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윤석열 검찰총장 둘러싼 여야 쟁탈전

러브콜이냐? 동네북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줄곧 관심의 대상이었던 검찰의 수장이라 해도 정치권의 이 같은 관심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야당은 윤 총장을 언급하며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여당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군기 잡기에 나섰다. 
 

▲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다양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을 잡아라!’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이 검찰총장 잡기에 나섰다. 물론 의미는 다르다. 대선, 지선, 총선 등 세 번의 선거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완패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한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눈치다. 반면 법제사법위원장을 차지한 민주당은 윤 총장을 손봐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론조사서
이름 언급

통합당은 21대 총선서 10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문재인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유권자들은 통합당을 외면했다. 이후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쇄신에 나섰지만 뾰족한 돌파구는 아직 찾지 못했다. 특히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나설 차기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선호도를 자유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8%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의 선호도는 한국갤럽 조사서 6개월 연속 20%를 상회하고 있다. 

2위는 지난 조사보다 1%포인트 올라 12%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 지사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번져가던 지난 3월부터 지지도가 크게 올랐다. 반면 통합당 홍준표 의원(2%),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1%), 오세훈 전 서울시장(1%) 등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보수 야권에서는 3% 이상 선호도를 기록한 후보 자체가 없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제1야당 또는 보수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리더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야권 인물들은 모두 통합당 지지층이나 무당층, 보수층서 한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들이 실종된 상황서 윤 총장은 일종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국갤럽 조사서 윤 총장은 선호도 1%를 기록, 대권주자들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윤 총장은 이미 이전에도 여러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다음 달이면 취임 1년
정치권에서 관심 많아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은 10.8%를 얻었다. 이낙연 의원(32.2%)에 이어 2위다. 심지어 황교안 당시 통합당 대표(10.1%)보다도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도가 나간 후 윤 총장은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갤럽이 2월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서도 윤 총장은 5%의 선호도를 얻어 이 의원(25%), 황 전 대표(10%)에 이어 3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 악수 나누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당시에도 대검찰청은 윤 총장을 후보군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갤럽 측은 “응답자들이 직접 주관식으로 선호 인물을 꼽는 식이라 제외가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등을 통해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윤 총장의 존재감이 정치권, 특히 야당인 통합당서 최근 높아지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들이 대권주자를 거론하는 과정서 윤 총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나 김무성 전 의원 등 그동안 대선서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윤 총장을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대 국회서 현직 의원 타이틀을 뗀 김 전 의원은 통합당의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서 “제일 중요한 대통령 선거에 우리가 쌓아온 경륜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빼달라 해도
선호도 나와

이날 인터뷰서 김 전 의원은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윤 총장에 대해 “내 주변에도 윤석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좌파 정권하에 임명직 검찰총장이 어려운 상황서 꿋꿋이 버티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는 사고의 유연성, 사고의 민주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검찰서 평생 소신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정치인으로 변신이 가능할까”라며 윤 총장의 대권 가능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면서도 “변신이 되면 그것도 가능한 이야기다. 이 사회에 영웅이 탄생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8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통합당의 차기 대권주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권주자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에 관심 있는 사람이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스스로 나와야 한다”며 “대권주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있지만 확실하게 부각되는 사람은 없다”고 짚었다. 

통합당 대권주자로 윤 총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으냐고 하지만 본인이 현직에 있어 부정적 자세를 갖고 있다”며 “만약 일반인으로 들어와 그런 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후보가 된다면 그때 여러 여건하에서 가능할지는 그때가 돼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을 아예 닫아 두진 않은 셈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시절 총선 유세를 다니던 때 “윤석열 검찰총장이 가장 정직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때 상황과 어떠해서 임명을 했고 그 다음에 조국 사태가 나서 윤 총장이 자기는 법대로 하겠다고 하니까, 그러니까 윤 총장을 계속해서 공격하는 그런 것이 현 정부의 모습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문병희 기자

가족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정치권서 감싸는 태도를 비판하는 과정서 나온 말이다.

통합당서 윤 총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데 반해 민주당은 연일 ‘윤 총장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21대 총선서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얻어 검찰 개혁에 힘이 실리면서 비판 수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검찰, 특히 윤 총장은 표적이 되는 모양새다. 

