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김영환 충북도지사

“보답하라는 국민 명령 지키겠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충남도에 이어 충북도도 국민의힘 승리로 돌아갔다. 충북도지사 선거는 노영민 전 비서실장(더불어민주당)과 김영환 충북도지사의 대결로 문재인 전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의 대리전으로도 불렸다. 결과는 국민의힘의 승리. 12년 만에 민주당에서 국민의힘으로 권력이 교체된 순간이다. 정권교체와 윤심을 등에 업은 덕분이다. 

정치인에게는 늘 마지막 순간이 중요하다. 매듭을 제대로 짓지 못하면 그동안 쌓아온 성과와 이미지가 한 번에 무너지게 된다. 지방선거 기간 김영환 충북도지사는 정치인생 마지막을 자신의 고향인 충북서 마무리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지난 1일,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불구하고 취임식에는 김 지사 당선 축하를 위해 참석한 사람으로 북새통을 이뤘다. 김 지사는 취임사에서 상상력이 넘치는 충북을 만들겠다고 예고했다. <일요시사>가 김 지사에게 당선 소감, 충북 현안, 각오 등을 물었다. 다음은 김 지사와의 일문일답. 

-먼저 이력이 궁금합니다

▲저는 그동안 시인, 전기 기술자, 치과의사, 국회의원, 과학기술부 장관 등 다양한 이력을 가진 만큼이나 굴곡진 인생과 파란만장한 삶을 살아왔습니다. 민주화운동으로 투옥되기를 반복, 대학 입학 15년 만에 졸업 후 치과병원 개업,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권유로 정계에 입문해 4번의 국회의원과 최연소 과학기술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정치인생 마지막 봉사는 고향에서’라는 생각으로 충북에 돌아왔고, 분에 넘치는 도민들의 사랑으로 도지사에 당선됐습니다. 중앙 무대서 겪은 풍부한 경험과 능력, 인맥, 정보를 살려 고향 충북의 발전을 이끌어내겠습니다. 도민 여러분이 선택하신 ‘김영환’이 올바른 선택이었음을 증명하도록 최선을 다하는 도지사가 될 것입니다. 


-출마지 변경 논란에도 12년 만에 충북을 탈환했습니다. 소회를 밝히신다면?

▲먼저 고향으로 돌아온 저를 너른 가슴으로 안아주신 도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번 선거는 짧은 유세 기간 탓에 부족함도 많았고, 민주당 노영민 후보라는 쟁쟁한 후보까지 만나 승리를 단정할 수 없는 어려운 선거였습니다.

그러나 도민께서는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과 12년을 유지해왔던 지방 정권교체에 대한 강한 열망으로 저를 선택해주셨습니다. 이제는 도민을 위해 제가 제시한 충북의 미래 청사진을 잘 그려내 좋은 정치와 행정으로 보답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 많이 긴장하고 열심히 해야겠다는 의욕으로 과잉 상태지만, 지금까지 경험하고 쌓아온 실력을 바탕으로 고향 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습니다. 

-충청도 선거에서 윤심 덕에 승리했다는 말이 나옵니다

▲3월31일 충북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한지 두 달, 짧다면 짧은 시간으로 충북에서 오랜 기간 정치 텃밭을 다듬어 온 노 후보와의 경쟁은 무척이나 힘들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충북지사 선거가 윤석열 대 문재인의 대리전으로 인식된 모양새입니다. 정권교체에 힘을 실어주려는 도민의 강한 염원은 표심으로 나타났고, 제가 도지사로 당선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판단됩니다. 

정치인생 마지막 봉사는 고향서
민주당 불신이 지방선거의 결과


-충북은 대선과 지선 모두 변화의 바람이 컸던 것으로 보입니다. 단체장 12곳 가운데 9군데를 국민의힘이 탈환했습니다

▲충북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입니다. 다만 그동안 민주당에서 좋은 스펙과 능력을 갖춘 분들이 상대적으로 많이 나왔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민주당 지방권력이 유지되는 동안 충북의 발전은 답보 상태였습니다. 이런 민주당 정권에 대한 불신과 후회가 지난 선거에서 대대적인 정권교체로 나타난 것이라 생각합니다. 

