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윤석열 검찰총장의 꽃놀이패

장관이 판 깔고 여당이 부채질?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이 연일 두들겨 맞고 있다. 집권여당에선 ‘자진 사퇴’ 요구가 나오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입만 열면 윤 총장에게 맹공을 퍼붓는 중이다. 공교롭게도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질수록 그의 존재감은 커지고 있다. 단숨에 대권주자로 뛰어오르는 모양새다.
 

▲ 윤석열 검찰총장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권주자 여론조사서 3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범보수 후보 가운데서는 1위다. 지난달 30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에 따르면 6월22일부터 26일까지 실시한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조사서 윤 총장은 10.1%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이낙연 의원(30.8%), 이재명 경기도지사(15.6%)의 뒤를 이었다. 윤 총장은 이번 조사서 처음으로 대상에 포함됐다. 

야권 1위
깜짝 등장

홍준표 의원(5.3%),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4.8%), 오세훈 전 서울시장(4.4%),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3.9%) 등 범보수 진영 후보들은 크게 힘을 쓰지 못했다.

리얼미터는 “윤 총장이 ‘모름·무응답’ 등 유보층과 홍준표·황교안·오세훈·안철수 등 범보수·야권주자의 선호층을 흡수했다”며 “이낙연·이재명과 함께 3강 구도가 형성됐다”고 분석했다.(자세한 사항은 리얼미터나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앞서 조짐은 있었다.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은 10.8%를 얻었다. 이낙연 의원(32.2%)에 이어 2위다. 황교안 전 대표(10.1%)보다도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도가 나간 후 윤 총장은 “여론조사 후보군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갤럽이 2월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서도 윤 총장은 5%의 선호도를 얻어 이 의원(25%), 황 전 대표(10%)에 이어 3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이번 윤 총장 지지율의 배경엔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추 장관이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자 보수층이 집결했다는 것이다.

통합당 하태경 의원은 지난 1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추 장관이 윤 총장을 때리면서 키워줘 마치(윤 총장의) 선거대책본부장처럼 행동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이어 “(추 장관은)김여정처럼 후계자가 되고 싶은 거 아니냐”며 “김여정과 흡사한 그런 톤에 ‘잘라먹었다’며 북한서 쓰는 말(투를 사용해 윤 총장을 공격했다)”고 지적했다. 

검 안팎서 ‘총장 흔들기’
추, 비판에 되레 지지율↑

추 장관은 올해 1월 취임 직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윤 총장과 사사건건 대립하고 있다. 21대 총선서 민주당이 압승을 거둔 이후에는 비판 수위가 더 높아졌다. 실제 최근 민주당 지도부서 윤 총장의 ‘자진사퇴’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윤 총장에 대해 언급하지 말라”고 함구령까지 내렸지만 비판의 목소리는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추 장관은 민주당의 목소리에 더해 윤 총장에 직격탄을 날리는 등 ‘윤 총장 때리기’ 최전선에 나선 상태다.
 

▲ ▲추미애 법무부장관 ⓒ고성준 기자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비판 수위가 높아진 시점은 한명숙 전 국무총리 수사팀이 수사 과정서 증언을 강요했다는 내용의 진정이 접수되면서부터다. 이 진정 사건을 어디에 배당할지를 두고 추 장관과 윤 총장은 정면으로 맞붙었다. 법무부는 진정 사건을 대검 감찰부로 이관했는데, 윤 총장은 징계 시효가 끝났다는 이유로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로 넘겼다. 


진정 사건 배당을 둘러싼 핑퐁 싸움이 이어졌고, 이 과정서 추 장관은 여러 차례에 걸쳐 윤 총장을 비판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국회 의원회관서 민주연구원 주최로 열린 ‘초선의원 혁신포럼’서 “윤 총장이 검찰총장법 8조에 의한 저의 지시를 어기고 지시의 절반을 잘라먹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장관이 재지시를 내리는 것은)검찰의 치명적인 오욕”이라며 “(장관)말을 안 들어서 재지시를 내렸다고 검찰사에 남아보라. 장관이 그렇게 할 정도로(총장이) 개혁 주체가 되지 못하고 개혁 대상이 돼버렸다는 게 증명이 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러면서 “법무부 장관이 말 안 듣는 총장이랑 일해본 적도 없고 재지시를 해본 적도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서울중앙지검이 강요미수 혐의로 수사 중인 채널A 이모 기자 사건,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과 관련해서도 추 장관과 윤 총장은 대립 중이다. 추 장관 취임 이후 서울중앙지검장이 된 이성윤 지검장과의 갈등도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윤 총장 입장에서는 검찰 안팎서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사사건건
작심 비판

