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철수’ 못 하는 이유

이번에 접으면 다음은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이번에는 양보도, 중간 철수도 없다. 사실상 철수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마저 철수하면 벌써 5번째다. 그러나 이번 포기는 자칫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에게 치명타로 작용할 수 있어 보인다. 이런 탓에 안 의원이 이번에는 반드시 완주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과연 안 의원이 전당대회 레이스서 당 대표 당선으로 완주할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적’으로 규정해버렸다. 이 같은 이유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안 의원과 윤 대통령의 관계에 시선이 쏠린다. 두 인물은 지난 20대 대선 직전, 극적으로 단일화를 이뤄내며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당시 대선후보를 이겼다. 단일화 때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은 공동정부를 구상하겠다며 함께 손을 번쩍 들어 보이기도 했다. 이후 안 의원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인수위원장을 맡으며 공동정부 약속이 어느 정도 이뤄지는 듯 보였다.

억지로
잡은 손

안 의원은 위원장으로서 윤정부의 밑그림을 그리며 맡은 역할을 해 나갔지만, 시작부터 불편한 기류가 감지됐다. 윤정부 내각 구성에 안 의원이 추천했던 1·2차 인원이 모두 배제됐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안 의원은 돌연 하루 동안의 모든 일정을 취소하며 인수위에 우회적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이후 그는 전문성을 가진 분야에 대해 조언하고 싶었으나 그런 과정이 없었다고 밝혔다. 

시작부터 삐걱거리던 문제는 금세 일단락됐지만 두 인물의 불편한 동행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정치권에 따르면 안 의원을 배제하는 이유로는 몇 가지가 거론된다. 

우선 안 의원은 윤 대통령의 여러 제안들을 거절했다고 전해진다. 인수위 시절 윤 대통령은 안 의원에게 총리직을 제안했었다. 그는 윤정부 초대 총리 0순위로 하마평에 올랐다. 국민의힘 내에서도 유력하게 검토하던 카드다. 윤정부가 중도보수 방향으로 몸집을 키우고, 안 의원을 통해 국민통합을 내세우겠다는 전략이 가능해서다. 


총리직은 안 의원 입장에서도 상당히 고민되는 부분이었겠지만 오래 고민하지 않고, 단박에 거절했다. 거절 배경은 인수위원장과 총리 중 하나의 선택지만 가능한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두 자리 중 대내외적으로 윤정부 인수위에 힘을 보탰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인수위원장직을 선택했다. 그러나 최근 안 의원은 총리직을 제안받은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또 다른 문제는 보건복지부 장관직 인선이었다. 윤 대통령은 재차 안 의원에게 복지부 장관직을 제안했으나 이 역시 거부했다.

이 같은 안 의원의 두 차례 제안 거절은 윤 대통령 입장에선 상당한 불만일 수밖에 없었다. 

윤 대통령은 대선 당시의 단일화를 잊지 않은 듯, 안 의원에게 경기도지사 출마를 권하기도 했으나 이 역시 대차게 거절했다. 일각에선 안 의원이 인수위원장직을 맡았을 때부터 당권에 관심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안 의원은 보궐선거에 출마해 다시 국회로 돌아왔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불편한 관계
윤 대통령 분노, 경고로 끝날까

보궐선거를 통해 무난히 당선된 안 의원은 국회 입성 후 초반에는 당권 도전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으나, 정치권에선 당 대표 도전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다. 출마 시기를 저울질하던 그는 결국 지난달 9일, “윤석열 대통령과 운명공동체”라며 출사표를 던졌다.


이날 안 의원은 “(차기)총선의 최전선은 수도권이다. 170석 압승을 위해 수도권 121석 중 70석은 확보해야 한다”며 ‘총선 수도권론’을 주장했다.

문제는 그의 출마를 두고 당내 분위기가 썩 달가운 편이 아니라는 점이다. 실제로 초반만 해도 그의 지지율은 그리 높지 않았다. 이번에도 또 양보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이 가득해서다. 그는 정치를 해온 10년 동안 여러 차례 양보하는 모습으로 ‘양보의 아이콘’이라는 달갑지 않은 꼬리표도 붙었다. 

첫 양보 때만 해도 ‘아름다운 양보’라며 오히려 이미지가 상승하는 효과를 이끌어냈다. 그러나 그의 철수는 점점 악수로 돌아갔다. 지금껏 안 의원의 양보만 해도 4번이다. 지난 20대 대선서도 “더 이상 양보는 없다”며 강한 의지를 피력했지만 결국 물러났다. 

