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윤석열의 남자’ 심우정

‘배신의 칼’ 넣고 ‘충성의 칼’ 빼다

[일요시사 취재1팀] 최윤성 기자 = 신임 검찰총장 후보자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이 지명되면서 내달 3일 열리는 청문회 준비에 들어간 가운데, 검사 임관 전의 과거 음주 운전을 논란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특수통 후보들 대신 기획통인 심 후보자를 선택한 가운데 검찰에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잘 풀어갈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심우정 검찰총장 후보자가 검사로 임관하기 전 음주 운전 사실이 적발돼 벌금형을 선고받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된 심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요청안에 따르면 심 후보자는 사법연수원생 신분이던 지난 1995년 5월 음주 운전을 하다 경찰에 적발됐다. 같은 해 8월 서울중앙지법원서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으며 그대로 확정됐다. 

면허정지?
벌금 70만원

당시 벌금 수준으로 볼 때 심 후보자의 혈중알코올농도는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해석된다. 2019년 개정되기 전 도로교통법은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 0.1% 미만일 때 6개월 이하 징역이나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

심 후보자는 같은 해 12월2일 김영삼 대통령이 ‘일반 사면령’을 공포하면서 도로교통법 위반죄를 사면받았고, 이후 2000년 검사로 임관했다. 

당시 김영삼정부는 국회 동의를 얻어 1995년 8월10일 이전에 도로교통법 위반 등 35개의 죄를 범한 사람에 대해 형 선고의 효력이 상실되는 ‘일반 사면령’을 내린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심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단을 통해 “검사 임관 이전인 약 30년 전에 음주 운전으로 적발됐다가 일반사면을 받은 사실이 있다”며 “비록 일반사면을 받았고 검사 임관 이전의 일이긴 하지만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그 이후 지금까지 몸가짐을 바르게 하려고 노력해 왔고, 앞으로도 공직자로서 처신에 더욱 주의하겠다”고 사과했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둔 심 후보자는 본인과 배우자, 자녀 명의의 재산으로 총 108억8800만원을 신고했는데, 대부분 배우자 몫으로 나타났다. 

지난 21일 국회에 제출한 인사청문요청안 자료에 따르면, 심 후보자 본인 명의의 재산은 14억2200만원이다. 서울 서초구 아크로비스타 아파트(177.15㎡) 절반(10억3000만원)과 2017년식 제네시스 G80 승용차(예금 3억6300만원), 증권(420만원) 등이다. 

배우자 명의의 재산은 92억7928만원이다. 배우자는 아크로비스타 아파트 지분 나머지 50%를 비롯해 부산, 대전, 경남 거창 등지에 약 23억원 규모의 토지와 건물, 상가 등을 소유하고 있었다. 

예금 32억1106만원과 증권 26억3723만원, 2017년식 제네시스 G80 승용차, 4600만원 상당의 골프 회원권도 재산으로 신고했다. 배우자는 부동산 재산 중 아파트를 제외하면 대부분 부친 고 김충경 동아연필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았다. 

윤,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
특수통 대신 기획통 선택

연구원으로 근무하는 심 후보자의 딸은 5582만원, 대학생인 아들은 1억2343만원의 재산을 신고했다. 이들이 보유한 재산은 대부분 애플·엔비디아·AMD 등 해외 등 해외 기업 주식이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3일, 심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실시계획서를 채택해 내달 3일 인사청문회를 실시할 계획이다. 김건희 여사 수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 등 야권 수사가 청문회의 쟁점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또 카카오그룹과 관련한 이해충돌이 쟁점화할 가능성도 있다. 심 후보자는 검찰총장에 취임하면 카카오 창업주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 기소된 카카오그룹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조작’ 사건 공소 유지를 총괄하게 된다.

심 후보자의 동생인 심우찬 변호사가 지난 5월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 책임경영위원회에 영입돼 논란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같은 논란에도 법조계에선 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를 무난하게 통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명이 확정되면 이 총장의 임기 종료 이튿날인 다음 달 16일부터 총장 직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신임 총장의 임기는 오는 2026년 9월까지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1일, 차기 검찰총장에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이날 브리핑서 윤 대통령이 박성재 법무부 장관 제청을 받고 새 검찰총장 후보로 심우정 법무부 차관을 지명했다고 밝혔다. 

