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 핼로윈이 참사로 얼룩졌다. 지난 29일 저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일대에서 발생한 압사사고로 30일 오전 9시 기준 149명이 사망하고 76명이 다쳤다. 국내에서 압사사고로 225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이날 사고는 핼러윈을 앞두고 인파가 한꺼번에 몰리는 과정에서 일어났다.
핼러윈은 미국 전역에서 만성절 전날인 10월31일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축제를 말한다. 만성절은 가톨릭에서 모든 성인을 기념하는 축일이다. 기원전 약 500년 고대 아일랜드 켈트족의 풍습인 ‘삼하인’ 축제에서 유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하인 축제
11월1일을 새해 첫날로 기념하는 켈트족은 죽은 사람의 영혼이 1년 동안 다른 사람의 몸에 들어간다고 믿었다. 이를 막기 위해 귀신 분장을 하던 것이 핼로윈 코스튬으로 발전했다.
미국에서는 핼러윈이 되면 호박에 눈‧코‧입을 파서 ‘잭 오 랜턴(Jack-O’-Lantern)’이라는 등을 만들고 검은 고양이나 거미 등의 장식물로 집을 꾸민다. 아이들은 괴물이나 마녀, 유령으로 분장해 이웃집을 찾아다니며 사탕과 초콜릿을 얻는다.
이때 아이들이 이웃을 향해 외치는 말이 ‘트릭 오어 트릿(Trick or Treat)’이다. ‘과자를 주지 않으면 장난 칠거야’라는 의미다. 특별한 날이 되면 집집마다 돌아다니는 아이나 가난한 이들에게 음식을 나눠주던 중세의 풍습에서 기원했다.
2010년대 후반부터 확산
2030세대 문화현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2010년대 초반부터 핼로윈 행사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현재와 같은 모습으로 크게 확산된 시기는 2010년대 후반으로 추정된다.
10월31일이 평일이면 그 전 주말에 서울 이태원, 홍대, 강남 등에 20~30대 젊은층이 코스튬을 하고 모여 들었다.
과자와 사탕을 주고받는 미국과 달리 코스튬을 하고 클럽을 찾는 ‘한국식 핼러윈’ 문화가 생겨났다. 젊은층의 문화현상이자 크리스마스 이전 마지막 축제로 자리 잡는 분위기였다.
지난 2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한국의 핼러윈은 아이들이 사탕을 얻으러 가는 날이 아니다”면서 “20대를 중심으로 코스튬을 차려입고 클럽에 가는 날로 정착됐다”고 설명했다.
노 마스크
이번 핼러윈은 코로나19를 지나 3년 만에 사회적 거리두기 없이 ‘노마스크’로 진행됐다. 10만명이 넘는 인파가 이태원에 몰린 것으로 파악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