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없는’ 의정 갈등 1년의 기록

벌써 1년? 아직 1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기어코 1년을 채웠다. 난 자리는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빈자리를 메꾸던 이들도 지쳐 떨어져 나가고 있다. 문제는 1년으로 끝날 기미가 없다는 점이다. 지난해 내내 사회를 달궜던 이슈지만 현 시국(윤석열 대통령 탄핵 심판)에 완전히 묻혀 버렸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정책으로부터 시작된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이 어느덧 1년째로 접어들었다. 의료 공백은 응급실 뺑뺑이 등 의료 대란으로 이어졌다. 출구전략이 필요하다는 데엔 모두가 공감하지만 정작 출구를 찾으려는 노력은 아무도 하지 않고 있다.

당근도 싫다

정부는 지난해 2월6일 의대 입학 정원을 2000명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그 전 해부터 의대 정원과 관련해 군불을 지피던 게 보건복지부 발표로 확정되자 의료계는 집단 반발했다. 전공의를 비롯해 의대생, 의대 교수까지 ‘결사반대’를 외쳤다.

의정 갈등의 키는 1년 전이나 지금이나 전공의가 쥐고 있다. 전공의는 정부가 의대 증원을 발표한 이후 일제히 사직서를 제출하고 지난해 2월20일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정부는 전공의 복귀를 위해 ‘당근’과 ‘채찍’으로 회유책과 강경책을 사용했지만 상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그 사이 사법부의 판단을 등에 업은 정부는 의대 증원을 밀어붙였다. 법원은 의료계가 정부를 상대로 낸 소송서 ‘공공복리’를 언급하며 의대 증원 자체에는 정당성이 있다고 판결했다.


지난해 5월16일 서울고법 행정7부는 의대 교수와 전공의, 수험생이 낸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하고 의대생의 신청은 기각했다. 각하는 소송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니면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그러면서도 의대생은 집행정지를 신청할 자격이 있다고 인정했다.

법원은 의대생이 의대 증원으로 입을 피해와 공공복리를 놓고 저울질했다. 의대 정원이 과다하게 늘어 의대 교육이 부실화되고 파행을 겪게 되면, 의대생이 제대로 된 의학교육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의대생이 입을 수 있는 손해보다 의대 증원을 멈췄을 때 공공복리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중대하다고 판단했다.

법원이 정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의대 증원은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지난해 5월24일 2025학년도 대입 전형 시행 계획을 심의해 확정했다. 1998년 제주의대 신설 이후 추가로 의대 정원이 늘어나는 데 27년이 걸렸다.

이로써 의대 정원은 3058명에서 1509명 늘어난 4567명이 됐다. 의정 갈등이 시작된 이후 108일 만에 나온 결론이다.

의대 증원이 확정됐지만 의정 갈등은 해소되지 않았다. 의료계는 여전히 의대 증원 ‘전면 백지화’를 외치고 있다. 당장 내년도 입시부터 모집정원을 ‘0명’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작지 않다. 의료 공백과 의료 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나왔지만 정부와 의료계의 입장 차는 여전히 평행선을 그리고 있다.

의료계 내부 문제도 분출됐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이후 회장만 두 번 바뀌었다. 이필수 전 회장은 정부의 의대 증원 발표 직후 사퇴했다. 의대 증원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였다.

이후 임현택 전 회장이 의협 회장에 당선됐다. 강성 중의 강성으로 불리던 임 전 회장의 취임으로 의료계의 대정부투쟁은 강경 일변도로 진행됐다. 임 전 회장은 의사에게 불리한 판결을 내린 판사를 향해 서슴없이 막말을 던졌고 의혹을 제기했다. 법원서 이례적으로 유감을 표명하는 입장문을 낼 정도였다.


의료계 내부서도 임 전 회장의 언행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높아졌고 결국 탄핵당했다. 지난해 3월 당선, 5월 취임 이후 임기를 반년밖에 못 채우고 쫓겨난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되던 의협은 지난 1월, 김택우 전국광역시도의사회장협의회장을 신임 회장으로 선출했다.

