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경북도지사 재선 이철우

“더 이상 TK 패싱은 없다”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말이 아닌 발로 뛰는 도지사’라는 단어가 적합하다고 평가받는 인물이 이철우 경북도지사다. 처음 경북도지사직을 맡으면서 경북 곳곳을 누비고 다닌 거리를 계산하면 한 해 평균 12만㎞가 넘는다. 발로 하는 행정을 통해 재선에 성공한 이 지사는 유독 이번 당선에서 더 큰 책임감을 느낀다고 한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는 국가정보원 국장부터 3선 국회의원 등 중앙정치를 경험했다. 국회의원 시절에는 멍석 정치로 이름을 날렸고, 지난 지방선거를 통해 재선에 성공했다. 이 도지사와 일하면 실·국장급은 괴롭다고 호소한다. 이 지사가 새벽 일찍 경북 관련 기사를 공유해 미리 대책을 준비하도록 해서다. <일요시사>가 이 지사에게 영남권 신공항 건설, 윤석열정부와의 협치 방식, 정치 현안 등에 대해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는 수학교사로 첫 사회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경북 상주와 의성에서 5년간 교직 생활을 한 뒤 지금의 국정원을 거쳐 2005년 경북도 부지사로 기용돼 2년2개월 동안 활동했습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는 당시 한나라당(국민의힘 전신)으로부터 고향인 경북 김천에 전략공천돼 초반 2대 8이라는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으로 불리던 선거에서 승리했습니다. 이후 저는 국회의원 3선을 역임했습니다.

경북은 1960년대까지만 해도 대한민국의 중심이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지금은 변방으로 밀려나 있습니다. 경북에서 태어나고 자랐습니다. 경북이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이 돼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지난 민선 7기 선거에서 출마해 당선됐습니다. 

-경북도지사 재선에 성공하셨습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저에게 다시 도정을 맡겨 주셨습니다. 초선 때보다 더 무거운 책임감을 느낍니다. 도민 여러분께서 보내주신 성원은 경북을 위해서, 또 대한민국을 위해 더 큰 머슴이 되라는 명령이라고 생각하고 말이 아니라 발로 뛰는 현장 도지사가 되겠습니다. 

쉼 없이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험한 파도를 헤치고 달려가는 승풍파랑의 도전정신으로 큰 정치, 큰 인물로 성원에 보답하겠습니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이유는 대통령, 도지사, 기초단체장이 원팀이 돼 예산도 많이 확보하고 지역을 발전시켜 달라는 도민의 바람이 반영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 4년 동안의 성과를 꼽으신다면?

▲우선 저는 민선 7기 4년 동안 도정을 혁신해 청렴하고 일 잘하는 경북도청을 만들었습니다. 민선 7기 공약이행평가 전 분야 최우수(SA), 공공기관 청렴도 2년 연속 전국 최고등급, 경북도청 내부 청렴도 역시 17개 시·도 가운데 1등급을 달성했습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우리 도가 국비 예산 10조원 시대를 열었습니다. 투자 유치도 국내 기업 8조5000억원, 해외기업 1024억원, 등 지난 4년 동안 31조 20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가장 현실적인 성과라면 여러 갈래의 장벽을 뚫고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문제를 확정 지은 것입니다. 

-도지사님께서는 의원시절 멍석정치로 이름을 알리셨습니다

▲당시는 우리 국회가 ‘동물국회’ ‘식물국회’ 등 역대 최악의 국회였던 시기였습니다. 국회의원 집무실에 멍석을 깔아놨던 것은 저부터 우리 정치를 곪게 만든 요인들을 멍석에 둘둘 말아 국민으로부터 박수받는 정치를 해보자는 취지였습니다.


