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 경기도지사 김동연 VS 김은혜 맞짱 인터뷰

‘명심 VS 윤심’ 대선 2라운드 제대로 붙었다

[일요시사 정치팀] 정인균·차철우 기자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6월1일 시작된다. 국민의힘(이하 국힘)은 대선 승리를 이어가기 위해,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은 지방선거라도 이기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경기도지사 선거에 대한 관한 관심이 뜨겁다. ‘미니 대선판’이라 불리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싸우고 있는 인물들을 <일요시사>가 차례로 취재했다.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1위와 2위를 기록하고 있는 국힘의 김은혜 후보, 민주당의 김동연 후보가 그 마지막 순서다.

지방선거의 성패가 달려있다고 일컬어지는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김은혜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김동연 후보는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하며 선거운동에 치열하게 임하고 있다. <일요시사>는 양 후보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고 다른 대답을 듣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두 후보와의 일문일답.

-본인만의 강점은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혜) 저는 기자, 청와대 대변인, 대기업 임원을 역임하면서 지금 국민들의 가진 계신 현안들을 해결하고자 노력해왔으며, 결과적으로 항상 성공적인 솔루션을 제시해왔다고 자평하고 싶습니다. 그 경험이 밑바탕이 돼 국회의원과 인수위 활동도 했으며, 지금의 경기도지사 후보 자리까지 오게 됐습니다.

이 자리에 오기까지 나름 성공을 거듭한 이유는 결국 말보다 발을 더 빠르게 움직이며 현장에서 답을 찾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경기도의 현안 해결을 위해 열심히 뛰고 있습니다. 답은 책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 있고, 도민 속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있습니다.

(연) 저는 끼니를 걱정하던 소년 가장이었습니다. 판잣집을 전전하며 힘겹고 고단한 시간을 보냈습니다. 서민의 삶을 온몸으로 겪었습니다. 서민들의 어려운 처지를 입이 아니라 가슴으로 공감할 수 있습니다. 34년 동안 공직에 몸담으며 서민의 눈높이에서 납득할 수 없는 이익은 거들떠보지 않았습니다.


청렴하게 일하고 전관예우와 같은 관행은 단호히 거부했습니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6명의 대통령께서 저의 실력을 인정해 등용하셨습니다. 경제부총리로서 나라 살림을 운영하며 혁신성장의 토대를 닦았습니다. 특권층이 아니라 서민을 위해 일할 준비된 일꾼이라 자부합니다. 

-경기도지사에게 가장 중요한 능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혜) 현실이 결여된 책상 위의 결정은 도민의 삶을 힘들게 할 수밖에 없습니다. 언제나 답은 현장에 있는 만큼 도민과 함께 고민하고 대책을 제시할 수 있는 도지사가 필요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경기도지사 선거는 ‘책상 대 현장’ ‘숫자 대 발’의 대결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책상에 앉아서 정책을 결정해온 경제관료’ 대 ‘현장을 누비며 도민의 손을 잡고 함께 아파하는 김은혜’의 대결인 것입니다. 제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언제나 현장 속에서 답을 찾고, 진심을 다해 도민 속으로 들어가겠습니다.

(연) 경기도는 작은 대한민국입니다. 주거, 교통, 일자리 등 복잡한 현안이 서로 얽혀 있습니다. 경기도를 잘 아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사안을 입체적으로 파악하고 해결하는 일머리를 갖춰야 합니다. 제 인생의 절반 이상을 경기도에서 살았습니다.

20년 이상을 경기도에서 일했습니다. 15살에 서울 청계천을 떠나 지금의 성남시 단대동 천막집에서 꿈을 키웠습니다. 경기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애정이 있습니다. 이에 더해 34년 공직생활을 하며 다져온 국정운영 경험, 경제에 대한 안목과 실력을 갖췄습니다. 

-치열한 경선이었습니다. 경선에서 경쟁자들을 이길 수 있었던 원동력은 무엇이었나요?


