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 맴도는 수사 내막

‘하는 척’ 제자리 뱅뱅

[일요시사 취재1팀] 오혁진 기자 = ‘10·29 이태원 참사’가 벌어진 지 6개월이 돼간다. 특별수사본부 수사가 마무리된 이후 서울서부지검이 보완수사를 시작한 지도 어느 덧 두 달이 흘렀다. 유가족들은 서울시청 광장에 분향소를 설치한 이후 서울시와의 갈등을 이어가고 있다. 검찰의 성과도 사실상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라고 평가되면서 국민적 관심도 멀어졌다.

서울서부지검은 별도의 수사팀을 꾸릴 정도로 ‘10·29 이태원 참사’ 수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안전사고 전문 검사를 투입할 정도였다. 그러나 특별수사본부와 큰 차이가 없는 형국이다. 윗선을 겨냥해 두 달 넘게 수사를 이어가고 있으나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는 모양새다. 결국 특수본과 비슷한 결말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애타는
유가족

서부지검은 특수본으로부터 이태원 참사 사건을 송치받은 지 두 달이 지났다. 김광호 서울경찰청장 등을 대상으로 2차례 압수수색을 실시했으나 지금까지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는 없었다. “수사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수사가 얼마나 진행됐는지 확인해줄 수 없다”는 게 공식 입장이다.

앞서 지난 1월 서부지검은 이태원 참사 관련 별도 수사팀을 형사3부(김창수 부장검사)에 꾸려 이태원 참사 수사에 착수한 상황이다. 이 수사팀은 변필건 서부지검 차장검사가 직접 지휘하고 한석리 검사장이 직접 보고를 받는 체제로 알려졌다. 수사 실무 책임은 대형 참사 수사 전문가인 최정민 검사(부부장급)가 맡았다.

검찰은 특수본 수사에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보완수사를 착수한 만큼 유가족들은 윗선 수사에 대한 기대가 컸다. 이에 검찰은 서울청에 대해 지난 1월10일과 18일, 26일까지 세 차례 압수수색에 나섰고 18일과 26일 압수수색 당시엔 김 청장 집무실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그러나 김 청장에 대한 피의자 신분 소환조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을 두고 특수본처럼 난항에 빠진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우선 검찰은 이미 재판이 진행 중인 ‘보고서 삭제’ 사건을 통해 윗선으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사건과 관련해 박성민 전 서울청 정보부장과 김진호 전 용산서 정보과장 등은 증거인멸교사와 공용전자기록 등 손상 교사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서부지검, 윗선 겨냥 두달…혐의 입증 난항
이상민·윤희근 수면 아래로…‘감감무소식’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실이 법무부로부터 전달받은 박 전 부장 등의 추가 기소 공소장에 따르면 경찰청 정보국과 서울청 정보부, 서울 용산경찰서 정보과가 유기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다고 적혀 있다.

김 청장은 지난해 10월17일과 같은 달 24일, 서울청 각부 부장과 산하 경찰서장들과 화상회의에서 이태원과 홍대, 강남 등지를 중심으로 밀집이 예상되는 핼러윈데이 인파에 대비하라고 지시했다. 특수본이 지난 1월, 김 청장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불구속 송치할 당시 박 전 부장 등의 보고서 삭제에 개입한 혐의는 빠졌다.

공소장에는 박 전 부장 등이 정보관리체계 ‘경찰견문관리시스템(PORMS)’을 통해 전국 정보 담당 경찰관들에게 실시간으로 보고받는다고 나와 있다.

또 SRI(특별첩보요구·Special Requirement of intelligence)로 상급청 정보조직이 일선에 자료를 수집하도록 하고 일선은 보고서를 회신해 다시 상급자에 보고하는 구조를 운영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참사 직전에도 핼러윈 보고서들이 하달·회신됐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당시 경찰청 정보국장이었던 조지호 현 경찰청 차장(치안정감)도 수사선상에 올라갈 수 있다. ‘피라미드형’ 조직체계를 갖춰 유기적·체계적으로 정보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던 만큼, 조 차장까지 핼러윈 보고서가 올라갔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인과관계
미스터리

우선 검찰은 김 청장의 보고서 삭제 의혹부터 집중적으로 파악 중이다. 핼러윈 보고서를 삭제하라고 지시하는 과정에 김 청장이 개입했는지 파악할 계획이다.

