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 드는 ‘윤석열 대망론’ 막전막후

꽃놀이패 쥐고, 못 먹어도 고?

[일요시사 정치팀] 설상미 기자 = ‘윤석열 대망론’이 세간의 화제다. 정권을 가리지 않던 ‘칼잡이’였기에 중도층에서 각광을 받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에게는 확실한 ‘계파’가 없다. 현 정부 지지자들에게는 ‘정치 검찰’로 찍혔고, 보수 세력에게는 박근혜정부 몰락에 일조했다는 점 때문에 미움을 받고 있다. 게다가 ‘경직된 원칙주의자’로 불리는 그가 살아 움직이는 정치판을 견딜 수 있을 지도 미지수다.
 

▲ 윤석열 검찰총장

“우리 사회와 국민을 위해 어떻게 봉사할지 퇴임 후 방법을 천천히 생각해 보겠다.” 지난달 23일 법제사법위원회 대검찰청 국정감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은 퇴임 후 거취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그의 “정무 감각이 없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발언과는 확연히 결이 다른 ‘선언’이었다.

혜성인가
계륵인가

반향은 엄청났다. 정치인들의 전형적인 수사어인 ‘봉사’라는 단어에 그의 지지율은 15.1%로 상승했다. 대권 물망에 오르는 인물 중 3위로, 야권 정치인 중에서는 1위였다.

국감장에서 윤 총장은 줄곧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똑바로 앉으라”는 여당 의원의 호통에도 전혀 주눅 들지 않았으며 “검찰총장은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라는 한 마디로 정치권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대답하고 싶지 않은 질문에는 능구렁이가 담 넘어가 듯 대처했다. 당일 국감 시청율은 10%에 육박했다.


온 국민의 시선이 국감장에 몰려 있는 상황에서 윤 총장은 지금까지 참아왔던 말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소병훈 의원이 “하나를 물으면 열 개를 답한다. 누가 누구를 국감하는지 모를 지경”이라며 불만을 터트릴 정도였다. ‘윤석열스러운’의 기개를 보여준 국감이였다는 평가가 나왔다.

윤 총장의 정계 입성론을 두고 인물난을 앓고 있는 야권에서는 기대가 터져 나왔다. 야권의 킹메이커를 자처한 김무성 전 의원은 “윤 총장은 국민들이 좋아할 타입”이라며 “박근혜정권에서도, 문재인정권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이 열광한다. 윤석열이라는 영웅이 만들어져 가는 과정에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퇴임 후 봉사? 야권 1위 지지율
인물도 없는데…꽃가마 태우나

무소속 홍준표 의원도 “여의도 판에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는 대단한 정치력, 잘 모실 테니 정치판으로 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 역시 “범야권에 강력한 원심력으로 작용할 것. 확실한 ‘여왕벌’이 나타난 것”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윤 총장에게는 확실한 ‘뒷배’가 없다. 그는 정권을 가리지 않던 ‘칼잡이’로 유명하다. 참여정부 때는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이었던 강금원 대표,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를 구속기소했다. 또 노 전 대통령의 딸 정연씨의 미국 고급 아파트 매입 의혹을 수사하면서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기소한 바 있다.

정권이 바뀌어도 그의 칼날은 예리했다. 박근혜정부 시절에는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에 대한 항명 논란이 있었다.

윤 총장은 국정원 댓글조작 사건에서 반대를 무릅쓰고 국정원 직원의 체포를 강행했고, 상부 보고 누락과 지시 불이행으로 업무에서 배제됐다. 그해 그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감에서 수사 외압을 폭로하면서, “나는 조직에 충성하지,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유명한 발언을 남겼다.
 

▲ 대화 나누는 문재인 대통령(사진 왼쪽)과 윤석열 검찰총장

윤 총장은 2016년11월 국정 농단 사건이 터지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수사팀장으로 화려하게 복귀했다. 이후 그는 사법농단 사건을 파헤치며, 전직 대법원장을 구속하고 두 명의 전직 대법관을 기소했다.

