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위기’ 윤석열 최후의 보루

  • 박형준 기자 ctzxp@ilyosisa.co.kr
  • 등록 2024.12.16 10:35:48
  • 호수 1510호
  • 댓글 6개

정신병으로 빠져나간다?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뇌 진단을 받은 후 심신미약을 주장할 것”이라는 소문은 국회서도 거론됐다. 주요 일간지도 윤 대통령의 정신상태를 거론하고 있다. 일각에선 “앞으로는 대선후보의 정신건강을 사전에 검증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상 최초로 현직 대통령이 피의자로 체포돼 구속영장실질심사에 넘겨질 가능성이 공론화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지난 1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긴급 현안 질의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윤석열 대통령을 체포할 의지가 있느냐”고 질의했고, 오 처장은 “상황이 되면 긴급체포 또는 체포영장에 의한 체포를 시도하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체포 언제?

검찰은 지난 9일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김 전 장관을 내란중요임무종사자로 지정했다. 내란죄가 규정하는 중요임무종사자 위엔 수괴가 있다. 검찰은 김 전 장관의 혐의를 놓고 “윤 대통령과 공모했다”고 적시했다. 윤 대통령은 수괴로 지정될 가능성이 커졌다. 법무부는 같은날 윤 대통령의 출국을 금지했다. 헌정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출국금지 조치였다.

수사기관들의 수사와 강제조치 가능성이 거론되자, 윤 대통령은 이에 대비한 변호인 선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일보>의 지난 10일 보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9일부터 여러 법무법인과 법조인들에게 사건 수임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는 수임을 거절한 법무법인도 있고, 검토하고 있는 법무법인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누가 됐든, 윤 대통령의 사건을 수임하면, 피의자 조사부터 대비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이 국군병원에 입원해 뇌 진단을 받은 후 심신미약을 주장할 것”이라는 소문도 돌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지난 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서 오동운 공수처장에게 이 소문을 언급했다.

장 의원은 “만약 국군병원서 심신미약이라고 판단한다면, 내란죄 선고형이 감경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오 처장은 “그런 상황은 생각해보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국군병원 입원 뇌 진단 받은 후…
조현병·알코올성 치매 주장 가능성

윤 대통령의 정신상태에 대해선 각계각층서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윤 대통령 취임 이후 보도에 자주 등장하던 단어가 ‘격노’였다는 사실도 이젠 정신상태를 분석하는 소재가 됐다.

<중앙일보>는 지난 5일 “윤 대통령 특유의 즉흥적 성격이 화를 부른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다”며 “중요한 결정을 즉흥적으로 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 양상훈 <조선일보> 주필도 같은 날 칼럼서 “윤 대통령은 이성적이지 않고 극히 감정적이며, 사려 깊지 않고 충동적”이라고 주장했다.

성한용 <한겨레> 선임기자도 위 보도와 칼럼을 인용하면서 “시중엔 윤 대통령이 ‘알코올성 치매’ 때문에 비상계엄을 선포했다는 말도 널리 퍼졌다”고 언급했다. 이어 “애초에 대통령이나 정치 할 자격이 없는 무자격자를 대통령 자리에 앉힌 것”이라며 조현병·망상장애 가능성을 암시했다. 

범인의 조현병을 이유로 심신미약을 인정해 형을 감경한 판례는 다수 확인된다.


대표적으로 ▲2016년 강남 묻지마 살인사건 ▲2018년 강남 오피스텔 살인사건 ▲2019년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흉기난동 살인 사건 ▲지난 11월 발생한 제주 여고생 강제추행 사건 등이 있다. 현역 국회의원과 다수의 매체가 검사 출신 현직 대통령을 흉악범·성범죄자와 같은 선상서 논의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도 일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리학자는 박 전 대통령의 일부 기이한 행동에 대한 추정을 제시했다. 이들이 주목했던 것은 송영길 전 인천시장의 집무실 및 부산 아세안 정상회의 행사장 내 대통령 대기실 등 방문하는 장소마다 변기를 뜯어 교체한 행위였다.

