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 참사> 너무 많은 저가항공 점검

안 그래도 부실한데…직격탄 맞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손 쓸 틈도 없이 화염에 휩싸였다. 공항은 아비규환 상태가 됐다. 기다리던 가족은 청천벽력 같은 소식과 마주했다. 집을 코앞에 두고 가지 못한 사람들. 새해를 사흘 앞두고 일어난 대형 참사에 전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난 걸까?

일요일 오전 속보는 끔찍한 기억을 상기시켰다. 2014년 세월호 참사, 2021년 이태원 참사를 보고 듣고 경험한 국민의 트라우마를 끄집어내는 기사였다. 곧이어 비행기가 동체로 착륙해 미끄러지다 구조물에 부딪혀 불타는 장면이 담긴 영상이 공개됐다. 구조 소식을 기다리던 이들을 절망에 빠뜨린 순간이었다. 

2명만 살아
최악의 사고

지난달 29일 무안국제공항서 승객, 승무원 등 181명을 태운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착륙 중 활주로 외벽에 충돌했다. 전체 탑승객 가운데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수색 초기 기체 후미서 승무원들을 구조한 이후 추가 생존자를 발견하지 못했다.

제주항공 참사는 1993년 아시아나 해남 추락사고 이후 가장 큰 인명피해를 낸 사건으로 기록됐다.

사고 원인은 전문가 사이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일단 현재까지 사실로 확인된 부분은 제주항공 여객기에 조류 충돌(버드 스트라이크)이 일어났다는 점이다. 지난달 29일 오전 8시54분 조종사는 관제탑에 조류 충돌로 인한 비상선언(메이데이)을 타전했다. 조류 충돌로 여객기 엔진이 손상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또 한 가지 확인된 사실은 조종사가 착륙을 시도할 때 랜딩기어(비행기 바퀴)가 펼쳐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제주항공 여객기는 동체로 착륙을 시도했다가 미끄러져 구조물(로컬라이저)과 부딪혔다. 동체 착륙은 비상착륙의 일종으로, 최고 수준의 조종 기술이 필요한 조종사의 최후 수단으로 여겨진다.

조류 충돌과 랜딩기어 고장 간의 상관관계를 두고 다양한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번 제주항공 참사를 다각도로 바라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여객기 내부 상황, 기체 상태를 비롯해 외적인 요인까지도 검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문제는 정확한 사고 원인이 나올 때까지 걸릴 시간이다. 원인 파악에 필요한 블랙박스는 확보했지만 일부 파손된 부분이 있어 규명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일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에 따르면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는 제주항공 여객기 블랙박스 비행기록장치(FDR)를 미국 워싱턴의 교통안전위원회(NTSB) 본부로 보내 분석하기로 합의했다. 항공기 블랙박스 중 FDR은 엔진 상태와 항공기 속도, 고도, 방향, 자세 등 주요 비행 데이터를 초당 여러번 기록하는 장치다. 항공기 사고 원인을 규명할 때 가장 핵심적인 장치로 꼽힌다.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서 전원장치와 자료저장장치를 연결하는 특수커넥터가 분실돼 국내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사조위는 FDR 특수 커넥터가 분실된 이상 국내서 무리하게 개봉하다 데이터가 손상될 우려가 있다고 봤다.

LCC 9곳, 미국과 공동 1위
이용객 늘면서 출혈 경쟁

국토부는 사고 원인이 규명되기까지 짧게는 6개월, 길게는 3년까지 소요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경찰도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전남경찰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수사본부는 지난 2일 한국공항공사 무안국제공항 담당 부서 사무실과 관제탑 등을 압수수색했다.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지방항공청 무안출장소, 제주항공 서울사무소 등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경찰은 여객기와 충돌한 활주로 주변 구조물의 적절성, 조류 충돌 경고와 조난 신호 등 사고 직전 관제탑과 조종사가 주고받았던 교신 내용, 여객기 기체의 정비 이력 등을 확인하기 위해 관련 자료를 확보하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구조물(둔덕)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 활주로 끝단서 250m가량 떨어진 곳에 놓인 2m 높이의 구조물이다. 여객기의 착륙을 돕는 방위각 시설을 지지하는 구조물로 로컬라이저까지 포함하면 4m에 이른다. 

