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는 국힘 ‘닥공’ 자충수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11.17 11:44:57
  • 호수 1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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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에 꽂혀 우왕좌왕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내란 특검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국민의힘의 민낯이 다시 까발려지고 있다. 정국에 대응할 능력·방법이 없는 국민의힘을 향해 특검·민주당·개혁신당의 협공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내란 특검이 지난 3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표결은 오는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추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지난해 12월엔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다.

좌우 협공
몸살 앓아

비상계엄 선포 직후엔 국회가 긴급 소집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시 대표는 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중앙당사로 소집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의원 18명만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표결에 참여했다.

당시 추 의원은 국회에 있었음에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계엄군이 국회 본청 유리창을 부수고 진입할 때도 추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연락해 “표결을 30분 연기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추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용산 대통령 관저에 다녀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추 의원은 이 같은 기묘한 행적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서도 공모자로 적시됐다. 내란 특검은 추 의원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국민의힘 의석수는 107석에 불과하다. 이들 중 권성동 의원은 현재 구속 수감돼있어 현실적으로 106명만이 표결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추 의원은 최소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은 경찰의 국회 봉쇄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일각에선 “사건 관계자 대부분 국민의힘 소속이라서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권 의원과 추 의원은 국민의힘을 지배하던 친윤(친 윤석열)계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추 의원까지 구속되면 국민의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도 아직 수사를 이어가고 있어서 영장 청구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민의힘엔 이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 방법도 없다.

국민의힘에 능력·방법 모두 없단 것은 다른 정당과의 관계 및 지난달 진행됐던 국정감사에서 잘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사실상 야당이 없는 정국을 만끽하고 있고, 개혁신당도 보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두고 양 당의 협공이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이어 추경호…영장 행렬 이어지나
연차·면담 거부로 ‘항의’ 가볍게 무시

의원들에 대한 줄줄이 체포 시도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이 존재감·정책 대응 능력을 모두 잃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국은 ▲10·15 부동산 대책 통계 조작 논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는 민주당의 ‘독주’를 상징한다.

10·15 부동산 대책은 서울 전역과 서울 인근 일부 경기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취지의 정책이다. 주택법 시행령은 조정대상지역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직전 3개월 주택 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할 때’를 제시한다.


따라서 지난달에 조정대상지역을 선정하려 했다면, 지난 7~9월 통계를 적용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재명정부는 지난 6~8월 통계를 근거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7~9월 통계를 적용하면, 서울 강북·금천·도봉·중랑과 경기 의왕·성남 중원·수원 장안·수월 팔달 등 8곳은 조정대상지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통계 조작 논란은 그 이후 불거졌다.

이 의혹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각각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구체적·체계적 행보는 천 원내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전체 회의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김 장관은 이날 “10·15 부동산 대책은 추석 연휴 전부터 준비해 왔고, 9월 통계는 주거정책 심의위원들에게 공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천 원내대표는 “그런 핑계를 댈 거면, 장관직을 내려놓고 심의위원을 하라”고 질타하면서 “민주당 정권엔 통계 조작 DNA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개혁신당은 지난 11일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효력정지를 신청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명정부의 폭주를 법원을 통해서라도 제어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소속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소송대리인 명단에 포함했다.

3석 규모의 개혁신당이 지난 5일부터 소송 제기 방침을 밝히는 등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지난 10일에서야 취소소송 돌입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요즘은 개혁신당이 앞장서고, 국민의힘이 추종한다”며 “매번 이렇게 수동적으로 나서는 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드러나는
굴욕·민낯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을 놓고도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김만배씨 징역 8년형·428억원 추징 선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징역 8년형·벌금 4억원·8억1000만원 추징 등을 선고했다.

