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공격 초읽기? 가자 지구 재건 계획설도

‘난공불락’ 포르도 핵시설 표적
‘협상에서 강경’ 변곡점 맞나?

[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의 핵심 핵시설을 겨냥한 군사 공격 계획을 승인했으나, 최종 실행 명령은 보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을 사실상 용인하고 협상 대신 ‘무조건 항복’을 요구하며 강경 기조로 급선회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군사 개입 카드까지 꺼내 들며 이란을 극한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각) 외교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전날 고위 보좌관들에게 이란에 대한 군사 공격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정권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할지 지켜보기 위해 실제 공격 실행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에서 이탈리아 명문 축구팀 유벤투스 선수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의 대이란 공격에 동참할지 여부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에 “나는 시한 도래 1초 전에 최종 결정을 하고 싶다”면서 “왜냐하면 상황은 변하기 때문이다. 특히 전쟁은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미국이 구상 중인 공격 계획의 핵심 표적은 이란의 포르도(Fordow) 핵시설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악지대 지하 80~100m 깊숙한 곳에 콘크리트로 요새화된 이 시설은 이스라엘이 지난 13일 단행한 대규모 공습에서도 거의 피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난공불락’으로 꼽힌다.


<WSJ>은 이 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으로 미국의 초대형 벙커버스터 ‘GBU-57 MOP’를 지목했다. 무게 13t, 지하 60m까지 관통할 수 있는 이 초강력 무기는 현재 B-2 스텔스 폭격기로만 운반 및 투하가 가능하다.

이를 뒷받침하듯 미국은 이미 중동지역에 상당한 규모의 전력을 증강 배치했다.

F-35, F-22 등 첨단 스텔스 전투기는 물론, 니미츠 항공모함 전단과 공중 급유기 30여대가 추가로 배치됐다. 중동 내 미군 기지들도 고도의 경계 태세에 돌입한 상태다. 이는 언제든 대통령의 명령이 떨어지게 될 경우, 즉각 공격을 실행할 준비가 완료됐음을 시사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공격 계획 승인은 그가 대이란 정책 기조를 협상에서 ‘군사적 압박’으로 완전히 선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임기 초반까지만 해도 이스라엘의 독자적인 이란 공격을 만류하며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뒀다. 지난 11월 당선 직후 스티브 위트코프를 중동 특사로 임명하고, 이란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에게 “전쟁을 원치 않는다. 협상을 원한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해를 넘긴 뒤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자정 노력은 계속됐다. 지난 4월에는 오만에서 비공개 협상을 진행했고, 5월에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전면 중단을 요구하는 서면 제안까지 전달한 바 있다.

하지만 이란이 협상에 소극적인 태도로 일관하는 사이,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지난 13일 이란 핵 개발이 임계점에 도달했다며 전격적인 공습에 나서자 상황은 급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스라엘의 공습 직후 “훌륭하게 해냈다”며 이스라엘을 두둔했고, 오히려 이란이 협상 기회를 놓쳤다고 비난했다.

그는 캐나다 G7 정상회의 도중 귀국하며 자신의 소셜미디어(SNS) 트루스소셜에 이란의 ‘무조건 항복’을 요구했으며, 하메네이를 겨냥해선 “그가 숨어있는 곳을 정확히 알지만 아직은 제거하지 않을 것”이라고 노골적인 위협까지 가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 선회가 이란의 지지부진한 협상 태도에 대한 불만과 이스라엘의 군사 행동을 이란 핵 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려는 전략적 판단이 맞물린 결과라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4월 이란에 60일간 시한부 협상을 제안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합의를 종용했다. 그러나 이란은 끝내 미국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지난 13일 이란을 선제 타격했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미국이 이란과 시한부 협상을 맺은 지 61일째 되는 날이었다.

이란이 데드라인을 넘겨 합의하지 않자, 트럼프 대통령도 이스라엘의 공습을 더 이상 만류하지 않았다는 해석이 충분히 나올 법한 대목이다.