황망하게 가족을 잃은 유가족은 시신을 인도받아 장례 절차에 들어갔다. 정부는 ‘국가 애도 기간’으로 정하고 제주항공 참사 유가족에게 추모를 표하고 있다. 전국 각지서 전남 무안으로 위로의 손길을 건네는 중이다. 비상계엄 사태 여파로 갈등을 빚고 있는 정치권서도 한목소리로 사고 수습과 지원을 약속하고 있다.

국민, 정부, 정치권의 관심과는 별개로 제주항공 참사의 여파는 어마어마할 것으로 보인다. 비상계엄 사태가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상황에 대형 참사가 불거지면서 그 파급력은 가늠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예상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업계를 막론하고 영향을 받고 있다.

항공업계는 말 그대로 초토화됐다. 제주항공은 항공권 예약 취소로 현금 유출 부담이 커지는 모양새다. 지난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고객에게 판매한 항공권의 선수금은 약 2606억원이다.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중 가장 큰 규모다. 2위인 티웨이항공의 1843억원보다 약 763억원가량 많다. 

6개월서
최대 3년

선수금은 기업이 제품·서비스 지급을 약속하고 고객에게 미리 받은 돈을 뜻한다. 항공사의 선수금은 고객이 이후 탑승할 목적으로 예매한 티켓값이다. 제주항공은 이번 참사 이후 환불 요청이 빗발치면서 막대한 현금 유출 상황에 직면했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참사 당일부터 다음날 오후 1시까지 하루 만에 6만8000여건에 달하는 항공권 취소가 이뤄졌다.

제주항공은 항공권 취소를 원하는 승객에게 조건 없는 환불을 약속했다.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패키지 상품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하나투어·인터파크 투어 등 주요 여행사는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상품에 대해 취소 수수료를 면제하기로 했다. 

제주항공 참사 여파는 LCC업계에 연쇄 작용을 일으키고 있다. 연말, 연초 항공업계가 특수를 기대한 시점에 한파가 몰아치는 모양새다.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치솟으면서 LCC 기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예약한 여객기 기종에 대한 문의도 늘고 있다고 전해진다.


사고 여객기와 같은 기종으로 확인되면 예약을 취소하는 사례도 많다고 한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가 보유한 사고 여객기 기종인 보잉737-8000 항공기는 총 101대로 이 중 제주항공이 39대를 운영하고 있다.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다.

해당 모델은 ‘단거리 비행의 대표 기종’으로 꼽힌다. 저비용 전세기 여행상품에 투입되는 경우가 많다. 

LCC는 대형 항공사보다 상대적으로 낮은 항공 운임을 무기로 성장했다. 일본·중국·동남아 등 항공 시간이 2~4시간가량인 중거리 노선과 제주·부산·광주 등 1시간 내외의 국내 단거리 노선서 활발하게 운영됐다. 문제는 이용객이 늘면서 LCC가 난립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코로나19
참사 여파

현재 국내 LCC는 총 9곳이다. 제주항공·티웨이항공·진에어·에어서울·에어부산·에어로케이항공·파라타항공(전 플라이강원)·이스타항공·에어프레미아 등이다. 미국과 함께 세계 1위다. 국내보다 국토 면적이 넓고 인구가 많은 미국과 LCC 수가 같은 것이다. 일본 8곳, 중국·태국 각 6곳, 독일 5곳, 캐나다 4곳 등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많은 편이다. 


수요가 아무리 많아도 공급이 넘치면 경쟁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승객 입장서야 항공사가 많아지면 다양한 가격대의 노선을 선택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업계는 출혈 경쟁이 불가피했다. 실제 승객 유치를 위한 가격 경쟁에 불이 붙었다. 앞다퉈 내놓은 저가 상품은 고스란히 손실로 돌아왔다. 

코로나19 팬데믹은 LCC 업계를 바닥까지 뒤흔들었다. 전 세계적인 감염병의 창궐로 하늘길이 막히면서 항공업계는 그 어느 때보다 추운 시기를 보냈다.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 선언 이후 국내외 여행객이 늘면서 기지개를 켜나 싶더니 제주공항 참사가 일어나 다시 주저앉을 위기에 처했다. 

