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주자를 만나다> 무소속 허은아 제3지대 승부수

“윤석열 닮은 이준석은 잡는다”

[일요시사 김명삼 대기자] 계엄·탄핵 정국이 이어지는 동안 원내 4당 개혁신당의 내홍은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정치적 동지로 통했던 개혁신당의 허은아 전 대표와 이준석 의원은 마침내 결별했고, 이제는 각자 대통령선거에 나서 국민의 선택을 기다리는 운명이 됐다.

허은아 전 개혁신당 대표는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문 앞에서 31명의 주요 당직자들과 함께 탈당 선언 기자회견을 하면서 무소속 대선 출마를 공식화했다. 24일에는 “사라지는 나라에서 살아나는 나라로”라는 슬로건을 내세우며 ‘회복’ 등을 키워드로 하는 출마에 대한 비전도 밝혔다.

조기 대선이 확정되기 전인 지난달 18일, 이 의원이 당내 찬반투표를 거쳐 개혁신당의 대선후보로 확정된 바 있기에, 당 내홍은 대선 여론의 장으로 무대를 옮겨 ‘시즌2’를 맞게 됐다.

앞서 지난 2월 개혁신당 내홍 와중에 <일요시사>와 만난 허 전 대표는 이 의원 등의 정당보조금 불법 사용 사실을 공개하는 한편, 비하·혐오·갈라치기 방식의 이준석 정치를 강도 높게 비난했던 바 있다. 이번 인터뷰서 그는 이준석 정치를 ‘가짜 개혁’으로 규정하고, 기득권과 부조리를 깨는 ‘진짜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선거에 나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허 전 대표와의 일문일답.

-당 대표직에서 물러난 허 후보를 두고 많은 이들은 개혁신당 탈당까지는 예상했지만, 대선 출마는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 많다. 어떤 동기에서 출마하게 됐는가?

▲지난해 1월 여러 달콤한 제안을 뿌리친 채 의원직을 던져 가며 국민의힘을 탈당했던 것은 이 나라를 제대로 개혁해 보고 싶어서였다. 하지만 지난 1년 넘게 이준석 의원을 겪어 보니 개혁에 적합한 정치인이 아니었다. 그러니까 탈당에 이은 대선 출마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정치를 시작했을 때나, 국민의힘을 탈당했을 때나 내 마음가짐은 변한 게 없다. 하나뿐인 딸은 물론, 딸의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는 대한민국을 만들려 한다.

-구체적으로 개혁신당 이준석 후보가 왜 개혁에 적합하지 않은가?

▲낡은 정치에 맞서 기득권을 깨겠다는 그의 말에 나도 속았고, 동탄 시민들도 속았다 생각한다. 처음엔 그 구호를 대견하게 여기면서 비호감도 82%(1월9일 발표 NBS)에 달하는 그의 부족함을 채워주고 싶었다. 하지만 실제 알고 봤더니 당내서 기득권을 놓지 않음은 물론, 부조리를 만들어 내는 '젊은 꼰대'였다.

스스로가 '반(反) 개혁'인데 어떻게 대한민국을 개혁하겠나? 이제는 대선후보가 돼 전 국민을 속이려 들고, 당은 그에 대한 양두구육을 하고 있다. 이를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절박함이 있었다. 그간 이준석을 지원해 왔던 것에 대해 국민께 죄송한 마음이 크다. 그래서 더더욱 그의 가짜 개혁과 다른 진짜 개혁이 무엇인지 선보이려는 것이다.

-지난해 말부터 수개월간 이어진 개혁신당 내홍의 본질이자 근본 원인이 이준석 의원인가?

▲그렇다. 이 의원은 최측근인 김철근 사무총장을 통해 당 재정을 비롯해 인사·기획 전략·조직 등을 좌지우지하는 사당(私黨)으로 개혁신당을 전락시켰다. 자칫 당이 몇몇 정치 낭인들과 특정인의 탐욕을 위한 사금고가 될 판이었다. 이에 맞서 사무총장을 교체하려 하자 온갖 근거 없는 흑색선전을 퍼뜨려 가면서 끝끝내 나를 끌어내린 것이다.