그런데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공소 유지를 맡았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이준호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부터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장이 허가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항소 기한 만료 3시간 전 항소 불허 결정을 통보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에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징역 7년형을 구형받은 유 전 본부장에겐 징역 8년형이 선고됐고, 징역 5년형을 구형받은 정민용 변호사에겐 징역 6년형이 선고됐는데, 뭐하러 항소하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씨는 징역 12년형을 구형받은 후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징역 10년형을 구형받은 정영학 회계사에겐 징역 5년형이 선고됐다. 징역 7년형을 구형받은 남욱 변호사는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동안 검찰의 관행으로 보건대, 김씨·정 회계사·남 변호사에겐 항소하는 게 자연스러운 순서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장동혁 대표가 주도하는 조직적인 항의를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연이어 방문했다. 장 대표는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엉망으로 망가지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방법은 이재명을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뿐”이라면서 후속 대책으로 국정조사와 특검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면담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대검은 정문을 봉쇄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왜 대검찰청에 못 들어가느냐”는 등 항의를 했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 어이없게도 이날 노 직무대행은 대검에 없었다.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했다.

법무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바로 법무부로 이동해 다시 규탄대회를 열고 정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정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답을 하지 않는 ‘읽씹’으로 이들을 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선 “진지하게 이들을 면담하려고 했겠느냐”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왔다. 이들의 항의 방문이 현실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었다. 이들이 원했던 것은 ‘항의하는 그림’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즉 국회를 벗어나 대검찰청·법무부를 방문했던 진짜 이유는 ‘언론 노출’이었을 개연성이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흔한 비판 중 하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의미는 ‘국회의원다운 일을 안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항의 방문 사례만 보더라도 국민의힘의 이슈·정책 대응 능력은 사실상 모두 무너졌다. 국민의힘의 대검찰청·법무부 방문은 이슈·정책 대응 능력이 모두 무너진 제1야당의 오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야당이
사라졌다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와 특유의 조직력을 토대로 몰아치는 방법을 동원해 정국에 대응한다. 검찰 해체도 그렇게 성사시킬 수 있었고, 대법관 증원 등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의 사법개혁 추진 과정에서도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압도적인 의석수는 유권자가 국민의힘을 심판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당 특유의 조직력도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감을 매개로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국회 의석수는 불과 107석에 그치고 있고, 각종 대응 능력도 모두 무너졌다.

민주당으로선 몰아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제1야당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므로, 당과 지지층이 원하는 각종 쟁점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다. 민주당이 오늘 가진 힘은 국민의힘이 과거에 만들어준 것이다.

이들의 무능력은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다. 지난달 진행됐던 국감 중 가장 큰 화제가 됐던 인물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었다.

최 의원은 지난달 20일 “MBC의 일부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감 도중 박장호 MBC 보도본부장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최 의원은 “민주당에 우호적”이란 평가를 받는 MBC를 일컬어 “친 국민의힘 편파보도가 언론 자유냐”며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에 대한 대응은 언론계가 주도했으며, 국민의힘의 대응은 지지부진했다.

최 의원이 장녀 결혼식과 관련해 계좌번호와 카드 결제 링크를 첨부한 모바일 청첩장을 피감기관에 발송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선 박정훈 의원만이 국회의원다운 대응을 했다. 박 의원은 결혼식이 진행될 국회 사랑재 대관 내역을 확인해 최 의원의 계정으로 예약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딸이 내 관여 없이 예약한 것”이란 최 의원의 해명을 반박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오로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게 집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원래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 실장을 국회 국정감사 의무가 없는 제1부속실장으로 옮기게 했다. 이어 민주당은 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에 합의하지 않았고 김 실장은 끝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훤히 예상할 수 있었던 흐름이었지만, 김 실장에 대한 국민의힘의 집착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국감에 출석했더라도 국민의힘이 여러 의혹을 제대로 추궁할 수 있었을 거라고 믿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이러는 사이 이 대표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 대표는 추 의원까지 두둔하는 여유를 과시했다.