김 청장은 이임재 전 용산서장(총경)과 참사 당일 기동대 파견 요청을 놓고 진실 공방을 벌인 바 있다. 다만 검찰은 이 전 서장을 재판에 넘기면서 상부 기관에 경비기동대 지원을 직접 요청하거나 지원 요청하도록 지시하지 않았다고 결론냈다.

김 청장이 기소되면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향후 치열한 법정 공방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현직 서울청장이 재판에 출석하는 모습은 부담이 크다.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도 언급되고 있다.

참사 당일 지하철 ‘무정차 논란’에 휩싸였던 서울교통공사 직원들은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지난 3일 서부지검은 송은영 이태원역장과 이권수 전 동묘영업사업소장에 대해 ‘혐의없음’으로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형사책임 인정에 필요한 업무상 주의의무 위반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지하철역의 안전을 최우선 업무로 담당하는 이들이 역내 안전사고가 발생할 우려를 감수하면서까지 무정차 조처를 해야 한다고 보기 어렵고, 지하철 밖의 압사 사고에 대한 예견 가능성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유로 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예정된
무혐의?

또 “무정차 요청에 대한 이태원역장과 용산경찰서 관계자 등의 진술이 상반되나 다른 행사 때와 같은 유관기관의 무정차 요청 사전공문 발송이 없었다”고 밝혔다.

검찰은 최재원 용산구 보건소장에 대해서는 본인의 사고 현장 도착시간을 직원에게 허위로 기재하도록 한 혐의(허위공문서작성·행사)로 불구속 기소했다. 최 소장은 직원을 통해 서울시 전자문서시스템 전자문서 총 5건에 허위 사실을 입력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소방과 경찰의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 등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실상 힘이 빠진 수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아직 기소되지 않은 피의자들의 혐의를 다지는 동시에 경찰이 무혐의 처분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의 수사기록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으나 같은 혐의를 받았던 공무원들의 무혐의 처분이 걸림돌이다.

검찰도 업무상과실사·상 혐의 입증에 골머리를 썩고 있다는 방증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이유다. 특수본도 과거 2개 이상의 구에서 중첩적으로 재난이 발생하지 않는 한, 용산구의 상급기관인 서울시에 책임을 묻기 어렵다며 오세훈 서울시장 등 서울시 공무원들을 모두 무혐의 처분한 바 있다.


‘정무적·정치적’ 책임이 아닌 법리에 따른 책임만을 물은 것이다.

법조계 “특수본과 비슷한 결말”
공무원들 잇단 무혐의가 예고편

이로 인해 지난 1월 정치권에서 가라앉았던 ‘이태원 참사 특검’이 추진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특검안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통과돼야 하는데 법사위 위원장이 국민의힘 김도읍 의원이라 처리 가능성이 낮다는 게 현실이다.

패스트트랙으로 가는 방법도 있지만 이 역시 시대전환 조정훈 대표의 반대가 심하다. 설령 국회 본회의 문턱을 통과하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어 야권의 계획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국민의힘도 “검찰 수사가 추가로 이어지고 있다”며 “상습적으로 특검을 요구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통과된다고 해도 특별검사 선임과 구성 등 물리적으로 3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는 만큼 현실성있는 논의가 먼저 이뤄지고 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지난 7일, 국회 도서관에서 토론회를 열고 각 정당에 이태원 참사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원내 정당들에 특별법 초안을 송부했다. 정당 간 협의를 통해 신속하게 발의하고 여야 합의로 제정해달라”며 “참사의 구조적 원인 규명과 행정적 책임 소재 규명, 재발 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독립적 진상기구 설치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또 ▲조사기구 독립성 보장 및 유가족에 조사위원 추천권 부여 ▲조사권·고발 및 수사 요청권·청문회·특검 요구권 등 부여 ▲자료 미제출 및 허위 자료 제출 시 형사처벌 등이 특별법에 담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검 불씨
살아날까?

