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 뜨고 당하는 국민의힘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5.11.11 06:01:57
  • 호수 1557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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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 이슈마저 뺏겼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서 핵추진잠수함 건조 승인을 얻어냈다. 이를 통해 전통적인 안보 이슈 선점을 통한 중도 보수 공략 의지가 이어지고 있단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오로지 ‘김현지’에만 집착하다가 눈 뜨고 전통적인 영역을 잠식당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진행한 이재명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에서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계획을 승인했다. 앞으로 우리가 소유할 핵추진잠수함은 한화오션이 소유한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된다.

눈 뜨고 잠식

미국은 핵추진잠수함 기술을 우리에게 공유할 예정이다. 한미 원자력 협정도 필요한 범위 내에서 일부 개정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한국의 핵추진잠수함 건조 시도는 문민정부에서부터 시작됐다.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른 시기는 참여정부 시절인 지난 2003년이었다. 조영길 당시 국방부 장관은 당시 노무현 대통령에게 “프랑스 핵잠수함 바라쿠다급을 모델로 한국형 핵잠수함 3척을 건조해 2020년 이전 실전 배치한다”는 취지의 362 사업을 보고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를 승인했지만, 곧 중단됐다. 그 이유로는 “언론 보도 때문에 외부에 노출됐다”는 것이 거론된다.


이후로도 우리의 핵잠수함 건조 시도에 대한 설왕설래는 계속 이어졌다. 미국의 반대는 일관적이었다. 반대 논리는 대체로 “한반도 주변 해역은 넓지 않아서 몇 주 넘게 잠항할 수 있고, 소음도 훨씬 적은 기존 디젤 잠수함이 더 적합하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진짜 속내는 로이드 오스틴 당시 미국 국방부 장관의 지난해 6월 발언으로부터 확인할 수 있다. 오스틴 당시 장관은 싱가포르에서 진행된 아시아 안보 회의에서 “한국과 미국은 강력한 동맹으로 서로 의지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발언했다.

북한은 지난 2023년 9월 “첫 전술핵 공격 잠수함을 건조했다”고 발표했다. 이 때문에 우리의 핵잠수함 도입 가능성이 다시 거론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의 핵추진잠수함 건조를 승인한 이유로는 ▲특유의 세일즈 시도 ▲중국 견제 분담 ▲한국에 대한 핵 통제 유지 등이 거론된다.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한국은 미국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건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진짜 속내는 다음 문장에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조선업은 곧 대대적인 부활을 맞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원자력 잠수함 건조 승인
미국도 중국 견제로 이익

강동길 해군참모총장은 지난달 30일 국회 국방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 출석해 “필라델피아 조선소는 잠수함을 건조하는 데 필요한 각종 시설을 갖추지 못했다”고 언급했다. 조선소를 실제 운용하려면 결국 각종 기반 시설을 새로 갖춰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과정을 두고 ‘대대적인 부활’이라고 표현했을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미국 조선소에서 핵잠수함을 갖추면, 미국으로선 핵 통제를 하면서 중국에 대한 견제 부담도 나누는 이익을 거둘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우리가 핵잠수함을 여러 척 건조해서 방어 활동을 하면, 미국의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은 지난 4일 한미안보협의회 이후 진행된 안규백 국방부 장관과의 공동 기자회견에서 “미군은 최선을 다해 적극적으로 지원할 것”이란 의견을 밝혔다. 기술 공유와 통제가 함께 진행될 가능성을 엿볼 수 있다.

우리의 핵잠수함 보유를 완고하게 반대했던 미국과의 합의로 인해 큰 타격을 입은 세력은 국민의힘이라고 볼 수 있다. 군비 증강은 보수의 전통적인 영역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소속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윤석열 전 대통령이 군을 사적으로 활용하려고 한 정황이 밝혀져 큰 타격을 입었다.

박 전 대통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이후 탄핵소추당했다. 탄핵소추가 인용돼 파면당한 이후엔 “탄핵 심판이 기각돼 직무에 복귀할 때 발생할 수도 있는 폭동에 대비한다“는 이유로 비상계엄 선포를 검토했단 의혹을 받았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실제로 비상계엄을 선포해 군을 동원했다가 파면됐고, 현재 구속 피고인 신분으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윤 어게인’을 추종하던 강경파가 국민의힘을 장악하고 있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김민수 최고위원은 강경파의 지원에 힘입어 당선됐다. 강경 보수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윤 전 대통령을 구출할 것”이란 기대가 있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에게 전혀 관심을 두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사는 오로지 ‘세일즈’였다.

계속 먹히는 중도 보수 공략
정당해산 추진 안 하는 이유?

