멍 때리는 국힘 ‘닥공’ 자충수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11.17 11:44:57
  • 호수 155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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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에 꽂혀 우왕좌왕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내란 특검이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국민의힘의 민낯이 다시 까발려지고 있다. 정국에 대응할 능력·방법이 없는 국민의힘을 향해 특검·민주당·개혁신당의 협공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내란 특검이 지난 3일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추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은 지난 13일 국회 본회의에 보고됐고, 표결은 오는 27일 진행될 예정이다. 추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했던 지난해 12월엔 국민의힘 원내대표였다.

좌우 협공
몸살 앓아

비상계엄 선포 직후엔 국회가 긴급 소집됐다. 국민의힘 한동훈 당시 대표는 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했지만, 추 원내대표는 중앙당사로 소집했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의원 18명만이 비상계엄 해제 요구 표결에 참여했다.

당시 추 의원은 국회에 있었음에도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또 계엄군이 국회 본청 유리창을 부수고 진입할 때도 추 의원은 우원식 국회의장에게 연락해 “표결을 30분 연기해달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추 의원이 비상계엄 선포 직전 용산 대통령 관저에 다녀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추 의원은 이 같은 기묘한 행적 때문에 많은 비판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에서도 공모자로 적시됐다. 내란 특검은 추 의원에게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적용했다.


국민의힘 의석수는 107석에 불과하다. 이들 중 권성동 의원은 현재 구속 수감돼있어 현실적으로 106명만이 표결에 참여할 수 있다. 따라서 추 의원은 최소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받아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추 의원 측은 “윤 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하면서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말하지 못해 미안하다’고 말했다”며 “국민의힘 의원들의 표결 불참은 경찰의 국회 봉쇄 때문”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일각에선 “사건 관계자 대부분 국민의힘 소속이라서 ‘증거인멸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도 쟁점이 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권 의원과 추 의원은 국민의힘을 지배하던 친윤(친 윤석열)계의 핵심이었다. 따라서 추 의원까지 구속되면 국민의힘에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예상된다. 김건희·채 상병 특검도 아직 수사를 이어가고 있어서 영장 청구 행렬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민의힘엔 이에 대응할 능력이 없다. 방법도 없다.

국민의힘에 능력·방법 모두 없단 것은 다른 정당과의 관계 및 지난달 진행됐던 국정감사에서 잘 드러난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사실상 야당이 없는 정국을 만끽하고 있고, 개혁신당도 보수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국민의힘을 두고 양 당의 협공이 이어지고 있다.

권성동 이어 추경호…영장 행렬 이어지나
연차·면담 거부로 ‘항의’ 가볍게 무시

의원들에 대한 줄줄이 체포 시도 못지않게 심각한 것은 ‘국민의힘이 존재감·정책 대응 능력을 모두 잃었다’고 볼 수 있는 정황이 있다는 점이다. 최근 정국은 ▲10·15 부동산 대책 통계 조작 논란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 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이는 민주당의 ‘독주’를 상징한다.

10·15 부동산 대책은 서울 전역과 서울 인근 일부 경기 지역을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취지의 정책이다. 주택법 시행령은 조정대상지역을 선정하는 기준으로 ‘직전 3개월 주택 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1.3배를 초과할 때’를 제시한다.


따라서 지난달에 조정대상지역을 선정하려 했다면, 지난 7~9월 통계를 적용했어야 한다. 하지만 이재명정부는 지난 6~8월 통계를 근거로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7~9월 통계를 적용하면, 서울 강북·금천·도봉·중랑과 경기 의왕·성남 중원·수원 장안·수월 팔달 등 8곳은 조정대상지역이 될 수 없다”고 주장한다.

통계 조작 논란은 그 이후 불거졌다.

이 의혹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과 개혁신당 천하람 원내대표가 각각 제기했다. 김 의원은 지난 3일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근거로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구체적·체계적 행보는 천 원내대표가 주도하고 있다.

천 원내대표는 지난 7일 진행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 전체 회의에서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몰아붙였다.

