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발’ 검찰총장 축출 시나리오

‘검란 방아쇠’ 특수통 반란?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검찰 내부가 심상치 않다. ‘즉시항고 포기’ 사태 이후 심우정 검찰총장을 향한 반발이 커지는 분위기다. 심 총장의 판단에 불만을 표출하고 나선 이들은 대부분 ‘특수부’다. 검찰 특수부는 지난해 9월 이원석 전 검찰총장이 사퇴하면서 위축됐다. 좌천 부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윤석열정부의 끝이 보이면서 상황은 반전으로 치닫고 있다.

현재의 검찰은 공안·기획통이 주름잡고 있다. 반대로 특수부의 위상은 이원석 전 검찰총장의 사퇴 이후 땅에 떨어졌다. 정권의 심장을 겨눠온 이들이 현 정부에 대한 반감을 갖게 된 이유로 전해진다. 특수부 검사들은 검찰 12·3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본부장 박세현 서울고검장)를 계기로 반전을 모색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윤석열정부서 특수본발 검란이 발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검사들
부글부글

심우정 검찰총장은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시항고’를 두고 특수본과 이견을 보였다. 결론적으로 심 총장은 윤 대통령 측의 구속 취소 청구를 받아들인 법원의 결정을 존중한다며 즉시항고를 하지 않았다. 통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도 드물지만, 결정 후 석방까지 30시간도 걸리지 않은 경우도 찾아보기 힘들다.

지난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심 총장 등 대검 수뇌부는 법원이 구속 취소를 결정한 지난 7일 회의를 열어 윤 대통령을 석방하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이 자리에는 심 총장 외에 이진동 대검 차장과 대검 부장을 맡은 검사장급 이상 간부 6명이 참석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 취소 청구를 인용하면서 ‘구속기간 만료 후 검찰의 공소 제기’를 이유 중 하나로 들었다. 대검 회의에서는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로 인해 수사 서류가 법원에 제출된 기간을 ‘일’ 단위가 아닌 ‘시간’ 단위로 계산해야 한다는 법원의 판단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주를 이뤘다.


그러나 즉시항고를 할 경우 위헌 논란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2012년 헌법재판소가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에 대한 검사의 즉시항고를 ‘위헌’이라고 판단한 사례 때문이다. 당시 헌재는 검찰의 즉시항고를 인정하면 법원의 구속집행정지 결정 자체가 무의미해져 헌법의 영장주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취지로 판단했다.

대검은 특수본에 즉시항고를 포기하고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를 지시했다. 그러나 특수본은 대검의 방침에 반발했다. 법원의 구속기간 계산법은 시간이 아닌 날을 기준으로 산정한 형사소송법 규정에 어긋나고 그간의 실무례 등과도 맞지 않기 때문에 즉시항고를 통해 다퉈 봐야 한다는 취지에서다.

박세현 중심 단체 반기? “심, 리더십 상실”
즉시항고 포기 후 추가 이견 시 갈등 불가피

대검은 특수본을 설득했지만, 8일 새벽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결국 이날 오전 다시 협의를 이어간 끝에 수사지휘권을 가진 심 총장이 직접 특수본에 석방을 지휘하면서 결론이 났다.

특수본도 언론 공지를 통해 “윤 대통령에 대한 석방 지휘서를 서울구치소에 송부했다”고 밝혔다. 이후 윤 대통령은 오후 5시48분쯤 서울구치소를 나섰다. 대검은 ‘구속기간 산정 등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부당한 판단’이라는 특수본의 의견을 다시 한번 강조하면서 “본안 재판부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는 등 대응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법원의 판단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는 즉시항고와 보통항고가 있다. 즉시항고를 할 때엔 법원의 결정 집행이 정지되지만 보통항고는 정지되지 않는다.

법조계 일각에선 검찰이 즉시항고를 포기해 윤 대통령이 석방됐더라도 보통항고를 통해 법원의 판단이 옳은지를 상급심서 다퉈볼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던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형사소송법상 법원의 구속 취소 결정에 대한 불복 방법은 즉시항고밖에 없다고 판단했다.


이후 검찰 내부에서는 심 총장의 판단에 의문을 제기하는 검사들이 늘었다. 재경 지검의 한 검사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지 않는 사건이었다면 즉시항고했을 것이고 그게 일반적”이라며 “부담이 상당히 했으니까 그런 결정을 내리지 않았겠나. 선례에 비춰봤을 때 상식적인 판단은 아니라고 본다”고 비판했다.

박철완 광주고검 검사(사법연수원 27기)는 지난 9일 검찰 내부망 게시판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사유 등이 궁금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해 불가”
비판 쇄도

박 검사는 “재판부가 제시하는 구속 취소의 사유가 전례에 어긋나는 등 부당하다고 판단될 경우 검사는 즉시항고를 통해 그 당부에 대한 상급 법원의 판단을 받는 것이 마땅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수본은 이런 입장서 즉시항고를 주장한 것이 아닐까”라고 썼다.