-당의 운영자금이 특정인 사금고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예를 들면 국민 세금으로 공당에서 정책연구를 위해 쥐여준 돈이 9000만원이 넘는데, 당이 원하는 연구를 내팽개치고 세 명의 의원이 나눠 가졌다. 그중에는 한 정치학 박사가 전공과는 하등 상관없는 ‘지하공간 데이터센터 분석’을 연구한 것도 있다. 알고 보니 그는 친이준석 평론가로 통하는 A씨였다.

연구 결과물조차 당 대표인 내게 보고되지 않았다. 또 다른 친이준석 평론가로 알려진 B씨의 회사는 규정된 공개경쟁 입찰을 생략한 채 5500만원을 받기도 했다. 이준석 특수관계인 C씨의 회사는 당 홈페이지 관리비 명목으로 매달 1100만원을 받아, 지금껏 1억5000만원을 넘겼다.

이 의원의 최측근 김철근 사무총장의 지인 D씨 업체는 판매 품목이 전혀 무관한 온라인 쇼핑몰을 하는데 당의 현수막 제작을 최대 2배 높은 가격으로 독점하다시피 했다. 이는 개혁신당이 이준석 사당이기에 가능했다고 본다.

-이 의원의 근거 없는 흑색선전의 구체적 내용은 무엇인가?

▲내가 지난해 총선에서 비례 순번을 달라고 동탄에 찾아와 세 시간이나 울었다고 하더라. 악의적으로 지어낸 이 거짓말로 인해 당내 여론이 악화해 당 대표직에서 끌어내려진 것이다. 만약 이 의원의 말이 사실이라면 나를 선거법 위반으로 고소하면 될 테지만, 절대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사실이 전혀 없었으니까.

더 황당한 것은 ‘천아용인’의 천하람 의원과 이기인 최고위원이 이 거짓말을 고스란히 받아 내가 비례 순번을 받지 못한 것이 내홍의 본질이라는 취지로 말한 것이다. 내가 바로 옆에 떡하니 앉아 있는데 천연덕스레 그러더라. 오히려 나는 비례 의원직을 던지고 개혁신당에 합류하지 않았나? 

그런 사정을 잘 아는 그들이 그렇게 말하다니 모욕이었다. 황당하기 그지없어 썩소밖에 나오지 않았다. 그것마저 공격의 대상이 됐지만…

-이 의원을 다룬 다큐 영화 <준스톤 이어원>이 대선 시즌을 앞두고 얼마 전 개봉했다. 국민의힘 비례 의원직을 던지던 날 당시 천하람·이기인을 앞에 두고, 이 의원까지 염두에 두고 “평생 갈 동지”라며 “가족을 얻은 것”이라고 평가했었는데…

▲그때는 진심이었다. 하지만 1년도 안 돼 같은 장면을 회상하면서 이 최고위원은 자신의 유튜브에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크게 비웃는 것을 내보내기도 했다. 정치가 비정하다지만, 당 내홍의 발단인 김철근 사무총장의 해임을 누구보다도 강력하게 주장하고 찬성했던 그가, 이 의원이 저를 몰아내면서까지 그를 복귀시키려 한다는 것을 알게 되자 공개 석상에서 “김철근을 다시 앉혀라”라고 180도 말을 바꿔서야 되겠나?

-그래도 당 대표로서 내홍을 추스르는 데 실패한 것이 아닌가?

▲내가 대표였다지만 자타공인 개혁신당은 이 의원이 압도적 최대주주다. 거의 한 달여 동안 그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려 외부에 불만을 내비치지 않고, 비공개 상태로 지속해서 당내에서 다양하게 소통했다. 그런데 그의 의중을 잘 안다는 중재자들이 하나같이 한 말은 “그냥 (그에게) 밟혀라” “김철근을 다시 받으면 없던 일로 하고 명예를 회복시켜 주겠다” 같은 것들이었다.