특히 이번 위기는 ‘안전 문제’와 관련됐다는 점에서 과거와 그 영향력이 다르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 원인이 분명하게 나오지 않았음에도 많은 이들이 LCC 항공기의 안전성에 의문을 드러내는 중이다. 항공기 사고는 발생 확률이 드물지만 일어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안전에 대한 확신이 필요하다.

안전에 대한 작은 의문도 회사의 신뢰도와 직결될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런 의미서 이번 제주항공 참사는 LCC 업계에 직격탄을 날렸다. 덩치는 커졌지만 내실이 외형을 따르지 못하면서 업계 전반을 들여다봐야 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제주항공 참사로 기체 노후화, 무리한 운항 일정, 정비 부실 가능성 등이 도마 위에 오르는 모양새다. 

정비 부실 가능성 도마 위
안전성 의문에 기피 현상도

국내 항공사 중 대형 항공사(FSC)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만 격납고를 보유하고 엔진 고장 등 중대한 기체 결함을 수리할 수 있는 능력, 이른바 MRO(유지·보수·정비) 능력을 갖췄다. LCC는 이런 역량을 갖추지 못했기에 국내외에 외주를 맡겨야 한다.

실제로 최근 10년간 LCC 수가 크게 늘고 수리해야 할 항공기 수 역시 늘어나면서 해외 위탁 비중과 수리 비중이 크게 늘었다. 다른 나라서 정비받는 비중은 71.1%에 이른다. 항공기의 주요 결함이 의심될 때 10건 중 7건은 해외로 비행기를 보내야 한다는 의미다. 

부족한 정비 인력 실태도 드러났다. 지난 8년간 국토부가 권고한 최소 정비사 수 요건을 충족시킨 LCC는 2곳에 불과했다. 두 항공사마저도 이 조건을 매년 충족한 것은 아니다. 국토부 항공정보포털시스템 등에 따르면 2016~2023년 LCC 5곳(제주항공·진에어·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중 국토부가 권고한 ‘항공기 1대당 정비사 최소 12명’ 요건을 충족한 곳은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뿐이었다. 

제주항공은 2019년 12.04명을 기록해 처음 12명을 넘긴 후 계속 요건 미달이었다. 이스타항공도 2021년과 2023년만 기준을 채웠다. 이 세 경우를 제외하고 LCC 5곳은 8년 내내 국토부 기준을 밑돌았다. 

이들의 평균 정비사 수는 2016년 6.54명, 2017년 9.30명, 2018년 8.50명, 2019년 10.19명, 2020년 9.08명(이스타항공 제외), 2021년 10.34명, 2022년 9.19명, 2023년 10.94명 등이다. LCC 대부분이 충분한 정비 인력을 보유하고 있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항공기 1대당 정비사 12명’ 기준은 국토부가 2016년 1월 LCC 안전강화대책의 일환으로 내놓은 조치다. 당시 국토부는 이를 어길 시 운수권 배분과 항공기 추가 도입 심사에서 불이익을 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LCC 업계가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불구하고 항공기 추가 도입이 이뤄졌다.

국토부의 부실 관리·감독 의혹이 불거지는 대목이다. 

겉은 호황
속은 텅빈

제주공항 참사는 1997년 228명이 숨진 대한항공 괌 추락사고 이후 27년 만에 일어난 최악의 여객기 사고다. 유가족은 가족을 잃은 슬픔을 삭힐 새도 없이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안전 문제는 어딘가에 똬리를 틀고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사고로 번진다. 이번 참사를 계기로 LCC 업계 속사정을 제대로 살펴야 한다고 전문가가 입을 모으는 이유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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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좌우로 열린 윤영호 게이트

