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치부 덮기’ 건국대-교육부 커넥션 의혹

똑같은 판결에 엿가락 판단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 건국대를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가 관리·감독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사이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졌다는 지적이다. 더 나아가 교육부가 건국대의 ‘치부’를 암묵적으로 덮어주고 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다.
 

▲ 건국대학교 ⓒ고성준 기자

민주노총 산하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지난 14일, 기자회견에서 학교법인 건국대의 사모펀드 투자에 대한 교육부의 종합감사와 검찰 고소·고발을 촉구했다. 건국대는 학교법인의 수익 사업체인 더클래식500이 임대보증금 일부를 옵티머스자산운용에 투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육부의 현장조사를 받았다.

잦은 논란
부처 책임도

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학교법인에 대한 비판과 함께 “교육부의 허술한 관리·감독으로 건대법인이 임대보증금과 임대료, 학교와 병원 등 산하 비영리법인의 고유 목적 사업 준비금 등을 마치 자기 돈처럼 마음대로 쓸 수 있도록 방치한 책임을 통감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허술한 조사로 또 다시 이사장과 법인에 면죄부를 주지 말아야 하며 철저한 감사를 통해 법 위반 사실에 대한 법의 심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교육부는 건국대 관련 논란이 불거질 때마다 함께 자주 언급됐다. 특히 현재 서울동부지검에서 수사 중인 ‘건국대 임대보증금 393억원 사건’이 교육부의 부실한 관리·감독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은 끊이질 않고 있다. 

2017년 3월 감사원의 기관운영 감사에서 건국대의 임대보증금 문제가 불거지기 전, 교육부는 2014년 4월 ‘대학 교육 역량 강화시책 추진 실태’ 특정감사에서 같은 문제로 ‘주의 조치’를 받은 바 있다. 건국대 임대보증금 논란에서 교육부 책임론이 불거지는 이유다.

최근에는 교육부가 2015년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 B등급으로 정원 감축 권고를 받은 건국대를 ‘자율감축’으로 구제해줬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교육부의 정원 감축 권고는 이행하지 않을 경우 페널티가 있지만, 자율감축은 말 그대로 대학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다. 

대학 구조개혁평가는 저출산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하고 교육의 질 하락을 막기 위한 일종의 대학 구조조정 정책이다. 2014년 교육부는 2023년까지 대학 정원을 16만명 감축해 40만명까지 줄인다는 계획을 세웠다.

평가 결과에 따라 대학을 A~E등급으로 분류하고 A등급은 자율감축, 그 외 등급은 비율에 따라 대학의 정원을 줄이도록 권고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전임 이사장 확정 판결
교육부 “정원 줄여라”

2015년 9월 교육부가 발표한 대학 구조개혁평가 결과에 따르면 건국대 서울 캠퍼스는 A등급, 충주 글로컬 캠퍼스는 D등급을 받았다. 당시 평가대로면 건국대 서울 캠퍼스는 정원 감축 비율을 따로 정하지 않은 자율감축 대상으로 정원을 줄일 필요가 없었다.

반면 충주 캠퍼스는 10%의 정원을 줄여야 했다. 

그로부터 2년 뒤인 2017년 11월30일 교육부는 건국대에 서울 캠퍼스의 등급을 당초 A등급에서 B등급으로 1단계 하향 조정한다고 통보했다. 이에 따라 정원을 감축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김경희 전 건국대 이사장의 횡령 혐의 등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확정 판결이 나왔다는 게 그 이유였다. 

교육부는 지난 2014년 1월 종합감사 결과를 발표한 뒤 242억원의 업무상 배임, 회계비리, 수억원의 재단 자금 횡령 등의 혐의로 김 전 이사장과 김진규 전 건국대 총장을 검찰에 고발 조치했다. 
 

▲ ⓒ건국대학교

김 전 이사장은 판공비와 업무추진비 등의 횡령 혐의와 재단 소유 아파트를 무단으로 사용하거나 출장비로 가족여행을 하고 판공비로 딸의 대출금을 갚았다는 혐의를 받았다. 