김 장관은 이날 “10·15 부동산 대책은 추석 연휴 전부터 준비해 왔고, 9월 통계는 주거정책 심의위원들에게 공표할 수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천 원내대표는 “그런 핑계를 댈 거면, 장관직을 내려놓고 심의위원을 하라”고 질타하면서 “민주당 정권엔 통계 조작 DNA가 있느냐”고 주장했다.

개혁신당은 지난 11일 10·15 부동산 대책에 대한 취소소송을 제기하면서, 효력정지를 신청했다. 천 원내대표는 이날 “이재명정부의 폭주를 법원을 통해서라도 제어하기 위해 소송을 제기했다”고 설명했다. 개혁신당은 국민의힘 소속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소송대리인 명단에 포함했다.

3석 규모의 개혁신당이 지난 5일부터 소송 제기 방침을 밝히는 등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것과 달리, 국민의힘은 지난 10일에서야 취소소송 돌입 방침을 밝혔다. 그러자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요즘은 개혁신당이 앞장서고, 국민의힘이 추종한다”며 “매번 이렇게 수동적으로 나서는 건 유감”이라고 비판했다.

드러나는
굴욕·민낯

검찰의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대한 국민의힘의 대응을 놓고도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비판이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지난달 31일 대장동 사건과 관련해 ▲김만배씨 징역 8년형·428억원 추징 선고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징역 8년형·벌금 4억원·8억1000만원 추징 등을 선고했다.

그런데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공소 유지를 맡았던 강백신 대구고검 검사는 검찰 내부망에 “이준호 서울중앙지검 4차장으로부터 ‘대검찰청·서울중앙지검장이 허가하지 않는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대검찰청은 항소 기한 만료 3시간 전 항소 불허 결정을 통보했다.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대검찰청에 “신중하게 검토하라”는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징역 7년형을 구형받은 유 전 본부장에겐 징역 8년형이 선고됐고, 징역 5년형을 구형받은 정민용 변호사에겐 징역 6년형이 선고됐는데, 뭐하러 항소하느냐”고 주장한다.


하지만 김씨는 징역 12년형을 구형받은 후 징역 8년형을 선고받았다. 징역 10년형을 구형받은 정영학 회계사에겐 징역 5년형이 선고됐다. 징역 7년형을 구형받은 남욱 변호사는 징역 4년형을 선고받았다. 그동안 검찰의 관행으로 보건대, 김씨·정 회계사·남 변호사에겐 항소하는 게 자연스러운 순서였다.

국민의힘은 지난 11일 장동혁 대표가 주도하는 조직적인 항의를 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검찰청과 법무부를 연이어 방문했다. 장 대표는 대검찰청 청사 앞에서 “엉망으로 망가지는 대한민국을 구하는 방법은 이재명을 대통령 자리에서 내려오게 하는 것뿐”이라면서 후속 대책으로 국정조사와 특검을 제시했다.

국민의힘은 노만석 검찰총장 직무대행과 면담하기 위해 대검찰청에 들어가려고 했지만, 대검은 정문을 봉쇄하면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대한민국 국민이 왜 대검찰청에 못 들어가느냐”는 등 항의를 했지만, 끝내 들어가지 못했다. 어이없게도 이날 노 직무대행은 대검에 없었다. 연차를 내고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철우 대검 반부패부장과의 면담을 요구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했다.

법무부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곧바로 법무부로 이동해 다시 규탄대회를 열고 정 법무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정 장관과의 면담을 요청했지만, 법무부는 답을 하지 않는 ‘읽씹’으로 이들을 대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에 대해선 “진지하게 이들을 면담하려고 했겠느냐”는 조롱 섞인 비판이 나왔다. 이들의 항의 방문이 현실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없는 것은 너무도 자명한 사실이었다. 이들이 원했던 것은 ‘항의하는 그림’이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즉 국회를 벗어나 대검찰청·법무부를 방문했던 진짜 이유는 ‘언론 노출’이었을 개연성이 있다.