그들의 무도함을 보고 나를 도와주기 시작한 조대원 최고위원은 그쪽에 김 사무총장을 받되 실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김 사무총장이 당을 전횡하게 둔다면 내가 대표로서 진짜 개혁을 도저히 할 수 없다는 확신이 들었다.

-원래 허 후보는 ‘대통령을 만들 사람’이라는 구호로 당 대표로 당선됐다. 누가 봐도 이준석을 도와 정권을 창출하는 조력자가 되려 했던 것 아닌가?

▲당 밖에서도 문호를 개방하는 완전 국민경선제를 통해 훨씬 더 경쟁력 높은 대선후보를 당당히 내거는 당 대표가 되고 싶었다. 일부 인사들과 접촉해 긍정적인 반응도 끌어냈다. 그분들이 높은 국민적 관심 속에서 이 의원과 경선을 치른다면 정권 창출도 불가능한 일이 아니겠다 싶었다.

이대로였다면 이 의원에게도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번 이런 구상을 밝혔더니 이 의원이 아주 싫어하는 게 느껴졌다. 이 의원이 나를 내쫓은 뒤 결국은 토론 없는 대선 경선 규정을 만든 채 공산당식 찬반투표한 것을 보고, 그가 말해온 ‘낡은 정치 혁파’라는 구호가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됐다.

-그래도 의원직을 내던지며 합류한 당, 창당준비위원장이자 대표까지 지낸 당을 나온다는 게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텐데….

▲당연히 고통스럽고 아프다. 하지만 이 의원의 위선과 당내 부패한 구조를 뻔히 확인해 놓고 침묵하는 것은 국민을 배신하는 것이다. 원래 4·2 재보궐선거서 젊은 정치인들의 사다리이자 희망이 되어주려 후보 배출을 준비하고 있었다. 비판을 감수하면서까지 정책위의장을 교체해서라도 재보선을 위한 공천관리위원회를 설치했다.

그런데 내가 직을 내려놓자, 공관위를 없애고 출마하려던 예비후보를 주저앉혀 결국 어디에도 후보를 내지 않았다. 그러고선 이걸 내홍 탓으로 돌렸는데, 당에 더 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러니 책임을 회피하기 위한 탈출이 아니라, 국민과 미래 정치를 위해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결단이었다.

-‘대통령을 만들 사람’이었다가 이제는 대통령 후보로 나서게 됐는데 어떤 동기가 있었나?

▲국민은 거대 양당에 진절머리가 나지만 제3지대에 뚜렷한 대안이 없다. 오죽하면 비호감 높고 다수 다자 대결 구도에서 1~2%대 지지에 불과한 이 의원이 3자 대결 구도에서는 일정한 지지를 얻을 정도다. 양당에 실망한 국민께 제3지대 후보마저 가짜 개혁 후보라면 절망뿐일 것이다. 나는 제3지대 대표 주자가 돼 이 의원을 이기는 것은 물론이고, 국민께 이 진심이 잘 전달된다면 그 이상의 성과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

-제3지대의 본질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한국 사회 전반적으로 기득권과 부조리가 누적돼있다. 구태 양당은 기득권 자체이기도 하면서 기득권과 부조리를 제도적으로 인정해 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국가 성장이 벽에 가로막힌 지 오래고 미래에 대해 낙관해야 할 미래 세대는 대한민국 건국 이래, 이전 세대보다 못 사는 세대가 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가득하다. 기득권과 부조리를 진짜 개혁으로 깨뜨리고 국민께 희망을 드리는 것이 제3지대의 본질이다.

-이번 대선에서 다루고픈 핵심 의제는 무엇인가?