2017년 4월 대법원은 업무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김 전 이사장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확정 판결했다. 이에 따라 김 전 이사장은 금고 이상의 형량을 받은 사람은 임원으로 재직할 수 없도록 한 사립학교법에 따라 이사장직을 잃었다. 

교육부는 건국대 전임 이사장을 직접 고발한 사건의 결론이 나오자 후속조치를 한 것으로 보인다.

A등급에서
등급 하향

교육부의 조치에 따라 건국대는 2013학년도 입학정원 대비 4%를 2020년까지 감축하고 2019~2020년 정원 감축 이행 계획을 제출해야 했다. 교육부는 건국대의 이행에 따라 1주기 평가 정원 감축 미이행으로 인한 감점은 적용하지 않겠다고 통보했다.

건국대는 2017년 12월 재고를 요청한다며 교육부에 선처를 요청했다. 그러면서 “전임 총장의 과오로 1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에서 감점을 받았지만 대부분 평가항목에서 우수한 실적과 역량을 인정받아 A등급을 받았다”며 “등급 하락의 원인을 근본적으로 청산했고, 이 과정에서 촉발된 구성원 간의 갈등 역시 해소됐다”고 호소했다. 

이어 “전임 경영진의 잘못이 결과적으로 이와 전혀 관계없는 학생들의 자긍심과 교육여건에 큰 상처를 주게 돼 대단히 우려스럽다. 또 2016~2017년 PRIME사업과 LINC+사업 등 재정지원 사업에서 이미 예산감축 제재를 받은 바 있기에 이번 정원 감축이라는 추가 제재는 가혹한 처분”이라고 덧붙였다.

건국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정원 감축은 등록금 수입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학교에 재정적으로 타격을 준다. 그보다 더 큰 문제는 대학 이미지, 명예의 실추다. 단순히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보다 더 큰 의미가 있는 셈이다. 일반적으로 명문 종합대학의 입학정원 기준을 3000명으로 잡는다. 건국대의 경우 그 숫자를 계속 유지해왔는데, 교육부의 정원감축 권고로 그 마지노선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교육부는 건국대의 호소에 ‘불수용’이라는 단호한 입장을 보였다. ‘2015년 대학 구조개혁평가 기본 계획’ ‘부정·비리 대학과 평가 결과를 연계한 제재 방안’에 따라 각 등급별로 정해진 조치를 적용한 것이라는 입장이었다.

또 대학 구조개혁평가와 재정지원 사업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기에 부정·비리에 대한 제재 조치도 별도로 실시된다고 설명했다.

2014년 12월 교육부에서 내놓은 ‘2015년 대학 구조개혁평가 기본 계획’에는 최근 3년간(2012~2015년) 고등교육법에 따른 행·제정 제재, 감사에 따른 교육부 처분을 받은 부정·비리 발생 대학은 사안의 경중에 따라 구조개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등급의 하향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고 명시돼있다. 

이메일 민원
다른 대학은?

결국 건국대는 2018년 3월 교육부에 ‘1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 결과 등급 하향 조정에 따른 후속 조치 계획’을 제출했다. ‘2020학년도 모집단위별 정원 감축 계획(안)’에는 3000명 정원의 4%인 120명을 줄인다는 계획을 담았다.

공과대학 기술융합공학과를 없애고(26명 감축), 사회과학대학 글로벌비즈니스학과에서 16명을 줄이는 등 총 2880명만 모집하겠다는 내용이다. 
 

▲ ▲건국대학교 ⓒ고성준 기자

그로부터 1년 뒤인 2019년 3월 교육부는 건국대에 조치한 4% 정원 감축 권고를 자율감축으로 변경했다. 2019년 2월 전자메일을 통해 대학 구조개혁평가 결과 조치 관련 민원이 접수된 지 한 달 만이었다. 2015년 대학 구조개혁평가 결과가 처음 나오고 이후 4년 동안 총 3차례에 걸쳐 건국대에 대한 조치가 바뀐 것이다. 