경상북도, 대한민국 중심 도시로
“승풍파랑의 도전정신 발휘하겠다”

그러나 제대로 멍석말이도 못하고 국회를 떠난 게 큰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도지사가 되고 나서도 집무실에 멍석을 깔아놨는데 빨리 정치가 옳은 궤도에서 비행 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북도지사는 여권 소속으로 도지사직을 하게 되십니다

▲지난 4년간 TK(대구·경북) 패싱은 없다며 예산을 따기 위해 총력을 기울였습니다. 이 같은 성과의 이면에는 ‘알아야 도지사를 한다’ ‘무는 개는 돌아본다’ 같은 나름의 원칙을 실천한 결과입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 70%가 넘는 대구·경북의 표심에 감동했고 압도적 지지를 보내준 도민들에게 고맙다는 말을 꼭 전해달라고 수차례 강조했습니다. 따라서 윤 대통령의 분위기로 봐서는 경북을 발전시킬 예산 확보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대선 과정에서 맺어진 따사로운 인연들을 잘 추슬러서 정부와 호흡을 맞춰 경북 수확의 계절을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경북 땅은 전국에서 제일 넓습니다. 경북도정 운영의 핵심을 어디에 맞춰 나갈 계획이신지 궁금합니다

▲도민이 투표해주신 결과에 제 혼을 담아 희망이 샘솟는 경북을 짓겠습니다. 보다 더 큰 정치를 위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고 경북 건설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우리나라는 중앙과 지방 간 격차가 큽니다. 윤 대통령도 국민이 어디에 살든 균등한 기회를 누릴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듯이 지방을 살리는 획기적인 대안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지방화 시대를 열기 위해서는 단순히 중앙정부 예산에 의존하기보다는 헌법 개정 등을 통해 지방자치의 제도화가 검토돼야 합니다. 중앙정부는 지방정부가 할 수 없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진정한 민주자치를 실현하는 첩경이라고 생각합니다.

-경북 인구가 계속 줄고 있습니다

▲인구가 줄어드는 것은 비단 경북만의 문제가 아니라 범국가적인 차원의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총인구도 지난해 기준 2만900명 정도가 줄었습니다. 경북은 합계 출산율 1명대를 겨우 유지하고 있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입니다. 

전국에 지방소멸 고위험지역 30곳 가운데 경북에만 7곳이 있을 정도여서 이제 인구 감소는 생존 문제 해결을 위한 선결과제가 됐습니다. 의성에 이웃사촌시범마을 조성하고, 스마트 팜을 만드는 것도 청년을 끌어들이거나 수도권으로 빠져 나가는 청년들을 붙잡아 두자는 취지입니다.

“신공항 반드시 이뤄낼 것”
인구 문제 시급한 선결과제


현재 전국 시·도 가운데 처음으로 지방소멸대응종합계획을 만들고 청년인구 정착을 위한 청년애(愛)꿈수당을 지원하는 등 도민 체감형 정책으로 인구소멸 위험에 대응하고 있습니다.

-경북의 주요 이슈는 신공항건설과 군위군 편입 문제입니다

▲군위를 대구에 편입시키는 안건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에 있습니다. 저는 이 약속이 6월 국회에서는 지켜지리라고 보고 있습니다. 대통령께서도 약속했고, 국민의힘 지도부에서도 약속을 했습니다. 이달에는 반드시 해결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이 말씀하시는 국비 지원과 경북도가 추진하는 기부대양여 방식이 차이가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는데 둘 다 같은 국비 지원입니다. 단지 기부대양여는 지금 K2 공항 부지를 받은 겁니다. 210만 평을 현물로 받은 뒤 이걸 팔아서 공항을 짓는 겁니다. 

만약에 우리나라가 긴축재정을 하게 되면 새만금, 가덕도, 대구·경북통합신공항 등 3개 공항이 영향을 받게 돼 예산을 한꺼번에 투입하기 굉장히 어려워지게 됩니다. 그러면 점점 더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대구공항 부지를 판돈으로 시설을 해서 모자랄 때는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됩니다.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에 저는 현재 방식이 결코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군위군 대구 편입은 신뢰의 문제이기 때문에 약속이 반드시 지켜지리라 믿습니다.