-윤석열 대통령과 자주 대화하는 사이로 전해지십니다

▲윤 대통령과는 대선 당시 선대위 인재영입위원장과 당선인 특별고문을 맡은 인연으로 지금도 연락을 주고받는 가까운 사이입니다. 윤 대통령과 저는 이번 대선과 지선에서 보여준 국민들의 지지와 신뢰가 좋은 정치로 국민에게 보답하라는 준엄한 명령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국민을 섬기는 정치, 국민을 이롭고 행복하게 하는 정치를 위해 서로 뜻을 같이 합니다. 

-도정 사상 첫 여성 비서실장을 임명하셨습니다

▲정선미 비서실장의 임용은 충북 여성의 권익 신장이라는 상징적 의미와 더불어 적재적소에 실력있는 인물을 기용하는 제 인사철학을 보여준 사례입니다. 정 비서실장은 충북도 공무원 출신으로 기업정책팀장, 경제정책팀장, 경제기업과장을 거친 전문 경제통입니다. 앞으로 민선 8기 충북호의 성공적인 출발과 충북 건설 도정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상상력이 살아 숨 쉬는 공약  
예산 아껴 청년·미래에 투자

-최근 관사를 매각하고 아파트를 반전세로 구입하셨습니다. 어떤 의미인지 알고 싶습니다

▲우선 지방자치단체장 관사가 점차 없어지는 추세입니다. 과거엔 관사에서 업무도 보고, 외빈을 접견하는 관례가 있었지만 이제 그런 시대가 저물어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시대적 흐름에 따라 우리도 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관사를 사용하게 되면 매입 비용과 관리비 등 부대비용이 발생하게 됩니다.

관사는 도민이 낸 세금으로 운영됩니다. 소중한 세금을 한 푼도 허투루 쓰는 일이 없도록 할 것이라는 도민과의 약속을 나 자신부터 실천하고자 솔선수범해 관사를 사용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적은 예산이라도 아껴서 청년과 기업, 미래에 투자해야 하고, 그것이 충북을 더욱 발전시키는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본격적인 임기가 시작됩니다. 충북 발전을 위해 어떤 곳에 주안을 두셨는지 궁금합니다

▲그동안 충북 도정이 무난함을 추구했다면, 앞으로는 새로운 것에 도전해 혁신을 선도하는 상상력이 살아 꿈틀대는 도정으로 이끌겠습니다. 핵심 공약인 레이크파크 조성, 의료비 후불제 등 도민과의 약속을 하나씩 실천해 나가기 위해 전력을 다하겠습니다. 


-선거기간 충청권 시·도 광역단체장 후보끼리 초광역 상생경제권 선언·협약을 맺었습니다

▲지난 선거기간 충청권 4개 시도지사 후보들이 생활권과 경제권을 하나로 통합하는 ‘충청권 초광역 상생경제권’ 공동 협약을 체결해 충청권 인구 700만명 시대를 향한 메가시티 구상을 본격 추진키로 합의했습니다.

새 정부 역시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초광역 지역정부(메가시티) 확대 설치 및 운영’을 국정과제로 채택했습니다. 권역별 초광역화 정책기조를 유지하겠습니다. 이를 통해 수도권 집중화에 대응하겠습니다. 

-충북의 가장 시급한 현안 중 하나는 인구와 일자리 문제입니다. 어떻게 해결해 나갈 예상이신지 궁금합니다

▲저출산, 인구 감소 문제는 청년세대에게 좋은 일자리가 제공된다면 자연스럽게 해소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후보 시절 기업하기 좋은 충북, 지역경제가 살아 숨쉬는 충북을 만들어 ‘충북 경제 도약의 새 시대’를 열겠다고 공약한 바 있습니다.

먼저, 청년세대를 위한 충북 창업펀드 1000억원을 조성할 예정입니다. 창업 초기 기업의 재정적 부담을 줄여 청년층이 꿈과 희망을 실현할 수 있는 기업하기 좋은 분위기를 만들어나가겠습니다. 삼성, SK, LG, 현대차 등 첨단우수기업 유치 60조원을 달성하도록 하겠습니다.


