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상이몽’ 윤석열 검찰총장 둘러싼 여야 쟁탈전

러브콜이냐? 동네북이냐?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줄곧 관심의 대상이었던 검찰의 수장이라 해도 정치권의 이 같은 관심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야당은 윤 총장을 언급하며 대권주자로서의 가능성을, 여당은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군기 잡기에 나섰다. 
 

▲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을 향한 다양한 정치권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을 잡아라!’ 여야 할 것 없이 정치권이 검찰총장 잡기에 나섰다. 물론 의미는 다르다. 대선, 지선, 총선 등 세 번의 선거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에 완패한 미래통합당(이하 통합당)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한편으로 끌어들이고 싶어 하는 눈치다. 반면 법제사법위원장을 차지한 민주당은 윤 총장을 손봐주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론조사서
이름 언급

통합당은 21대 총선서 103석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문재인정부 3년 차에 치러진 선거였지만 유권자들은 통합당을 외면했다. 이후 김종인 전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을 비대위원장으로 쇄신에 나섰지만 뾰족한 돌파구는 아직 찾지 못했다. 특히 불과 2년 앞으로 다가온 대선에 나설 차기 대권주자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한국갤럽이 지난 9일부터 사흘간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대선주자 선호도를 자유응답 방식으로 조사한 결과, 민주당 이낙연 의원이 28%로 1위를 차지했다. 이 의원의 선호도는 한국갤럽 조사서 6개월 연속 20%를 상회하고 있다. 

2위는 지난 조사보다 1%포인트 올라 12%를 기록한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 지사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번져가던 지난 3월부터 지지도가 크게 올랐다. 반면 통합당 홍준표 의원(2%), 통합당 황교안 전 대표(1%), 오세훈 전 서울시장(1%) 등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들은 힘을 쓰지 못했다. 보수 야권에서는 3% 이상 선호도를 기록한 후보 자체가 없었다. 


한국갤럽 관계자는 “제1야당 또는 보수 진영의 구심점 역할을 할 리더가 눈에 띄지 않는다”며 “야권 인물들은 모두 통합당 지지층이나 무당층, 보수층서 한 자릿수 선호도를 기록하는 데 그쳤다”고 설명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수 진영의 대권주자들이 실종된 상황서 윤 총장은 일종의 대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한국갤럽 조사서 윤 총장은 선호도 1%를 기록, 대권주자들 사이에 이름을 올렸다. 윤 총장은 이미 이전에도 여러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서 이름이 거론된 바 있다. 

다음 달이면 취임 1년
정치권에서 관심 많아

<세계일보>가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1월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7명을 대상으로 차기 대통령 적합도 여론조사 결과 윤 총장은 10.8%를 얻었다. 이낙연 의원(32.2%)에 이어 2위다. 심지어 황교안 당시 통합당 대표(10.1%)보다도 높았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보도가 나간 후 윤 총장은 “여론조사 후보군에서 빼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한국갤럽이 2월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1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서도 윤 총장은 5%의 선호도를 얻어 이 의원(25%), 황 전 대표(10%)에 이어 3위에 올랐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고)
 

▲ 악수 나누는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윤석열 검찰총장 ⓒ문병희 기자

당시에도 대검찰청은 윤 총장을 후보군서 제외해줄 것을 요청했지만 한국갤럽 측은 “응답자들이 직접 주관식으로 선호 인물을 꼽는 식이라 제외가 어렵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론조사 등을 통해 잠재적 대권주자로 분류되는 윤 총장의 존재감이 정치권, 특히 야당인 통합당서 최근 높아지고 있다. 통합당 관계자들이 대권주자를 거론하는 과정서 윤 총장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는 것. 특히 김종인 비대위원장이나 김무성 전 의원 등 그동안 대선서 ‘킹메이커’ 역할을 했던 인물들이 윤 총장을 언급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1대 국회서 현직 의원 타이틀을 뗀 김 전 의원은 통합당의 킹메이커 역할을 하겠다고 나선 상태다. 그는 <중앙일보>와의 인터뷰서 “제일 중요한 대통령 선거에 우리가 쌓아온 경륜을 총동원하겠다”고 밝혔다. 

