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인천시장 유정복

“윤석열 대통령 인천에 관심 많아요”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해단식이 끝났지만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의 선거캠프는 예상과 달리 의외로 분주했다. 대부분 정리가 됐지만 벽 곳곳에는 유 시장이 만난 인물과 치열했던 선거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었다. 현수막은 유 당선인의 사무실까지 이어졌다. 허름한 복도를 지나 유 당선인 방 문을 열자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가장 먼저 눈에 띄었다. 기자를 만난 유 당선인은 “목소리가 잘 안 나와 미안하다”며 양해를 구했다. 

유정복 인천시장 당선인은 36세에 군수로 지방행정에 발을 들인 뒤 구청장, 시장, 국회의원, 장관을 거쳐 입법과 행정의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평가받는다. <일요시사>는 최근 인천시장에 당선돼 다시 돌아온 유 당선인에게 국민의힘이 지방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이유, 민주당 내홍, 인천시장으로서의 청사진 등을 물었다. 다음은 유 당선인과의 일문일답. 

-우선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민선 8기 인천시장에 당선된 유정복입니다. 과거에 여러 공직을 경험했고, 이전에 6기 인천시장을 지냈습니다. 국회에서는 3선 의원을 지낸 뒤, 농림수산식품부 장관과 행정안전부(당시 안전행정부) 장관을 지냈습니다. 이 밖에 김포시장을 역임한 이력과, 인천 서구에서는 구청장을 맡아 활동했습니다. 주로 공직생활에만 몸담아왔습니다.  

-30대에 최연소 군수를 시작으로 행정 분야를 쭉 밟아오셨습니다. 최근에는 전직 시장 리턴매치라고 불린 인천시장에 당선됐습니다

▲다수의 선거에서 여러번 승리해왔던 사람으로서 가장 마음이 아팠던 때는 4년 전입니다. 아픔을 겪고 나서 다시 치른 선거여서 굉장히 긴장됐습니다. 솔직한 심정으로 정말 절박한 마음으로 치열하게 선거를 치렀습니다. 좋은 결과를 얻고 나니까 과거의 선거보다 보람이 크고, 의욕도 각오도 남다릅니다. 


-인천은 민주당 텃밭으로 불렸습니다. 승리 요인을 분석하신다면?

▲종합적으로 생각할 때 많은 요인이 있었겠지만 결정적으로 이전 정부와 민주당에 대한 심판이 당락을 갈랐다고 봅니다. 또 미래에 대한 기대가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모양새입니다. 첫 번째로 이번 선거는 미래에 대한 바람이 표시됐다고 생각합니다. 지방선거는 상대 후보였던 박남춘 후보가 인천시장을 했던 인물입니다. 박 후보에 대한 평가 역시 결정적이었다는 생각입니다. 

두 번째는 과연 누가 시장을 맡아서 시정을 추진해야 인천이 더 발전하고 행복할지 따졌을 때 제가 더 옳은 선택이라는 기대를 시민에게 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저는 시민에게 감사한 마음이 많고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후보 시절 여러 공약을 내세우셨습니다. 인천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말씀 부탁드립니다

▲어느 후보나 지역발전 공약을 내세웁니다. 대규모 교통 인프라, 경제 성장과 발전, 일자리, 문화 복지 등을 이야기합니다. 저는 다른 후보들과 다르게 인천을 전진기지로서의 교두보로,  하나의 출발점으로 역할을 하도록 하는 제물포 르네상스를 추진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인천 활성화의 기폭제가 될 수 있게 노력하겠습니다. 또 미래로 나가기 위한 그랜드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인천을 초일류시티로 진화시킬 것이고, 다른 후보들이 정책으로 내세우지 못했던 비전을 제시할 예정입니다. 

-인천 출신 첫 재선 시장으로 더블 트리플 크라운(광역단체장·장관·국회의원 각 두 번 이상)을 달성하셨습니다


▲공직생활을 오래하다 보니 영예스러운 명칭이 생겼습니다. 사실 이렇게 하는 게 쉽지는 않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나름대로 어떤 분야에서 책임이 생겨 열심히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겼습니다. 책임이 더 커졌고, 더 잘하지 못하면 실망스러운 인물로 남을 수 있다는 점을 늘 생각합니다.

