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4.11.25 00:01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달도 차면 기우는 법이다. 좋은 날이 마냥 이어질 순 없다는 뜻이다. 경제 상황에 따라 영향을 받는 기업은 부침이 더 있는 편이다. 호황과 불황을 넘나드는 시장의 시류에 잘 올라타야 한다. 그와 동시에 기업이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 바로 정치권이다. 특히 정부의 성향이 끼치는 영향은 막대하다.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문재인정부서 추진됐던 정책들이 여럿 뒤집혔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등 야권은 ‘문재인정부 지우기’가 윤정부의 핵심정책이라고 꼬집었다. 과거 정권교체가 10년 주기로 이뤄질 때는 정책의 연속성이 유지되는 편이었다. 5년 만에 바뀐 분위기 하지만 문재인정부가 5년 만에 정권을 내주면서 정책이 손바닥 뒤집듯 바뀌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총선서 다수 의석을 차지해 국회서 우위를 점했다. 국민의힘은 영남권을 제외한 전 지역서 궤멸에 가까운 성적표를 받았지만 대선서 승리해 균형의 추가 맞춰졌다. 여소야대 국면서 민주당이 의석수를 무기삼아 입법을 시도하면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는 식이다. 이 같은 과정이 반복되면서 정국은 경색됐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은 임기 초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각 분야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공공기관의 영업시간이 조정되고 출근이 늦춰진다. 경찰 인력이 대거 동원된다. 특정 시간엔 소음마저 사라진다. 1년에 딱 하루, 수능날의 풍경이다. 50만명 수험생을 위해 전 국민의 일상이 변하는 날. 수능을 꼭 열흘 앞두고 서울 강남 대치동 학원가를 중심으로 전운이 감돌고 있다. 오는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실시된다. 수능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등에 따르면 올해 전체 수능 응시자 수는 50만4588명이다. 눈여겨볼 부분은 반수생이 크게 증가했다는 점이다. 반수생은 대학에 다니다가 수능을 다시 보기 위해 2학기에 휴학을 하고 입시에 재도전하는 수험생을 가리킨다. 사교육 잡고 종로학원 등에 따르면 올해 수능서 반수생은 8만9642명으로 추산된다. 수능에 접수한 재수생, 삼수생 등 N수생 가운데 6월 모의평가에 응시한 인원을 제외하는 방식으로 추정한 수치다. 추정치로 따지면 N수생(17만7942명) 가운데 절반, 전체 응시자 가운데 약 20%가 반수생인 셈이다. 학원가는 정부의 ‘킬러(초고난도) 문항’ 배제 방침과 의대 광풍 등을 반수생 증가 현상의 원인으로 분석했다. 킬러 문항이 줄어들면서 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갤러리현대가 유근택 작가의 개인전 ‘반영’을 준비했다. 2017년 ‘어떤 산책’ 이후 갤러리현대서 6년 만에 열리는 개인전이다. ‘분수’ ‘창문’ ‘봄-세상의 시작’ ‘이사’ ‘말하는 정원’ 등 주요 연작 40여점을 소개한다. 유근택이 선보이는 개인전 ‘반영’의 전시 제목은 동명 연작의 제목이자 그의 작품세계를 집약하는 키워드다. 반영은 ‘빛이 반사해 비침’ ‘다른 것에 영향을 받아 어떤 현상이 나타남, 또는 어떤 현상을 나타냄’ 등의 사전적 의미를 갖고 있다. 유근택은 자연과 인간, 삶과 사물의 현상과 본질을 서정적이면서 날카로운 시선으로 작품에 담았다. 서정적 그는 지난 30여년 동안 동양화의 전통적 개념과 방법론을 동시대 언어로 전환하는 독자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대학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이를 배경삼아 동양미학서 강조하는 시공간과 대조되는 일상성에 일찍이 주목했다. 