거대 여당
법사위까지

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서 전반기 법사위원장으로 4선의 윤호중 의원을 선출했다.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협치를 위해 매 국회서 제1야당 몫으로 남겼던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차지한 것이다. 법사위원장은 국회 입법 활동서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개 제1야당에 돌아갔다. 여당이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 할 경우 견제하는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다. 

법사위원장 외에도 민주당은 이날 국회서 기재위원장(윤후덕)·외통위원장(송영길)·국방위원장(민홍철)·산자위원장(이학영)·복지위원장(한정애) 등 6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표결로 처리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자 향후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여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통합당의 강력한 반발과 지금까지 제1당 몫이라는 관행에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끝까지 사수하면서 검찰 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실제 윤 법사위원장도 “우리 사회의 마지막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사법부와 검찰의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제도의 질서가 사회에 정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법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서도 법사위원에 배정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지난 16일 법사위가 열리면 윤 총장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무마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통합당, 대권주자로 언급
민주당, 전방위에서 공격

앞서 법무부는 한 전 총리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대검 감찰부 감찰3과에 넘겼는데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맡도록 윤 총장이 지시한 것을 두고 ‘감찰을 막으려는 취지 아니냐’는 의혹이 언론서 제기됐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워낙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쳐 조사를 하는지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검찰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게 남의 범죄에 대해선 매우 엄격하게 다루는데 제 식구는 감싸기를 계속 해왔다는 것”이라며 “검사장과 연루 의혹이 있는 채널A 사건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 과정을 밟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한 전 국무총리 사건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등에 대해 말을 보탰다. 추 장관은 지난 18일 “대검이 감찰을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진상 확인을 지시한 조치는 옳지 않다”며 윤 총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검 감찰부서 법무부 직접 감찰을 회피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추 장관은 “감찰 사안인데도 마치 인권문제인 것처럼 문제를 변질시켜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한 대검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행화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검 스스로 감찰을 이끄는 감찰부장을 외부 인사로 한 점을 명분을 삼아놓고서는 그것을 회피함으로써 관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정 조치를 밟겠다”고 예고했다.