앞서 윤 총장은 검언유착 의혹 사건을 대검 전문수사자문단에 회부하기로 결정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겠다고 대검에 보고했지만, 대검 측은 주요 수사기록을 검토한 뒤 구속영장 청구는 물론 강요미수 혐의가 성립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문수사자문단 회부 결정은 그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윤 총장의 결정에 대해 추 장관은 “아주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서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전문수사자문단에 대해 질의하는 과정서 나온 답변이다. 

그러면서 “규정에 따르면 전문수사자문단은 피의자 측이 요청할 근거가 없다”며 “그런데 수사팀의 이의제기에도 피의자의 요청을 받아 전문수사자문단을 꾸린다면 아주 나쁜 선례가 된다는 우려 제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무혐의 결론을 내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 제기를 한 것에 추 장관은 “수사팀도 같은 의심을 하며 (자문단 구성에)강력히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 의원이 ‘전문수사자문단 중단을 지시하는 게 타당하다’고 하자 “여러 지적들에 대해 더 상세한 보고를 듣고 점검하겠다”고 덧붙였다. 
 

▲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검찰 내부서도 ‘윤석열 흔들기’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지난달 30일 검언유착 의혹 수사를 맡고 있는 서울중앙지검서 “대검찰청 전문수사자문단 관련 절차 중단을 건의했다”고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이를 두고 이성윤 지검장이 윤 총장에게 항명을 하고 나섰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수사팀은 ‘특임검사’에 준하는 직무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촉구했다. 특임검사는 검사의 범죄에 관한 사건에만 예외적으로 운영하는 제도로, 특임검사로 임명되면 독립성 보장을 위해 최종 수사 결과만 검찰총장에 보고한다. 2010년 8월 스폰서 검사 논란 이후 도입됐다. 사실상 대검의 지휘를 받지 않고 독자적으로 수사를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검찰 내부
항명 사태


수사팀은 “자문단과 검찰수사심의위원회의 동시 개최 및 자문단원 선정과 관련된 논란 등 비정상적이고 혼란스러운 상황이 초래된 점 등을 고려했다”며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인 사안에 대한 관련 사실관계와 실체적 진실이 충분히 규명되지 않은 단계서 자문단을 소집하면 시기나 수사 보안 등의 측면서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다. 

반면 대검은 “혐의 입증에 자신 있다면 자문단에 참여하라”며 요청을 거부했다. 그러면서 이 기자와 협박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철 전 대표 사이에 말을 전달한 인사들이 있었던 만큼 신중하게 정황을 파악하고, 의혹 제기의 배경까지 따져봐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이어 “이 수사를 지휘해 온 대검 지휘협의체서도 범죄 구조의 독특한 특수성 때문에 여러 차례 보완 지휘를 했고, 풀버전의 영장 범죄사실을 확인하려 했으나 수사팀은 지휘에 불응했다”며 “이런 상황을 보고 받은 윤 총장이 부득이하게 자문단에 회부한 것”이라고 전했다. 

또 대검은 “이 기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려고 했다면 범죄 성립과 혐의 입증에 대해 지휘부서인 대검을 설득했어야 한다”며 “범죄가 성립하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설득하지 못한 상황서 특임검사에 준하는 독립성을 달라고 하는 것은 수사의 기본마저 저버리는 주장”이라고 지적했다. 

추 장관은 이 지검장의 공개 항명 사태가 일어난 다음날에도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지난 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두 기관의 충돌로 국민의 불편과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며 “우려와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먼저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윤 총장을)지금까지 지켜봤는데 더 지켜보기 어렵다면 결단할 때 결단하겠다”고 경고성 발언을 날렸다. 