그에게 일상은 매일 반복되는 동일한 풍경이 아니라 이 세계를 마주한 나를 새롭게 각인시키고 잊힌 감각을 여는 또 다른 세계를 의미한다. 유근택은 창밖으로 보는 밤, 지상서 솟구쳐 오르는 분수, 생활도구가 잠식한 실내,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호숫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금융감독원이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최연소·검찰 출신 수장이 입성한 이후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평도 나온다. 윤석열정부 임기 시작과 동시에 자리 잡은 금감원 원장에 관심이 쏠린다. <일요시사>가 그 행보를 쫓았다. ‘파격을 넘어 충격’. 윤석열 대통령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발탁했을 때 정치권에서는 경악에 가까운 반응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한 장관은 문재인정부서 거듭 좌천당하면서도 검복을 벗지 않았다. 윤 대통령이 대권을 차지하자 많은 이들의 눈이 한 장관의 다음 행선지에 쏠렸다. 총선 앞두고 광폭 행보?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내 요직이 언급됐다. 검찰총장을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었지만 ‘섣부르다’는 말이 이어졌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선택은 그 수준을 아득히 뛰어넘었다. 검찰 조직을 관리·감독하는 법무부의 수장으로 앉힌 것이다. 윤 대통령은 법무부 장관 인선을 직접 발표하면서 한 장관에게 힘을 실었다. ‘깜짝 인사’에 대한 호응은 대단했다. 한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은 언론에 오르내렸고 그를 지지하는 이른바 ‘팬덤’도 생겼다. 취임 1주년에는 축하 꽃바구니가 법무부 계단을 가득 메웠다. 한 장관이 더불어민주당(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백기 투항인가?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인가? 양대 노총이 윤석열정부의 노동개혁 정책에 호응했다. 기나긴 줄다리기 끝에 무게추가 정부 쪽으로 기울면서 노동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어느 정부서나 노동 관련 정책은 조심스럽게 진행된다. 전 국민의 관심과 양대 노총으로 불리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의 벽을 넘어야 하기 때문. 개혁 첫걸음?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월 신년사에서 ‘노동·교육·연금’ 등 3대 개혁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밝혔다. 대한민국의 미래와 미래세대의 운명이 3대 개혁에 달렸다는 취지다. 특히 노동개혁을 첫손에 꼽으면서 ▲노사 및 노‧노 관계 공정성 확립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노사 법치주의 등을 과제로 밝혔다. 그러면서 노조와 강 대 강 대치를 기조로 삼았다. 먼저 칼을 들이댄 곳은 노조의 회계 시스템이다. 앞서 윤정부는 지난해 12월 노조의 재정 투명성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은 “노조 재정이 투명하게 관리되고 공개되는지에 국민 불신이 커지고 있고 ‘깜깜이 회계’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는 노조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한국 전통 수공예 브랜드서 갤러리로 영역을 확장 중인 ‘채율’서 정윤영 작가의 개인전 ‘레이어드 컬러(Layered Colors)’를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정윤영의 10번째 개인전이다. 정윤영은 불교미술과 서양 회화를 접목한 작품세계로 주목받고 있다. 불교미술을 전공한 정윤영은 졸업 이후 10년여 동안 ‘식물을 통해 바라보는 생명력’을 주제로 작업을 전개해왔다. 