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물> 다시 고개 숙인 김선호

사생활 이어 탈세 ‘이번엔 다르다’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전성기를 맞은 김선호가 이번엔 탈세 의혹으로 톱스타 반열의 문턱을 밟지 못하고 있다. 주연 배우로서 존재감을 굳히는 듯했지만, 또 다른 논란이 다시 불거지며 분위기가 급변했다. 이제 좀 뜬다 싶었더니, 상승세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지난 1일, 배우 김선호를 둘러싼 탈세 의혹이 제기됐다. 같은 소속사 소속 배우 차은우가 가족 명의 법인을 통한 소득 처리 문제로 국세청으로부터 거액의 추징 통보를 받은 사실이 알려진 후였다. 이후 김선호 역시 가족이 관여된 1인 법인을 운영해 왔다는 내용이 잇따라 나오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추락하는
대세 배우

당시 보도에 따르면, 김선호는 2024년 1월 서울 용산구에 위치한 자신의 자택 주소지에 공연 기획을 목적으로 한 법인을 설립했다. 해당 법인의 대표이사는 김선호였고, 사내이사와 감사에는 부모가 등재돼있었다.

법인 사업 목적에는 공연 기획 외에도 광고대행업, 미디어 콘텐츠 창작, 방송 프로그램 제작 및 배급, 부동산 매매·임대업 등이 포함돼있었다. 다만 연예 매니지먼트와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대중문화예술기획업 등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법인 주소지는 김선호의 실제 거주지와 동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제는 법인의 운영 방식이었다. 법인의 설립 목적과 실제 운영 사이의 간극이 있었다. 관련 보도에 따르면 해당 법인은 설립 이후 부모에게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에 이르는 급여를 지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급여를 받은 부모가 법인 임원으로 등재돼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급여 지급 자체가 곧바로 위법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실제 근로 제공 여부와 급여의 적정성은 별도의 판단 대상이 된다. 여기에 더해 지급된 급여가 다시 김선호에게 이체됐다는 정황이 제기되면서 자금 흐름을 둘러싼 의문이 커졌다.

또 법인 소유 카드가 생활비나 유흥비 결제에 사용됐고, 법인 명의로 등록된 차량이 사적으로 이용됐다는 의혹도 함께 제기됐다. 이 같은 사용 내역이 사실이라면, 해당 지출이 법인의 사업과 직접적인 관련성이 있었는지가 문제로 떠오를 수 있다.

법인은 대표 개인과는 별개의 인격체이기 때문에, 법인 자금이 개인적 용도로 사용됐을 경우 세법상 또는 법률상 다른 판단이 내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의혹이 제기되자 김선호의 소속사 판타지오는 “해당 법인은 과거 연극 제작과 연극 관련 활동을 위해 설립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속사는 “현재 김선호의 전속 계약과 활동은 개인 명의로 진행되고 있으며, 법적·세무적 절차를 준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즉 현재의 활동과 문제의 법인은 무관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다만 부모 급여 지급이나 법인카드 사용 등 구체적인 운영 내용에 대해서는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해명이 법인 설립의 명분에만 머물렀다는 지적도 나왔다.

논란이 이어지면서 법조계와 세무 전문가들의 설명도 잇따랐다. 김명규 변호사 겸 세무사는 자신의 SNS에 “가족이 임원으로 등재된 법인 자체만으로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실제 사업 활동 여부와 자금 사용 내역에 따라 세법상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사업 활동이 없었다고 밝힌 기간 동안 법인카드 사용이나 급여 지급이 있었다면, 해당 지출은 세법상 업무무관 비용으로 분류될 수 있다”는 설명이 나왔다. 이 경우 국세청이 이를 대표자에게 귀속된 소득으로 다시 판단할 가능성도 언급됐다.


이후 김선호가 이전 소속사 재적 당시인 2024년 1월, 또 다른 1인 법인 ‘에스에이치두’를 설립했고 이 법인을 통해 연예 활동 정산금을 받아왔다는 사실이 추가로 알려졌다. 여기서 정산금이란 드라마, 영화, 광고 등 연예 활동을 통해 발생한 수익이 계약 조건에 따라 일정 시점에 정리돼 지급되는 돈을 의미한다.