-재선 도지사로서 경제는 어떻게 방점을 찍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기업이 다시 찾는 기회의 땅, 경북을 만들어 민생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소상공인, 자영업자들의 성공시대를 여는 경북을 만드는 데 집중할 방침입니다. 과감한 규제혁신으로 첨단산업의 투자 환경을 개선해 수도권에 75%가 집중해 있는 첨단기업들이 경북으로 눈을 돌리게 만들겠습니다.

대학과 기업이 한 팀이 돼 일자리를 만들고 대학도 살리는 연구 중심 혁신도정을 고도화할 방침입니다. 메타버스 산업단지, 초거대 클라우드팜 조성 같은 대형 프로젝트도 추진해 디지털시대의 선두 주자가 되는 도정을 펼칠 계획입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민생 살리기 특별본부를 상시화하고 전통시장을 디지털시장으로 바꾸겠습니다.

일자리 관련 종합기구를 설치해 민생경제의 성공시대를 열어나가는 데 도정을 집중하고자 합니다. 지난 민선 7기 경북 도정의 지속성과 확산성을 도모할 수 있는 방향을 논의하겠습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민생경제 활력 증진과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부응할 수 있도록 민생경제 활력을 도정의 목표로 설정하겠습니다. 

청년의 역외 유출을 막고 저출산에 대비할 수 있는 방안이 일자리 창출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경북도를 대한민국 일자리 요람으로 자리 잡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입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 협치
“윤석열 대통령 경북 발전 약속”

-대구와 내부적 출혈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는 말이 나옵니다.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과의 협치 복안을 알고 싶습니다

▲홍 당선인과의 엇박자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아무런 벽이 없습니다. 시장은 시장으로서의 역할이 있고, 도지사는 도지사 나름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큰 현안이 있으면 의논해서 해결하면 잘 풀릴 것입니다.

앞으로 홍 당선인과 찰떡궁합으로 큰 그림을 그려나갈 예정입니다. 홍 당선인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정치인 중 한 명입니다. 아직 문제로 부딪쳐 본 적이 없지만 홍 당선인은 선견지명도 있고, 결단력도 있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홍 당선인과 함께 대구·경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고, 어려운 숙제가 있으면 손을 맞잡고 실마리를 찾겠습니다. 힘을 합쳐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나아가 대구·경북이 더 발전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윤정부와 협치는 어떤 방식으로 해나갈 것인지 궁금합니다

▲국회의원 3선, 당 최고위원·사무총장, 경북도지사로 활동하면서 관계를 가졌던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예산을 더욱 확보하겠습니다. 정부와 광역자치단체, 기초자치단체가 한 팀이 돼 경북을 발전시킬 대형 프로젝트 등을 추진할 수 있는 정치적 여건이 마련됐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야당 도지사가 아닌 여당 도지사가 됐습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에서 경북의 주요 현안 해결을 여러 차례 약속한 바 있습니다. 

-마지막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파는 장사고, 행정은 국민의 눈물을 닦아주는 일이라고 했습니다. 그 어떤 정책이나 행정도 서민의 눈물을 닦아 주는 일보다 우선시 할 수는 없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저는 도민의 건강도 지키고, 경제도 살리고, 도민들 사기도 높이겠습니다. 달리는 말은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지난 4년간 힘차게 달려 왔지만 저는 아직도 걸어가야 할 몇 걸음이 더 남아 있기에 여기서 멈출 수가 없습니다. 남은 몇 걸음에 도민 여러분의 염원을 담아 새로운 대한민국을 건설하고, 경북을 다시 대한민국의 중심으로 올려놓는 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선거는 끝났습니다. 선거 과정에서 벌어진 갈등과 반목은 이제 끝내야 합니다. 누구를 지지했건 경북의 발전의 염원은 모두가 한마음일 것입니다. 제 열정을 도민 화합을 위한 에너지로 승화시켜 나가겠습니다. 