추미애 장관
직격탄 날려

윤 총장은 다음달로 취임 1년을 맞는 상황서 벼랑 끝까지 몰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서 압승을 거둔 것에 이어 법사위원장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7월 출범을 앞두고 있어 윤 총장이 ‘식물총장’으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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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승자박’ 정청래 리더십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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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시사 정치팀] 박희영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의 리더십이 위기다. 1인1표제가 통과된 이후 힘을 받나 싶더니, 조국혁신당과의 합당 문제와 2차 종합특검 후보 논란 등 악재가 겹치면서 연임에 적신호가 켜졌다. 이재명 대통령도 시시각각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지만 결국 대권가도의 길을 걸었다. 정 대표도 무사히 ‘이재명의 길’을 걸을 수 있을까? 지난 10일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조국혁신당(이하 혁신당)과의 합당 논의를 ‘일시 중지’하기로 결론지었다. 늦은 시간까지 이어진 의원총회서 민주당 의원들은 대체로 지방선거 전 합당 추진을 중단하자는 의견을 낸 것으로 전해진다. 충분한 논의 없이 합당을 띄워 당을 혼란스럽게 하고, 당·청 관계까지 어색해진 만큼 ‘정청래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리더십은 타격을 입게 됐다. 더 좁아진 운신의 폭 이날 정 대표는 국회에서 비공개 최고위원회의를 연 뒤 브리핑에서 “오늘 민주당 긴급 최고위와 함께 지방선거 전에 합당 논의를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대신 지방선거 후 통합을 추진하기 위한 ‘연대와 통합을 위한 추진준비위원회(이하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을 결정하고, 혁신당에도 준비위를 구성할 것을 제안했다. 정 대표는 “당 대표로서 혁신당과 통합을 제안한 것은 오직 지방선거 승리와 이재명정부의 성공을 위한 충정이었다”며 “그러나 통합 제안이 당 안팎에서 많은 우려와 걱정을 가져왔고, 통합을 통한 상승 작용 또한 어려움에 처한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 자리에서 의원들의 말씀을 경청했고 민주당 지지층 여론조사 지표도 꼼꼼히 살피는 과정에서 더 이상 혼란을 막아야 한다는 당 안팎의 여론을 무겁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당을 혼란케 한 점에 대해서도 사과했다. 정 대표는 “그동안 통합 과정에서 있었던 모든 일들은 저의 부족함 때문”이라며 “국민 여러분과 민주당 당원들, 혁신당 당원들께 사과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당초 이달 13일 입장을 밝히겠다던 혁신당은 날짜를 앞당겨 지난 11일 긴급 최고위원회를 열고 사안에 대해 입을 열었다. 혁신당 조국 대표는 통합추진준비위 구성에 동의하며 6월 지방선거 연대 가능성을 열어뒀다. 민주당을 향한 뼈있는 말도 이어졌다. 조 대표가 “선거 후에는 통합의 의미가 무엇인지 확인하고 내용과 방식에 대한 논의를 책임감 있게 이어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혁신당은 민주당에 흡수되는 방법을 피하고자 했던 만큼 합치는 방식에 대한 합의점을 찾는 것이 합당의 최대 과제로 남아있다. 조 대표는 “양당 간 회동이 이뤄지면 먼저 민주당이 제안한 연대가 지방선거에서의 연대인지 아니면 추상적 구호로서의 연대인지 확인해야 한다”며 “지방선거 연대가 맞다면 추진준비위에서 그 원칙과 방법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모든 과정에서 양당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진행해야 한다”며 “특정 정치인 개인과 계파의 이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면 반드시 역효과가 난다. 국민과 양당 당원께 또다시 실망을 드리고 말 것”이라고 경고했다. 제동 걸린 민주당-혁신당 합당…다음 복안은? ‘쌍방울 변호인’까지…제대로 꽂힌 ‘2연타’ 조 대표는 정 대표의 사과를 수용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조 대표는 “정 대표께서 혁신당 당원에게 표명한 사과를 받아들인다”며 “혁신당 당원은 당으로 향해지는 비방과 모욕에 큰 상처를 입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밝혔다. 혁신당 박병언 선임대변인도 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이) 단순히 연대라고만 표현했는데 우당 간 레토릭적 연대를 의미하는지, 실질적으로 두 당이 지선을 치러낸다는 선거 연대인지 분명히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민주당의 답변을 요구했다. 앞서 민주당은 합당이 아닌 ‘지선 이후 통합’이라는 단어를 썼는데, 민주당의 답변에 따라 향후 당의 대응이 달라질 것으로 풀이된다. 합당 논의가 중지되면서 당이 숨 고르기에 들어가나 싶더니 2차 종합특검으로 추천된 전준철 변호사가 새로운 불씨가 됐다. 