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재개발 전문 투기 세력 ‘노량진 장영자’ 실체

  • 김성민 기자 smk1@ilyosisa.co.kr
  • 등록 2025.11.14 09:18:23
  • 호수 1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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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인사도 끌어들였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노량진본동지역주택조합이 13년째 사업을 멈춘 배경이 드러났다. 조합장의 180억 횡령, 시공사의 지급보증 거부, 1000억원 행방불명 등으로 조합은 붕괴됐다. 이후 사업지가 공매에 넘겨졌으나, 일부 조합원은 합의를 거부했다. 미합의 조합원들은 부동산업자 김명자, 사채업자 이복원의 주도하에 ‘재산보호연대’를 결성해 사문서 위조, 알박기 등을 통해 부동산 시세조작에 나섰다.

‘노량진본동지역주택조합 조합원 재산보호연대’(이하, 재보연)의 부동산시장 교란 행위는 1982년 군사정권의 권력과 금융권의 신뢰를 악용한 ‘장영자·이철희 금융사기 사건’과 닮았다. 장영자는 ‘정부 실세와 연계된 재벌 여성 투자자’를 자처하며 위조 어음과 무담보 어음을 마구 유통시켰고, 당시 국가예산의 7%에 해당하는 6400억원대 자금을 빼돌렸다.

판결도 무시

결국 금융시장 전체가 마비됐고, 장영자는 ‘국가 신용을 무너뜨린 사기범’이라는 상징으로 남았다. 2020년대 서울 노량진 본동에서 일어난 ‘재보연 알박기 사건’은 형태만 다를 뿐, 같은 DNA를 공유하고 있다. 장영자가 금융의 신뢰를 무너뜨렸다면, 김명자는 부동산 개발의 신뢰를 무너뜨렸다.

재보연을 이끌고 있는 김씨와 이씨는 ‘조합원 권익보호’를 내세운 재보연을 결성해 재개발사업을 방해했다. 현재 허위 공정증서, 소송 사기, 가등기 알박기를 주도한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상태다.

수사 결과 이들은 노량진 본동에 에이스빌라, 영본빌라 등 빌라 2채에만 60명 이상 명의의 가등기를 반복하며 공사 자체를 불가능하게 만들었다. 사업지를 법적으로 정당하게 공매로 매입한 대우건설에 합의금 1000억원을 돌려받기 위해서다.


<일요시사>가 만난 재보연 탈퇴 관계자는 “시행사가 합의금 1000억원과 사업 시행권을 돌려주기 전까지 가등기를 해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로 인해 사업은 13년째 중단 중이다.

검찰은 “허위 가등기가 반사회적 통정행위”라고 지적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재보연 회원들의 가등기를 무효로 판단하면서, 10년 넘게 이어온 조합 부지 소유권 분쟁은 결정적 전환점을 맞았다. 하나자산신탁이 원고로, 피고는 재보연 소속 조합원 및 전 노량진본동지주택 조합원들이었다.

노량진본동지역주택조합은 2008년 11월 설립인가를 받아, 서울 동작구 본동 441번지 일대에 주택법상 지역주택조합사업을 추진했다. 시공사는 대우건설, 자금관리와 시행 위탁은 ㈜로쿠스, 그리고 관리형(분양형) 토지신탁을 맡은 수탁사는 하나자산신탁이었다.

조합은 2012년 자금난으로 사실상 부도가 났다. 이후 일부 조합원들은 “재산권 보호”를 명분으로 재보연을 결성하고, 사업 부지 내 일부 빌라를 ‘지분 공유’ 명목으로 매입한 뒤, 김주학 등 명의로 매매예약 가등기를 대량으로 설정했다.

13년 알박기 카르텔…일대 장악 시도
‘재산보호연대’ 실체 파헤쳐 보니…

이들은 조합 부지에 대한 처분권을 막기 위해 허위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실제 소유 의사 없이 가등기를 방패막이로 이용했다는 것이 법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 5월, ‘떼거리 가등기’ 주요 가담자 25명 전원을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단독 재판부는 “피고들은 진정한 소유권을 취득할 의사 없이 김주학과 통모해 조합 사업 부지 처분을 막기 위한 통정허위표시를 한 것으로, 민법 제108조에 따라 무효”라고 판결했다. 또 일부 사건에서는 재보연의 행위가 반사회질서행위(민법 제103조) 및 권리남용에 해당한다고 명시됐다.