경제 파급효과가 큰 대기업, 중견기업을 전략적으로 유치해 지역경제 발전을 견인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특히, 국가 3대 전략산업 반도체, 배터리, 바이오 분야 기업을 집중 유치해 충북의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육성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 마련도 시급해보입니다

▲소상공인정책과를 신설합니다. 코로나19로 많은 고통을 받고 있는 소상공인의 재기를 위해 소상공인, 자영업, 중소기업에 대한 각종 지원을 강화하고 지역화폐 및 공공 플랫폼 지원을 확대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 충북 일자리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충북일자리재단’을 설립 예정입니다.

기관별로 분산된 일자리 사업을 통합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급변하는 고용·노동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나갈 것입니다. 도민의 삶의 질을 높이고, 소득과 일자리를 늘려 도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일부터 차례로 풀어나가겠습니다. 

-지사님의 공약 중 상상력을 앞세운 공약이 있습니다

▲지금까지 누구도 생각하지 못했던 창조적 상상력이 살아 숨쉬는 공약들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바다가 없는 충북’이 아니라, ‘강과 호수가 많은 충북’으로 발상을 전환했습니다. 대한민국, 동아시아 최고의 호수 관광 메카로 자리 잡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충주호(청풍호), 단양호, 괴산호, 대청호 등 726개의 아름다운 호수와 그 주변에 어우러진 백두대간 산하와 문화유산들을 연결해 스토리텔링과 낭만이 있는 충북으로 만들겠습니다. 힐링이 출렁이는 거대한 관광단지를 조성할 계획입니다. 바야흐로 역동적인 충북으로 다시 태어나는 ‘레이크 파크 관광 르네상스 시대’를 열겠습니다. 

소외 지대 살피고 
더욱 더 가까이

-의료비 후불제 공약도 자세히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늘지고 소외된 곳을 꼼꼼히 살피고 가까이 다가가겠습니다. 이를 위해 병원 진료를 먼저 받고 병원비는 나중에 내는 ‘의료비 후불제’를 후보 시절에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의료보험제도를 갖고 있지만, 생명에 직결된 질병의 고액 의료비 부담 때문에 진료를 받지 못하는 어려운 이웃이 적지 않습니다.

올해 안에 65세 이상 취약계층에 먼저 시범적으로 시행하고, 전 계층으로 확산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실행에 옮기겠습니다. 

-카이스트 연계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을 추진한다고 밝히셨습니다. 구체적인 계획을 알고 싶습니다.

▲카이스트 오송 바이오메디컬 캠퍼스타운 조성은 민선8기 대표 공약이자, 새 정부의 균형발전 지역 공약입니다. 현재 카이스트와 함께 세부 계획을 수립하고 있으며, 내년에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요구사업으로 신청할 계획입니다.

충북 오송이 미국, 유럽, 아시아를 연결하는 글로벌 바이오 메디컬 타운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카이스트와 다각도로 노력 중입니다. 유치에 성공한다면 오송은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 수준의 글로벌 성장 기반을 마련하는 것은 물론, 세계적인 바이오 인력 양성과 R&D의 허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이시종 전 도지사의 사업 중 계승해야 할 부분과 폐지해야 할 부분이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그동안 추진해왔던 도정 현안 전반에 대해 당위성과 필요성 등을 면밀히 검토해 지속 여부를 판단할 예정입니다. 그중 ‘미호강 프로젝트’는 민선8기에서도 지속돼야 할 사업입니다. ‘미호강 프로젝트’는 중부권 도민의 삶의 터전이자 충북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온 미호강을 물이 살아 있는, 물이 많은 미호강으로 만드는 대규모 프로젝트입니다.

반면에 ‘세계무예마스터십’은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올림픽에 버금가는 국제대회인 ‘세계무예마스터십’을 충북이 지원해야만 하는가 라는 원초적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세계무예마스터십’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대회 지원을 유지한다는 것은 어렵다는 것이 현재 입장입니다.