(혜) 유승민 전 의원님은 우리 국힘의 소중한 자산이고 정치적 대선배입니다. 경선 기간 함께 경쟁할 수 있어서 저에게는 큰 영광이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선택된 것은 이제 경기도를 새롭게 바꿔보라는, 나아가 경기도를 제대로 대접받도록 해보라는 도민의 준엄한 명령이라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연) 경선에 함께하신 안민석·조정식 의원님, 그리고 염태영 전 시장님은 풍부한 경험과 열정을 갖추신 분들입니다. 아름다운 경쟁을 해주신 세 후보님께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민주당 당원과 국민들께서는 저를 후보로 선출해주신 이유는 분명합니다. 경기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반드시 이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혜 “현장에 답 있고, 더 잘 알아”
연 “소년 가장 출신…서민 잘 알아” 

-서로의 장점과 아쉬운 점 하나씩 꼽는다면?

(혜) 정권을 넘나들면서 경제관료로 장수하셨습니다. 그런 과정을 거치며 경제지식이 많다는 건 장점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문제는 ‘아는 것’과 ‘실천하는 것’이 하늘과 땅 차이라는 점입니다. 행정경험을 강조하시지만 경험도 경험 나름입니다.

실패한 경험으로 경기도정을 책임 못 집니다. ‘집값 폭탄’ ‘세금 폭탄’을 안긴 장본인이신데, 경기도를 미래로 이끌겠다는 말씀보다는 진정어린 마음으로 국민들께 사과부터 하시는 게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연) 뉴스 앵커, 청와대 대변인, 대통령 당선인 대변인을 거치며 다져진 언변은 분명한 장점입니다. 다만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선 지금도 윤 대통령의 대변인 역할을 하고 계신 점은 무척 아쉽습니다. 대통령과의 호흡을 앞세우지만 경기도 현안과 지방자치의 본질에 대한 이해가 충분한지 확신이 들지 않습니다.

-무소속 강용석 후보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강 후보님을 어떻게 평가하시나요?

(혜) 강용석 무소속 후보도 정권교체의 완성을 위해 경기도지사 선거에 임하고 있는 마음은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만, 저는 공당인 국민의힘 후보로서 당원과 국민이 저를 선택해서 경기도지사 후보로 나온 것입니다. 따라서 저의 개인적 판단보다는 경기도민과 당원의 생각이 우위에 있고 뜻을 따라가기 위해 계속 그분들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입니다. 

(연) 경기도지사 선거에 나선 저는 경기도의 미래를 두고 어떤 후보님과도 합리적으로 토론할 준비가 돼있습니다. 하지만 도민이 지켜보는 토론 무대를 정쟁과 인신공격에 활용하는 점을 가슴 아프게 생각합니다. 더구나 윤석열 대통령과의 통화 여부는 선거 개입 논란으로 비화되고 있습니다.

윤 대통령과 통화했다는 강 후보와 통화한 적이 없다는 대통령실, 둘 중 하나는 분명 국민 앞에 거짓말을 하고 있습니다. 심각한 문제입니다. 강 후보님이 도민들께 제시할 비전이 뚜렷하면 좋겠습니다.

-전임 이재명 도지사의 ‘기본 시리즈’를 어떻게 이어가실 생각이신가요?


(혜) 현금성 복지는 꼭 필요한 곳에 두껍게 지원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이재명 전 지사의 무차별적 퍼주기에 대한 전반적인 검토가 필요합니다. 뿐만 아니라 도민이 부여한 권력을 사유화 한 정책은 반드시 손질하겠습니다. 

지역화폐 사업은 대장동 사업과 마찬가지로 측근 비리 의혹과 ‘세금깡’ 의혹으로 얼룩져 있고,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경기도 공무원의 개인 비서화, 홍보비 부당지출 등 도민이 위임한 공적권한을 사적으로 유용한 사례들은 꼭 바로잡겠습니다. 이를 통해 ‘잃어버린 경기도정 4년’을 반드시 회복하고자 합니다.