국회의원에 대한 흔한 비판 중 하나는 “일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의미는 ‘국회의원다운 일을 안 한다’는 것이다. 이번 항의 방문 사례만 보더라도 국민의힘의 이슈·정책 대응 능력은 사실상 모두 무너졌다. 국민의힘의 대검찰청·법무부 방문은 이슈·정책 대응 능력이 모두 무너진 제1야당의 오늘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야당이
사라졌다

민주당은 압도적인 의석수와 특유의 조직력을 토대로 몰아치는 방법을 동원해 정국에 대응한다. 검찰 해체도 그렇게 성사시킬 수 있었고, 대법관 증원 등 민주당이 원하는 방향의 사법개혁 추진 과정에서도 이 같은 방법을 동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의 압도적인 의석수는 유권자가 국민의힘을 심판하면서 만들어진 것이다. 당 특유의 조직력도 국민의힘에 대한 지지자들의 반감을 매개로 형성됐다. 국민의힘은 국회 의석수는 불과 107석에 그치고 있고, 각종 대응 능력도 모두 무너졌다.

민주당으로선 몰아치지 않는 것이 이상할 지경이다. 제1야당이 사실상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상황이므로, 당과 지지층이 원하는 각종 쟁점 법안을 밀어붙일 수 있다. 민주당이 오늘 가진 힘은 국민의힘이 과거에 만들어준 것이다.

이들의 무능력은 국정감사에서도 드러났다. 지난달 진행됐던 국감 중 가장 큰 화제가 됐던 인물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을 맡은 민주당 최민희 의원이었다.

최 의원은 지난달 20일 “MBC의 일부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국감 도중 박장호 MBC 보도본부장에게 퇴장을 지시했다. 이에 대한 비판이 제기되자, 최 의원은 “민주당에 우호적”이란 평가를 받는 MBC를 일컬어 “친 국민의힘 편파보도가 언론 자유냐”며 비판하는 글을 자신의 SNS에 게시했다.

이에 대한 대응은 언론계가 주도했으며, 국민의힘의 대응은 지지부진했다.

최 의원이 장녀 결혼식과 관련해 계좌번호와 카드 결제 링크를 첨부한 모바일 청첩장을 피감기관에 발송한 것에 대해서도 국민의힘에선 박정훈 의원만이 국회의원다운 대응을 했다. 박 의원은 결혼식이 진행될 국회 사랑재 대관 내역을 확인해 최 의원의 계정으로 예약된 사실을 확인하면서 “딸이 내 관여 없이 예약한 것”이란 최 의원의 해명을 반박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오로지 김현지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게 집착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원래 대통령실 총무비서관이었던 김 실장을 국회 국정감사 의무가 없는 제1부속실장으로 옮기게 했다. 이어 민주당은 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 여부에 합의하지 않았고 김 실장은 끝내 국정감사에 출석하지 않았다.

훤히 예상할 수 있었던 흐름이었지만, 김 실장에 대한 국민의힘의 집착은 멈추지 않았다. 그가 국감에 출석했더라도 국민의힘이 여러 의혹을 제대로 추궁할 수 있었을 거라고 믿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국민의힘이 이러는 사이 이 대표는 적극적으로 움직였다. 이 대표는 추 의원까지 두둔하는 여유를 과시했다.

10·15 부동산 대책 치고 나가는 개혁신당
이준석은 오 친분 과시로 보수 이탈 시도

그는 지난 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내란 특검의 추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 대표는 “국회의원의 표결과 부수적 행동을 형사처벌 대상으로 삼는 순간, 또 다른 삼권분립의 붕괴를 맛볼 것”이라며 “이 대통령은 각종 의혹에서 시장의 재량 범위란 논리로 방어하는데, 추 의원의 재량 범위는 왜 축소하느냐”고 주장했다.

이어 일각에서 거론되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의 지방선거 연대설을 강하게 부인하면서도 오세훈 서울시장과의 연대 가능성은 긍정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7일 YTN 라디오 <김영수의 더 인터뷰>에 출연해 “국민의힘은 태도 변화가 없고, 변화하더라도 그게 어떻게 연대 대상이 되겠느냐”면서도 “오 시장과는 소통을 많이 하고 한 팀인 것처럼 느낄 때가 많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에서도 결국 국민의힘 대선후보와 단일화할 것이란 예상을 뒤집고 완주했다. 오 시장과의 친분·연대 가능성도 꾸준히 드러내고 있다. 이는 “중도·합리적 보수를 국민의힘에서 이탈시켜 보수의 새 판을 짜는 것”이란 목표를 계속 추진하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