이후 석·박사 과정서 서양 회화를 전공하면서 한국의 전통적 요소를 재해석하기 위한 조형실험을 거듭했다. 불교미술 10번째 개인전인 ‘레이어드 컬러(Layered Colors)’에서는 비단의 겉면에 동양화 안료를 녹이듯 안착시키는 ‘스며듦’이라는 형식과 캔버스 표면에 서양화 안료를 축적하듯 포개어 쌓아 올리는 ‘집적’의 형식을 함께 적용했다. 정윤영은 “문화예술 분야서 많은 이들이 ‘전통의 현대화’라는 슬로건 아래 융합적 결과물을 만들려 애쓴다”면서도 “하지만 대부분은 전통을 단편적 소재 혹은 표피적인 재료로만 가져오거나 주제만 현대적으로 바꾸는 것에 머무는 등 엄연한 한계가 존재하는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정윤영은 전통미술을 전공하면서 이 같은 문제에 천착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사방팔방 압박이 계속되고 있다. 말 그대로 ‘동네북’이 된 신세다. 일각에서는 내년 총선을 위한 ‘꽃놀이패’라는 말까지 나온다. 예나 지금이나 선망의 직업으로 손꼽히는 의사 이야기다. 최근 의사 수를 늘리는 의대 증원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올랐다. 의료계에 ‘의대 정원 확대’라는 폭탄이 떨어졌다. 윤석열정부는 20년 가까이 유지되던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의료계를 비롯해 각계각층서 갑론을박이 벌어지는 중이다. 사회 전체가 해당 이슈를 두고 들썩이는 모양새다. 사면초가 의대 정원은 2006년부터 현재까지 17년간 3058명으로 고정된 상태다. 2000년 3507명이던 정원이 의약분업 시행 때 감축되기 시작해 2003년 3253명, 2004~2005년 3097명, 2006년 3058명으로 줄었다. 의약분업 당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자 ‘2002년까지 의대 정원을 10% 감축하고 전공의 보상을 강화한다’는 대책을 내놓으면서 감소한 것이다. 의대 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공감대는 2010년대 들어 분출되기 시작했다.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진행되면서 미래에 의사 수가 부족해지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문제는 의료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광진구의 한 신축건물서 1년 넘게 공사 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입주자가 건물 시공과 관련해 민원을 제기하면 보수공사를 하는 식이다. 문제는 민원의 대부분이 사용승인(준공) 허가 이후 건물을 사용하는 과정서 불거졌다는 점이다. 건물의 부실시공 의혹과 동시에 광진구청의 사용승인 허가 과정이 도마 위에 올랐다. 지하철 2호선과 7호선이 오가는 이른바 ‘더블 역세권’인 건대입구역 인근은 대표적인 서울 대학가 상권으로 알려져 있다. 건국대, 건국대병원, 롯데백화점 등 사람을 빨아들이는 시설들이 밀집돼있다. 대학생은 물론 중·고등학생, 직장인까지 말 그대로 유동인구가 ‘바글바글’한 곳이다. 삐까번쩍 새 건물 지난해 사용승인 허가를 받은 ‘건대입구역 자이엘라’는 건대입구역 5번 출구서 5분 거리에 위치한 초역세권 건물이다. 지하 6층 지상 20층의 건물은 오피스텔, 음식점, 예식장, 공공시설물 등으로 사용되고 있다. 문제는 새것 티가 풀풀 나는 건물서 여전히 망치 소리가 울리고 있다는 점이다. 입주자 A씨는 건물 곳곳 문제가 되는 부분을 하나하나 지적했다. 열 손가락으로 다 꼽기도 어려울 정도로 갖가지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서초구 페리지갤러리서 권도연 작가의 개인전 ‘반짝반짝’을 준비했다. 권도연은 ‘북한산’ ‘야간행’ 연작을 통해 북한산을 떠도는 들개와 어두운 저녁에 배회하는 야생동물을 꾸준히 쫓으며 이들의 모습이 담긴 풍경을 사진으로 담아왔다. 권도연 작가는 들개와 야생동물을 꾸준히 포착해왔다. 