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풍’ 맞은 이재명 세 가지 묘수

검과의 전쟁 서막 올랐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 기자 = 걱정이 현실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검찰 수사가 본격적으로 이빨을 드러내는 중이다. 수사를 맡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와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지난 1일, 이 대표에게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 조사를 위해 출석해달라고 통보했다. 수사팀이 이 대표에게 제시한 소환 시점은 지난 6일 오전 10시였다.

지난 1일 오전 11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핸드폰에 문자메시지 하나가 도착했다. 발신자는 오랜 시간 이 대표와 함께 일한 김현지 보좌관으로, 문자에는 “백현동, 대장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김문기 모른다 한 거 관련 의원님 출석 요구서가 방금 왔습니다”라 적혀 있었다.

시작된
힘겨루기

문자 말미에는 “전쟁입니다”라 쓰여 있었다. 이 대표 의원실 직원들에게 검찰의 출석 요구는 그야말로 ‘전쟁’으로 받아들여진 모양새다.

이 대표 의원실이 받은 출석 요구서에 따르면, 검찰은 지난 대선 기간 중 이 대표가 발언했던 대장동, 백현동의 개발 이익에 관련해 부인했던 점과 지난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다 극단적 선택을 한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처장에 대해 “모른다”고 발언했던 점을 문제삼아 기소를 준비 중이다.

이 대표에게 걸려 있는 많고 많은 혐의 중에 ‘허위사실 공표죄’가 먼저 거론되는 것은 공소시효의 만료 시점 때문이다. 선거법상 선거 기간 중 했던 ‘허위사실 공표’의 공소 시효는 6개월이다. 검찰은 지난 3월 치러진 대선서의 혐의를 지난 9일 자정 전에 기소해야만 했다. 


이번에 대장동, 백현동의 개발 이익에 관한 이 대표의 발언 중 검찰이 문제삼는 것은 지난해 10월 경기도지사 시절 국정감사에서 했던 발언이다.

국감 자리에서 이 대표는 “국토부가 공문으로 용도변경을 요청해 공공기관 이전 특별법에 따라 응할 수밖에 없었다”며 “국토부가 직무유기를 문제삼겠다고 협박했다”고 발언했다. 

이로부터 얼마 후 국토부 노조는 정부세종청사에서 “성남시 분당구 백현동 부지 개발과 관련해 ‘국토부가 협박했다’는 발언으로 국토부 공무원들의 사기를 저하한 것을 사과하라”고 강력 촉구했다.

국민의힘은 이를 인용해 당시 대통령 후보의 발언이 ‘허위사실 공표’라 판단하고 검찰에 고발장을 접수했다. 국토부 노조 측은 이 대표가 궁지에 몰리자 논란의 화살을 힘없는 공무원 측에 돌렸다며 구체적인 근거자료를 함께 제시했던 참이었다. 

김 전 처장에 대한 발언과 관련해서도 뒤늦게 여러 증거가 나왔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김 전 처장의 소식을 접한 후 각종 언론 인터뷰에서 “성남시장 재직 때는 몰랐고 알게 된 것은 도지사 후 개발이익 확보와 관련된 재판(2019년 1월)을 받을 때였다”며 “하위 직원이었으니까 시장 재직 때는 몰랐던 것이 당연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전혀 몰랐다”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세간의 평가가 이어졌다. 두 사람이 함께 시간을 보냈다는 새로운 증거가 속속 드러났기 때문이다.


특히 이 대표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인 2015년 1월, 그가 김 처장과 함께 해외로 출장을 갔다는 내용이 언론을 통해 보도됐다. 보도에 따르면 이 대표는 판교에 노면 전차 도입을 추진하면서 시찰단(총 12명)과 함께 호주와 뉴질랜드로 출장을 갔는데, 이 시찰단에 김 전 처장이 포함돼있었다.