시장과 같은 사람은 항상 긴장을 가지고 일을 추진해나가야 합니다. 인천시민 입장에서도 기대감이 크다고 봅니다. 시민들께서 우리 시장이 많은 역량을 쌓아온 시장으로서 다양한 경험을 통해 많은 숙제를 해결할 거라고 기대했으면 좋겠습니다. 

단체장·장관·국회의원 ‘더블 트리플 크라운’
윤정부와 관계 잘 유지…기회 있을 때마다 협력

-이런 행정 경험을 바탕으로 차기 대권에 도전하신다는 말이 나옵니다

▲많은 분이 제게 그런 기대감을 가지고 있고 대권 도전과 관련해 조언해주시는 부분이 있는 게 사실입니다. 저는 인천시장으로 해야 할 일이 많고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입니다.  우선 인천시장으로서 충실해야 하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다만 과거 군수로 출마할 때부터 저는 시민이 불러서 나왔습니다. 이번에 인천시장 출마 때도 그랬습니다. 시민이 부르면 제 모든 것을 던져서 일해온 경험을 살려 몸바쳐왔습니다. 아직까지는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단계는 아니지만 차후 제 역할이 있다면 나라 발전을 위해 그 부분도 앞으로 염두에 둘 일이라고는 생각합니다.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을 거뒀습니다

▲윤석열정부가 탄생한 지 이제 막 한 달이 지났습니다. 5년 만에 국가 권력이 교체된 상황입니다. 새로운 중앙정부와 곧 출범하는 지방정부가 함께 힘을 모아서 지역발전을 이루길 소망하는 국민의 염원이 담긴 결과입니다. 이와 함께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국민의 실망감, 심판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지방선거 직전에 무리한 입법 독주를 시도했습니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같은 게 대표적 예입니다. 여론을 전혀 살피지 않았습니다. 또 현재 윤정부 발목잡기를 통해 악화된 여론이 민주당의 행태를 심판한 겁니다. 이런 여파가 지방선거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지방단위에서도 국민의 분노가 겹쳐 국민의힘 지지가 높았던 것 같습니다. 

-지방선거 기간 이재명 의원이 인천에 출마해 박남춘 인천시장과 시너지를 낼 수도 있었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선거에 승리하고 패배하는 이유는 다양한 요인이 있습니다. 상대 후보 패배는 결국 유권자가 판단하는 겁니다.
이런 점에서 민심이 인천시를 책임지고 맡아서 운영할 사람으로 제가 적합했던 게 아닌가 판단하고 손을 들어줬다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은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 패배하면서 후폭풍을 겪고 있습니다. 당내 분열도 나타나는 모양새입니다


▲ 정치를 하는 사람은 전국적인 선거에서 패배하면 그에 대한 책임론이 따릅니다. 대통령선거, 지방선거 패배에 대해 누군가는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이 의원은 대선에서 패배하고, 지방선거에서 나섰음에도 졌습니다. 민주당의 패배를 연이어 가져온 당사자 중 한 명입니다. 민주당 내에서 비판 여론이 있을 수밖에 없고, 내홍이 발생하는 게 당연합니다. 

결국 민주당 내에서 갈등관계가 존재할 수밖에 없는 셈입니다. 제가 생각했을 때 민주당 내에선 새로운 정치 환경을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 의원이 아닌 새로운 인물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상당한 진통을 거칠 것으로 보입니다. 정치인이라면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혁신·쇄신하고 좋은 정치환경을 만들어야 합니다. 

-국민의힘이 충청도에서도 승리를 가져갔습니다. 큰 선거에서 캐스팅 보트라 불리는 곳입니다

▲ 전반적으로 새 정부가 출범한 만큼 윤정부가 성공하고 대한민국이 성공하고 국민이 편안하고 행복하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윤 대통령을 지지하거나 하지 않았거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제 의견에 모두가 공감할 것입니다. 이제 새롭게 출발하는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힘을 같이 모아야 합니다.