이 동물은 모두 인간에 의해 변화된 생태계에 적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번 전시 ‘반짝반짝’ 역시 다루는 대상에 있어서는 이전 작업의 연장선서 진행됐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이번 연작은 이전 작업과 다른 분위기를 보여주고 있다. 익숙하지만 흑백의 채도로만 이뤄진 ‘반짝반짝’의 풍경에는 카메라의 플래시 빛이나 기존에 존재하는 가로등, 건물의 인공적인 불빛만 존재한다. 흡사 연극의 무대, 사건 현장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 반짝이는 빛을 통해 드러나는 풍경 너머로 길과 다리, 도시의 모습과 강, 풀숲이 나타난다. 좀 더 시야를 넓혀 보면 토끼, 고양이, 삵, 수달, 너구리, 올빼미, 고라니, 민물가마우지, 갈매기 등 다양한 동물이 보인다. 이들은 어떤 풍경에서는 카메라를 의식한 듯 반짝이는 눈빛을 보여주기도 하지만 대부분 자신이 하려는 일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내년 4월, 여야 양 진영의 명운을 건 경기가 열린다. 경기의 규칙은 간단하다. 더 많은 지지를 얻은 쪽이 더 많은 자리를 차지한다. 자리는 총 300개. 무승부는 없다. 한쪽이 이기면 다른 한쪽은 필연적으로 진다. 문제는 심판이다. 초대형 경기를 6개월 앞두고 심판의 자질이 문제로 떠올랐다.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는 제로섬 게임이다. 승자의 이득은 곧 패자의 손실이 된다. 이긴 자가 모든 것을 독식한다. 다시 말해 승부서 밀리면 손에 남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뜻이다. 선거 때마다 정당이 사활을 걸고 덤벼드는 이유다. 심판 역할 자질 부족 선거의 생명은 공정성이다. 이기고 지는 결과만 있기 때문에 심판의 역할이 중요하다. 심판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하면 패자의 승복은 바랄 수 없다. 이긴 자 역시 찝찝한 승리를 누릴 뿐이다. 심판을 맡고 있는 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선거 전반을 관리한다.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국회의원 선거 등 대형 정치 이벤트를 비롯해 협동조합의 이사장 선거까지 투표를 통해 당락이 갈리는 곳에는 어김없이 선관위가 있다. 최근 선관위가 끊임없이 입길에 오르내리고 있다. 60년 선관위 역사에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자신의 언행에 대해 잘못이나 부족함이 없는지 돌이켜 봄’. 표준국어대사전에 나오는 ‘반성’의 의미다. 교정시설은 범죄자를 교정하고 교화해 사회인으로 복귀시키려는 취지로 운영된다. 교정·교화의 전제 조건은 자신의 죄를 비롯해 피해자를 향한 진지한 반성이다. ‘범행을 인정하고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 판결문서 흔히 볼 수 있는 표현이다. 반대로 ‘반성하는 모습이 없었다’는 문구도 자주 등장한다. 반성 여부가 피고인의 형량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다. 대필도 성행 양형위원회에 따르면 양형 기준의 개별 범죄군에서는 ‘진지한 반성’을 일반 감경인자로 두고 있다. 형벌은 응보뿐만 아니라 예방에 목적이 있다는 게 이유다. 또 영국이나 독일, 일본 등에서도 ‘진지한 반성’ ‘반성, 성찰, 자백’ 또는 ‘진심 어린 사죄’를 감경사유로 고려하고 있다. 양형위원회는 범행을 인정한 구체적 경위, 피해 해소 또는 재범 방지를 위한 자발적 노력 여부 등을 조사·판단한 결과 피고인이 자신의 병행에 대해 진심으로 뉘우치고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를 ‘진지한 반성’으로 정의했다. ‘진지한 반성’의 입증자료로 쓰이는 반성문을 제출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갤러리 페이지룸8(에잇)서 문정·이승현·황예랑 작가의 3인전 ‘여기에만 있는’을 준비했다. 이번 전시는 지금의 시점을 뚫고 여기라는 시공간에 살고 있는 작가 개인이 나름의 방식대로 지정한 작업 프로토콜을 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문정·이승현·황예랑 세 작가는 내면 환기를 위해 가지는 휴지기에 규정되지 않은 행위와 생각을 시각화해 나아갔다. 