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이 든 성배’ 교도소 담장 걷는 재개발조합장의 그늘

줄줄이 빨간줄…삽만 꽂으면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김태일 기자 = 10년간 수도권에서 형사처분을 받은 ‘재개발·재건축조합장과 임원이 50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른 결과다. 대상을 전국으로 확대할 경우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재개발·재건축조합장은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자리’라는 말은 우스갯소리로 넘기기 어렵게 됐다.

국민의힘 유경준 의원실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수도권에서 각종 비리로 형사처분을 받은 재개발·재건축조합장과 임원이 50명에 달했다. 수도권 외 5대 광역시에서 추진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600여곳에 달하는 것을 고려할 때 전국 단위로 집계할 경우, 형사처분을 받은 조합 임원 수는 수백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형사처분 수백명
다양한 비리 유형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조합원들의 재산을 담보로 진행되는 사업이다. 세금을 투입해 공공 영역에서 진행되는 사업은 아니지만 조합 임원은 공무원 수준의 지위를 갖는다. 관련 법과 대법원 판례 등에 따르면 조합장과 임원은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하고 공무원에게 적용하는 형법상 뇌물죄가 적용된다. 

비리 유형은 다양했다. 지난 9월 창원지방법원은 지역주택조합 조합장 A씨와 업무대행사 대표 B씨에게 각각 징역 5년, 7년을 선고했다. B씨는 조합 업무를 대행하며 사업 예정지 땅을 100억원에 사들인 후 해당 조합에 255억원에 되판 것으로 드러났다.

재판부는 B씨와 그의 가족이 제세공과금 57억원을 제외하고도 100억원 상당의 이익을 얻었고 조합에 그만큼의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또 A씨와 B씨는 허위 조합원을 모집한 후 모 은행을 속여 20억원가량의 중도금 대출도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과정에서 B씨는 A씨에게 뇌물을 건넨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성동구의 한 재개발조합장은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혐의로 법원에서 3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2018년 조합장이 된 C씨는 세 차례에 걸쳐 5000만원을 차입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에 따르면 재개발조합의 자금 차입과 방법, 이자율, 상환 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수도권서 10년간 12명 구속, 38명 벌금형
벌금형 중 84%는 100만원 미만 솜방망이

C씨는 조합원들이 요청한 용역계약자료 열람·복사도 거부했다.

2020년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재개발 조합장 D씨는 정비업체를 선정하면서 담합을 저질러 공정한 입찰을 방해했다. D씨는 법원에서 징역 10개월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보석으로 풀려난 후 항소했지만 기각돼 재구속됐다.

2018년 수원의 한 재개발조합장은 업체에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같은 해 서울 강서구·동대문구의 개발조합장 역시 뇌물수수 혐의로 각각 구속됐다.

지난해에는 서울 강남구의 한 재개발조합장이 총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밀실 용역계약을 맺었다가 벌금형에 처해졌다. 지난 3월에는 경기도 안양시의 한 지역주택조합장이 사기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2심이 진행 중이다.

전국 재개발·재건축 현장에 비리가 만연해있지만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주택조합을 제외하고 지난 10년간 형사처분을 받은 수도권 재개발·재건축조합 임원 40명 중 징역형은 12명에 불과했다.


비리의 온상
“양형 높여야…”

일각에선 “민간영역에서 벌어지는 사업이라는 이유로 사안의 중대성에 비해 처벌 강도가 너무 낮다”며 “양형기준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일례로 서울 강남구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총회 의결 없이 한 업체와 정비시설 공사를 맺은 혐의로 재판을 받았지만 벌금형(100만원)에 그쳤다. 도정법에 따르면 총회 의결 없이 조합원에게 부담이 되는 계약을 맺을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돼있다. 