정 실장은 “심 후보자는 법무검찰 주요 분야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왔다”며 “합리적 리더십으로 구성원의 신망이 두텁고 형사 절차 및 제도에 넓은 식견, 법치주의 확립에 대한 확고한 신념을 갖고 향후 안정적으로 검찰 조직을 이끌고 법치주의, 헌법 수호, 국민 보호 등 검찰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할 적임자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청문회
쟁점은?

심 후보자는 검찰 내부서 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힌다. 원칙을 중시하면서도 합리적이고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라는 평가다. 

그는 대검찰청 범죄정보2담당관, 법무부 형사기획과장·검찰과장, 대검 과학수사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검 차장검사 등 검찰을 지휘·감독하거나 법무 정책을 수립하고 대국회 업무를 담당하는 보직을 주로 맡았다. 

특수통·공안통 검사가 주로 맡는 검찰총장으로 기획통을 발탁한 것은 이명박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1년 한상대 전 총장 이후 13년 만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특수통 출신들이 개별 사건에 집중해 파고든다면 기획통은 통상 검찰조직 내부뿐만 아니라 국회와 법원 등 다양한 외부 기관과의 원활한 소통과 협력에 강점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다.

야권 등 정치권 공세에 검찰조직이 동요하는 상황서 법무부 소속으로 국회 대응 경험이 많은 심 후보자가 나머지 후보 중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평가도 있다. 어려운 수사를 풀어내고 관리하는 데도 강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총장보다 기수가 높은 심 후보자가 검찰총장으로 지명되면서, 검찰조직은 당분간 큰 인사 없이 안정적으로 운영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에는 그동안 신임 총장이 임명되면 선배와 동기들이 그만두는 관례가 있어 왔다. 

하지만 심 후보자의 경우 동기인 임관혁 서울고검장을 제외하면 대부분 후배들이어서 고위직 줄사퇴와 이에 따른 대규모 인사 가능성이 적다는 것이다. 

또 검찰조직 운영 방향도 안정에 방점이 찍힐 전망이다. 특히 지난 5월 검찰 고위직 인사와 김 여사 수사 문제 등을 둘러싸고 노출됐던 대통령실과 대검, 서울중앙지검 간 불협화음을 수습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심 후보자가 지명된 것은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 여사의 조사 방식을 두고 이 총장과 수사를 맡은 중앙지검이 갈등을 빚은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 여사 수사팀에 속한 검사가 대검찰청의 이른바 ‘총장 패싱’ 진상 파악에 반발해 사표를 내는 등 검찰 내 갈등이 컸던 만큼 심 후보자는 조직을 추슬러야 하는 과제를 맡게 됐다.

심 후보자는 야권의 검사 탄핵과 검찰청 폐지 추진 등 공세에 대응하는 책무도 맡아야 한다. 민주당은 이재명 전 대표를 수사한 검사 4명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하고, 검찰청 폐지 및 공소청과 중대범죄수사처 신설 등의 내용을 담은 검찰개혁 법안을 추진하며 검찰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엔 검찰이 ‘대선개입 여론조작 의혹’ 수사 과정서 3000여명의 통신 내역을 조회한 것을 두고 ‘사찰’로 규정하며 공세를 퍼붓고 있다.

낙점한 이유
두터운 신망

심 후보자는 지난 11일 “검찰이 국민의 기본권을 보호하고 정의를 실현하는 사명과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오후 경기도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청사 앞에서 검찰총장 후보 지명자 소감 발표를 통해 “엄중한 시기에 검찰총장 후보자로 지명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며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심 후보자는 야권서 추진 중인 검사 탄핵에 대해 “검찰이 본연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선 검찰이 일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뒷받침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검사 탄핵은 검찰이 제대로 일을 못하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기 때문에 잘 대응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전·현직 영부인들에 대한 수사 원칙에 대해 “증거와 법리를 따라서 법과 원칙을 지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그렇게 되도록 구성원을 잘 이끌겠다”고 답했다. 