그래야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성공합니다. 이를 통해 지역발전을 함께 이끌어내야 합니다. 그런 공감대가 충청권 선거에도 영향력을 미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준석 공감하나 정치는 실험 아냐
취지는 인정… 더 신중한 접근 요구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경기도 패배가 뼈아파 보입니다. 윤심이 먹혀들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경기도지사 선거도 마찬가지로 패배에 대한 단일요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여러 다양한 요인이 있었을 겁니다. 김은혜 전 의원이 열심히 발로 뛰면서 노력했는데 갖고 있는 역량을 도민에게 알리는 데 실패한 부분이 있습니다. 짧은 시간 탓입니다. 김 전 의원을 단순히 윤심으로만은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있습니다.

다만 윤 대통령이 어느 정도 김 전 의원을 신뢰하는 것은 다 압니다. 결코 그 부분 하나만 가지고 패배가 결정된 건 아닙니다.  

-국민의힘에서 차기 대권잠룡이 여럿 생겼다는 평가가 내려집니다. 당권을 잡기 위해 갈등 우려도 있다는 말이 나옵니다

▲정치라고 하는 것은 경쟁을 통해서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거기에서 정치적 에너지를 크게 만들어가는 행위입니다. 선의의 경쟁이라는 건 좋은 것입니다. 다만 다 때가 있습니다. 선의의 경쟁체제를 통해서 국민 지지를 받아야 합니다. 단체장의 경우 임기 4년의 막중한 책임이 있어 당장의 그런 과열은 없을 거라고 봅니다. 

-지방선거가 끝나자마자 이준석 대표가 당 혁신위원회(이하 혁신위)를 띄웠습니다

▲정치 변화와 혁신은 언제든 중요합니다. 우리 정치가 아직 국민에게 불신을 받는 중이기 때문입니다. 이 대표가 이야기하는 혁신의 기본적인 취지는 대부분 공감합니다. 그러나 당권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결국은 국민적 공감대를 잘 살필 필요가 있습니다. 이 대표가 혁신위를 띄우고도 힘을 받지 못하는 이유는 정치권을 주도하는 정치인들의 개인적인 욕심이 있어서입니다.

정치인은 이런 걸 버려야 합니다. 결국 무엇이 현재 가장 대의명분이 있으며 지속가능하고 합리적인 방안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하고 노력해나가야 합니다. 또 당원의 공감을 형성하는 과정이 이뤄져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혁신위가 성공하려면 정교하게 설계할 수 있는 전문가 집단도 필요합니다. 정치인은 무언가를 할 때 실험하듯이 해선 안 됩니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취지는 인정하지만 조금 더 신중한 접근이 요구됩니다. 그러나 국민의힘보다는 혁신을 위해 민주당이 더 몸부림 칠 것으로 보입니다. 

-앞으로 윤정부와 어떤 방법으로 시너지를 발휘할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광역단체장은 대통령과 호흡을 맞추고 지역문제를 같이 공조하는 게 중요합니다. 저는 윤 대통령과 지난해 처음 만남을 가졌고, 국민의힘 대선 경선 당시에도 선대위원장을 맡아 윤 대통령과 좋은 관계를 유지해왔습니다.  윤 대통령은 인천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안 문제를 해결하고 인천의 미래와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윤 대통령과 협력관계를 잘 유지해나갈 계획입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윤 대통령과 협력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를 하겠습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선거는 곧 민주주의입니다. 선거를 통해 당선이 목표가 아니라 유권자의 바람과 기대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고 부흥하는 게 중요합니다. 선거과정을 통해서 인천시민이 제게 기대하는 바를 읽었고, 그 부분에 대해 실망하지 않도록 노력해나가겠습니다. 

인천시민 역시 선거서 승리했다고 끝나는 게 아님을 알았으면 합니다. 시민과 함께 인천을 발전시키고, 제가 부족한 부분은 비판과 지적을 해줬으면 합니다. 인천시민과 함께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고 싶습니다. 반드시 인천시민과 약속한 대로 행복한 세계 최일류 도시 인천을 만들어가겠습니다. 

