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2팀] 박정원 기자 = 내란 수괴 등의 혐의를 받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체포되자 주요 외신들은 이를 메인 헤드라인에 띄우면서 신속 보도했다.
특히 외신들은 한국 현직 대통령이 헌정사상 최초로 수사기관에 체포된 점에 주목했다.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윤 대통령이 한국 현직 대통령으로선 처음으로 구금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체포 소식을 속보로 띄웠다.
<NYT>는 “한국은 양측 모두 물러서지 않으면 폭력적인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휩싸였다”며 “하지만 윤 대통령 경호원들은 이날 눈에 띄는 저항을 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체포 이후 수사 전망에 대해선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는 것도 간단한 일은 아니지만, 한국은 관련 법 집행 기관의 수가 너무 많기 때문에 더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수사관들은 근거 없는 협상을 벌이고 있고, (윤 대통령을)수사 중 기관들은 협조할 방법을 찾지 못하면 국가의 정치적 혼란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CNN>은 이날 “대통령의 지난달 충격적인 비상계엄 선포 이후 시작된 몇 주간의 정치적 대결의 가장 새로운 장”이라며 “윤 대통령은 내란 주도 혐의를 포함한 다수의 조사 신문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서툰 계엄 시도 이후 탄핵소추된 윤 대통령은 임기를 마치지 않은 상황에서 체포된 첫 한국 대통령”이라고 타전했다.
<WP>는 이른 아침 윤 대통령 지지자들을 비롯해 탄핵·체포 촉구 집회 참가자들이 모인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 상황을 스케치하며 “몹시 추운 아침 ‘이례적인’ 장면이 펼쳐졌다”고 표현했다.
<윌스트리트 저널>(WSJ)도 윤 대통령이 당국에 의해 체포·구금됐다며, 지난달 계엄령 선포 이후 혼란이 더욱 가중됐다고 평가했다.
<WSJ>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오는 20일 취임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발사했고, 179명의 사망자를 낸 제주항공 추락사고로 인해 국가가 큰 충격에 빠졌다며 이런 중요한 시기에 한국이 리더십 위기로 인해 마비됐다고 진단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 역시 홈페이지 메인 화면에 윤 대통령 영장 집행 상황을 실시간으로 업로드하며 관련 내용을 자세히 전했다.
<BBC>는 “위기가 한국의 분열을 드러낸다”며 대통령 관저 앞 윤 대통령 지지자 및 체포 촉구 집회 참가자들 간의 구호 경쟁, 경찰과 경호처 직원들의 대치 등을 상세히 보도했다.
일본 공영방송인 <NHK>는 윤 대통령의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정규 방송을 중단하고 “한국 공수처가 내란 수괴 등의 혐의로 윤 대통령을 구속했다”며 “현직 대통령 구속은 최초”라고 전했다. 특히 <NHK>는 윤 대통령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이 대통령 관저를 나가는 화면을 반복해 보여줬다.
중국 <중앙TV>(CCTV)도 공수처가 윤 대통령을 체포했다고 발표한 내용을 긴급 타전했으며, 관영 <신화통신>도 ‘윤석열 체포’라는 5글자를 속보로 내보냈다.
한편, 공수처는 이날 오전 10시33분경 윤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집행하고 신병을 확보했다. 윤 대통령이 탄 경호 차량은 오전 10시53분께 공수처 조사실이 있는 정부과천청사에 도착했다.
공수처는 윤 대통령을 조사한 뒤 체포 시한인 48시간 이내에 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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