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국민의힘 대선 경선 4강에 오른 한동훈·홍준표 후보(가나다 순) 간 네거티브전이 가열되면서 경선 분위기가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25일 오후 4시부터 채널A 생중계로 대선 2차 경선 ‘일대일 맞수 토론회’를 개최한다. 두 후보가 서로를 상대로 지명한 이번 토론은 3시간 동안 현안 및 자유토론의 순서로 진행된다.
찬탄(탄핵 찬성)파인 한 후보와 반탄(탄핵 반대)파인 홍 후보가 맞붙는 만큼, 정치적 쟁점과 당내 갈등을 중심으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홍 후보는 토론 시작 전인 이날 오전까지도 한 후보에 대한 인신공격성 네거티브 공세를 멈추지 않았다. 그는 페이스북에 한 후보를 향해 “깐족거림과 얄팍한 말재주로는 세상을 경영할 수 없다”고 비꼬았다.
그러면서 “한 후보가 김문수 후보를 전과 6범이라고 비아냥대는 것을 보고 ‘참 못된 사람’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며 “노동운동·민주화운동 전과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전과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아냥대는 행위는 금도를 넘었다”고 질타했다.
한 후보 역시 전날인 24일, 홍 후보가 최근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 출마와 관련해 ‘친명 연대’를 언급한 것을 두고 “조국수홍에 이어 친명 연대까지 한다”고 공세에 나섰던 바 있다.
조국수홍은 ‘조국을 홍준표가 수호한다’는 의미로, 홍 후보는 과거 검찰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가족 수사를 “과잉 수사”라고 비판하면서 나온 말이다.
두 후보는 앞서 20일 1차 경선 조별 토론서도 썩 유쾌하지 않은 상황을 연출한 바 있다. 특히 홍 후보가 한 후보에게 “키도 큰데 뭐하려고 키높이 구두를 신느냐”고 묻자, “유치하다”고 응수한 한 후보의 모습은 둘 사이의 미묘한 갈등과 경쟁 구도를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왔다.
후보 간 연일 이어지는 네거티브 공세가 경선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두고서 정치권에서는 엇갈린 의견이 나오고 있다.
먼저 긍정적인 관점에서는 이 같은 네거티브 공방이 후보들의 정책과 비전을 명확히 드러내면서 유권자의 관심과 참여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고 본다. 날카로운 공방을 통해 양 후보의 차별점과 정치적 가치관이 더 선명하게 부각되므로, 유권자들은 실질적인 판단 기준을 갖게 된다는 것이다.
특히, 국민의힘 경선이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의 대결’을 대비하는 과정인 만큼, 양측 후보가 상대방의 약점을 파고들며 경쟁력을 검증하는 모습은 당내 결집과 선명성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반면 이번 경선이 본선 경쟁력 확보를 위한 중요한 단계임을 고려할 때, 지나친 인신공격이나 논란 중심의 공세는 ‘내부 분열’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민의힘 지지층 내 일부서도 “정치적 품격과 정책 경쟁에 집중해야 할 때”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만큼, 과열된 네거티브 공세가 오히려 당의 지지층마저 발길을 돌리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경선은 당내 강성 지지층뿐 아니라 중도 및 무당층의 반응도 중요한 변수로 꼽힌다. 네거티브적 요소가 중도층의 외면을 부를 경우, 후보 모두에게 악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
따라서 이번 ‘끝장 토론’은 어느 후보가 네거티브 공세에만 매몰되지 않고 정책과 비전 경쟁에 얼마나 집중하느냐에 따라, 경선 통과의 명운이 갈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국민의힘은 4인 토론회(오는 26일), 2차 경선 컷오프(29일)를 거쳐 내달 3일 예정된 전당대회서 최종 대선 후보를 확정한다. 이번 토론이 경선 판세에 어떤 변화를 몰고 올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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