‘현직 검찰총장이 야권의 대선후보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블랙코미디’(민주당 김진애 의원)라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그 부분에 대해 관심을 두진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여 “거품” 확대 해석 경계
야 “대선후보될 수 있어”

윤 총장이 대권주자로 급부상한 것을 두고 야권과 여권의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뚜렷한 대권주자가 없는 야권에선 윤 총장에 대한 여론조사 결과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고, 여권은 한시적인 현상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통합당 이만희 의원은 “살아있는 권력에 칼을 들이대는 소신과 추 장관 등으로부터 온갖 외압에도 굴하지 않는 자세가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다”고 라디오서 밝혔다. 이 의원은 “때릴수록 윤 총장의 지지율이 오르니까 민주당에선 함구령까지 내렸다”며 “통합당의 당헌·당규에 따른 정당한 절차를 거치면 누구든지 당의 대선주자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통합당 김무성 전 의원은 윤 총장의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상당히 의미 있는 결과라고 생각한다”며 “자기 일에 소신과 의미를 갖고 굽히지 않고 나아가는 그런 지도자를 국민이 원하고 있다는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그는 윤 총장의 급부상이 이른바 야권의 잠룡들에게도 큰 자극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조응천 더불어민주당 의원 ⓒ문병희 기자

반면 여권에선 ‘거품’ ‘신기루’ 등으로 진단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는 모양새다. 열린민주당 최강욱 대표는 지난달 30일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서 “어떤 나라서 이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느냐. 참 기가 막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기본적으로 윤 총장은 정치인이 아니며 가진 역량이 총장이란 지위서 비롯된 것이 많다”며 “총장으로서 어떤 일을 했느냐가 계속 평가받을 것이므로 일단은 거품일 가능성이 높다”고 깎아내렸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도 라디오에 출연해 “야권에는 도대체 대통령 후보가 없지 않느냐”며 “잠시 신기루처럼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총장에 대해서는 “자기 영역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게 맞다”고 비판했다. 

여권에서도
“자제해야”

여권서도 추 장관의 행보에 대한 공개비판이 나왔다. 민주당 조응천 의원은 지난달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추미애 장관님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조 의원은 ‘검찰 개혁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출범을 위해서라도 추 장관의 겸허한 자세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추 장관의 윤 총장에 대한 일련의 언행은 제가 30년 가까이 법조 부근에 머무르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낯선 광경으로서 당혹스럽기까지 해 말문을 잃을 정도”라며 “거친 언사로 검찰 개혁과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의 당위성을 역설하면 할수록 논쟁의 중심이 추 장관의 언행의 적절성에 집중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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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철창행 김건희’ 아직 남은 의혹들