법원은 이들이 “조합 해산 이후 사업주체의 정당한 신탁 및 분양 절차를 방해하기 위한 집단행동”을 한 것으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재보연의 내부 운영 규정과 의결 문건을 구체적으로 인용했다. 운영 규정에는 조합 해산 후에도 “공매 대비, 사업방식 변경, 공동 대응” 등을 명시했으며, 재보연 운영자들은 실제로 2013년 4월과 5월 두 차례 회의를 열어 ‘에이스빌라 매입 및 매매예약 가등기 추진’을 의결했다.

재보연 의결서에는 “매수자는 대표단이 지정하며, 외부 상황 변화에 따라 본등기 시점과 방법은 대표단에서 결정한다”고 적혀있다.

이에 따라 조합원 일부는 에이스빌라 및 인근 다세대주택에 대해 1/70 또는 1/65 지분으로 가등기를 마쳤으나, 법원은 이 일련의 행위를 “형식만 존재하는 허위 법률행위”로 봤다.

재보연의 가등기 명의자였던 김주학은 과거 2013년 매매계약을 통해 재보연 측 명의로 토지를 분할 매도한 인물이다. 이후 하나자산신탁이 2017년 주택건설사업계획승인을 받아 분양형 신탁을 추진했다. 그러나 잔여 토지에 다수의 가등기가 걸려있어 사업이 지연되자, 하나자산신탁은 ‘채권자대위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하나자산신탁이 김주학의 권리를 대위해 가등기 말소를 청구할 법적 이익이 있다”며 이를 인정했다.

이번 판결은 총 60여명의 피고를 상대로 한 가등기말소소송에서 모두 하나자산신탁이 승소한 것으로, 법원은 “피고들의 매매예약은 조합 부지 매각을 저지하려는 위장 행위로서 무효”라고 판시했다. 하나자산신탁과 로쿠스는 동 사업부지 전체를 아우르는 주택법상 정상적인 개발 절차를 재개할 수 있는 권한이 발생한 것이다.

시세조작 조건으로 용역비 10억 요구
“통정허위표시, 반사회적 행위로 무효”

재보연 대표인 김씨와 이씨는 “피해자 단체”를 자처하며 여론을 호도했고, 용산 대통령실 관계자, 현직 대학 교수, 더불어민주당 관계자 등 회원들의 이름으로 각종 소송을 이어가고 있다. 결과적으로 조합원·시행사·시공사 모두 피해를 입었으나, 이익은 김씨와 이씨만 챙겼다는 것이 판결문과 수사 결과의 일치된 결론이다.

취재에 따르면, 재보연의 김씨와 이씨는 노량진 본동 파탄 이후에도 인근 한강지역주택조합(노량진 삼원연립 일대)의 부지 매입 과정에 개입해 부동산시장 교란과 이중착취 행위를 자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씨와 이씨는 삼원연립 내 빌라 소유주들을 선동·규합해 조합과의 개별 협상을 전면 중단시킨 뒤 ‘가격 결정권’을 자신들이 독점했다. 그 결과 평당 3000만원 수준이던 빌라가 평당 1억원으로 급등하면서 시장 가격의 교란을 주도했다.

김씨와 이씨는 한강지주택을 압박하면서 수십억원의 용역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한강지주택이 95% 부지 확보에 절박하자, 김씨는 “우리에게 용역을 주면 가격을 낮춰주겠다”며 압박했고, 결국 김씨의 딸이 운영하는 법인 ‘광장이앤씨’를 통해 10억원을 받아 용역계약을 체결했다.  


김씨와 이씨는 한강지주택과 사업지 내 부동산 소유주 측으로부터 양쪽에서 이익을 취했다. 노량진 본동에서 알박기로 시행사를 압박한 재보연을 본 한강지주택은 이들의 영향력에 굴복해 시세(4억~5억원)보다 3배 이상 비싼 19억~22억원에 매입했다.

특히, 사업지 내에 재보연 대표 이씨가 5년전 5억3000만원에 매입한 빌라를 한강지주택이 19억원에 샀다.

한강지주택은 이씨 명의 빌라를 포함해 시세보다 비싸게 매입할 수밖에 없었다. 결국 재보연은 한강지주택으로부터 용역비를 받고, 비싸게 판 부동산 주인들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수십억원을 챙겼다. 취재 결과 이씨는 이 과정에서 약 30억원 이상 부당이득을 취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결국 분양가에 고스란히 녹아들어 집값 상승의 원인이 된다.

동일한 수법

한편, 재보연은 장승배기와 상도교회 부지 등에서도 반복된 ‘이중 계약 패턴’을 사용했다. 이들은 과거 장승배기 상도교회 부지 개발사업에서도 동일한 수법으로 수억원의 용역비를 챙긴 사실이 확인됐다. 당시에도 ‘T’ 시행사와의 부지 매입 용역계약을 통해, 조합과 토지주 양측으로부터 돈을 빼내는 ‘양면 협상’ 패턴을 반복했다. 


