 3명에 대해선 뇌물 혐의로 서울경찰청에 고발 조치를 했다고도 부연했다. 해당 수사관 3명은 최근 직위해제돼 업무에서 배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에선 기관이 내부 직원들 징계를 이처럼 선제적으로 공지한 건 이례적이라는 말이 나왔다. 공수처는 “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기관에서 이 같은 일이 발생한 점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감찰과 복무 점검을 강화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중징계 대상자 중 1명은 지난해 채 해병 특검팀에 오 처장 등 지휘부 관련 진술을 했던 인물이다. 이 수사관은 오 처장 등의 재판에 특검 측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다. 공수처는 해당 수사관을 비롯한 징계 대상자 4명의 ‘비위 정황’이 확인됐다는 사유를 이유로 댔으나, 대상자들은 특검 조사와 증인 채택 등을 근거로 ‘보복성 징계’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과장급 A씨는 다음 달 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3부(재판장 오세용) 심리로 열리는 오 공수처장과 이재승 공수처 차장 등의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직무유기 등 혐의 사건 첫 공판기일에 증인으로 채택됐다. 특검팀 관계자는 “피고인 측이 공판준비기일에 공소 사실 일체를 부인해 A씨 등 4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특검팀은 재판부에 재판 중계를 요청해 놓은 상태다. 특검법은 중계 신청이 있을 경우 법원이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중계를 진행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디지털 포렌식 담당 수사관 사업체와 유착? 공수처, 자체 감찰 통해 확인한 4명 징계 처리 재판부는 신청서를 검토한 후 재판 중계 허가 여부를 결정할 전망이다. 오 처장과 이 차장 등은 2024년 8월 송창진 전 공수처 부장검사의 위증 혐의 고발 사건을 접수하고도 사건을 대검찰청에 통보하거나 이첩하지 않고, 수사도 하지 않는 등 방치한 혐의로 기소됐다. 송 전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수사외압 의혹을 들여다보던 시기에 각각 공수처 처장·차장직을 대행하며 2024년 2∼4월 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니 관련 소환조사를 하지 말라고 지시하거나, 2024년 6월 윤석열씨,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등에 대한 압수수색영장 청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다. A씨는 채 해병 특검팀이 지난해 이 사건을 수사할 당시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으면서 오 처장 등의 혐의 관련 내용을 진술한 인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징계 대상자인 공수처 수사관 B씨는 <세계일보>와의 연락에서 “(새로 도입하기로 한 포렌식 기기 판매업체에서) 장비 운용교육을 해서 해외 출장을 갔는데, 공수처가 그쪽(업체)에서 부담한 식사 비용 등이 ‘뇌물’ 아니냐며 징계하려는 것”이라며 “새로운 장비를 도입하면 교육은 당연히 받아야 해서 그 비용은 사실상 도입 비용에 포함된 것”이라고 항변했다. 그는 특정 업체와 수의계약을 한 것 아니냔 의혹에 대해선 “조달계약으로 한 것이고, 단독입찰을 했기 때문에 그 업체를 선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징계 대상자 중 한 명(A씨)이 (채 해병) 특검팀 (참고인) 조사에서 오 처장 관련 진술을 한 적이 있는데, 그 일 때문에 보복성으로 지금 이렇게 (징계를) 하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B씨는 지난해 말 공수처에 사표를 냈으나, 감찰과 징계 등을 이유로 수리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한 인력난 공수처는 최근 현직 부장판사와 변호사 간 재판 거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에 착수해 두 사람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섰다. 지난 19일 공수처에 따르면 수사2부(부장검사 김수환)는 전날(18일) 수도권 소재 지방법원 소속 김모 부장판사에게 뇌물수수 혐의, 정 모 변호사(48)에게는 뇌물공여 혐의를 적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 부장판사는 고교 동문인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을 맡아 가벼운 형을 선고해 준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받고 정 변호사의 건물을 무상으로 이용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고등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부장판사가 2023년 지방 소재 법원에 부임하면서 해당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정 변호사와 친분을 쌓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 결과 김 부장판사는 이후 1~2년간 정 변호사가 수임한 사건 20여건을 맡아 1심에서 실형이나 집행유예 등이 선고된 형을 항소심에서 감형해 준 것으로 파악됐다. 정 변호사는 김 부장판사에게 현금, 고급 향수 등 금품과 자신이 소유한 건물 일부 공간을 1년간 무상으로 김 부장판사 아내의 바이올린 교습소로 제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부장판사는 친분으로 받은 단순 선물일 뿐 대가성은 없다는 입장이다. 정 변호사 측은 김 부장판사 가족이 건물을 무상으로 사용하지 않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외에도 공수처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불법 출국금지 사건 수사 과정에 불법행위가 있었다는 의혹과 관련해 대검찰청을 다시 강제수사 중이다. 