작업의 방향성에 관한 생각에 매몰되지 않고 자칫 한 곳으로 치중될 수 있는 주의력을 의식적으로 분산시켜 작가 스스로 작업 과정서 흥미로운 지점을 발견하고 있다. 쉬어가는 문정은 ‘비가 온다’ 시리즈의 첫 번째 작업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작업을 보여줬다. 지난해 하반기에 완성한 첫 번째 연필 드로잉서 주로 선적인 요소를 추출해 드로잉과 콜라주 등으로 재조합을 했다. 같은 시리즈 안에서 작품의 크기가 커지기도 하고 섬세하게 형상을 만드는 등 작업의 수행적 면모가 강해졌다. 특히 ‘비가 온다 no.8’은 작가가 먹지를 종이에 대고 문지른 후 얇고 긴 선의 형태로 잘라 그 유닛으로 흰 선과 작은 점이 있어야 할 자리를 남겨두고 일일이 붙여 완성한 것이다. 13점의 ‘비가 온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죄를 지은 사람을 죽음으로 처단할 수 있을까? 사형제도는 어느 국가에서나 ‘뜨거운 감자’다. 우리나라는 사형제도를 유지하고 있지만 집행하지 않는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최근 법무부가 몇몇 연쇄살인범을 서울구치소로 이감했다. 사형 집행의 전조일까?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에 따르면 지난해 20개 국가서 883건의 사형이 집행됐다. 2021년(579건)에 비해 53% 늘어난 수치다. 사형을 가장 많이 집행한 나라는 중국이다. 하지만 중국의 사형 집행 건수는 국가 기밀로 분류돼 확인할 수 없다. 수천 건으로 추산된다. 북한과 베트남도 집계서 제외돼 실제 사형 집행 숫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1997년 12월30일 사형수 23명을 한꺼번에 집행한 뒤 중단했다. 사형제도에 관한 존폐 논쟁은 오래도록 이어지고 있다. 사형제도 존치론자와 폐지론자가 줄다리기의 양 끝에 서서 힘의 균형을 이루는 모양새다. 그 균형은 사회를 떠들썩하게 만들 정도로 충격적인 범죄가 일어날 때 미묘하게 무너지곤 한다. 최근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한 흉기 난동 사건, 묻지마 범죄 등이 연이어 일어나면서 사형제도에 대한 관심이 커졌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대중교통으로 대법원에 입성했던 대법원장이 관용차를 타고 떠났다. 기대를 받았던 취임 때와 달리 퇴임은 비판으로 가득하다. 대법원장은 6년의 업적을 항변해보지만, 귀 기울이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의 임기를 <일요시사>가 되짚어봤다. “31년5개월 동안 사실심(1·2심) 법정서 당사자와 호흡하며 재판만 해온 사람”이라며 “그 사람이 어떤 수준인지 이번에 보여드릴 것으로 기대한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이 대법원장으로 지명된 이후 한 발언이다.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김 전 대법원장의 ‘수준’에 관한 냉혹한 평가가 나오고 있다. 큰 기대 더 큰 실망 문재인 전 대통령의 대법원장 지명은 ‘파격’ 그 자체였다. 대법관을 거치지 않은 일선 법원장의 대법원장 직행은 법조계는 물론 정치권에도 큰 파장을 낳았다. 김 전 대법원장의 발탁은 문재인정부 들어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으로 잇따라 승진한 윤석열 대통령과 함께 ‘깜짝 인사’로 꼽혔다. 지난달 24일 김 전 대법원장은 6년 임기를 마치고 대법원을 떠났다. 앞서 22일에는 서울 서초구 대법원서 퇴임식을 가졌다. 이날 퇴임식서 김 전 대법원장은 ‘좋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용산구 소재 라흰갤러리서 서원미 작가의 개인전 ‘카우보이 휘슬’을 준비했다. 서원미는 ‘페이싱’ ‘블랙커튼’ ‘카니발 헤드’ 시리즈를 차례로 선보여왔다. 이번 전시에서는 새로운 시리즈인 ‘숨바꼭질’ 연작으로 관람객들과 만난다. 서원미 작가는 개인전 ‘카우보이 휘슬’서 인류가 직립보행을 하면서부터 이야기를 공유하는 데 사용했던 매체인 ‘말’에 주목했다. 