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정치팀] 박용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가 엎치락뒤치락 팽팽한 각축전을 벌이고 있다.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재명)과 고발 사주 의혹(윤석열)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두 후보는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둘 중 하나, 혹은 둘 모두 철창행일 수도 있는 살얼음판을 내달리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후보는 매머드급 선대위를 구성했다가 다시 새 선대위를 구성한 후 지방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윤 후보와 최근 허용오차 범위 내에서 지지율이 접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유동층 표심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개혁 요구가 높은 중도층을 향한 외연 확장을 위해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특검은?
이 후보와 윤 후보는 개인 비리 의혹의 오명을 씻기 위해서라도 대선 전까지 특검 진행 여부를 고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에 대한 야당의 공세 수위가 가장 높은 사안은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이다.
해당 논란은 이 후보가 2014년 성남시장 시절 ‘성남의 뜰’이라는 컨소시엄에 1조원 규모의 경기도 성남 대장지구 개발사업에 특혜를 줬고, 이 컨소시엄으로 주주 중 한 곳인 ‘화천대유자산관리’와 그 관계사 7곳이 지난 3년간 배당으로 약 4040억원을 가져갔다는 것이 핵심이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구속 기소된 이후 검찰은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천화동인 5호 소유주 정영학 회계사를 줄줄이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지난달 22일 김씨와 남 변호사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배임), 뇌물공여 혐의 등으로 구속 기소했다.
정 회계사는 특경법상 배임 혐의 공범으로 의율됐지만 검찰 수사 초기부터 스스로 출석해 사건 관련자들의 대화 녹취록을 제공하면서 협조한 점을 참작 받아 불구속 상태로 재판받게 됐다.
전담수사팀 출범 60여일 만에 앞서 구속 기소된 유동규 전 본부장까지 핵심 4인방이 모두 재판을 받게 됐지만, 윗선 로비 수사는 여전히 과제로 남아있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 김기현 원내대표는 “전형적인 이중 플레이로 국민들을 속이고 있는 것”이라며 “민주당이 특검법 상정을 차단하면서 국민을 우롱하는 것은 특검법에 의해 공정한 수사를 하게 되면 대장동 몸통 그분이 들통날 것이 뻔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특검을 거부하는 자가 범인”이라고 질타했다.
앞서 이 후보는 지난달 18일, 대장동 의혹을 두고 계속 논란이 이어지자 “조건 붙이지 말고 아무 때나 여야가 합의해서 특검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발언했다. 이 후보가 대장동 의혹으로 발목이 잡히자 ‘조건 없는 특검 수용’으로 돌린 것은 결국 특검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달 26일 최윤길 전 성남시의회 의장은 경기남부경찰청에 출석해 “화천대유로부터 받은 40억원은 대장동 개발사업이 모두 마무리된 이후 아파트 입주 및 사업 관련 민원업무를 해결한 뒤 받은 일종의 성과급”이라고 주장했다.
40억이라는 것이 단순히 성과급을 떠나서 국민들은 검은 돈 즉, 정치계 로비와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여러 의혹 불거진 상태로 완주 페이스
대장동 흐지부지…변호 사건들 변수로
국제마피아 출신 박철민씨의 법률대리인 장영하 변호사는지난 1일, 이 후보에게 박씨가 돈을 건넨 정황이 담긴 공익제보를 첨부해 기자회견을 열고 “이재명 외 10명을 수원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준석(조직폭력배 선배) 형님과는 삼성 갤럭시 대포폰을 받아 모든 소통을 형님과 했다”며 “이 대포폰을 받고 1달이 지난 후 2015년 6월쯤 이준석이 ‘시간이 없으니 네가 형 일 좀 봐라. 폰(대포폰)에 있는 텔레그램으로 연락해 시간, 장소를 조율해서 갖다주면 된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박씨는 “이준석의 차로 가서 문을 열고 확인하니 돈뭉치가 있었고, 이준석이 ‘2억은 그분(이재명 당시 성남시장)께 잘 전달하고, 3000만원은 철민이 너 용돈해라’고 했다”며 “이 중 2억을 김현지 비서관(경기도 전 비서관)에게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장 변호사는 <일요시사>의 ‘이 후보에게 20억원을 건네준 현찰 말고 다른 증거자료가 있느냐’는 질문에 “박철민은 잘 모르고 이준석(조직폭력배 선배)이 계좌를 알고 있는 것으로 아는데 현금으로 준 것 이외에는 나머지 일이(특혜 의혹) 성사가 되면 계좌를 주겠다고 했다”고 답했다.
그는 “여권과 검찰은 이 후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 신속히 이 후보를 특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비리 의혹이 물밀듯이 계속해서 쏟아지자 이번에는 이 후보가 조카 교제 살인 사건의 변호 전력이 나타나면서 야권의 집중 공격을 받고 있다.
조카 교제 살인 사건은 이 후보 조카 피고인 김씨가 2006년 자신이 다니던 회사에서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된 피해자(여자친구) A씨로부터 학력과 경제적인 무능력 등을 이유로 헤어지자는 말을 듣고 집착에 빠져 피해자 A씨를 찾아가 수차례 흉기로 찌른 사건이다.
당시 이 후보는 조카 김씨에 대한 1·2심 변호를 맡아 심신미약에 따른 감형을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김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 판결을 받았다. 이뿐만 아니라 이 후보는 교제 여성을 살인한 사건에 변호를 맡은 사실이 추가로 밝혀졌다.
2007년 8월3일 이모씨는 천모씨에게 이별을 통보를 받았다(2007년 6월24일)는 이유로 40대 여성 천씨를 살해했고 해당 사건의 변호를 맡은 이 후보는 재판부에 심신미약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계획범죄라고 판단했다.
이 후보의 과거 변호 이력 논란에 대해 국민의힘 홍준표 의원은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살인자 집안 출신에 포악한 후보는 대통령을 해선 안 된다”고 지적했다. 결과적으로 당 밖에서 윤 후보에 대해 지원사격을 하는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권 일각에서는 “인권변호사가 조카를 비롯해 살인 및 폭행 전문 변호사가 어떻게 오만하게 대통령 후보로 나올 수 있는지 의아스럽다”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다른 일각에선 “대선후보들이 비전과 정책을 두고 경쟁해야 하는데 애들 말장난 같은 네거티브 공방이나 하고 있는 것이 참으로 개탄스럽다”는 주장도 나온다.
시한폭탄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국민의 정치혐오만 늘어나고 대선주자에 대한 실망과 피로감은 국민들의 냉소적인 반응과 무관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