10·15 부동산 대책 치고 나가는 개혁신당
이준석은 오 친분 과시로 보수 이탈 시도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 특검의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의 표결과 부수적 행동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순간, 또 다른 삼권분립의 붕괴를 맛볼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서 시장의 재량 범위란 논리로 방어하는데, 추 의원의 재량 범위는 왜 축소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일각에서 거론되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연대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은 긍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태도 변화가 없고, 변화하더라도 그게 어떻게 연대 대상이 되겠느냐”면서도 “오 시장과는 소통을 많이 하고 한 팀인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도 결국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완주했다. 오 시장과의 친분·연대 가능성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이는 “중도·합리적 보수를 국민의힘에서 이탈시켜 보수의 새 판을 짜는 것”이란 목표를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개혁신당은 국감에서도 꾸준한 정책 질의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충실한 정책 질의를 하지 않으면, 당원·지지자로부터 크게 비판받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중도·합리적 보수를 설득할 수 있다”는 평을 받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다양한 이슈에 의견을 밝히는 형태로 홀로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선 “장동혁 대표 당선 이후 생존의 갈림길에 선 상황을 언론 노출로 해결하려는 듯하다”는 평이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호남과의 동행’을 강조하면서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려고 했지만, 거센 반발 때문에 짧은 묵념만 한 후 돌아와야 했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에 대한 또 다른 공세를 시작하려고 한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지난 4일 특정 국가 및 집단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처벌법을 발의했다. 양 의원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어느 인종을 향하든 허위 사실을 유포해서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중국 비판을 막기 위한 법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반감이 깊어지는 보수 일각과 이 흐름을 타려는 국민의힘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또 다른
집중 공세