<ckcjfd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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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단독] 성수3지구 재개발 조합 복마전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재개발·재건축 현장은 ‘내 집 마련’이라는 욕망의 집합체다. 사려는 사람, 팔려는 사람, 그리고 짓는 사람까지 집을 둘러싼 이해관계가 촘촘하게 얽혀 있다. 조합은 사방팔방 뻗어있는 이권을 조율하고 사업을 끝까지 이끌어야 하는 책무를 지닌다. 문제는 이 과정서 발생하는 유착과 비리 의혹이다. 주택 재개발사업은 권력의 이동에 영향을 받는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은 2007년 오세훈 서울시장 시절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됐다. 53만㎡ 면적의 땅을 4개 지구로 나눠 재개발을 진행하다가 박원순 서울시장이 당선되면서 사업이 지체됐다. 그러다 오 시장의 취임으로 다시 궤도에 오르는 모양새다. 3조 사업 14년째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압구정 아파트 지구 특별계획구역을 마주 보면서 한강 조망이 가능해 재개발 수혜 단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중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는 성동구 성수동2가 572-7번지 일대로 기존 계획안에 따르면, 부지 11만4193㎡에 1852가구 규모 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전체 사업비는 3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제3지구 조합)이 내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지난해 11월 조합장이 지위를 상실한 데 이어 각종 의혹이 불거져 복마전이 따로 없는 상황이다. 특히 조합장과 정비사업관리전문업자(이하 정비업체) 간의 유착 의혹이 화두로 떠올랐다. 정비업체는 정비사업 과정서 조합의 비전문성을 보완하기 위한 전문지식을 갖춘 사업자를 말한다. 대통령령이 정한 자본‧기술인력 등의 기준을 갖춰 시·도지사에게 등록한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이하 도정법)은 제정 당시부터 ‘정비사업전문관리업 제도’를 도입했다. 조합원의 권익을 보호하고 사업추진의 효율성을 도모한다는 취지다. 정비업체는 ▲조합 설립 및 정비사업의 동의 ▲조합 설립 인가 신청 ▲사업성 검토 및 정비사업 시행계획서 작성 ▲설계자 및 시공자 선정 ▲사업 시행 인가 신청 ▲관리처분계획 수립 등의 업무를 지원하고 대행한다. 정비사업의 A부터 Z까지 모든 업무에 관여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제3지구 조합은 2009년 10월 추진위원회의 승인, 2010년 5월 주민총회를 거쳐 N사를 정비업체로 선정했다. 이후 2018년 2월 조합 설립 인가를 받아 현재에 이르고 있다. 제3지구 조합 내부서 문제가 제기된 부분은 14년에 걸쳐 조합 업무를 대행해 온 N사와 역시 10년 넘게 조합서 일한 전 조합장 김모씨의 유착 의혹이다. 뉴타운 후보지 정비구역으로 오세훈 시장 취임에 재시동 김 전 조합장은 2010년 추진위 총무로 선출된 후 2016년 주민총회를 통해 추진위원장으로 뽑혔다. 2018년 창립총회서 조합장으로 선출됐지만 지난해 11월 도정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이 확정돼 자격을 상실했다. 그사이 재신임 투표, 주민총회 등의 과정이 있었고 수차례에 걸쳐 법정 공방에도 휘말렸다. <일요시사> 취재를 종합하면 김 전 조합장은 2016년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이후부터 지난해 말까지 ‘불사조’에 가까운 면모를 보이며 자리를 지켰다. 김 전 조합장은 창립총회(2018년)와 동시에 진행된 조합장 선거서 학력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인정돼 2021년 조합장 지위를 상실했다. 제3지구 조합 선거관리 규정은 ‘후보자 등록 시 제출 서류의 허위·변조·위조 등이 발견된 경우 당선을 무효로 한다’고 명시했다. 김 전 조합장은 후보자 등록 신청서에 지방 소재 ‘Y대학 졸업’이라고 기재해 제출했다. 또 Y대학 총장 명의로 된 졸업증명서를 3부 만들어 추진위원장과 조합장 후보 등록 등에 사용했다. 앞서 서울동부지검은 업무방해죄와 사문서위조죄·위조사문서행사죄 등으로 김 전 조합장에 각각 벌금 100만원과 700만원의 약식명령을 내렸다. 이후 2021년 1심 법원은 해당 약식명령 등을 근거로 ‘조합장 지위 부존재 확인’ 소송서 김 전 조합장이 조합장의 지위에 있지 않다고 판시했다. 서울시가 진행한 조합 실태점검 결과도 조합장 지위에 영향을 미쳤다. 성동구서 2022년 2월28일부터 3월11일까지 열흘간 진행한 ‘성수전략정비구역 제3지구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 운영실태 시·구 합동 기동점검’서 총 22건의 지적사항이 나왔다. 