가족 관여된 ‘1인 법인’ 운영 의혹
부모에 급여…법카로 생활비·유흥비

일반적으로는 배우 개인 명의의 계좌로 지급되지만, 이 경우에는 김선호가 대표로 있는 법인 계좌로 들어갔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이와 관련해 이전 소속사 관계자는 정산금 지급 과정에 대해 “배우가 요청한 계좌로 입금했을 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즉 정산 구조 자체는 배우의 요청에 따른 것이었다는 설명이다.

소속사 역시 법인 설립 이후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법인을 통해 정산을 받은 사실은 인정했다. 다만 이런 방식이 세금을 회피하려는 목적은 아니었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개인 소득으로 처리될 경우 지방세를 포함해 최고 49.5%의 소득세가 부과되는 반면, 법인 소득으로 처리될 경우 법인세율은 최대 19% 수준이라는 점이 함께 언급되며 논란은 더욱 커졌다.

이에 대해 김선호 소속사는 법인 설립 이후 일정 기간 동안 해당 법인을 통해 정산을 받은 사실을 인정했다. 다만 탈세 목적은 아니었다는 기존 입장은 유지했다. 이 과정에서 김선호는 같은 소속사 배우 차은우의 탈세 의혹과 함께 거론되며 논란이 확대됐다.

두 사례 모두 가족이 관여된 법인이 존재했고, 이를 통해 소득이 처리됐다는 점이 공통적으로 언급됐다.

일각에서는 동일 소속사 소속 배우들에게서 유사한 문제가 연이어 불거진 점을 두고 소속사의 관리 책임을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김선호의 경우 차은우와 달리 국세청의 공식 조사 결과나 추징 통보 사실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였고, 이 점 역시 함께 전해졌다.

논란이 계속되자 소속사는 2월4일 추가 입장문을 발표했다.

소속사는 이날 “김선호는 2024년 1월 연기 활동과 연극 제작을 목적으로 법인을 설립했고, 2025년 2월 판타지오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의 활동에 대해서는 해당 법인을 통해 정산금을 지급받았다”며 “이후 법인 운영이 오해를 살 수 있다고 판단해 법인 운영을 중단했으며, 최근 1년 이상 법인을 통한 실질적인 활동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관련 법률과 절차에 따라 폐업 절차를 진행 중이라는 점도 덧붙였다.

또 “김선호는 선제적 조치로 과거 법인카드 사용 내역과 가족 급여, 법인 차량을 모두 반납했고, 해당 법인을 통해 과거에 정산받은 금액에 대해서는 기존에 납부한 법인세에 더해 개인소득세를 추가로 납부했다”고 밝혔다. 이는 논란이 된 금전적 부분을 정리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이다.

김선호는 법인 운영에 대한 이해가 충분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반성의 뜻을 전했고, 소속사 역시 관리에 미흡했던 부분에 대해 사과했다.


차은우
닮은꼴

그는 4년 전에도 사생활 논란으로 곤욕을 겪은 적이 있다. 2021년 10월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자신을 ‘대세 배우 K씨의 전 여자친구’라고 밝힌 작성자의 글이 올라오면서 논란이 시작됐다. 작성자 A씨는 해당 글에서 전 연인이었던 K 배우와 2020년 초부터 교제했으며, 2020년 7월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이후 낙태를 종용받았다고 주장했다.

A씨는 혼인을 약속받았으나 아이를 지운 뒤 태도가 달라졌고, 결국 일방적인 이별 통보를 받았다고 적었다. 또 연인 관계 문제 외에도 K배우가 작품과 동료 배우, 감독 등을 험담했고, 방송 현장에서 소리를 질러 문제된 적도 있었다며 인성 문제를 함께 제기했다.

해당 글은 게시 직후 빠르게 확산됐다. 글에는 특정 실명이 언급되지 않았지만, 교제 시기와 활동 연도, 출연 작품, 방송 프로그램에 대한 언급이 포함돼있었다. 이를 토대로 일부 누리꾼들은 K배우가 김선호일 가능성을 제기하기 시작했다.

