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초유’ SGI서울보증보험 해킹과 실태 분석

올 들어 6번째 개인 정보 줄줄
왜 악순환 뿌리 뽑지 못하나?

[일요시사 취재2팀] 김준혁 기자 = 올해 들어 벌써 6번째 해커로부터 공격당했다. 랜섬웨어 공격의 직격탄을 맞은 SGI서울보증보험(서울보증)은 16일, 피해 구제 조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해킹으로 인한 개인 정보 유출 정황은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장애 복구가 늦어진 데 대해 서울보증이 금융 당국으로부터 제재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자금융감독규정’에는 보험사 핵심 업무의 복구 목표 시간은 24시간 이내로 규정돼있으나 이번 서울보증 사태는 이를 크게 초과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취약점을 점검한 후 현장 검사 필요성이 있으면, 그에 따른 조치도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만약 서울보증이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등 보안 체계를 취약하게 운영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영업정지나 과징금 부과 등의 제재를 받게 된다.

금융 당국에 따르면 서울보증은 정보 및 개인 정보 보호 관리 체계 인증(ISMS, ISMS-P)을 받지 않았다. ISMS는 기업이나 기관이 정보 자산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관리·기술적 보안체계를 갖추고 있는지를 점검해 한국인터넷진흥원이 발행하는 제도로, 법적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보안에 민감한 기업들에겐 사실상 필수 인증으로 알려져 있다.

앞서 서울보증은 한국거래소 상장 당시였던 지난 3월, 증권신고서에서 “ISMS 인증을 추진해 금융 보안 위협에 대응하고자 한다”고 밝혔던 바 있다. 물론 보안 인증을 받았다고 해킹으로부터 100% 자유로운 건 아니다. 실제로 최근 SKT와 예스24의 경우 ISMS-P 인증을 받았지만 피해를 입었던 사례가 있다.

한편 서울보증은 이날 오전 9시부터 피해 고객을 위한 전담 센터 운영에 돌입했다.

서울보증 측은 “시스템 장애로 인한 피해구제를 위한 ‘피해신고센터’ 운영을 시작했다. 피해신고센터는 피해 사례를 접수부터 보상 가능성 상담까지 응대할 수 있는 전문 인력으로 구성됐다”며 “피해를 입은 개인과 기업 누구나 유선전화를 통해 신고할 수 있다”고 밝혔다.

피해신고센터는 더 이상 신청이 들어오지 않을 때까지 무기한 운영하며, 신고 내용을 검토해 사실관계 및 피해 금액이 확정될 경우 전액 보상한다는 방침이다.

이명순 서울보증 대표이사는 이날 “한 건의 피해도 빠짐없이 보상하겠다는 각오로 전담센터를 설치했고, 추후 책임 있는 후속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며 “앞으로도 고객의 불편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 마음을 다해 고객 응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14일, 서울보증 홈페이지에 시스템 장애가 발생해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휴대전화 할부 개통 등에 필요한 보증 서비스가 전면 마비됐다. 당초 대출 실행 전 보증보험 가입이 선행돼야 하지만 시스템이 정지돼 지방 영업점들의 창구도 업무가 불가능했고, 이날 오후 홈페이지엔 사과문이 게재됐다.

이튿날 금융보안원 등 전문기관의 공동 조사 결과 시스템 장애 원인이 ‘랜섬웨어 공격’인 것으로 확인됐다. 랜섬웨어는 컴퓨터나 서버 파일을 암호화한 뒤, 복구를 대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사이버 공격 수법으로, 국내 보험사 중 최초의 사례로 기록됐다.

서울보증은 백업 데이터를 기반으로 시스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지만, 랜섬웨어 공격 이전 상태로의 완전한 복구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날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랜섬웨어 감염 전 백업 데이터를 중심으로 복구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시스템의 실시간 백업 자료는 오염돼 활용할 수 없고, 별도로 백업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어 완전히 복구하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고 밝혔다.