안 의원은 내부보다 외부 세력이 더 많아 불리한 상황에 처하기도 했다. 투표 방식도 다소 안 의원에게 불리한 방식(당원투표 100% 반영)으로 바뀌면서 지지율은 답보상태에 머물렀다. 이후 나경원 전 의원과 유승민 전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지지율이 큰 폭으로 널뛰었다. 

나·유 전 의원의 불출마 선언 이후 김기현 의원과 양강구도를 굳히는 분위기다. 꾸준히 당내 표심에 힘들이고, 김 의원의 김연경·남진 SNS 사진 논란 등 여러 상황들이 안 의원에게 플러스가 된 덕분이다.

일부 복수의 여론조사를 통해 지지율이 역전되자 자신감이 상승한 안 의원은 아예 한발 더 나아갔다. 연대보증인보다 한 단계 위인 안윤(안철수-윤석열) 연대를 꺼내 들었고,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세력을 작심하고 비판했다. 

이번에는
진짜 완주?

친윤(친 윤석열) 세력을 작심하고 공격한 이유는 당내 비윤(비 윤석열) 세력을 끌어모으기 위한 전략이라고 해석된다. 이 같은 행보는 윤 대통령을 불편하게 만든 모양새로 무엇보다 안윤 연대에 불편한 기류가 강하다. 

정치권에 따르면 해당 표현과 관련해 참모들에게 “국정 최고 책임자이자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이 특정 후보와 연대한다는 주장은 비상식적이고 도를 넘은 무례의 극치”라면서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안 의원은 잠행 모드에 들어갔다. 인수위 때처럼 일정을 취소해버렸다. 일각에서는 안 의원 중도 사퇴설까지 흘러나왔다. 안 의원으로서는 상당히 고민될 수밖에 없던 지점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안 의원 사퇴설이 불거지자, 경선캠프 선거대책위원장인 김영우 전 의원이 “사퇴는 절대 없다”며 급하게 진화에 나섰다. 현재 소위 가장 잘나가는 후보기 때문이다. 숨 고르기가 안 의원에게 오히려 독이 된 듯 보인다.

이는 친윤계 의원들과 김 의원이 안 의원의 과거 이력으로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튿 날 고민을 끝낸 안 의원은 “안윤 연대 표현을 삼가겠다며 자중하겠다”며 한발 물러나는 액션을 취했다. 본인 역시 지지율 1, 2위를 오가는 시점에서 장고가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섰다고 해석된다. 


여러 곳에서 제기된 사퇴 의혹에 대해서도 직접 “아니다”라며 완주 의사를 내비쳤다. 실제 안 의원은 사퇴할 수가 없다. 이번마저 레이스를 마치지 못하면 자신의 정치 생명이 끝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의 경고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국회를 방문한 이진복 정무수석은 안 의원을 향해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고 강력 경고했다. 

안 의원은 과거와 달리 본인 의지가 상당하다. 완주 의사를 내비친 만큼 정치권도 그의 완주 여부를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당 대표가 되기에는 지금이 적기다. 선거 레이스가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다. 여전히 몇몇 여론조사에서는 그가 당권주자 후보 중 지지율 1위라는 결과가 나온다. 

어느 쪽에?
둘 다 불가

또 현재까지는 대통령실의 압박을 견딜 정도인 듯 보인다. 안 의원을 향한 압박은 지지율에 달렸다. 지지율이 계속 오르면 대통령실과 친윤계 의원들은 더욱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크다. 다만 지지율이 지속적으로 하락한다면 굳이 견제할 이유가 없다. 존재감을 키워줄 필요성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로선 다소 불안한 상황이다. 직전까지는 1위를 굳히는 듯 보였지만, 나 전 의원과 김 의원이 연대가 불안요소일 수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오히려 두 인물의 연대 변수가 크지 않다는 분석이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나 전 의원을 지지했다가 안 의원을 지지하는 당원들과 국민의힘 지지층은 반감이 있다”며 “대통령과 대통령실이 당무에 개입하고 경쟁 후보에 대해 억압적인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폭압적인 모습을 보이는 게 맞는지 당원들이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데서 비롯됐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나김(나경원-김기현) 연대가 이뤄졌더라도, 나 전 의원을 지지한 뒤, 유 전 의원을 지지했던 당원 표심이 안 의원에게 흡수됐다는 것. 

