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를 추모하기 위해 내달 4일까지 국가애도기간으로 지정되면서 연말연시 예정된 각종 행사들이 취소되고 있다.
31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1시부터 이튿날인 1월1일 오전 1시까지 종로구 보신각 일대서 진행 예정이던 ‘제야의 종 타종행사’는 공연 및 퍼포먼스가 취소됐다. 대신 타종식을 중심으로 행사가 진행된다.
이에 따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서 당초 계획됐던 사전·후 공연과 ‘빛의 타워’ ‘픽스몹’ ‘사운드 스케이프’ 등 다양한 공연 및 퍼포먼스는 열리지 않는다. 행사 참석자들은 타종의 순간 보신각 뒤 지름 30m의 태양이 떠오르는 일명 ‘자정의 태양’을 보며 조의 및 애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타종 행사도 매해 필수 타종 인원에 속했던 서울시장 및 서울시의회 의장 대신, 민간 인사들만 참여하는 등 간소화된다.
롯데물산은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들을 기리기 위해 롯데월드타워에 애도 조명을 점등한다. 잠실 롯데월드 어드벤처와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서 예정된 모든 연말 퍼레이드 행사도 내년 1월4일까지 모두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매년 진행됐던 롯데월드타워의 새해 카운트다운 행사도 취소됐다.
롯데월드 관계자는 “국가애도기간 희생자들을 애도하는 마음에 동참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중구청 주관으로 예정된 신세계백화점 명동 본점의 ‘카운트다운 쇼 라이트 나우’ 축제도 취소됐다. 그랜드하얏트 서울 호텔도 참사 희생자를 애도하기 위해 이날 계획된 불꽃놀이 행사를 취소하기로 했다. 곤지암리조트도 신년맞이 불꽃축제인 ‘아듀 2024, 웰컴 2025 불꽃축제’ 진행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전국 각지서 열릴 예정이었던 해넘이·해맞이 행사도 대부분 축소 또는 취소하는 분위기다.
포항시와 포항문화재단은 31일부터 내달 1일까지 호미곶면 해맞이공원 일대서 펼쳐질 예정이었던 ‘제27회 호미곶한민족해맞이축전’을 열지 않기로 결정했다. 포항시는 이 자리에 추모 공간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우리나라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간절곶 해맞이 행사도 취소됐다. 울산시 울주군은 전국적인 애도 분위기에 동참하기 위해 2025 간절곶 해맞이 행사를 전면 취소한다고 전했다.
이순걸 울주군수는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로 안타깝게 돌아가신 희생자, 유가족분들에게 진심 어린 애도를 표한다”며 “조금이나마 슬픔을 나누기 위해 무거운 마음으로 행사를 취소하니 너그러운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설명했다.
광주·전남 지자체들도 연말연시 계획됐던 행사 20여건을 모두 취소하면서 애도 행렬에 동참했다.
광주시는 31일 제야의 종 타종 행사와 1월1일 무등산 해돋이 행사를, 전남 장흥군은 새해 첫날 해맞이 행사를 취소키로 했다. 완도군과 해남군, 화순군 등 나머지 시·군도 예정된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부산시도 31일 밤부터 1월1일 새벽 부산 용두산공원서 진행할 예정이던 시민의 종 타종 행사를 취소했다. 해운대해수욕장서 열기로 했던 2025 카운트다운 행사도 취소됐다.
추모 물결은 연예계에도 이어졌다. 연말에 예정됐던 각종 시상식과 콘서트 등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다.
MBC는 사고 당일인 지난 29일 연예대상 시상식을 취소한 데 이어 30일로 예정된 연기대상 시상식 생방송을 취소했다. 연기대상 시상식을 개최하는 KBS와 연예대상 시상식을 여는 SBS도 생방송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가수 조용필은 추모에 동참하는 차원으로 내달 4일 대전서 진행할 예정이던 ‘20집 발매 기념 조용필&위대한 탄생’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가수 테이는 31일 강원도 원주서 예정된 송년 콘서트 ‘올해도 고마웠어’의 취소를 공지했고, 가수 이승환도 내달 4일 천안서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했다.
스포츠계서도 추모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배구연맹은 내달 4일 예정돼있던 프로배구 올스타전을 전격 취소했다.
배구연맹은 지난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여객기 사고로 인해 국민 전체가 슬픔에 빠진 국가애도기간에 축제 분위기로 진행돼야 하는 올스타전을 개최하는 것은 매우 힘든 상황”이라며 “이벤트, 응원 등을 자제하며 차분히 진행하는 방법도 고민했지만 팬들과 다 같이 웃고 즐겨야 하는 올스타전과는 그 의미가 맞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올스타전 취소 배경을 밝혔다.
내달 4일 경북 청송군 청송아이스클라이밍 경기장서 열릴 예정이던 2025 청송 전국 아이스클라이밍 선수권대회도 1월18일로 연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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