빼달라 해도
선호도 나와

이날 인터뷰서 김 전 의원은 대권주자로 거론되는 윤 총장에 대해 “내 주변에도 윤석열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있다. 좌파 정권하에 임명직 검찰총장이 어려운 상황서 꿋꿋이 버티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정치는 사고의 유연성, 사고의 민주성이 굉장히 중요하다. 검찰서 평생 소신으로 인기를 얻었는데 정치인으로 변신이 가능할까”라며 윤 총장의 대권 가능성에 대해 의문부호를 달면서도 “변신이 되면 그것도 가능한 이야기다. 이 사회에 영웅이 탄생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종인 위원장은 지난 8일 TV조선 <뉴스9>에 출연해 통합당의 차기 대권주자에 대해 언급하기도 했다. 그는 “대권주자는 발견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에 관심 있는 사람이 미래 비전을 제시하며 스스로 나와야 한다”며 “대권주자가 되겠다는 사람은 있지만 확실하게 부각되는 사람은 없다”고 짚었다. 

통합당 대권주자로 윤 총장이 거론되는 것에 대해서는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으냐고 하지만 본인이 현직에 있어 부정적 자세를 갖고 있다”며 “만약 일반인으로 들어와 그런 의사가 있다고 밝히고 후보가 된다면 그때 여러 여건하에서 가능할지는 그때가 돼봐야 안다”고 설명했다. 가능성을 아예 닫아 두진 않은 셈이다. 

앞서 김 위원장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 시절 총선 유세를 다니던 때 “윤석열 검찰총장이 가장 정직하고 나라에 대한 충성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검찰총장으로 임명할 때 상황과 어떠해서 임명을 했고 그 다음에 조국 사태가 나서 윤 총장이 자기는 법대로 하겠다고 하니까, 그러니까 윤 총장을 계속해서 공격하는 그런 것이 현 정부의 모습 아니냐”고 말한 바 있다.
 

▲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 ⓒ문병희 기자

가족 비리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을 정치권서 감싸는 태도를 비판하는 과정서 나온 말이다.

통합당서 윤 총장에 대해 긍정적으로 언급하는 데 반해 민주당은 연일 ‘윤 총장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21대 총선서 180석에 가까운 의석을 얻어 검찰 개혁에 힘이 실리면서 비판 수위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여기에 민주당이 법제사법위원회(이하 법사위) 위원장 자리를 차지하면서 검찰, 특히 윤 총장은 표적이 되는 모양새다. 

거대 여당
법사위까지

민주당은 지난 15일 국회 본회의서 전반기 법사위원장으로 4선의 윤호중 의원을 선출했다. 거대 여당을 견제하고 협치를 위해 매 국회서 제1야당 몫으로 남겼던 법사위원장을 여당이 차지한 것이다. 법사위원장은 국회 입법 활동서 일종의 관문 역할을 하기 때문에 대개 제1야당에 돌아갔다. 여당이 쟁점 법안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려 할 경우 견제하는 구조를 갖추기 위해서다. 

법사위원장 외에도 민주당은 이날 국회서 기재위원장(윤후덕)·외통위원장(송영길)·국방위원장(민홍철)·산자위원장(이학영)·복지위원장(한정애) 등 6명의 상임위원장 선출안을 표결로 처리했다. 통합당은 민주당이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자 향후 의사일정을 전면 보이콧하기로 했다. 21대 국회 개원과 동시에 여야 관계가 파국으로 치닫고 있는 셈이다. 


통합당의 강력한 반발과 지금까지 제1당 몫이라는 관행에도 민주당이 법사위원장 자리를 끝까지 사수하면서 검찰 개혁에도 속도가 붙을 예정이다. 실제 윤 법사위원장도 “우리 사회의 마지막 개혁 과제 중 하나인 사법부와 검찰의 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공정하고 정의로운 사법제도의 질서가 사회에 정착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법 개혁 의지를 드러냈다. 