이야기는 상상력을 말로 변환해 건설한 세상이다. 다시 말해 말과 이미지는 이 세계를 축조하는 전부나 다름없다. 그림과 입에서 나오는 말은 소설과 영화의 내러티브보다 훨씬 넓은 범위를 갖는다. ‘카우보이 휘슬’ 전시는 말로 하는 스토리에 방점을 두고 말을 좇는 그림의 향연이다. 지난 작업서 서원미는 작가 자신을 둘러싼 서사나 역사적 사건을 캔버스에 옮기곤 했다. 이제는 지상에서의 모든 현상을 열린 비유로 감지해 실제와 꿈의 몽타주를 더듬는 이미지를 모색 중이다. 서원미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매체를 찾던 중 말에 모험을 걸어보기로 했다. 말에 담긴 힘이나 말(word)과 말(horse)의 의미를 오가는 양가적인 리듬에 관심을 기울였다. 전시 제목인 ‘카우보이 휘슬’은 카우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이 펼친 포위망이 제1야당 대표를 꽁꽁 묶고 있다. 국회의원 배지, 당 대표, 단식투쟁 등 각종 방패가 힘을 못 쓰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 배경에는 측근의 ‘입’이 있다. 이미 신병이 확보된 측근의 진술 등을 통해 증거를 확보한 검찰이 강하게 압박하고 있는 것. 이 과정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검찰이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으로 시작해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첫 단추를 끼운 뒤 백현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과 쌍방울그룹 대북송금 의혹으로 방점을 찍는 모양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거듭된 사법 리스크에 운신 폭이 좁아지고 있다. 단식투쟁이라는 초강수를 뒀지만 영 신통치 않다. 두 번째 구속영장 지난 18일, 검찰은 백현동 의혹과 대북송금 의혹으로 이 대표에게 두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위증교사,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했다. 지난 2월 검찰이 대장동 의혹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첫 번째 구속영장을 청구한 지 7개월 만이다. 당시 국회에 회부된 체포동의안은 부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맞잡은 손은 접착제를 붙여놓은 듯 떨어질 줄 몰랐다. 뭔지 모를 것을 지키기 위해 둥글게 둘러선 채였다. 썩고 있는 고인 물에 누군가 돌을 던졌다. 물 튀는 소리를 감추려 잡은 손에 힘을 주고 몸을 웅크렸다. 곧이어 수면이 잠잠해졌다. 물은 다시 썩어 들어가기 시작했다. 한국미술사학회는 한국과 관계지역의 미술사 연구를 위해 1989년 9월18일 설립된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비영리 사단법인이다. 1960년 8월15일 고미술품 애호가였던 전형필·최순우·진홍섭·황수영·김원룡 선생이 모여 만든 고고미술동인회가 전신이다. 2020년 60주년에 이어 올해 창립 63주년을 맞았다. 창립 63년 미술사 연구 최근 한국미술사학회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창립 이래 처음으로 회원 간 논문 표절 시비가 불거졌다. 한국미술사학회 연구윤리위원회는 최근 표절 제보 건에 최종 심의 결과와 제재 조치를 내놨다. 제보자가 문제를 제기한 지 9개월 만이다. 이 과정서 한국미술사학회의 대응이 도마 위에 올랐다. 김모 교수는 2012년 영국 소아스 런던대학교서 ‘Sabangbul during the Chos˘on dynasty: regional developme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서울 종로구 소재 두산갤러리서 정희민 작가의 개인전 ‘수신자들(Receivers)’을 준비했다. 정희민은 지난해 제13회 두산연강예술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오늘날 우리를 둘러싼 디지털 환경으로 변화된 이미지의 존재 방식과 지각 방식을 탐색해왔다. 