정치적 감각이 다 죽어가는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은 다양한 경로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검은 국민의힘 의원의 신병을 차곡차곡 확보하려고 한다. 개혁신당에선 합리적 보수를 자신의 기반으로 삼으려고 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겉으론 살려놓은 채, 사실상 무력화시키기 위한 몰아치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연 좌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협공에서 비롯된 몸살을 이겨낼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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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칼춤 추는 이정현 마이웨이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 거침없이 칼을 휘두르고 있다. 주호영 국회부의장·김영환 충북도지사가 이 공관위원장의 칼에 희생됐다. 변방의 이방인이어서 휘둘러야 했던 칼의 운명은 반복되고 있다. 그는 왜 칼을 휘두르는 걸까? 국민의힘 이정현 공천관리위원장(이하 공관위원장)이 지난 13일 “여러 의견을 존중하는 과정에서 제가 생각했던 방향을 더는 추진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면서 사퇴했다가 이틀 후 번복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사퇴했던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이틀 후 또 번복 정치권 안팎에선 대체로 이 공관위원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의 주요 원인으로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갈등을 주된 원인으로 거론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에 소극적인 지도부 혁신 ▲혁신적인 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 등을 요구하면서 지방선거 공천 기간 내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았다.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 번복에는 장 대표가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사퇴 번복 후 “장 대표가 지난 14일 공천 혁신을 완수해 달라면서 공천 관련 전권을 맡긴다는 뜻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이 공관위원장의 사퇴는 대체로 ‘무력 시위’로 해석되고 있다. 결국 오 시장은 지난 17일 국민의힘 서울시장 경선 후보로 등록했다. 복귀한 이 공관위원장은 ‘장 대표가 부여한 공천 관련 전권’을 거침없이 휘둘렀다. 지난 16일에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는 박형준 부산시장 공천 컷오프를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박 시장을 컷오프하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을 단수공천하자”고 주장한 핵심은 이 공관위원장이었다. 그러자 부산에 지역구를 둔 국민의힘 의원들이 장 대표를 방문해 항의했고, 장 대표는 박 시장·주 의원 간 경선을 결정했다. 같은 날 공천이 날아간 현역 광역자치단체장은 김영환 충북도지사였다. 공관위는 김 지사를 컷오프한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그저 “김 지사의 공적·업적을 부정·평가절하 하기 위한 게 결코 아니”라면서 시대 교체·세대 교체를 언급했다. 정치권에선 ▲만 70세 고령 ▲수뢰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는 등 사법 리스크 ▲재임 중 각종 발언 논란 등 대체로 김 지사의 약점이 컷오프의 실제 이유 아니겠느냐는 추측이 돌고 있다. 김 지사는 곧바로 “특정인을 두고 면접을 진행하다니 기가 막힌다”면서 일각에서 거론됐던 ‘국민의당 김수민 전 의원 충북도지사 후보 내정설’을 암시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2024년부터 1년 동안 충북 정무부지사를 지냈다. 김 지사는 지난 18일엔 서울남부지법에 공천 배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어 다음 날 진행된 심문에서 “이 공관위원장이 김 전 의원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해서 출마 여부를 타진했다”며 “절차적 정당성이 파기됐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관위는 이와 상관없이 지난 20일 김 지사를 제외한 경선 구도를 확정했다. 이 공관위원장은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공천과 관련해서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공관위는 지난 22일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과 관련해 주호영 국회부의장·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광주시장 출마 아닌 공관위원장 지방선거와 묶인 운명의 끝은?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대해선 한동안 “국민의힘 최은석 의원 공천이 사실상 내정된 게 아니냐”는 설이 돌아다녔다. 그러자 최 의원은 지난 2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공관위원장은 공천 심사 면접에서 처음 만났다”면서 이를 강하게 부인했다. 주 부의장은 공천 배제에 크게 반발했다. 