민주당이 추천한 전 변호사는 2023년 ‘불법 대북 송금 사건’으로 구속 기소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 등의 변호인으로 선임된 인물이다. 1심 이후 사임했지만, 친명(친 이재명)계에서는 “이재명 죽이기” “제2의 체포동의안 사태” 등 격하게 반발했다. 친청(친 정청래)계로 분류되는 이성윤 최고위원이 전 변호사를 추천하면서 반발이 더욱 거세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전 변호사는 검사 시절 김건희 주가조작 사건, 한동훈 채널A 사건 등을 담당했다. 이 최고위원은 “(전 변호사가) 윤석열·김건희 수사를 할 때 서슬 퍼런 윤 총장하에서도 결코 소신을 굽히지 않고 강직하게 수사했다”며 “이번 2차 종합특검의 중요성에 비춰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확한 팩트 확인 없이 전 변호사가 김성태 대북 송금 조작 의혹 사건을 변호했고, 그런 변호사를 추천함으로써 마치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처럼 의혹이 확산하는 것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정·이 차이는? ‘윤정부에서 탄압을 받은 변호사’를 강조했지만, 민주당을 설득시킬 명분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러자 이 최고위원은 “이번 2차 종합특검 추천 과정에서 조금 더 세밀하게 살피지 못한 것을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는 더 세심히 살피겠다”고 사과했다. 정 대표도 거듭 고개를 숙였다. 정 대표는 해당 사태를 인사 검증 실패에 따른 ‘사고’로 규정하고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모든 일의 책임은 당 대표인 저에게 있다. 대단히 죄송하다”며 사과의 뜻을 밝혔다. 지도부가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는 이 최고위원을 향한 사퇴 압박으로 이어졌다. 이번 사태가 단순한 인사 사고가 아닌 정청래 체제를 향한 불만이 표면화된 결과라는 해석이 나온다. 합당 무산과 후보자 논란으로 정 대표의 리더십이 2연타를 맞으며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연임 가능성도 불투명해졌다. 정 대표는 직접 연임 여부를 밝히지 않았지만 1인1표제 등 당원의 힘을 강화하는 작업에 공을 들이며 대권주자로 나서기 위한 입지를 다지고 있다는 해석이 우세했다. 혁신당과의 합당 이후 지방선거를 승리로 이끈다면 공은 정 대표에게 돌아간다. 그 성과를 토대로 대표 연임에 성공한 뒤 차기 대권까지 밟는 이른바 ‘이재명의 길’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여의도가 바라본 이재명의 길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친문(친 문재인)계가 민주당을 꽉 쥐던, 시절 그는 한 줌의 계파도 없이 고군분투하며 기득권에 맞섰다. 온건파 사이에서 파격적인 개혁을 앞세워 당원들의 갈증을 해소했고, 이들을 ‘개딸(개혁의 딸)’로 묶어 본격적인 팬덤 정치에 나섰다. 당 대표 시절에는 대선에 출마하려는 대표의 사퇴 시한인 ‘대선 1년 전’에 예외를 두는 내용의 당헌을 바꾸면서 극심한 내홍에 시달렸다. 그럼에도 당시 이재명 대표는 자신 있게 뜻을 밀어붙였고 전당대회서 최종 득표율 85.4%로 연임에 성공했다. 리더십 심폐소생 권력의 정점에 선 이 대통령이 걸어온 길은 비주류에서 주류로 거듭나고 싶어하는 정치인들의 ‘롤모델’로 자리 잡았다. 정 대표는 그런 거친 이재명의 길 초입에 들어섰다. 한 정치권 관계자는 “‘사이다 화법’으로 지지 세력을 키우는 시도는 이 대통령과 매우 유사하다. 이 대통령도 성공하지 못했던 1인1표제를 정 대표는 해냈다”면서도 “서둘렀던 게 문제다. 합당도 시기가 적절하지 못했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이 대통령은 당 대표이던 시절부터 모든 것이 순차적으로 맞아떨어졌다. 그때는 민주당이 야당이었고 윤석열·김건희라는 공공의 적이 있으니 친명과 비명(비 이재명)이 매일같이 싸워도 봉합할 명분이 충분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과 정 대표의 차이는 측근의 유무다. 이 대통령은 성남시장일 때부터 함께해 온 이른바 ‘성남 라인’이 존재했고, 김현지 대통령비서실 제1부속실장 등 측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람이 존재했다”며 “친청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있지만 이들을 측근이라고는 볼 수 없다. 김어준·유승민 두 사람이 정 대표에게 영향을 주는 인물로 꼽히지만, 그들조차도 자기 정치에 당 대표를 쓰는 느낌이 든다. 누가 중심이고, 누가 휘둘리는지 알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승부수를 던지지 않는 한 지방선거가 정 대표의 마지막 리더십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지방선거에 사활을 걸어 ‘압승’을 끌어낸다면 무너진 리더십을 다지는 건 물론 8월 전당대회 출마 명분까지 얻을 수 있다. 당장은 정 대표가 타격을 받았지만 선거 국면을 통과하면서 과오가 희석되는 흐름에 기대를 건 셈이다. 민주당은 오는 4월 중순까지 모든 지방선거 공천을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다만 경선 규칙과 공천 룰 등을 두고 계파 간 갈등이 재점화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모든 권력에는 비판이 따르기 마련”이라는 한 정치권 관계자의 말처럼 반대 여론을 찬성 여론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리더십이 판가름 난다. 