개혁신당은 국감에서도 꾸준한 정책 질의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개혁신당 관계자는 “국정감사에서 충실한 정책 질의를 하지 않으면, 당원·지지자로부터 크게 비판받는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서 “중도·합리적 보수를 설득할 수 있다”는 평을 받는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는 다양한 이슈에 의견을 밝히는 형태로 홀로 정치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선 “장동혁 대표 당선 이후 생존의 갈림길에 선 상황을 언론 노출로 해결하려는 듯하다”는 평이 나온다.

장 대표는 지난 7일 ‘호남과의 동행’을 강조하면서 광주를 방문해 5·18 민주묘지를 참배하려고 했지만, 거센 반발 때문에 짧은 묵념만 한 후 돌아와야 했다.

그러는 사이 민주당에선 국민의힘에 대한 또 다른 공세를 시작하려고 한다. 민주당 양부남 의원은 지난 4일 특정 국가 및 집단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처벌법을 발의했다. 양 의원은 “전 세계 어느 나라와 어느 인종을 향하든 허위 사실을 유포해서 명예를 훼손하거나 모욕하는 행위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중국 비판을 막기 위한 법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다. 아울러 “중국에 대한 반감이 깊어지는 보수 일각과 이 흐름을 타려는 국민의힘을 압박하기 위한 것 아니냐”는 의심도 있다.

