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공수처 물밑 교감설 막전막후

으르렁거리다 ‘우리가 남이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여야 대선후보가 모두 수사선상에 오르는 유례없는 일이 일어났다. 검찰은 물론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까지 대선 정국의 중심에 선 모양새다. 검찰과 공수처는 그 배경부터 서로 섞일 수 없는 기관. 하지만 최근 들어 두 기관 사이에서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가 지난 16일, 출범 300일을 맞았다.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검찰개혁의 일환으로 설립된 공수처는 기대와 우려 속에 지난 1월 첫발을 뗐다. 그로부터 10개월, 공수처에 대한 평가는 낙제점에 가깝다. 

출범 300일
기대 이하

특히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 있어서는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정치권과 일각에서는 ‘윤수처(윤석열 수사처)’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 관련 수사에만 집중하고 있는 공수처의 모습을 비꼬는 표현이다. 

지난 1월21일 김진욱 공수처장이 임명되면서 공식 출범한 공수처는 18일 기준 12개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이 중 마무리 지은 것은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의 해직 교사 부당 특채 의혹 1건 뿐이다. 

공수처는 조 교육감 사건을 1호 사건으로 선정하고 128일 동안 수사한 끝에 검찰에 공소 제기를 요구했다. 교육감은 공수처에서 기소할 수 있는 고위공직자 범위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은 여태까지 감감무소식이다. 

나머지 11건은 아직 수사 중이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이 중 4건이 윤 후보 관련 사건이라는 점이다. 대선후보에 대한 수사를 자제해왔던 과거와는 판이하게 다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대선이 다가올수록 더 노골적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공수처는 지난 6월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 모해위증교사 수사 방해 의혹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수사 의혹으로 윤 후보를 입건했다. 이어 9월과 10월에는 각각 ▲윤석열 검찰의 고발 사주 의혹 ▲판사 사찰 문건 의혹으로 윤 후보를 수사선상에 올렸다. 

윤 후보 사건의 배경에는 여권 성향으로 분류되는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이하 사세행)이 있다. 사세행은 지난 2월 옵티머스 펀드 사기 부실 수사 의혹으로 윤 후보를 고발한 데 이어 40여건에 이르는 고발장을 공수처에 접수했다.

공, 윤 의혹 수사 몰두
검, 부인 김건희 정조준

이 중 25건에 윤 후보를 피고발인으로 적시했다. 실제 공수처에서 수사 중인 윤 후보 관련 사건도 모두 사세행의 고발에서 비롯됐다.

공수처가 윤 후보 관련 사건에 집중하는 사이 ▲이규원 검사의 윤중천 허위 면담보고서 작성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 수사방해 사건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의 제보 사주 의혹 등은 우선순위에서 밀린 상태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공수처의 부족한 수사역량이 드러났다는 사실이다. 공수처의 진용이 구색을 갖춘 건 지난달 28일에 이르러서다. 검사 8명을 추가로 임명하면서 김진욱 처장, 여운국 차장을 포함해 검사 정원 23명을 모두 채운 것.

하지만 수사관 정원 40명은 여전히 미달 상태다. 

부족한 인원, 수사 역량 부족은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손준성 검사(대구고검 인권보호관)에 대한 체포영장,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되는 수모로 이어졌다. 손 검사의 신병 확보에 실패하면서 고발 사주 의혹 수사는 표류 상태에 빠졌다.

김진욱 처장은 지난달 법사위 국감에서 올해 안에 고발 사주 의혹 수사를 마무리 짓는 게 공수처의 목표라고 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5일 윤 후보가 국민의힘 대선후보로 결정됐다. 공수처의 행보, 수사 결과에 따라 ‘야당 대선후보 탄압’ 프레임이 씌워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공수처는 판사 사찰 문건 의혹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면서 오히려 전선을 넓히는 행보를 보이는 중이다.

12개 사건 중
1건만 마무리

공수처를 두고 ‘윤수처’라고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오기 시작한 시점도 이때부터다.

윤 후보 관련 사건에 날을 세우고 있는 건 공수처뿐만이 아니다. 검찰은 윤 후보의 부인 김건희씨가 연루됐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 수사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관련자들을 넘어 김씨를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6일 권오수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자본시장과금융투자업에관한법률(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다. 권 회장은 2009년 말부터 3년간 시세를 조종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세창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 발부 사유를 밝혔다. 