박 검사는 “그런데 대검은 즉시항고 포기 입장을 취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원칙적인 입장과 다른 입장을 취하는 쪽에서 ‘당해 사안에서는 이례적으로 원칙적 입장을 따르지 않아야 함’을 정당화해야 하고,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원칙적 입장을 취하는 사람들보다 훨씬 강력한 논증을 제공해야 한다”며 “대검은 어떤 논증을 제시했을까”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김종호 서울중앙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1단 부장검사(연수원 31기)도 박 검사 글에 댓글을 달아 “지금의 구속기간 산입 등 법 해석 논란이 이해되지 않지만, 향후 일선의 업무 혼선을 정리하는 차원에서라도 일반 ‘항고’를 통해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채수양 창원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검사(연수원 32기)도 최근 이프로스에 ‘구속 취소 즉시항고의 필요성’이란 제목의 글을 올려 “이번 즉시항고 포기 결정은 헌법재판소가 구속집행정지 및 보석에 대한 즉시항고를 위헌으로 결정한 취지를 고려했다는 취지로 이해한다”면서도 “기존 헌재 결정이 구속취소 즉시항고에도 그대로 적용된다고 볼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채 부장검사는 “구속집행정지와 보석은 법원이 조건을 부과하거나 취소 사유를 고려해 결정하지만, 구속 취소는 조건 부과 없이 구속의 효력을 소멸시키므로 법적 성격이 다르다”며 “잘못된 구속 취소 이후 피고인이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해도 돌이킬 수가 없다.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는 영장주의 위배가 아니라 보완”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검찰 특수본은 공안통, 특수통, 기획통이 한데 모여 있지만 특수통 검사들이 수사를 쥐고 있다. 특수본과 중앙지검 특수부 검사들 사이에서는 내란 사건에 대해 “검찰의 명운이 걸린 수사”라는 말 말고도 “다시 특수부가 떠오를 기회”라는 목소리가 감지된다.

이는 검찰 특수부가 이 전 총장 체제 이후부터 몰락의 길을 걸어왔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건들면
터진다

박성재 법무부 장관과 심 총장을 포함한 공안·기획통이 검찰 요직을 차지하면서 특수부는 한직이자 기피 부서로 분류됐다. 지난해부터 특수부로의 이동을 원하지 않는 검사들이 많아지다 보니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 일가에 대한 이른바 ‘정권을 향한 수사’는 자연스럽게 힘을 잃었다.


특수본부장을 맡은 박 고검장은 원리원칙주의자로 특수통 중 가장 서열이 높은 인물이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의 현대고, 서울대 법대 등 직속 후배로 ‘윤석열·한동훈 라인’이라고 불렸으나 이들과 갈등을 겪기도 했다.

검사장 출신 한 변호사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인연에 약한 인사가 아니다. 한동훈 전 장관이 박 고검장과 실제로 감정이 좋지 않았던 시절이 있다. 4~5년 전 한 대형 사건으로 인해 크게 실망했고 이후에 화해했는지는 모른다”고 귀띔했다.

윤정부 첫 검찰 고위급 인사 명단에 박 고검장의 이름은 없었다. 큰 충격을 받은 박 고검장은 주변에 사표 제출 의사까지 밝혔었다고 한다. 박 고검장은 이때의 승진 실패 이전부터 ‘인사 트라우마’가 있었다.

지난 2017년 법무부 형사기획과장 시절 이른바 ‘돈봉투 만찬’으로 논란이 된 자리에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을 배석했다가 받았던 100만원이 원인이 됐다. 검찰과장 1순위였던 박 고검장은 수원지검 형사3부장으로 좌천되면서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

박 고검장의 사표를 만류한 이들은 한 전 대표와 박 고검장 모두와 친한 검찰 간부들이다.

한 특수통 출신 변호사는 “전·현직 모두가 합세해 화해시키려 했다. 어느 정도 서로 서운한 걸 풀었다고는 들었는데 아직 껄끄러움이 남아있는 것 같다”고 했다. 박 고검장이 세 번째 트라우마를 피하려면 내란 수사를 완벽하게 끝낼 수밖에 없다.


기획 VS 특수 다툼 양상…과거 내분과 흡사
명줄 걸린 박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

인생 최대 위기이자 기회인 셈이다. 실제 박 고검장은 심 총장의 즉시항고 포기에 대해 강하게 항의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소한 상급심의 판단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중앙지검 한 간부는 “윤 대통령에 대한 수사를 두고 일각에선 ‘검찰 봐주기가 우려된다’는 시선이 있는데 이미 그러기엔 늦었다. 특히 박 고검장의 스타일이 전형적인 특수부다. 최소한 검찰이라는 기관의 생존을 위해서는 사력을 다해 수사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검찰 안팎에서는 심 총장이 간부급 검사들의 신뢰를 잃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보통항고조차 하지 않으면서 야권발 특검 목소리에 힘을 실어줬다는 평가다.