또 다른
집중 공세

정치적 감각이 다 죽어가는 국민의힘을 향한 압박은 다양한 경로에서 이어지고 있다. 특검은 국민의힘 의원의 신병을 차곡차곡 확보하려고 한다. 개혁신당에선 합리적 보수를 자신의 기반으로 삼으려고 한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겉으론 살려놓은 채, 사실상 무력화시키기 위한 몰아치기 공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민의힘은 과연 좌우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협공에서 비롯된 몸살을 이겨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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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설 특집 - 백운비의 천기누설] 병오년 국운 대예측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다사다난한 한 해가 지나고 2026년 새해가 밝았다. 병오년(丙午年), 불의 기운을 가진 말띠의 해다. 불처럼 열정적이고 도전적인 에너지가 강한 해라는 의미다. 그러나 치솟는 불길이 되레 화가 될 모양이다. 올해를 둘러싼 경제 전망이 밝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대한민국은 또 하나의 고비를 넘는 중이다. 과연 국민들은 이 보릿고개를 넘을 수 있을까? <일요시사>가 백운비 역리원장을 만나 병오년 대한민국 국운의 흐름을 들어봤다. 대한민국의 공기는 무겁다. 정치·경제·사회 어느 한 분야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반적인 흐름이 동시에 눌린 듯한 느낌이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이어진 장기화된 경기침체와 고환율·고물가 상황은 국민들의 일상을 짓누르고 있다. “이보다 더 나빠질 수 있느냐”는 말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일터에서는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는 체념 섞인 반응이 늘어났다. 나빠지다… 치솟는 불길 백운비 원장은 최근 몇 년간 국민들이 체감하는 삶의 무게가 급격히 달라졌다고 봤다. 그는 불과 10년 전 국운이 비교적 안정돼 있을 때만 해도 대체로 먹고사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당시에는 동네 구멍가게조차 유지가 가능하다는 말이 자연스럽게 통용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표현이 더 이상 성립하지 않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후 약 9년간 국운이 점진적으로 나빠지는 흐름이 이어졌다고 봤다. 역리학적으로 보면 2026년은 ‘양화(陽火)’의 기운이 강하게 작용하는 해다. 불의 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을 가지고 있다. 상황이 열려 있을 때는 성장과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지만, 막힌 상태에서 불기운만 강해질 경우 화(禍)로 작용하기 쉽다. 백 원장은 “양화가 득세하면 좋은 것도 함께 올라가야 길한데, 지금은 차단된 상태에서 불만 위로 치솟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는 분노와 충돌, 사회적 마찰이 빈번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불교에서 말하는 화마(火魔)와 비슷한 형국”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사회 곳곳에서 갈등과 충돌이 잦아지고, 사소한 문제도 쉽게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백 원장은 “열은 많은데 출구가 없을 때 가장 위험하다”며 “2026년은 바로 그런 해”라고 진단했다. 그는 2026년 국운을 ‘사통팔달(四通八達)’이 막힌 상태’에 비유했다. 사통팔달은 사방으로 통하고 여덟 갈래로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다. 예부터 역리에서는 운이 좋을 때를 사통팔달에 비유해 왔다. 길이 열려야 사람이 움직이고, 움직여야 살 길이 생긴다는 논리다. 반대로 사통팔달이 막혔다는 것은, 아무리 애를 써도 빠져나갈 통로가 없다는 의미다. 백 원장은 “전쟁이 나면 피난을 가야 하는데, 산도 물가도 사람 속도 안전하지 않은 형국”이라며 “움직일수록 위험하고, 가만히 있어도 불안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그는 “운이라는 것은 원래 사통팔달이 돼야 한다”고 했다. 사방이 열려야 길이 나고, 여러 가지가 순환하며 성취가 생긴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해는 “사방이 막혀 있다”고 봤다. 그래서 “갈 곳이 없다. 헤맨다”고 표현했다. 이와 관련해 그는 정감록에 등장하는 ‘인근불·산근불·수근불’이라는 구절을 언급했다. 사람 속으로 가도 안 되고, 산으로 가도 안 되며, 물가로 가도 안 된다는 뜻으로, 결국 도망칠 곳이 없는 상태를 의미한다. 백 원장은 이를 오늘의 국운에 빗대어 출구 자체가 막혀 있는 구조로 해석했다. 이 막힘이 가장 먼저 드러나는 곳이 경기라고 했다. 백 원장은 현재의 경제 상황을 두고 “돈이 없는 게 아니라 돈이 돌지 않는 구조”라고 말했다. 경제의 본질은 순환인데, 지금은 그 순환 고리가 곳곳에서 끊어졌다는 것이다. “에너지·부동산·건설이 유일한 해법” “뛰어난 인재 등용으로 위기 관리해야” 불안이 커질수록 소비가 줄고, 소비가 줄면 기업은 투자를 멈춘다. 이 과정이 반복되며 경제 전체가 점점 움츠러드는 악순환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경제 지표만 놓고 보면 아직 버틸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외환보유액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수출 역시 완전히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국민들이 느끼는 현실은 다르다. 