최희천 아시아안전교육진흥원 연구소장은 “인파 사고 위험의 사전 인지 여부, 희생자들이 골목에 갇히게 되기까지의 과정, 당일 현장의 인력 배치 문제 등에 대한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 소장은 “국정조사에서 책임자들 위주로 답변이 이뤄져 추측성 답변과 원론적 답변이 많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충분한 숫자의 담당자들에게 확인해야 하고, 객관적 실체 확인을 위해 검증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hounder@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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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처럼’ 한덕수<br> 막가는 진짜 노림수

‘대통령처럼’ 한덕수
막가는 진짜 노림수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후 국정을 운영하고 있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의 행보에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며 ‘월권 논란’ 등이 불거졌다. 이에 한 권한대행이 남은 임기 동안 취할 행보에 정치권과 법조계에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이 문형배·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을 지명해 논란이 일고 잇다. 또 한 권한대행이 특임공관장도 임명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며 논란에 더 불을 지피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에 대해 한 권한대행이 새로운 정부가 가질 임명권에 초를 치고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스스로 지피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 4월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례 국무회의를 열고 대통령 윤석열 파면에 따른 차기 대통령 선거일을 6월3일로 확정하고, 이날을 임시 공휴일로 지정했다. 이날 국무회의서 한 권한대행은 “정부는 선거관리위원회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 선거관리에 필요한 법정 사무의 원활한 수행과 각 정당의 준비 기간 등을 고려해 오는 6월3일을 대한민국 제21대 대통령 선거일로 지정하고자 하고 선거 당일을 임시공휴일로 지정한다”고 말했다. 한 권한대행은 대통령 탄핵 사태를 언급하며 “지난 4개월간 국민 여러분께 혼란과 걱정을 끼쳐 드리고, 대통령이 궐위되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하게 되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행정안전부를 비롯한 관계 부처는 선거관리위원회와 긴밀히 협력해 그 어느 때보다 공정하고 투명한 선거, 국민의 신뢰를 얻을 수 있는 선거가 될 수 있도록, 관련 준비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당부드린다”고 언급했다. 이날 한 권한대행은 국무회의에 앞서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담화문을 통해 이제껏 임명을 미뤄온 마은혁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임명하고, 마용주 대법관도 임명한다고 밝혔다. 이어 오는 4월18일에 임기가 종료되는 문형배 헌법재판소장 직무대행과 이미선 헌법재판관의 후임자로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도 지명했다. 그는 담화문을 통해 “임기 종료 재판관에 대한 후임자 지명 결정은, 경제부총리에 대한 탄핵안이 언제든 국회 본회의서 의결될 수 있는 상태로 국회 법사위에 계류 중이라는 점, 또 경찰청장 탄핵 심판 역시 아직도 진행 중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완규 법제처장과 함상훈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는 각각 검찰과 법원서 요직을 거치며 긴 경력을 쌓으셨고, 공평하고 공정한 판단으로 법조계 안팎에 신망이 높다”며 “두 분이야말로 우리 국민 개개인의 권리를 세심하게 살피면서, 동시에 나라 전체를 위한 판결을 해주실 적임자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월 국회 몫 헌법재판관 후보자 3명의 임명을 보류했었다. 당시 한 권한대행은 “헌법기관 임명을 포함한 대통령의 중대한 고유권한 행사는 자제하라는 것이 우리 헌법과 법률에 담긴 일관된 정신”이라며 “국민의 대표인 여야의 합의야말로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고 국민의 통합을 이끌어낼 수 있는 마지막 둑이기 때문”이라고 재판관 임명을 거부한 바 있다. 갑작스레 헌법재판관 지명 황교안도 하지 않은 일을? 