▲해외 전문가들은 대한민국이라는 국가 자체가 자살하는 국가라고까지 평한다. 인구 소멸로 인한 대한민국 소멸이 실체적인 위협으로 다가왔기에 대통령은 이를 해소하기 위한 강력한 조치를 시행해야 한다. ‘사라지는 나라’ 대한민국을, ‘살아나는 나라’로 탈바꿈시킬 것이다.

다른 한편으로는 세대·성별·정치 성향 등으로 갈가리 찢긴 대한민국을 회복시킬 필요가 있다. 젊은 사람들에게 희망의 사다리가 되어주고, 기대고 붙잡을 수 있는 손잡이가 되어주며, 나뉜 사람들 사이를 이어주는 다리가 되고 싶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청과점 ‘대왕상회’ 딸이 감정 노동자와 소상공인을 거쳐 정치인이 됐다. 여성이지만 여성이라는 것을 내세우지 않으면서 스스로 가진 역량으로 인정받고자 노력했다. 생소한 분야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였지만 데이터 기본법 등을 제정하며 착실하게 정치적 소임을 다했다. 제3지대 정치인으로서 이런 삶과 이런 정치가 가능하다는 꿈을 국민께 드리고 싶다. 이번 대선에서 허은아의 성공은 곧 대한민국의 성공이 될 것이다.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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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인스쿨 20억 사기 사건, 가상인물 ‘김승호’ 실체