20대 국회에 이어 21대 국회서도 법사위원에 배정된 민주당 김종민 의원은 지난 16일 법사위가 열리면 윤 총장의 한명숙 전 국무총리 사건 감찰 무마 의혹을 집중 추궁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통합당, 대권주자로 언급
민주당, 전방위에서 공격

앞서 법무부는 한 전 총리 수사팀에 대한 감찰을 대검 감찰부 감찰3과에 넘겼는데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이 맡도록 윤 총장이 지시한 것을 두고 ‘감찰을 막으려는 취지 아니냐’는 의혹이 언론서 제기됐다. 

김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워낙 국민적 관심이 높은 사안”이라며 “결과도 중요하지만 누가 어떤 절차를 거쳐 조사를 하는지 절차와 과정이 투명하고 공정하게 다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검찰에 가장 큰 부담이 되는 게 남의 범죄에 대해선 매우 엄격하게 다루는데 제 식구는 감싸기를 계속 해왔다는 것”이라며 “검사장과 연루 의혹이 있는 채널A 사건에 대해서도 공정하고 투명하게 조사 과정을 밟아야 된다”고 강조했다. 
 

▲ 추미애 법무부 장관 ⓒ고성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도 한 전 국무총리 사건과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 사건 등에 대해 말을 보탰다. 추 장관은 지난 18일 “대검이 감찰을 중단하고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실에 진상 확인을 지시한 조치는 옳지 않다”며 윤 총장에 직격탄을 날렸다. 이는 국회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 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대검 감찰부서 법무부 직접 감찰을 회피하려고 한 것이 아니냐”라는 질의에 대한 답변이었다. 

추 장관은 “감찰 사안인데도 마치 인권문제인 것처럼 문제를 변질시켜 인권감독관실로 이첩한 대검 조치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관행화돼서는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검 스스로 감찰을 이끄는 감찰부장을 외부 인사로 한 점을 명분을 삼아놓고서는 그것을 회피함으로써 관례를 만들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시정 조치를 밟겠다”고 예고했다.

추미애 장관
직격탄 날려

윤 총장은 다음달로 취임 1년을 맞는 상황서 벼랑 끝까지 몰렸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이 총선서 압승을 거둔 것에 이어 법사위원장 자리까지 차지하면서 검찰에 대한 압박 수위는 이전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도 7월 출범을 앞두고 있어 윤 총장이 ‘식물총장’으로 전락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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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문재인표 계승?’ 이재명정부 태양광 로드맵