검찰 조직에서 좌천된 검사였던 윤 총장에게 ‘날개’를 달아준 사람은 다름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였다. 그는 문 대통령의 각별한 총애를 입었다. 윤 총장은 사법시험 9수생이다. 환갑이 돼야 검사장 정도 달 수 있어, 검찰 내에서는 윤 총장이 총장직을 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정치 몰라도?
중도층 각광

하지만 윤 총장은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검사장 승진과 동시에 ‘검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중앙지검장으로 발탁됐고, 5기수를 건너 뛰어 검찰총장 후보에 올랐다. 전직 대통령, 재벌 총수, 전직 대법원장 등을 구속하면서 ‘적폐 청산’ 수사를 이끈 그의 공로 때문이다.

그의 지명은 문정부의 검찰 개혁에 대한 의지였다. 윤 총장은 여권 지지자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으며 검찰 조직의 정점에 올랐다.

적폐 청산의 상징이었던 그가 ‘적폐’로 몰린 것은 지난해 ‘조국 사태’를 거친 후부터였다. 검찰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 대한 대대적인 수사를 했다. 적폐 청산 수사를 일관적으로 해온 검사들이 조 전 장관을 수사하면서 ‘역적’으로 전락한 것이다.

이후 윤 총장은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각을 세웠고, 법무부와 대검찰청의 기싸움은 도가 지나칠 정도로 계속되고 있다. 이후 그는 여권 지지자들에게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1호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다.

여권의 날선 지탄에 대한 반사이익도 상당했다. ‘반문’(문재인), ‘반추’(추미애)‘ 연대는 그에게 힘을 실어줬다. 대검찰청 앞에 그를 응원하는 수백 개의 화환이 이를 방증한다.

그렇다면 윤 총장이 대망론에는 어떤 시나리오가 있을까.

현재로서는 민주당 후보로 나설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그는 평소 시장경제를 신봉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민주당이 내세우는 시장 논리와 부합하지 않는다. 게다가 여권의 핵심 지지층인 친문 세력에게 ‘정치 검사’로 찍힌 상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여권에는 민주당 이낙연 대표와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나란히 1·2위를 다투고 있다. 이들의 지지 세력은 공고하다. 2022 대선에서 쟁쟁한 여권 후보들을 제치는 것은 아무래도 어려워 보인다.

날개 달아준
문 대통령


다른 시나리오는 그가 보수 정당의 후보가 되는 것이다. 야권이 인물난을 앓고 있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다. 다만 당내 세력 확장 여부가 변수다.

정치는 세력 다툼이다. 대선 후보는 당과 지지자들에게 ‘우리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그런 점에서 그가 보수 진영의 맹목적인 환영을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윤 총장은 적폐 청산 수사를 진두지휘하면서, 박근혜정부의 몰락과 이번 정권 창출에 큰 공을 세웠다.

그가 이명박·박근혜정권 인사들을 줄줄이 구속시킨 것에 대한 보수 세력의 불만은 크다. 중도층에서는 각광을 받을지 몰라도, 당 핵심 지지층의 마음을 얻기까지는 꽤 긴 시간과 노력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윤석열 검찰총장을 응원하는 화환들

마지막 시나리오는 그가 제3당의 후보가 되는 길이다.

하지만 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후 비정치인 출신이었던 제3의 후보들의 ‘대망론’은 성공한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고건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대표적인 예다. 2012년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역시 그랬다. 모두 여론조사에서 열광적 지지를 받으며 대선에 출마했다. 하지만 정치는 그들의 예상보다 녹록지 않았고, ‘정치 신인’들은 대선 레이스도 완주하지 못한 채 스러졌다.

