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삼의 맛있는 정치> 한덕수를 믿지 말라

‘탄핵 정국’ 총리 체제의 한계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의 직무가 정지된 가운데,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내란 피의자 한덕수 국무총리는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 참여정부, 이명박정부, 윤석열정부 등 5개 정부에 걸쳐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차관급 이상 고위직을 역임한 진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문민정부와 국민의정부 시기에 연속해서 차관급 직위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참여정부 시절에는 장관급으로 영전해 국무총리까지 지냈고 윤정부 들어서도 제48대 국무총리로 임명돼 내각의 경제관료 출신 각료들에게는 전설 같은 인물이다.

그러나 윤정부에서는 국정운영에 대해 아는 것 없는 무책임 총리, 식물 총리, 방탄 총리라는 논란이 끊이질 않았다.

과거 부적절한 논란은 수도 없이 많다. 관료가 아닐 당시 김앤장과 무역협회, 에쓰오일 등에서 고액 보수 수임 논란이 있었고, 한국무역협회장 시절에는 특급호텔 헬스클럽 공짜 사용 논란, 론스타 사태 연루 논란이 제기됐었다.

특히 참여정부 임기 중이던 2006년, 당시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이었던 한덕수의 주도로 기업들이 저축은행서 대출을 무제한으로 받을 수 있게 저축은행법 시행령을 개정해 여신 한도 규제를 대폭 완화했었다.

이에 따라, 저축은행은 수익률이 높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크게 늘렸고 실제로 시행령을 개정한 뒤 2조 원이던 저축은행 기업 대출은 55조원으로 폭증했었다.


이는 결국 금융위기로 인해 2011년 저축은행 연쇄 영업 중단 사태의 시발점이 되고 말았다. 당시 저축은행 사태의 피해자만 10만여명, 피해액은 1조3000억원에 달했다. 이 때문에 당시 규제 완화의 책임자였던 한덕수에 대한 책임론이 크다.

또, 한덕수가 주미대사를 지냈던 2009년부터 2012년 사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학과 출신인 그의 부인 최모씨가 모두 5번의 전시회를 열었었다. 전시회 장소는 워싱턴 총영사관이나 주미대사관 바로 옆에 있는 한국문화원이었으며, 이 중 4번이 주미대사관 개최 전시였다.

한덕수 부인은 그전까지 거의 활동이 없었고 직업을 가사로 밝힐 정도였기에 그가 부인의 경력에 도움을 주기 위해 힘을 쓴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뿐 아니라 한덕수 부인이 효성그룹과 부영주택에 수천만원대의 그림을 판매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 한덕수 처가서 보유해 온 청계천 일대 토지를 과거 한 시행사가 주변 시세보다 2배 가까이 높은 가격에 매입한 사실이 있었고, 시세차익만 50억원에 육박해 특혜성 거래가 아니냐는 의심을 샀다. 당시 매수 시행사 회장은 이명박 전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정책특보를 지냈던 인물이다.

지난 2013년에는 주한일본대사관이 주최한 일본 천황 생일 축하연에 참석했었다. 또, 2022년 11월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서 열린 이태원 참사 관련 외신 기자 간담회서 한덕수는 기자들 질문에 답변하는 도중 농담을 하고 웃음까지 짓는 무개념을 연출해 비판의 중심에 섰었다.

일각에서는 대형 참사 관련 기자회견을 하는 자리에서 망언을 내뱉은 것은 공감 능력이 수준 이하라는 비난도 일었다.

앞서 2022년 10월29일 발생한 이태원 참사 이후 생존자였던 고등학생이 극단적인 선택을 하자 “본인이 필요에 따른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 좀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라는 고인 탓의 망언으로 2차 가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난해에는 제주도서 열린 제주 4·3 사건 추념식에 윤석열 대신 참석해 묵념에 앞서 자리서 일어나지 않고, 참배 요령에 명시된 흰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채 맨손으로 분향하는 등 부적절한 태도를 보였다.

추도사에서도 4·3 사건과 관련된 이야기 대신 “IT기업과 반도체 설계기업 등 최고 수준의 디지털 기업이 제주서 활약하고, 세계의 인재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며 위령제 행사와 동떨어진 발언으로 개념 없는 늙은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또, 대일 강제 동원 피해자들의 배상금 문제를 정부 산하 재단인 제3자가 갚는 해법을 내놓자 “가장 큰 돌덩이를 치웠다”는 망발로 공분을 사기도 했다.