새 정부의 충북 7대 공약, 15대 정책과제(57개 세부사업)에도 포함되지 못해 국비 지원 가능성도 희박한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각오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저는 우여곡절, 파란만장, 천신만고 끝에 고향에 돌아왔습니다. 상처도 많고 약점도 많고 부족함도 많은 삶이지만 충북을 위해서 봉사해야겠다는 생각은 누구보다 절실하고 강렬합니다. 제 모든 역량을 끌어내 충북이 대한민국의 변방이 아닌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많이 격려해 주시고,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반드시 충북도민이라는 것이 자부심이 되도록 제가 최전방에서 제일 어렵고 궂은일을 해나가겠습니다. 믿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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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단독] ‘2조 물먹은’ 한양 수상한 계열사와 의문의 돈거래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광주 노른자위 땅을 개발하는 사업이 건설사 간의 갈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총사업비 2조여원의 초대형 프로젝트가 양측이 제기한 고소·고발로 표류하는 모양새다. 갈등의 본질은 사업을 좌지우지하는 특수목적법인(SPC)의 최대주주 지위가 누구에게 있는지다. 최근 지분확보를 위한 소송 과정서 의문의 돈거래가 포착됐다. 2020년 7월1일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도시계획시설서 도시공원으로 지정해놓은 개인 소유의 땅에 20년간 공원 조성을 하지 않을 경우 땅 주민의 재산권 보호를 위해 도시공원서 해제하는 제도인 ‘도시공원 일몰제’가 시행됐다. 도시공원 일몰제의 도입으로 민간공원 특례사업이 주목받기 시작했다. 민관 합작 윈윈 사업 민간공원 특례사업은 민간에 사업시행권을 주고 공원을 조성해 지자체에 기부채납하도록 하는 제도다. 민간 사업시행자는 공원부지 30% 범위서 아파트 건설 등 비공원사업을 진행해 수익을 챙길 수 있다. 정부나 지자체는 민간 자본으로 공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민간 사업시행자는 주택 공급 사업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서로 이득 볼 수 있는 구조다. 현재 전국 각지서 진행하고 있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중 ‘중앙공원 1지구 민간공원 특례사업’의 규모가 가장 크다. 광주시 서구 금호동과 화정동, 풍암동 일대 243만5027㎡에 공원시설과 비공원시설을 건축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비공원시설 부지에는 지하 3층~지상 28층, 39개동 총 2772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예정이다. 총사업비가 2조2000억원에 달한다. 2020년 1월 사업시행사인 특수목적법인(SPC) 빛고을중앙공원개발(이하 빛고을)이 설립되면서 추진되기 시작한 사업은 최근 시행사 지위와 시공권 등을 두고 고소·고발이 난무하고 있다. SPC 설립 시점부터 컨소시엄에 참여한 한양과 이후 시공자로 들어온 롯데건설, 지분 다툼을 벌이고 있는 우빈산업, 케이앤지스틸 등이 갈등의 주체다. SPC 빛고을 설립 초기 한양이 30%로 최대주주, 우빈산업(25%), 케이앤지스틸(24%), 파크엠(21%) 등이 주주로 참여했다. 한양이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의 SPC 빛고을 참여를 위한 초기자본 49억원을 댔다. 한양이 우빈산업에 49억원을 빌려주고 우빈산업이 다시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대여해 지분을 분배했다. 이때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콜옵션’ 계약을 맺은 것으로 보인다. 콜옵션은 특정한 기초자산을 만기일이나 만기일 이전에 미리 정한 행사가격으로 살 수 있는 권리를 뜻한다. 다시 말해 우빈산업은 언제든지 원할 때 케이앤지스틸의 지분을 회수할 수 있는 조건을 걸어둔 것이다. ‘초대형’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이면 한양-케이앤지스틸 모종의 관계 의혹 SPC 빛고을 주주구성에 변화가 생긴 시점은 컨소시엄 구성 당시 한양이 맡기로 한 시공권이 롯데건설로 넘어가면서부터다.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의 지분 24%를 위임받아 주주권을 행사해 롯데건설과 중앙공원 1지구 아파트 신축 도급 약정을 체결했다. 이 과정서 30% 지분의 한양은 배제됐다. 