[일요시사 취재1팀] 김철준 기자 = 논란과 문제가 끊이지 않던 퍼스트레이디가 결국 구속됐다. 김건희 여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검찰총장 인사청문회부터 사사건건 발목을 잡던 의혹으로 최초로 구속된 영부인이 됐다. 김 여사의 구속 기간인 20일 동안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수사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법원이 지난 13일, 김건희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을 전격 발부하면서 최초로 전직 대통령 부부가 모두 구속되는 헌정사상 초유의 일이 발생했다. 대통령보다 힘이 세던 V0이 몰락한 셈이다. 주요 의혹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등으로 김 여사 구속에 성공한 김건희 특검팀은 남은 의혹에 대한 수사에도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증거인멸 도주 우려” 이날 법조계에 따르면, 김 여사는 구속영장이 발부되면서 정식 구치소 입소 절차를 거쳤다. 이름과 주민등록번호·주소 등 인적 사항을 확인한 후 일반 수용자와 마찬가지로 정밀 신체검사를 진행한다. 이는 마약 등 반입 금지 물품을 지니고 들어왔는지 등을 확인하는 절차다. 왼쪽 가슴 부분에 수용자 번호가 있는 미결수용 수용복으로 갈아 입고, 얼굴 사진인 ‘머그샷’을 촬영한다. 또 지문 채취와 구치소 내 규율 등 생활 안내, 건강 검진도 받게 된다. 이후 세면 도구와 모포, 식기 세트 등을 받아 본인 ‘감방’으로 향한다.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으로) 영부인 신분이 아닌 만큼 일반 수용자와 똑같은 대우를 받는다”는 게 법무부 측 설명이다. 김 여사는 앞서 수감된 윤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독거실에 수용될 전망이다. 크기는 구인 피의자 대기실과 비슷하며 매트리스와 책상 겸 밥상, 관물대, TV 등이 비치돼있다. 끼니도 구치소에서 제공하는 1700원짜리 음식으로 해결해야 한다. 식사와 목욕도 일반 수용자와 같은 절차에 따르지만, 보안상 다른 수용자와의 동선이 겹치지 않도록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은 지난 7일, 김 여사에 대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특검은 법원에 22쪽 분량의 구속영장 청구서와 함께 848쪽 분량의 의견서를 제출했다. 구속 의견서에는 ▲지난 4월4일 윤 전 대통령 파면 직후 김 여사가 휴대전화를 교체한 사실 ▲탄핵 인용 전 코바나컨텐츠 사무실에 있는 노트북을 포맷한 사실 ▲김 여사의 ‘문고리’로 불리던 유경옥·정지원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휴대전화를 초기화한 사실 등이 적시됐다. 특검은 ▲김 여사가 지난 6일 조사 과정에서 자신의 혐의를 전면 부인한 점 ▲김 여사의 진술이 계속 바뀌는 점 ▲압수된 휴대전화의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는 등 수사에 비협조적인 점 ▲전 대통령실 행정관 등 최측근과 말 맞추기를 시도할 우려가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건강상 이유로 입원할 경우 수사에 불응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속 사유에 ‘도주 우려’를 포함했다. 영장실질심사에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주도했던 한문혁 부장검사 등 8명이, 김 여사 측에선 유정화·채명성·최지우 변호사가 참여했다. 김 여사 측은 이날 약 80페이지 분량의 자료를 준비했으며 특검도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약 3시간 분량의 프리젠테이션(PT)을 진행했으나 법원은 특검의 손을 들어줬다. 특검팀이 처음 주목한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로 불리는 ‘명태균 공천 개입’ 건진 게이트로 불리는 ‘건진법사·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이다. 특검팀은 이를 848쪽의 구속 의견서에 담았다. 최초 전직 대통령 부부 구속 의견서엔 구체적 사실 적시 구체적으로 김 여사가 지난 2010년 10월부터 2012년 12월까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범행에 가담한 공범이라고 판단하며 불법 거래 횟수가 총 3822회에 달한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으로 수익 8억1144만3596원을 얻어내기 위해 70만2512주를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과 공모해 통정매매 188회, 가장매매 12회를 했다고 판단했다. 또 같은 기간 주가를 올리려는 목적으로 높은 값에 사는 척하는 고가 매수 주문 1661회, 주가를 내리려는 목적으로 많은 양의 주식을 파는 척하는 물량 소진 주문 1432회, 허수 매수 주문 367회, 시가·종가 관여 주문 242회 등의 이상매매 주문을 김 여사가 권 전 회장 등과 공모해 제출했다고 봤다. 4년 넘게 김 여사의 주가조작 연루 의혹을 수사했던 서울중앙지검은 지난해 10월 “김 여사가 주가조작을 인식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김 여사의 계좌가 주가조작에는 이용됐지만 범행을 알았다는 증거가 없었다는 취지라며 주가조작 공모와 방조 모두 무혐의로 판단했다. 하지만 특검은 보강 수사를 거쳐 방조 혐의를 넘어 공범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은 2011년 1월경 김 여사가 미래에셋증권 직원과 통화하면서 “6대 4로 나누면 저쪽에 얼마를 줘야 하는 것이냐”며 “2억7000만원을 줘야 하는 것 같다”고 말한 통화 녹취록을 확보해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여사가 통화 당일 은행 계좌에서 2억7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사실도 확인했다. 