서울보증은 실시간 백업 시스템 외에도 물리적으로 떨어진 2곳에 데이터베이스를 둬 그간 10분 단위로 백업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 정상화 작업도 이뤄졌다. 서울보증은 금융감독원과 금융보안원 등 IT 리스크 관련 실무진과 함께 긴급 대응에 나섰다. KB국민, 신한 등 시중은행과 협의해 ‘선 대출 후 보증’이 가능하도록 조처했고, 이동통신사와도 할부 개통 시 보증을 유예하기로 협의해 혼란을 막았다. 다만 대출 신규 접수 등 일부 서비스는 여전히 막혀 있다.

이번 서울보증 사태 등 국내 굴지 기업들의 해킹 사건으로 각 기업의 보안 부서에도 당장 발등이 떨어진 모양새다.

앞서 지난 6월엔 SK텔레콤에서 유심 서버가 해커에 의해 공격을 받아 가입자 수천만명의 정보 노출 우려가 제기됐다. 당시 대규모의 민감한 고객 정보를 다루는 굴지의 통신사에서 해킹 사고가 발생했다는 점에서 사회적으로 파장이 거셌다.

경찰 조사 결과 약 2700만건의 휴대폰 번호, 국제 가입자 식별번호 등 회원 유심 정보 및 9.82G에 달하는 데이터가 유출됐으며 총 28대의 서버가 감염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SK텔레콤은 서버의 계정 정보를 암호화하지 않고 저장해 해커가 시스템에 접근하도록 했으며, 악성코드 감염 서버를 발견한 후에도 정보통신망법에 따라 관련 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을 키웠다.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부터 지난 14일까지 해지 및 해지 예정인 고객들을 대상으로 위약금 면제를 결정했다. 또 8월 통신비 50% 할인 및 올해 연말까지 50G의 데이터를 추가 제공하기로 했다. 또 정보 보호를 위해 5년간 약 700억원 규모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같은 달 9일에는 ‘문화콘텐츠 플랫폼’이자 국내 대형 온라인 서점인 예스24에서도 랜섬웨어 공격으로 무려 닷새 동안 홈페이지 접속이 마비됐다. 당시 해커의 공격으로 인해 도서나 티켓 예매 불가는 물론, 2000만명에 달하는 회원들의 민감한 정보까지 유출되는 피해를 입었다.

당시 예스24 측은 ‘신원 미상자의 랜섬웨어 공격으로 시스템 제어가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면서도 ‘개인 정보 유출 정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안내했다. 하지만 같은 날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비정상적인 회원 정보 조회 정황을 확인했고 유출 신고를 해왔다”고 밝히며 허위 공지 논란이 일었다.

해커가 예스24에 암호화 복구 해제 대가로 금전(비트코인)을 요구했으나 예스24 측에선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스24는 사고 일주일 만인 16일에 실물 상품 무상 반품, 공연 티켓 예매자에게 최대 120% 환불(1차 보상) 및 전체 회원을 대상으로 YES 상품권 5000원 지급, 구매 이력 있는 회원들에겐 추가 혜택 제공(2차 보상) 등의 피해 보상을 약속하면서 공식 사과 입장을 냈다.

지난 4월30엔 ‘취업·아르바이트 사이트’인 알바몬에서 해킹으로 인해 회원들의 이름, 휴대전화 번호, 이메일 주소, 이력서 등 약 2만2000여건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다. 당시 해킹은 ‘이력서 작성 페이지의 미리보기’ 기능에서 해킹 시도가 확인됐으며 인지 즉시 해당 계정과 IP가 차단 조치 및 취약점에 대한 긴급 조치가 완료됐다.

다수의 개인 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로 인한 2차 피해 확산 우려가 제기되는 등 우려 목소리가 나왔으나 알바몬 측은 “공식적으로 피해가 접수된 사례는 없다”고 밝혔다.

알바몬이 유출 피해를 입은 회원들에게 네이버 페이, 요기요 상품권, 5대 유통 통합 상품권 10만원 중 하나를 보상 차원에서 선택 지급했으나 민감한 개인 정보에 비해 보상 금액이 너무 적은 게 아니냐는 일부 비판도 나왔다.