이로써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 사건의 관련자 5명이 구속됐다. 앞서 김씨의 계좌 관리자로 알려진 이모씨 등 관련자 3명이 구속된 데 이어 권 회장도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이제 김씨에 대한 수사만 남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김씨는 2010~2011년 권 회장이 주가를 조작하는 과정에 연루됐다는 의혹과 2012~2013년 권 회장과 특혜성 증권거래를 통해 차익을 누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씨가 당시 사건에서 이른바 ‘쩐주’ 역할을 했다는 의혹이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김씨를 ‘탐욕의 화신’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하면서 검찰의 소환조사를 촉구했다.

민주당 원내부대표단은 지난 16일 논평을 내고 “김씨는 세간에 등장하던 그 순간부터 학위 논문 조작, 허위이력 조작 논란 등 숱한 의혹을 몰고 다녔다”며 “개인의 영달을 위해서라면 물불 가리지 않던 탐욕의 화신을 보는 것 같았다”고 평했다. 

다른 수사
나몰라라?

윤 후보 측은 공수처와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을 문제 삼고 나섰다. 그러면서 공수처에 고발 사주 의혹 수사의 정치적 편향성이 의심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발송했다. 의견서에는 박지원 국정원장을 고발 사주 배후로 지목하고 공수처에 고발한 제보 사주 의혹 수사는 지지부진하다며 공정한 수사를 촉구하는 내용도 담겼다. 

윤 후보 측은 “고발 사주 건은 압수수색, 체포·구속영장 청구, 소환조사 등이 이뤄졌으나 제보 사주 사건은 전혀 수사가 진행되지 않거나 소극적으로 수사가 진행되는 것으로 보인다”며 “고발 사주는 수사정보가 실시간으로 언론에 유출되고 보도되지만 제보 사주 건은 고발인도 수사정보를 전혀 모르는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의원도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달리 도이치모터스 사건은 묵어도 한참 묵은 사건”이라며 “윤 후보가 정치를 시작하니 갑자기 선거에 임박해서 끄집어내서 시작하는 것 아니냐”고 검찰 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도이치모터스 수사를) 대선 이후로 미루는 게 낫지 지금 열심히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공수처와 검찰 간 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수처는 태생부터 검찰의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탄생한 기관이다. 검찰 역시 공수처 설립 과정에서 탐탁지 않은 모습을 보여왔다. 실제 공수처 출범 이후에도 두 기관은 사사건건 부딪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았다. 

하지만 윤 후보 관련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찰과 공수처가 교감을 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대검 감찰부는 윤 후보의 고발 사주 의혹, 장모 대응 문건 의혹과 관련 조사를 위해 대검 대변인 공용폰을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했다.

이후 공수처가 대검 감찰부를 상대로 압수수색을 단행하면서 해당 공용폰의 포렌식 자료를 입수했다. 

대변인 공용폰 하청 감찰 논란
고발 사주 의혹 수사 손발 척척?

이 과정에서 김오수 검찰총장의 휴대폰 압수 승인 여부, 언론 사찰 문제 등이 불거졌고 임의제출-압수수색으로 이어진 검찰과 공수처의 행보에 ‘하청 감찰’ ‘주문형 감찰’이라는 논란이 제기됐다. 그러자 김 총장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감찰부에 확인했으나 공수처와 (사전)연락한 일은 없다고 한다”며 “공수처도 전혀 그런 사실이 없다고 했다”고 해당 논란에 대해 적극 부인했다. 

하지만 검찰과 공수처의 교감설은 또 다시 불거져 나왔다.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대검 수사정보담당관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다. 손 검사는 공수처의 압수수색이 형사소송법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전 통지 의무 위반’이라는 것.

반면 공수처는 “통지 절차를 밟았다”며 “손 검사의 변호인이 도착한 뒤 포렌식을 시작했다”고 반박했다. 

손 검사 측 변호인은 지난 16일 “대검이 감찰 명목으로 확보한(손 검사가 사용한 컴퓨터의 저장장치 등) 자료를 공수처가 사전에 미리 알고 압수수색했다는 의심이 든다”며 “이는 공수처의 대검 대변인 휴대폰 압수수색 과정과 유사하다”고 주장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대검 청사 내에서 진행된 압수수색 영장 집행이 적법하게 진행됐음에도 이를 위법하다 하고, 아무런 근거 없이 공수처가 검찰과 사전 교감 하에 압수수색 등 수사를 진행하는 것처럼 주장하는 변호인의 태도에 유감을 표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검찰과 공수처 모두 교감 의혹에 대해 부인하고 있지만 의심의 눈초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여운국 공수처 차장이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인 민주당 박성준 의원과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은 확산되는 모양새다.

