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윤석열 검찰총장 둘러싼 여야 쟁탈전

러브콜이냐? 동네북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줄곧 관심의 대상이었던 검찰의 수장이라 해도 정치권의 이 같은 관심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야당은 윤 총장을 언급하며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여당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군기 잡기에 나섰다. 
 

▲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다양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을 잡아라!’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이 검찰총장 잡기에 나섰다. 물론 의미는 다르다. 대선, 지선, 총선 등 세 번의 선거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완패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한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눈치다. 반면 법제사법위원장을 차지한 민주당은 윤 총장을 손봐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론조사서
이름 언급

통합당은 21대 총선서 10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문재인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유권자들은 통합당을 외면했다. 이후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쇄신에 나섰지만 뾰족한 돌파구는 아직 찾지 못했다. 특히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나설 차기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선호도를 자유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8%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의 선호도는 한국갤럽 조사서 6개월 연속 20%를 상회하고 있다. 

2위는 지난 조사보다 1%포인트 올라 12%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 지사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번져가던 지난 3월부터 지지도가 크게 올랐다. 반면 통합당 홍준표 의원(2%),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1%), 오세훈 전 서울시장(1%) 등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보수 야권에서는 3% 이상 선호도를 기록한 후보 자체가 없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제1야당 또는 보수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리더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야권 인물들은 모두 통합당 지지층이나 무당층, 보수층서 한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들이 실종된 상황서 윤 총장은 일종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국갤럽 조사서 윤 총장은 선호도 1%를 기록, 대권주자들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윤 총장은 이미 이전에도 여러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다음 달이면 취임 1년
정치권에서 관심 많아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은 10.8%를 얻었다. 이낙연 의원(32.2%)에 이어 2위다. 심지어 황교안 당시 통합당 대표(10.1%)보다도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도가 나간 후 윤 총장은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갤럽이 2월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서도 윤 총장은 5%의 선호도를 얻어 이 의원(25%), 황 전 대표(10%)에 이어 3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 악수 나누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당시에도 대검찰청은 윤 총장을 후보군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갤럽 측은 “응답자들이 직접 주관식으로 선호 인물을 꼽는 식이라 제외가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등을 통해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윤 총장의 존재감이 정치권, 특히 야당인 통합당서 최근 높아지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들이 대권주자를 거론하는 과정서 윤 총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나 김무성 전 의원 등 그동안 대선서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윤 총장을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대 국회서 현직 의원 타이틀을 뗀 김 전 의원은 통합당의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서 “제일 중요한 대통령 선거에 우리가 쌓아온 경륜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빼달라 해도
선호도 나와

이날 인터뷰서 김 전 의원은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윤 총장에 대해 “내 주변에도 윤석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좌파 정권하에 임명직 검찰총장이 어려운 상황서 꿋꿋이 버티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는 사고의 유연성, 사고의 민주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검찰서 평생 소신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정치인으로 변신이 가능할까”라며 윤 총장의 대권 가능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면서도 “변신이 되면 그것도 가능한 이야기다. 이 사회에 영웅이 탄생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8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통합당의 차기 대권주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권주자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에 관심 있는 사람이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스스로 나와야 한다”며 “대권주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있지만 확실하게 부각되는 사람은 없다”고 짚었다. 

통합당 대권주자로 윤 총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으냐고 하지만 본인이 현직에 있어 부정적 자세를 갖고 있다”며 “만약 일반인으로 들어와 그런 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후보가 된다면 그때 여러 여건하에서 가능할지는 그때가 돼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을 아예 닫아 두진 않은 셈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시절 총선 유세를 다니던 때 “윤석열 검찰총장이 가장 정직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때 상황과 어떠해서 임명을 했고 그 다음에 조국 사태가 나서 윤 총장이 자기는 법대로 하겠다고 하니까, 그러니까 윤 총장을 계속해서 공격하는 그런 것이 현 정부의 모습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문병희 기자

가족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정치권서 감싸는 태도를 비판하는 과정서 나온 말이다.