또 조합 임원이 도정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을 시 퇴임 사유가 된다. 하지만 지난 10년간 수도권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재개발·재건축조합 임원 31명 중 26명은 100만원 미만의 벌금형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 의원은 “재개발·재건축조합장과 임원들의 투명한 선출 절차가 필요하고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푼 서민들을 등에 업고 사익을 편취하는 자들에 대해서는 철저한 조사와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개발·재건축 비리와 관련된 논란은 국회 국정감사장에까지 올랐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간사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이원은 지난달 6일 국토교통부 국정감사에서 “지난 6년간 서울에서만 도정법 위반행위가 608건에 달하는 등 재개발·재건축 비리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국감에도 올랐다
도정법 한계 지적

최 의원은 부산 사하구 괴장5구역 재개발 사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부산 사하구 괴정5구역 재개발 사업의 경우 해임된 전 조합장이 예상 매출의 0.5%인 100억원을 성과급으로 챙기려다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경우가 있고 전 조합장은 건설사와 공모해 중도금 신설을 변칙 처리하는 과정에서 3000억원에 따른 이자 400억원을 조합원들에게 추가 부담시키려 했다는 의혹이 있다”며 “도정법 처벌 강화와 국토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의원이 국토부와 서울시로부터 받은 재개발·재건축 합동 실태점검 자료에 따르면 양 기관은 2016년 이후 서울에 위치한 31개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을 조회해 603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했다. 최 의원은 “이 중 2% 정도만 기소가 되고 있어 처벌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에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방에서도 재개발 등 일부 정비사업이 비리 온상이 되고 주택공급 질서를 해치는 사회악이 되고 있다”면서 “전수조사 수준의 조사를 통해 적극 대처하겠다”고 답했다.

원 장관은 이 같은 문제를 반영한 도정법 개정안이 추진되면 적극 협조하겠냐는 질의에 “그렇게 하겠다”며 “비리 종합선물세트 같은 세력을 일대 정리해야 선량하고 전문성 있는 정비사업이 주민 신뢰를 얻고 순탄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낮은 처벌강도 ‘현행 도시정비법’ 한계
국토부 “주택공급 질서 해치는 사회악”


건설업계는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그동안 국토부와 서울시가 벌여온 합동 실태점검이 제대로 된 적발이 아닌 ‘성과 보여주기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실제 처벌로 이어지기 힘들었고 마치 정비사업조합이 비리로 얼룩져있다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줬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실제 실태점검은 조합의 해명이나 설명은 듣지 않고 서류만 확인하고 조합 의견 없이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합 비리의 심각성을 부풀렸다”며 “조합은 합동점검에서 적발된 사례들이 이미 과거에 지적받아 조치한 사항임에도 또 다시 포함했고 수사 의뢰한 사례 중 경찰조사에서 무혐의로 결론난 것도 있다”고 지적했다.

점검 대상이 된 한 재건축조합장은 “5년 전 지적받아 바로잡았던 건을 또다시 포함시켜 행정지도를 내렸다”며 “실태점검의 성과를 위해 전후사정을 확인하지 않거나 조합에 소명 기회도 주지 않고 오직 서류로 판단하며 조합 비리가 심각한 것처럼 왜곡해 조합만 오해를 사고 있다”고 주장했다.

점검 대상의 한 조합 관계자는 “어느 조합이나 현실과 맞지 않은 법을 그대로 지키면 조합원들에게 불이익이 생기기 때문에 사전에 변호사의 법리 검토 후 각 조합별 특성에 맞게 운영하고 있다”면서 “총회를 개최하는 데 많게는 수억원 이상의 비용과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변수가 많은 정비사업이 돈과 시간과의 싸움인 만큼 어느 조합이든 총회비용을 줄이기 위해 대의원회 위임과 사후 추인을 받는 게 현실이지만 점검팀은 법 규정대로만 지적했다”고 말했다. 

“실적 부풀리기”
업계 “억울하다”


아울러 “실태점검은 법리적 판단이 필요한 사항이 다수 있는데 정비사업과 관련 없는 외부 전문가가 (실태점검을)주도해 실적을 부풀렸다”며 “수사 의뢰 결과 전후사정을 살펴보면서 불가피한 상황임을 인정받아 대부분 불기소 혹은 무혐의 처분을 받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ktikti@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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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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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