최근에는 공공개발까지 마수를 뻗었다. 차기 표적은 노량진교회 부지로 최근 확인된 부동산 등기부에 따르면, 김씨의 사무실은 노량진교회 옆 공공개발 예정지 인근으로 이전했다.

<smk1@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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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투아웃’ 김병기 수난 시대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지난 6월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후보가 서영교 의원을 누르고 22대 더불어민주당 2기 원내대표로 당선됐다. 김 원내대표는 내란 종식과 헌정 질서 회복, 권력기관 개혁을 외쳤다. 이로부터 두 달 뒤인 8월 민주당 전당대회에서 정청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됐다. 이재명정부 첫 여당 지도부가 제모습을 갖추면서 안정 궤도에 접어드는 듯했다. 약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와 정청래 대표의 첫 갈등이 불거졌다. 정 대표가 지난 9월11일 여야 원내 지도부가 합의한 3대 특검법 합의안에 대해 “협상안을 수용할 수 없고, 지도부 뜻과 달라 재협상을 지시했다”고 밝히면서다. 불안불안 이인삼각 특검법 개정안의 핵심인 기간 연장을 제외한 채 합의해 특검법의 취지와 정면으로 배치된다는 게 정 대표의 입장이다. 김 원내대표는 곧바로 반박했다. 원내 지도부와의 긴급회의를 거듭하던 그는 밖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을 향해 “정청래한테 공개 사과하라고 그래!”라며 소리쳤다. 이후 당 안팎에서 원성이 쏟아지자 김 원내대표는 오히려 취재진을 향해 “왜 자꾸 합의라고 그러느냐”고 물었다. 그는 “(합의가 아니라) 1차로 논의한 것이고, 무엇보다도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수사 기간과 규모에 다른 의견에 있으면 그 의견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 총론만 (발표)하고 나갔는데 원내수석들이 각론에서 너무 많이 나갔다. 마치 합의가 된 것처럼 보도됐다”며 합의문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두 사람 간의 갈등은 사흘 만인 13일 봉합됐다. 김 원내대표는 자신의 SNS에 “심려 끼쳐서 죄송하다. 심기일전해 내란 종식과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해 분골쇄신하겠다”고 게시글을 작성했다. 이렇게 냉전은 끝났지만 지지층의 비난은 거셌다. 김 원내대표를 향해 ‘수박’ ‘변절자’ 등 원색적인 비판을 쏟아내며 의심의 눈길을 보냈다. 문재인정부 당시 민주당 대표를 지냈지만 지난 대선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의 손을 들어준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행보와 비교하는가 하면 ‘역시 서영교 의원을 뽑아야 했다’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왔다. 지지층의 미묘한 기류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번에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검사 징계안을 놓고 두 번째 갈등이 터졌다. 법사위 소속 범여권 의원들이 대장동 항소 포기에 반발한 검사장 18명을 고발한다고 밝힌 데 대해 “협의가 없었다”고 선을 그으면서 개혁 의지가 부족하다는 비판이 나온 것이다. 지난달 19일 법사위 소속 민주당·조국혁신당·무소속 등 범여권 의원들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이의를 제기한 검사장 18명을 국가공무원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했다. 여당 간사인 민주당 김용민 의원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 조직 기강과 헌정 질서를 무너뜨린 검사장 18명의 집단 항명 행위에 대해서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심’이 뽑은 정, ‘의심’이 뽑은 김 연일 삐거덕…벌써 이재명 리더십 부재? 김 원내대표는 고발 소식이 알려진 뒤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 봤다”며 “그렇게 민감한 것은 정교하고 일사불란하게 해야 한다. 협의를 좀 해야 했다”고 당혹한 기색을 보였다. 이어 “뒷감당은 거기서 해야 할 것”이라며 고발장을 제출한 법사위 쪽에 책임을 물었다. 법사위의 검사장 고발은 원내 지도부뿐 아니라 당 지도부와도 사전 논의가 없었다는 게 김 원내대표의 설명이다. 하지만 김용민 의원은 검사장 고발 문제에 대해 “당의 기조와 흐름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저희가 고발장을 그날 제출하는 기자회견을 한 것뿐, (원내 지도부와) 소통이 없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김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원내(지도부)와 소통할 때 이 문제를 법사위는 고발할 예정이라는 걸 얘기했다”며 “원내가 많은 사안을 다루다 보니까 (고발 문제를) 진지하게 듣거나 기억하지 못하셨을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희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을 해야 했지 않았느냐는 지적을 한다면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면서도 “소통이 아예 없지는 않았다”고 덧붙였다. 