통합당서 윤 총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데 반해 민주당은 연일 ‘윤 총장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21대 총선서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얻어 검찰 개혁에 힘이 실리면서 비판 수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검찰, 특히 윤 총장은 표적이 되는 모양새다. 

거대 여당
법사위까지

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서 전반기 법사위원장으로 4선의 윤호중 의원을 선출했다.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협치를 위해 매 국회서 제1야당 몫으로 남겼던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차지한 것이다. 법사위원장은 국회 입법 활동서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개 제1야당에 돌아갔다. 여당이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 할 경우 견제하는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다. 

법사위원장 외에도 민주당은 이날 국회서 기재위원장(윤후덕)·외통위원장(송영길)·국방위원장(민홍철)·산자위원장(이학영)·복지위원장(한정애) 등 6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표결로 처리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자 향후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여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통합당의 강력한 반발과 지금까지 제1당 몫이라는 관행에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끝까지 사수하면서 검찰 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실제 윤 법사위원장도 “우리 사회의 마지막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사법부와 검찰의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제도의 질서가 사회에 정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법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서도 법사위원에 배정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지난 16일 법사위가 열리면 윤 총장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무마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통합당, 대권주자로 언급
민주당, 전방위에서 공격

앞서 법무부는 한 전 총리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대검 감찰부 감찰3과에 넘겼는데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맡도록 윤 총장이 지시한 것을 두고 ‘감찰을 막으려는 취지 아니냐’는 의혹이 언론서 제기됐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워낙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쳐 조사를 하는지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검찰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게 남의 범죄에 대해선 매우 엄격하게 다루는데 제 식구는 감싸기를 계속 해왔다는 것”이라며 “검사장과 연루 의혹이 있는 채널A 사건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 과정을 밟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한 전 국무총리 사건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등에 대해 말을 보탰다. 추 장관은 지난 18일 “대검이 감찰을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진상 확인을 지시한 조치는 옳지 않다”며 윤 총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검 감찰부서 법무부 직접 감찰을 회피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추 장관은 “감찰 사안인데도 마치 인권문제인 것처럼 문제를 변질시켜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한 대검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행화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검 스스로 감찰을 이끄는 감찰부장을 외부 인사로 한 점을 명분을 삼아놓고서는 그것을 회피함으로써 관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정 조치를 밟겠다”고 예고했다.

추미애 장관
직격탄 날려

윤 총장은 다음달로 취임 1년을 맞는 상황서 벼랑 끝까지 몰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서 압승을 거둔 것에 이어 법사위원장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7월 출범을 앞두고 있어 윤 총장이 ‘식물총장’으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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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점점’ 더 깊은 늪에 빠진 국민의힘