같은 달 5일엔 해킹 그룹 ‘탈레스’가 콜센터 용역업체인 KS한국고용정보를 공격해 전·현직 임직원들의 이름 및 생년월일 등 인사 정보를 유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해킹은 ‘LummaC2’라는 악성코드를 이용해 KS한국고용정보 공식 도메인의 관리자 계정을 탈취하면서 이뤄졌다.

해킹 공격으로 인해 약 3만6000여명의 현직 및 퇴직 임직원들의 개인 정보가 유출됐으며 22G에 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이렇다 할 사고 대응이나 보상 방안 등을 발표하지 않아 입길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유출된 데이터가 다크웹을 통해 1만5000달러(한화 약 2000만원)에 판매되는 정황이 포착돼 논란을 키우기도 했다. KS한국고용정보의 해킹 사건은 해킹 공격으로 유출된 정보가 실제로 범죄로 악용될 수 있다는 사례를 남긴 것으로 기록됐다.

지난 3월에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가 랜섬웨어 그룹 ‘닉_디젤’에 의해 해킹 공격을 당했다. 해당 그룹은 지난 1월부터 6월까지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를 공격해 유저들의 개인 정보를 탈취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네이버 측은 자체 점검한 결과 개인 정보 데이터베이스에 침투 정황 등 해킹 흔적은 파악되지 않았다며 이들 주장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언론에 보도된 ‘판매자 정보’는 법령에 따라 웹페이지에 공개된 사업자 정보로 제3자에 의해 수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논란이 일자 네이버는 제3자에 의한 정보 수집을 막기 위해 자동입력 방지(CAPTCHA) 기능을 도입하는 한편, 판매자 정보가 포함된 URL 주소에 무작위 문자열을 삽입하는 등 접근 차단 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랜섬웨어 공격은 사전에 예방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염흥열 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는 지난달 27일 <보안뉴스>를 통해 “랜섬웨어 해커들은 백업 시스템을 공격해 기업이 빠른 복구를 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오프라인 백업 시스템에 하루나 반나절처럼 최대한 짧은 주기로 업데이트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번 랜섬웨어에 당했다면 취약점이 모두 노출됐기 때문에 추가 공격 가능성이 높다”며 “키값을 주고서라도 복구했다면, 그때부터라도 철저한 취약점 관리와 안전한 백업 시스템을 갖춰 추가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익명을 요구한 보안 업계 전문가는 “대기업을 포함한 다수의 중소기업들은 보안을 비용으로만 생각해 투자에 소홀한 경향이 크다”며 “해커들이 이 같은 취약점을 집요하게 파고 들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이어 “오래된 운영체제(OS)나 소프트웨어는 최신 보안패치가 적용되지 않는 만큼 해킹에 매우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지원이 종료된 구형 윈도 서버를 사용했던 것으로 밝혀진 예스24 해킹 사태가 좋은 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해커들의 해킹 기술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데 반해, 기업의 보안 시스템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 랜섬웨어 공격은 데이터를 무용지물로 만들 뿐만 아니라, 데이터 유출까지 이중고를 안긴다”고 부연했다.

무엇보다 보안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전문적으로 다룰 수 있는 사이버 보안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것도 문제점으로 대두되고 있다.

해킹과 랜섬웨어 공격은 사이버 보안 분야에서 흔히 사용되는 용어지만 혼용 형태로 쓰이기도 한다. 해킹은 ▲정보 탈취 ▲시스템 제어 ▲서비스 방해 ▲금전적 이득을 위해 시스템에 무단으로 침입하는 모든 행위를 일컫는다.

반면, 랜섬웨어(‘Ransom(몸값)’과 ‘Software(소프트웨어)’의 합성어)는 악성코드의 한 종류로 오직 금전적 이득을 목적으로 한다. 주로 이메일에 파일을 첨부해 오픈하는 순간 감염되도록 하거나, 악성 웹사이트 방문을 유도해서 시스템에 침투하는 방식이다.