당시 한 여권 관계자는 “당 대표가 당 전체를 이끄는 일이라면 원내대표는 말 그대로 원내 상황을 조율하고 총괄하는 위치인데, 오히려 갈등을 키우고 있으니 (민주당) 의원들도 혼란스러운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조금씩 노출되면서 지지층까지 불안함을 느끼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당과 원내, 강경파와 온건파로 나뉜 민주당의 배경에는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의 선출 방식이 거론된다. 강경 지지층이 밀어 올린 정 대표와 달리 김 원내대표는 당내 의원 선거를 통해 당선됐다. 당시 원내에 친명(친 이재명)계가 다수 포진했던 만큼 김 원내대표 의중은 ‘명심(이재명 대통령의 의중)’에 가깝다. 더 강하고 더 빠르게 개혁을 외치는 정 대표의 지지층과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그런 강성 지지층에게 김 원내대표는 이미 ‘투아웃’이다. 여기에 정 대표의 공약이었던 대의원과 권리당원 간 표 반영 비율을 ‘1대 1’로 변경하는 당헌·당규 개정이 부결되면서 지지층의 반발이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밑서 치솟고 위서 누르고 그동안 민주당은 당 대표나 최고위원 등 선출 시 대의원과 권리당원 투표 반영 비율을 20:1 미만으로 규정해 왔다. ‘동등한 1인1표제’는 정 대표가 당 대표 경선 당시 공약으로 내건 정책 중 하나로 “나라의 선거에서 국민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하듯 당의 선거에서도 누구나 1인1표를 행사해야 한다”고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일부 의원들 사이에서조차 ‘졸속 추진’이라는 비판이 나오면서 정 대표와 김 원내대표 두 사람 모두 시험대에 올랐다. 정 대표 쪽에선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는 ‘이재명 대통령이 당 대표였던 때부터 추진됐던 개혁의 실현’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나 일각에서 ‘시기’와 ‘방법’을 문제 삼는 등 반대 의견에 부딪혔다. 권리당원의 힘으로 대표직에 오른 지 3개월이 조금 지난 상황에서 1인1표제를 추진하자 친명계 조직인 ‘더민주혁신회의’와 일부 당원 등을 중심으로 비판이 제기된 것이다.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은 1인1표제를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이 최고위원은 “대의원·권리당원 1인1표제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 이는 찬반의 문제라기보다 절차의 정당성·민주성 확보, 그리고 취약 지역(영남 등)에 대한 전략적 규제와 과소 대표성이 핵심”이라고 분석했다. 친명계인 윤종군 의원도 SNS를 통해 “당원주권 강화 방향에 동의한다”면서도 “전 지역 권리당원 표를 1인1표로 하는 것에는 이견이 있다. TK(대구·경북) 등 영남지역 당원 자긍심 저하, 당세 확장 장애 조성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현 상황과 관련해서 한 정치권 관계자는 “당 대표는 당 컨트롤이 안 되고, 원내대표는 의원들 컨트롤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지난 지도부(이재명 당 대표, 박찬대 원내대표)가 워낙 합이 좋았고 당 대표 리더십도 강했기 때문에 더욱 비교된다. 중심축이 없으니 엎치락뒤치락하면서 반 발자국만 앞서도 자기 정치라는 뒷말이 나오는 것”이라고 봤다. 결국 정 대표의 1인1표제는 중앙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지난 5일 치러진 투표 결과 중앙위원 총 593명 중 373명이 투표에 참여해 찬성 277표, 반대 102표로 과반이 찬성하지 않아 부결된 것이다. 남은 고비 얼마나? 원내 일각에서는 무리하게 밀어붙인 ‘정청래발 개혁’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의 고충 역시 이와 궤를 같이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대통령실에서조차 몇 차례 속도 조절을 주문했지만, 지지층을 등에 업은 정 대표는 ‘개혁 골든 타임’을 필두로 숨 가쁘게 달리고 있다. 그런 김 원내대표가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을 못 박으면서 ‘쓰리아웃’은 겨우 면했다는 분석이다. 