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치와 꼼수 사이' 차기 총리 하마평

그냥 철수로 갈까? 말까?

[일요시사 정치팀] 차철우 기자 = 대통령만큼 관심받는 인물은 국무총리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인사, 조직 등 권한 축소를 예고하면서 권력이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 차기 총리에 누가 오를지 관심이 뜨겁다. 차기 총리는 통합과 전문성의 이미지를 함께 겸비한 인물이 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총리직은 지명 직후 혹독한 검증 시험대를 거친다. 국정 전반을 지휘하면서 지탄을 받게 되면 헌법상 대통령이 해임 권한을 가져 짐을 싸는 경우도 숱하다. 이런 탓에 총리는 파리 목숨에 비견되기도 한다. 

1년짜리
얼굴 마담?

지금껏 임기 2년을 넘긴 총리도 단 9명 뿐이었다. 한 인물이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경우가 없다. 근래에는 문재인정부 첫 총리를 맡은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전 총괄선대위원장이 임기 2년을 채운 게 전부다. 

차기 정부에서 새 정부 총리가 얼마나 권력을 가지게 될지 모두 주목한다. 역대 정권에서도 늘 총리의 권한이 강화돼야 한다는 기조가 뚜렷했다. 대통령에게 권력이 집중되는 구조를 타파하기 위함이다.

이런 탓에 일각에선 책임총리제가 필요하다는 말이 나온다. 책임총리제는 총리에게 실질적인 인사권을 주자는 것이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이해찬 당시 총리를 임명하고 책임총리제를 한 차례 실행한 바 있다.


당시 책임총리제가 가능했던 이유는 노 전 대통령과 이 전 대표가 신뢰관계에 있고, 이 전 대표가 여당 내 책임총리였다는 점에서 가능했다. 현재 여대야소의 현상이 뒤집힌 여소야대 형국에서는 실현 가능성이 다소 낮다.

이런 탓에 차기 윤정부의 대표 얼굴 중 하나인 총리에 누굴 임명할지 결정하기 쉽지 않은 모양새다.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차기 윤정부는 슬로건으로 국민 통합을 내세우고 있다. 인수위원회 다양한 범주의 인사를 영입 중이다. 

차기 총리 역시 여러 인물이 하마평에 오른다. 윤정부 1대 총리는 국민 통합과 실무 능력 등 ‘상징성’을 갖춘 인물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 이와 함께 여소야대 대립구도를 타파할 수 있는 인물이 차기 총리로 지명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가장 강력히 떠오르는 인물은 대선 직전 윤 당선인과 단일화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다. 안 대표는 단일화 선언 당시 합의문에서도 공동 정부를 반드시 실현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가 단순히 정권교체 명분만을 가지고 단일화했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를 유지해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상징성 가진 인물 임명 중요 
전문가 이미지로 상승 효과

현재 안 대표는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맡고 있는데, 이를 통해 단일화 과정에서 윤 당선인과 안 대표가 약속한 통합의 첫걸음을 내딛기 위한 포석을 깐 것으로 해석된다. 


일각에선 인수위원장 자리를 안 대표의 시험대라고 관측한다. 2개월 남짓한 시간 내 안정적으로 인수위를 이끌어야 총리로 임명될 경우 반발이 적을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안팎에선 안 대표를 윤정부 1대 총리로 임명하는 것을 당연한 수순으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는 중도층을 통한 외연 확장을 강조해온 기류를 이어갈 수 있고, 통합·공동정부 등의 상징성을 나타낼 수 있는 적임자라는 평가가 내려진다. 

여론에서도 안 대표 능력에 기대치가 높으며 전문가라는 이미지도 강하다.

그러나 자칫 인수위 활동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그 책임론이 고스란히 돌아갈 수 있어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를 의식한 듯 안 대표 역시 지금은 인수위에 집중할 때라며 총리 언급을 자제시키려는 분위기다. 

안 대표와 비슷한 전문가 이미지를 가진 카드로 언급되는 인사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이다. 반 전 사무총장은 한국 최초의 유엔사무총장으로 국제무대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미 총리실, 대통령비서실 등 경력이 있는 점도 강점이다. 굵직한 행정부, 외교 경험이 총리직을 수행할 때 장점으로 비친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사무총장직에 오른 이력 덕에 민주당의 반발도 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사무총장 시절 그가 강조하던 메시지도 통합이라는 점을 들어 윤 당선인의 러닝메이트 역할을 함께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호남으로
일단 통합? 