한덕수는 이런 끝없는 논란에도 진보·보수 가리지 않고 권위를 유지해 오다 이제는 대통령 권한대행이라는 권위까지 올랐다.

그에 대해 정치권 일각에서는 절대 믿어서는 안 될 인물이라는 목소리가 높다. 기회주의자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가운데, 과거 논란을 보더라도 그는 사안에 따라 거짓말, 변명, 핑계에 능숙하고 임기응변술이 뛰어나기에 윤석열만큼 국민을 우롱하고도 남을 것이라는 게 여의도 정치권의 시각이다.

더불어민주당서 국정운영 안정을 이유로 한덕수에 대한 탄핵을 보류한 상태지만 그는 이번 윤석열의 내란을 묵인한 피의자고 수사 대상일 뿐이다. 단지 헌법상 절차에 따른 권한대행일 뿐 선출된 권력이 아니기에, 국민이 선출한 국민의 대리인인 국회의 입법 권한과 인사 동의권 등 헌법상 권한을 존중하는 것이 그의 헌법상 의무다.

한덕수가 중립성을 무시하고, 국회의 권한을 침탈하는 입법 거부권과 인사권을 남용한다면 헌법 위반으로 또 다른 탄핵 사유가 될 수 있다. 그가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을 요구하고 인사권을 남발해 권한대행직을 차기 대선 행보에 이용했던 황교안 전 총리 같은 짓을 한다면 또다시 국민의 공분을 살 것이다.

특히, 초미의 관심사인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등에 거부권을 행사하면 그 즉시 탄핵해야 마땅하다.