국민의힘은 미국의 핵잠수함 건조 승인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지난 2일 “디젤 잠수함은 잠항 능력이 떨어져 북한·중국의 잠수함 추적 활동의 제한이 있다”던 이 대통령의 발언을 문제 삼아 “중국을 언급한 발언은 중국을 자극하는 외교적 실언”이라고 주장했다.

이 발언은 국민의힘이 반중 여론이 강한 강경 보수와 밀착해 당세를 유지하는 현 상황 때문에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더불어민주당 한준호 최고위원은 같은 날 “대놓고 중국 혐오 노선을 탔던 국민의힘이라면 환영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국민의힘이 중국의 역성을 들어 놀랐다”고 비판했다.

김 최고위원은 “핵잠수함을 필라델피아 조선소에서 건조해야 한단 것은 이재명정부에 대한 미국의 낮은 신뢰를 방증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주장은 곧바로 이어진 국민의힘 우재준 최고위원의 주장 때문에 웃음거리로 전락했다.

우 최고위원은 “이재명정부가 국민의힘의 정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 부분을 높이 평가한다”면서 ‘숟가락 얹기’를 시도했다. 그는 “핵잠수함은 대선 당시 김문수·한동훈 후보가 적극적으로 주장했던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명백한 현실을 부정하면 웃음거리밖에 안 된다. 이럴 땐 ‘숟가락 얹기’가 상책이란 사실은 누구나 알고 있다.


핵잠수함 건조 승인을 토대로 이재명 대통령은 민주당 대표 시절 밝힌 중도 보수 공략 의지를 잇고 있단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과정 여하를 떠나 핵잠수함이 건조되면, 우리는 미국·러시아·중국·영국·프랑스·인도에 이어 7번째로 핵잠수함 보유국이 된다.

이 대통령은 전례 없던 국방 정책 실현을 통해 안보에 민감한 중도 보수 유권자의 관심을 얻을 수 있게 된다.

국민의힘으로선 눈 뜨고 ‘안보’라는 보수의 전통적인 영역을 잠식당하는 상황이 이어질 수도 있다. 문재인정부 시절이었던 2021년에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당시 한국과 미국은 “사거리 800km를 넘는 군사용 고체 로켓을 개발하지 않는다”는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을 폐지하기로 합의했다.

국민의힘은 지난달 진행된 국정감사 내내 오로지 김현지 제1부속실장에게 집착했다. 정작 김 실장의 국정감사 출석도 끌어내지 못했고, “최악의 국정감사에 일조했다”는 비판을 민주당과 함께 들었다.

2연타 휘청

하지만 국민의힘에선 ▲윤 전 대통령 면회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와 관련된 당원 게시판 의혹 등이 주된 이슈로 통한다. 눈 뜨고 잠식당하는 현 상황은 누가 만든 걸까? 이정부와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대한 정당해산심판을 추진하지 않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게 아닐까?