당시 언론은 시찰 당시 촬영된 것으로 보이는 동영상을 함께 보도해 파급력을 배가시켰다. 물론 동영상에는 김 처장과 이 대표가 함께 담겨있었다.

또 2009년 한 세미나에서도 둘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파악됐다. 해당 세미나는 성남 야탑3동 주민센터에서 열린 것으로 이 대표는 당시 성남정책연구원이었던 김 전 처장과 함께 토론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의 만남은 사진과 영상에 남아있는 것만 수차례고, 실제로는 더 많이 만났다는 제보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를 들은 대중은 “전혀 몰랐다”는 이 대표의 주장을 설득력 없는 변명으로 치부했다. 

허위사실 공표죄 남은 공소시효…소환 통보
서면 답변으로 일단락? 남은 죄목 더 있어

이 같은 의혹들과 관련해 검찰이 이 대표를 직접 소환해 조사하려 한 것이다. 공소시효까지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만큼 검찰은 지난 6일, 소환조사를 통해 백현동 사건과 관련해 성남지청 수사팀이 서울중앙지검으로 출장 조사를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려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소환에 최종 ‘불응’했다. 당초 이 대표의 ‘정면 돌파’ 스타일상 소환에 응할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으나 민주당은 기나긴 의원총회 끝에 “이 대표는 검찰에 출석하지 않고 서면으로 답변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지난 5일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이 대표 검찰 소환’건으로 몇 시간 동안 마라톤 토론을 펼쳤다. 이날 의총 끝에 민주당은 세 가지 결론을 냈다.

의총에 참여한 민주당 의원들은 첫 번째로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을 것을 권유했고, 두 번째는 김건희 여사에 대한 특검법 발의였다. 나머지 하나는 윤석열 대통령을 허위사실 공표죄로 검찰에 고발하자는 것이었다. 현행법상 대통령은 임기 중 형사소추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없는 정치적 고발이다.

이에 대해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정치적이자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무리한 고발에서 보여주듯, 민주당은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를 ‘야권 탄압’이라고 인식하고 있다. 정권을 잡은 여당 쪽에서 야당 대표에게 무리한 기소를 진행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대중에게 던지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 대표가 받아든 ‘검찰 소환’ 카드는 마냥 나쁜 패만은 아니라는 것이 민주당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몇몇 민주당 인사는 이를 잘 활용하면 몇 가지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우선, 검찰 소환에 응하면 민주당 지지자들이 강하게 결집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것이 항간의 분석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전화 통화에서 “사실 호남쪽 민심이 이 대표에게 많이 좋지 않다”며 “그러나 호남 유권자들이 특히 이런 거(검찰 수사)에 관심이 많다. 이 대표가 만일 검찰 수사를 받아 포토라인에 선다면 이들의 마음이 동요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전당대회에서 이 대표는 큰 표 차이로 2위 후보인 박용진 의원을 따돌린 바 있다. 이 대표는 연이는 권리당원 투표에서 70% 후반대를 꾸준히 유지했다. 이는 호남권도 예외가 아니었다. 전남·광주지역 순회 경선에서 이 대표는 79.02%와 78.58%를 각각 기록했다.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던 결과다.

전화위복
오히려 좋다?

그러나 투표율이 저조했다. 높은 득표율을 얻었음에도 ‘알맹이 없는 전당대회’라는 평가는 이 때문에 나왔다. 권리당원의 35%가 포진돼있는 호남에서 전국 투표율의 평균을 한참 밑도는 결과가 나온 것이다.

민주당 전당대회 평균 투표율은 37.69%다. 여기서 호남지역 투표율은 35.49%(전북 34.07%, 전남 37.52%, 광주 34.18%)를 기록했다. 지난해 전당대회 당시 평균 투표율 42.74%보다 약 5%p 낮은 수치고, 2020년 전당대회 당시(41.03%)보다도 낮은 수치다.