암호화된 시스템 내 파일들은 무용지물이 되는데, 해커는 복호화 키를 제공하는 대가로 비트코인 등 추적이 불가한 가상화폐 입금 등으로 이득을 취한다.

<kj4579@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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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단독] 설계사 발목 잡는 ‘포괄양수도’ 함정

[일요시사 취재1팀] 안예리 기자 =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떠나더라도 자신이 모집·관리해 온 고객의 보험계약을 함께 옮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이른바 ‘포괄양수도’. 한 대형 보험대리점 산하 조직이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퇴사 시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의 약정서를 작성했다. “나가도 기존 계약을 가져갈 수 있다”는 약속은 실제로 지켜질 수 있었을까. 보험설계사가 회사를 옮길 때 자신이 기존 회사에서 모집·관리하던 보험계약을 새 소속에서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넘겨받는 것을 업계에서는 흔히 ‘포괄양수도’라고 부른다. 설계사 입장에서는 이직 이후에도 기존 고객을 계속 관리할 수 있고, 계약 유지에 따라 발생하는 수수료 문제와도 연결될 수 있어 소속을 옮길 때 중요한 조건으로 꼽힌다. 양수도 약속 실행 미지수 다만 보험계약 자체가 설계사의 소유물인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의 당사자는 보험회사와 보험계약자이고, 보험설계사는 고객에게 상품을 설명하고 계약 체결을 중개한 대가로 보험사나 법조인보험대리점(GA)으로부터 약정된 수수료를 받는 구조다. 따라서 설계사가 자신이 모집한 계약에 대해 법적인 ‘소유권’을 갖고 있어 회사를 옮길 때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한 설계사가 한 법인보험대리점에서 근무하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을 모집했다고 가정해 보자. 설계사가 회사를 그만두고 다른 보험대리점으로 옮긴다고 해서 고객 100명의 보험계약이 자동으로 설계사를 따라 움직이는 것은 아니다. 보험계약 자체는 기존 보험사와 고객 사이에 그대로 유지되고, 설계사가 퇴사하면 기존 회사가 해당 계약을 관리하거나 다른 설계사를 담당자로 지정할 수 있다. 반대로 기존 회사와 설계사 사이에 계약 이관에 대한 합의가 있다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설계사가 새 보험대리점으로 이동한 뒤에도 자신이 모집했던 계약을 계속 담당할 수 있도록 기존 회사에서 새 회사로 관리관계를 옮기는 절차를 밟을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기존·신규 보험대리점 간 협의와 수수료 정산, 보험사 전산상 담당자 변경 등 실무적인 절차가 뒤따를 수 있다. 중요한 점은 이 같은 계약 이관을 보험업법 등이 일률적으로 보장하거나 금지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보험설계사의 이직에 따른 계약 이관을 직접 규율하는 법령이 없어, 실제로 계약을 넘겨줄지 여부는 기본적으로 보험대리점과 설계사 사이의 계약이나 합의에 따라 결정되는 영역으로 해석된다. 설계사 영입 ‘계약 이관’ 약정 본사는 양수도 불허…엇갈린 방침 이 때문에 보험대리점이 설계사를 영입할 당시 “향후 다른 회사로 옮기더라도 기존 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속했다면 해당 약정이 중요해진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인카금융서비스 내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은 설계사를 영입하는 과정에서 향후 퇴사할 경우 기존 관리계약을 양수도 방식으로 이관해 주겠다는 내용을 약정서에 담았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인카금융서비스(주) 사업단 부속 약정서’에는 인카다이렉트 사업단과 설계사 김모씨 사이의 구체적인 계약 조건이 적혀 있다. 눈에 띄는 것은 퇴사 이후의 계약 처리 방식이다. 