[단독] 코인스쿨 20억 사기 사건, 가상인물 ‘김승호’ 실체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시작은 코인 교육방이었다. 20억원의 투자 피해를 입힌 ‘코인스쿨 리딩방 사기 사건’은 결이 다르다. 코인스쿨 강사 권원재의 본명은 김민균. 그는 직접 제작한 HTS(Home Trading System) 프로그램에 학생들을 끌어들여 투자를 권유했다. 결국 70여명의 피해자들은 20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김민균이 해외로 도망치자 경찰은 수사를 중지했다. 김민균은 가상 인물 ‘김승호’를 내세워 사설 해외 선물 HTS에 회원들을 끌어들였다. 피해자들은 “피의자 한 명이 도망갔다고 국내 공범과 자금 흐름 수사까지 멈추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발했다. 지난달 15일 경기남부경찰청은 피해자 측에 “2024년 8월2일 피의자 김민균은 미국으로 출국했고, 출국 후 현재 연락두절되고 소재가 불명한 상태”라고 전했다. 교육방이 리딩방으로 이어 “김승호의 구글 아이디에 대해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고 사이버 국제공조를 통해 가입자 내역을 회신받았으나, 인적 사항이 특정되지 않는 등 실존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따라서 피의자 김민균의 소재 발견 시까지 수사 중지를 결정한다”고 밝혔다. 피해자들은 수사 부실을 주장했다. 사건의 핵심은 김민균의 도주가 아니라, 선물투자에 성공한 김승호라는 인물이 실제 존재했는지, 누가 그 계정을 운영했는지, 코인스쿨의 실제 운영진과 자금 흐름이 어디까지 연결됐는지라는 것이다. 이들은 “경찰이 김승호의 실존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면 오히려 코인스쿨 일당의 조직적 범행 가능성을 더 강하게 수사했어야 한다”고 말한다. 코인스쿨은 처음부터 리딩방을 표방하지 않았다. 코인스쿨은 ‘공학도 출신 50억대 트레이더 권원재’라는 이미지를 앞세워 회원을 모았다. 권원재는 코인 강사이자 멘토처럼 등장했고, 회원들은 온라인 강의를 들으며 코인 매매를 배웠다. 피해자들은 “처음에는 투자를 맡기는 구조가 아니라 교육방이었기 때문에 의심이 적었다”고 했다. 수사가 시작되자 권원재는 실체를 드러냈고, 본명은 김민균이라고 밝혔다. 또 코인스쿨 내부에서 활동한 모범 학생 ‘하모닉우치’ 계정도 김민균과 동일 인물이라고 스스로 밝혔다. 피해자들은 “권원재는 친절한 선생님, 하모닉우치는 실력 좋은 졸업생처럼 역할을 나눠 연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럴싸한 외부 홍보가 코인스쿨을 합법적이고 검증을 받은 교육기관처럼 오인하게 만든 결정적 장치였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2024년 3월28일 김민균은 법무법인 아리율에서 만난 피해자들 앞에서 “1인 다역을 했다”며 스스로 실토했다. 그는 “다들 아시지 않느냐. 권원재, 하모닉우치, 김민균은 동일 인물이다. 하모닉우치 계정은 제 본래 핸드폰”이라며, 코인스쿨 안에서 ‘친절한 멘토(권원재)’와 ‘고수익을 인증하는 열혈 졸업생(하모닉우치)’ 역할을 홀로 연기하며 회원들을 속여왔음을 자인했다. 권원재 본명 김민균으로 확인 투자 프로그램으로 리딩 사기 코인스쿨은 단순 오픈채팅방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이 받은 위촉증명서에는 소속 ‘교육 7기수’, 부서 ‘교육’, 상호 ‘비타민 주식투자’, 대표자 ‘오단혁’이 기재돼있다. 피해자들은 “코인스쿨은 김민균 개인이 취미로 만든 방이 아니라 상호와 교육 기수, 위촉 체계를 두고 운영됐다”고 말한다. 코인스쿨과 연결된 홈페이지에는 권준상·오단혁이 비타민 주식투자 대표자로 소개된 것으로 전해진다. 대외 홍보도 있었다. 권원재는 과거 보도자료성 기사에서 ‘전업투자자 양성 전문가’로 소개됐다. 법무법인 아리율과 자문 계약을 체결했다는 내용도 노출됐다. 피해자들은 “법무법인 자문 계약과 언론 홍보가 코인스쿨을 합법적이고 검증된 교육기관처럼 보이게 만든 장치였다”고 주장한다. 교육방 내부에서는 ‘졸업생 신화’가 만들어졌다. 