롯데건설을 시공자로 선정할 당시 우빈산업에 지분을 위임했던 케이앤지스틸의 태도가 변한 시기는 2022년 5월경으로 추정된다. SPC 빛고을 관계자에 따르면, 당시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25억3000만원(대여금 24억원+이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고 나섰다.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빌린 돈을 갚았으니 24% 지분만큼 주주권을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그러자 우빈산업은 케이앤지스틸에 24억원을 빌려주면서 맺었던 콜옵션을 행사하고 49%의 지분을 확보해 SPC 빛고을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우빈산업 내부 사정이 변하면서 한 차례 더 지분구조에 변화가 생겼다. 우빈산업은 대출금 100억원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고 부도 처리됐다. 지급보증을 섰던 롯데건설은 우빈산업이 보유하고 있던 지분을 넘겨 받으면서 49%를 확보했다. 지분양도는 롯데건설이 근질권(담보물에 대한 권리)을 행사해 채무를 대신 갚아주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빈산업이 빠진 자리에 롯데건설이 들어오면서 현재 기준 빛고을 SPC 지분구조는 한양 30%, 롯데건설 29.5%, ㈜파크엠 21%, 허브자산운용 19.5%로 재편된 상태다. 허브자산운용이 보유한 19.5%는 롯데건설로부터 양도받은 것이다. SPC 빛고을 내에서 롯데건설의 발언권이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나뉜 지분 콜옵션으로? 사업시행권과 시공권을 두고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이 궤를 같이 하면서 분쟁이 이어지고 있다. 쟁점은 우빈산업과 케이앤지스틸이 가진 지분이 최종적으로 누구의 소유냐는 것이다. 두 회사의 지분이 어느 쪽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바뀔 수 있다. 케이앤지스틸은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을 갚았으니 24%에 대한 주주권이 자사에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양은 SPC 빛고을 설립 과정서 우빈산업에 49억원의 출자금을 대여하면서 맺은 특별약정을 내세웠다. 해당 약정에 한양이 중앙공원 1지구 사업의 비공원시설 시공권을 전부 갖는데 우빈산업이 의결권을 행사한다는 항목이 존재한다고 주장했다. 우빈산업이 주도해 롯데건설로 시공사를 바꾼 것은 특별약정에 어긋난다는 설명이다. 광주지방법원은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이 각각 우빈산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서 모두 원고의 손을 들어줬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주주권 확인 소송서 승소 판결을 받았다. 우리가 SPC 주식을 실제로 소유한 주주라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한양 관계자도 “1심 법원은 우빈산업이 한양에게 49억원의 손해배상금을 지급하고 보유 주식 25% 전량을 양도하라는 판결을 내렸다”고 말했다. 반면 롯데건설은 소송 판결 한 달 전, 우빈산업의 지분을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우빈산업이 한양에 양도할 주식이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 과정서 한양은 우빈산업의 ‘고의 부도’를 의심하고 있다. 한양은 1심 법원 판결을 근거로 자사가 지분 55%(한양 30%+우빈산업 25%)의 SPC 빛고을 최대주주라고 주장하고 있다. 다만 대법원서 한양에 ‘시공권이 없다’는 취지의 판결을 내놓으면서 시공자 지위는 잃게 됐다. 소송 이겨도 지위 잃었다 최근 SPC 빛고을 지분 갈등서 케이앤지스틸의 역할이 관심사로 떠올랐다. 케이앤지스틸은 상하수도 설비공사 업체로 2003년에 설립됐다. SPC 빛고을에 우빈산업과 함께 참여했다가 현재는 빠진 상태다.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전 대표가 우빈산업과 친분이 있어서 (SPC 빛고을에)참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 사태서 롯데건설과 우빈산업은 이른바 ‘비한양파’로 묶여있다. 두 업체의 지분 이동도 비교적 명확히 드러나 있는 상황이다. 반면 케이앤지스틸과 한양은 두 업체 모두 우빈산업과 소송을 진행하면서도 서로 명확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적(우빈산업)이 같을 뿐 특별히 관계가 있는 업체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한양의 모기업인 보성그룹 계열사에 속한 ‘앤유’라는 업체가 케이앤지스틸에 2022년 4월, 2억원을 빌려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앤유는 이기승 보성그룹 회장의 동생인 이점식씨가 지분 83.6%를 가지고 있는 친족회사다. 