<ctzxp@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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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종합특검 ‘검사 파견’ 대폭 줄인 이유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2차 종합특별검사팀 출범했다. 이제 수사팀을 꾸린 뒤 내란 관련 혐의 17개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 내란 외에도 김건희·채 해병 등 각 특검팀에서 매듭짓지 못한 사건들도 들여다볼 방침이다. 이번 특검팀은 과거 특검팀과는 사뭇 다르다. ‘검사 파견’을 대폭 줄였다. 이는 일부 특검팀에서 야기된 내부 갈등을 피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2차 종합특별검사팀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 해병) 수사로 결론을 내지 못한 사안과 정보기관의 민간인 사찰·블랙리스트, 부정선거 관련 유언비어 의혹 등을 재수사한다. 사무실을 정하고 수사팀을 꾸리는 데만 한 달여의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분주한 움직임 윤석열·김건희에 의한 내란·외환 및 국정 농단 행위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종합특검법)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은 추천받은 날부터 3일 이내에 특검을 임명해야 하기에 지난 5일 특검을 임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난 2일 특검 후보자에 전준철 변호사를, 조국혁신당은 같은 날 특검 후보자에 권창영 서울대학교 법전원 겸임교수를 각각 추천했다. 전 변호사는 검찰 출신으로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부장, 수원·대전지검 특수부장, 대검 인권수사자문관 등을 거쳤다. 반면 권 교수는 판사 출신으로 대법원 노동법실무연구회 편집위원 및 간사, 중대재해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지냈다. 특검팀 사무실 구성과 인력 파견 요청 등 출범 작업은 곧바로 진행되고 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이 광범위한 만큼 초반에는 사건별 우선순위와 수사 분담을 정하는 정리 작업이 핵심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중론이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대상을 총 17개로 규정했다. 크게 보면 기존 3대 특검이 다뤘지만 규명이 미진했던 사건을 다시 수사하는 한편, 당시 특검 범위에 없던 의혹을 추가로 다룬다. 구체적으로 ▲12·3 불법 계엄 관련 내란·외환 의혹 7개 ▲김건희씨 관련 1개 ▲채 해병 관련 1개 ▲관련 고소·고발 및 수사 과정에서 인지한 사안 2개 등으로 분류된다. 종합특검팀도 앞선 특검팀들과 마찬가지로 인지수사가 가능해 수사 범위가 더 넓어질 수 있다. 과거 특검수사 못한 대상 총 17개로 규정 주로 12·3 내란 사안…‘정보기관’도 포함 종합특검팀이 다룰 불법 계엄 관련 의혹 상당수는 내란 특검팀 수사 과정에서 다뤄졌지만 결론이 나지 않았거나, 내란 특검팀이 무혐의·각하로 종결했던 사건들이다. 대표적으로 ▲무장 헬기의 북방한계선(NLL) 위협 비행 의혹 ▲삼청동 안전 가옥(안가) 회동 ▲일부 지자체의 계엄 동조 의혹 등이다. 이 밖에도 종합특검팀은 내란 특검팀이 마무리하지 못해 채 군검찰로 이첩한 일부 외환 의혹, 계엄 준비 정황이 담겼다는 ‘노상원 수첩’ 의혹, 국군 방첩사령부의 블랙리스트 작성 의혹 등을 재수사할 계획이다. 종합특검팀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사건들로는 계엄 당일 계엄사령부 구성을 위해 육군본부 간부들이 계룡대 육군본부에서 서울로 이동하려 했다는 이른바 ‘계엄 버스’ 의혹이 있다. 국방부가 최근 당시 버스 탑승 간부들에게 일제히 중징계를 내린 만큼 종합특검팀은 이 사건을 형사 처벌할 수 있는지, 지시·보고 라인이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보인다. 김씨 관련 의혹에서는 이전 특검팀이 정해진 기간 내 수사를 끝내지 못해 경찰에 넘긴 사건들이 종합특검팀에 다수 포함됐다. 대표적으로 ▲대통령 관저 이전 의혹 ▲양평고속도로 종점 변경 의혹 등이 꼽힌다. 종합특검팀은 관저 이전 의혹과 관련해 김씨와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을 윗선으로 봤지만 수사 기한이 임박한 시점에 조사가 이뤄지면서 윤 의원은 기소 여부를 결론 내지 못했다. 종합특검팀이 윤 의원 등을 상대로 조사를 이어갈 가능성이 크다. 수사 막바지에 착수해 핵심 관련자 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 이른바 ‘김건희 수사 봐주기’ 의혹과 사실상 손을 대지 못했다는 창원 국가첨단산업단지 지정 과정의 부당 개입 의혹 등도 수사 대상이다. 또 김건희·채 해병 특검팀에서 중복 수사 대상이었지만 규명이 충분하지 못했다는 이른바 ‘구명 로비’ 의혹 역시 종합특검팀이 결론을 내야 할 사안이다. 정치적 계산 확연한 차이 종합특검팀을 둘러싼 가장 큰 변화는 단연 검사 파견 규모의 축소다. 과거 특검팀이 수십명에서 많게는 백여명의 현직 검사를 파견받아 운영됐던 것과 달리, 종합특검팀은 검사 파견을 최소화하고 외부 인력 중심으로 이뤄지는 수사 구조를 택했다. 정치권과 법조계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검찰 이후 시대를 염두에 둔 구조적 실험”이라는 평가와 “수사 역량을 스스로 약화시킨 선택”이라는 우려가 동시에 나온다. 단순한 인력 운용의 변화라기보다, 종합특검팀의 성격과 권한, 검찰과의 관계 설정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동안 특검은 형식적으로는 독립기구였지만, 실제 운영은 검찰 조직에 크게 의존해 왔다. 수사 실무와 기획, 영장 청구와 공소 유지까지 대부분의 과정이 파견 검사들에 의해 이뤄졌고, 특검은 사실상 ‘검찰의 별도 수사본부’에 가까웠다는 지적이 거셌다. 