시계를 돌려 2024년 4월, 이 대통령 역시 당 대표이던 시절 공천 시즌을 앞두고 ‘비명횡사’ 논란에 휩싸였다. 현역 의원 의정평가 하위 20% 통보를 박은 이는 6명으로 모두 비명계였던 만큼 의원들 대다수가 ‘친명’을 내세워 마케팅을 이어갔다. 이, 비주류서 180석 야당 대표로 지선 앞둔 대표님의 큰 그림은? 공천 갈등은 당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졌고 민주당이 패배했던 2012년 총선이 되풀이될 것이란 당내 우려가 커졌다. 하루가 멀다고 나오는 사퇴 요구에 이 대표는 “툭 하면 사퇴 요구를 하는 분들이 있는데, 그런 식으로 사퇴하면 1년 내내 대표를 바꿔야 한다”며 오히려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친명과 비명 간의 갈등은 “환골탈태 과정에서 생기는 약간의 진통”으로 진단했다. 이 대표의 리더십이 총선의 최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180석 공룡 야당을 탄생시키면서 여론을 뒤집었다. 정 대표 역시 “비 온 뒤에 땅이 굳는다고 (합당 논란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지방선거 승리에 올인하겠다”며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그러나 어떤 기습 행동으로 당을 흔들지 종잡을 수 없어 잃어버린 신임을 되찾는 것이 지방선거를 앞둔 첫 번째 과제로 여겨진다. 정 대표는 ‘억울한 컷오프를 최소화하는 것’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 11일에는 “공천 과정 전반의 불공정·불합리한 사례를 사전에 점검해 신뢰받는 공천 시스템을 구축하고자 노력하겠다”며 공천신문고 구성 안건을 의결했다. 이날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은 “민주당이 합당 과정에 여러 가지 내홍을 겪고 걱정을 끼쳐드렸지만 그런 와중에도 할 일은 빈틈없이 해왔다”며 “민주당은 공정한 경선을 통한 공천, 투명한 공천이 지방선거 승리의 요체임을 여러 차례 밝혀왔다. 당 대표의 이 같은 의지가 (공천신문고) 제도를 통해서 충실히 반영되고 있다는 점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가 ‘이재명 모델’로 노선을 잡았지만 ‘제2의 ○○○’이라는 꼬리표가 오히려 발목을 잡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대선을 앞두고 과감하게 오른쪽으로 핸들을 꺾은 이 대통령의 ‘중도 보수’ 전략까지 정 대표가 따라 할 수 있겠냐는 점에서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문재인 전 대통령에 실망한 사람들이 정권교체에 손을 들어줬다. 이 대통령이 임기를 마칠 때 즈음이면 정권 유지든 교체든 국민의 마음속에 새로운 잣대가 세워질 것”이라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좌우 통합을 이뤄낼 지도자를 원할지, 지금보다 조금 더 강경한 지도자를 원할지는 현 정부에 달려 있다. 그 시대에 맞는, 또 국민이 원하는 사람이 차기 대권주자로 분류될 것”이라고 봤다. 신선한 뉴페이스? 이어 “이 대통령은 후임자를 키우지 않는다고 한다. 미래의 민주당은 당 대표도, 차기 대권주자도 ‘포스트 이재명’이 아닌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며 “이 대통령의 행보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이재명 그림자에만 메어서는 민주당이 앞으로 나아갈 수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hypak28@ilyosisa.co.kr> <기사 속 기사> 극단으로 치닫는 여야 갈등 지난 12일 이재명 대통령이 설을 앞두고 민생 회복과 국정 안정을 위한 초당적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여야 대표를 오찬에 초대했지만, 약속 시간을 한 시간 앞두고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불참을 통보했다. 장 대표는 “(이번 회동이) 부부 싸움하고 둘이 화해하겠다고 옆집 아저씨 불러놓는 꼴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고 있었다”며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이어 “오늘 회동에 가면 여야 합치를 위해 무슨 반찬을 내놨고, 쌀에 무슨 잡곡을 섞었고 그런 것들로 오늘 뉴스를 다 덮으려 할 것”이라며 “대한민국 사법시스템 무너지는 소리를 덮기 위해 여야 대표와 대통령이 악수하는 사진으로 모든 걸 다 덮으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전날 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이른바 ‘재판소원법’과 ‘대법관증원법’이 국민의힘 반발 속에 여당의 주도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한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정청래 대표는 SNS를 통해 “국민과 대통령에 대한 예의는 눈곱만큼도 없는 국민의힘의 작태에 경악한다”며 “본인이 요청할 때는 언제고 약속 시간 직전에 이 무슨 결례인가. 국민의힘, 정말 ‘노답(답이 없음)’”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청와대도 “이번 회동은 국정 현안에 대한 소통과 협치를 위한 자리였다. 그런 취지를 살릴 수 있는 기회를 놓쳤다는 데 깊은 아쉬움을 전했다”고 밝혔다. <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