또 반 전 총장이 충청 출신인 만큼 충청권에서도 우호적인 여론이 형성될 수 있다는 점도 이점이다. 반 전 총장 카드로 충청에서의 지방선거 승리까지 노려볼 수도 있다.

정치권에서는 두 인물 모두 총리로 적합하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문가 이미지를 통해 공동정부 실현이라는 상징성이 두드러질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만 두 인물이 국민의힘 내부 지지기반이 거의 없는 탓에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안 대표는 행정 경험이 전무해 전문가 이미지가 오히려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라는 상징성과는 다르게 지역적 상징성을 띤 인물들도 하마평에 오르내린다. 윤 당선인은 유세 기간 호남을 공략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호남 득표율도 대선 관전 포인트로 여겼다. 결과적으로는 호남에서 어느 정도 선방했다는 평가가 내려진다. 호남 공략이 일정 부분 먹혀든 셈이다.

이런 까닭에 윤 당선인이 지역적 통합에 방점을 두고 민주당 혹은 호남계 인사를 총리로 지명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호남인 차기 총리로 오르내리는 인물은 국민의힘 김병준 지역균형발전특위 위원장이다. 

김 위원장은 윤 당선인이 정계에 발들이게 한 인물 중 한 명이다. 윤 당선인의 정치적 멘토 역할을 수행하며 정치적으로 신뢰가 깊은 사이다. 

국민의힘 선대위 출범 초기에도 선대위 상임위원장을 맡았다. 당시는 국민의힘 내홍을 겪는 과정에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한 발 물러났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재차 위원장으로 임명하면서 한층 더 관계가 강화된 모양새다. 선대위에서 맡았던 역할을 그대로 이어가려는 기류가 강하게 흐른다. 

김 위원장은 원조 친노(친 노무현) 출신으로 불린다.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정책특보 등을 지낸 이력도 있다. 당시에도 지역균형발전 전문가로 평가받기도 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 임기 말 위기를 타파하기 위해 총리 후보자로 거론됐었다.


정통 행정가?
아니면 측근?

이는 김 위원장이 보수계로 첫발을 내딛게 된 계기였다.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던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전 대표도 언급된다. 김 전 대표는 위원장을 역임하며 옛 민주당 인사와 윤 당선인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했다.

호남을 통한 외연 확장으로 윤 당선인의 호남 지지에 힘을 보탰다. 현재는 국민통합위원장을 맡아 윤 당선인을 지원 사격 중이다. 

이 밖에 호남 출신으로 박주선 취임준비위원장이 언급된다. 대선 기간 윤 당선인은 호남에서 집중 유세를 펼칠 때 적극 지원 공세를 펼쳤던 인물이다. 실제로 박 위원장은 호남 유세에서 윤 당선인에게 표를 끌어오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DJ(김대중)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 법무비서관을 지낸 이력을 가졌다. 광주에서만 4선을 지냈으며 민주당 인사 출신이다.

총리설이 떠오른 뒤 박 위원장은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으나 “정권교체의 밀알이 되고 싶다”며 긍정 쪽에 한층 더 무게를 실었다. 

호남 출신의 세 인물이 총리로 떠오른 데는 민주당과 관계 때문으로 보인다. 여소야대인 상태에서 거대 야당과의 협치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다만 이들 모두 민주당과의 관계가 냉랭한 탓에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일각에선 이들의 언급이 오히려 겉으로만 국민 통합을 시도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총리는 윤 당선인이 펼치려고 하는 탕평책 시험대 중 하나다. 총리 임명을 위해선 국회의 동의가 필요한 까닭에 총리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견제는 거셀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정부의 탕평책이 실패로 돌아갔다는 평이 주를 잇는 있는 만큼 윤 당선인도 신중할 수밖에 없다. 자칫 어설프게 총리를 지명했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탓에 정치권에서는 오히려 통합보다는 정통 관료 출신 인물에 방점을 찍을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최근에는 김부겸 총리 유임설도 나돌고 있다.