이들은 모두 혜성처럼 나타났다. 정치에 대한 불신도가 높은 한국 정치 특성상 국민들은 신선하고 새로운 인물을 좋아한다. 이들에 대한 국민들의 주목도 역시 높다.


정치권 분위기를 환기시킬 수 있어 국민들에게는 잠시 매력적으로 보일지도 모른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올라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하지만 반짝하는 인기는 ‘허상’에 불과하다. 정치는 정무적 감각을 무장한 채 외교·안보·남북관계·경제 등을 두루 섭렵한 훈련된 인물이 해야 한다.

정권 가리지 않던 칼잡이
원칙주의자에서 ‘킹’으로?

인기에 영합한 정치의 단면은 반기문 전 유엔 총장 사례를 통해 잘 드러난다.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지기 전,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40%에 육박했다. 여야를 통틀어 단연 1위였다. 국민의힘의 전신이었던 새누리당은 반 전 총장을 영입하기 위해 오랜 시간 공을 들였다.

하지만 2016년 국정 농단 사태가 터진 이후, 새누리당 지지율과 함께 반 전 총장의 지지율은 10%대로 추락했다. 반 전 총장은 각종 잡음을 견디지 못하고, 대선 출마 를 선언한 지 3주 만에 정계를 떠났다. 정치의 냉혹한 현실을 깨달은 관료 출신의 씁쓸한 뒷모습이었다.
 

▲ 김무성 전 대표

야권은 그대로 흔들렸다. 당시 김무성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을 ‘킹’으로 만들기 위해 스스로 대권 출마를 포기하는 결단을 한 상태였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반기문 전 총장의 캠프에서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을 예정이었다. 거품과 같은 지지율에 기댔던 야권은 그야말로 패닉 상태였다.

이 같은 전례에 빗대어 봤을 때 ‘윤석열 바람’에 휘둘리다 야권에 또 변수가 생기면, 당으로서는 궤멸적 참패를 맞을 공산이 높다. 윤 총장의 지지율이 높아지면서 윤 총장이 ‘계륵’으로 전락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배경이다.

인물이 가진 리스크도 크다. 윤 총장은 칼을 휘두르는 데 익숙한 천직 검사다. 지나칠 정도로 ‘경직된 원칙주의자’인 그가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불리는 정치에 적응할 수 있을까. 인물난을 겪고 있는 범야권에서 정치력을 증명해야 할 과제가 그에게 남는 셈이다.

현실적으로도 윤 총장이 다음 대선에 나가기 어려워 보인다. 그의 임기는 내년 7월이다. 2022 대선까지 6개월이 남은 시점이다. 국회의원 선거도 진흙탕 싸움으로 쉽게 번지는 정치판이다. 세력을 구축하고 민심을 얻기에는 터무니없이 짧은 기간이다. 지금까지 쌓아 온 커리어마저도 다 망치는 최악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현실적으로
다음 어렵다?