박 전 대통령은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 참석 당시에도 사진 촬영에 불참했다. 이를 놓고, 국민의당 김경진 전 의원은 “공용화장실에 가고 싶지 않아서 자신의 전용 변기가 설치돼있는 현지 숙소의 화장실까지 다녀와야 했기 때문에 불참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상민 전 연세대 교수는 박 전 대통령을 일컬어 “성인 자폐증”이라고 주장했고, 정신과 전문의였던 고 김현철씨는 조현병 가능성을 언급했다. 

심신미약으로 비상계엄령 선포했다? 
대선후보 정신건강도 검증 대상되나

지난 2021년엔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의 부인 강윤형씨가 민주당 이재명 대표를 일컬어 “소시오패스”라고 지칭해 논란이 됐다. 강씨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였기 때문에 더 큰 논란이 이어졌다.

미국에선 지난 2018년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심리학자 27명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을 직접 진료하지 않은 채 각종 자료를 토대로 진단한 결과를 모은 책 <도널드 트럼프라는 위험한 사례>가 발간됐다. 이들이 내렸던 진단은 과대망상과 편집증이었다.

이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들의 금기를 깬 행위였다. 미국정신의학회는 1960년대부터 골드워터 규칙을 세웠다. 이는 “전문의가 직접 진단하지 않은 공인의 정신상태에 대한 의견을 꺼내는 것은 비윤리적”이란 취지의 규칙이었다. 이어 직접 진료한 후 당사자가 동의한 경우에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규칙을 세운 것이다.

이 규칙은 1964년 미국 일부 전문의들이 한 잡지사가 실시한 설문조사서 당시 공화당 대선후보였던 배리 골드워터에 대해 “대통령직 수행에 적절하지 않은 정신상태”라고 답변한 것으로부터 비롯된다. 전문의들이 골드워터에 관한 판단을 내린 주된 근거는 골드워터가 모스크바에 대한 핵 폭격을 주장한 것이었다.

윤 대통령의 정신건강 논란은 이전까지 불거졌던 논란과는 다른 특이점이 있다. “윤 대통령 스스로 자신의 이익을 위해 정신질환을 주장할 수 있다”는 취지의 논란이기 때문이다. 이는 “스스로는 물론, 나라 전체가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를 하루아침에 저질러놓고, 이제 와서 궁여지책을 찾으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 어린 논란이다. 

일각에선 윤 대통령으로 인해 “앞으로는 사전에 대선후보 정신건강을 검증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원 전 장관은 아내를 두둔하면서 “대통령 후보의 정신건강은 명백하게 공적인 영역”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1997년 제15대 대선에 출마했던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 치매설이 제기되자, 김 전 대통령 측은 건강진단서 사본을 공개하는 등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는 대통령에겐 ‘군대’라는 가장 큰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이 있어서 비롯된다. 윤 대통령은 느닷없는 비상계엄령을 선포한 후 홍장원 당시 국정원 1차장에게 “이번 기회에 싹 다 정리하라”고 말했다는 일부 증언이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산업화·민주화 과정서 여러 차례에 걸친 국가폭력이 있었다. 그 수단은 언제나 비상계엄령이었기 때문에 충격이 클 수밖에 없다.


과대망상?

윤 대통령은 대통령 직속 정신건강 정책 혁신위원회를 설치한 후 지난 6월 첫 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윤 대통령은 “임기 동안 국민 100만명에 대한 심리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을 100만명 안에 자신은 포함하지 않았던 것인지 의문이 남는다.

<ctzxp@ilyosisa.co.kr>

 



배너

관련기사

35건의 관련기사 더보기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엉뚱한 곳에 떨어진 ‘이혜훈 폭탄’