정통 관료로 운영 안정감
어설픈 지명은 되레 역풍

당시 김 총리는 논의할 가치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면서 강하게 선을 그었다. 윤 당선인 측도 검토된 바 없다며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원희룡 기획위원장은 가슴 뛰는 일이라며 김 총리 유임설을 띄운 바 있다. 통합정부를 운영하기 위해 김 총리가 유임하는 방안이 나쁘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실제 김 총리와 윤 당선인은 개인적 친분이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근혜정부에서 윤 당선인이 대구고검으로 좌천됐을 때 함께 술을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을 정도다. 

정치권에서도 김 총리의 유임을 두고 의견이 엇갈린다. 보통 정권이 교체되면 차기 정부는 새로운 방향을 설정한다. 총리는 대통령과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내야 하는 위치다. 

그동안 김 총리는 문정부의 정책 등 실패에 대한 질타를 적극 방어해온 인물이다. 김 총리 본인에게도 득이 될 게 없다. 

김 총리가 유임을 통해 내각 통합을 이어가게 된다면 문정부와는 정반대의 기조를 내세워야 하는 만큼 사실상 유임은 불가능한 일인 셈이다. 

또 다른 정통 관료파 인물로는 정진석 국회부의장도 거론된다. 정 부의장은 5선을 지낸 국회의원으로 윤 당선인의 출마 기자회견 때부터 존재감을 드러냈다. 

당내 최다선인 정 부의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친윤(친 윤석열)파 우두머리 역할까지 맡았다. 과거 이명박정부에서는 청와대 정무수석으로 재임해 이미 행정부와 입법부의 업무를 조율해온 경험도 많다.

당시에도 이 전 대통령과 박 전 대통령의 면담을 성사시켜 정권 재창출의 포석을 깔았다는 평가가 실무적 능력에 높은 점수를 받았다. 정치권에서는 정통 관료의 경우 총리직을 수행하기 수월하지만 신선하지 않다는 반응이다. 

새 인물
선택하나

총리는 대한민국 2인자다. 윤 당선인이 어떤 인물을 총리에 임명하느냐에 따라 국민 통합과 분열로 갈릴 수 있는 사안이다. 정권교체가 이뤄졌기 때문에 윤 당선인과 뜻을 같이 하는 인물을 제대로 된 검증을 통해 함께 이끌어 나가야 한다. 윤 당선인이 능력에 입각한 인물을 임명하겠다고 밝혀 조만간 후보군이 압축될 것으로 보인다. 

<ckcjfdo@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국민의힘 내부 총리 하마평

차기 윤석열정부 총리로 언급되는 인물은 당내에서도 여러 인물을 두고 하마평이 나돈다. 우선 윤 당선인 바로 옆에서 대선을 승리로 이끈 인수위 권영세 부위원장이 언급된다.

권 부위원장은 선대본부 개편을 통해 안정감 있는 리더십을 보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음으로는 선대본부에서 정책통을 맡았던 원희룡 기획위원장도 떠오른다.

원 위원장은 국민의힘 경선 직후 선대위에 합류한 이후 윤 당선인의 새로운 최측근으로 분류된 인사다.

과거 제주도지사를 맡아 이미 행정 경험도 있어 안정감을 꾀할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원 위원장의 경우 전당대회에서 당권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이 다수다.

이 밖의 인물로는 국민의힘 윤희숙 전 의원도 있다. 윤 전 의원은 경제학자 출신으로 중량감은 떨어지지만 여성인 점과 전문성을 겸비했다는 평이다.

정치권에서는 과거 부친의 땅 투기 의혹으로 국회의원을 사퇴해 청문회에서 집중 질타를 받아 가능성이 낮다는 의견이다. <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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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여당 최대 변수 송영길, 왜?

