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경북도지사 재선 이철우

“더 이상 TK 패싱은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말이 아닌 발로 뛰는 도지사’라는 단어가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인물이 이철우 경북도지사다. 처음 경북도지사직을 맡으면서 경북 곳곳을 누비고 다닌 거리를 계산하면 한 해 평균 12만㎞가 넘는다. 발로 하는 행정을 통해 재선에 성공한 이 지사는 유독 이번 당선에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가정보원 국장부터 3선 국회의원 등 중앙정치를 경험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멍석 정치로 이름을 날렸고,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 도지사와 일하면 실·국장급은 괴롭다고 호소한다. 이 지사가 새벽 일찍 경북 관련 기사를 공유해 미리 대책을 준비하도록 해서다. <일요시사>가 이 지사에게 영남권 신공항 건설, 윤석열정부와의 협치 방식, 정치 현안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수학교사로 첫 사회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경북 상주와 의성에서 5년간 교직 생활을 한 뒤 지금의 국정원을 거쳐 2005년 경북도 부지사로 기용돼 2년2개월 동안 활동했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으로부터 고향인 경북 김천에 전략공천돼 초반 2대 8이라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던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이후 저는 국회의원 3선을 역임했습니다.

경북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중심이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변방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경북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경북이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지난 민선 7기 선거에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경북도지사 재선에 성공하셨습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다시 도정을 맡겨 주셨습니다. 초선 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성원은 경북을 위해서, 또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머슴이 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말이 아니라 발로 뛰는 현장 도지사가 되겠습니다. 

쉼 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험한 파도를 헤치고 달려가는 승풍파랑의 도전정신으로 큰 정치, 큰 인물로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이유는 대통령, 도지사, 기초단체장이 원팀이 돼 예산도 많이 확보하고 지역을 발전시켜 달라는 도민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년 동안의 성과를 꼽으신다면?

▲우선 저는 민선 7기 4년 동안 도정을 혁신해 청렴하고 일 잘하는 경북도청을 만들었습니다. 민선 7기 공약이행평가 전 분야 최우수(SA), 공공기관 청렴도 2년 연속 전국 최고등급, 경북도청 내부 청렴도 역시 17개 시·도 가운데 1등급을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우리 도가 국비 예산 10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투자 유치도 국내 기업 8조5000억원, 해외기업 1024억원, 등 지난 4년 동안 31조 20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성과라면 여러 갈래의 장벽을 뚫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문제를 확정 지은 것입니다. 

-도지사님께서는 의원시절 멍석정치로 이름을 알리셨습니다

▲당시는 우리 국회가 ‘동물국회’ ‘식물국회’ 등 역대 최악의 국회였던 시기였습니다. 국회의원 집무실에 멍석을 깔아놨던 것은 저부터 우리 정치를 곪게 만든 요인들을 멍석에 둘둘 말아 국민으로부터 박수받는 정치를 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경상북도, 대한민국 중심 도시로
“승풍파랑의 도전정신 발휘하겠다”

그러나 제대로 멍석말이도 못하고 국회를 떠난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도지사가 되고 나서도 집무실에 멍석을 깔아놨는데 빨리 정치가 옳은 궤도에서 비행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북도지사는 여권 소속으로 도지사직을 하게 되십니다

▲지난 4년간 TK(대구·경북) 패싱은 없다며 예산을 따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같은 성과의 이면에는 ‘알아야 도지사를 한다’ ‘무는 개는 돌아본다’ 같은 나름의 원칙을 실천한 결과입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 70%가 넘는 대구·경북의 표심에 감동했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도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분위기로 봐서는 경북을 발전시킬 예산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선 과정에서 맺어진 따사로운 인연들을 잘 추슬러서 정부와 호흡을 맞춰 경북 수확의 계절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경북 땅은 전국에서 제일 넓습니다. 경북도정 운영의 핵심을 어디에 맞춰 나갈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도민이 투표해주신 결과에 제 혼을 담아 희망이 샘솟는 경북을 짓겠습니다. 보다 더 큰 정치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경북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중앙과 지방 간 격차가 큽니다. 윤 대통령도 국민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듯이 지방을 살리는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지방화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단순히 중앙정부 예산에 의존하기보다는 헌법 개정 등을 통해 지방자치의 제도화가 검토돼야 합니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자치를 실현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북 인구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비단 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총인구도 지난해 기준 2만900명 정도가 줄었습니다. 경북은 합계 출산율 1명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국에 지방소멸 고위험지역 30곳 가운데 경북에만 7곳이 있을 정도여서 이제 인구 감소는 생존 문제 해결을 위한 선결과제가 됐습니다. 의성에 이웃사촌시범마을 조성하고, 스마트 팜을 만드는 것도 청년을 끌어들이거나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는 청년들을 붙잡아 두자는 취지입니다.