야권에서도 ‘꽃가마 인사’에 대한 거부감이 감지된다. 국민의힘 김병욱 의원은 “무임승차할 수 있는 대권은 없다”며 “대통령이 되고자 한다면 국회의원을 하든 대표를 하든 정당에서 훈련과 검증을 거쳐야 하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 역시 “정치도 경륜과 경험이 필요한 전문 영역인데 정치를 해 보지 않고 곰삭지 않은 사람들이 정치에 와 자꾸 실패한다. 정치인을 인기 투표식으로 평가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지적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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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단독] 정보사, ‘북한 무인기’ 30대 남 수차례 접촉 확인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당사자’라고 주장한 30대 오모씨의 행위와 이력을 두고 파장이 일고 있다. 그는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이자 ‘평양 무인기 작전’을 목적으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 이사였다. 2년 전부터의 행적도 수상하다. 정보사령부 휴민트 요원들과 수차례 접촉해 사실상 대북 공작을 준비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지난 17일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오씨와 정보사의 직접적 연결고리가 형성된 건 2024년 5월 이후다. 정보사와 오씨와의 접촉은 A 대령의 승인하에 이뤄졌다. 그는 정보사 블랙요원 명단 유출 사건 이후 속초 HID 부대장을 마치고 돌아온 인물로 조직개편 TF(태스크포스) 팀장 및 기반조성단장을 맡았다. 수상한 접촉 앞서 윤석열정부 대통령실 출신인 오씨는 윤정부 시절 ‘북한 무인기 대통령실 상공 침투’에 대응할 목적에서 설립된 무인기 설계·제작 업체의 이사로 근무했다. 그는 지난 16일 채널A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위장 무늬, 색 등이 자신이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와 일치한다”며 북한에 무인기를 보낸 목적에 대해 “북한 우라늄 공장의 방사선과 중금속 오염도 측정”이라고 했다. 단순한 호기심으로 무인기를 북한으로 보냈다는 취지로 읽힌다. A 대령은 ‘정보사 기능·역량 강화’를 위해 추가적인 수도권 안가 설립을 기획했다. A 대령의 계획대로 B 소령은 오씨와 C 상사는 김모씨를 접촉했다. B 소령은 휴민트(HUMINT·820·인간정보) 요원이다. 이들은 오씨와 김씨를 통해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려 확보한 영상 증거를 확인했다. 이 시기는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박선원 의원이 언급했던 정보사의 국방과학연구소(ADD) 접촉 및 무인기 개발 의혹이 시작되던 때와 겹친다. 당시 정보사는 ADD에 “드론에 전단통을 달 수 있느냐”고 문의한 바 있다. ADD 관계자는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했다”고 내란 특별검사팀에 진술했다. 정보사 간부는 “누구의 지시로 국방과학연구소에 드론과 관련해 연락했냐”는 특검팀의 질문에 “문상호의 지시였고 문 전 사령관이 원천희 전 국방정보본부장에게도 관련 내용을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했다. 오씨의 영상 증거가 북한의 상황을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한 A 대령은 이후에도 B 소령과 오씨의 접촉을 허가했다. ‘지속적 협력 관계’가 된 것으로 풀이된다. A 대령은 오씨에게 이른바 ‘협조비’를 제공한 의혹을 받는다. 사비가 아닌 ‘정보사 공작금’ 수십만원을 정기적으로 전달했다는 게 골자다. 이 같은 행위는 정보기관과 협조·정보원 간 이뤄지는 통상적 거래로 알려져 있다. 실제 정보기관은 국제범죄 및 마약 관련 첩보를 제공한 ‘야당’에게 많게는 수백만원의 금품을 제공하기도 한다. 정보사가 오씨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지원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2024년 여름 ‘대북 공작’ 의심 정보사와 지속적 접촉 정보사·ADD 연락 시기 겹쳐 ‘김태효 안보실’ 연루설도 <일요시사>와 접촉한 복수의 정보기관 관계자들은 A 대령과 오씨가 일반적 협력 관계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대북 공작이라고 하기도 애매하다. 정보기관이라면 늘 하는 업무다. A 대령이 오씨에게 ‘무인기를 북으로 보내라’는 지시를 한 적이 없고 그저 오씨가 회사를 설립하는 데 지원해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A 대령의 부하인 B 소령은 오씨가 북한 전문 매체를 설립하는 데 도움을 줬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언론사는 오씨가 발행인으로 있는 곳으로 2025년 3월 중순부터 첫 기사가 작성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을 끝으로 기사가 작성되지 않은 걸 보면 오씨가 언론 인터뷰를 시작하면서 회사 운영에도 차질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정보사 출신 한 소식통은 “오씨가 채널A 인터뷰에서 무인기를 세 번 날렸다고 하는데 그건 사실이 아닌 걸로 보인다. 