자금 차입 결국 사임 특히 성동구는 김 전 조합장이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부분에 대해서는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도정법 제45조(총회의 의결) 2항에 따르면 자금의 차입과 그 방법, 이자율과 상환방법은 총회의 의결을 거쳐야 한다. 성동구의 실태점검 결과에도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10월 주민총회서 또다시 조합장으로 선출됐다. 하지만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빌린 부분이 문제가 되면서 결국 조합장 자격을 잃었다. 김 전 조합장은 2022년 ▲총회 의결 없이 자금을 차입한 점 ▲자료 공개 거부 등 도정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았다. 1심 재판부는 두 혐의 모두를 인정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서 자료 공개 거부 혐의가 무죄로 바뀌면서 벌금 100만원으로 줄었다. 대법원은 지난해 11월 원심 판결을 확정했다. 눈여겨볼만한 부분은 돈을 빌려준 주체가 정비업체인 N사였다는 사실이다. N사는 2019년 6월과 8월, 그리고 10월 각각 2000만원, 2000만원, 1000만원 등 총 5000만원을 제3지구 조합에 무이자로 빌려 줬다. 앞서 김 전 조합장은 2019년 2월에 5000만원, 4월에 3000만원 등 8000만원을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차입한 사실이 확인돼 벌금 70만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다. 제3지구 조합이 총회 의결 없이 N사로부터 빌린 돈의 액수는 총 1억3000만원에 이른다. 김 전 조합장의 가족 일가가 제3지구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 등을 구입하는 과정서도 N사의 흔적이 등장한다. 재산 증식 내부 정보? 문제를 제기한 제3지구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 조합장을 하던 시기에 아들과 딸, 사위 등이 재개발 지역의 아파트를 사거나 도로를 증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김 전 조합장의 재산이 늘어나는 과정에 조합의 내부 정보가 사용된 게 아닌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 전후로 김 전 조합장을 비롯한 가족 일가의 부동산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덧붙였다. 김 전 조합장이 추진위원장으로 선출된 시기와 맞물린다. 김 전 조합장의 남편으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7월 성수동의 빌라 한 채를 1억9500만원에 매입했다. 등기부등본상 이씨의 주소는 김 전 조합장의 주소와 같았다. 흥미로운 대목은 2019년 1월 이 빌라가 송모씨에게 2억원에 팔렸는데 해당 인물이 정비업체 N사의 관계자라는 의혹이 제기된 점이다. 송씨는 한 달 뒤 해당 빌라를 2억1000만원에 팔았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5년 1월 제3지구 재개발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한 채를 4억5750만원에 매입했다. 김 전 조합장의 아들은 현재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으로 이름이 올라있다. 김 전 조합장의 딸로 추정되는 이모씨는 2018년 11월 특정 인물로부터 성수동2가의 도로 일부를 증여받았다. 딸 이씨의 남편이자 김 전 조합장의 사위로 추정되는 김모씨는 2017년 1월 성수동2가의 한 상가 1층을 매입했다. 김씨도 제3지구 조합의 대의원 명단에 존재한다. 2018년 해당 건물에 근저당을 설정한 업체는 세입자 조사업 등을 하는 W사였다. W사의 과거 등기부등본상 주소는 제3지구 조합서 업무를 하는 법무사 사무소의 주소와 일치했다. 송사 휘말려도 계속 부활해 가족 일가 부동산 구입 의혹 제3지구 조합의 한 조합원은 “지금 드러난 것은 등기부등본을 뒤져 찾아낸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총회의 결의 없이 정비업체로부터 금전을 차입해 자신의 급여를 챙기고 가족 일가의 부동산 축재에 사용했다는 의심을 거둘 수가 없다”며 “김 전 조합장은 대법원 확정 판결로 사임하면서도 조합원에게 단 한 마디의 사과도 없이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대법원 확정 판결이 나온 직후 김 전 조합장은 “2009년부터 지금까지 14년간 성수3지구를 위해 노력해 왔고 14년간 조합 운영을 투명하고 절약하였기에 조합장 자리서 내려오며 부끄럽지 않다”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에는 사무실을 얻어 ‘김○○ 사랑방’이라고 이름을 붙이고 주민과 부동산 관련 정보를 주고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3지구 조합의 또 다른 조합원은 “김 전 조합장의 나이가 70대다. 