[일요시사 취재1팀] 장지선 기자 = 전 세계적으로 기후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에너지 정책은 범국가 차원에서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최근 환경부 장관 후보자의 발언으로 이재명정부의 에너지 정책 방향이 윤곽을 드러내는 모양새다.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어른거린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3일 대통령실은 “국회 기후위기특위에서 활동하는 등 미래 환경문제를 지속적으로 고민해온 3선 국회의원”이라고 소개하면서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 김성환 의원을 환경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22대 국회 기후위기특별위원회(위원장 한정애, 민주당) 위원으로 활동하며 탈원전·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노력을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 대선공약 대통령실은 그가 “‘기후 위기는 모두의 생존 위기’라는 대통령의 문제의식을 잘 이해하고 그동안의 입법 경험을 바탕으로 환경문제에 적극 대응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실제 김 후보자는 ‘고준위 방사성 폐기물 관리에 관한 특별법안’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 등을 발의한 바 있다. 이번 김 후보자의 지명으로 이재명정부의 환경 정책이 구체화되고 있는 모양새다. 김 후보자는 지난 24일 오전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이 마련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이룸센터에서 기자들을 만나 “재생에너지 기반으로 모든 에너지 체계를 바꾸고 화석연료에 의존하지 않는 재생에너지 중심의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활용하겠다는 뜻도 비쳤다. 그는 ‘재생에너지를 늘리면 전기료가 오른다’는 우려에 대해 “전 세계적으로 균등화발전비용(같은 양의 전력을 생산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싼 전원은 이미 풍력과 태양광”이라며 “다만 아직 한국에선 여러 기회 비용, 시간 비용, 금융 비용이 쌓여 상대적으로 비쌀 뿐이다. 실제 요금이 오를 일은 없다. 오히려 그런 식의 접근이 대한민국의 에너지 전환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했다. 탈원전에 대해서는 “각 나라 특성에 따라 원전을 쓰는 나라가 있는데 한국도 탈원전을 바로 할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주 에너지원으로 재생에너지를 쓰고 원전을 보조 에너지원으로 쓰는 것이 (이재명정부의) 탈탄소 정책 기조”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으로 신설 예정인 기후에너지부 장관으로도 거론되고 있다. 기후에너지부는 분리돼있는 기후와 에너지 관련 부처 업무를 통합한 조직이다. 그는 “기후에너지 문제를 어떻게 하는 게 가장 효과적인지 빠른 시일 내로 큰 방향을 잡겠다”며 “국정기획위원회에서 조직개편안을 검토하고 있는 사안”이라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로 전환 필요” “원전은 보조 에너지원으로”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에너지 ‘전환’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문재인정부의 태양광 사업이 떠오른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은 대선공약으로 신재생에너지 확대를 내세운 바 있다. 이를 세부적으로 진행하는 과정에서 태양광 사업이 크게 대두돼 국가 예산이 투입됐다. 문정부는 출범하면서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정부는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리기 위해 설비를 확충하기로 했다. 태양광, 풍력발전소 등이다. 당시 내용대로면 총 110조원에 이르는 돈이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정부는 국가 예산과 공기업, 민간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문정부 임기 내내 전국 단위로 태양광 사업을 위한 지원금이 뿌려졌다. 당시 문정부는 신재생에너지 확대와 함께 탈원전 로드맵을 동시에 진행했다. 일부 원전이 영구적으로 정지됐고 짓고 있던 원전 공사가 중단됐다. 단계적 원전 감축 계획을 세우고 이를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취지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나온 잡음이다. 특히 태양광 사업을 둘러싼 각종 비리 의혹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에도 문정부를 오랫동안 괴롭혔다. 국가 주력 사업이었던 만큼 정권이 바뀐 이후 새 정부의 표적이 된 상황에서 실제 문제가 드러난 것이다. 천문학적 예산 투입 윤석열정부는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 대한 대대적인 점검을 진행했다. 윤정부 국무조정실은 일부 표본만 조사했는데도 불구하고 2000억원이 넘는 돈이 불법으로 사용된 정황이 드러났다고 발표했다. 당시 국무조정실 정부합동 부패예방추진단은 전국 12개 지자체와 한국전력, 한국에너지공단을 대상으로 ‘전력산업 기반기금 사업’ 운영 실태에 대한 합동 점검을 벌인 결과 총 2267건(2616억원)의 위법·부당 사례를 적발했다고 밝혔다. 