<ckcjfdfo@ilyosi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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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한동훈 축출’ 장동혁 용꿈의 비밀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와 한동훈 전 대표는 한때 ‘짝패’였다. 장 대표는 용꿈을 꾸는 것으로 알려졌다.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에 몰두한 이유를 이해하려면, 그의 욕망 ‘용꿈’을 이해해야 한다.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지난 5일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했다. 조건은 “다음날까지 정치 생명을 걸고 재신임·사퇴를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누군가의 ‘정치 생명을 건 재신임·사퇴 요구’가 있으면, 곧바로 전 당원투표를 시행하겠다”는 제안이었다. 요구 기간 불과 이틀 지난 6일까지 장 대표에 대한 재신임 투표를 제안한 국민의힘 구성원은 아무도 없었다. 국민의힘 최수진 원내 수석대변인은 지난 7일 “반응이 없었으니 종결된 것”이라고 말했다. 장 대표에 대한 당내 친한(친 한동훈)계·소장파의 비판이 시작된 시점은 국민의힘 한동훈 전 대표를 제명한 지난달 29일이었다. 친한계 일원인 국민의힘 김종혁 전 최고위원 제명 조치도 지난 9일 확정됐다.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는 지난달 26일 “현직 당협위원장 신분으로 장 대표 등을 공개 비판해 왔다”는 이유로 지난달 26일 김 전 최고위원에게 ‘탈당 권유’ 징계를 결정했다. 김 전 최고위원이 탈당하지 않았기 때문에 자동 제명 처리됐다. 오 시장은 지난달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기어이 당을 자멸의 길로 몰아넣었다”면 장 대표를 비판했다. 이어 “장 대표는 국민의힘을 이끌 자격이 없으니, 물러나서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론조사기관 조원씨앤아이가 <스트레이트뉴스>의 의뢰를 받아 지난 7일부터 이틀 동안 서울 거주 18세 이상 남녀 806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ARS 여론조사(휴대전화 가상번호 100%)에 따르면, 오 시장은 33.3%의 지지를 얻어 47.5%의 지지를 얻은 정원오 서울 성동구청장보다 14.2% 뒤처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참조할 수 있다. 친한계는 한 전 대표를 중심으로 뭉친 수도권·부산 내 보수 성향 엘리트 집단이다. 국민의힘이 지난 2016년부터 총선에서 연패한 탓에 당내 수도권 엘리트들의 영향력이 줄었다. 양당 체제를 선호하는 한국인의 특성상 ‘집단 탈당 후 창당’을 선택하기도 어렵다. 바른정당·국민의당·바른미래당 등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 실험은 모두 실패했다. 현 시점에선 국회 의석 3석을 보유한 개혁신당만이 유일한 원내 보수 성향 제3지대 정당으로 존재한다. 4개월여 앞둔 선거가 총선이 아닌 지방선거·재보궐선거란 사실도 이들이 쉽게 움직일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다.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지난 2022년 대선·지방선거를 지휘해 연이어 이긴 경험이 있다. 반면 한 전 대표는 선거를 지휘해 이긴 경험이 없다. 한 전 대표는 지난 2024년 비상대책위원장 자격으로 총선을 지휘했다. 당시 국민의힘은 108석만을 확보하는 참패를 당했다. 한 전 대표 제명을 사실상 주도한 장 대표에 대해선 “집단 탈당 후 신당 창당’이란 정치 실험이 성공한 사례가 드물고, 한 전 대표의 선거 지휘 능력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을 토대로 강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지방선거는 대선·총선에 비해 투표율이 낮고 중앙 정치에 미치는 영향력도 적지만, 그래도 선거는 선거다. 지역 기반을 확보하는 선거가 중요하지 않을 리는 없다. 통상 선거를 앞둔 시점에선 빅텐트 설치 등 이합집산 움직임이 활발해진다. 선거를 4개월여 앞둔 시점에서 당내 계파 중 하나를 와해시켜 ‘다이어트’를 시도하는 사례는 드물다. 이 대표가 개혁신당을 창당한 시점은 총선을 약 3개월 앞둔 지난 2024년 1월이었다. 