여 차장은 고발 사주 의혹 사건 등의 주임검사를 맡고 있다. 

박 의원은 국회에서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해 윤 후보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촉구했다. 그렇기에 두 사람의 통화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공수처는 수사 외 대국회 업무 등 일반 행정업무를 총괄하는 차장이 법사위 소속 의원들의 전화를 회피하거나 거부할 수 없다고 해명했다. 

의원과 통화
민주당과도?

또 <조선일보>에서 보도한 여 차장이 박 의원과 저녁약속을 잡았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냈다. 통화 사실은 시인하면서도 업무 문제였을 뿐이라고 설명한 것이다. 손 검사 측은 여 차장을 수사에서 배제해 달라는 진정을 제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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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단독] 국방부 검찰단, 내란 고발자 ‘닥치고 기소’ 막전막후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종합특검팀이 종료됐다. 12·3 내란과 관련된 수사는 사실상 마침표를 찍었다. 마무리되지 않은 사건은 경찰 국수본으로 이첩됐다. 검찰 특수본과 특검팀의 수사에 협조한 이들이 없었다면 확인이 어려운 의혹이 산적했다. 이 중에는 정보사 공작 업무와 내란 당일 계엄군의 움직임을 알린 군인들이 있다. 대개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재판에 넘겨졌다. 수사기관 간 판단이 다른 걸 두고 형평성에 어긋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12·3 내란에는 여러 수사기관이 뛰어들었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 국방부 내란 특수본, 내란 특별검사팀(특별검사 조은석), 2차 종합특검팀(특별검사 권창영) 등이다. 복수의 군인들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 일부는 혐의가 있었다. 수사기관마다 판단이 달랐다는 게 핵심이다. 국방부 검찰단의 경우가 그렇다. 누군가의 공작이나 의도, 내란 당일 같은 행위를 했음에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조차 받지 않는 사례가 존재했다. 협조했는데 다른 판단 내란 특검팀과 검찰 특수본에 협조한 데 이어 재판에서 핵심 증언을 한 것으로 알려진 인물 중 1명은 김창학 전 수도방위사령부 군사경찰단장(대령)이다. 김 전 단장은 지난 2월 국방부 검찰단에 의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두 달 뒤인 4월에는 법령준수의무위반 및 성실의문위반으로 파면됐다. 김 전 단장은 수사기관에 이진우 전 수방사령관의 지시로 국회로 갔던 계엄군의 움직임에 대해 진술했다. 종합특검팀이 내란의 리허설이라고 판단한 국군방첩사령부 자유의 방패(FS) 훈련과 이 전 사령관의 이례적인 지시가 담긴 녹취를 제출하기도 했다. 여기엔 내란 특검팀에 제출된 적 없는 자료도 포함됐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관련 녹취에는 방첩사의 전시 합동수사본부 훈련 과정에서 수방사 실무진들이 병력 지원을 반대하는 목소리가 컸다. 김 전 단장을 포함한 전·현직 수방사 관계자들은 “‘합수단 수사관들은 경호 대상이 아니다’ ‘합수단 경호는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병력 지원 자체에 난색을 표했다”고 진술했다. 수방사 관계자들은 “전시 상황이라면 검토가 가능하지만 평시에 병력을 지원하려면 수방사 작전계획부터 변경해야 한다. 육군본부 군사경찰실과의 협의가 필요하다”고 이 전 사령관에게 보고했다. 이 전 사령관과 방첩사의 압력에 못 이긴 수방사는 당시 훈련에 군사경찰단 50명과 35특임대대 20~25명 등 70여 명 규모 병력을 지원했다. 이 같은 진술을 확보한 종합특검팀은 여인형 전 방첩사령관이 2024년 3월 전시나 계엄 시 부대별 임무와 병력 운용 등을 규정한 군 내부 계획 문서인 ‘전시 비문’ 개정을 추진하며 기존과 다른 방식의 합수본 운영을 준비한 것으로 의심했다. 이 전 사령관은 이 과정에서 수방사 병력 지원을 추진하며 실무진의 반대에도 병력 파견을 지시한 혐의를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두 사령관을 지난달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모든 특검에 자료 넘겨 김 전 단장을 비롯한 복수의 군 관계자들은 현재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다. 