약정서에는 “조직의 이동(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의 양수도 조건으로 원활한 계약 이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설계사가 향후 조직을 떠나더라도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계약 이관뿐 아니라 퇴사 이후 남아 있는 수수료에 대한 내용도 포함됐다. 약정서에는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미정산 잔여 유지수수료는 월지급 또는 퇴사 시점부터 1년이 되는 시점에 정산해 지급한다”고 적혀 있다. 영입 당시 지급 수수료율과 일부 시책 등 구체적인 보상 조건도 함께 약정됐다. 앞서 작성된 또 다른 부속 약정서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확인된다. 해당 문서 역시 조직 이동 또는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양수도 조건으로 이관하고, 남은 유지 수수료를 별도로 정산하도록 했다. 그런데 이 약정에서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설계사에게 계약 이관을 약속한 주체는 인카금융서비스 본사가 아니라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다. 인카다이렉트는 인카금융서비스 내에 편입된 영업 조직이다. 기존 다이렉트119가 인카금융서비스에 합병되면서 인카다이렉트라는 조직으로 편입됐고, 그 아래 다시 사업단과 본부 등 영업 조직이 구성돼있다. 계약 옮겨도 정산은 별개 앞서 김씨와 부속 약정을 체결한 사업단 역시 이 같은 인카다이렉트 산하 조직 중 하나다.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체결한 이 같은 약정이 인카금융서비스 본사의 방침과 맞아떨어졌느냐다. 인카금융서비스 본사는 지난 2024년 소속 조직에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방침을 전달했다. 김씨는 이후 본사의 방침과 자신이 체결한 약정 내용이 다르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본사에서는 안 된다고 하는 포괄양수도를 사업단이 어떻게 약정할 수 있는 것이냐”며 문제를 제기했다. 본사가 포괄양수도를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갖고 있었다면, 사업단이 설계사에게 향후 퇴사 시 전체 관리계약을 이관해 주겠다고 약정할 수 있었는지가 쟁점인 셈이다. 사업단 자체 판단만으로 계약 이관을 약속할 수 있었는지, 아니면 인카다이렉트나 인카금융서비스 차원의 권한이나 승인이 전제돼있었는지를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문제는 약정서에 ‘계약을 이관한다’고 적었다고 해서 실제 포괄양수도가 쉽게 이뤄지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기존 소속 회사와 새로 옮길 회사, 보험사 등 여러 주체의 협의가 뒤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가령 한 설계사가 A법인보험대리점(GA)에서 B 대리점으로 옮기면서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함께 가져가려 한다면, 우선 기존 GA가 해당 계약을 내보내는 데 협조해야 하고, 새 GA 역시 이를 받아 관리할 수 있는 상태여야 한다. 이후 실제 보험계약을 보유한 보험사 전산에서도 담당 조직이나 설계사 변경 등 필요한 절차가 이뤄져야 한다. 근저당 걸고 3년 만 이관 계약을 넘기는 과정에서는 돈 문제도 함께 정리해야 한다. 설계사에게 지급되는 수수료는 계약 체결 시점에 모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유지 기간에 따라 나눠 지급되는 경우가 많다. 회사가 자체 재원으로 일부 수수료를 먼저 지급했거나 정착 지원금·시상금 등을 지급했다면, 퇴사 시 이를 어떻게 정산할지를 두고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보험업계에서는 설계사가 다른 GA로 옮기는 과정에서 기존 소속 회사가 계약 이관에 협조하지 않아 분쟁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반복돼 왔다. 계약 이관 여부를 일률적으로 정한 법적 기준이 없는 만큼, 기존 GA가 계약을 내보내지 않겠다고 판단할 경우 설계사가 이를 일방적으로 요구하기는 쉽지 않은 구조다. 