해당 기금은 산업자원통상부(이하 산업부)가 전기 요금의 3.7%를 징수해 조성한 돈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지원과 보급에 주로 사용됐다. 5년간 투입된 금액은 12조원에 이른다. 1차 조사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지원 사업에서 부적절한 대출과 보조금 부당 집행, 회계 부실 등이 적발됐다. 태양광 사업의 경우 점검 대상의 17%인 1129건에서 1847억원의 위법 대출 등이 확인됐다. 2차 점검에서는 적발 금액이 2배로 늘었다. 국무조정실은 2019~2021년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에 쓰인 금융지원사업(1조1325억원) 내역과 2017~2021년 보조금 지원 규모가 컸던 25개 지자체의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사업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금융지원 사업에서 4898억원, 발전소 주변 지역 지원 보조금 사업에서 574억원, 전력 분야 연구개발 지원사업에서 266억원, 기타 전력기금 사업에서 86억원의 부정 집행 사례가 나타났다. 당시 국무조정실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지원금 대부분은 태양광 사업에 쓰였다”며 “가장 규모가 컸던 부정 금융지원 사업 사례 중 99%는 태양광 사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태양광 업자들은 허위 세금계산서를 발행해 불법 대출을 받았고 가짜 세금계산서로 공사비를 부풀려 지원금을 타냈다. 감사원 조사로 검찰 수사까지 대출을 받은 뒤 세금계산서를 취소, 축소하는 등 탈루가 의심되는 정황도 드러났다. 가짜로 버섯 재배 시설이나 곤충 사육 시설, 축사 등 농림축산업 시설을 만들어 놓고 신재생 시설을 짓겠다고 대출을 받은 경우도 있었다. 농지에 신재생 시설을 지을 때는 용도변경 등 인허가 절차가 필요하지 않고 생산한 전력을 팔 때 받을 수 있는 보조금 한도도 커진다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한 마을회는 마을 창고를 짓겠다며 전력기금에서 돈을 받아 부지를 사들였지만 실제 창고는 짓지 않았고 부지는 마을회장이 6촌에게 되팔았다. 지방자치단체의 문제도 드러났다. 한 군은 타낸 보조금을 다 쓰지 못하고 약 24억원이 남자 이를 다른 계좌로 빼돌렸다가 적발됐다. 한 시는 보조금을 빼돌려 관용차를 사기도 했다. 감사원 조사도 이뤄졌다. 감사원은 2023년 11월 ‘신재생에너지 사업 추진 실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 사업의 목표와 이행, 인프라 구축, 관리 등 3개 분야로 나눠 추진 과정과 집행 전반을 들여다봤다. 감사원에 따르면 산업부는 2017년 신재생 발전 목표를 상향하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검토했지만 막상 후속 조치 이행에는 소홀했다. 감사원은 “톱다운(하향식) 방식으로 내려온 목표에 따라 무리한 계획이라도 수립해야 했다는 이유로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데도 면밀한 검토 없이 강행되고 짧은 기간 내 일관성 없이 변경됨으로써 정책 혼선과 신뢰성 저하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윤석열정부서 전반적 점검 8000억 넘는 예산 줄줄 샜다 대통령의 대표 공약이었던 만큼 정부 부처가 이를 맞추기 위해 과도하게 정책을 추진했다는 것이다. 문정부가 신재생에너지 확대로 야기될 수 있는 전기요금 인상 가능성을 감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산업부는 문정부의 국정 과제대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늘릴 경우 2030년까지 전기요금을 40% 가까이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시 청와대의 압박에 12년 동안 10.9%만 오를 것이라고 국민 부담을 축소했다. 태양광 사업의 여파는 여전히 계속되고 있다. 새만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월 군산시청에 대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감사원 감사 결과 군산시 태양광 발전사업 수주 과정에서 뒷돈이 오간 정황이 포착됐고 이를 검찰에 수사 의뢰를 하면서 시작된 일이다. 당시 군산시장은 군산시가 1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사업을 추진할 때 자신의 고교 동문이 대표로 있는 업체에 특혜를 준 혐의를 받고 있다. 해당 업체가 사업자금을 조달하는 금융사가 제시한 연대보증 조건을 충족하지 못했는데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해 계약 체결을 지시했다는 게 감사원의 판단이다. 앞서 검찰은 새만금 태양광 사업을 주도한 회사 대표를 알선수재 혐의로 기소했다. 그는 태양광 발전사업 과정에서 정·관계 인사에게 로비를 해주겠다며 뒷돈을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의 진술로 비리 의혹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다. 핵심 수사 대상에 올랐던 건설사 대표가 실종됐다가 시신으로 발견되는 일도 일어났다. 관련 시장은 반응 오는 중 이 대통령이 기후, 에너지 문제에 관심을 기울이고 김 후보자가 재생에너지를 언급하면서 관련 시장이 다시 들썩이는 모양새다. 실제 태양광 관련 주가가 오르는 등 주식시장에는 벌써부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윤정부는 문정부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통째로 부정하다시피 했다. 반대로 문정부의 정책을 다시 끄집어낸 이정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jsjang@ilyosisa.co.kr>