엉뚱한 곳에 떨어진 ‘이혜훈 폭탄’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이재명정부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에 지명된 이혜훈 후보자의 발길이 닿는 곳마다 뻥뻥 터지고 있다. 지명 직후 국민의힘을 두 쪽으로 가르더니 이제는 더불어민주당까지 혼란에 빠트렸다.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청와대의 고심이 깊다. 인사청문회까지 몇 개의 고비가 남았을까? 지난달 28일 이재명 대통령이 이혜훈 전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을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로 내정했다고 이규연 대통령실 홍보소통수석이 전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국민의힘의 전신인 한나라당과 새누리당, 미래통합당에서 내리 3선을 지낸 중진 보수 정치인이다. 오랜 기간 보수에 몸담은 인사를 초대 경제 부처 수장으로 지명한 만큼 ‘경제·민생 통합’이란 이재명정부의 기조를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속전속결 손절 치기 이날 이 수석은 이같이 밝히며 “이 후보자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 KDI 연구위원 등을 역임했으며 정책과 실무에 능통하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민주화 철학에 기반해 최저임금법, 이자제한법 개정안 등을 대표 발의하고 불공정 거래의 근절과 민생 활성화 정책을 추진한 바 있다”며 “곧 출범하는 기획예산처가 국가 중장기 전략을 세심하게 수립하도록 해 미래 성장 동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적임자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국민의힘은 휴일임에도 즉각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자당 소속인 이 후보자를 제명 조치했다. 국민의힘은 보도자료를 내고 “오늘 오후 (서면) 최고위원회의를 개최해 당헌·당규에 따라 이혜훈 전 의원에 대한 제명과 당직자로서 행한 모든 당무 행위 일체를 취소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전 의원은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이재명정부의 국무위원 임명에 동의해 현 정권에 부역하는 행위를 자처함으로써 지방선거를 불과 6개월을 앞두고 국민과 당원을 배신하는 사상 최악의 해당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가 국무위원 내정 사실을 밝히지 않은 채 선출직 공직자 평가를 실시하는 등 당무 행위를 병행함으로써 당의 질서를 어지럽히고, 당무 운영을 고의적으로 방해했다고 본 것이다. 아울러 “나라 곳간을 책임지는 국무위원직을 정치 거래의 대상으로 전락시킨 이재명 대통령과 이 전 의원을 강력히 규탄하며, 대국민 사과와 함께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국민 앞에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이 유독 거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이 후보자가 자당 출신인 점은 물론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 ‘윤 어게인’과 결을 함께했기 때문이다. 이 후보자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하는 등 강성 행보를 보였다. 배신자 VS 외연 확장 보수 가르더니… 자진 사퇴 VS 일단 중립 진보도 두 쪽 후보자 지명 이틀 만에 국민의힘이 두 쪽으로 갈라졌다. ‘기회주의자’의 이탈을 막아야 한다며 ‘이혜훈 배신자 프레임’을 띄우는 한편, 지금이야말로 윤 전 대통령과 절연하고 외연 확장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맞서며 분열하는 양상을 띤 것이다. 국민의힘 김재원 최고위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이 후보자에 대해 “당의 지원을 받는 일에는 물불 가리지 않고 단물을 빼먹은 분”이라며 “그런데 이렇게 이정부의 앞잡이가 되어서 기획예산처 장관이라는 자리를 차지하려고 자신의 영혼을 팔고, 자리를 구걸하고 있다. 그것을 탕평이라고 볼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글삭튀 이혜훈, 소신도 없이 이재명에게 러브레터를?’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보수 전사인 척하더니 자리를 넙죽 받았다. 이혜훈은 이재명의 기본소득, 보편 복지, 수요 억제 부동산 정책을 가장 세게 까왔다”고 말했다. 이는 내정 직후 이 후보자가 입장문을 통해 “경제와 민생 문제 해결은 본래 정파나 이념을 떠나 누구든지 협력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 저의 오랜 소신”이라는 대목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범보수인 개혁신당은 이 후보자의 ‘배신자론’이 과하다며 오히려 보수 때리기에 나섰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이 전 의원은 20년간 쌓아온 모든 것을 버리고 결국 강을 건넜다. 