[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돌아왔다. 3년의 옥살이 끝에 무죄를 선고받은 만큼 명분과 서사를 모두 거머쥐었다. 두 팔 벌려 환영했지만 송 전 대표를 바라보는 정청래 지도부의 고심이 깊은 모양새다. 앞으로 치러질 각종 선거의 변수가 된 송 전 대표의 쓰임새는 무엇일까? 지난달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의 무죄가 확정됐다. ‘돈봉투 사건’을 주도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으나 검찰이 상고를 포기하면서다. 송 전 대표는 “돈봉투 의혹 사건, 2심 무죄에 이어 최종 무죄가 확정됐다”며 “긴 시간 함께 걱정해 주시고, 흔들림 없이 믿어주시며 끝까지 곁을 지켜주신 많은 분의 성원에 다시 한번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진실은 결국 가려지지 않았다. 이제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책임 있게 앞으로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돌아온 큰형님 송 전 대표는 지난 2021년 민주당 전당대회 경선을 앞두고 6000만원의 상당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지역 본부장에게 현금이 든 돈봉투를 건네고, 민주당 윤관석 의원을 통해 국회의원에게 나눠줄 돈봉투 6000만원을 제공하는 데 개입한 혐의 등을 받았다. 아울러 그의 외곽 후원 조직인 ‘사단법인 먹고사는문제 연구소(이하 먹사연)’를 통해 기업인 7명으로부터 후원금 명목의 불법 정치자금 총 7억6300만원을 챙긴 혐의 등도 있다. 당초 1심 재판부는 송 전 대표에게 징역 2년을 선고했으나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윤성식)는 이를 뒤집고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원심 판단이 돈봉투 사건과 먹사연 사건 범죄 사실의 관련성을 인정한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먹사연 사건 관련 공소 사실의 경우 압수물이 영장 없이 증거로 사용됐다”고 판단했다. 송 전 원내대표의 복귀는 화려했다. 무죄가 선고된 날 서울고등법원 현장에는 민주당 강득구·김교흥·김상욱·박선원·부승찬·전현희 의원 등 10여명이 모였다. 민주당 정청래 대표 역시 자신의 SNS에 “송 대표의 무죄 판결을 축하한다. 그동안 고생 많으셨다”며 “검찰 전횡을 바로잡는 검찰개혁에 더 매진하겠다”고 작성했다. 이 판결로 송 전 대표는 ‘정치 검찰의 희생양’이라는 강력한 명분을 얻었다.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정치 검찰의 서슬 퍼런 칼날을 이겨내고 돌아오신 송 전 대표를 환영한다”며 “이재명정부 성공을 향해 연대와 통합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송 전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인천시당을 찾아 복당 신청서를 제출했고, 그달 27일 최종 의결됐다. 정 대표는 “송 전 대표의 복당을 진심으로 환영한다”며 “앞으로 민주당 발전과 이정부의 성공을 위해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또한 정 대표는 “탈당 후 당의 요청이 아니면 다른 경선에서 20% 감산되는 불이익을 받는데, 당 대표인 제가 요청해 (감산이 없도록) 처리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인천시당에 복당을 신청한 것이 서울시당으로 이첩됐던 것을 중앙당 당원자격심사위원회로 보내라고 지시해 복당했다”고 말했다. “정치 검찰 피해자” “이재명의 은인” 정점 찍은 서사…‘송 사용법’ 고심 송 전 대표는 2021년 전당대회서 당의 주류였던 친문(친 문재인)계를 꺾으며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났다. 그런 그에게는 이재명 대통령과 끈끈한 연결고리가 있다. 같은 해 치러진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서 두 사람의 관계가 본격화됐고, 송 전 대표가 당시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밀어줬다는 이른바 ‘이심송심’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다. 대선에서 패배한 이재명 후보를 국회로 이끈 인물 역시 송 전 대표다. 그는 2022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인천 계양을 지역구에서 사퇴했고, 그때 이 후보가 보궐선거를 통해 당내에 입성했다. 당시 그는 이 후보의 전략공천을 환영하는 입장을 밝히며 “당의 단단한 결정과 이재명 (당시) 상임고문의 결단이 당원과 지지자들에게 희망의 메시지가 됐다. 이 상임고문은 우리 민주당과 현재 한국 정치에 큰 자산”이라고 치켜세우며 “이번 지방선거 승리의 큰 구심점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후보가 국회 입성에 성공하고 당 대표직을 따내는 등 정치인으로서 성공가도를 걸었던 반면, 송 전 대표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며 정치적 치명상을 입게 됐다. 