적어도 수십번은 날렸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북한으로 무인기를 날린 건 정보사 조직 차원의 지시가 아니라 오씨의 독단적 행동이다. 오씨와 접촉했던 담당자들도 그의 무리수 때문에 거리를 둬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군 안팎에서는 단순히 넘길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거세다. 오씨가 대통령실 출신임과 동시에 정보사와 접촉한 배경을 명확하게 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윤정부 안보실 2차장 산하 정보현안대응팀에 파견됐던 HID 출신 오모 중령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오 중령은 2022년 8월 국정원장 비서실에 근무하다가 다음 해 3월 대통령실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자신이 확보한 첩보를 인성한 전 2차장이 아닌 ‘안보실 실세’ 김태효 전 1차장에게 수차례 보고했다. 오 중령의 행위를 두고 대통령실 내부에서는 “비정상적 보고”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김 전 1차장은 국방이 아닌 외교 전문가로 알려져 있다. 대북 문제에 어떤 군사적 방법으로 접근해야 하는지 전략을 세우는 데는 신원식 전 안보실장보다 한 수 아래였다는 평가다. 사실상 ‘국방 문외한’인 김 전 1차장은 2023년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HID 부대를 방문했다. 그는 “2023년 6월 초 정보당국 관계자들과 HID 부대를 격려 방문한 바 있지만 1년7개월 전에 있었던 군 부대 격려 방문을 이번 계엄 선포와 연결 짓는 것은 터무니없는 비약”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평양 작전' 준비하려 일종의 테스트 아니었나 의심” "오씨 독단적 행동 무인기 날리라 지시한 적 없어” 정보사 고위 관계자는 <일요시사>에 “윤석열 전 대통령도 오려고 했다는 건 사실이다. 김태효가 그때 왜 왔는지 모르겠다. 와선 안 되는 건 아닌데 올 일이 없다.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 가지 않는 해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정보사 관계자도 “윤 전 대통령이 오고 싶어 했고 안보실이 그의 HID 방문이 검토된 바 없다고 하는데 (이건) 말도 안 된다. 당시에 대통령 방문 가능성 때문에 대비 회의까지 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오 중령이 2023년 12월 안보실 2차장 산하 국가위기관리센터 정보현안대응팀에 들어가게 된 건 김 전 1차장이 HID를 방문한 직후다. 오 중령은 인 전 2차장의 통제를 받지 않았다. 인 전 2차장도 “공개된 자리서 말하기 어렵지만 제가 통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오 중령을 포함한 팀원들의 보고서는 인 전 2차장이 아닌 김 전 1차장이 검토했다. 안보실은 이 비밀 TF가 “규정화된 테두리 밖에서 대북 특수정보를 분석하는 팀”이라며 계엄과 관련해 정보사와 소통한 적은 없다고 해명했다. 또 “비밀 조직이 아니라 위기관리센터에 배치된 ‘정보융합팀’이다. 정보융합팀은 문재인정부의 정보융합비서관실을 대북 정보 분석에 특화시켜 슬림화한 조직으로, 2022년 5월1일 대통령직 인수위 브리핑서도 해당 조직의 신설 취지와 배경을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한 정보기관 관계자는 “정보사 차원에서 북한으로 무인기를 보내는 건 부담이 크다. 그래서 민간과 협업해 일종의 테스트를 진행한 후 ‘나쁘지 않다’고 판단한 안보실이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적극적으로 기획 및 실행한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고 했다. 대북 공작 준비? 그러나 이는 아직 사실로 확인되지 않았다. 오 중령의 경우 내란 특검팀 소환 조사에서 김 전 1차장에게 정보 보고를 했던 사실은 인정했으나 ‘평양 무인기 침투 작전’을 기획하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정부는 현재 군·경합동조사TF를 꾸려 무인기를 북한에 보낸 정확한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등을 수사 중이다. 무인기를 보냈다고 주장한 사람의 과거 이력과 정보사와의 접촉이 확인된 만큼 숨겨진 목적에 대해 수사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hounder@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