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VS 공수처 점입가경 감사원 막전막후

쩍 갈라진 간부들 ‘대충돌’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감사원이 점입가경이다. 문재인정부 정책 감사로 시끄럽더니 내분까지 겹쳤다. 유병호 사무총장이 또 논란의 중심에 섰다. 조은석 감사위원의 문제 제기가 위법하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 대상이 ‘물타기’를 주도했다는 비판이 거세다.

유병호 감사원 사무총장과 조은석 감사위원 간의 갈등은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에 관한 감사보고서 공개 과정서 시작됐다. 결과적으로 감사 결과 보고서를 공개하면서 조 위원의 의견이 패싱됐다. 문제 제기를 시작한 조 위원은 유 사무총장과 최재해 감사원장을 비판하기 시작했다. 유 사무총장도 조 위원을 수사 의뢰한 이후 최근까지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무시하고
공개 비난

유 사무총장은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위법·부당 행위를 확인하려 안간힘을 썼다. 유 사무총장의 마음대로 문제점은 드러나지 않았다. 지난 6월 초, 감사원 감사위원회는 전원회의를 열고 전 전 위원장에 대한 사무국 감사 결과를 논의한 끝에 8개 핵심 쟁점에 ‘불문’ 조치를 결정했다.

앞서 감사원이 조사한 전 전 위원장의 혐의는 총 8개로 ▲출퇴근 포함 근태 문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이해충돌 유권해석과 관련한 쟁점 3개항 ▲서해공무원 피격사건 유권해석 관련 1개항 ▲전 전 위원장의 감사 방해 2개항 ▲갑질 간부에 대한 탄원서 제출 등이 있다.

감사위는 8개항의 탄원서 제출에 “부적절하다”며 기관 주의 조치를 내렸다. 기관 주의 조치도 “위법 부당하다”고 판단하지 않았다. 기관 경고조차 ‘법적 책임’이 없다는 설명이다.


감사원은 지난해 10월, 1항 출퇴근 쟁점 외 1개 항을 제외한 나머지 6개항에 대해 전 전 위원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보고 대검찰청에 수사를 요청했다. 추 전 장관의 이해충돌 유권해석과 관련된 2항의 보도자료와 3항의 보도자료는 같은 해 9월16일 권익위가 발표한 보도자료 건이다.

2항과 3항 보도자료는 추 전 장관의 직무와 아들(군 복무 중 휴가 논란) 수사 건 사이 직무상 이해충돌이 있는지에 관한 권익위 입장이다.

당시 권익위는 “이해충돌이 없다”고 판단했는데 “사실관계 해석을 거쳐 유권해석을 했고, 그 해석도 전적으로 담당 실무진의 판단 결과”라고 발표했다. 권익위는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에게 추 전 장관이 아들 사건과 관련해 지휘권 등을 행사했는지 확인했다. 대검은 “그런 사실이 없다”고 답변했다.

감사원은 굴하지 않고 전 전 위원장이 실무진에게 “허위로 보도자료를 내게 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 전 위원장은 “간부들과 함께 수렴한 권익위 회의 내용을 실무자가 다른 직원들에게 메일로 발송하면서 ‘보도자료(위원장님 작성)’라고 제목을 잘못 쓰는 바람에 그런 ‘오해’가 생겼다”며 “그 자료는 해당 실무자의 컴퓨터에 그대로 저장돼있다”고 말했다.

위 보도자료에 적힌 “전적으로 담당 실무진의 판단 결과”라는 문구서 ‘전적으로’라는 표현은 특히 쟁점이 됐다. 감사위가 보도자료를 내는 과정서 위원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논의로 ‘방침’을 결정했고, 실무진은 그 방침에 따라 보도자료를 직접 작성한 사실이 확인됐다.

전 전 위원장이 보도자료 작성에 직접 개입했다는 감사원 사무국의 주장이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전현희 무리한 감사 후폭풍…책임 묻기 실패
내부 갈등 봉합 안 돼…최재해 리더십 악화

감사원의 무리수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감사원 대변인실은 당시 출입기자들에게 “감사위원회는 제보 내용을 안건별로 심의하며 권익위원장 및 권익위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관해 권익위원장에게 기관 주의 형태로 조치할 예정이며, 정무직이고 이미 수사 요청된 점 등을 고려해 감사보고서에 관련 내용 등은 서술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변인실 문자에서 “권익위원장 및 권익위의 ‘위법부당한 행위’에 대해”라고 적시한 것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즉, 감사위원회 결정은 개인 조치는 ‘불문’이고, 기관 주의도 ‘부적절했다’는 것이 끝이다. 이는 감사위 결정을 간접적으로 인정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읽힌다.