전기 조명장치 제조업체로 2007년에 설립됐다. 2022년 기준 매출은 28억2900만원, 영업이익은 3억300만원으로 확인된다. 한양과의 거래를 통해 27억7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앤유는 케이지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주는 과정서 1주일짜리 주식근질권을 설정했다.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이 2억원을 갚지 못하면서 케이앤지스틸의 주식이 전부 앤유로 넘어온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또 1주일 뒤 케이앤지스틸의 대표이사를 비롯해 사내이사 3명 등 4명이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1명은 앤유 대표인 정모씨의 아내로 추정된다. 케이앤지스틸 수뇌부가 물갈이된 것이다. 당시 케이앤지스틸의 채무가 수십억원에 이를 정도로 적자가 누적된 상태였다고 해도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배권을 넘겨준 것을 두고 석연찮은 의문이 일었다. 1주일이라는 짧은 주식 근질권 설정도 의문으로 떠올랐다. 보성그룹에 기생하는 ‘앤유’ 푼돈 주고 1주 만 회사 꿀꺽? 더 흥미로운 대목은 같은 해 5월 케이앤지스틸이 우빈산업에 주금 대여금 25억3000만원을 송금한 뒤 주주권을 주장하기 시작했다는 의혹이 동시에 불거진 점이다. 다시 말해 2억원을 갚지 못해 회사의 지분 100%를 앤유에 넘겨주고 한 달 만에 20억원이 넘는 돈을 융통해 SPC 빛고을 지분을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이다. 여기에 우빈산업을 상대로 한 주주권 확인 소송 등에 김앤장을 변호인으로 선임하면서 수임료에 대한 의혹이 추가로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케이앤지스틸이 지분확보를 위해 사용한 자금 출처가 한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한양 입장서 케이앤지스틸이 가지고 있는 지분을 확보하면 54%로 SPC 빛고을의 최대주주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면 대법원 판결로 시공자 지위는 상실했지만 롯데건설에 넘어가 있는 시공권을 흔들 수 있는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분 갈등 구조가 롯데건설과 우빈산업, 한양과 케이앤지스틸로 정리되는 셈이다. 하지만 한양과 케이앤지스틸 모두 두 업체 간 모종의 관계 의혹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한양 관계자는 “앤유라는 계열사가 있는지도 잘 몰랐다. 앤유서 케이앤지스틸에 2억원을 빌려줬다거나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은 전혀 사실무근이다. 우빈산업서 (1심)소송에 져서 계속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듯하다. 대응 가치를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보다 광주시가 우빈산업과 결탁해 여러 가지로 유리하게 상황을 봐주고 있다고 판단해 광주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광주시는 사업시행자이자 감독관청으로서 해야 할 일이 참 많은데 그런 일을 하지 않아 공모 제도가 다 무너졌다. 마땅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은 광주시의 행정행위에 대해 소송을 제기해 재판이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석연찮은 자금 출처 케이앤지스틸 관계자는 한양이 주금 대여금을 대줬다는 의혹에 대해 “우빈산업서 하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주주가 들어와 투자가 이뤄지면서 주금 대여금을 갚은 것이다. 우빈산업에서는 (우리가)한양의 위장계열사 아니냐, 대표이사 선임 과정이 의심스럽다, 자금 출처가 어디냐 같은 의혹을 제기하는데 그건 주주권 확인 소송서 져서 그러는 것이다. 한양이랑 우리랑은 큰 관계가 없는데 자꾸 엮어서 흠집을 내려 한다”고 주장했다. 2022년 4월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케이앤지스틸 대표로 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이 사업이 잘 마무리되면 우리 회사에 300억원 정도의 수익이 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행이익을 1100억원으로 계산했을 때 우리 회사 지분이 24% 정도니까 그렇게 계산한 것이다. 수익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회사를 맡게 됐고, 새로운 주주들도 그 사업성을 보고 투자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