당시 국민의힘 탈당 후 개혁신당으로 옮긴 현역 의원은 허은아 대통령실 국민통합비서관 1명이었다. 그리고 개혁신당이 거둔 의석은 지역구 1석·비례대표 2석 등 총 3석이라서 정치 구도를 바꿀 만큼의 영향력을 얻은 것은 아니었다. 한 제명 후 오 반발 “장 물러나 책임져야” 하나뿐인 꿈…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 장 대표의 한 전 대표 등 제명 및 오 시장과의 갈등은 “국민의힘이 수도권 내 지방선거를 포기한 것 아니냐”는 의문으로 이어질 만큼 집요하다. 선거에선 어제 없던 조직이라도 오늘 만들어서 돌려야 하고, 어제의 원수와도 악수해서 표로 바꿔야 한다. 일정한 영향력을 당내 구성원을 내쫓아 선거에 악영향을 주는 것을 감수하는 선택은 “의아하다”는 의심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큰 지점이다. 국민의힘은 지난 2016년 이후 수도권 패배·중도층 표심 공략 실패 여파로 총선에서 연패했다. “중도층 표심을 공략하면서 수도권에서 이겨야 한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이다. 국민의힘 지도부 구성원 중 가장 강경한 보수 성향을 드러내는 김민수 최고위원조차 지난 9일 보수 유튜버들이 공동 주최한 ‘대한민국 자유 유튜브 총연합회 토론회’에 출연해 “윤 어게인을 외쳐선 지방선거에서 이길 수 없다”며 “중도층을 설득해야 하는데, 부정선거론을 10년 동안 외쳐도 영역은 좁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의 발언은 누구나 아는 선거 승리 공식을 그가 현실적으로 외면할 순 없으리라는 근거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나라당 정옥임 전 의원은 지난 11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김 최고위원이 우파의 짠물 지지자들을 우습게 보는 것”이라며 “윤 어게인·탄핵 반대 구호로 그들의 성원을 받았으니, 노선을 바꾸더라도 그들이 따라올 것이란 기대감을 깔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지난 2022년 6월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진 충남 보령·서천 재보궐선거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다. 지난 2024년 총선에서 승리하면서 형식적으로는 재선 의원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아직 초선 의원 임기 4년도 마치지 않았다. 비상대책위원장이었던 한 전 대표는 지난 2023년 12월 장 대표를 파격적으로 사무총장에 임명했다. 지난 2024년 전당대회에선 한 전 대표와 장 대표가 나란히 당 대표와 수석 최고위원으로 당선됐다. 지난 2024년 12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한 국민의힘 의원 18명 중엔 장 대표도 있었다. 한 전 대표와 장 대표는 이때까진 누가 보더라도 ‘짝패’였다. 그로부터 1주가 지난 12월11일에 이르러, 이들은 명백한 결별 신호를 언론·대중에게 드러냈다. 윤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한 한 전 대표와 달리 장 대표는 반대했고, 굳게 입술을 다문 채 당 대표실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됐다. 3일 후 장 대표는 가장 먼저 사퇴해 ‘한동훈 체제’ 붕괴에 결정적으로 일조했다. 누구나 아는 승리 공식 장 대표는 지난해 2월엔 윤 전 대통령 파면에 반대하는 세이브코리아 국가비상기도회에 참석해 “비상계엄에도 하나님의 계획이 있고, 하나님이 승리로 이끌 것”이라고 말하는 등 강경 보수 전향을 선언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와 차별화하면서 강경 보수의 지지를 선점하는 계기가 됐다. 지난해 8월 전당대회에선 강경 보수의 압도적 지지를 업고 당 대표에 당선됐다. 당 사무총장엔 통상 3선 의원이 발탁된다. 그래서 국회의원이 된 후 약 1년6개월이 지난 장 대표가 사무총장으로 발탁된 것은 한 전 대표의 파격 인선으로 해석됐다. 이후 장 대표는 원내 수석대변인·수석 최고위원을 지내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지난 2024년 12월 이후엔 정치적 원수가 돼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했다. 