우리는 그 의미를 직시해야 한다”며 “거국 내각은 보통 정권 말기의 레임덕 국면에서 등장하는 유화책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통령은 정권 초기부터 이런 파격적인 확장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는 위기감에서 나온 것이 아니라 자신감의 발로”라고 주장했다. 이어 “지금은 이 전 의원을 배신자로 몰아세울 때가 아니라, 보수 진영이 국민께 매력적인 비전과 담론을 제시하여 희망을 드려야 할 때”라며 “누군가 등을 돌렸다면, 왜 떠났는지 그 이유를 살펴야지 떠난 사람을 저주해서 무엇을 얻겠나?”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보수 담론이 저급해진 원인은 상대를 감옥에 보내면 문제가 해결된다는 검찰주의적 사고방식에 있다”며 “정책을 놓고 진지하게 고민하지 않으니, 결국 상대를 감옥으로 보내는 데만 몰두했고, 그것마저 뜻대로 되지 않자 이제 남은 것은 저주뿐”이라고 날을 세웠다. 파도 파도 끝이 없네 여러 의미로 ‘파격 인사’인 만큼 이 후보자의 지명을 놓고 무수한 뒷말이 나왔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세간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이 후보자는 ‘경제 총알받이’ ‘국민의힘 분열’ 등 청와대가 전략적으로 지명했다는 설이 있었다”며 “겨우 그런 걸 위해 이재명 대통령이 이런 리스크를 떠안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이 후보자라는 시한폭탄이 여당 쪽으로 넘어왔다는 점이다. 강선우·김병기 의원의 ‘보좌관 갑질 논란’으로 사나운 민심의 파도를 건너던 도중 이 후보자를 둘러싼 ‘초대형’ 갑질 의혹이 터지면서 전직 관계자들의 폭로전이 시작됐다. 2017년 당시 바른정당 의원이던 이 후보자가 자신의 이름이 언급된 언론 기사를 보고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턴 직원에게 “죽었으면 좋겠다”는 등 질책하는 내용의 통화 녹취가 공개됐다. 이후 이 후보자가 보좌직원에게 자신에 대한 비판 댓글을 지우게 하거나 직접 반박 댓글을 달게 하고, 상호 감시를 지시하거나 구의원들에게 집회에서 삭발을 강요했다는 등의 증언이 잇달아 나왔다. 하루 간격으로 ‘비행기 좌석 업그레이드’ ‘수박 배달’ 등 자잘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되면서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이 번졌다. 결국 이 후보자의 갑질 논란은 어느 새 고발전이 됐다. 지난 2일 국민의힘 소속 이종배 서울시의원은 이 후보자를 협박·직권남용 혐의로 경찰에 고발하면서 “권력 우위에 있는 국회의원이 약자인 인턴 직원에게 모욕적 언사를 반복하고, 공적 직무와 무관한 개인 주거 공간의 프린터 수리를 지시했다면 이는 명백한 직장 내 괴롭힘이자 직권 남용”이라며 “이 대통령은 즉시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8일에는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추가 고발장을 제출했다. 땅 투기 의혹도 제기됐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이 후보자의 배우자 김씨가 인천국제공항 공식 개항 전인 2000년 1월 초 인천 중구 중산동의 잡종지 약 200평(6612㎡)을 매입했다고 밝혔다. 이후 이 후보자의 과거에 제출한 재산 신고 내역에 따르면 이 땅은 2006년 한국토지공사와 인천도시개발공사에 39억2100만원에 수용됐다. 6년 사이 약 세 배의 시세 차익을 번 것이다. 그래도 품어야 주 의원은 “서울 사는 이혜훈 부부가 인천 잡종지 2000평을 매입할 이유가 없다”며 김씨가 땅 투기를 통해 재산을 취득했다고 주장했다. 여야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는 사이 이 후보자의 청문회 날짜가 오는 19일로 확정됐다. 국민의힘은 19~20일 이틀간 청문회를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여야 간사 간의 조율 끝에 충분한 질의 기회를 보장하는 것을 전제로 이같이 정해졌다. 청와대와 민주당은 우선 청문회를 통해 이 후보자의 입장을 청취하겠다는 입장이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이 후보자는 제명까지 당하면서 이정부와 함께하길 택했다. 지금 자진 사퇴하면 정치 인생은 끝”이라며 “만일 지명 철회를 하더라도 청문회를 통해 입장을 밝힐 기회는 줘야 하지 않겠는가. 정치 생명 다 걸고 온 사람한테 해명할 시간도 주지 않고 쫓아내는 건 정부 입장에서도 (모양이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 역시 정면돌파를 택했다. 이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들과 만나 “청문회에서 다 소상히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했던 민주당인 만큼 이 후보자에 대한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가 없다. 이 후보자 지명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이 42%로, 긍정 평가보다 높게 나타나면서 당에서도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요구가 나오는 모양새다.