코인스쿨 측은 “2023년 모든 기수를 통틀어 목표 금액 달성자와 10억원 이상 달성자 등 졸업자가 63명”이라는 취지로 공지했다. 일부 계정은 고수익 인증을 올렸다. “월 수익 억 단위는 평균” “300만원으로 300만원 벌었다” “3시간 동안 360만원 벌었다”는 식의 대화가 오갔다. 피해자들은 이 같은 분위기가 회원들을 해외 선물 프로젝트로 유도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었다고 보고 있다. 앞서 김민균은 해당 교육방 공지를 통해 “시드 불리기 프로젝트는 소수만 진행하며, 하모닉우치와 참여한다”고 직접 바람을 잡았다. 이어 김민균이 운영하는 팀 소속(바람잡이)인 ‘양희철’ ‘김다름’ ‘만불챌린지’라는 유저 등이 총동원됐다. 이들은 “권원재만 따라하면 월 수익 억 단위는 평균”이라며 우상화 분위기를 조성했다. 피해자들과 만난 김민균은 “바람잡이들도 있었고, 과장되게 광고를 한 것은 진짜 저희가 잘못한 게 맞다”고 실토했다. 법무법인 회유 정황 사기 사건은 김승호라는 가상 인물이 등장하면서 시작됐다. 피해자들에 따르면 권원재는 2024년 김승호를 코인스쿨의 제자이자 해외 선물로 성공한 투자자로 소개했다. 단순히 이름만 언급한 것이 아니었다. 피해자들은 “권원재가 직접 김승호의 카카오톡 계정을 전달해 주며 회원들에게 소개했다”고 주장한다. 김승호는 ‘시드 불리기 프로젝트’의 핵심 인물로 등장했다. 코인스쿨 교육방에서는 “신청만 오늘 1시까지 받는다” “추첨은 순차적으로 진행 중” “프로젝트 승률은 100%”라는 취지의 공지가 올라왔다. 참여 희망자에게는 기존 기수와 닉네임, 목표 시드, 프로젝트 진행 동안의 각오를 적게 했다. 피해자들은 “절박한 사람을 선별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조성했다”고 주장한다. 김승호는 프로젝트방에서 나스닥 선물 종목 NQH24, NQM24를 두고 매수·매도 리딩을 지시했다. “포지션: 대기” “포지션: 매수” “17540 부근 1계약” “17500 부근 1계약 추가 예정”이라는 식의 안내가 이어졌다. 또 다른 방에서는 “포지션: 매도” “2계약 추가” 등의 지시가 올라왔다. 피해자들은 “김승호의 리딩을 따라 들어갔다가 손실이 커졌다”고 주장한다. 손실이 커지자 김승호는 ‘담보금’을 강조했다. “든든한 담보금은 엄청난 수익금을 안겨준다” “청산되면 내 사비로 보상하겠다” “제발 안전한 담보금을 준비해 달라”는 식의 메시지가 올라왔다. 피해자들은 이 대목을 ‘담보금 가스라이팅’이라고 표현한다. 손실 위험을 막는다는 명목으로 추가 입금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피해가 속출하자 고소인들은 김민균에게 “김승호 본명이나 연락처 등 개인정보를 공유해달라”고 강요했다. 이에 김민균은 “12월에 텔레그램을 통해 알게 된 사이다. 본명인지 가명인지 나도 모른다. 가진 것은 텔레그램 아이디뿐”이라는 황당한 주장을 펼쳤다. 연간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버는 코인스쿨의 수장이 투자금이 걸린 프로젝트를 소개하면서 설계자 김승호의 인적 사항조차 모른다는 궤변을 늘어놓은 것이다. 피해자들은 “김민균이 범행이 발각되자 모든 책임을 가상의 인물인 김승호에게 떠넘기기 위해 기획한 시나리오”라고 확신하고 있다. 선상 파티 호화 도피 가장 충격적인 쟁점은 피해자들이 이용한 거래 플랫폼의 실체다. 김승호라는 가상 인물이 배포한 HTS 프로그램은 공식 증권사를 흉내 낸 ‘이베스트프로(ebest pro)’였다. 현재는 존재하지 않는 이베스트프로 HTS는 정교한 인터페이스와 실시간 환율까지 표기하며 제도권 프로그램처럼 위장했으나, 안내란에는 “1원 인증 없이 가상계좌가 발급된다”고 명시했다. 금융 보안 절차상 정상 증권사라면 결코 쓸 수 없는 표현이다. 또 피해자들이 출금을 요구하면 “수수료 및 거래 횟수 30회~50회를 채워야 출금할 수 있다”는 독소조항을 걸어 출금을 원천 차단하고 추가 입금을 유도했다. 김민균은 교육 영상을 통해 이베스트프로 MTS·HTS 주문 창을 가리키며 “지정가 진입하고 정리하는 것 진짜 어렵지 않다”며 “진입할 때는 다른 것 다 보실 필요 없이 매수와 매도만 기억하면 된다”고 현혹했다. 