이때부터 민주당 지지자 사이에서는 송 전 대표가 ‘자신을 희생하고 후배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정치인’이라는 인식으로 남았다. 2023년 두 사람에게 본격적인 위기가 찾아왔다. 돈봉투 의혹 수사가 송 전 대표를 덮쳤고, 이재명 대표는 거리를 두는 전략을 택했다. 민주당은 당 전체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송 전 대표의 자진 탈당을 압박했고, 송 전 대표 역시 당에 부담을 주지 않겠다며 당의 요구를 받아들였다. 3년 만에 무죄를 선고받은 송 전 대표가 자신의 서사를 어떻게 활용할지 이목이 쏠린다. 과거의 영광을 누렸던 그가 복귀하자 현 수장인 정 대표의 셈법만 복잡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방선거, 전당대회, 나아가 다음 대선까지 송 전 대표가 차후 진행될 모든 선거의 변수가 됐다.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가 첫 번째 관문이다. 복당 이후 송 전 대표는 자신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로 이사오면서 이곳에서 치러질 보선에 출사표를 던질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계양구는 송 대표의 정치적 고향으로, 지난 2000년 해당 지역에서 당선돼 16대 국회에 입성한 뒤 17·18·20·21대 총선까지 내리 승리했다. 이때 쌓은 조직력을 기반으로 2010 민선 5기 인천시장에도 당선됐다. 굴리는 주판알 인천 계양에 출마가 유력한 김남준 청와대 대변인과의 교통정리 여부가 변수다. 송 전 대표는 YTN과의 인터뷰서 김 전 대변인도 계양을 출마 의사를 밝힌 것에 대해 “당 지도부가 잘 판단하고 결정할 것”이라며 “지역구라는 게 정치인들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고, 국민과 당원의 뜻이 중요하다. 당 지도부가 여러 가지를 검토해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중진과 대통령의 최측근인 신인 정치인의 대결구도가 예상되는 만큼 시선은 지도부의 교통정리에 쏠렸다. 정 대표와의 신경전도 예상된다. 정 대표가 당 대표 연임에 도전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한 가운데 송 전 대표가 국회에 입성하면 차기 당권을 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송 전 대표가 실제 당권에 도전할 경우 정 대표를 비롯해 ‘차출설’이 제기되는 김민석 총리와 함께 3파전 구도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론조사에서는 벌써 송 전 대표의 이름이 거론된다. 지난달 26일 <뉴스토마토>가 23일부터 24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34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8월 전당대회에서 다음 세 사람이 맞붙는다면, 누가 민주당을 이끌 차기 당대표로 적합하다고 보는지’를 묻는 말에 답변은 ▲정청래 대표 21.6% ▲송영길 전 대표 19.4% ▲김민석 국무총리 18.8%로 집계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이며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8%로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그동안 정 대표는 강경 개혁파로서 외연 확장성이 부족하다는 게 단점으로 지적돼 왔다. 정 대표의 강경 노선이 지지층 결집에는 효과적이지만, 중도층과 무당층을 포섭해야 하는 전국 단위 선거에서는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우려가 제기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이 대통령과 비슷한 중도·실용주의적 성향인 송 전 대표는 민주 당원의 또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이미 온라인 공간에서는 ‘뉴이재명’ 그룹이 송영길 역할론에 불을 지피면서 그의 존재감을 키워주는 상황이다. 거침없는 저격수 따라서 송 전 대표 본인이 나서지 않더라도 정 대표의 리더십에 불만을 가진 세력이 정청래 VS 송영길 구도를 만드는 등 당내 경선을 앞두고 판이 깔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결국 모든 권력투쟁의 종착지가 그렇듯 그가 2027년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까지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쏠린다. 송 전 대표는 복귀와 동시에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최근 친청(친 정청래)·친문으로 분류되는 김어준씨의 유튜브 채널 ‘뉴스공장’을 정면으로 비판하는가 하면, 코로나바이러스 백신을 두고 ‘대국민 사기’라며 문재인 전 대통령의 책임을 거론하기도 했다. 