반대로 행위가 비슷했던 조성현 대령(전 수방사 제1경비단장)은 훈장을 받았다. 종합특검팀은 지난달 말 조 대령을 조사한 후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조 대령은 합참 지휘통제2팀장 직을 수행하다 최근 인사 조치된 것으로 확인됐다. 조 대령이 2024년 12월3일 오후 11시51분 이 전 사령관과 통화하며 “그렇게 지금 임무를 줬고” “충성, 계속 작전하겠습니다”고 라고 언급한 녹취와 다음 날인 12월 4일 오전 1시2분 김 전 단장이 “(이진우) 사령관이 울타리를 넘어서라도 국회에 들어가라고 하는데, 그게 안 되잖아”라고 말하자 조 대령이 “우리는 그렇게 들어왔습니다” “경찰과 협조해 한적한 곳으로 들어갔습니다”라고 답한 내용을 확인한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전달하고 국회 침투를 실행하는 과정에서 사실상 ‘중간 실행자’ 역할을 했다고 결론 냈다. 김 전 단장이 기소된 점도 기소 근거로 꼽혔다. 이 전 사령관의 지시를 받은 조 대령은 예하 제2특임대대와 제35특임대대에 하달했다. 실제 35특임대대는 계엄 당시 국회 경내에 투입됐다. 종합특검팀의 판단은 내란 특검팀의 수사 결론과 배치된다. 내란 특검팀은 조 대령이 “상부의 위헌·위법적인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를 입건하지 않았다. 종합특검팀은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조 대령의 지시가 있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고 의심했다. 일부 군인들 특검에 핵심 진술·자료 제출하고 불기소 군검찰, 내란 중요임무 종사 재판 넘기고 대거 파면 종합특검팀은 조 대령이 같은 해 12월4일 새벽 1시4분 서강대교 북단에 도착한 제2특임대대 2지역대장 윤덕규 소령에게 총 세 가지를 지시했다고 봤다. ▲총기와 탄약을 차량에 두고 진압봉을 챙겨 서강대교를 넘어올 것 ▲진입 방법은 국회에 이미 들어가 있는 부대와 상의할 것 ▲임무는 국회 안에 있는 인원을 끌어내는 것 등이다. 조 대령은 “2지역대장에게 정확하게 “서강대교를 넘지 말라”는 말을 한 사실이 있나요”라는 종합특검팀의 질문에 “윤덕규에게 2024년 12월4일 1시20분경 다시 북으로 올라가라고 말한 것이고, 넘지 말라고 한 것이 아닙니다”고 진술했다. 조성현 대령 측은 문자 그대로 “넘지 말라”고 하지는 않았지만, 지시가 회군의 취지였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주장한다. 윤 소령은 “조 대령이 ‘너희가 (서강대교를) 넘어왔을 때 시민과 충돌하게 되면 크게 다친다. (서강대교 인근에) 대기하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끝까지 반대 김 전 단장과 동시에 파면된 핵심 증인 중 1명은 정성우 전 방첩사 1처장이다. 그는 지난해 6월24일 서울 용산구 중앙지역군사법원에서 열린 여 전 사령관의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처장은 검찰 특수본에서 진술했던 것처럼 “여인형 전 사령관이 당시 선관위 전산실을 통제하고 이후 민간 수사기관에 넘기며, 여의치 않으면 서버를 복사하거나 ‘떼어오라’는 3단계 지시를 내렸다”고 증언했다. 정 전 처장을 비롯해 방첩사 법무실 간부들은 여 전 사령관의 지시에 대해 기술적·법률적 검토 결과 현실적으로 이행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여 전 사령관은 “제 기억으론 정성우 증인한테 서버를 복사해라, 떼오라고 이야기한 기억은 분명히 없다”며 “정성우에게 서버를 떼서 가져오는 방법이 있을까 정도를 문의했다면 모를까, 명시적으로 카피해라, 떼서 가져오라고 했을 것 같지 않다. 카피도 안 되는데 어떻게 떼서 가져오나?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된다”고 반박했다. 정 전 처장은 내란 사태 당일부터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총 6차례 통화했다. 2024년 12월3일 오후 10시50분 정 전 처장은 여 전 사령관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전화번호를 넘겨받고 그에게 전화를 걸었다. 노 전 사령관은 정 전 처장에게 “(병력이) 출발을 했느냐”라고 물었고 정 전 처장은 “이제 영외 거주자를 소집한 상황”이라고 답했다. 