당시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가 막 종영한 직후로, 김선호는 주연 배우로서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도가 크게 높아진 상태였다. 드라마 종영 인터뷰가 예정돼있었고, 광고와 화보, 차기작 관련 일정도 이어지고 있던 시점이었다.

논란이 확산되는 과정에서도 김선호 본인과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즉각적인 입장을 내지 않았다. 10월18일 하루 동안 소속사 측은 취재진의 연락에 응하지 않았고, 사실 여부에 대한 확인이나 부인도 하지 않은 채 침묵을 유지했다. 이 같은 상황은 온라인상에서 다양한 해석과 추측을 낳았고, 논란은 더욱 증폭됐다.


이 시점에서 기자 출신 유튜버 이진호는 10월18일과 19일 연이어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며, 폭로 글에 등장하는 K 배우가 김선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방송에서 김선호의 소속사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담당자뿐 아니라 소속사 전반과 연락이 닿지 않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또 일부 언론사들이 이미 해당 사안과 관련된 제보와 자료를 확보해 취재 중이었으며, 실명 공개를 두고 신중한 분위기가 형성돼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 종영 인터뷰 일정이 임박해 있어, 실명 공개 시 파장이 클 수 있다는 점이 고려되고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4년 전
폭로 후…

이진호는 자신이 취재 과정에서 확보한 내용과 A씨의 폭로 글에 담긴 구체적인 정황들이 상당 부분 일치했고, 외부에 알려지지 않았던 내용들이 포함돼있었다며 실명 공개 배경을 설명했다. 해당 방송 이후 온라인과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K 배우가 김선호라는 인식은 빠르게 확산됐다.

10월19일 오전, 소속사 솔트엔터테인먼트는 논란이 불거진 이후 처음으로 공식 입장을 내놨다. 소속사는 “익명으로 올라온 글의 사실 관계를 파악 중”이라며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 않은 만큼 조금만 더 기다려 달라”고 밝혔다. 다만 폭로 내용에 대한 인정이나 부인, 구체적인 설명은 담지 않았다.

같은 날 김선호의 드라마 종영 인터뷰는 ‘내부 사정’을 이유로 취소됐다. 이후 신민아, 이상이, 조한철 등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의 인터뷰 일정도 잇따라 취소됐다.

광고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김선호가 출연한 여러 브랜드의 광고 영상이 비공개 처리되거나 삭제됐고, 포스터와 온라인 홍보물에서도 김선호의 모습이 빠지기 시작했다. 예능프로그램 역시 영향을 받았다. 김선호가 고정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는 편집과 하차 여부를 둘러싼 논의가 이어졌고, 결국 출연 중단이 결정됐다.

김선호는 논란이 불거진 지 사흘 만인 10월20일 오전 공식 사과문을 발표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폭로자와 교제한 사실을 인정하며 “그분과 좋은 감정으로 만났다”고 밝혔다. 이어 “나의 불찰과 사려 깊지 못한 행동으로 그분에게 상처를 줬다”고 언급하며 책임을 통감한다고 했다.

또 직접 만나 사과하고 싶었으나 그러지 못한 상황이라며, 글을 통해서라도 진심을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다만 낙태 강요 여부나 폭로 글에 담긴 세부 주장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았다. 소속사 역시 같은 날 사과문을 내고, 불미스러운 일로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 사과했다.

사과문 발표 이후 김선호의 활동에는 직접적인 변화가 이어졌다. 고정 출연 중이던 예능프로그램에서는 하차가 확정됐고, 촬영을 앞두고 있던 일부 작품에서는 출연진 교체가 결정됐다. 이미 촬영이 상당 부분 진행된 작품의 경우 교체 없이 제작이 이어졌지만, 다른 프로젝트들은 김선호의 하차 또는 캐스팅 변경을 택했다.

논란 초기 여론은 김선호의 사과에도 불구하고 비판적인 시선이 우세했다.