이에 특검은 김 여사가 주가조작 주도 세력인 ‘저쪽’에 수익 40%를 떼어줬다고 판단하고 “시세조종이라는 교묘한 수법을 동원해 재산상 이득을 취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 관련 공천 개입 의혹과 건진법사 전성배씨 관련 통일교 현안 청탁 의혹 등에 대해선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공적 지위를 사적으로 활용한 사건”이라고 판단했다. 특검은 “헌법적 가치가 훼손됐다”고 여러 차례 강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명씨로부터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대해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에 정치권력과 금권이 개입한 사건’으로 규정하며 “선거제도의 출발점인 공천의 공정성을 훼손하면서 정당의 후보자 추천 제도를 포함한 대한민국의 헌법적 가치를 침해했다”고 영장에 적시했다. 또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샤넬 백 2개와 영국 그라프사의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전씨를 통해 전달받은 뒤 통일교 현안 청탁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선 김 여사 구속영장을 통해 “종교와 정치가 분리돼야 한다는 헌법 정신에 어긋나는 일을 하면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848쪽 의견서 특검은 통일교의 캄보디아 메콩강 부지 개발 등 공적개발원조(ODA) 사업 지원 청탁에 대해선 “김 여사가 대한민국 정부의 조직과 예산에 대한 사적 개입으로 국정 질서에 혼란을 초래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밝혀낸 3가지 의혹의 주요한 사실과 더불어 제시한 ‘증거인멸 정황’이 김 여사에 대한 구속영장 발부에 결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검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매해 김 여사에게 교부한 혐의를 받는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으로부터 전날 제출받은 자수서와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진품, 김 여사의 친오빠 진우씨의 장모 자택에서 압수한 목걸이 가품을 영장실질심사에서 제시했다. 이 회장은 자수서에서 “대선이 치러진 2022년 3월 직후 비서실장을 통해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를 구입해 김 여사에게 전달했고 다시 돌려받았다”고 밝혔다. 특검에 따르면 김 여사가 이 회장 측에 진품을 돌려준 시기는 2022년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순방 이후 재산 미등록 의혹 관련 고발장이 제출된 2022년 9월 이후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건희 특검팀이 수사하고 있는 의혹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삼부토건 주가조작 사건 ▲코바나컨텐츠 뇌물성 협찬 사건 ▲명품 가방 수수 사건 ▲명태균·건진법사 등 민간인이 국정에 관여한 국정 농단 사건 ▲인사 개입 사건 ▲채해병 사건 및 세관 마약 사건 구명 로비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제8회 전국동시지방 선거 개입 ▲제22대 국회의원 선거 개입 ▲명태균 등을 통해 제20대 대통령 선거 과정에서 불법 여론조사 등 총 16가지다. 이 외에도 ▲무상 여론조사 제공 대가로 2022년 재보궐선거 공천 거래 등 선거 개입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및 양평 공흥지구 인허가 과정 개입 ▲대통령 집무실 이전 및 국가 계약에 개입 ▲국가기밀정보 유출 ▲제1호부터 제15호까지의 사건과 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및 특별검사의 수사에 대한 방해 행위 등이다. 특검팀은 의혹의 정점인 김 여사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최장 20일간의 구속 기간 동안 아직 풀리지 않은 사건들에 대한 수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대부분의 의혹이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명태균·건진법사 게이트와 관련된 사건으로, 특검팀은 관련된 사실을 대부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들통난 거짓말 이에 특검팀은 출범 이후 인지한 사건인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 수사력을 모을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베트남에서 귀국한 ‘김 여사 일가의 집사’ 김예성씨의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향후 수사에도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김씨를 중심으로 IMS모빌리티(구 비마이카)에 대가·보험성 투자 혐의가 의심되는 기업들과 김 여사 일가의 사금고 의혹을 받는 신안저축은행, 그리고 김 여사가 운영해 온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전시회 뇌물 협찬 기업들로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우선 특검팀은 이번 김 여사의 구속영장 청구에서 배제됐던 ‘반클리프 앤 아펠 목걸이’ 의혹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000만원대로 알려진 해당 목걸이는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나토 정상회의 참석 차 유럽 순방 당시 착용했다가 재산 신고 누락 논란의 중심에 섰던 바 있다. 