한 건국대 관계자는 “정원 감축 권고 조치를 재고해달라고 총장 명의로 공문을 보냈을 때도 ‘불수용’을 외쳤던 교육부가 불과 1년 만에 이메일로 들어간 민원에 조치를 변경했다. 다른 대학에도 이런 경우가 있는지 조사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교육부는 1주기 대학 구조개혁평가의 대상 기간인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전임 보직자의 비리 행위가 없었기에 정원감축 조치를 취소했다고 해명했다. 다시 말해 김 전 이사장의 대법원 확정 판결 결과 유죄는 인정됐지만, 2012~2015년 사이 비리 행위로 유죄를 받은 사안은 없다는 점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교육부 고등교육정책과 관계자는 “당초 평가를 진행할 때 2012~2015년 사이에 발생한 비리에 대해서만 문제로 삼는다는 계획을 밝혔다. 김 전 이사장의 경우 2012년 이전에 발생한 사안들만 유죄로 인정됐다. 그래서 감점을 취소했고, 건국대의 등급이 다시 A등급으로 올랐다”며 “정원 감축은 등급에 따라 변하기 때문에 정원 감축 권고도 자율감축으로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요시사>가 확보한 1심 판결문에 따르면 김 전 이사장은 건국대로부터 출장비 명목으로 수령한 돈을 임의로 사용해 업무상 횡령 혐의를 받았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이사장이 2007년 7월31일부터 2011년 8월3일까지 총 5회에 걸쳐 출장비 총 5320만원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하는 업무상 횡령을 했다고 판단했다.

갑자기 자율감축으로
보이지 않는 손 영향?

이사장 판공비를 업무상 횡령했다는 혐의 역시 2007년 4월12일부터 2011년 10월26일까지 사용된 부분만 유죄로 인정됐다. 1심 재판부는 김 전 이사장이 2012년 2월에 사용한 업무추진비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1심 재판부의 판결은 항소심과 상고심에도 그대로 적용됐다.

석연치 않은 점은 교육부가 2017년 건국대의 등급을 하향 조정하는 근거로 김 전 이사장의 대법원 확정 판결을 들었다는 사실이다. 이미 확정된 판결을 두고 2017년과 2019년 교육부의 판단이 달랐던 셈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건국대 관계자들은 교육부의 ‘태세전환’에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한 게 아닌지 의심을 품고 있다.
 

▲ ▲ 교육부 공문 ⓒ고성준 기자

정원 감축 권고가 자율감축으로 바뀔 무렵 교무처장을 맡고 있던 원모 교수가 교육부의 조치 변경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난 9월 교학부총장이라는 요직을 맡게 된 것도 그 공로를 인정받았기 때문이라는 의혹도 추가로 나왔다.

한 건국대 관계자는 “해당 교수가 교육부의 결정을 ‘자신의 공’이라고 말하고 다닌다는 소문이 파다하다”고 주장했다.  

공교로운 점은 원 교수가 받고 있는 의혹이 이것뿐만이 아니라는 점이다. 2018년 4월 교육부는 사립대학들에 ‘교수 논문에 자녀 공저자 등록’에 대한 철저한 검증 및 결과 보고 요청 공문을 내려보냈다.

당시 교수인 부모가 본인이나 동료 교수의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리는 사안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커질 무렵이었다.

원 교수는 2013년 자신의 논문에 자녀를 공저자로 올렸고, 2018년 교육부의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자녀의 이름을 삭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원 교수의 자녀로 추정되는 인물은 당시 외국에서 고등학교를 다니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논란 교수
요직 승진

건국대 홍보실 관계자는 “원 교수는 해당 사안(정원 감축)에 대해 교무처장으로서 할 일을 했을 뿐이다. 이번에 교학부총장이 된 것도 자연스러운 수순이었다”고 설명했다. 원 교수의 논문 의혹과 관련해 교수들의 연구윤리를 담당하는 교육부 학술진흥과 관계자는 “민원이 들어온 사안”이라며 “정확한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논문과 관련해 원 교수의 입장을 들으려 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배너






설문조사

진행중인 설문 항목이 없습니다.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ctzxp@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