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후폭풍> ①움직이는 검찰의 양날

빨간색 두르고 왼쪽으로 칼춤 춘다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6·1 지방선거가 끝났다. 선거 결과에 따른 후폭풍에 정치권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승자는 승자대로, 패자는 패자대로 각 정당은 그동안 밀린 청구서를 받아야 한다. 늘 그래왔듯 선거 이후엔 검찰의 시간이 시작된다. 선거 국면에서 숨죽이고 있던 검찰이 다시 칼을 뽑아 들었다.

윤석열정부 출범 22일 만에 열린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다. 4년 전 지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완패를 당했던 수모를 고스란히 갚아준 모양새다. 국민의힘은 광역단체장과 기초단체장에서 민주당에 큰 승리를 거둔 데 이어 교육감 선거에서도 선전했다. 

여당 완승
동력 얻어

국민의힘은 시장·도지사 선거에서 12석을 차지해 5석에 그친 민주당을 압도했다. 2018년 지선에서 민주당은 14곳에서 승리했지만 불과 4년 만에 9곳을 잃었다. 그나마 경기도에서 민주당 김동연 후보가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에 8000여표 차의 신승을 거두면서 체면치레한 수준이다. 

226석을 두고 진행된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이 145석을 차지했다. 나머지는 민주당 63석, 무소속 17석, 진보당 1석 등으로 나뉘었다. 서울과 경기 지역으로 좁히면 민주당의 참패 수준은 더욱 적나라하다. 민주당은 이번 서울 구청장 선거에서 25개구 중 8곳에서만 승리를 거뒀다. 

4년 전 1곳(서초구)을 제외하고 24곳에서 승리했던 게 3분의 1 수준으로 쪼그라든 것이다. 경기 기초단체장 31석 중에서도 민주당은 9곳에서만 이겼다. 4년 전, 민주당은 29곳에서 승리해 경기도 기초단체장을 싹쓸이한 바 있다. 당시 국민의힘(자유한국당)은 2곳(연천군·가평군)에서만 겨우 이겼다.


3·9 대선의 연장전 격으로 치러진 이번 지방선거에서 민심은 견제보다는 국정 안정을 택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10일 출범한 윤석열정부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는 여론과 민주당의 내홍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결합한 결과라는 것.

민주당은 대선에서 패배한 이후에도 쇄신보다는 ‘밥그릇 싸움’에 치중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2017년 대선, 2018년 지선, 2020년 총선까지 전국 단위의 대형 선거에서 잇따라 패하면서 궤멸 직전에 몰렸던 보수정당은 올해 대선과 지선에서 연달아 승리하면서 완벽하게 부활했다.

국민의힘의 이번 승리로 윤정부 또한 국정운영의 동력을 얻게 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일 “성숙한 시민의식에 따라 지방선거가 잘 마무리돼 국민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며 “경제를 살리고 민생을 더 챙기란 국민의 뜻으로 받아들인다”고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언급했다. 그러면서 “서민의 삶이 너무 어렵다”며 “경제 활력을 되살리는 게 가장 시급한 과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지방정부와 손을 잡고 함께 어려움을 헤쳐나가겠다”고 밝혔다.

선거사범 수사부터 고삐
본격적인 ‘검찰의 시간’

반면 탄핵 정국 이후 불과 5년 만에 정권을 내준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도 크게 패하면서 거대한 후폭풍에 직면했다. 수면 아래로 가라앉아 있던 계파 갈등이 당권 경쟁과 함께 드러나면서 날선 반응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이 국회의원 계양을 보궐선거에서 이기자 “한 명 살고 다 죽었다”(이석현)는 공개 비판이 나오는 등 내부 갈등이 본격화되는 모양새다.

지방선거의 후폭풍은 정치권을 넘어 검찰로 향하고 있다. 대선 이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법무부 장관 지명, 깜짝 인사 등으로 주목받은 검찰이 전면에 등장할 기세다. 당장 선거사범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검찰은 업무 부담이 가중되더라도 선거사범에 대한 수사를 바짝 조이겠다는 각오다.


대검찰청에 따르면 이번 선거와 관련해 당선인 51명을 포함한 878명이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이미 검찰은 지난달 31일까지 선거사범 1003명을 입건하고 이중 8명을 구속한 바 있다. 입건된 이들 가운데 32명이 기소됐고 93명을 불기소 처분한 뒤 나머지 800여명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는 것. 

입건된 사람 중에는 선거 기간에 상대 후보로부터 고발을 당한 김동연 경기도지사 당선인 등 광역단체장 당선인 3명,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 교육감 당선인 6명, 기초단체장 당선인 39명이 포함됐다.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관련해서도 당선인 3명을 포함해 41명이 입건돼 수사를 받고 있다. 이재명 상임고문, 국민의힘 안철수 국회의원 당선인 등도 이름을 올렸다. 

이미 검찰은 지난 2일 서울 중구청 압수수색을 시작으로 선거사범에 대한 강제 수사에 돌입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는 서울 중구청 구청장실과 비서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구청에서 개최한 행사 관련 자료 등을 확보했다. 