(연) 민선 7기 도정에서 추진된 기본 시리즈는 공정·평화·복지를 실천하는 과정에서 마련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시행되고 있는 청년기본소득, 농민기본소득의 만족도가 높습니다. 취약계층의 삶의 기반을 만들어내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습니다.

강용석 단일화 최대 변수 부상      
혜, 도민 목소리 경청하고 결정
연, 도민 위한 진심 안 느껴져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겠습니다. 기본의 바탕 위에 기회를 더하겠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마음 놓고 도전할 기회를 더하겠습니다. 이런 마음을 담아 얼마 전 ‘경기도 청년기회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기회가 강물처럼 흐르는 경기도에서 청년들은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미래의 희망을 설계하고 새로운 삶의 진로를 개척하게 될 것입니다. 

-경기도에 대선주자만 3명이 몰렸습니다.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혜) 안철수, 이재명 후보를 두고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 두 분의 출마는 국민들께서 받아들이기에 현격한 차이가 있습니다. 안 후보는 분당 판교 지역의 발전과 그분들의 마음을 진정으로 위로해주실 수 있는 훌륭한 분으로 생각합니다. 

반면 경기도민들의 아픔과 고통은 고스란히 남겨둔 채 오직 선거의 유불리만을 따져 인천으로 떠나간 이재명 전 지사는 김동연 후보와 무슨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 후보가 정말 당당하다면 인천이 아니라 대장동이 위치한 분당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왔을 거라고 봅니다.

김동연 후보도 그런 이 전 지사의 영향력에 기대다 보니 자꾸 후보 본인의 말이 뒤바뀌고 신뢰성이 깨지는 중입니다.

(연) 경기도가 대한민국에서 갖는 위상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경기도민의 선택에 따라 거론된 분들의 쓰임새가 결정될 것입니다. 저는 경기도가 잘되면 대한민국이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도민의 미래를 위한 변화들을 만들어야 합니다. 주거, 교통, 일자리 문제 해결해야 합니다.

이런 변화들이 도민의 삶을 개선하고, 전국으로 그 변화를 확산시켜야 합니다. 그런 일을 해낼 일꾼을 뽑아야 합니다. 경기도의 미래를 정쟁에 휩싸여 볼모로 삼으려는 후보는 막아야 합니다. 그런 후보가 도민의 삶을 챙길 수 없기 때문입니다.

-경기 도민들은 검수완박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요?

(혜) 검찰의 중대범죄 수사권을 뺏어서 득보는 사람들은 우리 서민들이 아니라 ‘대장동 사태’ 관계자들과 같은 가진 자들, 힘 있는 자들일 것이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십니다. 정권교체를 앞두고 황당한 일을 자행했던 야당에 대해 국민들께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시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연) 검찰개혁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입니다. 권력기관이 누려온 기득권을 깨야 한다는 데 많은 도민들이 공감하실 거라 믿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사·기소권 분리를 포함해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 지난 달 양당이 합의한 사안을 국민의힘이 번복하는 과정에서 정쟁이 극심했습니다. 우리 도민들께서 편한 마음으로 지켜보기 힘드셨을 것입니다.

-새로 시작한 윤석열정부에게 바라는 점이 있다면?

(혜) 여소야대 상황에서 대통령의 가장 큰 덕목은 인내심과 뚝심이 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대통령의 소신대로 차분히 하나씩 풀어나가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시라는 조언을 드리고 싶습니다. 