[일요시사 정치팀] 박형준 기자 = 국민의힘 지방선거 공천에선 인물난 속에서도 조직표를 놓지 못하는 흔적들이 감지된다. 서울시장 경선 참여자들은 장동혁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고 있다. 조직표에 기반한 정당이 집권하지 못했던 과거 사례들은 국민의힘을 더 깊은 늪으로 몰고 있다. 리얼미터·한국갤럽이 지난달 각각 진행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재명 대통령·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의 지지율은 높지만,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발표한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2.2%로 확인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3일부터 27일까지 5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2513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가면 갈수록 지지율 격차 민주당 지지율은 51.1%로 집계됐고, 국민의힘 지지율은 30.6%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6일부터 27일까지 이틀 동안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100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두 조사 모두 무선 자동응답 방식을 활용해 무작위 생성 표집틀을 통한 임의 전화걸기 방법으로 실시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한국갤럽도 비슷한 기간 동안 유사한 조사를 진행했다. 한국갤럽이 발표한 이 대통령 지지율은 65%였다. 정당 지지율은 민주당 46%로 집계됐고, 국민의힘은 19%로 집계됐다. 이 조사는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3일 동안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두 조사 모두 무작위로 추출된 무선전화 가상번호에 전화 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 조사 결과들을 놓고 “민주당과 국민의힘 간 지지율 격차가 상당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는 지방선거에서 언제나 중요한 승부처로 거론되는 서울시장·경기도지사 선거와 관련해 국민의힘이 인물난을 겪고 있는 현 상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국민의힘에선 양향자 최고위원·새누리당 함진규 전 의원 등 2명이 경기도지사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민주당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추미애 의원·한준호 의원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것과 대비된다. 이 때문에 국민의힘에선 유승민 전 의원에게 지속해서 출마를 권유했다. 국민의힘으로선 “중도 성향 유권자에게도 설득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 유 전 의원이 경기도지사 후보로 적임이란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 전 의원은 “국민의힘 의원들이 지난달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선언한 이후에도 당의 강경 노선에 큰 변화가 없다”는 인식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지난달 27일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만났던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의 출마 권유에도 “불출마한다는 생각엔 변화가 없다”면서 끝내 거절했다. 그러자 양 최고위원은 같은날 KBS 라디오 <세상의 모든 정보 윤인구입니다>에 출연해 “정당·국가 운영과 공천은 원칙·절차적 정당성 확보가 중요하다”며 “어떤 분이 제게 ‘절대로 떠밀려서 나오는 선거는 하면 안 된다’고 말했는데, 확실한 소명 의식을 가진 사람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이정현 전 공천관리위원장은 지난달 30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이 마무리되는 대로 당이 필요로 하는 가장 어려운 곳에서 제 역할을 다할 준비를 하겠다”며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곳에서 또 다른 역할을 할 것”이라고 썼다. 이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 암시로 해석됐고, “유 전 의원에게도 출마를 간접 압박하는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겹치는 악재에 강경 보수 조직표 의존? 장동혁 지원 유세? 각지 후보들 ‘난색’ 하지만 유 전 의원은 불출마 의사를 바꾸지 않았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31일 “유 전 의원의 뜻을 존중하기로 했다”며 “현재 신청하신 훌륭한 두 분을 포함해 여러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지방선거 공천이 사실상 완료됐다”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출마를 선언한 후 사퇴했다. 부산에선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과 부산시장 후보 경선을 치러야 하는 박형준 부산시장이 손영광 울산대 교수를 공동선대본부장으로 임명했다. 손 교수는 윤 전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한 손현보 목사의 아들이다. 