특수통
전진 배치

앞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는 서양호 중구청장이 지방선거를 앞두고 구청 직원들에게 자신이 참석하는 행사의 발굴, 개최를 지시하고 해당 행사에 참석해 선거구민을 상대로 자신의 업적을 반복적으로 홍보했다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 4월 검찰에 고발했다.

서 구청장은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김길성 후보에 밀려 연임에 실패했다.

검찰은 선거사범 수사와 함께 그동안 묵혀놨던 ‘민감한’ 사건에 대한 수사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본격적인 ‘검찰의 시간’이 시작된 셈이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은 취임 직후 검찰 인사를 통해 특수통 검사를 전진 배치했다. ‘뭉개기 의혹’까지 제기된 문재인정부 관련 수사에 고삐를 잡겠다는 의도로 풀이됐다. 

서울중앙지검은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로비 의혹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유동규·김만배·남욱·정영학·정민용 등 이른바 ‘대장동 5인방’은 이미 재판을 받고 있다. 관심이 집중되는 부분은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 정진상 당시 정책실장 등 ‘윗선’에 대한 수사 여부다. 특검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올 정도로 수사가 미진하다는 비판이 제기된 바 있다.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 고발 사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이첩 사건, 삼성웰스토리 부당 지원 의혹 등도 서울중앙지검에서 담당하고 있다.

전국 지검
동시다발

청와대 기획사정 의혹은 2019년 청와대 관계자가 연루된 ‘버닝썬’ 사건을 덮기 위해 법무부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사건 재수사를 권고했다는 내용이다. 곽상도 전 의원이 박상기 전 법무부 장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광철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 등을 고발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가 수사 중이다. 

우리들병원 특혜 대출 의혹은 2009년 사업가 신혜선씨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주치의였던 이상호 우리들병원 원장의 전처와 사업을 시작하며 신한은행에서 260억원을 대출받은 것부터 시작됐다. 신씨와 이 원장이 연대보증인에 함께 이름을 올렸는데, 이 원장이 2012년 KDB산업은행에서 1400억원을 대출받으면서 연대보증에서 빠져나왔다. 


이후 신씨가 자신의 동의 없이 이 원장이 연대보증에서 빠지는 바람에 신한은행 대출 채무를 모두 떠안게 됐다며 2016년 신한은행 지점장 등을 사문서 위조와 사금융 알선 혐의 등으로 고소했다. 최근 서울고검은 해당 재판에서 위증한 혐의로 고소됐다가 불기소 처분을 받은 은행원에 대해 재기수사 명령을 내렸다.

신씨의 항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서울남부지검은 라임·옵티머스 투자 사기 사건 재수사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한 장관이 취임하면서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단(합수단)이 부활했고 첫 수사 대상으로 라임·옵티머스 사건이 떠오른 것. 사건 당시 여권 관계자들의 이름이 오르내렸으나 그에 대한 수사는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문정부 관련 사건 수사 재개
변수는 이재명 국회의원 당선

서울동부지검은 ‘산업부 블랙리스트 의혹’을 수사 중이다. 핵심 인물로 지목된 백운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의 출석이 가시권에 들었다. 이 사건 역시 청와대까지 수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대전지검은 월성 원전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시민단체가 문재인 전 대통령을 직권남용 혐의로 고발한 사건도 수사 대상이다. 


수원지검은 민주당 이재명 상임고문 관련 사건을 쥐고 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 성남FC 후원금 의혹, 분당 백현동 판교 아파트 용도 변경 특혜 의혹 등이다. 이 중 성남FC 사건과 백현동 특혜 의혹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보완 수사를 요구해 각각 분당경찰서와 경기남부경찰청이 들여다보고 있다. 

변수는 이재명 고문이 이번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는 점이다. 국회의원은 회기 중 불체포특권이 있는 만큼 검찰 수사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크게 이긴 만큼 검찰 수사 역시 동력을 얻게 됐다는 분석도 있다. 결국 검찰의 의지에 달렸다는 것. 

그와 동시에 법무부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대검찰청 차장검사, 서울중앙지검장 등 굵직한 검찰 인사를 진행한 법무부가 내친 김에 실무를 담당하는 중간간부 인사까지 하겠다는 것. 

언론 보도 등을 종합하면 법무부는 일선 검찰청에서 부장급으로 근무 중인 사법연수원 32기 검사들로부터 인사검증 동의서 관련 서류를 받았다. 인사 검증에 통상 1~2개월이 걸리는 만큼 검사장 이상의 대검 검사급 인사는 이달 말경, 차장·부장검사 등 고검 검사급 인사는 다음 달쯤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중간간부
인사 돌입

일각에서는 검찰총장 인선보다 중간간부 인사가 빠른 만큼 ‘식물 총장’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검찰총장 인선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구성도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로 알려졌다. 검찰총장 인사에 최소 한 달 이상 소요될 것으로 관측되는 만큼 인선 작업 중에 중간간부 인사가 날 가능성도 있다. 검찰총장 없이 고위간부, 중간간부 인사가 모두 진행되면 취임 이후 지배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jsjang@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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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