자영업자들은 하루하루 버티는 데 급급하고, 직장인들은 월급날이 와도 통장이 스쳐 지나갈 뿐이라는 반응을 보인다. 청년층 역시 미래 계획보다 당장의 생존을 먼저 고민하는 상황이다. 백 원장은 이런 체감경기가 쫓기고 쫓는 구조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빚을 갚아야 하는 쪽은 쫓기고, 물건을 팔아야 하는 쪽도 쫓기며, 소비자는 사기 위해 애쓰고 사업자는 버티기 위해 애쓴다. 몸과 마음을 다 써도 역부족을 느끼는 사람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것이다. 다만 그는 2026년을 ‘마지막 고비’라고 표현했다. 고비가 있다는 말은 넘어설 구간이 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넘는 방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했다. 백 원장이 올해를 ‘양화’로 설명한 부분도 같은 맥락이다. 음화가 따뜻한 햇볕이나 곁불에 가까운 성격이라면, 양화는 활활 타오르는 불처럼 강도가 크다는 것이다. 불기운은 본래 위로 치솟는 성질이 있어, 표면적으로는 ‘올라가는’ 현상으로 나타난다. 경제가 올라가고 산업이 살아나고 활력이 돌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백 원장은 지금의 국운이 이미 ‘차단’돼있다는 점을 문제로 들었다. 즉, 불이 치솟는데 출구가 막혀 있으면 그 불은 성장의 동력이 아니라 ‘화마’처럼 작동할 수 있다는 경고다. 그는 “화기가 중천한다”는 표현을 쓰며, 이 기운을 제대로 다루지 못하면 사회 전반에 과열과 충돌, 갈등이 함께 치솟을 수 있다고 봤다. 그렇다면 해법은 없는걸까? 백 원장은 “답이 없는 해는 없다”며 화와 상생하는 것이 바로 토(土)와 목(木)이라고 설명했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에게 “방침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했다. 여기서 방침은 곧 정책이다. 그는 답을 세 갈래로 정리했다. 에너지, 부동산, 건설이다. 백 원장은 “이 세 가지가 유일한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가장 강조한 해법 중 하나는 에너지 정책이다. 국내외 산업과 수출입 구조에서 에너지 비용과 수급이 흔들리면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그는 “에너지 정책을 중심에 두고 전략적으로 관리해야 국가 경제의 체력을 유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사통팔달 생존 급급 부동산에 대해서는 규제로 묶어두는 접근을 경계했다. 자금이 회전하지 않으면 내수가 얼어붙고 체감경기는 더 악화된다는 이유에서다. 그가 말한 부동산은 단순한 주택 거래에 국한되지 않았다. 농지, 임야, 전답 등 토지 전반과 농업 관련 규제, 지역 단위 개발과 거래 규제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 이 같은 규제가 완화돼야 농업과 지역 경제가 살아나고, 내수 회복의 여지가 생긴다는 논리다. 부작용이 따르더라도 순기능이 더 크다면 이를 관리하면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건설 분야 역시 중요한 고리로 제시됐다. 백 원장은 오행의 상생 논리를 들어 불기운이 강해지는 해에는 ‘목(木)’이 연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건설은 단순히 건물을 짓는 행위가 아니라 자재, 설비, 인력, 금융 등 연쇄 산업이 함께 움직이는 분야다. 부동산과 건설을 동시에 움직이게 하면 파급 효과가 크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자산 형성의 사다리가 막히면 젊은 층의 기대가 꺾이고 사회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그는 정책의 방향만큼이나 이를 실행할 ‘사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인재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같은 정책도 전혀 다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백 원장은 이재명 대통령의 개인 운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의 운만으로 국운을 뒤집을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 때문에 그는 2026년을 두고 “성군(聖君)이 나오기 어려운 해”라고 단언했다. 국운이 나쁜 시기에는 누구든 성과를 내기 어렵고, 성군이 나오기 힘든 구조라고도 했다. 연산군과 광해군을 예로 들며, 국운이 기울어진 시기에 즉위한 지도자에게는 선택지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런 구조에서는 누가 자리에 앉아도 비판을 받기 쉬운 환경이 형성된다고 봤다. 정치권 전반에 대해서는 국운의 분산이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분석했다. 힘이 한 곳에 모이지 못하면 작은 사안도 쉽게 정치적 충돌로 번지고, 여야를 넘어 같은 진영 내부에서도 분열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런 상황을 두고 “양분과 분열의 해”라고 표현했다. 양분(兩分)은 둘로 나뉜다는 뜻이지만, 현실에서는 둘로 끝나지 않는다. 둘로 갈라진 뒤 다시 갈라지고, 결국 여러 갈래로 흩어진다. 백 원장은 “이럴 때 정치권은 합치자는 말은 많아도, 실제로는 더 쪼개지는 흐름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2026년 정치 지형에 대해선 “높이 쌓아 올린 알이 언제 깨질지 모르는 형국”이라고 비유했다. 