그는 한 라디오를 통해 ‘이재명 대통령 공소 취소 거래설’의 근원지인 ‘뉴스공장’을 향해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고 있는 건 아닌지 돌아보라”고 충고했다. 송 전 대표는 “(‘뉴스공장’에) 섭외를 받아도 안 나가고 싶다”며 “특정 언론 유튜브에 국회의원들이 줄 서서 알현하듯이 있는 모습이 좋은 건 아니다. 우리가 국민의힘에 대해서 고성국이나 전한길 비판하듯이 우리 스스로도 돌이켜볼 면이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에 친명인 강득구 의원도 김씨의 방송에 출연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그에게 힘을 실었다. 강 의원은 “큰 틀에서 송 전 대표의 문제 제기에 뜻을 같이 한다”며 “(최근) 김씨는 김 총리의 미국 출장을 두고 ‘차기 주자 육성 프로그램처럼 보인다’고 해석했다. 해석은 자유이지만 다소 자의적인 판단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고 비판했다. 8월 전대 ‘정·송·김’ 3파전? 6월 지선·재보선 첫 번째 관문 코로나 백신 논란에 대해서는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 조국 대표가 참전하면서 사태를 키웠다. 조 대표는 “송 전 대표는 두 가지 음모론을 여전히 믿고 주장하고 있다. 첫째, 극우 변희재가 주장한 최순실 태블릿 PC 조작론. 둘째, 코로나 백신 국가적 사기론”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송 전 대표는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최순실 태블릿PC 조작설’을 주장해 온 변희재씨와 손을 잡은 이유를 묻는 질문에 “(JTBC와 검찰, 특검이 태블릿 PC 조작을 통해 박근혜 탄핵 수사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법률가인 제가 보기에도 일리 있는 주장이라 공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그는 ‘조 대표의 부산 출마’ 필요성을 언급한 송 전 대표를 비판했다. 조 대표는 “최근 송 전 대표께서 느닷없이 저와 혁신당을 향해 ‘호남 이삭줍기 말고 영남으로 가라’고 말씀하셨는데, 호남 출마자들이 어떻게 이삭이냐”며 “모욕과 폄훼”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혁신당 후보들은 지난 총선 시기에 송 전 대표가 손을 잡았던 극우 인사 변희재·최대집씨보다 훨씬 훌륭한 사람들”이라며 다시 한번 송 전 대표의 과거 행적을 거론했다. 광폭 행보를 보이는 송 전 대표는 ‘뉴이재명 바람’에 올라탔다. 지난 15일 민주당 이언주 최고위원이 개최한 ‘뉴이재명 토론회’ 현장에 나타나 지지자와 인사를 나눴다. 송 전 대표의 축사가 끝나자 지지자들은 연신 “송영길”을 외치기도 했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송 전 대표는 이 대통령이 쓸 수 있는 최고의 칼”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송 전 대표와 이 대통령, 두 사람은 혁신과 쇄신을 강조하는 등 성격이 비슷하다”며 “정부·여당에 타격을 입히는 ‘당정 갈등설’을 부인하는 것도, 논란을 만드는 것도 정 대표다. 이정부의 성공을 바라는 지지층이 봤을 때 이 대통령이 어떤 의중을 전달할 때 정 대표가 아닌 송 전 대표의 입을 빌리는 편이 쉬울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쏘리재명’ ‘쏘리영길’ 그러면서 “뉴이재명은 송 전 대표에 대한 부채 의식이 있다. 3년 동안 옥살이를 하게 했다는 미안함과 이 대통령에게 지역구를 물려준 일 등, 송 전 대표의 희생정신을 높게 평가할 것”이라며 “이런 여론이 확산하면 앞으로 치러질 모든 당내 선거에서 송 전 대표가 승산이 있다고 계산해 어떤 방식이든 (출마를) 결심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송영길 소나무당 어디로?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전 대표가 지난 2024년 옥중 창당했던 소나무당이 해체했다. 송 전 대표는 무죄를 선고받자 “소나무당을 해산하고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하겠다”고 말했다. 소나무당 시도당위원장 협의회(이하 협의회)는 입장문을 내고 송 전 대표의 결정을 받아들였다. 협의회는 “송영길 대표의 소나무당 해산 및 더불어민주당 복당 천명은 바로 그 위임에 따른 책임 있는 정치적 결단”이라며 “이는 개인의 정치적 유불리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소나무당이 존재했던 이유와 역할을 다른 방식으로 완성해 나가겠다는 결정이라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소나무당은 해산하지만, 이 과정에서 만들어진 정치적 신뢰와 연대의 경험은 각자의 자리에서 계속 이어질 것”이라며 “송 대표의 정치적 결단을 존중하며 그의 정치적 행보를 함께 지켜보고 응원하는 시민들과 새로운 방식의 역할을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