(연) 대통령은 특정 진영만을 위한 자리가 아니라 전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입니다. 특정 진영이나 검찰이 아니라 국민만 바라보는 정치를 하길 진심으로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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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4·10 이후···4인 파워게임] 화려한 부활 조국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이 두 자리 의석수를 확보하면서 원내 3당으로 자리 잡았다. 조국 대표는 비례순번 2번으로 단숨에 여의도행 티켓을 따냈다. 문재인정부 초대 민정수석비서관과 66대 법무부 장관 등 굵직한 이력을 지녔지만 초선인 만큼 처음부터 입지를 다져야 한다. 사방이 적으로 둘러싸인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무엇일까?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과반을 넘기면서 조국혁신당(이하 조국당)의 표정도 덩달아 밝아졌다. 지난 10일, 민주당의 압승에 가까운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자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서 상황을 지켜보던 조국당 지지자들도 감탄사를 내뱉었다. 조국당이 기대하던 ‘10석+알파(α)’가 확실해졌다. 주먹을 쥔 지지자들은 연신 “조국”을 외쳤다. 총선 뒤흔든 조국혁신당 조 대표는 이날 총선 출구조사 결과에 대해 “국민이 승리했다”고 소리 높였다. 그는 “국민께서 윤석열정권 심판이라는 뜻을 분명하게 밝히셨다”며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퇴행을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 여러분이 이번 총선 승리의 진정한 주인공”이라고 밝혔다. 이어 “윤 대통령은 이번 총선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이라. 그리고 그간 수많은 실정과 비리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며 “이를 바로잡을 대책을 국민께 보고하라”며 “총선은 끝났지만 조국당이 만들 우리 정치의 변화는 이제 시작이다. 개원 즉시 ‘한동훈 특검법’을 발의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개표 현황에 따르면, 조국당은 12석으로 집계됐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18석으로 가장 많은 당선자를 배출했다. 민주당의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하 민주연합)이 14석을 얻었으며 개혁신당과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는 데 그쳤다. 조국당은 24.25%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신생정당이 20%가 넘는 지지율을 거두자 정치권에서는 이례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로써 조국당 비례대표 12번까지는 무난히 당선권에 들었다. 차례대로 ▲박은정 ▲조국 ▲이해민 ▲신장식 ▲김선민 ▲김준형 ▲김재원 ▲황운하 ▲정춘생 ▲차규근 ▲강경숙 ▲서왕진 등의 후보가 국회에 입성하게 됐다. 한때 여권서 “조국이 나오면 땡큐”인 ‘조나땡’이란 말까지 나왔지만 이를 상쇄시킬 정도로 조국당의 돌풍은 거셌다. 조 대표가 부산 민주공원서 신당 창당 선언문을 낭독했을 때만 하더라도 지금과 같은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예측한 이들은 극히 드물었다. 기세 좋게 제3지대로서의 존재감을 키워가던 개혁신당과 새로운미래의 갈등이 불거지면서 ‘조국 열풍’ 또한 금세 식을 것이란 분석이 대부분이었다. 게다가 조 대표는 지난 2월8일 자녀들의 입시 비리 및 청와대의 감찰무마 혐의 등으로 항소심서도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마찬가지로 사법 리스크에 발목이 잡힐 것이란 해석에 무게가 실렸다. 총선 한 달 앞두고 등장한 루키 정당 민주당과 정권 심판론 쌍끌이 전략 하지만 예상을 뒤엎고 조국당은 이번 총선서 가장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총선이 가까워질수록 정권 심판론이 두드러졌기 때문이다. 특히 이종섭 전 주호주대사 사건과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회칼 테러’ 논란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는 조국당의 동력으로 이어졌다. 조국당의 슬로건은 윤 대통령의 탄핵을 암시하는 “3년은 너무 길다”였다. 거대 야당인 민주당은 중도층 여론을 의식해 탄핵에는 조심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다. 결국 ‘윤정부 무력화’를 거침없이 외치는 조국당에 심판을 벼르던 강성 유권자들이 동참한 것이다. 민주당을 지지하지만 다소 약한 목소리에 갈증을 느끼던 지지층의 표를 흡수한 셈이다. 22대 총선을 통해 조 대표는 완벽한 정치적 부활에 성공했다. 