그러나 사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0월21일, 폭로자 A씨는 자신의 글을 수정해 “사과를 받았고, 오해한 부분이 있었다”며 글을 곧 삭제하겠다는 내용을 추가했다. 또 법률대리인을 통해 무분별한 신상 공개와 악성 댓글로 인한 피해를 호소하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이로 인해 폭로 글의 진위와 작성 경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졌다.

해명하다 횡령 자백?
논란만 키운 자충수

이후 A씨의 지인이나 동창을 자처한 이들이 작성한 추가 폭로 글들이 온라인에 등장했으나, 졸업 시기나 제시된 자료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며 상당수는 삭제됐다. 일부 주장에 대해서는 김선호 측이나 주변 인물들의 반박이 이어졌다.

전환점은 10월26일이었다. 이날 한 연예 매체가 폭로 내용 전반에 의문을 제기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는 김선호와 A씨의 지인 진술, 두 사람이 주고받은 메시지, 사진 등이 포함됐다.

기사에서는 김선호가 일방적으로 낙태를 강요했다기보다는 두 사람이 합의하에 결정을 내렸다는 정황이 제시됐고, 낙태 이후에도 관계가 이어졌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김선호가 결혼과 책임을 언급하며 부모에게 A씨를 소개하는 등 결혼 준비를 했다는 주장도 포함됐다. 이 보도 이후 여론은 눈에 띄게 변화했다.

같은 날 A씨의 전 남편으로 추정되는 인물의 녹취록이 공개되며 논란은 또 다른 방향으로 확산됐다. 녹취록에는 과거 이혼소송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이 담겼고, 외도 정황과 금전 문제, 미행 주장 등이 언급됐다. 녹취를 공개한 측은 신원 보호를 이유로 ‘전 남편 추정’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를 공개한 유튜버 이진호는 폭로에는 책임이 따른다며, 폭로자의 신뢰성 문제를 언급했다.

이후 A씨와 관련된 추가 정황들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초기 폭로 글의 신빙성을 둘러싼 논쟁은 더욱 커졌다. 여론의 흐름이 바뀌자 광고계에서도 변화가 나타났다. 비공개 처리됐던 일부 광고 영상이 다시 공개됐고, 김선호의 출연작과 관련된 후속 일정도 점차 재개됐다.

김선호는 추가적인 입장을 내지 않은 채 활동을 잠정 중단했지만, 이후 연극 무대를 통해 복귀 수순을 밟았다. 2022년 공개된 연극에서는 출연 회차가 모두 매진을 기록하며 관객과 다시 만났다.

김선호는 연극 무대에서 연기 활동을 시작해 드라마와 예능으로 활동 영역을 넓힌 배우다. 서울예술대학 연기과를 졸업한 뒤 연극 무대에서 꾸준히 경험을 쌓았고, 비교적 늦은 나이에 방송 연기에 도전했다. 초기에는 조연과 단역을 중심으로 활동했으며, 이후 여러 작품을 거치며 점차 인지도를 높였다.

브라운관에서는 로맨스와 휴먼 드라마를 오가며 안정적인 연기력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일상적인 대사와 감정선을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연기로 대중의 호응을 얻었고, 예능프로그램 출연을 통해 친근한 이미지도 형성했다.

이 과정에서 김선호는 드라마와 예능을 병행하며 대중적 인지도를 빠르게 끌어올렸다. 2021년 tvN 드라마 <갯마을 차차차>에서는 주연으로 출연해 작품 흥행과 함께 배우로서의 입지를 넓혔다. 이후 영화와 OTT 작품 등 다양한 플랫폼의 출연 제안을 받으며 인기를 끌었다.

광고계
손절 시작

한편, 연이은 논란 속에서도 김선호는 출연하는 연극 티켓을 매진시키며 굳건한 인기를 증명했다. 연극 <비밀통로>에서 김선호가 출연하는 전 회차는 예매 시작과 함께 모두 매진되며 흥행을 기록했다. <비밀통로>는 오는 13일부터 3월22일까지 이어지며, 김선호는 총 19회차 동안 무대에 오른다.

<imshar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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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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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