그는 지난달 24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내란전담재판부는 국민의 명령이기 때문에 당연히 설치한다”며 “여기에 대해 더는 설왕설래하지 않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 제한’ 조치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시간이 지나면 내란 사범이 사면돼 거리를 활보하지 못하도록 내란 사범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하는 법안도 적극 관철하겠다”며 “내란 사범을 사면하려면 국회 동의를 받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만일 윤석열 전 대통령 등 내란 주요 피의자에 대한 내란죄가 확정될 경우 사면 가능성을 원천 차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로부터 약 일주일 뒤인 지난 4일 범여권의 주도로 ‘내란전담재판부(내란특별재판부)’ 설치법이 법사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법사위는 해당 법안을 이달 중 본회의에서 처리하겠다며 속도를 냈다. 해당 재판부는 12·3 내란 사태와 관련해 윤 전 대통령 등이 연루된 내란 사건 전담을 골자로 한다. 내란전담재판부 판사 및 영장전담법관 추천위원회는 헌법재판소장을 비롯한 법무부 장관과 판사회의에서 추천한 총 9명으로 구성된다. 내란전담재판부로 성난 지지층 달래도… 위헌 폭탄 껴안고 걸어가는 ‘불’꽃길 구성을 마친 추천위원회는 2주 안에 영장전담법관과 전담재판부를 맡을 판사 후보자를 각각 정원의 2배수로 추천해야 하며 최종 임명은 대법원장의 몫이다. 또 형사소송법상 피고인의 구속기간은 최대 6개월이지만 특별법에서는 내란·외환 관련 범죄에 대해 구속기간을 1년까지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국민의힘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발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한마디로 판사가 마음에 안 든다고 골라 쓰겠다는 ‘지귀연 판사 바꾸자는 법’”이라며 “사법부의 무작위 배당 원칙을 위반하는 것일 뿐 아니라 이미 재판하는 사건도 뺏어서 다른 판사한테 맡기겠다는 삼권분립의 침해”라고 지적했다. 이날 법사위에 출석한 천대엽 법원행정처장 역시 “1987년 헌법 아래 누렸던 삼권분립, 사법부 독립이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질 수 있다”며 “내란특별재판부법에 여러 가지 위헌 요소가 있다”고 반대했다. 천 처장은 “헌법재판소가 결국 이 법안에 대해 위헌 심판을 맡게 될 텐데 헌재소장이 추천권에 관여한다면 심판이 선수 역할을 하게 돼 룰에 근본적으로 모순이 생긴다”며 “헌법재판소장과 직·간접적 관계에 있는 헌법재판관들이 재판(위헌심판)을 맡을 수 없게 된다면 ‘내란특별헌법재판부’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이 법이 예정하고 있는 바”라고 설명했다. 내란전담재판부 추진으로 개혁 동력을 얻었지만 후폭풍까지 감당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위헌 가능성을 지닌 사법개혁을 진행하는 건 위험요소가 다분할뿐더러 원내대표로서 지방선거를 6개월 앞두고 중도층 민심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출신 의원은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지금 민주당은 집단 의존 증상이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재명 당시 대표에게 충성하는 정치인만 대거 유입되다 보니 여당이 된 지금 제대로 갈피를 못 잡는 것”이라며 “2차 종합 특검 문제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내란전담재판부를 어떻게 꾸릴 것인지, 조희대 대법원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등에서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종합적인 전략을 짤 사람이 없다”고 지적했다. 175석 버거웠나 그러면서 “내란전담재판부가 설치되면 국민의힘이 위헌을 걸 것이고, 법원에서 위헌 소지가 있다고 보는 만큼 위험성도 크다. 하지만 헌재에서 위헌 판결을 내리지 못하게 하려면 민심을 우리 편으로 끌고 와야 하는, 법률 싸움이 아닌 고도의 민심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원팀’ 원내대표단?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단에 때아닌 ‘내 편 봐주기’ 논란이 일었다. 민주당 문진석 당 원내운영 수석 부대표가 인사청탁 의혹에 휩싸였지만 ‘엄중 경고’에 그치면서 팔이 안으로 굽은 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2일 문 수석이 본회의장에서 김남국 대통령실 디지털소통비서관에게 문자로 특정 인물을 거론하며 “내가 추천하면 강훈식 실장이 반대할 거니까 아우가 추천해줘”라고 보냈고, 이에 김 비서관이 “제가 (강)훈식이 형이랑 (김)현지 누나한테 추천할게요”라고 답한 것이 언론에 포착됐다. 인사 청탁 논란이 불거지자 문 수석은 “부적절한 처신에 송구하다”고 고개를 숙였지만 국민의힘은 ‘김현지 실세’ 프레임을 다시 띄우며 이재명정부를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의 엄중 경고로 논란을 수습하려는 분위기가 이어지자 강성 지지층은 “과감히 내쳐야 한다”며 더 강한 징계를 요구하고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