검찰로부터 검사를 파견받으면 대형 수사를 빠르게 진행하는 데는 효과적이었지만, 정치적 중립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특히 수사 대상에 전·현직 고위 공직자, 검찰 출신 정치인, 혹은 검찰이 과거 불기소하거나 수사했던 사안이 포함될 경우 “검찰의 셀프 수사”라는 비판이 지속됐다. 특검이 검찰의 판단을 다시 들여다보는 구조 자체가 모순이라는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이번 종합특검팀의 수사 대상에는 전직 대통령과 고위 권력층, 과거 검찰 수사와 직·간접적으로 얽힌 사안들이 다수 포함돼있다. 검사 파견을 대규모로 유지할 경우, 수사 결과와 무관하게 절차적 정당성에 대한 공격을 피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내부 갈등 의식했나 종합특검팀은 검사 수를 최소화하는 대신, 특검보를 중심으로 한 지휘 체계와 외부 수사 인력을 대폭 늘리는 방식을 택했다. 경찰, 국세청, 감사원, 금융·회계·디지털 포렌식 전문가 등 비검찰 인력 비중을 확대해 복합 사건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이는 단순히 인력 구성을 바꾼 것이 아니라, 검찰 권한 축소 이후 특검의 새로운 모델을 시험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검찰이 더 이상 모든 대형 수사의 중심이 아닌 상황에서, 특검마저 검사 중심으로 운영된다면 검찰개혁의 취지가 무색해진다는 문제의식이 깔려 있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검찰이 아닌 방식으로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검사 파견 축소에는 분명한 정치적 계산도 담겨있다. 종합특검팀은 출범 단계부터 ‘정치 보복’ ‘선택적 특검’이라는 야당의 반발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검사 중심 특검은 가장 공격받기 쉬운 지점이다. 여권으로서는 ‘검찰이 주도하지 않는 가장 독립적인 특검’이라는 명분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 검사 파견을 줄이면 수사 결과가 어떻게 나오든, 최소한 절차적 중립성에 대한 방어 논리는 강화된다. 이는 향후 수사 과정이나 결과 발표 시 정치적 공방을 완화하기 위한 안전장치이기도 하다. 반대로 야권은 이미 “검사도 제대로 쓰지 못하는 특검은 정치 쇼에 불과하다”는 프레임을 꺼내 들고 있다. 검사 파견 축소가 수사의 공정성이 아니라 수사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무적으로 보면, 검사 파견 축소는 분명한 부담 요소다. 대형 특검 수사에는 압수수색영장 청구, 구속영장 판단, 법리 구성 등 고도의 형사법 경험이 요구된다. 검사 경험이 상대적으로 적은 외부 인력 중심 구조에서는 수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검 아닌 경찰·국세청·감사원 조사관 비중 확대 “정보사 의혹 수사 시간 오래 걸릴 수도” 우려 특히 수사 이후 공소 유지 단계에서 검찰과의 협조가 원활하지 않을 경우, 재판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과거 특검들이 검사 파견을 중시했던 이유는 ‘기소와 유죄 입증’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김건희 특검팀에서 벌어졌던 내부 갈등을 의식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건희 특검팀에 파견됐던 검사들의 ‘원대 복귀 희망’ 입장문 파동이 종합특검팀에서 재발할 경우 내부 수습에 시간을 빼앗길 수 있다. 당시 입장문이 외부에 유출되며 ‘항명’ ‘집단 반발’ 등으로 알려졌지만, 특검팀 지휘부와 수사팀장들은 ‘하소연 취지’였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한다. 민주당은 파견 검사들을 겨냥해 “징계와 형사 처벌 대상”이라고 비판하고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이 “국민에게 항명했다”고 규정한 것과 달리, 실제론 태업이나 이탈 없이 수사와 공소 유지를 차질 없이 진행했다. 파견 검사들은 검찰에서부터 최대 1년 넘도록 동일한 사건을 수사하며 피로감에 쌓였다. 이들은 검찰개혁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수사를 매듭지으려 노력했다. 다만 재판에 넘겨진 주요 피고인들의 공소 유지 업무가 순조롭게 진행될지는 예측할 수 없다. ▲일선 검찰청의 민생 사건 적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의 ‘직관(수사 검사가 공판에 직접 관여) 제한’ 방침 ▲기존 특검 관례 등을 고려하면 최소 인력만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검 지휘부도 공소 유지 단계에선 복귀를 희망하는 검사들을 강제로 붙잡을 순 없다고 보고, 효율적인 인력 운용 방안을 고심했다. 지휘부가 입장문을 작성하기 2~3주 전부터 김건희 특검 내 일부 수사팀에선 ‘진행 중인 사건을 조속히 마무리한 후 일선으로 복귀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하기로 뜻을 모으기도 했다. 종합특검팀은 수사 결과 이전에 이미 하나의 시험대에 올라 있다. 검찰 없이도 대형 권력형 비리를 수사할 수 있는가, 특검이 검찰개혁 이후의 사법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 답해야 한다. 실패하면 역풍 불가피 만약 종합특검팀이 의미 있는 수사 성과를 낸다면, 향후 특검은 검사 중심 구조에서 벗어난 새로운 표준을 갖게 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성과가 미진할 경우, “그래서 결국 검사가 필요하다”는 역설적 결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검사 파견 축소는 정치적 선택이자 제도적 실험인 셈이다. 이번 종합특검팀은 단순히 몇 건의 의혹을 밝히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검찰 이후 한국 사법 시스템이 어디까지 작동할 수 있는지를 가늠하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그 성패는 수사 대상보다 더 큰 의미를 가질 수 있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