두산연강재단은 연강 박두병 두산 초대회장의 유지를 기려 두산연강예술상을 운영하고 있다. 2010년에 제정된 이 상은 심사위원 3명의 추천과 심사를 통해 공연·미술 분야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만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를 선정해 지원한다. 지난해 제13회 수상자는 정희민 작가다. 합성 정희민은 회화를 축으로 한 다양한 실험을 통해 그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신체적․정서적 이슈에 다가간다. 이번 전시 ‘수신자들(Receiver)’서 회화의 평면성을 벗어난 이미지를, 얇고 연약하지만 모든 것을 감각하고 껴안을 수 있는 껍질로 환유하고 원초적인 상태의 생식과 창조의 가능태를 호출했다. 쉽게 짓이겨지고 바스러지는 연약한 잎과 촉수를 가진 꽃은 모든 자극을 수용해내는 주체가 되기 위해 자신의 여리고 민감한 부분을 지켜내며 오랜 시간을 견뎌낸 존재다. 정희민은 이런 꽃잎의 힘을 모티브로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쏟은 물과 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다’. 언제나 말조심하라는 뜻이다. SNS가 발달하고부터는 ‘잊혀질 권리’가 사라진 수준이다. 특히 정치인의 말과 글은 무게감이 남달라서 오랜 시간 떠돈다. 사이다 발언으로 인기를 끌기도 하지만 족쇄가 돼 발목을 단단히 붙잡기도 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앞뒤가 꽉 막힌 상황에 부닥쳤다. 대선 경선 때 처음 불거진 사법 리스크가 눈덩이처럼 커졌다. 윤석열정부 들어 전열을 재정비한 검찰은 이 대표를 수사하는 데 공력을 쏟아붓고 있다. 당내 상황도 녹록지 않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불붙은 주도권 경쟁서 이 대표는 비명(비 이재명)계의 눈치도 봐야 한다. 사면초가 출구 없다 여기에 정치권이 중시하는 명절 ‘밥상머리 이야기’ 주제로 관심이 옮겨갈 위기에 봉착했다. 검찰이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또다시 체포동의안 표결이 도마 위에 오를 예정이다. 정치권의 표결에 따라 가결되든 부결되든 이야기는 좋은 방향으로 흐를 수 없다. 민주당 역시 자연스럽게 이 대표와 얽힌다.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두고 민주당이 오랜 시간 골머리를 썩는 이유다. 국민 여론이 싸늘한 것도 부담이다. 2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카카오서 운영 중인 카카오톡 채널을 이용한 사기 범죄가 횡행하고 있다. 기업 홍보를 위한 서비스가 사기꾼의 놀이터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한 놈만 걸려라’ 식의 사기에 이용자는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입고 있다. 문제는 카카오가 팔짱을 낀 채 이 같은 상황을 방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2월 기준 카카오톡 앱 사용자 수는 4790만명에 이른다. 1년 전(4645만명)과 비교해 3% 늘었다. 한국인 스마트폰 사용자 5120만명 가운데 94%가 카카오톡을 사용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서비스가 지연되면서 비판이 빗발쳤지만 아성은 굳건했다. 전 국민 95% 이용 카카오는 메신저 분야서 차지한 압도적인 우위를 발판 삼아 다방면으로 뻗어나가기 시작했다. 긍정과 부정의 의미가 모두 녹아 있는 ‘공룡기업’이라는 수식어는 카카오톡의 성공으로부터 비롯됐다. ‘카카오톡 채널’ 역시 카카오톡 이용자 수를 배경으로 비즈니스를 하려는 기업 등을 위한 서비스다. 카카오는 카카오톡 채널을 ‘누구나 무료로 만드는 카카오톡 안의 비즈니스 홈’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용자가 기업 등이 개설한 카카오톡 채널을 추가하면 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