전 전 위원장 퇴임 이후 감사원 사무국과 일부 감사위원 간 갈등은 지속됐다. 유 사무총장은 지난 6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조 위원이 감사보고서를 수차례 열람했고, 감사위원회가 의결하지 않은 것도 직원들을 강요해 많이 고쳤다”며 “권한 범위를 넘어서 요구했고, 강요했고, 기망했다”고 비판했다.

야당서 감사보고서 결재에 관해 “주심위원 열람 칸이 공란인데도 유 사무총장이 최종 결재 완료 처리했다”는 지적에 유 사무총장은 “단군 이래 가장 많이 보시고 유일하게 혼자 안 누르셨다. 제가 감사원 27년 있었는데 그렇게 자주 열람하시는 거 처음 봤다”고 반박했다.

조 위원과 유 사무총장은 전 전 위원장 감사 결과 보고서 확정을 위한 감사위원회의서부터 의견 충돌이 잦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국회에 제출된 회의록에 따르면, 두 사람은 전 전 위원장에게 고발당한 최재해 원장을 심의에서 제척할지 여부, 추 전 장관 관련 유권해석 개입 의혹 등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조 위원은 “유 사무총장이 수시로 말을 자르고 끼어들거나 타박하고, 회의가 잠시 중단되면 고성을 지르며 밖으로 나간 바 있다”고 말했다.

결국 터진
감정 싸움

감사보고서가 공개되는 과정에서는 주심인 조 위원의 열람 결재를 건너뛰고 공개돼 패싱 논란이 일었던 바 있다. 주심인 감사위원이 ‘열람’을 눌러야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데, 이런 과정 없이 최종 결재가 이뤄졌다는 게 조 위원의 주장이다.

전 전 위원장에 관한 감사 과정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감사원 사무처는 감사 방해 및 지연(직권남용·업무방해·강요), 감사 사실을 유출(공무상 비밀누설)한 혐의로 조 위원을 대검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감사원장이 지휘하는 사무처가 감사위원을 검찰에 수사 의뢰한 것은 처음이다.

조 위원의 행위를 조사한 건 유 사무총장의 측근들로 구성된 감사원 내부 태스크포스(TF) 팀이다. 이 팀은 지난 6월9일 꾸려졌다. 최달영 당시 기획조정실장(현 제1사무차장)이 단장을 맡았다. 부단장으로는 김모 감찰관(국장급)과 김숙동 당시 특별조사국 제1과장(현 특별조사국장) 2명이 투입됐다.

김숙동 국장은 유 사무총장의 측근으로 꼽힌다. 그는 2020년 유 사무총장과 월성원전 감사를 진행했고, 서해 공무원 피살사건 감사를 맡았다. 그는 지난해 부이사관으로 승진했고, 지난 7월 감사부서 핵심 조직인 특별조사국(특조국) 국장 자리에 올랐다.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이 TF를 관리하는 것이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 바 있다. 전 전 위원장에게 고소당하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 대상이 됐음에도 감독하는 것은 이해충돌이라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제도 세부 운영기준’을 보면, 이는 회피 신청 사유에 해당한다. 공직자 이해충돌 방지법을 따른 이 기준은 “직무 담당자는 조사 개시, 조사 범위와 강도 등을 조정해 조사의 공정성을 저해시키고 이를 통해 유·무형의 이익을 얻을 것을 예상할 수 있으므로, 신고·회피 신청을 해야 한다”고 돼있다.

두 번째
압수수색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제도에 따르면 공직자가 자신이 맡은 직무와 관련한 사적 이해관계자에 해당하면 기관마다 있는 이해충돌방지담당관에게 신고 및 회피 신청서를 접수해야 한다. 그 뒤 이해충돌방지담당관은 해당 공직자를 지휘·감독하는 상급자 의견을 들어 적정한 조치를 이 공직자에게 통보해야 한다.

유 사무총장에 관한 수사를 고심하던 공수처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17일, 감사원을 두 번째로 압수수색하면서 자료를 확보했다.