김명삼 대기자
<hntn118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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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8년 만에 해체’ 검찰 분해 전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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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검찰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 한때 정부의 ‘칼’ 역할을 맡아 위세를 떨쳤던 검찰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면서 우리나라는 또 한 번 가보지 않은 길을 가게 됐다. 검찰청이 완전히 폐지되기까지 유예기간은 1년. 검찰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펴봤다. 검찰은 새 정부가 출범할 때마다 그 쓰임새가 달라졌다. 개혁의 도구로 이용되기도 했고 개혁의 대상으로 전락한 적도 있다. 칼로 쓰이면서 동시에 고쳐야 할 기관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하지만 어떤 정부도 검찰의 존재 자체를 지우진 못했다. 견제 기관을 만들어 권한을 축소한 적은 있지만 ‘폐지’를 가시화한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대통령 의지 당이 화답? 지난달 26일 검찰청을 폐지하고 기획재정부를 분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개정안에 따라 검찰청은 설립 78년 만에 문을 닫게 됐다. 검찰청 업무 중 수사는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 기소는 공소청이 맡는다. 중수청은 행정안전부 장관, 공소청은 법무부 장관 소속으로 정해졌다. 검찰청 폐지와 중수청·공소청 설치에는 1년 유예기간을 두기로 했다. 지난달 30일 개정안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면서 검찰청 폐지는 내년 10월로 정해졌다. 내년 10월1일에 법률안이 공포되고 이튿날인 10월2일 중수청·공소청이 설치되는 것이다. 문재인정부가 검찰의 권한을 줄이는 방향으로 검찰개혁을 본격화한 데 이어 이재명정부에서 검찰 폐지를 결정하면서 진보 정부의 숙원이 이뤄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이정부 출범 직후부터 검찰청을 폐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검찰의 수사‧기소 업무를 분리하고 수사권 등은 신설 기관으로 이관하겠다는 게 주요 내용이었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속도가 붙기 시작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 선거 전부터 “추석 전 처리”를 공공연하게 말해왔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국무회의에서 “검찰이 되도 않는 것을 기소해 무죄를 받고 나면 면책하려고 항소하고, 상고하면서 국민한테 고통을 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형사소송법에 ‘10명의 범인을 놓쳐도 1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면 안 된다’는 말이 있다”며 “의심스러울 때는 피고인의 이익, 무죄추정의 원칙(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혹시 무죄거나 무혐의일 수 있으면 기소하지 말라는 것”이라며 “(검찰이) 마음에 안 들면 기소해서 고통을 주고 자기 편이면 죄가 명확한데도 봐주면서 기준이 다 무너졌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1심이 무죄라고 했는데 (검찰이) 무조건 항소해서 유죄로 바뀌면 타당한가”라며 “검찰이 1심에서 무죄 난 사건을 항소해서 유죄로 바뀔 가능성이 얼마나 되나”라고 물었다. 정부조직법 개정안 통과 내년 10월 폐지 확정돼 정 장관이 ‘5% 정도’라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95%는 무죄를 한 번 더 확인하기 위해서 항소심으로 생고생한다는 말”이라며 “나중엔 무죄는 났는데 집안이 망했다, 이거 윤석열 대통령이 한 말 아닌가”라고 했다. 또 “국가가 왜 이리 국민한테 잔인한가”라며 “인류 수천년 역사에서 경험으로 정한 역사가 있다. 의심스러우면 피고인 이익으로 하라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검찰청 폐지를 바라보는 정치권의 시각은 극명하게 엇갈린다. 검찰개혁을 숙원으로 여겼던 여권에선 일제히 ‘환영’의 뜻을 보였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 독주’라고 비판했다. 실제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국민의힘이 국회 본회의장에서 퇴장하면서 민주당 주도로 표결이 진행됐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정부조직법 개정안 본회의 의결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김대중 대통령님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노무현 대통령님을 죽음으로까지 내몰았던 정권의 칼, 검찰은 이제 사라졌다”며 “역사적인 날이다. 검찰청이 78년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진행한 민주당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78년이라는 세월 사이 우린 여러 번에 걸친 개혁의 후퇴, 개혁의 좌절을 맛보기도 했다”며 “이제는 그 길을 다시 가지 않겠다고 하는 개혁 의지가 제대로 발현된 정부조직법”이라고 개정안을 평가했다.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은 강하게 반발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이재명정권이 끝내 검찰청을 없앴다. 이는 간판을 바꾼 문제가 아니라 국민을 지켜주던 마지막 사법 안전망을 무너뜨린 폭거”라며 “가장 먼저 피해를 보는 건 사회적 약자”라는 내용의 논평을 냈다. 그러면서 “그 공백은 가장 약한 곳에서부터 드러난다. 아동 학대, 장애인 대상 범죄, 노인 학대 사건은 피해자가 말문을 열기 어렵고 증거는 금세 사라진다”며 “예전에는 빠진 단서를 보완하고 잘못된 수사를 되돌릴 두 번째 기회가 있었지만 이제 그 문이 닫혔다”고 비판했다. 