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떨어지면 사라” 이상경 차관, ‘내로남불’ 갭투자 논란

전세 끼고 33억 아파트 매입
10·15 부동산 정책 신뢰 ‘흔들’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이 시행된 지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정책의 실효성보다 정책 책임자들의 ‘내로남불’ 논란이 국민 분노를 키우고 있다.

서민들에게는 대출을 통한 투기를 경고하면서 정작 정책 설계자들이 수십억원대 아파트를 전세를 끼고 매입해 막대한 시세차익을 챙긴 사실이 잇따라 드러나면서다.

논란의 중심에는 이재명 대통령의 ‘부동산 책사’로 불리는 이상경 국토교통부 제1차관이 있다. 이 차관은 지난 19일, 유튜브 채널 ‘부읽남TV’에 출연해 “지금 집을 사려고 하니까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라며 “시장 안정 후 집값이 떨어지면 그때 사면 된다”고 발언해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그러나 그 본인과 배우자가 이른바 ‘갭투자’ 형태로 수십억원대 아파트를 매입한 사실이 알려지며 여론의 역풍을 맞고 있다. 갭투자는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액이 적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입한 뒤, 나중에 집값이 오르면 시세차익을 얻는 투자 방식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차관은 지난 2017년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판교밸리호반써밋’ 전용 84㎡를 6억4511만원에 분양받은 뒤, 이재명정부 출범 직후인 올해 6월 11억4500만원에 매도했다. 약 5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둔 셈이다. 매도 이후에도 해당 아파트에 전세로 거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차관의 배우자인 한모씨 역시 지난해 7월 분당구 백현동 ‘판교푸르지오그랑블’ 전용 117㎡를 33억5000만원에 매입하면서 14억8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끼고 거래를 마무리했다. 이는 전형적인 ‘갭투자’ 형태라는 지적이 나온다.


해당 단지는 올해 6월 동일 면적 고층이 40억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기록했으며, 현재 호가는 42억원대까지 치솟았다.

이 차관은 “입주 시점이 맞지 않아 불가피하게 전세를 낀 거래였을 뿐”이라며 “대출도 받지 않았고 투기 목적과는 다르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부동산 업계와 여론은 냉소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온라인상에선 “국민에게는 빚 내지 말라더니 본인은 갭투자했다” “말과 행동이 이렇게 다를 수 있나” “이래서 정부 말을 못 믿는다” 등의 비판이 줄을 잇고 있다.

부동산 커뮤니티에는 “고위 공직자부터 갭투자를 하지 않으면 시장도 안정된다”는 글이 베스트 댓글로 오르기도 했다.

한 중개업 관계자는 “실거주 목적이라면 입주 시기 조율이나 임대 기간 설정 등 다양한 방법이 있었을 것”이라며 “정책 책임자가 갭투자와 유사한 방식으로 거래한 것은 국민 감정선을 자극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논란은 정부의 부동산 정책 신뢰도에 상당한 흠집을 냈다는 지적이 나온다. 앞서 정부는 지난 10·15 대책을 통해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규제지역으로 묶고, 대출 규제를 강화하며 갭투자 차단을 위한 실거주 의무까지 부과했다.

하지만 정책을 만든 당사자들이 ‘시세차익’을 누리는 모습이 드러나면서 “서민만 규제한다”는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2030 세대 사이에선 정책을 믿고 기다리면 손해를 보는 구조”라며 정부의 부동산 정책 전반에 대한 회의감이 커지는 분위기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연일 이어지는 비판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한 국토부 관계자는 “이 차관의 배우자 근무지 인근으로 이사하기 위해 백현동 주택을 매수했는데 당시 매도인 사정 등으로 즉시 입주가 불가능한 상태였다”며 “이후 매도인이 갑자기 퇴거 의사를 밝혀 시세보다 저렴한 14억원대에 전세를 내줬고 고등동 아파트가 팔린 후에도 부득이하게 전세로 살게 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한준호 최고위원은 이날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이상경 국토교통부 1차관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당의 최고위원이자 국토위원으로서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밝혔다.

한 최고위원은 “공직자, 특히 국토부 차관 같은 고위 공직자는 한마디 한마디가 국민 신뢰와 직결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저희 여당은 더욱 겸허히 국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책임 있는 자세로 국정을 바로 세워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회의 종료 후 기자들과 만나 “한 최고위원의 발언은 당 지도부의 공식 입장”이라며 “정책 기조가 흔들리고 본질이 아닌 언행으로 공세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을 막기 위해 각별히 자제해야 한다는 것이 당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국민의힘은 ‘내로남불’이라며 정부·여당을 겨냥한 총공세에 나서고 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21일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국국민한테는 ‘대출은 투기’라고 훈계하면서, 정작 본인들은 모두 수십억대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재명정부와 여권 고위층은 노골적인 위선과 내로남불을 보이고 있다”고 직격했다.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굶고 있는 사람 앞에서 자신은 폭식하고 나중에 밥 먹으라고 조롱하는 꼴이자, 주식 사놓고 주가 올리는 시세 조작과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내로남불’ 논란을 넘어 정책 신뢰의 구조적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책 책임자의 처신 하나가 시장 신호로 작용한다”며 “정부 인사들의 거래가 시장의 불신을 키우면, 향후 어떠한 규제나 완화책도 효과를 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장 반응은 빠르다. 국토부 실거래가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5~19일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693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대책 발표 전인 10~14일 1257건보다 44.8% 줄어든 수치다. 이는 정책 불신으로 인해 ‘버티기 수요’가 늘어난 결과라는 분석도 있다.

이 관계자는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면 시장은 그 어떤 규제보다도 빠르게 불안정해진다”며 “정책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jungwon933@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2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