차트 숫자와 매수·매도 열이 조작되는 ‘모의 투자’용 사설 서버 프로그램을 두고, 피해자들에게는 마치 실제 해외 선물 시장에 자금이 진입하는 것처럼 철저히 교습해 의심의 싹을 잘라낸 것이다. 인터넷 도메인 등록 정보(WHOIS)에 따르면 ‘ebestpro.org’ 도메인은 2024년 초 프로젝트 시작 전인 2023년 9월15일에 선제적으로 생성돼있었다. 애초부터 출금해 줄 생각 없이 가짜 사설 프로그램과 교육 영상까지 치밀하게 사전 기획해 배포했다는 것이다. <일요시사>가 입수한 녹취록에 따르면, 법무법인 아리율도 조직적 개입 및 수습에 조력한 정황이 포착됐다. 서울 서초동 사무실에서 개최된 대면 미팅에는 주범 김민균뿐만 아니라, 법무법인 아리율 ‘형사사건 전문 TF팀’ 소속의 박 모 사무장이 전면에 나섰다. 박 사무장은 피해자 대표들 앞에서 “저희는 이 친구(김민균)를 방어(변호)해야 하는 입장”이라고 명확히 선을 그으면서도, “우리가 경찰 조사 내용을 수시로 피드백 줄 테니 검증 대조할 시간을 한 달만 달라” “실제 피해자만 따로 모아 폐쇄적인 방을 새로 파고 기존 통합방은 폭파해라”라며 사태 축소와 피해자 분열을 종용했다. 피의자 도주로 멈춘 수사 남은 공범들 어디 숨었나 특히 박 사무장은 수사기관을 폄하하며 피해자들의 법적 대응 의지를 꺾으려 시도했다. 그는 “김민균이 사기치기 위해 만든 회사가 아니다. 멘털이 약해 자살할까 봐 아침저녁으로 통화한다”며 동정론을 유발했고, “경찰 조사를 받으면 100% 수사 중지가 될 것 같다. 사이트나 대포통장 주인은 어차피 못 잡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총 피해 추정 금액을 15억 안팎으로 잡고 재정 상태를 확인한 뒤 원금의 50~60% 선에서 합의안을 제시하겠다”며 구체적인 액수로 피해자들을 회유했다. 그러면서 “총 결정권자인 위에 형이 한 분 계시는데, 그분은 사람을 안 믿는다. 만약 고소가 계속 진행된다면 그분은 저를 위해 돈을 쓰실 거고, 저희가 ‘관여 없음’을 입증하기 위해 계속 돈을 쓰실 것”이라며, “고소를 계속하면 단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노골적인 협박성 발언을 쏟아냈다. 피해자들은 사건 발생 후 경찰 조사 과정에서 김승호가 가상 인물이라는 취지의 설명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경찰도 김승호의 실체를 파악하지 못했다. 피해자들은 “김승호가 유령이라면 코인스쿨 측이 모든 혐의를 그에게 덮어씌우기 위해 만든 시나리오 아니냐”고 반발했다. 또 코인스쿨 측은 “우리도 김승호에게 당했다”고 주장했다. 김민균은 피해자들에게 “김승호를 함께 고소하자”고 제안하는 대담함을 보였다. 마치 코인스쿨도 피해자인 것처럼 꾸며 완전범죄를 만들려고 한 것이다. 피해자들은 경찰의 초동수사에 대해 비판했다. 고소인 측 대표는 <일요시사>와 인터뷰에서 “초동수사를 맡았던 김모 경위의 대처 미흡과 부실 수사, 직무유기로 인해 김민균의 해외 도주가 가능해졌다”며 “김민균이 해외 도주를 준비 중이라고 계속 알렸고 출국금지 필요성을 호소했지만 경찰이 제대로 대응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사 초기부터 제대로 수사하라고 계속 추궁했다. 김민균이 도주하면 사건이 유야무야될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결국 김민균은 돌아오지 않았고 사건은 멈췄다. 해외로 도피한 김민균의 행적도 피해자들의 분노를 키우고 있다. 김민균은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 비트겟(Bitget) 행사에 참석하고 VVIP 웰컴 기프트와 요트 파티 사진을 SNS에 올렸다. 수사 중지 끝난 사건? 제보자에 따르면, 코인스쿨 일당들의 최종 접속 IP 주소는 국내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일대로 확인됐다. 김민균이 도피 후에도 국내에서 자금을 세탁하고 서버를 관리하는 공범 세력이 실존한다는 것이다. 피해자들은 “국내의 ‘진짜 몸통’과 배후 세력에 대한 강제수사가 시급하다”며 “김민균이 도망쳤다면, 분당에서 서버를 돌리며 우리 돈을 삼킨 진짜 몸통은 누구인지 의문”이라고 토로했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