“신공항 반드시 이뤄낼 것”
인구 문제 시급한 선결과제

현재 전국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지방소멸대응종합계획을 만들고 청년인구 정착을 위한 청년애(愛)꿈수당을 지원하는 등 도민 체감형 정책으로 인구소멸 위험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경북의 주요 이슈는 신공항건설과 군위군 편입 문제입니다

▲군위를 대구에 편입시키는 안건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습니다. 저는 이 약속이 6월 국회에서는 지켜지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약속했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약속을 했습니다. 이달에는 반드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말씀하시는 국비 지원과 경북도가 추진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둘 다 같은 국비 지원입니다. 단지 기부대양여는 지금 K2 공항 부지를 받은 겁니다. 210만 평을 현물로 받은 뒤 이걸 팔아서 공항을 짓는 겁니다. 

만약에 우리나라가 긴축재정을 하게 되면 새만금, 가덕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등 3개 공항이 영향을 받게 돼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하기 굉장히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 더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대구공항 부지를 판돈으로 시설을 해서 모자랄 때는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현재 방식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위군 대구 편입은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리라 믿습니다.

-재선 도지사로서 경제는 어떻게 방점을 찍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기업이 다시 찾는 기회의 땅, 경북을 만들어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성공시대를 여는 경북을 만드는 데 집중할 방침입니다. 과감한 규제혁신으로 첨단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해 수도권에 75%가 집중해 있는 첨단기업들이 경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겠습니다.

대학과 기업이 한 팀이 돼 일자리를 만들고 대학도 살리는 연구 중심 혁신도정을 고도화할 방침입니다. 메타버스 산업단지, 초거대 클라우드팜 조성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추진해 디지털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는 도정을 펼칠 계획입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민생 살리기 특별본부를 상시화하고 전통시장을 디지털시장으로 바꾸겠습니다.

일자리 관련 종합기구를 설치해 민생경제의 성공시대를 열어나가는 데 도정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지난 민선 7기 경북 도정의 지속성과 확산성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하겠습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경제 활력 증진과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부응할 수 있도록 민생경제 활력을 도정의 목표로 설정하겠습니다. 

청년의 역외 유출을 막고 저출산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일자리 창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북도를 대한민국 일자리 요람으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 협치
“윤석열 대통령 경북 발전 약속”

-대구와 내부적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말이 나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의 협치 복안을 알고 싶습니다

▲홍 당선인과의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런 벽이 없습니다.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도지사는 도지사 나름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큰 현안이 있으면 의논해서 해결하면 잘 풀릴 것입니다.

앞으로 홍 당선인과 찰떡궁합으로 큰 그림을 그려나갈 예정입니다. 홍 당선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아직 문제로 부딪쳐 본 적이 없지만 홍 당선인은 선견지명도 있고, 결단력도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홍 당선인과 함께 대구·경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어려운 숙제가 있으면 손을 맞잡고 실마리를 찾겠습니다. 힘을 합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나아가 대구·경북이 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정부와 협치는 어떤 방식으로 해나갈 것인지 궁금합니다

▲국회의원 3선, 당 최고위원·사무총장, 경북도지사로 활동하면서 관계를 가졌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예산을 더욱 확보하겠습니다.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가 한 팀이 돼 경북을 발전시킬 대형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야당 도지사가 아닌 여당 도지사가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 경북의 주요 현안 해결을 여러 차례 약속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파는 장사고, 행정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 어떤 정책이나 행정도 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보다 우선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도민의 건강도 지키고, 경제도 살리고, 도민들 사기도 높이겠습니다. 달리는 말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4년간 힘차게 달려 왔지만 저는 아직도 걸어가야 할 몇 걸음이 더 남아 있기에 여기서 멈출 수가 없습니다. 남은 몇 걸음에 도민 여러분의 염원을 담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올려놓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과 반목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누구를 지지했건 경북의 발전의 염원은 모두가 한마음일 것입니다. 제 열정을 도민 화합을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겠습니다. 

<ckcjfdf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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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K-POP 1위 하이브, 수사 리스크 타개책 있나?