이어 이원석 검찰총장이 김건희 여사 관련 수사에 ‘특혜도 성역이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취재진 질의에는 “어떠한 수사에 있어서도 법과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는 것은 당연하다”며 “저도 똑같은 입장을 갖고 있다. 다만 검찰 구성원들이 앞으로 그런 믿음을 갖고 당당히 본인들의 일을 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이튿날엔 “검찰총장이 검찰의 정치적 중립과 관련돼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 잘 알고 있고, 그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고등검찰청에 꾸려진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첫 출근하면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에 대해 우려가 있다’는 질의에 “공직자는 각자의 자리서 그 역할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검찰이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이유와 해결 방안을 묻는 말에는 “결국 검찰 구성원 개개인이 사명감을 갖고 검찰 본연의 역할을 다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게 정도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할 수 있도록 (취임한다면)노력하겠다”고 답변했다. 

임관 전 음주운전 적발…일반 사면
카카오 수사 이해충돌 부상 가능성

그는 첫 출근길 소감을 묻는 질문에 “막중한 책임감 느끼고 있고 또 국민 여러분께서 청문회 과정을 지켜보고 계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오늘 첫 출근인 만큼 앞으로 성실하게 청문회 준비에 임하도록 하겠다”고 언급했다.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의 복권, 김건희 여사 수사와 관련한 검찰 내 갈등 등 주요 현안과 관련해서는 직접적인 언급을 피했다. 그는 “구체적인 사건이 진행 중인데 공직 후보자로서 사건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며 “총장으로 취임하게 되면 그때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앞서 심 후보자는 전날 비슷한 취지의 질문에 대해 “검찰 구성원들이 법과 원칙에 따라 일을 진행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던 바 있다. 

심 후보자는 이날 인사청문회 준비단에 첫 출근하면서 본격적인 업무에 들어갔다.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은 전무곤 기획조정부장을 단장으로 대검찰청 인력 중심으로 구성된다. 

총괄팀장은 장준호 대검 정책기획과장, 청문지원팀장은 김남훈 서울중앙지검 인권보호부장, 정책팀장은 문현철 대검 인권정책관, 홍보팀장은 이응철 대검 대변인이 맡는다.

심 후보자는 1971년 충남 공주서 태어나 서울 휘문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충남도지사 등을 지낸 심대평 전 자유선진당 대표의 아들이기도 하다. 충청 출신 검찰총장은 참여정부 때인 지난 2002년 충남 보령 출신 김각영 전 총장이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지난 1994년 36회 사법시험에 합격한 심 후보자는 2000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춘천지검 강릉지청 검사, 대검 검찰연구관, 법무부 검찰과 검사, 대전지검 부부장검사, 주LA 총영사관 법무협력관을 지내며 수사·기획 경험을 쌓았다. 

문재인정부 들어 대구지검 서부지청 차장검사 등을 지낸 뒤 2019년 서울고검 차장검사로 임명, 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후 추미애·박범계 전 법무부 장관을 보좌하는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서울동부지검장, 인천지검장, 대검 차장검사를 거쳐 지난 1월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됐다. 

윤 대통령이 서울중앙지검장이던 지난 2017년 형사1부장으로 손발을 맞췄던 인연이 있다. 박근혜정부 시절이었던 당시 국정 농단 방조 의혹을 받았던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진경준 전 검사장의 주식 특혜 의혹을 수사하기도 했다. 

심 후보자는 박 장관뿐만 아니라 김주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과도 근무한 인연이 있다. 지난 2014년 1월 법무부 검찰과장으로 일하면서 당시 검찰국장이었던 김 수석을 보좌했다. 

이후 2015년 2월부터 중앙지검 형사1부장으로 재직했는데, 당시 중앙지검장이 박 장관이었다. 심 후보자는 이 총장보다 한 기수 선배임에도 대검 차장으로 총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았다. 아울러 한동훈 전 법무부 장관 사퇴 이후 후임 인선 과정서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돼 장관 직무대행도 했다.

복잡한 형국
산적한 난제

지난 2018년 10월 신설된 ‘검사 선서’ 제정에 실무자로 참여한 독특한 이력도 갖고 있다. 심 후보자는 검찰 조직 내 신망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어수선한 검찰조직을 재정비해 조기 안정화를 구축할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도 나온다. 

<yuncastle@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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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