컴퓨터도 제대로 다루지 못한다고 들었다. 그러다 보니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바지사장으로 세우고 뒤에서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말이 내부에 많다”며 “N사는 한남4구역재개발조합서도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해 계약이 해지된 업체”라고 주장했다. <일요시사> 취재에 따르면 한남재정비촉진구역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이하 한남4구역 조합)은 지난해 정기총회서 N사와의 계약 해지 안건을 통과시켰다. 조합 설립 과정서 발생한 비위, 허위 견적서 제출, 금전 편취 혐의로 사기죄 확정 등이 이유였다. 한남4구역 조합은 2011년 N사와 용역 계약을 맺고 지난해까지 조합 업무를 함께 해 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한남4구역 계약 해지 제3지구 조합서 불거진 의혹은 현재 성동세무서, 성동경찰서 등에서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문제를 제기한 조합원은 “전 조합장과 N사는 조합을 장악하고 감시 체계가 허술한 틈을 타 끊임없이 비리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들의 비리는 민생침해 범죄인만큼 철저한 수사로 조합원의 피해를 막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jsjang@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전 조합장의 해명 “떳떳하다” 김모 전 조합장은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울분을 쏟아냈다. 14년간 조합을 위해 일했는데 근거 없는 모함으로 자신을 괴롭히려 든다는 것이다. 김 전 조합장은 자녀를 비롯해 사위 등 가족 일가가 재개발 지역에 아파트나 건물을 산 것은 인정하면서도 결혼을 할 무렵 본인들이 구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정비업체 N사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정비업체는 재개발 사업서 가장 마지막까지 남아 있는 곳이다. 조합장이 됐지만 업무에 서툰 부분이 있어 정비업체 대표(송모씨)에게 도와 달라고 했다”면서도 “정비업체 직원을 따로 만난 적도 없고 부정적인 일을 한 것도 없다. 나는 떳떳하다. 떳떳하기에 아직 이 동네에 살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젊고 똑똑한 사람이 조합장 선거에 나와야 한다. 그런 분이 있다면 언제든 도울 것”이라며 “2010년 조합 총무로 시작해 14년 동안 조합 일을 보면서 한 점 부끄러움이 없다. 법원 판결로 사임하게 됐지만 조합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은 여전하다”고 강조했다. <기사 속 기사> N사 대표의 해명 “우리는 을이다” N사의 송모 대표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정비업체는 조합이 시키는 일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정비업체가 조합장을 내세워 조합을 좌지우지하고 있다는 내부의 의견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면서 한 말이다. 조합이 갑, 정비업체가 을이라고 강조했다. 송 대표는 총회의 의결 없이 제3지구 조합에 돈을 빌려준 이유에 대해 “(김 전 조합장이) 조합 재정 상태가 너무 열악하다고 간곡히 부탁해서 무이자로 빌려준 것인데 그게 문제가 돼서 조합장님이 지위를 잃게 된 점은 지금도 마음이 아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조합에 차입한 1억3000만원은 한 푼도 돌려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조합장이 사임하는 등 조합 내부가 뒤숭숭한 것 같다는 말에는 “직무대행이 조합 업무를 보고 있고 우리도 정비업체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사업은 표류하지 않고 계속 진행되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 업체가 맡고있는 재개발 지역이 20여군데 정도다. 한 군데서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불법을 저지를 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한남4구역 조합과의 계약 해지에 대해서는 “(한남4구역 조합) 조합장이 내가 불법적인 요구를 했다. 그걸 거절했더니 계약 해지를 한 것”이라며 “현재 민·형사상의 조치를 취한 상태다. 법으로 가려질 일”이라고 주장했다.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