[일요시사 취재1팀 ] 장지선 기자 = 국내 최대 연예기획사가 사면초가 상태에 빠졌다. 업계에서는 부동의 1위를 달리고 있지만 내부는 엉망진창이라는 풍문이 돌고 있다. 레이블 간의 갈등이 법정 공방으로 번졌고 주력 IP는 과거와 비교해 힘을 못 쓰는 모양새다. 연예계 ‘미다스의 손’으로 불리는 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하려는 걸까? 2024년 5월 엔터테인먼트 기업 하이브가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계열사 자산 총액과 자본 총액을 더한 자산이 5조원을 넘긴 곳을 대기업집단으로 지정한다. 2024년 3월 공개한 사업보고서 기준으로 하이브 자산 총계는 5조원을 넘었다. 당시 기준으로 재계 순위 85위에 올랐다. 빛 좋은 개살구?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되면 공정거래법상 기업의 의무가 늘어난다. 엄격한 법의 테두리 안으로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동시에 상징성도 얻는다. 실제 하이브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최초로 대기업집단에 지정됐다. 국가 차원에서 하이브가 ‘업계 1위’로 인정받은 셈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K팝의 세계화로 앨범, 공연, 콘텐츠 등이 주요 수익원인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급격히 성장한 것이 반영됐다”고 지정 배경을 밝혔다. 하이브의 대기업집단 지정은 민희진 전 어도어 대표와의 갈등이 한창 불거질 무렵에 이뤄졌다. 앞서 2024년 4월 하이브는 그룹 뉴진스 등이 소속된 레이블 어도어를 이끌고 있던 민 전 대표가 경영권을 탈취하려 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감사를 진행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 이른바 ‘민-하 대전’의 시작이었다. 이후 뉴진스, 다른 레이블까지 싸움에 뛰어들었다. 뉴진스는 자신들의 프로듀서는 민 전 대표라고 주장하면서 계약 해지를 요구했고 다른 레이블은 민 전 대표가 제기한 표절 의혹 등에 반발해 소를 제기했다. 민 전 대표와 하이브 간의 계약 문제도 송사로 번졌다. 그 사이 뉴진스는 쪼개졌고 멤버 1명은 계약 해지 후 피소됐다. 내부 문제 외에도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카카오와의 갈등도 현재 진행형이다. 카카오와 하이브는 ‘아이돌 명가’로 불리는 SM을 인수하기 위해 엄청난 출혈 경쟁을 벌였다. 인수전이 과열되면서 카카오가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고 김범수 의장이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구속됐다가 보석 석방되기도 했다. 1900억원대 부당이득 혐의 경찰 영장 청구, 검찰 반려 이 모든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두문불출 상태였다. 미국에 머물다가 인터넷 방송 BJ ‘과즙세연(본명 인세연)’과 거리를 걷는 사진이 찍혀 입길에 오른 것을 제외하면 행보를 알기 어려웠다. 방 의장이 프로듀싱을 도맡아 온 방탄소년단(BTS)도 ‘군백기(군대+공백기)’ 상태였다. 하지만 BTS의 광화문 공연 이후 방 의장에 대한 언급이 늘었다. BTS는 멤버 전원이 군대에 다녀온 뒤 ‘완전체’ 첫 행보로 광화문 공연을 선택했다. 정부와 서울시가 하이브의 제안을 받아들이면서 성사된 공연은 각종 논란으로 이어졌다. 정부가 하이브에 특혜를 주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심이 제기된 시점도 이때다. 지난달 21일 광화문 일대는 경찰 등에서 동원된 경비 인원으로 삼엄했다. 광화문 인근을 지나가는 사람들에 대한 대대적인 검문이 이뤄졌고 그 수위는 살벌했다. 공연과는 전혀 관계가 없어 보이는 이들도 검문 대상으로 지목됐고 결혼식 등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모인 사람도 어김없었다. 정부와 전폭적인 지원에도 BTS 공연을 위해 광화문에 모인 인파는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앞서 26만명이 몰릴 것으로 예상했지만 공연 직후 경찰은 4만명으로 추산했고 하이브는 10만여명으로 발표했다. 어떤 기준을 갖다 대도 예상치보다 적은 인원이 모이면서 공연 자체를 비판하는 목소리와 모두의 광장인 광화문을 사기업이 특정 시간대에 독점하는 게 맞느냐는 지적이 이어졌다. 회사 뒤에 숨어 있나 실제 BTS의 광화문 공연은 ‘관급 행사’를 방불케 하는 모습을 보였다. 공연 전 국무총리가 하이브를 방문했고 서울시는 공연 당일 경비를 위한 회의를 여러 번 진행했다. 물 샐 틈 하나 없는 경비 체제를 구축한다는 명분으로 안전 관리에만 경찰 6700여명 등 모두 1만5000명에 이르는 인력이 동원됐다. 이재명 대통령도 가세했다. 이 대통령은 공연 전에는 안전 관리를 당부하는 목소리를 냈고 공연 이후에도 호평을 남겼다. 이 대통령은 공연 이후인 지난달 24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번 공연은 광화문 홍보를 넘어 대한민국 홍보에 결정적이었다”며 “기획을 잘 해서 잘 진행했다”고 평했다. 대통령까지 언급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은 공교롭게도 방 의장에 대한 비판으로 튀었다. 방의장이 현재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는 점, 그 내용이 주식과 관련된 것이라 정부 정책에 반한다는 점 등이 화두가 됐다. 이 대통령은 ‘주가조작은 패가망신’이라면서 엄하게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바 있다. 