[일요시사 취재1팀] 김성민 기자 =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를 둘러싼 정치권 로비·금품 제공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이른바 ‘통일교 특검’이 본궤도에 올랐다. 여야는 통일교의 정치권 금품 지원 의혹 수사를 위한 특별검사법을 각자 발의한 뒤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문진석 원내운영수석부대표와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31일 “2차 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법의 국회 통과)을 설(내년 2월17일) 연휴 전에 반드시 마무리짓겠다”고 밝혔다. 정치인 줄줄이 특검 수사의 초점은 정치인 개개인의 비위 여부를 넘어, 통일교가 어떻게 조직적으로 정치권에 접근해 정책·인사·사업에 영향력을 행사했는지를 살펴볼 예정이다. 그 과정에서 불법 정치자금이나 뇌물 제공이 있었는지 여부도 핵심이다. 수사선상에는 통일교 지도부와 핵심 실무 라인은 물론, 여야를 가리지 않고 실명이 거론된 정치권 인사들이 포진해 있다. ‘종교의 이름’으로 포장된 정치 로비의 실체가 드러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특검은 출범과 동시에 통일교 내부 자금 흐름과 의사결정 구조를 정밀 추적하고 있다. 수사의 출발점은 통일교 고위 간부였던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의 진술과 관련된 자료다. 윤 전 본부장은 검찰·경찰 조사 과정에서 “정치권 인사들에게 현금과 고가 물품이 전달됐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 진술의 신빙성을 가리기 위해 통일교 본부 및 산하 단체 회계, 자금 집행 내역, 내부 문건을 대거 확보해 분석 중이다. 통일교 측은 “조직 차원의 불법 지시는 없었다”며 일부 인사의 개인적 일탈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특검은 지도부 보고·승인이 있었는지 여부를 핵심 쟁점으로 보고 있다. 이번 특검이 주목받는 이유는 수사의 외연이 정치권 전반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언론 보도와 수사 과정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소속 전·현직 의원, 광역단체장, 정부 인사들의 이름이 잇따라 등장했다. 민주당에서는 전재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임종성 전 의원, 강선우 의원, 노영민 전 대통령비서실장 등의 이름이 언론 보도에서 거론됐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성동 의원, 김규환 전 의원 등이 수사 관련 기사에 등장했다. 이들 대부분은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거나 “통일교와의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이었다”며 의혹을 부인하고 있다. 특검은 진술과 물증을 대조해 사실관계를 가려내겠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계열에서 가장 먼저 거론된 인물은 전 전 장관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그는 2018년 전후 통일교 고위 인사로부터 현금 또는 고가 물품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이 수사 과정에서 나왔다. 여야 각자 특검법 발의 후 협의키로 여야 막론 정교 유착 전모 밝혀지나 해당 의혹은 윤 전 본부장의 진술을 통해 처음 알려졌고, 이후 경찰과 특검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라는 보도가 이어졌다. 핵심 쟁점은 실제 금품 전달 여부와 함께, 당시 전 전 장관의 직무와 관련된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전 전 장관은 관련 보도 직후부터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다”며 의혹을 부인해 오고 있다. 같은 당의 임 전 의원 역시 통일교 정치권 로비 의혹 명단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그의 경우 구체적인 금액이나 전달 시점이 특정되지는 않았지만, 통일교 측이 “여야 정치인 다수에게 자금을 전달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과정에서 실명이 언급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특검이 임 전 의원을 포함한 인사들에 대해 소환 조사 가능성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쟁점은 통일교와의 관계가 단순한 접촉 수준이었는지, 아니면 정치자금법 위반에 해당하는 금품수수로 이어졌는지다. 