2015년 오바마정부 시절 맺은 이란 핵합의(JCPOA)가 결국 이란에 핵 개발 시간만 벌어줬다고 비판하며 2018년 일방적으로 탈퇴했던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의 시간 끌기는 용납할 수 없다는 판단이 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특히 이스라엘이 먼저 총대를 메고 나선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이 ‘차도살인(借刀殺人·남의 칼을 빌려 사람을 해침)’의 기회로 삼았다는 해석도 나온다.

껄끄러운 군사적 충돌의 부담을 이스라엘이 상당 부분 짊어진 상황에서, 미국이 직접 ‘마지막 카드’인 군사 공격 가능성을 내비치며 이란을 굴복시키겠다는 셈법이 깔렸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군사 개입 결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누구도 내가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고 답했다. 군사 공격 계획을 승인해 놓은 채 실행 시점을 저울질하며, 이란의 태도 변화를 유도하는 ‘벼랑 끝 전술’을 구사하고 있는 셈이다.

하메네이는 이날 영상 연설을 통해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임을 알아야 한다. 미국 대통령이 용납 못할 발언으로 이란 국민에게 굴복을 요구했다”며 “이란 국민은 항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대외적으로는 이 같은 확고한 자세를 견지하면서도 이란 측은 협상 관련, 외국의 파트너 국가들과 접촉해 물밑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스라엘과의 휴전과 이란의 핵 프로그램을 논의하기 위해 미국과 회담을 수용할 것이라는 의사도 내비쳤다.


<WSJ>도 지난 16일(현지시각) 이란이 “미국이 이스라엘의 대(對)이란 공습에 개입하지 않는다면 미국과 핵 협상에 복귀할 의사가 있다”는 입장을 아랍권 당국자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일각에선 트럼프의 이란 공격의 이면에는 이란의 핵 억제보단 팔레스타인 자치구인 가자 지구를 손에 넣기 위한 카드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가자 지구는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이스라엘과 이집트 사이에 위치한 지역으로, 현재 팔레스타인의 수니파 이슬람주의 단체인 하마스가 실효 지배하고 있다.

실제로 트럼프는 지난 2월4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의 백악관 공동 기자회견에서 ‘가자 지구 장기 재건 계획’을 발표하면서 “우리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가질 것이다(We don’t have to buy Gaza; there’s nothing to buy)”라고 발언했다.

그는 ‘소유(own)’이라는 단어와 함께 미국이 가자 지구를 개발 및 운영하겠다면서도 ‘미국 체납료나 세금 형식으로의 구매가 아닌 전쟁 이후의 인도받는 형태’의 형식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해당 발언이 논란이 일자 보좌관 및 대변인들은 “미국이 일시적 재건을 주도할 뿐, 영구적인 점령이나 구매는 아니다”라면서 “미군 투입은 고려 대상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민간 주도 재건”이라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당시 이집트 및 요르단 등의 인근 국가들에선 “강제 이주나 영구 이전 등은 반대한다”는 공식 입장이 나왔다. 유엔 및 다수의 국제사회에선 “이는 팔레스타인에 대한 권리 침해이자 국제법 위반의 소지가 있다”며 강력 비판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사실 트럼프의 영토 확장 발언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해 그는 그린란드와 파나마를 비롯한 타 국가들의 영토를 편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해 국제사회의 뭇매를 맞았던 바 있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으로 석유 및 천연가스에 네오디뮴 등 반도체, 전기차 제조에 필수적으로 사용되는 희토류 광물이 풍부하게 매장돼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통령 당선인 자격이었던 그는 지난 1월7일, ‘그린란드를 장악하기 위해 군사력이나 경제적 압력을 사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있느냐’는 기자 질문에 “보장할 수 없다”고 답변했다. 해당 발언은 무력으로 그린란드를 가져올 수도 있다는 해석으로 이어져 ‘무력 침탈’ 논란으로 번졌다.

집권 1기였던 지난 2019년에도 일방적인 그린란드 매입설을 꺼냈던 바 있다.

<jungwon933@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28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