이는 박 시장이 직접 지난달 24일 CBS 라디오 <박성태의 뉴스쇼>에 출연해 “손 교수는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고, 누구의 아들이라고 매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명해야 할 정도로 큰 논란이 됐다. 박 시장은 국민의힘 내에서 합리적 보수 이미지가 강한 인물로 평가된다. 손 교수 영입에 대해선 “경선을 앞두고, 부산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대형 교회 조직표를 의식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서 공천 배제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해서도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진행된 2026 KBO리그 개막전을 방문해 ‘대구시장 예비후보 이진숙’이란 어깨띠를 두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이에 대해선 “이 전 위원장이 대구시장 선거에 무소속 출마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반대로 “국민의힘이 이 전 위원장의 공천 자체를 배제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도 있다.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은 지난달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위원장은 정권의 무도함에 맞선 최전선 투사”라며 “대구시장 후보에 현역 의원이 공천되면, 그 지역구 재보궐선거에 이 전 위원장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을 경기도지사 후보로 공천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조광한 최고위원은 지난달 26일 기자들을 만나 “이 전 위원장이 경기도지사 후보로도 추천되고 있다”며 “이 전 의원장의 결심 여하에 따라 선택지가 굉장히 다양하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이 전 위원장은 경기도지사 공천 가능성은 강하게 부정하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달 25일 <조선일보>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경기도지사 출마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제 인지도 하나만 달랑 갖고 경기도지사를 하겠다는 건 경기도민에 대한 우롱”이라고 주장했다. 그러자 <경기일보>는 지난달 27일 ‘국힘, 경기지사가 경선 탈락자 처리장이냐’는 제목의 사설을 공개했다. 이 사설엔 “국민의힘 경기도지사 후보 경선에 나선 주자는 중량감·연고성 등이 모두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는 2명”이라며 “급기야 대구시장 탈락자 차출설도 나오는데, 이쯤 되면 경기도민 모욕 아니냐”고 비판했다. 낮은 당 지지율과 공천 과정의 잡음이 이어지면서 급기야 지방선거 출마자들이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도 난감해하는 상황도 이어졌다. 유권자에게 “공개적 절윤 선언과 달리 인적 절연이 제대로 안 되고 있다”는 인상을 준 영향이라고 분석되고 있다. 7년 만에 대표 거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달 2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저도 장 대표를 선거 유세에 모시고 싶다”면서도 “변신한 모습으로 와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서울시장 선거 출마를 선언한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도 지난달 26일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해 “장 대표의 지원 유세는 조금 예민한 문제”라며 “시민 눈높이에서 해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선거는 후보가 시민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잘 전하는 시민을 위한 시간”이라며 “장 대표는 노선형 정치인이 됐으므로, 정책 선거 현장이 정치 선거로 비화하면 유불리를 떠나 서울시민께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논란이 이어지자 지난 1일엔 의견을 바꿔 채널A 라디오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저는 국민의힘이 확장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대가 확실히 있다고 생각한다”며 “정공법을 선택하겠다”고 말했다. 주요 선거 후보들이 당 대표의 지원 유세에 난감해하는 것은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주요 후보들이 자유한국당 대표였던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지원 유세를 거부한 상황을 연상시킨다. 낮은 지지율과 혼란을 거듭하는 국민의힘의 현 상황에 대해선 “이미 예고됐던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을 선포한 이후 대규모 집회 개최 및 참여 등 강경 보수 행보를 유지했다. 당시 진행됐던 대규모 집회는 손 목사·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유튜버 전한길씨 등이 주도했다. 울림이 큰 방에서 나는 소리는 메아리가 돼 돌아온다. 이는 특정 성향·신념이 일치하는 사람들이 모여 비슷한 정보·주장을 계속 접하면서 그 의견이 굳어지는 현상을 비유하는 데 활용된다. 이를 두고 에코 체임버 현상이라고 한다. 보통은 SNS에서 일어나지만, 최근엔 정치권에서도 구조화되고 있다. 정치인의 관점에서 대규모 집회에서 동원한 인파·우호적인 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는 열렬한 지지는 쉽게 눈에 띈다. 선거에선 이게 독이 되는 경우가 많다. 