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지난 5~7일, 만 18세 이상 남녀 1005명을 대상으로 진행해 이날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것에 대해 ‘잘못한 결정’이라는 부정적 평가는 42%로 집계됐다. ‘잘한 결정’이라는 긍정적 평가는 35%, 모름·무응답은 23%로 드러났다. 해당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 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응답률은 18.2%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결국 민주당 내에서도 자진 사퇴 목소리가 나왔다. 그중에서도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이 후보자에 대해 “도저히 방어할 수 없다”며 자진 사퇴를 공개적으로 권했다. 이 지명 부정 평가 42% 그래도 버티는 이유 뭐? 장 의원은 한 라디오를 통해 “우리가 여당이기 때문에 소명 기회를 부여하고 필요하면 적극적으로 방어도 해 줘야 하지만 지금 그런 분위기가 아니”라고 말했다. 특히 “조승래 사무총장이 ‘언급 자제령’을 내렸다. 이 후보자가 위태롭고 고립돼있다는 걸 정말로 증명하는 말 같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대통령이 지명을 철회하는 것도 적절치 않으니 본인이 결단을 하는 게 맞다”며 “이미 만신창이지만 청문회를 버텨낼 수 있을까 의구심이 있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민주당은 검증을 통해 끝까지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한 라디오를 통해 “(정부 인사는) 불완전한 상태로 국민께 추천을 드리는 단계가 있고, (지금은) 그런 보도가 되면 언론이 검증을 하는 시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고 나서 청문회 과정에서 국민과 함께 제도적으로 그것들을 바탕으로 다시 최종 점검하는 것이 검증 절차”라며 “국민과 함께 검증하는 청문회 과정까지는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청문회를 통한 검증 이후 최종 판단 기준은 ‘국민의 눈높이’라며 “적어도 국민적 정서에 맞는가가 굉장히 중요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 대표는 “제가 이 후보자라면 잘못한 말·행동에 대해 반성과 사과를 철저히 하고, 낮은 자세로 임하고, 기획예산처 장관으로서 갖출 비전과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잘 맞추겠다고 어필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문회 통과 전망에 대해서는 “청문회 당일 지켜봐야 한다. (이렇게) 어필하면 청문회를 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이 대통령 결정에 대해 (민주당 지지자가) 다 마음에 들어할 수는 없지만, 대통령 결정이 잘 된 결정이 되도록 도와줘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후보자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이) 즉각 제명하고 비난하다 보니 국민의힘 쪽으로는 갈 수도 없다. 이쪽(민주당)에서 더 잘해야 한다. 파이팅하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거센 비판 속에서도 청와대가 이 후보자에 대한 임명을 강행할 것이란 기류도 읽힌다. 믿는 구석 통할까? 한 정치권 관계자는 “민주당발 갑질 논란에도 의원들이 끝까지 버틴 이유는 폭언·갑질 등으로 형사 처벌을 받은 사례가 많지 않기 때문”이라며 “의원직 사퇴까지 이어지지 않는 이상 버티고 보는 것이다. 강 전 의원은 ‘1억 자금’ 논란이 불거지면서 탈당했지만 이 후보자의 경우 법적으로 걸릴 게 없다고 자신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도덕성 차원에서는 큰 타격을 입겠지만 끝에 가서는 결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것”이라며 “안 그래도 민감한 소재인 갑질 의혹과 맞물리면서 논란이 곱절이 됐다”고 부연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왼쪽으로 넘어온 이혜훈 누구? 이혜훈 초대 기획예산처 장관은 1964년생 부산 출신으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UCLA에서 박사 학위를 받았다. 이후 영국 레스터대 경제학과 교수와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을 거치는 등 경제 분야서 활동했다. 2004년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 후보자로 서울 서초 갑에 당선돼 정치에 입문했으며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와 정보위원장 등을 역임했고,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으로도 활약했다. 지난해 22대 총선서 국민의힘 소속으로 서울 중구·성동구을 선거구에 출마했지만, 더불어민주당 박성준 후보자에게 패배해 원내 진입에 실패했다. 지난해 7월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는 김문수 전 대선후보자의 국민의힘 당 대표 추대를 촉구하는 209인의 전직 의원 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