임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하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보도됐다. 강 의원은 금품수수보다는 ‘접촉·관리 대상’ 의혹으로 이름이 거론됐다. 보도된 통일교 관계자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언급에서 강 의원의 이름이 등장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다. 해당 보도들은 통일교 측이 정치권 인사들을 분류·관리하며 접근 전략을 세웠다는 의혹을 전하는 맥락에서 강 의원을 언급했다. 현재까지 강 의원과 관련해 현금이나 물품 제공 정황이 확인됐다는 보도는 없다. 그는 통일교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전면 부인했다. 노 전 실장 역시 통일교 인사 간 통화 녹취 또는 내부 문건에서 이름이 언급됐다는 언론 보도로 연관 의혹이 제기됐다. 그의 경우도 금품수수 의혹보다는, 통일교가 ‘영향력 있는 정치·권력 인사’로 인식하고 접촉을 시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다. 노 전 실장 측은 통일교와의 불법적 관계나 금품수수는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계열에서는 권 의원이 통일교 특검 국면에서 가장 무겁게 거론된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이 권 의원에게 정치자금 또는 현금 성격의 자금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를 들여다보는 수사가 진행 중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일부 매체는 압수수색이나 계좌 추적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권력 과시 여야 통일? 쟁점은 자금이 실제로 전달됐는지, 전달됐다면 정치자금으로 신고됐는지, 그리고 대가성이 있었는지 여부다. 권 의원 측은 의혹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통일교 측이 관리·접촉 대상으로 삼았던 정치인 명단 관련 보도에서 이름이 등장했다. 그의 경우도 구체적인 금품 전달 사실이 확인됐다는 보도보다는,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접점 인사’로 분류됐다는 정황이 언론을 통해 전해졌다. 수사기관은 통일교 자금과의 실질적 연결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김 전 의원 역시 불법 자금 수수 의혹을 부인했다. 이들 사례를 시기별로 정리하면 공통적인 흐름이 드러난다. 2018년 전후 통일교 내부에서 정치권 로비를 담당하는 실무·재정 라인이 가동됐다는 진술이 나오고, 2022년 이후 통일교 지도부 관련 사건이 불거지면서 과거 정치권 접촉 내역이 재조명됐다. 2024~2025년에는 경찰 수사와 특검 출범을 계기로 통일교 고위 인사 진술, 녹취, 내부 문건 일부가 언론에 공개되며 정치인 실명 보도가 잇따랐다. 의혹의 유형을 나누면 세 가지로 첫째, 전재수·권성동처럼 현금 또는 정치자금 성격을 띤 자금 제공 의혹이 직접 제기된 경우다. 둘째, 임종성처럼 통일교 측 진술에서 ‘자금 전달 대상’으로 언급됐으나 구체성이 아직 부족한 경우다. 셋째, 강선우·노영민·김규환처럼 통일교 내부 녹취나 문건에서 ‘접촉·관리 대상’으로 거론된 경우다. 특검은 이 세 유형을 종합해 통일교의 정치권 접근이 우발적이었는지, 아니면 계획적·조직적이었는지를 판단하려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특검의 법적 판단은 몇 가지 체크 리스트에 따라 갈릴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자금 또는 물품이 실제로 정치인 또는 그 측근에게 전달됐는지에 대한 물증(계좌 흐름, 현금 출처, 구매 내역)이 확보되는지 여부다. 줬다는데 안 받았다 또 해당 정치인의 직무와 관련된 청탁이나 편의 제공 요구가 있었는지, 즉 대가성이 입증되는지다. 이어 자금이 개인 차원의 일탈이 아니라 통일교 지도부 또는 조직의 승인·묵인 아래 이뤄졌는지 여부다. 또 정치자금으로 볼 경우 신고 누락이 있었는지, 뇌물로 볼 경우, 공소시효와 구성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다. 현재까지 통일교 특검에서 거론된 정치인들과 관련한 보도는 모두 ‘의혹 제기’ 또는 ‘수사 진행 상황’에 머물러 있다. 그러나 특검이 이 사안을 개별 정치인의 문제로 보지 않고, 종교단체가 정치권을 상대로 벌인 장기적 로비 구조로 규정하고 있다는 점에서, 추가 소환과 기소 여부에 따라 파장은 더욱 커질 가능성이 크다. 통일교 특검이 향하는 끝이 어디인지, 그리고 정치권 전반의 신뢰 문제로까지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특검 수사의 또 다른 축은 대통령 배우자인 김건희씨를 둘러싼 고가 선물 수수 의혹이다. 