하지만 1·2심 모두 실형이 나온 만큼 조 대표가 22대 국회를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당의 대표이자 간판인 조 대표가 대법원 판결을 통해 의원직을 상실한다면 사실상 조국당은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조 대표가 집어든 여의도 생존 전략은 ‘검찰 탄압 프레임’을 굳히는 것이다. 자신을 여의도로 이끈 ‘검찰 탄압’이라는 명분을 긴 호흡으로 유지하면서 원포인트 전략으로 내세우겠다는 설명이다. 이는 조 대표가 출소 후 여의도로 돌아오기 위한 명분으로도 내세울 수 있다. 국회에 입성한 조 대표는 그동안 강조해온 한동훈 특검법을 띄우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그동안 조 대표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내에 진입하면 한동훈 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발의하겠다”고 강조해 왔다. 한동훈 특검법은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징계 관련 의혹 ▲검찰 고발사주 의혹 ▲논문 대필 등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을 수사 대상으로 삼는 걸 골자로 한다. 이 밖에도 조 대표는 ‘윤석열정권 관권선거운동 의혹 국정조사’를 실시하거나 ‘검찰의 민간인 불법 사찰 의혹 국정조사’를 추진해 윤 대통령을 국회에 출석시키겠다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12석 확보 완벽한 성공 당선권에 진입하자 조 대표는 곧바로 실행에 옮겼다. 지난 11일 조국당은 총선 당선자들과 함께 첫 공식 일정으로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을 찾았다. 이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에 마지막으로 경고한다. 김건희를 수사하라”고 외쳤다. 조 대표는 “이번 총선서 확인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 심판’이라는 거대한 민심을 있는 그대로 검찰에 전하려 한다”며 “검찰은 즉각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를 소환해 조사하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도 거론했다. 그는 “검찰은 ‘몰카 공작’이라는 대통령실의 해명에 설득력이 있다고 보느냐”며 “몰카 공작이라면 관련자들을 소환해 조사하고 처벌하라. 그것과 별개로 김 여사도 당장 소환하라”고 주장했다. 끝으로 조 대표는 “조국당은 검찰이 국민의 명령을 따르지 않을 경우 22대 국회 개원 즉시 ‘김 여사 종합 특검법’을 민주당과 협의해 신속하게 추진할 것”이라며 “검찰이 수사에 나서지 않는다면 김 여사는 특검의 소환조사를 받게 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조국당이 검찰만 정조준하는 이유는 조 대표가 ‘정치적 죽임’을 당했다는 여론 때문이다. 따라서 조 대표를 향한 동정론도 조국당이 꺼내들 수 있는 카드 중 하나로 여겨진다. 검찰에게 탄압받았다는 이미지를 가진 조 대표가 법정에 모습을 드러낼수록 오히려 지지자의 결집력이 높아질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지난 몇 년 동안 조 대표 본인은 물론 그의 가족까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이를 시작으로 조 대표와 그의 일가족이 잘못한 부분은 있지만 죄명에 비해 과도하게 탄압받았다는 동정론이 형성됐다. 동정론은 조국당 지지자를 결집시키는 강한 무기다. 오래전부터 조 대표를 지지해 왔다는 A씨는 기자회견 현장에서 <일요시사> 취재진과의 만나 “조 대표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짠하다”고 말했다. 함께 온 B씨도 “온 가족이 풍비박산이 나지 않았나. 힘든 일이 많았을 텐데 역경을 딛고 나선 것을 보면 마음이 이쪽(조국당)으로 간다”고 말했다. 이 VS 조 동상이몽 민주당 지지자들은 이미 이 대표의 재판에 익숙해져 있기 떄문에 조 대표의 범죄 혐의가 비교적 희석됐다는 평도 나온다. 조국당이 총선 직전까지 지지율을 견인하자 여권에서는 급하게 견제에 나섰다. 국민의힘 한동훈 전 비상대책위원장(이하 비대위원장)은 총선 기간 동안 조 대표를 ‘범죄자’로 규정하며 “범죄자들에게 미래를, 아이의 미래를 맡길 수 없지 않냐”고 강조했다. 이에 조 대표는 “‘한동훈 특검법’에 동의부터 하라”며 맞불을 놨다. 조국당은 한동훈 특검법에 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동의할 것이란 자신감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중도층을 포섭해야 하는 입장이다. 또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조 대표의 존재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정치권에서는 여의도 신입인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를 동일선상서 바라보는 모양새다. 