그는 공천 배제 가능성이 거론되던 지난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대구를 공천 실험장으로 삼으면 안 된다”며 “대구시장을 더불어민주당에 상납하려는 거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공관위원장은 대구의 자존심을 더 이상 짓밟지 말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주 부의장 공천 배제는 지난 22일 확정됐다. 그는 지난 25일 가처분 신청과 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언급했다. 일각에서 의아하게 해석하는 지점은 유튜버 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진영에서 강하게 지지했던 이 전 위원장이 공천에서 배제됐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추 의원이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로 확정돼 의원직에서 물러나면, 이 전 위원장이 추 의원의 지역구 대구 달성 재보궐선거에 출마하는 게 아니냐”는 설이 나왔다. 반대로 “주 부의장이 무소속으로서 대구시장 선거에 출마하면,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가 주 부의장의 지역구인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것 아니냐”는 설도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 친한(친 한동훈)계 일원으로 거론되는 국민의힘 박정하 의원은 지난 2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주 부의장의 공천 배제엔 감정이 어느 정도 반영돼있는 게 아니냐는 생각을 하지 않고선 해석이 잘 안 된다”며 “장 대표의 생각도 분명히 들어가 있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어 주 부의장과 한 전 대표의 연대설에 대해서도 “한 전 대표가 보수 재건 후 당에 돌아오는 길을 찾아가는 길에 있어선 주 부의장의 선택 여하에 따라 모든 가능성을 다 열어 검토할 것이라고 본다”면서 연대설을 부정하진 않았다. 장 대표는 지난 23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을 방문해 “공천 관련 모든 것은 당 대표인 제 책임”이라면서 공천 내정설에 대한 간접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어 “시민이 납득할 수 있는 경선을 치르겠다는 말씀을 드렸고, 당 대표로서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광역지방자치단체장 경선 상황·흐름에 대해선 “영남권 기성 중진과 반 장동혁 성향 인사를 배제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장 대표와 이 곤공관위원장이 각각 ‘굿 캅’과 ‘배드 캅’으로 역할을 분담한다고 의심하고 있다. 의외의 연대설 이 공관위원장의 활동 방향을 놓고, 일각에선 그가 “사실상 장 대표의 칼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그의 삶과 정치 활동은 국민의힘 주류 정치인과 많이 다르다. 국민의힘은 영남을 주된 지역 기반으로 두고 있지만,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곡성 출신이다. 그가 태어나 자란 곡성에서도 특히 위치가 외진 목사동면 동암리로 알려졌다. 그는 고등학생 시절부터 정치에 관심을 둔 것으로 알려졌고, 정계 입문 계기는 그의 고향을 지역구로 두고 국회의원으로 활동했던 민주정의당 구용상 전 의원의 비서관으로 발탁된 것이었다. 구 전 의원이 지난 1988년 제13대 총선에서 낙선한 후 이 공관위원장은 민주정의당의 말단 간사로 특채됐다. 영남 기반 정당의 호남 출신 당직자였던 그는 훗날 “늘 근본 없는 놈 취급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로부터 26년 후 그는 고향 전남 순천·곡성에서 진행된 재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되는 이변을 일으켰고, 다시 2년이 지나선 새누리당 대표로 당선됐다. 당선 이후 그의 28년에 대해선 “한 편의 드라마” 혹은 “인간 승리”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 공관위원장에겐 2명의 이 위원장이 있다. 그는 재보궐선거 당시 49.43%를 득표해 40.32%를 득표한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를 물리쳤다. 이 후보의 당선엔 서 후보와 노관규 전 순천시장의 갈등도 큰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정치적 흐름만을 탄 결과라고 보기 어렵다는 판단도 있다. 고향 곡성에서 이 공관위원장에 대한 지지세가 높아 70% 이상 득표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그는 새누리당이 아닌 ‘곡성 출신 이정현’을 내세워 자전거를 타고 지역구를 누볐다. 당시 그는 스스로 ‘머슴’ 혹은 ‘촌놈’을 자처했다. 그러면서 “고향을 위해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며 “죽도록 부려먹다가 못하면 그때 쓰레기통에 다시 넣으시더라도 이번 한번만큼은 제 손을 한 번 잡아달라”고 호소하는 등 지역의 호감을 얻는 발언을 이어나간 영향도 컸던 것으로 분석됐다. 비판·조롱 낯설게하기 지난 2016년 총선에선 지역구 조정 영향으로, 이 공관위원장은 전남 순천에 출마했다. 고향이 아닌 지역구에 출마한 것은 일견 불리할 수도 있는 선택이었다. 하지만 그는 44.54%를 득표해 당선됐다. 그는 재보선 당선 이후 매주 지역구를 방문해 현장을 누빈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당시 야권이었던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에서 모두 후보를 출마시킨 구도의 영향도 호재로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공관위원장은 지난 2022년 지방선거에선 국민의힘 전남도지사 후보로 출마해 선거 비용 보전액 하한선 15%를 넘기는 18.81%를 득표해 “선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데 그는 중앙 정치에선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그가 중앙 정치에서 큰 물의를 일으켰을 때 그 원인은 대체로 설화였다.