통일교 측이 명품 가방과 귀금속 등을 전달하며 각종 편의를 기대했다는 의혹이다. 이 사안은 정치인 대상 로비와는 별도의 트랙에서 수사가 진행되고 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지도부가 동일한 자금·조직 라인을 활용했는지 여부를 들여다보며, 두 사건을 구조적으로 연결해 보고 있다. 특검이 들여다보는 ‘로비 방식’은 전통적인 봉투 전달에 국한되지 않는다. 통일교 및 연계 단체들은 국제회의, 평화 포럼, ‘평화대사’ 위촉 행사 등을 통해 정치인과의 접점을 넓혀 왔다. 문제는 이 같은 공식 행사 뒤편에서 현금·물품 제공이나 정치적 대가성 요구가 있었는지다. 특검은 행사 전후 일정, 면담 기록, 수행 인력 동선, 통신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접촉의 성격을 규명하고 있다. 특히 정치자금법상 신고되지 않은 후원이거나, 직무 관련성이 인정될 경우 청탁금지법·뇌물죄 적용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린다. 여야 모두 ‘성역 없는 수사’를 강조하면서도, 내부적으로는 파장 관리에 고심하는 기류가 역력하다. 하나같이 “접촉은 공식 행사 차원” 레퍼토리 반복···한 입서 나온 증언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불법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원칙론을 내세웠다. 여권과 야권 일각에서는 “특검이 정치적 의도를 갖고 있는 것 아니냐”는 경계론도 제기된다. 그러나 특검 수사 대상이 여야를 가리지 않고 확대되면서, ‘편파 수사’ 논란은 힘을 잃는 분위기다. 법조계에서는 이번 특검의 성패가 ‘대가성 입증’에 달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단순한 친분 관계나 종교 행사 참석만으로는 처벌이 어렵고, 금품 제공과 구체적 직무 행위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돼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정치자금법 위반의 경우 공소시효 문제도 변수로 작용한다. 특검이 초기부터 강제수사에 나선 배경에는 이 같은 시간적 제약이 깔려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통일교 특검은 한국 정치사에서 반복돼온 ‘종교-정치 유착’ 문제를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렸다. 종교의 자유와 정치의 독립성이라는 헌법적 가치가 어디에서 충돌하는지, 그 경계선을 명확히 그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수사가 개인 처벌에 그칠지, 아니면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다만 통일교 특검이 던진 질문은 “정치가 누구의 돈과 조직에 의해 움직였느냐?”다. 특검의 칼끝이 어디까지 향할지, 그 결과가 한국 정치의 신뢰회복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편, 핵심 피고인·피의자로는 통일교 지도부(한학자 총재)와 통일교 고위 간부(윤영호 전 세계본부장) 등이 거론된다. 한 언론은 특별검사팀 발표를 인용해 한 총재가 통일교 자금의 유용 및 증거인멸 지시, 정치자금법 위반·뇌물 등 혐의로 기소됐고, 김건희(전 영부인)씨 및 권 의원(국민의힘) 등에게 전달된 것으로 의심되는 금품·자금이 수사의 초점이라고 전했다. 특히 보도에 따르면, 통일교 측은 2022년 1월 권 의원에게 1억원을 제공했다는 의혹, 2022년 7월 김씨에게 명품 등을 제공했다는 의혹 등이 ‘수사기관 주장’으로 적시돼있으며, 당사자들은 부인 취지 입장을 밝혀왔다. 로비 자금의 ‘규모’ 논란을 키운 장면은 통일교 핵심 시설(가평 천정궁) 압수수색 과정에서 거액 현금이 발견됐다는 보도였다. <MBC>는 특검 압수수색 당시 한학자 총재 개인 금고에서 외화 포함 약 280억원 상당 현금이 확인됐다며, 이 돈이 통일교 회계와 별개로 관리된 자금이라는 점 때문에 ‘정치권 로비 자금’ 의심이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여기에 2022년 지방선거 전후 ‘정치 후원금’ 형태의 지원 의혹으로는, 법정 진술을 인용해 유상범 의원(국민의힘), 백경현(경기 구리시장), 김진태(강원도지사) 등의 이름과 액수가 거론됐다고 알려졌다. 또 나온 김건희 통일교 로비 의혹의 ‘작동 방식’으로 자주 지목되는 것은 산하·연계 조직의 외피를 통한 접점 확보다. 예컨대 UPF(천주평화연합) 같은 NGO 성격 단체가 각종 국제 행사(월드서밋 등)를 주최하고, ‘평화대사’ 위촉 등으로 정치인·지자체 관계자·지역 인사들과의 네트워크를 확장해 왔다는 설명이 반복된다. UPF가 권역을 나눠 주요 인사를 접촉·관리하는 구조였다는 의혹을 전하며, 자금 집행과 조직적 접촉이 실제 정치자금 제공이나 청탁과 연결됐는지가 수사의 핵심이라고 짚는다. <smk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