다른 검찰 관계자도 “또 한 번 즉시항고 포기 사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면 그때는 심 총장에게 이견에 의한 갈등서 그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항의하는 간부들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특수본발 검란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검찰의 가장 대표적인 내분 및 항명 사태는 지난 2012년 11월 한상대 전 검찰총장이 대립하던 최재경 전 대검 중앙수사부장(이하 중수부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하자 중수부장이 즉각 반발했던 사건이다.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검사들은 한 전 총장에게 퇴진을 요구하며 큰 파문이 일었다.

결국 한 전 총장이 검찰 내부 혼란을 책임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수용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취임 1년3개월여 만이다. 당시의 대립은 한 전 총장이 발표하려던 검찰 개혁안 때문이었고 그 핵심은 중수부 폐지였다.

심 총장과 박 고검장 간 갈등이 아직은 한 전 총장과 최 전 중수부장의 대립처럼 노골적으로 노출되진 않았다. 그러나 ‘특수부의 생존’ 및 기획통의 특수통 컨트롤 양상이라는 공통점이 존재한다.

우선 일단락
불씨는 남아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특수통 DNA’는 컨트롤되지 않는다. 윤석열만 봐도 알 수 있지 않느냐. 좋게 말하면 원리원칙주의고 나쁘게 말하면 꺾이지 않아서 다루기 힘들다. 검찰 역사에서 기획통이 특수통 달래기에 성공한 사례를 찾기 힘들다”며 “정치·정무적으로 움직이는 집단임과 동시에 조직의 생존을 최우선으로 생각한다. 특수본은 항상 다음 정권서 요직을 차지해 왔다”고 강조했다.

<hounder@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윤석열 체포 때 김건희, 경호처 비난

“마음 같아선 이재명 대표 쏘고, 나도 죽고 싶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월 체포된 이후 김건희 여사가 총기 사용을 언급하며 대통령경호처 직원들을 비난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19일 MBC 보도와 경찰 등에 따르면, 경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단(특수단)은 윤 대통령 체포를 방해한 혐의를 받는 김성훈 경호처 차장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서에 김 여사가 “총 갖고 다니면 뭐 하냐, 그런 거 막으라고 가지고 다니는 건데”라는 취지로 발언한 내용을 포함시켰다.

김 여사는 지난 1월15일 윤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체포된 이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의 관저에 머물면서 경호처 직원에게 이런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 특수단이 1차 체포영장 집행에 나섰을 때와 달리 2차 집행 때는 경호처가 별다른 저항을 하지 않았는데, 이를 질책하는 발언이라는 것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부터 윤 대통령이 체포되는 일련의 과정서 김 여사의 구체적인 반응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 여사는 이런 발언을 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로부터 총기 사용 발언을 들은 경호처 직원이 김 여사가 “내 마음 같아서는 지금 이재명 대표를 쏘고, 나도 죽고 싶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진술도 특수단에 했다는 것이다.

김 여사의 발언은 윤 대통령 체포 전후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간접적인 정황 중 하나로 보인다. 경호처가 총기 사용을 검토했다는 의혹은 이전에도 나왔다.

앞서 특수단은 윤 대통령이 체포되기 전 김 차장 등 경호처 간부들과의 식사 자리서 “총을 쏠 수는 없냐”고 묻자 김 차장이 “알겠습니다”라고 답변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차장과 함께 윤 대통령 체포 방해를 주도한 이광우 경호본부장은 1차 체포영장 집행이 실패로 돌아간 이후 직원들에게 MP7 기관단총과 실탄을 관저로 옮겨두고 “(관저)제2정문이 뚫린다면 기관총을 들고 뛰어나가라”고 지시한 사실도 알려졌다.

이 본부장은 이 지시가 윤 대통령 체포 저지가 아니라 “진보·노동단체 시위대가 관저로 쳐들어온다는 보고를 받고 대비하려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역시 “기관총은 평시에도 관저에 배치한다”고 밝혔다.

김 차장과 이 본부장은 윤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졌으며 비상계엄 선포 전 계엄령이 발표될 것을 알았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 차장은 비상계엄 선포 전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에게 보안 전화기인 비화폰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본부장은 비상계엄 선포 당일 국무위원보다 이른 시간에 인공지능(AI) 서비스 챗GPT에 계엄령, 계엄 선포, 국회 해산 등을 검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이 본부장은 “포렌식 과정서 시간 오차가 발생한 경우”라며 “비상계엄 발표를 TV를 보고 알고 이후 검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차장 구속영장 신청서에 기재된 김 여사의 발언에 관한 질문에 특수단 관계자는 “구속영장 서류에 기재된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해줄 수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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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