공수처 관계자는 “특정 자료를 찾기 위한 것이 아니다. 수사 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자세하게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공수처의 압수수색 범위를 들여다보면 지난번과는 다르게 조 위원의 사무실이 처음 포함됐다.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이 전 전 위원장 감사보고서 처리 과정서 위법 행위를 했다는 조 위원 측 주장을 뒷받침할만한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히 공수처는 조 위원을 이달 초 소환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에 대한 공수처의 수사는 크게 세 갈래로 ▲감사의 계기가 된 권익위 고위 관계자의 부실·허위 제보 의혹 ▲최초 제보자를 감사 증인으로 꾸미는 조작감사 의혹 ▲조 위원 패싱 의혹 등이다.

공수처의 수사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감사위원 6명에게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달라고 소환을 통보했다. 이 중 전 전 위원장 사건 주심이던 조 위원을 제외한 5명은 선임 위원 방에 모여 공수처 조사에 어떤 방식으로 응할지 논의했다.

공수처 직권남용 혐의 유병호 소환 통보
대검, 조은석 수사 고민…정치적 역풍?

일부 위원들은 공수처에 출석 의사를 밝혔고, 일부는 서면조사를 요청했다.

공수처는 감사원이 6월1일 감사위원회의 후인 6월9일 전 전 위원장 감사보고서가 시행·공개하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있다. 감사위원들의 합의제 기구인 감사원서 최 원장과 사무처가 감사위원들에게 정당한 절차를 거쳐 감사보고서를 시행·공개했는지가 핵심이다.

사무처는 감사위원들에게 마지막으로 공유한 3차 수정안에서 149자를 더 고친 4차 수정안(최종안)을 만들었는데 주심 위원을 포함한 감사위원들에게 공유하지 않았다. 실제 감사위원들이 사무처의 수정안을 검토하기 위해 모여 있는 사이, 사무처가 4차 수정안을 내부망에 올리고 1시간50분 만에 주심 위원의 열람결재를 건너뛰고 시행·공개했다.

감사원 내부의 ‘감사사무 등 처리에 관한 규정’엔 감사위원회의서 변경·시행하도록 의결한 때에는 주심 감사위원의 열람을 받아 시행하도록 돼있는데, 전산 처리를 통해 주심 위원의 열람 결재를 받지 않고 시행한 것이다.

공수처는 조 위원 ‘패싱’이 문제가 되자 해명하려 낸 보도자료 내용에 허위가 없는지도 살펴보고 있다. 공수처는 감사원 사무처의 이 같은 행위에 공전자기록 위작·변작, 감사원 직원에 대한 직권남용, 허위 공문서 작성, 감사위원에 대한 업무(공무집행)방해 등의 혐의 적용을 검토 중이다.

공수처는 우선 유 사무총장에게도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감사원 측은 이에 대해 “기본적인 사실관계 확인이나 업무 관행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 보이는 상황서 감사위원과 사무총장을 조사하려 하는 것은 헌법기관인 감사원의 권위와 신뢰를 심히 훼손하는 것으로 매우 유감”이라고 밝혔다.

공수처의 빠른 발걸음과는 반대로 대검찰청은 아직 조 위원에 관한 수사 여부를 확정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공수처의 수사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하는 게 아니다”며 “조 위원의 위법 행위 여부를 아직 판단 중”이라고 말했다.

감사원이 사실상 동일 사안으로 공수처와 검찰의 동시 수사를 받게 된 건 전례 없는 일이다.

감사원 내부에서는 외부 수사기관을 끌어들여 사태를 해결하려는 게 오히려 감사원의 위상을 추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상당하다.

“통제 안 된다
제어장치 필요”

한 감사원 국장급 인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서 “최 원장과 유 사무총장이 조 위원을 수사 의뢰할 때 상의도 하지 않았다”며 “지난해 내부 분위기는 감사원의 위상이 커졌다며 좋아하는 직원이 많았으나 이제는 아니다. 간부들끼리 ‘감정싸움’이 커지면서 직원들의 불만이 상당하다”고 주장했다.

다른 감사원 간부도 “유 사무총장과 그 측근들의 판단이 오히려 감사원을 망치고 있다는 얘기가 적지 않다. 제어장치가 필요한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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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