내란 특검팀에 협조했던 정 전 처장은 김 전 단장처럼 내란 중요임무 종사와 직권남용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내란 특수본은 정 전 처장이 방첩사 인원 115명을 4개 팀으로 긴급 편성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 과천·관악 청사, 선관위 수원 연수원, 여론조사 꽃 등 4곳에 출동하게 하는 등 군인들에게 의무 없는 일을 하게 했다고 판단했다. 김 전 단장을 비롯해 복수의 군 간부들이 기소되자 내란 특검팀은 국방부 검찰단에 ‘‘사전 협의’가 있었어야 했던 것 아니냐’는 취지로 불만을 전했다고 한다. 군 일각에서는 정 전 처장은 아니더라도 김 전 단장과 소수의 영관급 장교들은 국방부 조사본부 차원에서 무혐의 종결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내란 특검팀에 몸담았던 한 관계자는 “김창학 대령 외에도 여러 사람이 협조했고 그들 덕분에 수사를 할 수 있었던 게 컸다”며 “군검찰의 기소에 감 놔라 배 놔라 해서는 안 되고 해당 기관의 판단이지만 복수의 군 관계자들을 기소했을 때 ‘왜 저 사람은 기소 안 하느냐’는 등의 뒷말이 상당했다. 특검팀도 관련 내용을 알았기에 문제 제기를 했던 것”이라고 했다. 음모·모해 명확한데 혐의는 내란 중요임무 종사가 아니지만 사실상 노 전 사령관과 여 전 사령관에게 피해를 본 사람도 있다. 박민우 전 정보사 A 여단장(예비역 준장)이다. 그는 2025년 초 국회 청문회에서 ‘노상원 수첩’에 관한 핵심 증언을 했던 인물로 주목받았다. 박 준장의 증언 후 실제 관심이 크지 않았던 노 전 사령관의 수첩의 신빙성과 중요도가 커졌다. 노 전 사령관은 정보사를 내란에 동원하려 사실상 박 준장을 축출했다. 여 전 사령관의 검찰 특수본 진술조서를 보면 그는 “(노 전 사령관으로부터) 박 준장의 비위, 비밀은닉, 업체 로비 등 4~5건의 중요한 제보를 받았다. 노 전 사령관이 비위 제보를 하지 않았으면 연락을 하지 않았을 거다”고 진술했다. 방첩사는 군형법상 군사기밀누설 및 암호 부정사용, 국가보안법·군사기밀보호법·남북교류협력법 위반 등 사건에 대해 수사권을 갖는다. 당시 블랙 요원 명단 유출 사건도 방첩사가 초동수사해 사건을 군검찰로 넘겼다. 여 전 사령관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건 박 준장과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 간 갈등 전후다. 박 준장이 노 전 사령관의 연락을 받은 시기와도 일치한다. 박 준장은 지난 3월 <일요시사>와의 인터뷰에서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직도 고집이 세냐’고 하길래 ‘그렇다’고 말한 게 전부다. 지금 생각해 보면 날 내란에 동원하려 일종의 간보기 차원으로 질문했던 것 같다. 노상원에 의해 직무에서 배제됐다고 본다. 여단장이 공석이 되자 이 자리 진급을 미끼로 김봉규, 정성욱을 노상원이 조종한 것”이라고 말했다. 노상원 수첩 '핵심 증언자' 박민우, 사실상 노·여 모해로 좌천 신원식 “노상원·여인형에 의해 피해 본 것 맞다” 특검에 진술 문 전 사령관은 국방부 장관이던 신원식 전 안보실장이 2024년 8월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정보사 갈등’ 교통정리를 위한 후속 조치를 약속하고 경질될 예정이었다. 신 전 실장은 박 준장과 문 전 사령관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했지만 문 전 사령관이 거부했다. 문 전 사령관은 유임됐고 노 전 정보사령관과 대통령실 경호처장이던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개입하면서 신 전 실장은 회의가 끝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옷을 벗었다. 오영대 전 국방부 인사기획관은 이에 관해 검찰 특수본 조사에서 “신원식 (전 국방부) 장관이 저와 원천희 국방부 정보본부장에게 문 전 사령관에 대한 보직해임·정보사령관 교체 검토를 지시했으나 2024년 9월6일, 김 전 장관이 취임하면서 문 전 사령관에 대한 ‘현 보직 유지’를 지시했다”며 “납득하기 어려운, 이해하기 어려운 인사였다”고 진술했다. 박 준장의 주장은 사실에 가까워 보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신 전 실장은 종합특검팀 조사에서 “박민우 장군은 여인형과 노상원에게 피해를 봤다. 문상호가 유임되지 않았으면 박 장군도 재판에 넘겨지거나 좌천되는 일이 없었을 것이다”며 “큰일도 아니었고 그래서 둘에게 법적 문제를 모두 취하하고 정리하라고 얘기를 했던 거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