방 의장은 하이브 IPO(기업 공개) 이전인 2019년 기존 투자자들에게 상장 계획이 지연될 것처럼 설명하는 등 기망행위를 통해 주식을 매수하고 이후 자신과 관련된 사모펀드가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지분을 넘기는 방식으로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이 추산한 부당이득 액수는 1900억원에 이른다. 지난해 7월 이 대통령의 ‘주가조작은 패가망신’ 경고 이후 주식시장을 교란한 혐의를 받는 인사들에 대한 금융 당국의 제재가 강해졌다. 당시 지목당한 인물 가운데 한 명이 바로 방 의장이었다.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는 지난해 7월16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행위 금지 위반 혐의로 방 의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경찰도 같은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한 수사에 착수했다. 미국 압박 경찰 발끈? 검․경의 중복 수사 우려까지 불거졌던 사안은 경찰이 내사에 착수한 2024년 말 이후 1년 반이 지나도록 어떤 결론에도 이르지 못했다. 경찰은 지난해 9월 방 의장을 처음 소환한 이후 같은 해 11월까지 총 5차례 조사했다. 이후 5개월간 추가 소환이나 신병 확보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늑장 수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 21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방 의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박정보 서울경찰청장은 구속영장 청구 하루 전인 지난 20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방 의장 수사는 거의 마무리됐다”며 “법리를 검토 중이고 머지않은 시간 내에 종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고 다음 날 방 의장에 대한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이다. 방 의장 측은 즉각 유감을 표명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장기간 성실히 수사에 협조했음에도 구속영장이 신청된 것은 유감”이라며 “향후 법적 절차에도 충실히 임해 최선을 다해 소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국대사관의 압박에 영향을 받은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주한미국대사관은 최근 방 의장의 미국 방문과 관련해 출국 협조를 요청하는 서한을 경찰에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한에는 오는 7월4일 예정된 미국 독립기념일 250주년 행사 참석과 BTS의 월드투어 지원 필요성 등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방 의장은 출국금지 상태다. BTS 광화문 공연부터 특혜 의혹 솔솔 나와 주한미국대사관의 행보에 경찰 내부는 격앙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BTS 콘서트나 독립 250주년 기념행사 등을 고리로 미국 측을 움직여 수사 편의를 우회 압박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나왔다. 이번 사건의 공범으로 의심되는 인물이 지난해 미국으로 출국한 뒤 귀국하지 않는 상황이라 방 의장이 입을 맞추거나 도주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경찰의 신병 확보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하이브는 국민 정서를 자극할 수 있는 ‘무리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다. 오히려 주한미국대사관의 서한 발송이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하이브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행사 참석을 요청받은 적도 없고 출국금지를 해제해 달라고 요청할 수도 없다”고 전했다. 구속 갈림길에 서 있던 방 의장은 검찰의 구속영장 반려로 한숨 돌리게 됐다.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는 지난 24일 방 의장에게 신청된 구속영장을 돌려보냈다. 검찰은 “현 단계에서 구속을 필요로 하는 사유 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해 보완수사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일단 구속 위기는 피했지만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오면서 하이브의 최대 변수가 되는 모양새다. 하이브는 핵심 IP인 BTS 컴백으로 최대한 분위기를 띄워야 하는 상황에서 광화문 공연이 한 차례 논란이 된 데 이어 오너 리스크까지 덮쳤다. 무엇보다 방 의장이 하이브에 끼치는 영향이 절대적인 만큼 향후 상황에 따라 발생할 예측 불가능한 수준의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너 리스크 K-팝도 영향 연예계 관계자 사이에서는 방 의장의 사법 리스크가 하이브를 넘어 K-팝 업계에 미칠 영향이 상당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우리나라 문화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K-팝의 이미지가 업계 1위 수장의 오너 리스크로 얼룩질 수 있다는 걱정이다. 방 의장은 이 위기를 어떻게 타개할까? <jsjang@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