총선 다음 날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번 선거를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던 (윤석열)대통령에게 보낸 마지막 경고”라고 평가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은)하루빨리 이재명·조국 대표를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제1야당 대표인 이 대표뿐만이 아니라 조 대표까지 함께 언급된 만큼 조 대표의 몸값이 크게 뛰었다고 해석했다. 조 대표는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은 닫아뒀지만 민주당에서는 견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진다. 이 같은 흐름을 두고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현해 “야권의 분열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대표는 “이재명 대표와 조국 대표의 속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야권이) 윤정부에 대한 심판론을 갖고 거대 의석을 이뤘지만 조 대표와 이재명 대표의 시간표는 다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녀 입시 비리’ 사법 리스크 여전 대법 판결 정치생명 마침표될 수도 현재 조 대표는 대법원 판결만 남은 만큼 모든 일정을 빠르게 해치워야 한다.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정치판에 뛰어든 것 역시 궤를 같이한다. 대법원과 견줄 만큼 몸집을 키우거나 진보 진영서 대권을 잡아 스스로의 힘으로 사면해야 한다는 게 이준석 대표의 시나리오다. 반면 이재명 대표는 급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재명 대표는 많은 의석을 가진 정당의 대표기 때문에 서서히 조여 들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그 속도 차이가 역설적으로 두 세력의 분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현재 조 대표의 생존 전략은 조국당의 원동력을 유지하거나 추후 여의도 복귀를 위한 명분을 쌓는 데 그칠 뿐이다. 조국당의 정치 공간을 넓히고 다른 당과 손을 잡기 위해 매력적인 묘수를 꾀어내는 게 조 대표의 숙제로 남아 있다. 조국당 의석은 12석으로 교섭단체를 충족시키는 20석을 채우기 위해서는 8석이 더 필요하다. 1석씩 얻은 새로운 미래와 진보당, 혹은 소수 야당과 손을 잡고 공동 교섭단체를 꾸리는 것도 방법 중 하나로 제시된다. 이제까지 민주당과 조국당 모두 합당 가능성에 선을 그어왔다. 조국당이 내세운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 슬로건에 민주당은 ‘몰빵론’을 내세우기도 했다. 민주당이 과반석을 얻은 지금으로서는 조국당이 거대야당에 협력하는 관계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하지만 의외의 성적을 거둔 조국당이 22대 총선의 캐스팅보트 역할을 쥐면서 꼬리가 몸통을 흔들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민주당·민주연합·조국당 등 범야권이 힘을 합치면 의석수가 국회의원 전체의 5분의 3인 180을 넘기게 된다. 이 경우 신속처리안건인 패스트트랙 지정을 통해 법안을 강행할 수 있다. 아울러 패스트트랙에 저항할 수 있는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도 강제 종료시킬 수 있다. 혼자일 때 더 강하다 전직 청와대 관계자는 <일요시사>와의 통화서 “조국 대표가 민주당과 합칠 가능성은 매우 적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추후 민주당서 탈당할 의원이나 제3지대 의원이 합류한다면 원내교섭단체인 20석이 충분한 만큼 조 대표가 숙이고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전적으로 조 대표의 판단에 달렸지만 민주당과 손을 잡으면 지금과 같은 선명성이 묻히고 특유의 아이덴티티를 잃게 된다”며 “조 대표는 이번 총선의 캐스팅보트다. 살아남는 방법은 지금과 같은 목소리를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다급해진 대법원? 대법원이 업무방해·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받는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 상고심 사건의 재판부를 결정했다. <뉴스1>에 따르면 주심은 엄상필 대법관으로 2021년 조 대표의 배우자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항소심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이력이 있다. 현재 대법원은 엄 대법관이 상고심 재판을 맡더라도 형사소송법상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이번 조 대표 사건의 하급심 판결에 엄 대법관이 직접 관여한 것은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엄 대법관에게 유죄의 심증이 있으므로 조 대표 측은 재판부를 교체해달라는 기피 신청을 낼 수는 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