기존 GA 입장에서도 계약이 빠져나가면 향후 해당 계약에서 발생하는 수수료 등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설계사의 이직과 함께 기존 고객 계약까지 다른 회사로 넘어갈 경우, 회사가 관리하던 계약과 수익 기반을 함께 내주는 셈이어서 계약 이관에 소극적일 유인이 있다는 설명이다.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해도 실제 진행은 쉽지만은 않다. 계약의 관리만 넘겨주는지, 남은 수수료까지 함께 정산하는지, 기존에 지급된 지원금이나 시상금에 환수 조건이 붙는지 등에 따라 설계사가 체감하는 조건은 크게 달라진다. 인카다이렉트 측 관리자들은 이와 관련해 포괄양수도가 불가능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지난 8월 김씨와의 카카오톡 대화에서 한 관리자는 “인카다이렉트 양수도 100% 된다”며 “W금융이 대표적이고, 개인이든 지점이든 자신들이 계속분을 받기 위해 안 한 거지 원하는 분들 다 해드렸다”고 말했다. 이들의 설명대로라면 포괄양수도가 이뤄지지 않은 사례는 회사가 이를 거부해서가 아니라, 설계사나 조직이 기존 계약에서 계속 발생하는 수수료를 받기 위해 스스로 계약 이관을 선택하지 않은 경우라는 취지다. ‘100% 가능’ 철석같은 약속 실제 이관까지 절차 수두룩 하지만 <일요시사>가 확인한 W금융 측 설명은 달랐다. W금융 대표는 DM(다이렉트 메시지)에서 “포괄양수도를 받은 사실이 없다”고 전했다. “내가 과거 인카 측에서 해촉된 뒤 곧바로 포괄양수도를 받은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인카다이렉트 측 설명처럼 퇴사와 동시에 기존 계약과 관련 권리가 한꺼번에 넘어온 것이 아니라, 해촉 이후 약 3년이 지나서야 기존에 관리하던 계약을 이관받았다는 것이다. 대표는 계약을 넘겨받는 과정에서도 별도의 조건이 뒤따랐다고 주장했다. 계약 이관 과정에서 근저당 설정 등의 부담이 있었고, 기존 계약에서 발생하는 유지 수수료 역시 충분히 정산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계약 이관을 어디까지 ‘포괄양수도’로 볼 것인지는 구분할 필요가 있다. 퇴사 이후 기존 계약 일부 또는 전부가 다른 회사로 이관됐다고 하더라도, 영입 당시 약속한 조건에 따라 즉시 계약과 잔여 수수료 등이 함께 이전된 것인지, 일정 기간이 지난 뒤 별도의 협의와 조건을 거쳐 이관된 것인지는 성격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포괄양수도 사례로 W금융을 언급한 경위에 대해 당시 김씨와 대화를 나눴던 사업단 관리자에게도 확인을 요청했다. 해당 관리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회사에서 전해 들은 내용을 그대로 전달했을 뿐”이라는 취지로 설명했다. 자신이 포괄양수도 가능 여부나 과거 사례를 직접 확인해 안내한 것은 아니라는 취지로 해석된다. 이후 A씨는 인카다이렉트를 떠나 같은 인카금융서비스 내 다른 조직으로 소속을 옮겨달라고 요청하는 한편, 포괄양수도 약정과 실제 운영 방식에 대한 문제를 SNS에 제기했다. 해당 내용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커지자 인카다이렉트 측은 A씨의 게시물 등을 문제 삼았고, 결국 A씨는 ‘허위 사실 유포 및 회사 평판 리스크’ 등을 이유로 해촉 통보를 받은 상태다. 결국 문제는 인카다이렉트 산하 사업단이 설계사들에게 약정한 포괄양수도가 실제 100% 가능한 조건이었는지다. 또 본사의 방침과는 달리 ‘포괄양수도’에 대해 사업단이 자체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는지도 쟁점이다. 방침 따로 약정 따로 인카다이렉트 측은 현재 회사 내부 규정상 설계사 퇴사에 따른 타사 계약 이관과 잔여 수수료 등을 일괄 이전하는 포괄양수도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소비자가 직접 요청하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개별 계약 이관을 허용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산하 사업단에서 포괄양수도가 가능하다고 안내하거나 별도 약정을 체결했다는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에서 “만약 그렇게 했다면 사업단에서 독단적으로 결정한 것”이라는 취지로 설명하며, 잘못된 안내가 사실로 확인될 경우 내부 조사와 필요시 제재가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 <imshar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