겉으로는 안정돼 보일 수 있지만, 작은 충격에도 균열이 날 수 있다는 의미다. 권토중래 전복후괴 백 원장은 “군계일학(群鷄一鶴)”을 꺼냈다. 무리 속에서 돋보이는 한 사람, 즉 뛰어난 인재를 등용해 위기를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런 해일수록 백 원장이 가장 강조한 것은 ‘인사(人事)’다. 국운이 나쁠 때는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판단이 흐려지기 쉽기 때문이다. 이럴수록 사람의 선택이 결과를 좌우하게 된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올해가 불안정한 만큼 ‘아첨하는 사람’이 늘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운이 나쁜 시기에는 이상하게도 권력자나 부자에게 빌붙어 아첨하는 행동이 늘어나고, 그 과정에서 배신과 척을 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국제 정세에 대한 전망도 같은 결로 이어졌다. 백 원장은 특징으로 ‘분산(分散)’을 들었다. 힘이 한 곳으로 모여야 외부 압력을 버틸 수 있는데, 올해는 국운이 흩어져 힘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분산되면 허점이 드러나고, 허점이 드러나면 외부 공격이 들어온다는 논리다. 그는 이를 복싱에 비유했다. 복싱 선수가 가드를 올리면 상대가 쉽게 치지 못한다. 그런데 가드를 내리면 약점이 보이고 공격이 들어온다. 백 원장은 “우리가 튼튼하면 공격이 안 오는데 이번에는 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여기서 공격은 군사적 충돌만을 뜻하지 않고, 외교적 압박과 경제적 공세, 국제 갈등의 심화까지 포괄하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외교 혼동과 시행착오로 갈등이 심화되고 외부의 압력과 공격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국제 분야에서의 대응책은 무엇이냐고 묻자, 백 원장은 다시 ‘사람’으로 돌아왔다. ‘철저한 방어 준비’가 필요하며, 그 방어를 위해 ‘인적 자원 파견’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외로 사람을 내보내고, 현장에서 정보를 수집하고, 협상과 조율을 담당할 인재를 배치해 허점을 줄여야 한다는 취지다. 그는 “이번 해는 어느 해보다 인재 발굴이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국운이 바닥난 것이 아니므로 “틈새가 있다”고 했고, 그 틈새를 메우고 넓히는 것이 인재라는 뜻이다. “6월 지선 대대적 물갈이” “아첨하는 사람 조심해야” 오는 6월에 시행되는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키워드는 권토중래(捲土重來)다. 권토중래는 “실패했던 사람, 포기했던 사람이 다시 분기해 세력을 찾는다”는 뜻이라고 풀었다. 다시 일어서고, 다시 판이 바뀌는 사례가 늘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번에 공천 못 받고 밀려났던 사람이 다시 부활하는 케이스’를 예로 들면서 “물갈이가 다 되는 건 아니지만 물갈이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백 원장은 이 대통령에게 “전복후계(前覆後戒)”의 태도를 강조했다. 앞사람의 실패를 거울삼아 뒤의 사람이 경계한다는 뜻이다. 그는 이를 “전임 대통령의 실수를 경계 삼아야 한다”는 식으로 풀었다. 이는 이 대통령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장관·부처·기관·기업 대표 등 ‘조직의 책임자’에게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덕목이라고 했다. 즉, 불리한 국운의 해에는 새 일을 무리하게 벌이기보다, 전임의 실수와 실패를 분석해 같은 구멍에 다시 빠지지 않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이다. 국민들의 삶도 우려했다. 백 원장은 지난 몇 년간 국민 갈등이 극심했다는 문제의식에 동의하며, 2026년에는 그 갈등이 더하다고 했다. 그는 “운이 나쁜 해에는 인심이 각박해지며 배려와 용서가 줄고, 민감하고 예민해진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며 “친했던 사람끼리도 견제 대상이 되고, 이해관계에 따라 적이 되는 일이 많아질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이를 ‘각자도생(各自圖生)’이라는 말로 표현하며, 각자도생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백 원장은 의지하는 대상이 있더라도, 무너질 수 있는 해이기 때문에 결국 자기 책임 의식을 더 가져야 한다는 취지다. 가족이나 가까운 관계조차도 현실의 무게 앞에서 시험대에 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는 “이혼과 결별, 인간관계 단절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며 “경제적 불안과 심리적 피로가 겹치면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울감이나 분노 조절 문제 등 정신적 부담이 커질 수 있다”며 “2026년은 몸보다 마음이 먼저 지치는 해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부익부빈익빈(富益富貧益貧), “부자는 더 부자가 되고 가난자는 더 못 살게 된다”고도 전했다. “마지막 고비다” 2027년에는 회복기로 들어선다. 백 원장은 “27년부터 회복기로 들어간다”는 취지로 말하면서도, 곧바로 후유증을 언급했다. 병이 나아도 후유증이 남듯이, 회복이 시작되더라도 이전의 고통이 흔적으로 남아 일정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뜻이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