나 전 의원이 불출마를 거론한 이상 이 같은 변수는 이미 빠져 버린다. 안 의원 입장에서는 나 전 의원의 손을 잡지 못한 게 뼈아픈 점이다. 나 전 의원 역시 불출마 전까지 당권후보들 중 지지율이 가장 높았다. 안 의원이 나 전 의원과 연대했다면, 친윤 세력의 표심까지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던 상황이었다.

일시적으로 손을 잡은 김 의원의 지지율이 상승세를 기록하긴 했지만, 확실히 1위를 굳히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지난 50일 동안 윤 대통령과 대통령실, 윤핵관은 김 의원을 당 대표로 만들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였다. 무리수라는 소리까지 들어가면서도 점지한 인물이라기에는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표심 끌어 모으기 불리해진 형국
‘친윤이냐 비윤이냐’ 중대 기로에

정치권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온다. 결국 김 의원을 향한 국민의힘 지지층의 반감을 어떻게 희석할 수 있을지가 숙제라는 것이다.

문제는 안 의원이 윤핵관 세력을 지지하는 당원들의 표심을 얻기가 힘들어졌다는 점이다. 안윤 연대라는 표현으로 공분을 산 뒤, 공식적인 윤심 주자는 김 의원 한 명이다. 

비윤 세력 역시 떠안기가 힘들어졌다. 그러나 한발 물러선 게 오히려 비윤 표심을 가르는 데 영향을 끼친 모양새다. 천하람 순천갑 당협위원장의 등장으로 비윤 세력은 이준석계와 안 의원을 두고 고심 중이었던 표심이 천 위원장 쪽으로 쏠렸다. 

결국 안 의원이 취할 수 있는 최상의 스탠스는 반윤 이미지를 갖지 말아야 할 것으로 해석된다. 윤 대통령이나 윤핵관이라는 워딩 자체가 차후 친윤 세력에 반감을 표출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이런 점에서 안 의원은 반드시 결선투표 진출에 성공해야 한다. 그가 중도 사퇴를 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결선투표까지만 올라간다면, 다소 지지율이 적게 나오는 비윤 세력의 표심을 흡수할 수 있어서다. 

그 입장에선 상황이 다소 불리해졌지만 앞으로 당 정상화 문제 정도를 언급해 세를 불려 나가야 한다. 자칫 공천 문제를 꺼냈다가는 또다시 역풍이 불 수도 있다. 

차기 총선과 관련해서는 안 의원이 당 대표에 당선될 경우, 분당 및 친윤계 의원들의 탈당 이야기까지 흘러 나온다. 윤 대통령의 멘토로 알려진 신평 변호사 역시 자신의 SNS에 “안 의원이 대표가 된다면 경우에 따라 윤 대통령은 국민의힘을 탈당한다”며 “정계 개편을 통한 신당 창당을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대놓고 안 의원의 대표 당선에 반감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결국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까지 등판해 해명에 진땀을 빼야 했다. 

나경원처럼
강한 압박?

김 위원장은 과거 당을 창당했던 이력이 화려하다. 열린우리당, 새정치민주연합, 국민의당 등 여의도 정계 개편 전문가로 통한다. 안 의원이 원래 국민의힘 출신이 아닌 만큼, 당내에서는 상당히 민감하게 받아들일만한 사안이다.

이와 관련해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지지율이 오를수록 대통령실의 압력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며 “만약 안 의원이 대표가 된 뒤 공천을 건들게 된다면, 경고에 그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대통령실 경고에… 말도 뒤집은 안철수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을 향한 대통령실의 경고가 제대로 먹혀든 모양새다.

지난 8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소추안이 가결된 직후 안 의원이 “옳지 않다”고 말해서다.

이어 “앞으로는 이 장관 사퇴를 주장하지 않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안 의원은 이 장관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해온 바 있다.

자신의 주장을 스스로 철회한 시점은 대통령실의 연이은 경고 때문이라고 보는 시각이 많다. 

이와 관련해 안 의원은 “일을 마무리하고 책임졌어야 한다는 뜻이었다”고 해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앞으로 안 의원이 대통령실과 어긋나는 메시지를 내는 경우에는 수습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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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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