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으로 재직했던 2014년엔 길환영 당시 KBS 사장에게 연락해 “세월호 참사 관련 해경에 대한 비판을 지금은 자제해 달라”고 요구한 게 2년여가 흐른 후 뒤늦게 알려져 물의를 일으켰다. 이는 방송 편성 관련 규제·간섭을 금지한 방송법 위반 행위가 될 위험이 있었는데 실제로 그는 벌금형을 확정받았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이었던 지난 2015년엔 광주를 방문해 ‘광주 비하’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을 했다. 당시 그는 “광주 시민이 이정현이를 쓰레기통에 버렸다”며 “박근혜 대통령이 나 같은 쓰레기를 끄집어내서 탈탈 털어 청와대 정무수석·홍보수석을 시켜주는 배려를 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통령에게 과잉 충성하는 이 공관위원장의 모습이나 발언은 지금도 쉽게 찾을 수 있다.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였던 박 전 대통령은 지난 2012년 9월 과거사 사과 기자회견에서 회견문을 읽은 후 고개 숙여 인사했다. 당시 상황을 촬영한 사진 중에 후보 공보단장이었던 이 공관위원장이 “질의 시간을 가지면 안 된다”는 의미로 손가락으로 X 표시를 만드는 사진도 있다. 새누리당 대표였던 지난 2016년 11월엔 야권이 박 전 대통령의 임기 단축 협상을 거절하고 탄핵소추를 추진하자 “그 사람들이 탄핵을 실천하면 뜨거운 장에 손을 집어넣겠다”고 반발해 한동안 이 공관위원장을 조롱하는 합성 사진이 범람했다. 정치인은 대체로 선거 현장·당내 투쟁에선 정반대의 모습을 보여준다. 일부 정치인은 그 간극이 커서 주목받는다. 이 공관위원장의 태도는 “상대방에게 진정성 있게 몰입한다”는 장점이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상황에 따라 그 진정성 있는 몰입은 정반대의 이미지를 연출한다. 지역구에선 유권자들이 전통적인 지역 구도에 따른 관성을 무시하고 그를 지지하는 이변으로 이어진다. 반대로 중앙 정치에선 지지자들의 환호와 반대파의 비판·조롱으로 나뉜다. 주호영·김영환 치니 한동훈 꿈틀…나비효과? 마구 휘두르고 장동혁이 수습…굿 캅 배드 캅? 20세기 독일 철학자 마르틴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호남 출신 보수정당 소속’으로 던져졌다. 이는 그 스스로 선택한 것이지만, 주어진 운명이 그를 던진 측면도 있다. 던져진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그의 선택이 부여한 운명이었다. 이 때문에 이 공관위원장은 고향에선 ‘친근한 고향 사람’이 돼 선거에 임하면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됐다. 하지만 보수정당에 뿌리내릴 수 있도록 그를 발탁한 사람은 박 전 대통령이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충성은 그 스스로 선택해 자신의 삶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영남 출신 엘리트’ 주축으로 구성된 국민의힘 기준에서 이 공관위원장은 변방의 이방인이다. <조선일보> 양상훈 주필은 지난 2016년 8월 이 공관위원장이 새누리당 대표에 당선된 후 그에 관한 칼럼을 썼다. 양 주필에 따르면, 이 공관위원장은 당직자 시절 자신보다 어린 당 출입기자로부터 반말을 들어가면서 그의 심부름을 했다. 변방의 이방인이었기 때문에 그에 대한 태도는 훨씬 ‘편하게’ 나왔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그는 지금도 국민의힘에 있다. 러시아 문예비평가 빅토르 슈클로프스키는 시 창작과 관련해 ‘낯설게하기’란 이론을 창안했다. “익숙한 대상을 생경하게 바라보면서 그 본질을 시로 표현할 수 있다”는 취지의 이론이다. 그런데 이 공관위원장은 존재 자체가 ‘낯설게하기’였다. 고향에선 보수 정당 소속이기 때문에 낯설다. 보수 정당에선 호남 출신인 그의 존재는 낯설면서도 동시에 강렬하다.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시행하는 주요 정치인 컷오프도 그가 낯선 존재이기 때문에 더욱 부각된다.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그의 충성도 반대파·비판자의 관점에선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로 보일 여지가 있다. 개종자의 열정은 원래 특정 집단 소속이 아니었던 사람이 집단에 들어간 이후 기존 구성원보다 더 근본주의적인 태도로 열정을 쏟아붓는 현상을 말한다. 이는 대체로 “난 원래 이 집단 사람이 아니었다”는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진행된다. 그에게는 늘 ‘근본’과 관련된 비판을 받으면 안 된다는 불안감이 있기 때문이다. 과잉 사회화도 뒤늦은 주류 문법 학습 때문에 유연성을 발휘하기보다 집단의 규범을 그대로 집행하려는 경향으로 이어지는 측면을 일컫는다. 개종자의 열정·과잉 사회화를 상징하는 역사 속 인물로는 긍정적인 측면에선 한때 유대교 바리새파에서 촉망받았다가 예수의 가르침을 전파한 사도 바울을 언급할 수 있다. 부정적인 측면에선 20세기 소련의 공안 탄압을 상징하는 라브렌티 베리야를 언급할 수 있다. 조지아 출신인 베리야는 이오시프 스탈린에게 발탁된 후 대숙청을 진두지휘했던 니콜라이 예조프를 몰아내고 방첩기관 NKVD의 수장이 됐다. 지금도 베리야는 공안 탄압을 상징한다. 특정 집단에 기반이 없는 이방인이 그 집단에서 생존하기 위해 누군가의 ‘칼’이 되는 것은 숙명에 가깝다. 숙명적으로 묶인 운명 이 공관위원장은 원래 광주·전남통합시장 출마를 준비했다가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임명된 직후 군복을 연상시키는 야전상의를 입고 다시 등장했다. 사실상 장 대표의 칼로써 공천을 진두지휘하면서 그의 정치적 운명은 지방선거에 묶였다. 그의 운명은 여전히 칼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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