전당대회 후, 회복되지 못한 호남 민심은 민주당 지도부의 골칫거리로 떠올랐다. 실제 지난 대선에서도 이 대표는 80%대 중반의 호남 득표율을 기록하며 지난 역대 민주당 대통령 후보들보다 10%p가량 낮은 득표율을 얻었다.

이때 윤 대통령은 10%대 초반의 득표를 기록하며 호남에서 가장 많은 표를 얻은 보수 대통령으로 기록됐다. 대선 후, 호남에서 좀 더 압도적인 지지가 있었으면 이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다는 분석이 주류를 이뤘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에게 진 득표율 차이가 고작 0.73%p였기 때문이다. 

민주당 전통 지지자가 즐비한 호남권에는 검찰에 대한 강한 불신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몇 년간 호남권에서 강하게 지지를 받았던 민주당 출신 정치인들이 검찰로부터 수사를 유난히 많이 받았던 탓이다. 대표적인 인물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노 전 대통령은 이른바 ‘박연차 리스트’에 이름이 오르며 검찰 수사선상에 올랐다. 태광실업 박연차 회장은 세종증권 관련 주식 조작과 관련된 수사에서 몇몇 정치인에게 뇌물을 살포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었다.

그 몇몇 정치인 중 노 전 대통령의 이름도 올라가 있던 것이다.

검찰의 수사는 노 전 대통령에게 빠르게 좁혀져갔다. 그의 형 건평씨를 비롯해 이광재 전 민주당 의원, 강금원 전 창신섬유 회장, 권영숙 여사 등이 줄줄이 소환돼 조사를 받았고, 마침내 2009년 4월30일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을 소환해 조사했다.

이는 세 번째 전직 대통령에 대한 소환조사였다. 소환 조사가 있고 약 한 달 후, 검찰 수사에 큰 스트레스를 받던 노 전 대통령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호남 유권자들은 이때의 검찰 수사를 아직도 아프게 받아들이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이 대표마저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는다면 ‘호남 쪽 지지자들의 시각이 조금은 달리지지 않겠냐’는 것이 민주당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이 대표가 소환조사를 받는다면 앞으로의 수사가 많이 남아있는 검찰이 한층 더 압박감을 느낄 것이라는 주장도 이어진다. 앞서 밝혔듯 이 대표에 대한 검찰의 수사는 이번에 기소된 ‘허위사실 공표’뿐만이 아니다.

그를 향한 검찰의 칼날은 다섯개나 더 남아있다.

호남 반등
재판 유리?

검찰은 지난해부터, 그리고 지방선거가 끝난 후부터 여러 개의 혐의점을 갖고 이 대표를 수사 중이다. ▲대장동, 백현동 특혜 의혹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변호사비 대납 의혹 ▲경기주택도시공사 합숙소 선거캠프 사용 의혹 등이다.

그동안 말 많았던 ▲배우자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의혹 건에 대해서는 경찰이 이 대표를 송치 대상에서 제외하며 검찰 수사망을 벗어나게 됐다.

한 법조계 인사는 앞으로의 수사를 여론전에서 유리하게 끌고 가려면 검찰 소환에 응하는 모습도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을 지적했다.

그는 <일요시사>와 만난 자리에서 “검찰도 사람이 이끄는 조직이다 보니 이런저런 분위기를 탈 때가 종종 있다”며 “특히 정치인에 대한 수사할 때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벌써부터 ‘야당 탄압’이라 주장하고 있는 민주당 유력 인사가 적극적으로 검찰에 협조해 수사받는 모습을 대중에게 보여주면 검찰에 부정적인 여론이 배가될 것이라는 게 일부의 시각이다.

지속해서 검찰 수사에 협조적이지 않은 모습만 알려진다면 정치인으로서도, 수사받는 피의자로서도 좋지 않은 결과만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 아래서다.

기소에 이어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 대표가 재판부에 강하게 어필할 수 있는 부분도 남겨놔야 한다는 지적 또한 존재한다. 검찰 수사를 기피하는 모양새는 어떤 이유였건 재판부의 판단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기 때문이다.