장 대표의 변화에 대해선 “정치적 오이디푸스 콤플렉스일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같은 분석이 나오는 배경은 “장 대표가 용꿈을 꾸고 있다”는 평가로부터 비롯된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채널A 유튜브 채널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국회의원이 되기 전부터 ‘충청에서 몇 안 되는 용꿈 꾸는 분’이란 평가를 받았다”며 “용꿈을 꾸는 사람답게 유연한 정치 행보를 이어왔다”고 주장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당 대표 당선 이후엔 굉장히 유연하게 노선을 바꿔 탈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장 대표는 ‘한동훈’이란 이름 석 자 앞에선 유연하지 못하단 사실을 몸소 보여줬다.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에 따르면, 남성은 3~5세에 이르러 처음 만나는 이성인 어머니로부터 사랑받으려고 한다. 이 때문에 아버지는 어머니의 사랑을 두고 싸워야 하는 경쟁자로 인식된다. 그런데 모든 조건에서 아버지가 우월하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를 거세할 것”이란 무의식적인 공포를 느낀다. 아버지의 거세 시도를 막기 위해 어머니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면서 아버지에 대한 증오·공포는 선망으로 바뀐다. 이를 일컬어, 프로이트는 ‘초자아 형성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그리스 신화 속 오이디푸스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결혼한다”는 불행한 신탁을 받는다. 오이디푸스 신화는 “이미 정해진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 노력 때문에 정해진 운명을 맞는다”는 전형적 구조로 유명하다. 프로이트는 신화의 구조를 토대로 “아들은 어머니의 사랑을 독차지하면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아버지와 경쟁한다”는 무의식 구조를 규정한 것이다. 한 전 대표는 윤 전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에 반대했고, 체포 대상 중 1명으로 지정됐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정치적 절정을 누렸다. 한 전 대표의 정치적 절정은 장 대표의 ‘용꿈’과 결정적으로 충돌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한 전 대표가 날아오를수록 장 대표의 용꿈은 거세 공포를 느낄 수도 있다. 용꿈도 날아오르려는 욕망이다. 두 사람 모두 날아오를 순 없다. 한 전 대표의 최측근으로서 비상계엄 해제에 참여했던 장 대표는 하루아침에 한 전 대표와 결별했다. 절정·비상 거세 공포 장 대표의 용꿈이 현실이 되기 위해선 ‘한동훈’이란 압도적인 권위를 극복해야 한다. 당내 가장 막강한 그룹으로 거론되는 언더 찐윤엔 자체적으로 내세울 수 있는 대권주자가 없다.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국민의힘이란 어머니를 차지해야 한다. 장 대표의 용꿈은 한 전 대표라는 ‘이미 결별한 정치적 아버지’를 제거해야 이룰 수 있다. 한 전 대표 제명은 “한동훈의 측근이란 옛 흔적을 완전히 부순 후 독립적인 용꿈을 추구하려는 것”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또 용꿈을 실현하기 위해선 언더 찐윤이란 막강한 집단도 굴복시켜야 한다.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국민의힘 윤한홍 의원은 지난해 12월 장 대표 앞에서 “국민의힘은 여전히 어이없는 비상계엄은 잘못됐단 인식을 갖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는다”며 “아무리 정부를 비판해도 국민 마음에 다가가지 못하니 백약이 무효”라고 주장했다. 이어 “더불어민주당의 국정 마비가 비상계엄의 원인이란 얘기를 더는 하면 안 된다”며 “몇 달 동안은 강성 지지층으로부터 배신자 소리를 들어도 되니, 지방선거에서 이겨 대한민국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경 보수를 자신의 정치적 배경으로 삼으려고 한다”고 평가받는 장 대표를 정면 비판한 것이다. 이후 장 대표는 한동안 “언더 찐윤이 장 대표를 2월에 실각시킨 후, 국민의힘 신동욱 수석 최고위원에게 비상대책위원장직을 맡길 것”이란 소문에 시달렸다. 