검사들은 집단 반발 하루아침에 조직이 사라지게 된 검찰 내부는 참담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위헌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노 대행은 지난달 29일 검찰 구성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78년간 국민과 함께해 온 검찰이 충분한 논의나 대비 없이 폐지되는 현실에 총장 직무대행으로서 매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헌법상 명시된 검찰을 법률로 폐지하는 것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역대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들도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명백한 위헌”이라면서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들은 “헌법은 89조에서 검찰총장 임명에 대해, 또한 제12조와 제16조에서는 검사의 영장 청구권에 대해 명백히 규정하고 있다”며 “이런 규정은 헌법의 삼권분립의 원칙에 따라 정부의 준사법기관인 검찰청을 둔다는 것을 명백히 한 것이므로 이를 폐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설명했다. 검사들 사이에서도 동요가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정부 1호 법안인 3대 특검법을 통해 발동한 특검에 파견된 검사들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현재 3대 특검팀에는 110명의 검사와 99명의 검찰 수사관이 파견돼있다. 김건희 특검팀에는 40명, 내란 특검팀과 채 상병 특검팀에는 각각 56명, 14명의 검사가 근무하고 있다. 김건희 특검팀과 내란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 수를 보면 웬만한 일선 검찰청 검사 정원 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 가운데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된 검사들이 “검찰청으로 복귀하겠다”고 요청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부조직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 국무회의 의결에 대한 집단 반발로 해석된다. 위헌 주장 헌재 가나 검사들은 지난달 30일 민중기 특검에게 입장문을 제출했다. 입장문에는 정부여당의 검찰개혁 핵심은 ‘수사와 기소의 분리’ ‘검찰의 직접 수사 금지’인데 특검에 검사들이 남는 건 모순이라는 취지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여권이나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는 ‘자업자득’이라는 의견도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검찰이 정권의 입맛에 따라 칼을 휘두르면서 현재 상황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권력의 방향에 따라 태도를 달리하는 검찰에게 수사권과 기소권을 동시에 줄 수 없다는 의지가 이번 정부조직법 개정안에서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실제 진보 정부에서는 오랜 시간 검찰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개혁을 시도해 왔다. 본격화된 것은 문정부 때부터지만, 그 시발점은 김대중·노무현정부 때라고 봐야 한다. 검·경 수사권 조정,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이하 공수처) 설립 등 검찰개혁의 핵심 방안들은 다 그 시기에 나왔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검찰개혁은 실패했다. 검찰의 반발이 대단했고 당시 정치권에 대한 전방위적인 수사를 진행하면서 이들의 위세도 엄청났다. 실질적인 검찰개혁이 이뤄진 건 문정부 들어서다. 노 전 대통령의 서거 이후 검찰개혁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국민 여론도 정부에 힘을 더했다. 문정부에서 검찰은 ‘적폐 청산’의 칼로 기능하면서 동시에 개혁 대상으로 지목됐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이뤄졌고 공수처가 출범했다. 문제는 검찰개혁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내부 출혈이 상당했다는 점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박근혜정부에서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 이후 한직으로 좌천돼있던 윤석열 전 대통령을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으로 연이어 영전시켰다. 진보 정부의 숙원 노·문 거쳐 결말 이는 향후 문정부를 뒤흔들었던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간의 갈등, 윤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당선 등의 불씨가 됐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관련 의혹이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문 전 대통령의 지지율을 떨구기도 했다. 조 전 장관의 뒤를 이어 취임한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은 윤 전 대통령과 정면으로 출동했다. ‘추·윤 대전’이라는 표현이 1년 내내 언론에 오르내릴 정도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개혁은 흐지부지됐다. 법안이 급하게 처리되면서 ‘누더기’라는 지적이 잇따랐고 우여곡절 끝에 출범한 공수처는 제대로 된 성과를 내지 못했다. 특정 사건에 대한 수사권이 누구에게 있는지 등을 두고 기관끼리 갈등을 빚는 일도 일어났다. 경찰에 수사가 몰리면서 재판이 지연되는 일도 벌어졌다. 문정부의 검찰개혁을 ‘반쪽짜리’라고 평가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이후 이정부는 아예 검찰청을 없애겠다는 뜻을 품고 임기를 시작했다. 대선후보 때는 물론 윤석열정부 시기 내내 ‘사법 리스크’에 시달렸던 이 대통령은 검찰에 대판 비판적인 시각을 줄곧 드러낸 바 있다. 그리고 이 대통령의 뜻은 민주당을 거쳐 법안을 통해 실현됐다. 물론 과제는 산적해 있다. 당장 보완수사권 문제를 두고 이견이 있고 중수청과 공소청을 어떻게 운영할지 세밀하게 구상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은 보완 수사권을 존치해 달라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검사가 경찰의 기록만 갖고 기소 여부를 판단하면 부실 기소, 불기소 남발 등으로 국민에게 피해가 돌아갈 수 있다는 게 주장의 배경이다. 또 검찰에 집중된 권한을 분산하기 위해 개혁을 진행했지만, 이 과정에서 또 다른 기관이 비대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실제 일각에서는 이름만 다른 ‘검찰’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검찰이 정권의 칼로 기능했던 것처럼 다른 이름의 ‘칼’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걱정이다. 산적한 과제 후폭풍 남아 검찰은 꽤 오랜 시간 외줄 위에 서 있던 상황이다. 이정부가 그 줄을 끊으면서 검찰은 사라질 운명에 처했다. 검찰에 대한 경고는 늘 있었고 전조도 뚜렷했다. 이제 후속조치를 두고 정치권은 물론 사회가 시끄러워질 전망이다. 검찰 해체가 가져올 후폭풍은 국민에게 언제쯤 닿을 것인가.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