돌아오지 않는 전공의
좁혀지지 않는 입장 차

김 회장 역시 강성으로 꼽히던 터라 의협의 투쟁 노선은 크게 바뀌지 않았다.

정치권과 의료계, 정부 등은 갈등 해소를 위해 협의체를 만들어 타개책을 마련하려 했지만 주요 의사단체가 불참하는 등 ‘반쪽짜리’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정부와 의료계 사이에 입장 차가 너무 뚜렷하고 어느 한쪽이 ‘통 큰 양보’를 하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의견도 나왔다.

그래도 정치권은 물론 의료계와 정부서도 의정 갈등의 출구전략을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에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이대로 가다간 의료 공백, 의료 대란을 넘어 의료 붕괴라는 ‘공멸’의 길밖에 남지 않는다는 우려는 이미 오래전부터 제기됐다. 특히 의정 갈등의 경우 시간이 흐를수록 그 피해 정도가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논의가 제대로 시작되기도 전에 비상계엄 사태가 일어났다. 비상계엄으로부터 시작된 탄핵 정국은 사회의 모든 이슈를 빨아들였다. 의료계 이슈도 마찬가지였다. 비상계엄 선포 이후 발표된 포고령에 전공의를 언급한 부분이 문제로 떠올랐지만 그뿐이었다.

앞서 의료계는 의정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갈등의 골이 깊은 만큼 결정권자의 ‘한 방’이 필요하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로 ‘대타협’의 가능성은 사라졌다. 윤 대통령의 탄핵안이 헌법재판소서 인용돼 조기 대선이 치러진다 해도 최소 몇 개월 이상이 걸릴 전망이다.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계속되는 동안 의료계와 의료 환경이 변화했다. 일단 병원을 떠난 전공의의 과반은 일반의로 재취업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반의는 의대 졸업 후 의사 국가시험에 합격했지만 전공의 수련을 밟지 않은 의사다. 일반의가 과목별로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거쳐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면 전문의가 되는 것이다.

지난해 6월 정부의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 철회로 7월부터 사직 처리가 시작되면서 전공의의 재취업 길이 열렸다. 전공의 5176명 가운데 58.4%인 3023명은 의원급 기관서 근무 중이다. 이들 가운데 3분의 2가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의원에 다시 취업했다.

상급종합병원에 재취업한 전공의는 1.7%인 88명, 병원 81명, 종합병원 763명, 요양병원 383명, 한방병원 58명 등이다.

결국 전공의 복귀를 위한 ‘명분’을 만들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출구전략을 고민해야 한다는 뜻으로 귀결된다. 의료 현장은 이미 한계에 다다랐다는 신호를 오래전부터 보내왔다. 대형병원도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적자를 감당하지 못해 운영난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해 국립대병원 적자가 전년도 대비 두 배가량 늘었다는 자료도 나왔다.


정부는 내년도 의대 정원을 대학 총장이 조정할 수 있게 하는 안을 제시했다. 지난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제1법안소위를 열고 보건의료인력지원법 개정안 2건과 보건의료기본법 개정안 4건, 정부의 수정 대안을 심사했다.

채찍도 싫다

복지부는 수정 대안에서 ‘보건복지부 장관이 수급추계위원회와 보건의료정책심위의원회 심의를 거쳐 2026학년도 의사 인력 양성 규모를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대학의 장은(중략) 대학별 교육 여건을 고려해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시행 계획 중 의대 모집 인원을 2025년 4월30일까지 변경할 수 있다. 이 경우 대학의 장은 교육부 장관과 사전에 협의해야 한다’는 부칙을 추가했다.

추계위서 정하지 못하면 대학에 조정 권한을 주겠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의료계서 의대 정원을 3058명으로 되돌리라는 요구를 흔들림 없이 고수하고 있는 만큼 복지부의 제시안이 또 다른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