목걸이의 행방을 추적해 왔던 특검팀은 최근 김 여사의 오빠인 김진우씨의 장모집에서 해당 목걸이를 확보했지만 감정 결과 모조품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여사 역시 해당 목걸이에 대해 모친인 최은순씨에게 선물하기 위해 2010년쯤 홍콩에서 구매한 200만원대 모조품이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특검팀이 최근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김 여사에게 반클리프 스노 플레이크 목걸이의 진품을 직접 건넸다’는 취지의 자수서를 확보하면서 수사는 전환점을 맞이했다. 윤 전 대통령 당선 직후 해당 목걸이를 선물했으며, 몇 년 뒤 김 여사 측으로부터 돌려받아 보관해 왔다는 게 서희건설 측의 설명이다. 서희건설 측은 해당 목걸이 실물도 특검팀에 제출했다. 특검팀 관계자는 “김 여사는 서희건설 측으로부터 목걸이 진품을 교부받아 나토 순방 당시 착용한 게 분명함에도 특검 수사 과정에서 자신이 착용한 제품이 20년 전 홍콩에서 구매한 가품이라고 진술하고 김 여사 오빠 인척집 압수수색 과정에서 이와 동일한 모델인 가품이 발견된 경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 여사를 비롯한 모든 관련자를 수사 방해 및 증거인멸 혐의에 대해 명확히 규명하겠다”고 말했다. 그동안 받은 귀중품 수사 확대 집사 게이트·관저 이전 의혹도 특검팀은 조만간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비서실장 최모씨 등을 소환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인척집에서 최소 3000만원 이상의 바셰론 콘스탄틴 여성용 시계 보증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해서도 김 여사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혐의로 수사 중이다. 해당 시계를 구매한 사업가 서모씨는 최근 특검팀 조사에서 지난 2022년, 윤 전 대통령 취임 뒤 김 여사의 부탁을 받아 같은 해 9월7일쯤 자신이 구매한 뒤 직접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시계 구매 자금 중 일부는 김 여사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입장이다. 같은 해 9월 대통령경호처와 1870만원 상당의 로봇개 경호 시범 사업 계약을 맺기도 했다. ‘집사 게이트’와 관련해서는 핵심 키맨인 김씨가 베트남 호찌민에서 귀국하자마자 특검팀은 인천공항에서 체포해 특검 사무실로 압송해 즉시 조사에 착수했다. 김씨의 체포 기한이 영장 집행 기준 48시간 이내이기 때문에 특검팀은 그 안에 수사를 마치고 구속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김씨 역시 특검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특검팀은 김씨를 상대로 집사 게이트에 연루된 기업들의 184억원 투자 경위와 46억원의 행방 그리고 코바나콘텐츠 뇌물 협찬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씨가 운영한 렌터카 플랫폼 사이드스탭 ‘뿅카’는 비마이카와 함께 2015~2019년 코바나콘텐츠가 개최한 4개 전시회 협찬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또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은 물론 신안저축은행을 대상으로 특검팀의 수사가 확대될지도 주목된다. 특검팀은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이 IMS모빌리티에 거액을 투자하기 전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조사받은 것에 주목하고 있다. 이에 지난 11일, 관련 자료 제출 요구를 위한 정부세종청사 공정위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하기도 했다.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이에스아이엔디(ESI&D) 등에 130억원이 넘는 대출을 해준 것으로 알려져 사금고 논란이 제기된 바 있는 신안저축은행은 코바나콘텐츠 전시회에도 협찬했다. 신안그룹 회장 차남인 박지호(개명 전 박상훈) 전 신안저축은행 대표는 2010년 서울대 최고경영자과정(EMBA)에서 김 여사와 김씨를 처음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인연이 이어져 2013년 3월 신안저축은행의 각종 불법 대출 혐의가 불기소 처분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 부장검사가 바로 윤 전 대통령이었기 때문이다. 이 밖에도 김씨는 박 전 대표의 집사 역할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박 전 대표는 신안저축은행이 2017년 김씨와 모친 최은순씨의 329억원대 허위 잔고 증명서 사건의 피해자였음에도 이듬해 김씨를 계열사인 바로투자증권(현 카카오페이증권) 임원으로 선임했다. 특검팀 과제는? 특검팀은 관저 이전 특혜 의혹에 관한 수사도 본격화했다. 이들은 지난 13일 “관저 이전과 관련해 21그램 등 관련 회사 및 관련자 주거지 등에 대해 건설산업기본법 위반 등 혐의로 압수수색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검팀이 관저 이전 문제에 대한 강제수사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관저 이전 특혜 의혹은 윤 전 대통령 취임 후 대통령실과 관저 이전·증축 과정에서 21그램 등 무자격 업체가 공사에 참여하는 등 실정법 위반이 있었다는 게 핵심이다. <kcj5121@ilyosis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