일단 첫 소환 통보를 거부한 이 대표는 ‘서면조사’에 응할 뜻을 함께 밝혔다.

안호영 민주당 수석 대변인은 “이 대표가 검찰의 서면조사 요구를 받아들여 서면진술 답변을 했으므로 출석요구사유가 소멸돼 출석하지 않는다”며 “이 대표는 꼬투리잡기식 정치탄압에 끌려다니지 않을 것”이라고 언론에 알렸다.

출석은 거부했으나 기본적인 검찰의 수사에는 협조할 뜻을 내비친 것이다.

한편, 민주당은 ‘김건희 특검법’을 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진척된 만큼 김 여사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붙이라는 뜻을 역으로 전달했다. 

‘김건희 특검법’ 발의
맞불 전략 명분 생겨

‘김건희 리스크’는 이 대표의 ‘대장동 리스크’처럼 지난 대선 기간 내내 윤 대통령을 지속적으로 괴롭혔던 악재였다. 김 여사는 지난 대선 기간에 나온 것만 3건이 넘는다. 그중 가장 논란이 됐던 것은 허위 경력에 의한 ‘업무방해죄’와 ‘사기’ 혐의, 그리고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이다.

김 여사는 2001년 2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한림성심대·서일대·수원여대·안양대·국민대 등 5개 대학의 시간강사·겸임교원 채용에 지원하면서 허위 경력이 기재된 이력서를 제출해 채용 업무를 방해했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

사법정의바로세우기 등 몇몇 시민단체는 지난해 11월 김 여사를 검찰에 고발했다. 허위 이력서에 대한 수사를 지난 5월에서야 본격적으로 착수한 경찰은 수개월의 수사 끝에 지난 5일 ‘혐의 없음’으로 결론짓고 사건을 마무리했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과 관련해서도 검찰 내부에서 이미 ‘무혐의’로 결론지었다는 언론 보도가 이어졌다. 아직 검찰의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었지만, 신빙성 있는 증언과 보도자료를 접한 민주당은 강력히 반발했다.

민주당은 그런 사법기관의 수사 의지 자체를 의심하고 있다. 지난 4월 민주당 이수진 원내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에서 “이미 주가조작 공범들의 공소장에 나온 수많은 김건희씨의 계좌 통정거래 정황 등은 김(건희)씨가 단순 연루자가 아니라 핵심 공범임을 가리키고 있다”며 “이는 결론은 내놓고 짜맞추기 소환쇼를 하겠다는 것”이라 주장했다.

민주당은 지속적으로 김 여사에 대한 ‘특검’을 주장하고 있었다. 사법기관에 대한 신뢰가 바닥으로 떨어진 민주당은 김 여사의 혐의만을 수사할 별도의 특별검찰 수사팀을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동안은 명분이 없었다.

수사기관의 ‘의지’에 대한 의심만으로 특검을 도입할 동력이 부족했던 셈이다. 그런 민주당에게 좋은 명분이 생겼다. 야당 대표를 소환 조사할 정도로 수사 의지가 투철한 사법기관이 왜 김 여사에 대한 수사는 미온적이냐는 대중의 심리를 이용한 것이다.

결국 민주당 지난 5일 ‘김건희 특검법’을 당론으로 채택했다고 언론에 알렸다.

위기가 
기회로?

그동안 정계에서는 위기가 기회로 작용하곤 했다. 검찰 소환조사 통보를 받은 이 대표는 이번 위기를 ‘기회’로 바꾸려 노력하고 있다. ‘검찰로의 소환’이 호남에서의 지지율 반등, 재판에서의 유리한 위치 선점, 김 여사 수사에 대한 압박 등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민생을 책임지겠다고 호언장담하며 민주당 대표로 당선된 이 의원이 본인의 사법 리스크를 어떻게 빠져나올지 유권자들은 지켜보고 있다.
 

<ingyun@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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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