언더 찐윤은 “국민의힘의 텃밭 대구·경북·강원에서 토호들과 밀착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장 대표는 윤 의원의 비판을 받는 등 구 친윤계로부터도 압박당하는 상황에서 당내 소수 계파 친한계 수장인 한 전 대표 제명에 더욱 집중했다. 이는 하향 전치란 심리학적 개념이 성립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 전치는 자신의 감정·욕구를 그대로 표현하기 어려울 때, 그 감정을 덜 위협적인 대상에게 표출하는 방어기제를 말한다. 특히 자신보다 만만한 대상에게 표출하는 것을 일컬어 하향 전치라고 한다. 일상 언어로는 ‘화풀이’라고 한다. 장 대표의 정치적 상황은 프랑스 철학자 르네 지라르의 모방 이론에 비유할 수도 있다. 지라르에 따르면, 사람의 욕망은 다른 사람을 모방하는 삼각형 구도로 발생한다. 유명 연예인이 광고·사용하는 제품을 구입하는 것처럼, 욕망의 주체·대상·체계는 상호 의존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지라르가 규정한 욕망은 다른 사람으로부터 인정받거나 확고한 정체성을 가지는 것도 포함한다. 이를 욕망의 삼각형이라고 한다. 언더 찐윤 압박에 제명 더 집착…화풀이? 한은 장의 희생양…전한길도 장 노리나 이 대표 주장대로, 장 대표가 처음부터 용꿈을 염두에 두고 정계에 진출해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것이라면, 장 대표는 한 전 대표와 함께 ‘짝패’를 구성하면서 자신의 용꿈도 아울러 키운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하지만 비상계엄 반대 및 해제 참여로 정치적 절정에 오른 한 전 대표가 먼저 대권이나 보수 진영 주도권을 차지한다면, 장 대표로서는 “한 전 대표가 있는 한, 내 욕망 실현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장 대표가 갑자기 한 전 대표와 결별한 후 강경하게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을 외친 이유는 여전히 명확하게 알려지지 않았다. 또 한 전 대표가 ▲언더 찐윤 ▲강경 보수 ▲장 대표 등과 두루 갈등한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지라르는 “한 집단의 갈등은 내부에서 가장 만만하고 약한 대상을 희생시켜 해소한 후 단결한다”고 주장했다. 지라르는 이 과정을 ‘희생양 메커니즘’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이후 전한길씨·고성국씨 등 강경 보수 성향 유튜버를 당에 유입시켜 한 전 대표와 친한계의 공백을 채우고 언더 찐윤과 맞설 세력으로 양성할 뜻을 내비치고 있다. 하지만 두 유튜버를 통해 한 전 대표 고유의 영향력을 재현하기는 어렵다. 특히 전씨는 지난 8일 자신의 팬카페 ‘자유한길단’에 “장 대표의 해명을 요구한다”는 제목의 글을 작성했다. 전씨는 이 글을 통해 “국민의힘 지도부는 ‘내란 세력·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세력·윤 어게인을 주장하는 세력과 함께할 수 없다’는 박성훈 수석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인지 3일 안에 답변하라”고 요구했다. 이어 “장 대표가 답변 요구에 침묵한다면, 박 대변인의 논평이 장 대표의 공식 입장이라고 받아들일 것”이라며 “그렇다면 장 대표는 당원·윤 전 대통령을 함께 배신한 것이므로 이후 일어날 일에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장 대표가 한 전 대표 제명을 주도한 것처럼, 전씨가 장 대표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단 가능성을 암시한 것이다. 한 전 대표가 장 대표 주도로 ‘희생양’이 된 것처럼, 장 대표가 전씨 주도로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단 압박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전씨의 요구에 대해 “답변드릴 내용이 없다”면서 침묵했다. 직설적인 욕망의 덫 장 대표의 정치 행위는 직설적이어서 ‘용꿈’이란 욕망이 쉽게 드러난다. 하지만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국민의힘의 바닥 지지 기반이 무너진다. 이 때문에 구 친윤계 핵심이었던 윤 의원도 장 대표를 비판했다. 지방선거에서 패배하면 ‘용꿈’은 한여름 밤의 꿈이 될 가능성이 크다. 장 대표는 ‘욕망의 덫’에서 어떻게 벗어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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