그랬던 그가 100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권한대행이 대통령 몫의 헌법재판관을 지명하는 사례는 헌정사상 전무한 일이다. 앞서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황교안 권한대행은 대법원장 몫인 이선애 재판관을 임명한 반면, 대통령 몫이던 박한철 전 헌재소장 후임자는 지명하지 않았다. 때문에 정치권에서는 큰 파장이 일고 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은 ‘월권’이라며 거세게 반발 중이다. 권한대행은 대통령 궐위 시 권한을 대행하는 직일 뿐이지, 국민이 선출한 대통령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민주당 김용민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헌법재판관 임명은 대통령의 고유권한이라 대행할 수 없는 권한인데, 한 권한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위헌만 행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특히 윤석열 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완규 법제처장에 대해 “내란 직후 대통령 안가 회동에 참석한 사람이다. 내란의 아주 직접적인 공범일 가능성이 높다”며 “(이 법체처장을)지명했다는 사실 자체가 아직 내란의 불씨가 안 꺼졌다는 것을 증명한다. 민주당은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는 “이완규 법제처장은 가장 대표적인 친윤석열 검사다. 법제처장을 하며 완전히 윤 전 대통령 개인의 로펌 역할을 해왔다”며 “이것은 파면된 윤석열의 의중이 작용된 지명이라고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한 권한대행이 갑작스레 재판관을 임명한 이유로는 차기 정부가 출범하기 전에 헌재 구성에 대한 결정권을 행사해 보수 성향으로 분류되는 재판관을 미리 앉혀두려 했을 가능성이 우선 거론된다. 6·3 대선 전 이·함 후보자가 임기 6년의 헌법재판관에 임명되면 차기 대통령은 임기 내 대통령 몫 헌법재판관을 지명할 수 없다. 민주당 정부가 들어설 경우 입법부와 행정부를 차지하고, 헌법재판관 2명까지 임명하면 헌재까지 진보 성향 재판관이 다수가 된다는 점을 염두에 둔 정치적 판단을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알면서 선택 왜? 한 헌법학자는 이번 임명은 민주당 이재명 전 대표의 계획을 무너뜨리기 위한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이 전 대표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난 이후 헌법재판관을 임명하면서 민주당과 이 전 대표의 위험을 처리할 계획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 권한대행이 그 전에 선수 친 것으로 보인다”며 “어차피 임기가 얼마 남지 않은 권한대행으로서 할 수 있는 마지막 도박수”라고 설명했다. 이런 점 때문에 일각에서는 한 권한대행이 혼자서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지명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 정치권 인사는 “한 권한대행이 대통령 헌법재판관 후보자를 임명해서 얻을 실익이 하나도 없다”며 “지금 관저서 아직도 나가지 않고 있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입김과 그 다음에 어떤 부탁이 있지 않고서는 굳이 이렇게 무모한 일을 할 이유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윤 전 대통령은 지난 11일, 한남동 관저서 서울 서초동으로 이주를 완료했다). 이어 “아마 윤 전 대통령이 파면되기 전 미리 후임자들을 미리 검증했지만 파면이 돼 한 권한대행에게 지명을 요구한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제는 파면 전에 준비했다고 하더라도 파면 이후 해당 결정 사안은 중지돼야 하는데 한 권한대행이 이어서 권한 행사를 한 것”이라며 “이는 진짜 사장이 있는데 사장이 잠깐 유고나 궐위 상태라서 권한대행 사장이 왔고, 그는 단순한 결제를 통해서 회사가 돌아가게 해야 되는데 갑자기 사장이 해결해야 할 보유 주식을 본인이 알아서 처분을 하고 심지어는 오버를 해서 사장 딸이나 아들의 어떤 사위나 뭐 이런 며느리 될 사람까지 본인이 다 결정을 해 주는 그런 느낌이 든다”고 지적했다. 남은 두 가지 다음 수는? 한 권한대행이 헌법재판관 임명 외에 시도할 법한 일은 ▲특임공관장 임명 ▲미국 관세 허용 등 두 가지로 분석된다. 우선 한 권한대행이 재외공관의 특임공관장도 임명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 2017년 황 권한대행이 당시 특임공관장으로 분류됐던 국가정보원 출신의 변영태 전 주미국공사참사관을 주상하이총영사로 임명한 전례가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특임 공관장은 정부의 판단에 따라 직업 외교관이 아닌 인물에게 공관장 임무를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보통 대통령의 국정기조 이행을 명분으로 주로 정무직 인사가 임명된다. 