후보의 캠프에선 이를 유권자의 보편적 정서로 착각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최근엔 당원투표의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 당원의 뜻이 공천에 반영되면, 정당의 민주적 구조가 탄탄해진다. 하지만 조직표 동원 경선이 될 위험이 커진단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당내 강경파·특정 조직의 관성은 중도층·무당층까지 포함하는 전체 민심과 방향이 다른 경우가 많다. 집권은 불가능 후보도 선거를 치르면서 조직표를 움직이는 지역 토착 세력·강경 지지층을 만나는 과정에서 현장 분위기를 착각한다. 설령 당선되더라도 이들의 포로가 되는 경우가 많다. 이와 같은 확증 편향 현상은 “누구나 현실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 사람은 자신이 보고 싶은 현실만을 본다”던 고대 로마 정치인 율리우스 카이사르의 격언이 현재진행형임을 알 수 있게 한다. 조직표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나뉜다. 일정한 득표를 보장하는 것은 분명한 장점이다. 하지만 득표 이상의 목표 달성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전형적인 사례는 일본 공명당이다. 공명당은 창가학회란 종교를 배경으로 두고 있다. 덕분에 공명당은 엄청난 조직력을 동원할 수 있다. 창가학회 회원 1명은 강력한 선거운동원이 된다. 그 1명은 주변 지인 모두에게 공명당 선거운동을 한다고 보면 된다. 정치와 종교의 결합이 흔히 발생하는 중요한 원인이다. 일본 자유민주당(이하 자민당)은 공명당과 연정을 하면서 창가학회·공명당의 조직력을 토대로 많은 정치적 이익을 얻었다. 공명당 후보가 출마하지 않는 지역구에선 그 조직력이 고스란히 자민당 후보의 선거 조직이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명당은 종교 기반 정당이기 때문에 그 틀을 벗어나긴 어려웠다. 그래서 공명당이 정치적으로 확장할 수 있는 최대치는 집권당의 연정 파트너였다. 공명당과 손을 잡았다고 무조건 선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다고 보긴 어렵다. 이는 지난 2월 진행된 제51회 일본 중의원 의원 총선거(이하 중원선)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제1야당 입헌민주당(이하 입민당)은 자민당과 결별한 공명당과 손잡고 ‘중도개혁연합’이란 선거 연대를 구성했다. 하지만 선거 결과는 참혹했다. 입민당·공명당은 원래 총 169석을 보유했지만, 선거 결과 49석만 확보하는 대참패를 당했다. 이 중 입민당이 확보한 의석수는 21석에 불과했다. 중도개혁연합이 해체되면 각각 28석을 확보한 공명당·국민민주당이 제1야당 반열에 오를 수 있을 정도의 대참패였다. 조직력보다 더 중요한 것은 민심이란 걸 보여준 선거였다. 경기도지사 후보 인물난…유승민은 거듭 고사 손현보 아들 등장·컷오프 이진숙 못 놓는 이유? 절대로 몰락하지 않는 안정적인 하한선을 보유했지만, 상한선·기대치도 낮은 사례로 일본 공명당만 있는 것은 아니다. 성향이 강한 특정 집단을 기반으로 유지되는 정당은 그에 대한 다른 유권자의 거부감 때문에 집권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독일 좌파당 ▲영국 민주연합당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 등을 거론할 수 있다. 독일 좌파당은 독일 통일 이후 구동독 지역 사회주의 통합당 후신이 모여 조직됐다. 따라서 구동독 지역의 고령 유권자·옛 공산당 관료·강성 노동계급 등이 핵심 지지층을 이루고 있다. 이런 연유로 구동독 지역에선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전체 민심과 조화를 이루긴 어렵고,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주로 거론된다. 영국 민주연합당은 북아일랜드 강성 개신교·연합주의자 조직에 기반한다. 이들의 강경한 종교 성향은 잉글랜드·스코틀랜드 등의 정서와 많이 멀다. 따라서 이들도 북아일랜드 지역 정당 겸 주요 정당의 연정 파트너로 거론된다. 지난 2017년엔 영국 보수당이 과반 확보에 실패하자 민주당과 신임 공급 협약을 맺고 정부를 구성할 수 있었다. 이스라엘의 샤스·유대교 토라 연합은 이스라엘 내 극단적인 유대교 원칙주의자들로서 사회적 민폐라고 거론되는 하레디를 기반으로 구성된 정당이다. 이들은 사회적인 활동보다 경전 공부에 몰두한다. 극단적인 일부 하레디는 19세기 생활 양식을 고집하고, 일체 생산 활동을 하지 않면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한다. 이들은 출산율이 높아 이스라엘 재정에 부담을 주지만, 이스라엘 내 유대인 인구 비율 유지를 고려하면, 정부가 이들을 지원하지 않을 수 없는 측면도 있다. 이들은 랍비의 지시에 따라 절대적인 투표 성향을 유지한다. 이스라엘의 보수 정당 리쿠드당은 이들과의 연정을 통해 조직표를 동원한다. 일본 자민당은 원래 다양한 성향의 여러 파벌이 모여 구성된 특성을 역설적으로 정권 유지 비결로 활용했다. 총리를 배출하는 회파만 바뀌어도 국정 기조가 바뀌어 유권자에게 정권교체 체감을 주는 유사 정권교체 효과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2월 중의원 의원 선거 대승은 자민당으로서도 기존과 다른 형태였다.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기민한 유튜브·SNS 활용 ▲실용적 포퓰리즘으로 통하는 사나에노믹스 등 다카이치 총리의 개인 팬덤이 강력하게 형성된 것이 승리로 연결됐다. 공명당 등 해외 사례 표면적으로는 국민의힘은 이미 지난 2월에 입증된 자민당의 승리 비결을 외면하고, 공명당의 길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주요 후보들이 당 대표 지원 유세에 신중한 반응을 보이는 것 자체가 국민의힘이 ‘더 깊은 늪’에 들어가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는 일면일 수도 있다. 국민의힘은 늪에서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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