이 수사는 공수처 수사3부(부장검사 이대환)가 지휘한다. 지난 18일 오후 공수처는 직원 5명을 서울 서초구 대검 청사에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법률상 요건 긴박한 상황 다만 공수처가 요청한 자료를 대검이 임의제출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앞서 검찰은 조국혁신당 차규근 의원이 법무부 출입국본부장 시절 불법적으로 김 전 차관을 출국금지했다며 직권남용 등 혐의를 적용해 기소했다. 법원은 출국금지가 법률상 요건을 갖추지 못해 위법하다면서도 당시 긴박한 상황 등을 고려해 직권남용죄로 처벌하기 어렵다고 판단했고, 대법원에서 무죄가 확정됐다. 차 의원은 당시 자신에 대한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을 허위공문서작성 및 행사,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했다. 공수처 수사4부(부장검사 차정현)는 지난 8일 김건희 특검팀에서 통일교 수사를 지휘한 채희만 수원지검 평택지청장을 참고인 자격으로 불렀다. 채 지청장은 민중기 특검과 박상진 특검보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의 진술은 수사 대상이 아닌 것 같다’는 취지로 말한 정황을 당시 조사에서 진술했다. 공수처는 지난해 8월 특검팀이 윤 전 본부장으로부터 2018~2020년 더불어민주당 소속을 포함한 5명의 정치인이 교단으로부터 금품을 제공받았다는 진술을 듣고도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만 조사했다는 의혹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특검팀은 수사보고서만 작성한 뒤 지난해 11월 내사 사건번호를 부여해 뒀지만 수사 범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고 경찰에 사건을 이첩했다. 이후 국민의힘은 특검팀이 편파 수사를 했다며 민 특검과 해당 수사팀을 직무유기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로부터 의혹을 넘겨받은 공수처는 함께 고발된 파견검사의 공범으로 민 특검을 수사하는 게 가능하다고 판단, 사건을 배당하는 등 수사에 나섰다. 공수처가 과거보다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는 이유다. 특히 지난달 법원이 잇달아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 적법성을 인정한 것도 공수처의 위상이 올라가고 있다는 증명으로 볼 수 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재판장 지귀연)는 전날 윤씨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1심 무기징역 선고에서 “공수처는 내란죄에 관해 수사를 개시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일부서 “특검에 오 처장 진술에 대한 보복” 특검, 오 재판 중계 신청 공수처엔 부담될 듯 지난 1월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재판장 백대현)도 공수처가 직권남용 혐의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내란 우두머리 혐의까지 함께 수사할 수 있다고 판단했던 바 있다. 다만 수사력 논란은 여전히 물음표다. 올해 출범 5년을 맞은 공수처가 기소한 사건은 6건, 유죄가 확정된 사건은 선고유예 1건뿐이다. 인력도 출범 이후 매년 결원 상태가 유지되다 지난해 말에야 검사 정원(20명)을 겨우 채웠다. 공수처의 한 관계자는 “검사의 경우 3년 단위 임기제다 보니 우수한 인적 자원을 모으기 힘들다는 것이 큰 걸림돌”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바뀌게 될 수사기관의 지형도 공수처에게는 부담이다. 공수처는 지난달 “공수처 수사 대상 범죄에 관해 중수청에 우선적 지위를 갖는다”며 중수청 법안 58조 2·3항에 ‘(공수처는 제외한다)’를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공수처와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텅) 간 수사 범위에 대한 ‘교통정리’가 필요하다는 취지다. 공수처와 다른 수사기관의 관계를 못 박은 공수처법 24조 1·2항과 유사해 보이는 대목이다. 공수처는 “접수되는 사건 대부분이 공직자 범죄인 공수처는 민원성 고발을 포함한 모든 사건을 중수청에 인지 통보해야 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는 인지 통보 제도 취지에도 반한다”고 우려했다. 단, 공수처는 중수청 법안 58조 3항 중 ‘공수처법이 적용되는 범죄수사에 대해 공수처에 이첩을 요청한 경우엔 공수처장이 이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단서를 ‘삭제’하자면서 “공수처와 중수청 간 사건 이첩 처리는 중수청장의 일반적인 수사 협조 요청과 공수처장의 사건 이첩 규정으로 해결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공수처법 24조 3항엔 ‘공수처장은 다른 수사기관이 고위공직자 범죄를 수사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될 때 해당 기관에 사건을 이첩할 수 있다’고 돼있다. 공수처는 중수청법 제정과 맞물려 관련 법령들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지 통보제 취지에 반해” 공수처는 “검사의 수사 권한을 전제로 한 현행 ‘형사소송법’ 관련 규정의 검토 및 정비도 추진될 필요가 있다”며 “수사기관 간 견제와 균형의 원리가 작동하게 해 수사권 남용을 방지하고, 각 기관 수사 범위에 관한 기준을 명확히 제시해 불필요한 경쟁이나 혼란이 발생하지 않도록, 수사 대상 범위에 관한 규정 등 통일적·체계적 정비가 동시에 추진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대표적으로 3급 이상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공수처법상 공수처 수사 범위에, 4급 이하 중수청 공무원의 범죄는 경찰법상 국가수사본부 수사 범위로 명시하는 방안이 제시된 바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