지난 8일 기자들과 만난 외교부 당국자는 주중국,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 임명이 진행될 수 있냐는 질문에 “공관장 인사가 필요에 따라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해당 국가의 공관장 인사에 대해서는 “현재 공유드릴 사항은 없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해 10월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주인도네시아 대한민국 대사로, 윤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대기 전 실장은 주중국 대한민국 대사로 내정된 바 있다. 특임공관장이 정무적 판단이 반영되는 인사라는 점에서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과 무관하게 임명을 진행할 수 없다는 점과 함께, 탄핵 결과에 따라서는 임명 강행이 상대국에 외교적 결례가 될 수 있다는 점 등이 작용해 이들은 임명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윤 전 대통령의 계엄 이후 지난 4일 탄핵에 이르는 과정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지난 1월31일 재외공관장 임명을 실시한 바 있으나, 이 때도 두 명의 특임공관장을 제외한 11개국 대사가 대상이었다. 다만 한 대행의 헌법재판관 임명이 권한을 넘어서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 특임공관장을 비롯해 다른 인사 임명을 강행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특임공관장·관세 등 무기 남아 트럼프와 통화 때 대선 이야기도 한 권한대행은 지난 8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하며 무역 문제와 조선 산업 협력, 북핵 공조, 방위비 분담금 문제 등을 논의했다. 그는 액화천연가스(LNG) 수입 확대 등 무역수지 개선 의지를 강조하며 상호관세 문제 해결을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뿐만 아니라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 의지를 드러냈다. 총리실에 따르면 한 대행은 이날 오후 9시(미국 오전 8시)가 넘어 약 28분간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하며 이 같은 입장을 공유했다. 한 권한대행은 전화 통화에서 “미국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해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조선, LNG 및 무역 균형 등 3대 분야서 미국 측과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의 대미 무역흑자를 문제삼아 상호관세를 부과한 만큼, 미국산 LNG 수입 확대 등을 통해 무역수지를 개선해나가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 권한대행의 발언에 트럼프 대통령이 어떤 반응을 드러냈는지는 명확하게 드러난 것은 없다. 대신 트럼프 대통령은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한국과 좋은 거래를 할 수 있다면서도,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문제를 거론하며 포괄적 협상을 추진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문제는 이 같은 한 권한대행의 행보로 새로운 정부는 따라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다행히도 미국과 상호 관세는 앞으로 90일 동안 미뤄졌기 때문에 조기 대선이 끝난 후 차기 정부가 다시 미국과 협상할 시기가 아직 남은 셈이다. 한 권한대행의 이런 행보에 ‘한 권한대행이 차기 대선주자로 나서는 것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경제·외교 분야서 50년이 넘는 공직생활을 거친 정통 관료라는 점, 개헌 변수를 고려한 ‘관리형 대통령’으로 적격이라는 얘기가 보수 진영 일각서 계속 나오는 상황이다. 대선주자 직접 뛰나 한 권한대행의 배경에 더해 보수 진영 잠재 대선후보군의 지지율이 이 전 대표에게 크게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 맞물려 출마론이 사그라지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한 권한대행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지난 8일 통화하면서 한 권한대행에게 대선에 나갈 것인지 묻자 “여러 요구와 상황이 있어 고민 중이다. 결정한 것은 없다”는 취지로 말하며 즉답을 피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한 권한대행의 대선출마설에 더욱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